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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6화 체면을 전혀 신경 쓰지 않다

그날 지민건과의 짧은 만남이 마지막일 거라고 송재이는 생각했다.

하지만 며칠 뒤의 한 오후.

지민건은 사람들로 가득한 연습실에 나타났다.

송재이는 피아노 앞에 앉아 음정을 고르고 있었다.

그때 서유리가 송재이의 귓가에 속삭였다.

“재이 씨, 어떤 남자가 재이 씨 찾는데.”

송재이는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고개를 돌렸다. 지민건이 보였다.

그는 모든 사람이 보는 앞에서 갑자기 털썩 무릎을 꿇었다.

이를 본 오케스트라 단장도 화들짝 놀라 얼른 그쪽으로 뛰어갔다.

“재이야, 이게 어떻게 된 거야?”

송재이도 영문을 몰랐다.

그녀는 얼른 자리에서 일어나 당황해하며 지민건을 일으켜 세웠다.

“뭐 하는 거야? 얼른 일어나, 일어나서 얘기해.”

“재이야, 내가 인터넷에 네 사진 올리고 그런 음란한 유언비어를 퍼트린 건 네가 내 사랑을 받아주지 않아서 일부러 복수하려고 그런 거야. 네가 유부남한테 꼬리치지 않은 것도 알고, 그날 차에서 찍은 그 애정행각 사진은 다 내가 포토샵 한 거야. 이 일로 인한 명예 훼손은 내가 다 배상할게. 내가 잘못했어. 나 바라는 거 없어. 그냥 너에게 용서를 빌 뿐이야.”

지민건은 하루 만에 태도가 완전히 바뀌었다.

정말 중간이라는 게 없이 여전히 극단적이었다.

그는 송재이가 휘말렸던 유언비어를 전부 씻어주고 그 구정물을 자기가 다 뒤집어쓰고 있었다.

지민건은 생김새로 보면 점잖고 얌전한 스타일이었다.

만약 지민건이 뒤에 그런 비열한 짓을 하지 않았다면 송재이도 그를 인간쓰레기와 전혀 연관 짓지 못했을 것이다.

남자가 돼서 자존심도 없이 이렇게 그녀 앞에 꿇어 있다.

통곡하며 애원하는 지민건을 보며 송재이는 어떻게 해야 할지를 몰랐다.

하지만 그가 이렇게 울며 애원하자 뒤에서 송재이를 왈가왈부했던 사람들은 얼굴을 붉힐 수밖에 없었다.

하여 서로 눈치만 보고 있었다.

지민건이 이렇게 서럽게 우는 걸로 봐서는 거짓말은 아닌 것 같았다.

설마 정말 송재이를 오해한 걸까?

연지수는 앞으로 팔짱을 낀 채 이 난리판을 구경하고 있었다.

그녀는 오히려 이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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