곧이어 그는 코웃음을 치며 말했다.“일 안 하겠다고? 그래, 좋아. 너랑 양정우랑 당장 짐 싸서 여기서 꺼져! 그리고 돈은 위에서 받으면 줄게.”연성훈은 어이가 없었다. 그 말은 돈을 안 주겠다는 뜻이었다!양정우는 얼굴색이 확 변하더니 연성훈에게 그만하라며 눈짓했다.하지만 연성훈은 여전히 덤덤한 얼굴로 말했다.“지금 당장 돈을 달라고 했어.”“안 주면?”서동현은 대수롭지 않은 표정으로 연성훈을 보며 말했다.“날 고소할 거야? 아니면, 지금 나 한 대 때릴 거야?”“당신을 때려?”연성훈은 입꼬리를 씩 올렸다.“당신 때리면 내 손만 더럽히지!”서동현은 콧방귀를 뀌며 연성훈을 봤다.“그럼 당장 꺼져. 나 여기서 너랑 농담할 시간이 없다고.”“당신이 자처한 거야.”연성훈이 한숨을 푹 내쉬고는 휴대폰을 꺼내 아까 구윤아의 전화번호가 적힌 명함을 꺼냈다.“어머!”서동현은 연성훈이 누군가에게 전화하려고 하자, 피식 웃음을 터뜨렸다.“쯧쯧, 누가 보면 네가 엄청 대단한 사람인 줄 알겠어. 어딜 전화를 해? 힘 빼곤 아무것도 없는 병신 아니었어? 아, 아니다. 예쁜 와이프도 있었지. 하지만 네가 아무리 내 아래서 힘들게 돈 모아 와이프한테 가져다 바쳐도 와이프는 다른 남자랑 바람났지. 나 몇 번이나 봤어, 네 와이프가 한석훈이랑 다정하게 쇼핑하는걸. 아니면 와이프가 바람피우는 걸 즐기는 거야?”서동현은 경멸이 깃든 표정으로 연성훈을 바라봤다.다른 한편, 양정우의 안색은 확 어두워졌다.“서동현 씨, 너무한 거 아니에요?”서동현은 두 사람을 보더니 코웃음을 쳤다.“아까 일을 더 안 하겠다고 말한 건 너희 둘이야. 지금 두 사람, 당장 꺼지라고!”“돈 달라고 했잖아요!”양정우는 서동현이 자리를 뜨려고 하자 마음이 조급해졌다.서동현이든, 연성훈과 사이가 좋은 양정우든, 모두 연성훈을 주의하지 못했고, 그가 전화하고 있는 것을 발견하지 못했다.그들 모두 연성훈의 전화 한 통이 무엇을 바꿀 거로 생각하지 않았다.“뚜뚜뚜...”전화가 연
공사장 입구에서.연성훈은 경비실로 돌아가 자기 짐을 챙겼다.양정우는 어깨가 축 늘어진 채 그의 옆에 서 있으면서 말했다.“어휴, 성훈아, 네가 너무 성급한 것 같아. 이 바닥이 워낙 크지 않고, 서동현은 많은 작업반장이랑 가까이 지내고 있단 말이야. 그 사람한테 밉보이면 아마 이곳에서는 다른 일을 더 찾기 힘들 거야. 그리고 밀린 월급도 안 줄 거고. 우리 지안이 화학 치료를 하는 데 돈이 필요해. 너도 와이프랑 장모님한테 돈 바쳐야 하지 않아? 돈이 없으면 또 너한테 핀잔줄 것 같은데 말이야.”“ 나 이미 설아 씨랑 이혼했어.”연성훈이 한숨을 푹 내쉬며 말했다.“뭐?”양정우는 흠칫했다.“이혼했다고?”“응, 더 정확히 말하자면 한 푼 받지 못하고 쫓겨났어. 오전에 이혼 합의서에 사인했는데 내 짐이 바로 내던져졌더라고.”연성훈이 씁쓸한 미소를 짓더니 손에 든 쓰레기봉투를 흔들며 말했다.“이럴 수가...”양정우는 마음이 착잡했다.“그때, 집을 네 명의로 하라고 했잖아. 그땐 내 말 안 듣고 괜찮다고 하더니... 됐어, 내가 누굴 걱정할 처지도 아니고. 지안이는 내일 또 화학 치료받으러 가야 하는데...”양정우는 다시 울상인 얼굴을 하고는 연성훈을 보며 말했다.“쫓겨났으니까 잘 곳은 없지? 먼저 우리 집에 가서 대충 있어.”그의 말을 들은 연성훈은 마음이 따뜻해졌다.지금도 양정우는 전혀 연성훈을 탓하지 않았다. 돈을 받지 못했다고 연성훈에게 화를 내는 대신 먼저 그를 집에 초대까지 했다.‘내가 확실히 친구 하나는 잘 사귀었네!.’“걱정하지 마, 5분도 안 돼 서동현은 돌아올 거야. 돈을 받아달라며 오히려 우리한테 빌 거라고.”연성훈이 자신 있게 웃었다.양정우가 입을 삐죽 내밀며 말했다.“네가 무슨 재주가 있겠어? 됐어, 일자리도 잃은 마당에 먼저 우리 집 가자!”“급할 것 없다니까!”연성훈의 얼굴에는 당당한 미소가 번졌다....다른 한편, 서동현은 공사장 내부를 향해 걸어가면서도 어처구니없는 듯한 미소를 지었다.“두
이때, 서동현은 이미 연성훈 앞까지 달려왔다.힘들어서인지, 아니면 식은땀을 흘렸는지, 살이 출렁이는 그의 얼굴에는 땀투성이였다.그는 손을 벌벌 떨며 담배 한 갑을 꺼내고는 연성훈에게 건네며 말했다.“성훈 형님, 담배 한 대 피우세요.”연성훈은 그가 건넨 담배를 받지 않았다.그는 휴대폰을 열어 계좌이체 기록을 확인한 후, 더 많이 보내진 부분을 다시 서동현에게 보내고는 말했다.“난 내가 받을 만큼만 받아.”“성훈 형님, 제가 잘못했습니다. 진심으로 사과드리겠습니다. 혹시 한 번만 용서해 주실 수 있나요?”서동현이 허리를 굽신거리며 말했다. 기고만장하던 전의 모습과는 사뭇 달랐다.연성훈이 그를 힐끔 보고는 말했다.“당신이 한 모든 짓은 나랑 상관없어. 난 그냥 받아야 할 돈을 받았을 뿐이야. 다른 건 내 알 바가 아니라고!”말을 마친 그가 뒤돌아서고는 멍한 표정의 양정우를 보며 말했다.“이만 가지!”“철썩!”서동현은 바닥에 주저앉으며 중얼거렸다.“끝장났어!”“대박, 이게 무슨 상황이야?”양정우는 아직도 상황 파악이 되지 않았다.연성훈은 웃더니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양정우에게 뭐라고 설명할 것도 없었다.그 여자가 말했듯이 그는 예전 비밀 부대 소속이었으니 많은 걸 대외적으로 알리면 안 될 것 같았다. 확인되기 전에는 그는 함부로 입을 놀릴 수도 없었다.그리고 설령 양정우에게 진실을 말한다고 해도 그는 믿지 않을 것이다.그는 서동현을 보더니 양정우를 끌고 공사장을 떠났다.서동현이 앞으로 어떻게 되는지는 모두 그의 자업자득이라고 할 수밖에 없다.“설마 네가 한 거야?”한참 걸은 후, 양정우는 여전히 믿기 힘들다는 듯이 물었다.“네 생각은 어떤데?”연성훈이 실실 웃으며 말했다.“당연히 네가 한 거 아니겠지. 네가 어떤 사람인지 내가 제일 잘 알잖아. 네가 그렇게 대단한 사람이었으면 굳이 공사장 와서 고생했겠어? 그리고 네 와이프도...”양정우는 아차 싶더니 말끝을 흐리며 화제를 돌렸다.“솔직히 말해, 저 X끼 약점
“너무 막무가내 아니세요?”옆에 있던 양정우가 참다못해 말했다.임시아가 그를 힐끔 보고는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당신이랑 무슨 상관인데요?”양정우는 무슨 말을 더 하려고 했는데 연성훈은 손을 내밀더니 그를 말리고는 임시아를 보며 말했다.“시아 씨랑 더 실랑이를 벌이고 싶지 않아. 하지만 이것만은 기억해, 시아 씨든, 설아 씨든, 아니면 당신 가족들이든 나중에 반드시 후회할 거야!”“후회? 왜? 매일 공사장에서 시멘트나 나르면서 우리를 후회하게 할 건가?”임시아가 피식 웃으며 말했다.연성훈은 더 말하기도 귀찮아 한숨을 푹 쉬고는 양정우에게 말했다.“정우야, 이만 가지!”“거기서!”임시아는 연성훈이 가려고 하자 욕설을 퍼붓기 시작했다.“내 차가 고장 났잖아, 돈 물어내. 그리고 바닥에 떨어진 서류들도 모두 줍고.”연성훈은 분노가 끓어올랐다.‘정말 내가 만만해 보이나?’그는 한숨을 푹 쉬고는 더는 임시아에게 눈길 주지 않고 양정우와 함께 자리를 떴다.“흥, 병신 같은 놈!”연성훈의 뒷모습을 본 임시아는 입을 삐죽이며 불쾌한 표정을 보였다.두 사람이 떠난 지 한참 후, 양정우가 눈살을 찌푸리며 물었다.“그나저나, 이렇게 넘어갈 생각이야?”“내가 온갖 고생을 해서 그들 일가족을 챙겨줬어. 밖에선 목숨 걸고 돈을 벌었고, 집에 돌아가면 또 온갖 궂은일을 해야 했고!”연성훈은 화가 치밀어 올랐다.'하지만 그들은 지금 바로 나를 집에서 내쫓았지... 그 일이 일어나지 않았다면 난 어쩌면 오늘 공사장 바닥에서 자야 했을 거야. 그러니 이대로 넘어갈 수 없지.'양정우가 한숨을 쉬며 말했다.“아니면 그냥 놔둬. 설아 씨가 지금 한석훈이랑 같이 있다며? 한석훈은 강성에서 꽤 부자잖아. 그리고 설아 씨 삼촌도 회사를 차리지 않았어? 우리 같은 평범한 사람들은 그들을 이길 수 없어.”그렇다, 임설아의 삼촌은 회사를 하나 차렸다, 다만 규모가 그렇게 큰 편은 아니었다.전에 연성훈은 그 회사로 출근할 것을 제안했는데 임설아의 삼촌은 그가 아무
그는 고개를 절레절레 젓고는 화장실로 가서 샤워를 마쳤다. 옷을 갈아입고 간단히 짐을 정리했는데 그는 갑자기 미간을 구겼다.백연아가 그의 짐을 다 가져다준 건 아니었다.그는 임설아의 아버지에게 구해진 당시에, 품에 철제 상자를 안고 있었던 게 생각났다. 하지만 구체적으로 어떤 물건이었던지는 생각이 나질 않았고, 그저 나중에 집 베란다에 물건 받침대로 쓰였다.이제 와서 생각해 보니 그 상자는 아마 기억을 잃게 한 중요한 임무와 연관이 있는 것 같았다.“다시 돌아가 봐야겠네.”연성훈이 중얼거렸다.임설아 가족을 떠오른 그는 다시 안색이 어두워졌다.“시아 씨가 성대그룹 인사팀에서 일하고 있었던 것 같은데.”연성훈이 곰곰이 생각하고는 휴대폰을 꺼내 다시 구윤아에게 전화를 걸었다.“안녕하세요!”곧이어 전화기 너머로 구윤아의 청량한 목소리가 들려왔다.“연성훈 님, 혹시 무슨 도움이 필요하신가요?”“혹시 성대그룹을 아시나요?”연성훈이 물었다.“네, 들어는 봤어요. 강성에서 꽤 큰 물류회사거든요. 저희 은행과도 업무 간의 거래가 있어요, 마침 제가 그 일을 담당하고 있거든요.”구윤아가 말했다.연성훈은 한참 침묵을 지키더니 깊은숨을 내뱉고는 말했다.“그럼... 혹시 지금 제가 가진 돈으로 그 회사를 인수할 수 있을까요?”“네? 성대그룹을 인수하시겠다고요?”구윤아는 놀란 기색이 역력했다.“네.”연성훈은 고개를 끄덕였다.“지금 자산으로 성대 그룹은 인수하는 건 전혀 문제가 없어요. 이 회사의 시가총액은 400억 정도예요. 연성훈 님이 가지고 계신 자산으로는 충분히 살 수 있죠.”구윤아가 다급하게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알겠어요. 제가 인수 쪽은 잘 몰라서 그러는데 혹시 회사 인수를 부탁해도 될까요? 돈은 드릴게요.”연성훈이 말을 이어갔다.“가능한 빨리 인수하고 싶은데요!”구윤아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네, 알겠습니다. 오늘 중으로 처리해 드릴 테니 내일 계약서에 사인만 하시면 됩니다.”“고마워요.”연성훈이 말했다.전화를
또 다른 목소리가 들려왔다, 임시아의 아버지인 임경훈이었다!“어휴, 이제 그 병신 놈은 그만 얘기하죠. 형수님, 돈 많은 사위 찾은 걸 축하드립니다. 드디어 고생의 나날들이 끝났네요.”“그러게요...”다른 사람들도 잇따라 신이 난 채 말했다.문 앞에 있던 연성훈은 눈빛이 싸늘해졌다.‘나랑 이혼한 걸 하나로 이렇게들 좋아하네, 마치 무슨 축제를 지내듯이 말이야.’“휴!”연성훈은 한숨을 푹 내쉬고는 열쇠를 꽂아 돌렸다. 하지만 문은 열리지 않았다!집 잠금장치를 이미 바꾼 모양이다!그가 코웃음을 치고는 문을 두드렸다.“누구세요?”집 안에서 누군가의 목소리가 들려왔고 곧이어 문이 열렸다.백연아는 연성훈을 보자 잠깐 멈칫하더니 이내 귀찮은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여긴 왜 돌아온 거야? 끝까지 달라붙을 셈이야?”거실에는 커다란 테이블 하나 놓여 있었다. 열댓 명이 그 테이블을 둘러싸고 앉았었는데 그들은 모두 연성훈을 본 순간 혐오의 눈빛을 감추지 못했다.“물건 가지러 왔어요.”연성훈이 덤덤하게 말했다.“네 물건은 이미 다 갖다줬잖아. 나머지는 진작 버렸어.”백연아가 말하고는 문을 닫으려고 했다!연성훈은 문에 손을 대며 다시 한번 말했다.“베란다에 받침대로 쓰던 철제 상자 말이에요. 아저씨가 저를 구해주셨을 때부터 이미 품에 안고 있었어요. 그 상자를 챙겨야겠어요.”말을 마친 연성훈은 집 안으로 들어가려고 했다.“들어오지 마, 내가 가지러 갈게. 네가 들어오면 우리 집 더럽힌다고.”백연아가 다급하게 말했다.연성훈은 어이가 없었다.‘아무리 더럽힌다고 해도, 이 집은 내 돈으로 산 내 집이고. 평소에 집 청소도 내가 했건만!’하지만 그는 집 안으로 들어가지 않고 그저 입꼬리를 씩 올렸다.‘내일, 내일이면 임시아 회사를 인수할 수 있어. 그때 당신들의 표정이 아주 궁금해지는걸?’그는 문 앞에 서 있었다.거실에 있던 임설아 친척들은 모두 경멸이 깃든 눈빛으로 그를 쳐다보고 있었는데, 북적거리던 거실은 그의 도착으로 조용해졌다.
임설아 가족은 전혀 연성훈의 말을 신경 쓰지 않았다.백연아는 물건을 그에게 던진 후, ‘쾅’ 소리와 함께 문을 확 닫았다.꼭 닫힌 문을 보며 연성훈은 코를 쓱 만지더니 코웃음을 치고는 이곳을 떠났다.정원 아파트 6동 7-2, 연성훈이 목숨 걸어 번 돈으로 산 방 세 개가 딸린 집. 하지만 그는 이곳에서 살 자격이 없었다.그는 밖에서 뭘 좀 먹다가 다시 지하철을 타고 양정우 집으로 돌아갔다.지하철에서 구윤아는 그에게 전화로 성대그룹과의 상황을 보고했다.성대그룹은 전액 인수하는 것에 동의했고, 구윤아는 또 가격을 380억까지 협상해 연성훈을 위해 많은 돈을 아꼈다!계약 시간은 내일 오전 열 시였다!연성훈은 흥분을 주체하지 못했다. 그는 내일이 빨리 오길 기대하고 있었다!‘그때면 임시아 표정이 참 흥미롭겠는걸?’그리고 어쩌면 내일 그의 기억이 돌아올 수도 있었다.여러 가지 생각을 안고 그는 양정우 집 의자에서 대충 하룻밤을 보냈다.다음 날 아침, 그는 양정우에게 인사하고는 그의 집을 나섰다.그리고 인터넷으로 성대그룹의 위치를 찾고선 지하철을 타고 떠났다!9시 반, 그는 순조롭게 성대그룹에 도착했다.성대그룹은 규모로 봤을 때 강성 물류회사에서 가장 크다고 말할 수 있었다. 그들은 6층 높이의 오피스 빌딩을 가지고 있었다.연성훈이 대문 앞까지 가자, 경비원은 바로 그의 앞길을 막았다.“거기 서요, 여긴 무슨 일로 오셨어요?”연성훈은 잠깐 멈칫하더니 미소를 짓고는 말했다.“음, 출근하러 왔다고 할 수 있죠.”“출근이요? 명찰은 어디 있죠?”경비원은 연성훈에게 가까이 다가가며 물었다.경비원은 서른도 안 되는 튼실한 청년이었다.“그게...”연성훈이 설명하려던 그때, 그의 뒤에서 누군가의 목소리가 들려왔다.“성훈 씨?”연성훈은 목소리를 따라 고개를 돌렸다.임시아가 스쿠터를 탄 채 회사 앞에 멈춰 선 것이었다.“어머, 시아 씨. 오늘 또 지각하셨네요. 대표님한테 혼나겠어요!”방금 그 경비원이 말했다.“차장님이랑 얘기했어요.
임시아는 고개를 연신 끄덕였다.“네.”그는 연성훈을 위아래로 훑어보고는 말했다.“당신, 다시는 여기 오지 마요.”그러고는 고개를 돌려 임시아를 보며 말했다.“시아야, 올라가자. 널 위해 아침을 준비했어.”임시아는 우쭐거리며 연성훈을 힐끔 보고는 코웃음을 쳤다.“엄청 후회되네!”말을 마친 그녀는 스쿠터를 챙기고 인사팀 차장과 빌딩 안으로 걸어 들어갔다.연성훈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그저 코를 쓱 만졌다.몇 분이 지나서도 연성훈이 자리를 뜨지 않자, 경비원은 그를 째려보며 말했다.“왜 아직도 여기 서 있어요? 얼른 꺼지라고요!”연성훈이 차가운 눈빛으로 그를 힐끔 보자, 경비원은 한껏 흥분한 목소리로 말했다.“지금 나를 째려봤죠? 죽으려고 작정했나 보죠?”“빵빵...”바로 이때, 벤츠 한 대가 천천히 다가오더니 경적을 울렸다.창문이 점점 내려지더니 뒷좌석에 앉은 중년이 고개를 내밀고는 물었다.“무슨 일이야?”경비원은 연신 허리를 굽신거리며 말했다.“사장님, 별일 아닙니다! 지금 바로 문 열어드리겠습니다!”“연성훈 님!”이때, 뒷좌석 다른 한편에서 청량한 목소리가 들려왔다.연성훈은 곧바로 안경을 끼고, 제복을 입은 구윤아도 차에 앉아있는 걸 발견했다.중년 남자는 구윤아의 말을 듣더니 의아해하며 연성훈을 보고는 물었다.“저희 회사를 인수하시려는 연성훈 님이 저분이신가요?”구윤아는 고개를 끄덕였다.“네, 그렇습니다.”중년 남자는 다급하게 문을 열더니 차에서 걸어 내려오고는 경비원의 어리둥절한 시선을 받으며 연성훈에게 다가갔다.“참으로 젊고 유망한 분이시군요. 이렇게 젊은 나이에 저희 회사를 인수할 수 있으시다니.”구윤아도 차에서 내리고는 연성훈에게 눈인사를 하고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소개해 드릴게요. 이분은 하성국 대표님이십니다!”하성국이 미간을 구기며 말했다.“연성훈 님, 안에서 기다리시지.”옆에 있던 경비원이 식은땀을 줄줄 흘리면서 마른침을 꿀꺽 삼켰다.“대표님, 혹시 잘못 아신 거 아니에요? 이 사람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