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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화

임설아 가족은 전혀 연성훈의 말을 신경 쓰지 않았다.

백연아는 물건을 그에게 던진 후, ‘쾅’ 소리와 함께 문을 확 닫았다.

꼭 닫힌 문을 보며 연성훈은 코를 쓱 만지더니 코웃음을 치고는 이곳을 떠났다.

정원 아파트 6동 7-2, 연성훈이 목숨 걸어 번 돈으로 산 방 세 개가 딸린 집. 하지만 그는 이곳에서 살 자격이 없었다.

그는 밖에서 뭘 좀 먹다가 다시 지하철을 타고 양정우 집으로 돌아갔다.

지하철에서 구윤아는 그에게 전화로 성대그룹과의 상황을 보고했다.

성대그룹은 전액 인수하는 것에 동의했고, 구윤아는 또 가격을 380억까지 협상해 연성훈을 위해 많은 돈을 아꼈다!

계약 시간은 내일 오전 열 시였다!

연성훈은 흥분을 주체하지 못했다. 그는 내일이 빨리 오길 기대하고 있었다!

‘그때면 임시아 표정이 참 흥미롭겠는걸?’

그리고 어쩌면 내일 그의 기억이 돌아올 수도 있었다.

여러 가지 생각을 안고 그는 양정우 집 의자에서 대충 하룻밤을 보냈다.

다음 날 아침, 그는 양정우에게 인사하고는 그의 집을 나섰다.

그리고 인터넷으로 성대그룹의 위치를 찾고선 지하철을 타고 떠났다!

9시 반, 그는 순조롭게 성대그룹에 도착했다.

성대그룹은 규모로 봤을 때 강성 물류회사에서 가장 크다고 말할 수 있었다. 그들은 6층 높이의 오피스 빌딩을 가지고 있었다.

연성훈이 대문 앞까지 가자, 경비원은 바로 그의 앞길을 막았다.

“거기 서요, 여긴 무슨 일로 오셨어요?”

연성훈은 잠깐 멈칫하더니 미소를 짓고는 말했다.

“음, 출근하러 왔다고 할 수 있죠.”

“출근이요? 명찰은 어디 있죠?”

경비원은 연성훈에게 가까이 다가가며 물었다.

경비원은 서른도 안 되는 튼실한 청년이었다.

“그게...”

연성훈이 설명하려던 그때, 그의 뒤에서 누군가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성훈 씨?”

연성훈은 목소리를 따라 고개를 돌렸다.

임시아가 스쿠터를 탄 채 회사 앞에 멈춰 선 것이었다.

“어머, 시아 씨. 오늘 또 지각하셨네요. 대표님한테 혼나겠어요!”

방금 그 경비원이 말했다.

“차장님이랑 얘기했어요. 그런데 이 사람은 여기 왜 왔대요?”

임시아가 물었다.

“여기 출근하러 왔다는데요?”

경비원이 말했다.

“출근? 성훈 씨 여기 경비원 일을 하기로 했어?”

임시아는 웃는 듯 마는 듯한 얼굴로 연성훈을 보며 물었다.

“어제 우리 가족들을 향해 후회하게 해주겠다고 했잖아. 겨우 우리 회사 경비원 일자리를 찾아서 그 말을 한 거였어?”

연성훈은 코웃음을 치며 말했다.

“이따가 알게 될 거야.”

“이따가 내가 후회할지는 모르겠지만 지금 당장은 성훈 씨가 후회하겠네.”

임시아가 피식 웃으며 말했다.

대문 앞에 서 있던 경비원은 두 눈을 반짝였다.

연성훈과 임시아의 말을 들었을 때, 둘은 분명 사이가 좋은 것 같진 않았다!

경비원은 임시아 같이 예쁘게 생긴 여자에게 잘 보이기 위해서 이때 나설 필요가 있다고 느꼈다. 어쩌면 그에게도 임시아와 사귈 기회가 주어질지도 모른다.

그는 연성훈을 보더니 말했다.

“여기 경비원 일자리를 찾았어요? 누가 당신을 부르던가요? 여기 경비원 중에서 내가 대장이에요. 당신 여기 출근할 필요 없으니까 당장 꺼져요!”

연성훈은 그를 힐끔 보더니 덤덤한 얼굴로 말했다.

“언제부터 경비원 대장도 사람 자를 자격이 있게 된 거죠?”

“당신!”

경비원의 얼굴은 붉으락푸르락 달아올랐다.

“저 사람이 당신을 자를 자격이 없지만, 누군가는 그 자격이 있겠지?”

임시아가 차갑게 웃더니 휴대폰을 꺼내고는 누군가에게 전화를 걸어 애교 섞인 목소리로 말했다.

“여보세요? 차장님, 회사에서 제가 엄청 싫어하는 사람을 경비원으로 뽑았더라고요. 혹시 그 사람 자를 수 있나요? 네, 저 지금 바로 대문 앞에 있어요. 여기 오시면 돼요!”

임시아가 말하고는 전화를 끊으며 연성훈에게 말했다.

“모르나 본데 나 여기 회사 인사팀에서 일해. 인사팀 차장을 불렀으니 성훈 씨를 충분히 자를 수 있다고.”

아니나 다를까, 2분이 지난 후.

서른 살 정도 된 정장 입은 남자가 걸어 나왔다.

임시아를 보더니 그의 얼굴에는 미소가 번졌다.

“시아야, 또 지각했어?”

임시아를 바라보는 그의 눈빛으로 봤을 때, 그는 임시아에게 마음이 있는 것 같았다!

하지만 그를 바라보는 임시아의 눈빛에는 별 흥미가 담기지 않았다. 그녀는 그저 인사팀 차장을 어장 속의 물고기 하나로 생각하고 있었다.

그 사람은 가까이 다가오더니 연성훈을 보며 물었다.

“새로 왔다는 경비원이 이 사람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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