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are

제1508화

밤 하늘에 밝은 달이 높이 떠 있다.

연심부가 있는 곳에 59미터의 제위에 오르는 무대가 우뚝 솟아 있었다.

고요한 밤이어야 할 밤이 한낮처럼 눈부시게 밝았다.

사람이 오고 가면서 소란스러운 소리는 창공에 이르러 사방으로 메아리쳤다.

평범한 밤이다.

그러나 성국인에게도, 연심부에게도 전례가 없이 심상치 않았다.

날이 밝으면 정진의 즉위식이 열린다.

천지에 고한 뒤에 자신이 정권을 잡았음을 알린다.

식이 열리면 참신한 시대가 도래했음을 선포하게 된다!

옛 왕조를 대신해서 새로운 왕조가 성국 역사의 새로운 장을 열 것이다.

휘황찬란하게 빛날지, 아니면 잠깐 나타났다 바로 사라질지 아무도 모른다.

“날이 밝기만을 기다려...”

한 누각 위에 아름다운 사람의 모습이 거대한 둥근 달 속에 비쳤다.

밤바람이 어렴풋이 검은 머리와 흰 치마를 스치는데, 마치 선녀처럼 환상적인 모습이었다.

평온하면서 아름다운 포리의 얼굴에 달빛이 쏟아지면서 거룩한 느낌을 더했다.

59미터의 등제대를 똑바로 바라본 포리는 입가에 알 수 없는 미소를 지었다.

“사부님의 판단은 예전부터 틀리지 않았어. 이 재미있는 무대는 결국 상연될 거야. 단지...”

포리의 눈에 하늘을 뒤덮은 핏빛이 떠올랐고, 거구의 몸은 우뚝 솟은 산과 같았다.

“천지가 소생하고 수라가 존귀하니, 너는 원인이자 결과야. 정말 이 천지를 짊어질 수 있겠어?”

아무도 들을 수 없는 속삭임이 물처럼 차가운 달빛 사이로 녹아들었다.

그 아름다운 모습도 함께 사라졌다.

어두운 밤에 뒤덮인 천지는 결국 곧 새벽이 될 것이다.

모든 것을 다 무너뜨릴 기세의 아침 해가, 예리한 검처럼 겹겹의 먹구름 장애물을 뚫고 대지에 강림했다.

이 세상의 어둠이 전율하며 물러났다.

광명이 세상을 덮이다.

성심성 안의 누구든지 어디서 무슨 일을 하든 고개를 들어 바라보았다.

성의 상공에 빛의 커튼이 거울처럼 거꾸로 걸려 있었다.

그 안에 표시된 것은 바로 곧 열리는 즉위식의 서막이었다.

천남의관 내원에는 낙엽들이 떨어져 있었다.

술이 달린 파란색 치마를
Locked Chapter
Continue to read this book on the APP

Related chapters

Latest chapter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