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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56화 아무것도 모른 채 살게 하고 싶지 않다

“이분이 당신이 전에 말한 환자예요?”

성연신이 가라앉은 목소리로 대답했다.

“네. 치료할 수 있는지 봐주세요.”

그가 수염을 쓸어내리며 심지안을 훑어보았다.

“글쎄요. 일단 앉아서 상황을 좀 보죠.”

그가 한쪽의 치료용 침대를 가리키며 말했다.

“누워보세요. 최면을 깊이 걸어야 해요.”

성연신의 부드러운 목소리가 심지안을 위안했다.

“제가 옆에 있으니까 긴장하지 말고요.”

심지안이 고개를 끄덕였다.

“안 무서워요.”

이런 작은 일보다 그녀는 자신이 빨리 건강을 되찾길 바랐다.

이번 의사는 지난번 병원에서 진찰을 본 의사보다 조금 더 빨랐다. 그의 지령에 따라 심지안의 신경은 차츰 풀렸고 온몸이 이완되어 깊은 잠에 빠지게 되었다.

지난번과 다른 점은 심지안의 이번 꿈은 공포스러웠으며 마귀에게 쫓기고 있다는 것이었다.

하늘은 뿌옇고 유난히 어두웠다.

그녀는 쉬지 않고 뛰어다녔고 강아지를 품에 꼭 껴안고 끝이 보이지 않는 터널 안에서 숨었습니다.

잠시도 쉬지 못하다가 앞의 한 줄기 빛을 보고 나서야 심지안은 안도의 숨을 내쉬며 강아지를 다독였다.

“괜찮아. 무서워 하지 마. 곧 안전해질 거야.”

온몸이 하얀 털로 덮인 강아지의 새까만 눈동자가 그녀를 뚫어져라 쳐다보고 있다.

문득 심지안은 온몸에 소름이 끼쳤다. 그녀는 버젓이 강아지가 마귀로 변하는 모습을 지켜보았다. 마귀는 이를 악물고 그녀에게 달려들었다.

“아악!”

심지안이 비명을 지르며 땀에 흠뻑 젖은 채로 깨어났다.

성연신이 그녀의 등을 토닥였다. 미간을 찌푸린 채 안타까운 눈빛으로 바라보았다.

“겁 내지 마요. 다 가짜예요. 제가 있는 한 당신을 건드릴 사람은 없어요.”

숨을 크게 몰아쉬던 심지안은 5분쯤 지나서야 정신을 차렸고 조금 나아졌다.

“제가 무슨 꿈을 꾼 건지 아세요?”

“네.”

그녀가 의사가 건네주는 레몬물을 받았다.

“이게 뭘 의미하는 거죠?”

의사와 성연신이 서로 눈을 마주쳤다.

“지안씨가 믿고 있던 강아지가 실은 마귀의 화신이며, 지안 씨 믿음을 저버리고 결국 물었다는 걸 의미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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