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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23화

이 점에서 연희주는 또래 친구들보다 훨씬 더 성숙한 모습을 보였을 뿐만 아니라 나이가 많은 사람과 비교하더라도 뒤지지 않았다.

단순히 비싼 물건이라서 혹은 허영심을 충족하거나 화려하다는 이유가 아니라 자신의 취향을 정확하게 알고 있다.

이런 왕관은 설령 구매한다고 해도 유리장 안에 고이 모셔다 두는 것을 제외하고 아무런 실질적인 용도가 없었다.

과연 직접 착용하는 사람이 있을지 싶었고, 가장 큰 단점이 바로 스타일의 미스 매치였다.

“저기 보이는 게 옥으로 만든 전통 나비 장식품 아닌가요?”

연희주는 이내 다른 곳에 주의력을 빼앗기고 후다닥 뛰어갔다.

염무현은 허탈한 미소를 지었다. 그녀는 무엇을 보든 새롭게 느껴지는 듯싶었다.

게다가 정력까지 넘치지 않는가?

이내 뒤따라가려던 찰나 한 젊은 남성이 연희주를 가로막더니 깜짝 놀란 목소리로 말했다.

“희주야! 정말 너였어?”

“부성민?”

남자를 발견한 연희주의 얼굴에 기쁨이 온데간데없이 사라졌다.

“멀리서 보였는데 왠지 너 같았거든! 이렇게 공교로울 수가 있나! 너도 경매에 참여하러 온 거야?”

부성민이 신이 나서 말했다.

이는 누가 봐도 남자가 여자에게 호감이 있는 상황이었다.

“그걸 말이라고 해? 설마 이 먼 곳까지 놀러 왔을까?”

연희주가 쌀쌀맞게 쏘아붙였지만 부성민은 화를 내기는커녕 오히려 활짝 웃었다.

“그러니까 우리는 운명이라는 뜻이지, 코딱지만 한 유람선에서도 마주치다니! 그래, 이건 하늘이 맺어준 인연이야. 희주야, 신이 베푼 호의를 저버리면 절대로 안 돼, 우리 이참에 그냥...”

연희주는 손을 들어 그만하라는 제스처를 취하며 상대방의 말을 끊었다.

“스톱! 대체 신이랑 무슨 상관인데? 정녕 하느님의 허락을 받고 그런 소리를 지껄이는 거야?”

그 모습은 마치 여신의 비위를 맞춰주는 시종 같았다.

부성민은 연희주를 오랫동안 좋아했을뿐더러 얼빠가 따로 없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지독한 외사랑에 불과했다.

심지어 옆에서 지켜보는 사람마저 그가 제멋에 취해 착각 속에서 헤어 나오지 못한다는 것을 똑똑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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