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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27화

“만약 내가 잘못 본 게 아니라면 이 물건들은 최고점일 때 사서 돈이 묶여 있는 거죠? 우리가 아무것도 모른다고 해서 제멋대로 가격을 제시하리라는 착각은 버려요. 장사를 이렇게 하면 가뜩이나 몇 안 되는 잠재 고객마저 떨어져 나갈 테니까. 한두 명을 속여서 크게 한탕 해보려는 심산인 것 같은데 일찌감치 단념해요. 아니면 이번에 허탕 친 셈이라 티켓값마저 벌지 못한다고 확신하죠.”

그녀의 말에 미소를 짓고 있던 주인장의 얼굴이 순식간에 굳었다.

이번에 찐 전문가를 마주친 건가?

역시 사람은 외모로 판단하면 안 된다고 하더니 옛말이 틀린 게 없었다.

기선 제압에 성공한 연희주는 돌멩이를 가리키며 물었다.

“얼마예요?”

방금 가격부터 묻는 염무현의 행위는 이 바닥에서 절대 금기시하는 것이다.

상대방의 구매 의향을 파악한 다음 터무니없는 가격을 제시하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연희주가 물밑 작업한 덕분에 이제 주인장이 불리한 국면에 빠지게 되었다.

컬렉션 대가의 딸답게 그녀는 귀동냥으로 유용한 지식을 꽤 많이 습득했다.

선택권은 다시 주인장에게 넘어갔고, 자칫 가격이 비싸서 잠재 고객마저 잃어버리지 않게 꼼꼼히 따져봐야만 했다.

“6천만 원...”

주인장은 고심 끝에 금액을 제안했다.

그래도 줏대는 있어야 하니 바로 최저가부터 시작할 수는 없었다.

적어도 흥정의 여지는 남겨야 하지 않겠는가? 아니면 너무 수동적일 게 뻔했다.

“좋아...”

염무현이 대답하기도 전에 연희주가 불쑥 끼어들었다.

“2천만 원! 더는 안 돼요. 팔래요? 말래요?”

염무현은 어이가 없다는 듯 그녀를 바라보았다. 뜻인즉슨 고작 6천만 원을 굳이 흥정할 필요가 있냐는 것이다.

“아가씨, 흥정도 정도껏 해야지. 제가 얼마나 착한 금액을 제시했는지 알아요? 이건 협상이 아니라 통보잖아요.”

주인장이 우는 소리를 연신 했다.

“본전도 못 뽑겠네요. 진짜 좋은 물건이라고 맹세할게요! 자세히 봐봐요, 어떻게 그 정도로 후려칠 수 있죠?”

“좋다고? 글쎄? 잘 모르겠는데요.”

연희주는 시큰둥한 표정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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