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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화

다만 주선미는 요염하고 섹시하게 차려입고, 걸을 때마다 허리를 뒤로 젖히며 요염한 분위기를 풍겼다. 섹시하다고 인정할 수밖에 없는 여자다!

윤도훈도 전에는 자그마한 재력가에 속했기에 그동안 주선미는 윤도훈의 돈으로 자신을 케어하여 젊음과 아름다움을 유지했다.

그녀한테서 아이를 낳은 흔적이라고는 조금도 찾아볼 수 없었다.

윤도훈은 자신의 전처가 다른 남자의 품에 안겨 있는 것을 보자, 가슴이 아팠다.

“돈 빌리러 온 거 아니야! 율이 치료에 쓰일 돈은 이미 준비됐어!”

윤도훈이 차갑게 말했다.

“돈 빌리려는 목적이 아니라면, 대체 왜 나를 미행하는 거야? 미련이라도 남은 거야? 헛된 생각은 제발 접어!”

주선미가 눈썹을 씰룩대며 윤도훈을 경멸하듯 쳐다보았다.

“거지 같은 놈, 아직도 선미를 쫓아다녀? 미련이 남아? 거울 좀 봐봐, 선미가 너한테 돌아가는 일은 절대로 없을 거야. 단념해...”

유현은 주선미의 허리를 감싸더니 주선미의 얼굴에 볼 뽀뽀를 했다.

“맞아... 유현 오빠, 너무 자극하지 마. 잘못된 선택이라도 하면 어쩌려고 그래?”

주선미는 몸을 배배 꼬면서 유현한테 애교를 부렸다.

이 광경을 본 윤도훈은 속이 메슥거렸고 얼굴을 찡그렸다.

윤도훈은 주선미 같은 여자와 검은 머리가 파뿌리 될 때까지 사랑할 것으로 생각했던 그때의 자신이 너무 어리석은 것 같았다.

“윤도훈, 빨리 안 꺼져? 남의 영업장에 피해 주지 말고 꺼져! 여기는 밥 한 끼 먹는데 몇백만 원이나 필요한 곳이야! 내가 유현 오빠를 만나지 못하고 계속 너 같은 멍청이랑 같이 살았다면, 이런 곳엔 평생 발도 못 들였을 거야! 다시 한번 경고하는데, 자꾸 나를 미친 듯이 따라다니지 말아 줘! 그리고 앞으로는 내 앞에 나타나지 마! 자꾸 내 앞에 나타날수록 난 네가 더 역겨울 뿐이야!”

주선미는 선을 넘는 말들을 서슴없이 하면서 경멸하는 표정을 지었다.

“내가 미친 듯이 따라다녔다고? 주선미, 네가 뭐라도 되는 줄 알아?”

윤도훈은 그녀의 말을 듣고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왜? 내 말이 틀려? 너 같은 거지가! 이젠 내 바짓가랑이를 잡을 자격도 없어.”

주선미는 잔뜩 거만해진 채 턱을 치켜들고 말했다.

이때, 빨간색 페라리 한 대가 들어오더니 “끽”하고 주선미와 유현 옆에 멈춰 섰다.

두 사람과의 거리는 20센티에 불과했다.

“꺅!”

주선미는 페라리가 곧 자신과 부딪힐 것 같다고 느껴 비명을 질렀다.

“미쳤어...”

유현도 깜짝 놀랐는지, 무의식적으로 주선미의 뒤로 몸을 피했다. 그는 바로 욕설을 퍼부으려다가 다시 삼켰다. 그것은 바로 그때, 페라리에서 냉혹하고 아름다운 여자가 내렸기 때문이었다.

그 육감적인 다리와 치명적인 허리와 엉덩이 라인, 그리고 도도한 분위기에 유현은 목구멍에서 나오려던 욕설을 다시 삼켰다.

아! 너무 아름답다!

주선미는 눈앞의 미녀를 보고는 잠깐 민망했고 본인의 스타일링이 추잡스럽다고까지 느꼈다.

유현마저 그 여자를 뚫어지게 쳐다보며 곧이어 침을 흘릴 기세인 것을 보고 마음속에서 화가 치밀어 올랐다. 그녀가 있는 힘껏 꼬집고 나서야 유현은 정신을 차렸다.

이어서 이 절세 미녀는 윤도훈을 향해 걸어갔고 주선미와 유현은 믿을 수 없다는 눈길로 쳐다보았다.

“도훈 오빠, 오래 기다리셨어요? 화난 건 아니죠?”

이진희가 다가와 윤도훈의 팔을 감쌌고 감미로운 목소리로 물었다.

윤도훈은 어리둥절했다. 그는 이진희가 이런 반응을 보일 줄 몰랐기에 이상한 표정을 한 채 이진희를 쳐다보았다.

이때, 이진희가 그를 한 번 째려보며 눈치를 줬다.

윤도훈은 이내 마음을 가라앉히고 웃는 얼굴로 고개를 가로저었다.

“얼마 안 기다렸어. 진희, 너랑 밥을 먹을 수 있다면 얼마든지 기다릴 수 있지!”

“좋아요.”

이진희는 웃으며 대답했고 달콤한 사랑에 빠진 표정을 지었다.

조금 전까지 윤도훈을 조롱하고 윤도훈한테 망상하지 말라고 하던 주선미는 이 광경을 보고 평정심을 잃었다.

화사한 메이크업을 한 그녀의 얼굴이 어두워졌다.

유현은 침을 꿀꺽 삼키며 부러움과 질투가 섞인 눈빛으로 쳐다보았다.

“윤도훈, 쟤 누구야?”

주선미는 이진희를 짚으며 잔뜩 날이 선 목소리와 질투가 섞인 말투로 물었다.

주선미는 무정하게 사정없이 윤도훈을 떠날 수도 있지만, 윤도훈한테 다른 여자가 생기는 것은 용납하지 못하는 이기적인 여자다.

만약 윤도훈이 용모가 그다지 출중하지 않은 여자를 만난다면, 아마 주선미도 전혀 신경 쓰지 않을 것이다. 심지어 윤도훈을 조롱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윤도훈이 각 방면에서 자신을 능가하는 여자를 만나는 건 받아들일 수 없었다.

‘거지가, 뭔 재주로?’

“도훈 오빠, 저분은 누구예요?”

이진희도 고개를 돌려 약간의 질투가 섞인 눈빛으로 윤도훈을 빤히 쳐다보며 물었다.

표정은 마치 사랑에 빠진 여자가 남편한테 내연녀의 정체를 추궁하는 듯 흥미진진했다.

“중요한 사람 아니야, 내 전처일 뿐이야. 진희는 걱정할 필요 없어. 이미 깨끗하게 헤어진 사이니까.”

윤도훈이 담담하게 해명했다.

“전처요? 전처는 이제 상관없는 사람이니, 괜찮아요! 도훈 오빠, 밥 먹으러 갈까요? 배고프단 말이에요!”

이진희는 애교 섞인 말투로 대답했다.

“밥 먹으러 가자!”

윤도훈도 웃으며 이진희의 허리를 감싸고 화석재로 들어갔다.

밖에 남은 주선미의 안색은 더없이 어두워졌다. 그녀는 아직도 이진희의 뒷모습을 보면서 넋을 잃은 유현을 보고 화가 치밀어 올랐다.

“유현 오빠! 충분히 쳐다본 거 아니에요?”

유현은 그제야 정신을 차리고 멋쩍은 듯이 빙긋 웃으며 시선을 거두었다.

“예뻤어요?”

주선미는 이를 악물고 물었다.

“에헤이, 무슨 소리야, 선미보다 예쁘겠어? 내 눈엔 선미가 제일 예쁘지!”

유현은 눈 하나 깜짝하지 않고 그녀를 달랬다.

“흥, 믿어줄게요!”

주선미는 콧방귀를 뀌며 마지못해 대답했다.

마음속엔 화가 치밀어 올랐지만, 유현의 앞이라 그녀는 건방진 모습을 보일 순 없었고 그저 투정을 부릴 뿐이었다. 상대는 그녀가 어렵게 꼬신 재벌 2세였으니 말이다.

“선미, 전 남편은 거지 같은 자식이라고 하지 않았어? 어떻게...”

유현은 궁금했지만 채 말을 잇지 못했다.

“흥! 일부러 여자 배우를 섭외하고 슈퍼카까지 렌트해서 저를 화나게 하려는 건가 보죠? 어제까지 돈 빌려달라고 연락하던 거지새끼예요! 누가 그런 녀석이랑 잘해보겠어요?”

주선미는 윤도훈이 자신과 이혼하고 더 좋은 여자를 찾을 수 있다는 사실을 도저히 믿을 수 없었다.

“하하하, 내 생각도 그래. 정말 상스러운 놈이야. 그깟 허영심을 좀 부리기 위해 이런 수작을 부리다니! 감히 우리 선미를 화나게 만들다니, 내가 혼내줄게, 기다려!”

유현은 시큰둥한 반응을 보이다가 허세를 부렸다.

“맞아요, 따끔하게 혼내주세요! 본인이 얼마나 쓸모없는 녀석인지, 얼마나 한심한 쓰레기인지 제대로 알려주세요!”

주선미가 이를 악물며 말했다.

한편, 화석재로 들어간 후, 윤도훈은 먼저 이진희의 허리를 감싸고 있던 손을 내려놓았다.

“고마워.”

“아니에요. 어제 당신의 뺨을 때렸잖아요... 오늘 대신 다른 사람의 뺨을 때려준 거나 다름없으니, 우리 퉁쳐요.”

이진희는 다시 차갑고 도도한 분위기를 되찾고는 담담하게 대답했다.

그 말을 들은 윤도훈은 말문이 막혔다.

“다른 사람의 뺨을 때린 걸로 퉁치겠다고? 듣자 하니 다 진희가 다른 사람의 뺨을 때렸는걸?”

이진희는 가볍게 콧방귀를 뀌며 입꼬리를 올리며 물었다.

“그럼요? 설마 저를 때리실 건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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