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위로써 그의 인생은 불행했다. 그가 힘을 얻은 순간, 장모와 처제 둘이 그의 앞에 무릎을 꿇었다. 장모가 그에게 싹싹 빌었다, “제발 내 딸을 떠나지 말아줘.” 처제가 말했다, “형부, 제가 잘못했어요...”
View More하현은 희미한 눈빛으로 눈꼬리를 가늘게 할 뿐 얼굴에 별다른 동요가 없었다.잠시 후 그는 웃으며 말했다.“항도 하 씨 가문의 노부인은 젊었을 때 무자비한 분이라고 들었어.”“당시 항성과 도성에 반항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았지만 모두 그녀에 의해 제압당했어. 들판에 시체가 널리고 그들이 흘린 피가 강을 이루었다고 했어...”“그런 일이 있긴 했었죠”최문성이 가라앉은 목소리로 말했다.“다 해묵은 옛날 일입니다. 그때의 일은 항도 하 씨 가문 문주가 오래전에 함구령을 내렸기 때문에 지금은 아는 사람도 별로 없습니다. 그저 전설로 전해질 뿐이죠.”“하지만 항도 하 씨 가문은 어마어마한 집안입니다.”“하구천이 고육지책으로 노부인을 등장시킨다면 아마 하수진 아가씨에게는 큰 부담으로 작용할 겁니다.”하현은 미소를 지으며 담담하게 말했다.“뭐가 두려워? 노부인의 생신을 망치려는 사람은 우리가 아니야. 우린 선량한 시민이야.”“잊었어? 동리아가 나한테 시민 표창을 하나 빚지고 있다는 걸!”“하지만 노부인이 나선다면 우리도 넷째 공주를 도와야 하지 않겠어?”“만약 넷째 공주가 노부인을 이길 수 없다면 우린 골치 아프게 될 거야...”여기까지 말한 하현은 말머리를 돌려 얼굴에 미소를 띠었다.“우리 금의환향한 이 소주는 어때? 무릎을 꿇고 용서를 빌었어?”“난 그가 등판해서 넷째 공주를 도와 변방을 일구는 모습을 보고 싶은데 말이야.”최문성은 하현의 말을 듣고 가볍게 고개를 끄덕였다.“네, 분부하신 대로 에어컨이 켜져 있는 방에 48시간 가둬두었습니다.”“사향 커피를 한 시간마다 갈아주는 것 외에 찬물로 두 시간에 한 번씩 잠을 깨우고 있습니다.”“에어컨은 최대 풍속으로 틀어 놓았습니다.”“거칠고 포악했던 전신이 지금 이렇게 사람 같지 않은 몰골로 초췌해졌다는 게 믿기 어려울 뿐입니다...”“얼마 안 걸릴 것 같습니다. 이 전신이 곧 바지에 오줌을 싸는 일도요...”“좋아.”하현은 옅은 미소를 지었
하백진의 말을 듣고 곰곰이 생각에 빠졌던 하구천이 입을 열었다.“고모, 당분간은 그런 먼 훗날 얘기는 하지 마세요.”“우선 눈앞의 골칫거리부터 해결하자고요.”“제대로 상석을 차지하지 않으면 항도 하 씨 가문 문주가 될 수 없어요.”“부마 자리는 생각할 필요도 없어요...”“자, 우선 우리가 퍼뜨려야 할 소문들을 하나씩 내보내죠...”하백진은 숨을 깊게 들이마셨다.하구천이 무슨 말을 하는지 금방 이해한 눈치였다.지금 가장 시급한 일은 여세를 몰아 노부인의 생신날 일을 잘 처리하는 것이다.노부인을 화나게 하든 마음을 아프게 하든 자리에 오를 수만 있다면 뭐든 다 상관없었다....하백진과 하구천이 여생을 위한 원대한 계획을 짜는 데 고심하던 그 시각, 하현은 최문성에게 상황을 보고받고 있었다.“대장님, 넷째 공주가 하구천을 건드린 모양입니다.”“또한 항성과 도성에 비밀요원들을 풀어 많은 일들을 폭로했습니다.”“누나가 이미 사람을 보내 그쪽을 조사하고 있습니다.”“곧 항성과 도성에서 노국과 내통한 사람들을 찾을 수 있을 것입니다.”최문성이 그동안의 일들을 보고했다.총교관은 비록 직접 움직이지는 않았지만 말 그대로 앉아서 모든 판세를 뒤집은 것이다.영상 하나와 사진 몇 장으로 멀리 떨어져 있는 런셀의 무리들을 불안에 떨게 만들어 자발적으로 수면 위로 나오게 했다.일이 어떻게 되든 간에 항성과 도성에서 넷째 공주로 대표되는 노국의 세력은 하구천과 죽기 살기로 싸울 것이다.하구천도 큰 타격을 입었다.주변 사람들뿐만 아니라 위신도, 역량도, 지위도 모든 면에서 연쇄 타격을 입은 것이다.간단히 말해서 하현은 간단한 계략으로 천군만마보다 더한 것을 얻었다.“아쉽게도 하구천은 죽지 않았어.”하현은 별다른 표정 변화 없이 말했다.“하지만 그 역시 전신급의 역량을 가진 사람이야. 어쨌든 전장을 누빈 사람이니까 쉽게 죽지는 않을 거야.”“정말 하구천도 보통 사람은 아니야. 일이 이렇게 되었는데
”참, 고모. 나 대신 후한 선물을 골라 오매도관에 좀 보내주세요.”하구천의 눈빛이 뜨거워졌다.생각만으로도 마음이 설레이는 것 같았다.“이번 일 외에도 그동안 오매도관의 몇 가지 일들을 틀어쥐고 있었는데 이번 기회에 툭툭 털고 신세도 좀 갚으려고요.”“오매도관께 나 하구천이 목숨을 구해 주신 성녀의 은혜에 감사드린다고 좀 전해주세요.”“오매도관은 강남 지역의 영원한 무학 성지예요.”“누구도 그들의 권위에 도전할 수 없어요!”하백진은 눈살을 살짝 찌푸렸다.한눈에 하구천의 마음을 알아챈 그녀는 한숨을 내쉬며 나지막이 말했다.“구천아, 걱정하지 마.”“오매도관은 늘 너의 든든한 후원자 중 하나였어.”“설령 얼굴을 숙이고 찾아가더라도 난 오매도관이 계속해서 너의 가장 큰 후원자가 되도록 할 수 있어.”하백진은 온화한 표정으로 눈앞에 있는 하구천을 가만히 바라보고 있자니 갑자기 울컥하는 마음을 솟구쳤다.“하지만 어떤 경우에도 현실에 맞지 않는 생각을 해서는 안 된다는 걸 명심해.”“오매도관의 다른 여자들과 친하게 지내는 건 괜찮아.”“하지만 성녀 사비선한테는 절대 관심을 가지지 마.”“그녀는 오매도관이 심혈을 기울여 키운 사람이야. 오매도관 관장도 항상 관심을 쏟는 사람이라고.”“그녀는 훗날 후계자가 될 사람이니까.”“그녀에게 관심을 가진다는 건 오매도관의 뿌리를 흔들려는 것과도 같아.”“오매도관 관장이 알면 널 죽이려고 들 거야.”“그렇게 되면 너의 가장 큰 후원자와 끈끈한 동맹을 잃게 되는 거야. 큰 적이 하나 더 생기는 거라고.”하백진의 얼굴에 걱정하는 기색이 역력했다.그녀는 마음이 아팠지만 하구천이 불가능한 마음을 접어줬으면 하는 바람이었다.하구천은 한숨을 내쉬며 담담하게 말했다.“고모, 걱정하지 마세요. 말씀하신 점은 잘 알아들을게요.”“난 그저 성녀에게 존경의 마음만 있을 뿐 다른 뜻은 없어요...”“성녀는 너의 칼이 되고 방패가 되는 사람이야. 후원자이기도 하고 널
하구천의 얼굴에 원망의 빛이 살짝 스쳐 지나갔다.그는 설마 이대로 끝나길 원하는 걸까?절대!그는 절대로 이대로 끝나길 원하지 않는다!하지만 문제는 그도 지금은 어쩔 수 없다는 것이다!증거도 없이 움직이면 오히려 상대방에게 역습을 당할 수가 있다.다들 신중한 여우들이다.아무것도 할 수 없는 때도 많다.하백진은 잠시 말문이 막혔다.그녀의 마음은 깊은 원망과 독기로 가득 들어찼고 절대로 이대로 화를 삼키며 물러서고 싶지 않았다.하지만 하구천의 말처럼 지금 섣불리 하현과 넷째 공주를 찾아가 문제를 일으킨다면 오히려 괜한 문제를 일으키는 꼴이 될 수도 있다.이런 일은 단순히 이치로만 따질 수 있는 일이 아니다.까딱하다가는 상대방에게 역습을 맞아 곤혹을 치를 수도 있는 것이다.닭 한 마리 훔치려다가 손에 있는 쌀 한 줌마저 잃을 수도 있다.여기까지 생각이 미치자 하백진은 가슴속에 들끓었던 분노가 조금은 가라앉았고 서서히 냉정을 찾아갔다.“설마 이 일을 정말 이대로 넘어갈 거야?”“넌 죽을 뻔했다구! 네가 죽을 수도 있었어!”하구천은 한숨을 내쉬며 생각에 잠겼다가 조용히 입을 열었다.“고모, 이 일이 전부 쓸모없는 일이 된 건 아니에요. 지금 병원 안팎은 모두 우리 사람들이잖아요.”“난 지금 병원에 누워 무고한 피해자인 척해야 해요.”“그렇게 해서 한편으로는 상대의 경계심을 늦추게 하고 외세를 현혹시킬 수 있죠.”“또 한편으로는 동정을 얻어 불쌍한 피해자의 탈을 쓸 수 있는 거예요. 우린 그 카드를 아주 잘 쓰면 되는 거구요.”“항도 하 씨 가문 노부인이 가장 좋아하는 게 바로 이런 거 아닌가요?”“하루에 세 번 위독하다는 소식을 노부인에게 알린다면 노부인이 가만히 있을 수 있겠어요?”“우리가 일을 저질러 큰 손실을 입고 남에게 빌미를 주긴 했지만 그 일로 노부인은 노발대발하시며 우리 쪽에 동정을 일으키지 않을까요?”“우리는 그 여세를 몰아 기세를 잡는 거예요.”“대구 엔터테인먼트
항성 마리아 병원.급히 달려온 하백진은 수술 중인 하구천을 기다리며 이를 갈았다.“개자식! 그 혼혈 여자가 감히 우리 구천이를 함정에 몰아넣다니!”“죽여 버릴 거야!”“반드시 내 손으로 죽이고 말 거야!”하백진은 하구천이 넷째 공주의 계략에 말려들어 이걸윤마저 목숨을 잃을 줄은 상상도 하지 못했다.하지만 서로에게 유리해 보이는 단 한 번의 동맹도 결국 언제든 사람을 죽일 수 있는 죽음의 함정이 될 수 있다.하구천의 측근 수십 명이 목숨을 잃었을 뿐만 아니라 하구천도 거의 죽을 뻔했다.오매도관 사람들이 제일 먼저 현장에 오지 않았더라면 하구천은 수년간 공들이기만 하다가 하루아침에 주검으로 발견되었을 것이다.상대에 대한 두려움도 없지 않았지만 그보다 지금 하백진에겐 분노가 더 앞섰다.“하현 이 개자식! 하수진 이 나쁜 년! 그들이 다른 사람의 칼을 빌려 사람을 죽이려 하지 않았다면 넷째 공주도 이렇게 위험을 무릅쓰고 함부로 움직이진 않았을 거야!”“개 같은 연놈들! 다 죽여 버릴 거야!”“이봐, 중병들을 소집해! 하현 그 개자식에게 피맺힌 원한을 꼭 되갚아 주어야겠어!”하백진이 이를 갈며 병력을 동원하고 있을 때였다.드디어 수술실 문이 ‘찰칵'하고 열렸다.“고모, 흥분하지 마세요. 전 괜찮아요.”휠체어에 앉은 하구천을 몇몇 측근들이 밀고 나왔다.그는 다소 초췌한 얼굴로 미소를 지었다.“우린 하현과 하수진에게 아무것도 할 수 있는 게 없어요.”“그 두 연놈이 한 짓이라는 걸 알지만 아무런 증거가 없다는 게 문제죠.”“잊으시면 안 돼요. 지금 하현은 문주의 가장 귀한 손님이고 하수진은 항도 재단 집행총재라는 걸 말이에요.”“둘 다 항도 하 씨 가문의 핵심 권력에 들어 있는 인물이죠.”“아무런 확실한 증거도 없이 사람을 잡으려고 하면 결국 하구봉처럼 자기 등골만 부러지게 될 거예요.”방금 죽을 고비를 넘긴 그였다.비록 수술 때문에 방금 마취에서 깨어나긴 했지만 오히려 지금 그의 머릿속
하구천은 자신이 태어나서 이 자리에 앉기까지 처음으로 죽음의 압박에 직면했다는 사실을 똑똑히 느꼈다.지금 그의 곁에는 아무도 그를 보호하는 사람이 없었기 때문에 5분 동안 오로지 자기 자신에게 의지할 수밖에 없었다.“탕탕탕!”하구천이 도랑을 타고 기어 나올까 어쩔까 망설이고 있을 때 총소리가 울렸다.곧이어 원래도 견고하지 않았던 시멘트 판이 진동하며 떨어지기 시작했다.하구천의 안색은 더욱 흙빛이 되었고 한껏 움츠린 채 꼼짝도 하지 못했다.그가 지금처럼 진흙탕 속에 웅크리고 있었던 적이 있었던가?이것은 하구천의 일생일대 가장 큰 수치였다.이를 악물며 눈썹을 찡그리던 하구천은 순간 의아한 생각이 들었다.이 저격수는 왜 이런 쓸모없는 저격을 할까?그가 지금 숨어 있는 곳은 절대적인 사각지대였다.상대방은 그가 어디에 있는지 알고 있지만 단기간에 그를 어찌할 수는 없다.일반적으로 그의 옆에 있는 시멘트 벽은 모든 공격을 막을 수 있는 단단한 생명의 부적이었다.그러나 순간 하구천의 눈빛이 어두워졌다.그는 상대방의 사격에 시멘트 벽이 흔들리기 시작한 것을 알아차렸다.“제기랄!”순간 시멘트 벽이 흔들리며 떨어졌고 하구천을 향해 덮치려 하고 있었다.“개자식!”하구천은 자신의 정체가 드러나는 것도 아랑곳하지 않고 고함을 지르며 뛰쳐나왔다.무너지는 시멘트 벽을 피해 밖으로 나온 하구천을 맞이한 것은 오싹한 죽음의 공포였다.죽음의 그림자가 그에게 다가와 끊임없이 위험하다고 외치는 것 같았다.“탕탕탕!”총알이 빗발쳤다.하구천은 그 자리에서 굴렀다.위험한 상황에서 그는 극적으로 총알 세 발을 피했다.지하실에서의 폭격과 빗발치는 총알 속에 하구천의 전투력은 이미 반쯤은 상실한 상태였다.원래의 그였다면 이 포탄 속에서도 어떻게든 역추격할 수도 있었다.하지만 안타깝게도 일이 이렇게 되어 버렸고 무슨 생각을 한들 아무 소용이 없었다.그는 최선을 다해 필사적으로 피하면서 지원군이 올 때까지 버텨
옆에 있던 부하가 미처 몸을 움직이기도 전에 총알 하나가 ‘퍽'하고 그의 가슴팍에 꽂혔다.하구천의 뒤에 서 있던 검은 옷을 입은 사내는 가슴을 부여잡고 땅바닥에 고꾸라져 그대로 숨을 거두었다.“저격수!”검은 옷을 입은 사내는 모두 항도 하 씨 가문 정예 부대이며 하구천의 호위병이었다.누구보다 신속하고 용맹하게 대응했던 그가 숨을 거두자 하구천은 화를 낼 겨를도 없이 무의식적으로 벽 쪽으로 굴러갔다.“펑!”방금 숨은 거둔 부하가 쓰러진 자리에 거대한 구덩이가 생겼다.조금만 더 천천히 움직였더라면 자신의 몸이 산산조각이 났을지도 모를 일이었다.“하 소주를 보호해야 한다!”나머지 항도 하 씨 가문 정예들은 안색이 급변했고 모두 하구천을 에워싸기 시작했다.일촉즉발의 상황에서 누구도 죽음을 피해 갈 순 없지만 하구천은 죽을 수 없다.“푹!”또 다른 총알이 날아와 이번에는 최전방을 막고 서 있던 정예의 머리에 박혔다.순식간에 하늘에 선명한 피가 튀었다.항도 하 씨 가문 정예들은 하나같이 비분강개했다.비록 쏟아지는 탄알에 얼굴이 창백해지긴 했지만 그들은 전문적인 훈련을 받은 사람이었다.죽음의 위험이 난무하는 상황에서도 흩어지지 않고 하구천을 끝까지 보호했다.하구천은 얼굴 가득 분노가 치솟았지만 침착하게 행동하며 계속 몸을 피했고 결국 한쪽 도랑으로 몸을 숨겼다.악취가 진동했지만 총알이 두어 번 날아왔을 때도 하구천은 위험을 피할 수 있었다.그러나 항도 하 씨 가문 정예 두 명이 총에 맞아 쓰러졌다.하구천은 분노에 휩싸여 이를 갈았다.이들은 모두 그의 측근들이고 정예 부대에서 책임자급들이었는데 오늘 이들을 잃고 만 것이다.큰 손실이 아닐 수 없는 일이었다.가장 중요한 사실은 이렇게 하구천 일행이 큰 손실을 입었음에도 상대방이 어디에 있는지조차 파악하지 못했다는 것이다.이 사실이 하구천을 미치게 만들었다.자신을 겨냥한 암살은 인생에서 처음 겪는 일이 아니었지만 이렇게 낭패스럽고 위험한 순
”끼이익.”적막을 깨고 문을 여는 소리가 울렸다.하구천은 지하실 문을 차고 발을 들이밀었다.기분 나쁜 매캐한 화약 냄새가 코를 찔렀다.“개자식!”하구천은 얼굴이 일그러졌지만 뒤따라오는 부하들에게 별다른 경고의 손짓을 하지는 않았다.지금 그의 새로운 전투 세력들은 적진을 향한 기개가 최고조에 달했다.눈앞에 적이 나타나면 바로 번개처럼 달려들 태세였다.“펑!”바로 그때 지하실 전체를 울리며 굉음이 들렸다.이윽고 거대한 집채가 순식간에 폐허로 변했다.“펑펑펑!”커다란 폭발이 연이어 터지면서 눈앞을 하얗게 만들었다.얼마나 많은 화약이 묻혀 있었는지 가늠하기 어려울 만큼 위력이 셌다.분기탱천하던 하구천 일행은 깜짝 놀라 혼비백산했다!산이 흔들리고 대지가 뒤틀려 금방이라도 땅이 무너질 것 같았다.하구천이 데리고 왔던 측근 몇 명은 그 자리에서 비명도 지르지 못하고 숨이 끊어졌다.건물 전체가 폐허로 변해 버렸다.하구천도 재빨리 물러나지 않았더라면 그 자리에서 송장이 되었을 것이다.자갈이 깔려 있던 마당은 무수한 건물 잔해들이 산을 이루었고 부상당한 사람들까지 이리저리 널브러져 그야말로 전쟁터를 방불케 했다.얼굴에 잔해를 뒤집어쓴 하구천 일행의 얼굴은 모두 잿빛으로 변했고 몸에는 여기저기 핏자국이 선명하게 드러났다.심지어 하구천은 온몸이 쑤시고 눈가에 경련이 일 정도로 통증이 밀려왔다.하지만 그는 아픈 몸보다 상대의 계략에 빠졌다는 사실 때문에 더 뼈가 아리고 화가 났다.방금 그의 동작이 1초만 늦었어도 그는 아마 지금쯤 저세상 귀신이 되었을 것이다!어떤 의미로 싸움은 이미 승패가 가려진 꼴이 되었다.“하 소주!”밖에 있던 십여 명의 검은 옷을 입은 사내들이 이 광경을 보고 소리를 지르며 달려왔다.무너진 건물들을 보며 그들은 너 나 할 것 없이 눈이 휘둥그레졌고 하구천이 혹여 목숨을 잃은 게 아닌 건 아닌지 절망에 가득한 얼굴이 되었다.십여 명의 사내들은 자갈을 헤치면서 하백
”콰광!”하늘에서 먹구름들이 충돌하는 소리가 고요한 밤하늘을 울렸다.15분 만에 도요타 랜드크루저 여덟 대가 태평산 기슭 쓰러져 가는 집 앞으로 돌진했다.집 앞 마당에는 머리를 알록달록하게 물들이고 몸 여기저기 피어싱을 한 채 온몸을 문신으로 뒤덮은 건달들이 어른거리고 있었다.하지만 평소에는 거만하게 굴던 양아치들도 차 문을 열고 검은 옷을 입은 터프한 남자들이 들이닥치자 얼른 몸을 낮추며 길을 비켰다.어찌 보면 당연한 광경이었다.눈앞에 검은 옷을 입은 남자들은 누가 봐도 함부로 대할 수 없는 아우라가 풀풀 풍겼다.누가 감히 그들에게 반항이란 걸 하겠는가?그들이 옆구리에 차고 있는 총의 위용은 말할 것도 없었다.불과 3분 만에 주변은 완전히 통제되었다.이 지역의 건달 우두머리조차도 이 사람들의 신분을 안다면 절대 함부로 몸을 놀릴 수가 없을 것이다.이 상황에서 그들을 막아서는 사람이 있겠는가?항도 하 씨 가문 후계자가 하는 일에 감히 건달들이 뭐라고 하겠는가?항성과 도성 두 도시는 말할 것도 없고 홍성 길바닥이나 남양 길바닥도 마찬가지였다.이곳은 마침 홍성이 점령하고 있는 구역이었다.현장 통제가 거의 다 된 순간 세 대의 도요타 센추리가 바람처럼 나타났다.“들어가지 마! 나가지도 말고!”하구천은 냉랭한 표정으로 뒷좌석에서 내려 측근 몇 명에게 지시를 내렸고 이곳을 책임지고 있는 건달 두목을 끌고 와 자기 앞에 무릎을 꿇게 했다.이 건달놈은 감히 저항하지도 못하고 하구천을 가만히 쳐다보았다.많은 건달들 눈에 하구천은 그야말로 하늘과도 같은 사람이었던 것이다.“짝짝!”하구천이 손뼉을 치자 측근 중 한 명이 항성 달러가 가득 든 알록달록한 상자를 가져와 그대로 바닥에 쏟았다.그러자 하구천의 측근은 손을 뻗어 그 양아치의 얼굴을 툭툭 건드리며 담담하게 말했다.“엊그제 밤 여기서 무슨 이상한 일이 일어났지?”“한 자도 빠뜨리지 말고 다 말해.”“다 말하고 나면 이게 다 당신 게 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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