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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57화 청혼

보통 사람이라면 분명 시언의 모습에 마음이 약해졌을 것이다.

하지만 이진은 보통 사람이 아니었다.

이진은 표정 하나 변하지 않은 채, 그의 말을 듣고는 차가운 목소리로 한마디 내뱉었다.

“제가 사랑하는 남자는 윤이건 씨밖에 없다는 것을, 기억해 주셨으면 좋겠어요.”

시언은 가슴이 찢어질 듯이 아팠다. 그리고 힘겹게 한 마디 물었다.

“제가 몇 년 더 빨리 나타났다면.”

“그래도 결과는 똑같아요.”

이진은 그의 두 눈을 똑바로 쳐다보며 또박또박 말했다.

말을 마친 뒤, 이진은 더 이상 시언을 쳐다보지도 않은 채 이건을 향해 걸어갔다.

애초에 이진은 시우가 이 연회를 통해 정희와의 결혼 소식을 발표하려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이진은 마침내 시우의 의도를 알아차릴 수 있었다. 몸과 마음이 피곤했던 이진은 이건의 가슴에 기대어 말했다.

“이건 씨, 저 해외여행 가고 싶어요.”

“해외여행?”

이건은 원래 뭔가를 계획하고 있었기에, 얼마 후 이진을 데리고 출국할 생각이었다.

이진이 먼저 제기한 이상, 이건도 더 이상 망설일 이유가 없었다. 그는 활짝 웃으며 이진을 껴안고 말했다.

“그래, 자기가 가고 싶은 곳이라면 어디든 좋아.”

이를 위해 이건은 비행기 티켓을 예약하고 모든 일들 미뤘다. 하지만 이건의 원래 계획까지는 아직 시간이 좀 남았다.

YS그룹에는 이건이 직접 처리해야 될 큰 프로젝트가 있었는데, 이건은 한마디도 하지 않은 채 이진을 데리고 해외로 여행을 간 것이다.

이 소식을 전해 들은 YS그룹의 고위층들은 미치기 직전이었다. 그들은 하나같이 이건에게 전화를 걸어 돌아와 달라고 부탁을 했다. 어쨌든 프로젝트는 끝내고 가야지.

하지만 이건의 대답은 그저 한마디뿐이었다. 결혼식을 마친 후.

결혼식을 마친 후, 이건은 분명 이진과의 아이를 돌보는 데 집중할 것이다.

그러기에 앞으로 일에 전념하는 시간은 점점 적어질 게 뻔했다.

옆에 있던 이진은 한쪽에 놓인 핸드폰이 끊임없이 울리는 것을 보자,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내가 너무 충동적인 건 아니겠지? 이건 씨는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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