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are

제808화 누구를 말하는 거야?

하영은 미안한 마음에 세희의 작은 얼굴을 어루만졌다.

“미안, 엄마 방금 다른 일 좀 생각하고 있었어.”

“아저씨가 보고 싶은 거예요?”

세희는 깜찍한 목소리로 물었다.

하영은 일부러 모른 척했다.

“세희 지금 누구를 말하는 거야?”

“그 찌질한 아빠.”

옆에 있는 세준이 일깨워 주었다.

하영은 멈칫했다. 유준이 문을 박차고 떠난 지 이미 이틀이나 지났다.

요 며칠 유준은 전화 한 통도, 심지어 문자 하나도 보내지 않았는데, 마치 줄곧 삐져 있는 것 같았다.

하영은 소리 없이 한숨을 쉬었다.

“아니야, 엄마 다른 생각을 하고 있었어.”

“거짓말!”

세희는 흥얼거렸다.

“요 며칠 집에 있을 때, 계속 핸드폰을 쳐다보고 있었잖아요!”

‘그렇게 티가 났나...’

세준도 따라서 맞장구를 쳤다.

“엄마, 엄마는 대체 왜 그 찌질한 아빠를 좋아하시는 거예요?”

하영은 감정이라는 걸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몰라 그저 화제를 돌릴 수밖에 없었다.

“참, 날씨도 곧 따뜻해질 텐데, 엄마가 직접 너희들에게 옷 몇 벌 만들어 줄까?”

세준은 어이없어하며 하영을 바라보았다.

“엄마, 지금 화제 돌리고 있는 거죠?”

“아니.”

하영은 계속 발뺌했다.

“엄마는 단지 너희들에게 좀 더 많은 정력을 쏟고 싶었을 뿐이야.”

하영이 말을 마치자, 세희는 작은 손을 내밀어 그녀의 얼굴을 받쳤다.

“엄마, 그럼 자꾸 눈살 찌푸리지 마요, 네? 정 보고 싶으면 문자 보내면 되잖아요.”

하영은 고개를 저었다.

“아니야, 요 며칠 오지 않은 이유는 틀림없이 바빠서 그런 것일 거야. 그러니 나도 그 사람 방해하고 싶지 않아.”

‘그리고 나도 설명할 건 다 했어.’

‘날 믿지 않는 남자를 계속 달랠 필요가 없단 말이지.’

세희는 맑은 눈동자를 빙글빙글 굴렸다.

‘엄마가 연락하기 싫으면, 아빠더러 먼저 연락하라고 해야겠어!’

‘이따가 집에 돌아가면 바로 아빠한테 문자 보내야지!’

‘다들 왜 이렇게 꾹 참는 거야! 하나도 안 귀여워!’

병원에 도착하자, 하영은 아이들을 데리고 검사를 하러 갔다.

Locked Chapter
Continue to read this book on the APP

Related chapters

Latest chapter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