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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53화 그 여자의 이름을 듣고 싶지 않으니까

저녁 무렵, 현욱은 USB를 들고 기범까지 불러 비너스 나이트로 향했다.

가는 길에 기범은 현욱이 며칠 만에 산전수전 다 겪은 노인처럼 변한 것을 보고 감탄을 금치 못했다. 심지어 수염이 덥수룩해서 기범은 소름이 돋았다.

“야, 배현욱, 우인나 씨의 일로 괴로운 건 알겠지만, 그래도 좀 씻고 살자.”

현욱은 멍하니 차창 밖을 바라보았다.

“넌 입이나 다물어.”

“아니.”

기범은 현욱의 팔을 잡아당겼다.

“이따 주민이 만나면 내가 뭘 해야 하는지부터 말해줘. 난 아직도 주민이 우인나 씨에게 이런 일을 했다는 게 믿기지가 않아.”

현욱은 힘없이 말했다.

“너뿐이겠니? 나 자신도 못 믿겠어.”

기범은 한숨을 쉬었다.

“그럼 네 계획부터 말해. 우인나 씨도 괜찮은 사람이니 너희들 돕고 싶어.”

“나도 아직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어. 이따 문자로 소통하자.”

“그래!”

비너스 나이트에 도착하자, 종업원은 현욱과 기범을 데리고 룸으로 들어갔고, 술까지 따주었다.

그렇게 10분도 안 될 때, 주민이 문을 밀고 들어왔다.

현욱이 의기소침하게 소파에 앉아 있는 것을 본 주민은 문득 마음이 아팠고, 눈빛은 상처와 아픔으로 가득 찼다.

‘그 우인나 씨가 현욱 오빠에게 그렇게도 중요한 거야?’

‘아니면, 오빠는 그저 그 여자 뱃속의 아이 때문에 이러는 거야?’

기범은 가장 먼저 주민을 발견했고, 얼른 일어서서 인사를 했다.

“뚱민아, 왔어!”

주민은 기범을 향해 우아하게 웃으며 그의 앞으로 다가갔다.

“기범 오빠.”

“헤헤.”

기범은 주민을 훑어보았다.

“몇 년 동안 보지 못했는데, 뚱민이 너 점점 숙녀로 된 거 같아! 엄청 예쁘네!”

주민은 가볍게 웃더니 현욱을 보며 일부러 모르는 척 물었다.

“현욱 오빠 왜 그래?”

기범도 과장하게 한숨을 쉬었다.

“뭐긴 뭐겠어, 실연 당해서 그러지. 네가 가서 말동무 좀 해줘.”

주민은 고개를 끄덕이며 현욱을 향해 걸어갔다. 그렇게 현욱의 곁에 앉으려고 한 순간, 현욱은 고개를 들어 주민을 보았다.

그 갈색의 눈동자는 쓸쓸한 기운을 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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