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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화

강서연은 머리가 텅 비는 것만 같았다.

뜨거운 가슴이 그녀의 등에 닿아왔고, 그의 뜨거운 심장 박동 소리도 들려왔다. 그녀는 숨을 깊이 들이마셨지만, 여전히 팔다리가 뻣뻣하여 긴장을 풀 수가 없었다.

남자의 손이 갑자기 멈춘다.

"내가 누군지 알아?"

강서연은 이 말에 머리가 멍해졌다.

그가 말하고 싶은 것은... 내 남편이고, 오늘이 신혼 첫날밤이기도 하니, 부부 사이에 이런 일은 당연하다는 건가?

강서연은 떨리는 목소리로 답했다.

"네, 알고 있어요… 구현수 씨잖아요."

그는 입꼬리를 살짝 올렸다.

구현수라...

'내가 진짜 구현수는 아니라는 걸 알까? 하지만 뭐 그녀도 진짜 강서연은 아니잖아.'

사실 그녀가 들어온 순간부터 그는 그녀가 강서연 본인이 아니라는 것을 발견했다. 어찌 된 건지는 모르겠지만, 강 씨네 아가씨의 성격으로는 이런 시골뜨기에게 시집올 리가 없다.

하지만 상관없었다, 둘 다 사기 결혼인 셈이니...

"구현수씨..."

그가 정신을 차리고 고개를 숙여보니 사슴같이 무고한 눈동자와 마주쳤다. 그녀의 수줍고 부드러운 표정은 그의 마음속 어딘가를 움켜잡는 듯하였다.

"죄송해요, 제가 너무 긴장해서..."

그녀는 입술을 깨물고, 작고 가는 손을 내밀어 그의 목을 껴안았다.

"구현수 씨는 이제 제 남편이니… 이런 일은 당연한 거죠, 그럼, 우리 시작해요."

그녀의 앙증맞은 코끝에서 땀방울이 스며 나오기 시작했고, 그녀는 서툰 동작으로 그에게 가까이 다가갔다, 온몸을 떨면서 말이다.

구현수는 살짝 설레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그녀가 어쩔 줄 몰라 하며 그의 입술에 키스하려고 할 때, 그는 갑자기 그녀의 작은 손을 잡더니 그녀와 거리를 두었다.

강서연은 달아오른 멍한 얼굴로 그를 어리둥절하게 바라보았다.

"됐어. 오늘 너도 피곤할 텐데 일찍 쉬어."

"구현수 씨, 저..."

"너에게도 좀 적응할 시간이 필요한 것 같아. 남편이 있다는 사실에 적응하게 되면 그때 다시 봐."

그는 말을 남기고는 몸을 돌려 누웠다.

그의 등을 멍하니 바라보던 강서연의 귓가에 얼마 지나지 않아 남자의 깊은 숨소리가 들려왔다.

그녀는 그제야 그를 자세히 훑어보기 시작했다.

그의 잠든 모습은 매우 멋있었다. 조각 같은 얼굴에, 짙은 눈썹이 특히 남자다웠다. 그의 근육 진 몸매는 보기만 하여도 설레게 하였다.

강서연은 얼굴을 붉히며 급히 몸을 돌려 누웠다.

잠기운이 서서히 몰려오기 시작했다. 동시에 그녀의 머릿속엔 온통 시집가기 전 정경으로 가득 찼다. 그때 계모와 강유빈은 비웃는 듯한 말투로 그녀에게 말했다. 구 씨와 강 씨 양가는 대대로 내려오며 아주 가깝게 지내왔고, 두 가문 사이에 혼약까지도 맺었지만, 구씨 가문은 큰 사고가 있고 난 뒤부터 줄곧 작은 산촌에 숨어 지냈다고 한다. 낡아 허물어 빠진 집에서 살며 구 씨 집 아들은 동네에서 유명한 망나니이며, 또한 교도소에 자주 드나든다고 한다.

"내가 어떻게 그런 건달 놈과 결혼하겠어?"

강유빈은 도도하게 말했다.

"이런 건달 놈은 너한테 딱 어울릴 것 같아. 네 엄마도 얼마나 많은 남자를 만났는지 모르잖아, 네 동생도 잡종 아니야? 너 같은 신분에 이런 건달 놈들과 어울리는 게 맞는 것 같아! 서연아, 너도 한번 잘 생각해 봐."

아버지도 아주 차갑게 말을 이었다.

"네가 유빈을 대신하여 구현수와 결혼하기만 하면 내가 너에게 돈을 넉넉히 줄 테니, 넌 그 돈을 가지고 네 어머니를 치료하도록 해."

계모는 그녀의 머리를 쿡쿡 찌르며 말했다.

"너 같은 천한 년을 강 씨네 둘째 아가씨 신분으로 시집보내는 것을 감지덕지하게 생각해! 주제넘지 말고!"

강서연은 갑자기 잠에서 깨게 되었다. 일어나보니 이미 날은 밝았고, 곁에 누워있던 남자도 모습이 보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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