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are

제1420화

Author: 고능비
“고마워요.”

여운초는 부드러운 목소리로 고맙다고 인사했다.

“형수님.”

전이진이 하예정을 불렀다.

그녀는 알아들었다는 듯 여운초를 부축해 의자에 앉혔다.

전이진은 과일 바구니를 테이블에 놓고 꽃다발은 하예진의 침대 머리맡에 놓으며 부드럽게 말했다.

“예진 씨, 이건 운초 씨가 준 거예요. 빨리 낫길 바라요.”

하예진은 그에 감사하다고 말했다.

그녀는 여운초와 친하지 않지만 동생이 여운초와 친하다는 것을 알고 있다. 동생도 그녀에게 여씨 집안의 아가씨는 할머니가 전이진에게 택해 준 아내감이라고 말한 적이 있다. 여운초에 대한 전이진의 태도를 보면 할머니의 안배를 받아들인 듯했다.

“예진 씨.”

여운초는 하예진을 향해 앉았다.

“죄송해요.”

그녀는 하예진에게 사과했다.

“운초 씨가 왜 저한테 사과해요?”

하예진은 아직 허약했다. 마취제의 약효가 끝난 후 상처와 수술한 부분이 너무 아팠다. 아픈 나머지 얼굴색이 더더욱 안 좋아졌고 말할 때도 크게 말할 수가 없었다.

여운초는 자책하듯 말했다.

“처음부터 이 일은 나 때문에 일어난 거예요. 예정 씨는 나를 도와주고, 구해주기 위해 엄마와 관계가 틀어진 거고요. 그래서 엄마가... 엄마는 지금 잡혔으니 꼭 법적 처벌을 받을 거예요. 저는 범죄 용의자의 가족으로서 당연히 예진 씨에게 사과해야죠.”

그녀는 일어서서 정중하게 사과했다.

“예진 씨, 미안해요.”

“사과 받아들일 테니까 자책하지 마요. 이 일은 당신의 잘못도 아니고, 예정의 잘못도 아니에요, 그 사람들이 너무 미쳐서 그런 거죠.”

하예진은 사실 배후가 누구인지 몰랐다. 여운초가 와서 사과한 후에야 깨달았다.

하지만 여운초는 여전히 자책에 잠겨있다.

하예정이 어머니와 관계가 틀어진 것은 모두 본인을 도와줬기 때문이라고 생각했다.

하예정은 한바탕 그녀를 위로한 후 물었다.

“운초 씨 집은 지금 어떻게 됐어요?”

여운초의 엄마와 동생, 모녀 둘 다 들어가게 되었다.

여운별이 하예정에게 고소당한 후 받은 형은 여씨 사모님만큼 무겁지는 않았다. 사모님은 원래 딸을 구하
Locked Chapter
Continue Reading on GoodNovel
Scan code to download App

Related chapters

  • 내 남편은 억만장자   제1421화

    여운초는 잠자코 있다가 입을 열었다.“그럼 부탁할게, 둘째 도련님.”“아니, 아직도 도련님이라고 부르는 거예요? 너무 낯설게 들리네요. 그냥 이진이라고 부르는 건 어때요? 운초 씨는 제 친구이고, 이진 씨는 제 시동생인 데다 둘이 나이도 비슷하겠다, 편하게 불러도 좋을 것 같은데요.”전이진은 형수에게 감사의 눈빛을 보냈다.여운초는 웃기만 할 뿐 말을 잇지 않았다. 그녀는 전이진과 단둘일 때는 이미 반말을 사용하고 있다.하예진은 쉬어야 했기에 여운초는 오래 머물지 않았다.이경혜 모녀가 온 후, 그녀는 전이진과 함께 떠났다.“예정아, 우빈이 데리고 전 대표와 함께 돌아가서 밥을 먹고 오후에는 집에서 쉬어. 나와 소현이가 여기에서 네 언니를 보면 되니까. 이제 저녁에 너희 부부가 다시 와서 지키면 돼.”이경혜는 저녁에 지키고 싶지 않은 것이 아니라 하예정을 도저히 이길 수 없었다.반면, 조카의 행동이 이해되기도 했다.이경혜의 자녀들은 그녀가 나이가 들어 견딜 수 없을까 봐 걱정했다.하예정은 언니를 쳐다봤다.“이모 말 들어.”하예진이 속삭였다.“지금 네가 초췌한 모습 보는 것도 마음이 아파. 나 괜찮아, 안 죽어. 부모님이랑 우빈이 잘 돌보겠다고 약속했어. 빨리 우빈이 데리고 가서 쉬어.”전태윤이 밖에서 들어왔다. 방금 하예진의 주치의를 찾아가 부상 상태를 알아보고 후유증이 있을 가봐도 걱정되었다.“이모.”그는 이경혜에게 매우 공손하게 대했고 만날 때마다 꼬박꼬박 이모라고 불렀다.성소현을 대할 때, 그는 항상 잠시 주저한 후에야 처형이라고 부를 수 있었다.이럴 때마다 성소현은 은근히 기분이 좋아지는 것을 참을 수 없었다.전태윤처럼 도도한 사람이 예전 같으면 자신을 쳐다보지도 않았겠지만, 지금은 만나기만 하면 고개를 숙이고 비위를 맞추는 말투로 그녀를 처형이라고 부른다.예전처럼 그녀를 쳐다보지도 않는 것은 더더욱 안 됐다.성소현은 뜻 모를 쾌감을 느꼈다.전태윤은 성소현과 인사를 나눈 후 그의 와이프를 바라보았다. 성소현의 득의양

  • 내 남편은 억만장자   제1422화

    하예정은 원래부터 사고가 일어났을 때 언니 곁에 있어주지 못한 게 자신의 잘못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만약 아이 문제로 검색어에 오른 것까지 알게 되면 어떻게 생각할지 모른다.“그럼 리조트로 돌아가요. 할머니는 어린아이가 심하게 놀라면 굿을 해야 한다고 하셨어요. 엄마가 그러는데 어렸을 때 나도 자주 놀라서 무당에게 부탁하여 굿을 하였다네요.”차에 올라타자 전태윤은 입을 열었다.“할머니가 언제부터 그런 걸 믿었는지 몰라. 그 무당 선생, 우리 둘의 팔자도 봐주셨잖아. 우리 둘이 한평생 부부의 인연이 있다고 하여서 할머니가 극구 엮어주신 거야.”“...그런 이유도 있었어요? 전 할머니가 내 인품을 마음에 들어 하셔서 그런 줄 알았는데, 아니었네요. 무당의 말 한마디에 우리 둘을 맺어주게 된 거였네요.”전태윤은 한 손으로 우빈이를 껴안고 한 손으로 그녀를 끌어안았다.“그 무당 한 수는 있다니까.”그와 하예정이 부부의 인연이 있다고 한 것은 옳은 말이다.그 두 사람은 지금 오붓한 부부로 되였으니.안타까운 건 부부의 인연이 한생밖에 안 된다는 사실이었다. 그는 다음 생에도 그녀와 부부로 되고 싶었다.하지만 사람의 인생은 한 번뿐이니 이번 생을 소중히 보내면 된다.“할머니는 무당에게 집의 풍수 문제도 물어보려고 했는데 풍수에 관해서는 조예가 깊지 못해 무슨 문제가 있는지 모르겠다며 따로 모셔 보라고 하셨어.”전씨 일가에서는 딸을 낳지 못하고 있는데, 전태윤은 할머니에게 풍수 문제가 아닐지 얘기했던 적이 있어 할머니께서 비로소 그 무당에게 물어본 것이다.그 무당은 팔자를 보는 면에선 매우 정확했지만, 풍수에 대해서는 깊이 알고 있지 않아 다른 유명한 풍수가를 청했는데, 그 풍수가도 아무런 문제를 보아내지 못했다.하지만 무당이 할머니에게 알려준 바에 의하면 전태윤과 하예정 부부는 아들과 딸을 다 품에 안을 팔자라고 했다.할머니가 즐거운 듯 이 사실을 그에게 알려줬을 때 그의 입꼬리도 덩달아 올라갔다.아들딸을 모두 안게 된다니, 누구든 부러워할

  • 내 남편은 억만장자   제1423화

    한편 전이진은 여운초를 데리고 병원에서 나온 뒤 그녀를 꽃필무렵에 바래다주지 않고 바로 관성호텔로 갔다. 그러고는 여운초에게 말했다.“병원까지 같이 다녀왔는데 점심에 밥 사줘.”일에 관한 생각을 하고 있던 여운초는 침묵에 잠겼다.‘왜 매번 나보고 밥을 사라고 하는 거지?'여운초는 전이진을 향해 고개를 돌리며 담담히 물었다.“어디 가서 먹고 싶어?”“난...”전이진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그의 휴대폰이 울렸다.발신자 표시에 이름이 적혀 있지 않았지만 번호가 기억에 남았다. 여 대표였다.“큰아버지한테서 전화가 왔어.”그는 여운초에게 알렸다.그녀는 잠시 눈살을 찌푸리다 다시 침착하게 말했다.“내 생각에는 급한 김에 너에게 도움을 청하려는 것 같아.”여 대표는 정말 급해 났고 두려워 났다.그와 아내는 한 줄에 묶인 사람이라 비록 겉으로는 아내가 죄명을 다 쓰고 있지만 조사를 견디지 못할 것이었다. 경찰이 깊이 조사하기만 하면 그는 빠져나갈 수 없게 된다.그들 부부가 큰 힘을 들여 여기까지 왔는데 지금 공든 탑이 무너질 것 같은 예감이 들어 급해하지 않을 수 없었다.아내가 그의 충고를 듣지 않는 것이 마음속으로 원망스럽기만 했다.아내에게 더 이상 전태윤 부부와 싸우지 말라고 수없이 설득했었다. 그들에게 몇백억의 재산이 있어도 여전히 전씨 일가를 이길 수 없다고.여운별이 형을 선고받으면 받았지, 그들 부부가 밖에서 멀쩡히 기다리기만 하면 딸이 형을 마치고 출소한 후 딸에게 좋은 조건을 마련해 줄 수 있다.여운별이 사람을 고용해 해하려 한 것은 그다지 엄중한 일은 아니었다. 하예정이 무술을 할 줄 알고, 전씨 집안의 경호원이 몰래 그녀를 따라다지만 않았더라면 그 결과는 상상할 수 없었겠지만 말이다.하지만 지금은 그저 몇 년 형을 선고받았을 뿐이다.딸은 아직 젊어 몇 년 동안 감옥살이를 하고 나와도 겨우 20대이다. 비록 감옥살이는 불미스러운 일이지만 법을 어긴 데다가 하예정의 양해를 구할 방법이 없어 법의 제재를 받을 수밖에 없다.

  • 내 남편은 억만장자   제1424화

    전이진은 여운초에게 한마디 던지고는 그녀가 대답하든 말든 일단 전화를 받은 후 휴대폰을 여운초 앞에 내밀었다.“빨리 받아, 같이 죽는 게 싫으면.”그녀는 마지못해 그의 휴대폰을 받았다.여 대표는 이미 전화 저편에서 말하고 있었다.“이진 씨, 시간 돼요? 제가 밥 살게요.”여운초는 전이진의 휴대폰을 귓가에 갖다 대고 큰아버지의 물음에 침착하게 대답했다.“큰아버지, 이진 씨는 운전 중이어서 전화 받기 불편해요.”“운초? 이진 씨랑 같이 있었어? 그럼 좀 전해줘, 내가 밥 살 테니까 시간 있냐고 말이야. 너도 같이 와.”여 대표는 조카딸의 목소리를 듣고 전이진과 함께 있는 것을 알고 온화한 태도를 보였다.“이진 씨, 큰아버지가 밥 사준다고 하는데, 시간 괜찮냐고 묻네.”“당연히 괜찮지, 우리 지금 밥 먹으러 가는 길이잖아. 여 대표님한테 관성 호텔에서 기다리고 있겠으니 빨리 오라고 해.”오늘은 여운초의 돈을 쓰지 못하게 됐다.나중에 다시 써도 마찬가지, 어쨌든 그는 평생의 시간이 있으니까.그녀의 돈을 쓰는 것은 중요하지 않았다. 그저 그녀가 매번 그에게 밥을 사줄 때마다 돈을 아까워하는 모습이 웃겼다. 그래서 그녀의 돈을 쓰는 것을 좋아했고 그녀가 아까워하면서도 아무렇지도 않은 척하는 모습을 보는 것이 재미있었다.‘여운초: ...누가 너랑 평생을 살겠대?’“큰아버지, 이진 씨가 하는 말 들으셨죠?”여 대표는 전화 저편에서 대답하였다.“알았어요, 지금 바로 관성 호텔로 갈게요.”말을 마친 그는 바로 전화를 끊었다.여운초는 핸드폰을 전이진에게 돌려주었다.전이진은 차를 몰며 농담 조로 말했다.“네 큰아버지가 나에게 찾아와 도와달라고 하는 건 아마도 널 나한테 시집보내겠다는 뜻일 텐데, 너 나에게 시집올거야?”“...”“지난번에 너에게 못된 짓을 하려 했던 그 나쁜 놈, 공씨 어르신이 이미 가법으로 혼을 내주었어. 그냥 한번 너에게 알려주는 거야. 네 엄마가 그 사람을 찾은 건 관성에서의 공씨 가문의 명성을 생각해서야. 공씨 가문에

  • 내 남편은 억만장자   제1425화

    여운초는 화를 참으며 말했다.“난 네가 어떻게 생겼는지도 모르는데 어떻게 못생겼다고 할 수 있겠어? 이진아, 결혼은 큰일이지 소꿉장난이 아니야. 나랑 넌 기껏해야 아는 사이일 뿐이지, 사귀는 사이도 아닌데 어떻게 결혼에 관해 토론할 수 있어?”전이진은 바로 대답하지 않았다. 그녀는 자신이 그를 설득한 줄 알았지만 곧 부드러운 목소리가 드려왔다.“결혼은 반드시 사귀는 전제하에 하는 게 아니야. 우리 형은 형수님과 혼인신고를 할 때야 만났는데 지금 잘만 지내고 있잖아. 꿀처럼 달콤하게 잘 지내서 누가 봐도 부럽고 질투가 나는데.”“...”‘태윤 씨와 예정 씨가 초고속 결혼을 한 걸 보고 설마 전씨 일가의 모든 도련님이 따라배워 초고속 결혼을 하려는 건 아니겠지? 아니면 다들 너무 바빠 연애하기 귀찮아서 태윤 씨를 배우고 싶어 하는 건가?’전이진은 또 입을 열었다.“만약 먼저 사귀는 것을 원한다면 그것도 간단해, 지금 네 남자친구로 될 수 있어. 그럼 우리 이제부터 사귀는 거다?”“...넌 내 의견은 묻지도 않는 거야?”“네 대답은?”“난 너와 같은 도련님이랑 어울리는 사람이 아니야. 그리니 더 이상 나를 놀리지 말아줘.”처음 전이진을 만났을 때, 그녀는 그가 그녀에게 의도적으로 접근한다는 것을 느꼈다.그녀는 아무리 생각해도 이해할 수 없었다.전이진이 그녀를 좋아한다는 생각도 했지만, 나중에 스스로 부정했다.그녀는 장님이고 전이진은 전씨 일가의 둘째 도련님이다. 전씨 일가의 어르신들이 아무리 마음이 넓고 가풍이 좋다고 해도 장님인 그녀를 받아들이기는 힘들 것이니까.“왜 나와 안 어울린다고 하는 거야? 우리 둘이 잘 어울릴 수 있도록 내가 고칠게.”전이진은 할머니로부터 그녀의 사진을 받은 순간, 자기가 아무리 싫어해도 결국 할머니가 원하는 대로 그녀를 아내로 맞이할 것이라는 것을 알았다.도망갈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아예 여운초를 아내로 대했다.“난 장님이잖아.”전이진은 웃으며 말했다.“음... 내가 내 눈을 찔러 장님으로 될 수는

  • 내 남편은 억만장자   제1426화

    관성 호텔에 도착한 전이진은 차를 세우고 먼저 내리더니 재빨리 몸을 돌려 조수석 쪽으로 가서 여운초가 내리기를 기다렸다.그녀가 내리자, 그는 그녀의 앞을 가로막았다.“이진아.”그녀는 고개를 들고 그의 쪽을 향해 섰다.그가 더 가까이 다가오자 익숙한 남성 향기가 그녀의 코를 찔렀다.전혁진은 갑자기 그녀의 손을 잡더니 자기 얼굴에 가져다 댔다.“운초야, 내 얼굴 한번 잘 만져봐 봐. 비록 네가 잠시는 내가 어떻게 생겼는지 보지 못하지만, 손으로 내 얼굴을 더듬으며 내 모습을 상상해 봐. 난 네가 할 수 있다는 걸 알아, 넌 아주 똑똑하잖아.”여운초는 조용히 그를‘쳐다보았다'.한참 후 그녀의 손이 움직였다.그는 곧 잡고 있던 그녀의 손을 놓고 그녀가 손으로 자기 얼굴을 이리저리 만지도록 내버려 두었다.길고 부드러워 보이는 그녀의 손가락은 의외로 거칠었다.온통 굳은살투성이였기 때문이다.그녀의 손은 보기엔 매우 부드럽고 아름다워 보였다.여운초는 손이 가져다주는 느낌에 따라 전이진의 모습을 머릿속으로 상상하며 몇 번 만지작거리다가 그가 자신에게 너무 가까이 다가왔음을 눈치채고 정신을 차리고 서둘러 손을 움츠렸다.전이진의 눈빛은 그녀의 붉은 입술을 깊이 주시하고 있었다.그녀는 오밀조밀한 이목구비를 가진 매우 아름다운 여자다. 심지어 연분홍빛이 나는 입술을 가지고 있다. 그는 가까이에서 그녀의 붉은 입술을 보며 그 입술이 자기가 생각하는 것처럼 부드러운지 한번 맛보고 싶었지만, 감히 행동하지는 못했다.그녀의 마음속에는 높은 벽이 하나 쌓여 있는데 그는 아직 절반도 오르지 못했으니 너무 건방지게 굴어서는 안 되었다. 아니면 그녀의 마음속에서의 인상이 원점으로 떨어질지도 모른다.“큰아버지는 오셨을까?”여운초가 먼저 침묵을 깼다. 하지만 그들 사이에는 여전히 애매한 분위기가 남아있었다. “글쎄.”전이진은 그녀를 향해 손을 내밀었다.“내 손 잡고 들어갈래?”“아니, 괜찮아.”여운초는 지팡이가 있어서 혼자 걸어 들어갈 수 있었다.전이진도 더

  • 내 남편은 억만장자   제1427화

    “운초야, 너 어떻게 전이진 씨랑 함께 왔어?”여 대표는 참지 못하고 물었다.그에 여운초는 그저 담담하게 말했다. “병원에 예정 씨 언니를 보러 갔다가 우연이 이진이를 만났는데 이진이가 저를 집에 데려다주는 길에 큰아버지 전화를 받은 거예요.”여 대표는 잠자코 있다가 관심 조로 물었다.“하예진 씨는 어떠냐?”“위험은 벗어났어요. 전 엄마 대신 사과드리러 간 거고요.”“운초야, 그 일은 절대 네 엄마가 한 것이 아니다. 판결을 받기 전에 네 엄마가 한 일이라고 함부로 말하지 마라.”여 대표는 불쾌한 듯이 말했다.“증거가 없다면 경찰도 엄마를 집에서 데려가지 않았을 거예요. 그날 일에 참여한 사람은 아무도 도망가지 못하고 모조리 잡혔잖아요. 큰아버지가 방금 돌아왔다고 해도 이 일에 대해 전해 들었을 거 아니에요. 경찰이 아무나 억울하게 잡아가지 않을 거라고 전 믿어요.”사실 그녀도 경찰이 왜 엄마를 붙잡았는지 모르고 있다.경찰은 아주 신속하게 엄마를 데려갔다.꼬리가 길면 밟힌다고, 아무리 큰 세력을 손에 쥐고 있다 해도, 나쁜 일을 하다 보면 언젠가는 꼭 잡히게 된다. 악이 어떻게 선을 이길까.물론 그녀는 엄마를 조금도 동정하지 않고, 구할 생각은 더더욱 하지 않았다.여 대표는 목이 메어 한동안 말이 나오지 않았다.한참 후에야 그는 서둘러 메뉴를 전이진에게 건네주며 주문하라고 했다.“메뉴는 따로 필요 없어요.”전씨 가문의 둘째 도련님으로서 자기 집에서 연 호텔에서 식사하는데, 어떤 음식이 맛있는지 그는 손바닥 보듯 훤히 알고 있다.여 대표가 산다고 하니, 그는 전혀 사양하지 않고 호텔의 메인 요리를 많이 주문했다. 다만 운전해야 하기에 좋은 술을 몇 병 주문하지 못하는 것이 못내 아쉬웠다. 아니면 여 대표의 카드를 한번 본격적으로 긁을 수 있을 텐데.그는 주문을 마친 후 여 대표를 향해 말했다.“오늘 무슨 일로 보자고 하신 거죠? 용건이 있거든 바로 말해요. 난 원래 추측 같은 거 하는 건 질색이라서요.”“참으로 호탕하시네요

  • 내 남편은 억만장자   제1428화

    여 대표는 여운초를 한번 쳐다보고는 말했다.“전이진 씨, 제 의붓딸은 다른 사람과 달라요. 눈이 보이지 않잖아요. 이진 씨가 책임을 지지 않으면 앞으로 평생 시집가지 못할 겁니다.”“큰아버지!”운초는 엄숙한 표정으로 말했다.“전 누구에게도 시집가지 않아요. 이진이가 나에게 책임질 필요도 없고 나도 아무런 손실도 없어요. 그날 밤,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고요. 그러니 이진이도 나에게 책임질 필요가 없어요.”여 대표는 그녀의 친아버지는 아니지만 그녀의 윗사람이다.의붓아버지이기도 하고.여 대표가 이렇게 전이진에게 요구하자 여운초는 창피해서 쥐구멍이라도 찾아 들어가고 싶었다.“운초야, 내가 네 아버지께 너를 잘 키워 좋은 시댁을 찾아주겠다고 약속했어. 이 큰아버지는 너를 잘 보살피지 못해 네가 장님이 된 것에 이미 양심의 가책을 느끼고 있어. 만약 네게 좋은 시댁을 찾아주지 못한다면 나는 앞으로 죽어도 네 아버지를 볼 면목이 없을 거야.”여 대표의 목적은 전이진이 여운초에 대한 인상을 망치고 전이진과 전씨 일가 사람들이 그녀를 무시하도록 만들기 위해서였다.만약 조카딸이 전씨 일가 할머니가 찜한 둘째 손자 며느릿감이라는 것을 안다면 피를 토할지도 모른다.“전이진 씨, 한번 잘 생각해 봐요...”전이진은 여운초를 한번 쳐다보고는 입을 열었다.“여 대표님의 말에 따르면 내가 운초에게 책임을 지지 않으면 운초는 평생 혼자 살게 될 텐데, 내가 어떻게 그렇게 되도록 놔둘 수 있겠어요. 운초야...”“이진아!”여운초는 굳은 얼굴로 전이진의 말을 끊었다.“이진아, 난 네가 나에게 책임질 필요가 없다고 생각해.”그녀는 또 여 대표에게로 고개를 돌리고 진지하게 말했다.“큰아버지, 더 이상 이진에게 나를 책임지라고 강요하지 마세요, 필요 없어요! 큰아버지가 말하고 싶은 건 이게 아니잖아요, 똑바로 말씀하세요. 저를 핑계로 삼을 필요가 없잖아요.”“이진아, 큰아버지가 말하고 싶은 것은 네가 나서서 하예정 자매에게 좋은 말을 좀 해서 우리 엄마가 가벼

Latest chapter

  • 내 남편은 억만장자   제2781화

    “엄마.”고현은 진미리의 전화를 받았다.“현아, 퇴근했어?”“네, 막 퇴근하려고 그래요. 왜 그러세요?”“드레스 말고도 평소에 입을 옷도 몇 벌 더 사줄까?”고현은 생각하지도 않고 바로 거절했다.“필요 없어요.”고현은 단지 내일 저녁 연회에 드레스를 입고 참석하여 사람들에게 그녀가 사실 여자라는 것을 알려주어 전호영이 동성애자가 아닌 정상적인 남자라는 것을 알려주고 싶었을 뿐이다. 사람들이 더는 색안경을 끼고 전호영을 보게 하고 싶지 않았다.다들 전호영이 고현을 삐뚤어지게 했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항상 색안경을 끼고 전호영을 바라보았으나 고현은 정상적인 남자라고 여겼다.진미리는 의아한 표정으로 물었다.“왜 필요 없어? 여자 신분을 회복하려고 하는 거 아니었어? 내일 저녁에만 드레스 입고 계속 남자 옷을 입고 다니려고?”“네. 원래대로 다니려고요.”고현은 이제 그녀의 가짜 가슴 근육을 사용하지 않아도 될 것이다.하지만 그녀는 약간 태평공주기 때문에 가슴 근육을 사용하지 않고 양복을 입어도 남자처럼 보였다.진미리는 계속해서 설득했다.“신분을 드러내기로 했는데 왜 또 남자 행세를 하려고 해? 얼마나 힘들어.”“엄마, 그건 제 습관이에요. 20년 동안의 습관을 단번에 고칠 수 있는 게 아니잖아요. 엄마, 저의 요구대로 사주세요. 앞으로 일은 제가 알아서 할게요. 걱정하지 마세요. 걱정하시려면 엄마 아드님 걱정 좀 하세요.”“빈이 그 자식은 걱정해도 소용없어. 그럼 엄마는 네 요구대로 드레스를 사줄게. 그리고 평소 입을 옷도 몇 벌 사 갈게. 옷장에 넣어두었다가 입고 싶을 때 꺼내서 입어.”“알겠어요.”“그래. 넌 퇴근해. 난 네 아빠랑 밥 좀 먹어야겠어. 네 아빠가 오랜만에 쇼핑하니 너무 힘들대. 먼저 밥 먹고 나서 다시 옷 보러 돌아다닐게.”진미리는 전화를 끊었다.고지호가 곁에 물었다.“현이가 싫대?”고진호 부부는 고현의 도도한 분위기에 어울리는 옷들을 많이 봤다.“현이가 싫다고 해도 우리가 집으로 사가서 현이 옷장에 넣어두

  • 내 남편은 억만장자   제2780화

    전호영은 씩 웃으며 말을 이었다.“아니에요. 제가 고현 씨에게 꽃다발을 반년 넘게 보냈지만, 당신은 돈을 낭비한다면서 표정 한 번 변하지 않더니만 갑자기 이렇게 반응이 달라지니 놀라서 그러죠. 고현 씨가 제 꽃다발을 좋아한다고 하니 저도 기분이 너무 좋네요.”고현은 그를 한참 동안 바라보더니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그녀는 몸을 일으켜 책상을 에돌아 꽃다발을 꽃병에 꽂았고 뒤로 몇 걸음 물러서서 보면서 말했다.“너무 예쁘네요. 이 꽃병에 마침 꽉 찼네요.”“그럼요. 저의 마음이니까요.”고현은 다시 돌아서서 책상을 치우기 시작했다. 그녀는 출근하기 전에도 책상 위가 깨끗해야 했고 퇴근할 때도 책상 위가 정연해야 했다.“가요. 밥 먹으러 가요. 예진 언니랑 노 대표님께서 오래 기다리게 해서는 안 돼요.”전호영은 그녀와 어깨를 나란히 하고 걸으며 말했다.“제가 왔을 때 동명 형에게 전화했는데 예진 누나랑 지금 돌아오는 길이래요. 조금 먼 거리에 있어서 저희보다 조금 늦게 호텔에 돌아올 것 같다고 하더군요. 게다가 지금은 퇴근 시간대라 길이 막히기 쉽거든요.”두 사람은 함께 사무실을 나섰다.고현은 남 비서에게 지시했다.“박 대표님께 미팅이 한 시간 늦어진다고 전해주세요.”“알겠습니다.”비서는 고현이 박 대표와의 미팅을 취소하는 줄 알았다. 다행히 박 대표와 미리 말을 해 놓았다.전호영은 고현에게 물었다.“저녁에도 또 일 보려고요?”고현은 고개를 돌려 그를 보았다. 전호영은 곧 그녀의 눈빛의 뜻을 알고 싱글벙글 웃으며 말했다.“저도 사실 매우 바쁘거든요. 매일 아무 일도 하지 않는 놀부가 아니라고요.”전호영에게는 미래의 아내에게 구애하는 일도 큰일이었다.그는 매일 고현을 쫓아다니느라 정신없이 바빴다. 정말 빈둥빈둥 놀고 있는 것이 아니었다.“호영 씨는 제가 본 사람 중 가장 한가한 사람이에요. 전씨 할머니도 호영 씨보다 더 바쁘실걸요.”전호영은 걸어가면서 말을 이었다.“그건 그래요. 저는 우리 할머니에 비하면 덜 바쁘죠. 우리 어

  • 내 남편은 억만장자   제2779화

    저녁 무렵, 전호영은 그가 자주 사용하는 마이바흐를 몰고 제때 고씨 그룹에 들어섰다.고씨 그룹 건물 입구에서 차를 멈추었다.그는 꽃다발을 안고 차에서 내렸다.양복 차림의 전호영은 언제나 그랬듯 늘 멋졌다.“전 대표님.”그는 꽃다발을 안고 걸어 들어갔고 모두 그를 보고 함박웃음을 지으며 안부를 물었다.전호영이 지나가자 그 직원들은 웃음을 거두어들였다.전호영은 고씨 그룹에서 얼마나 많은 사람이 그를 싫어하는지 잘 알고 있다.그의 신분이 높지 않았다면 그 직원들은 가짜 웃음조차 그에게 주기 싫었을 것이다.‘휴, 현이 씨가 여전히 여성 신분을 폭로하기 싫은 거로 보면 아무래도 내 노력이 너무 부족했나 싶다...’전호영은 계속 동성애자라는 누명을 쓰며 강성의 젊은 여성들의 증오와 미움을 견뎌야 했다.그러나 전호영은 곧 다시 마음을 가다듬었다.그는 고현을 따르기로 한 그날부터 단단히 마음 먹었다.남들이 뭐라고 하든 그는 아내를 쫓아다닐 거라고 다짐했다.이렇게 하면 사실 좋은 점도 있다. 바로 고현이 원래 여자였다는 사실을 아무도 몰랐기 때문에 진정한 연적이 없다는 점이다.그리고 여자 연적들에 대해서도 두려울 게 뭐가 있는가!고현의 여자 신분이 드러나게 되면 그 여자들의 마음은 아마 단번에 무너질 것이다.전호영은 그렇게 기분 좋게 엘리베이터에 들어가 꼭대기 층으로 올라갔다.엘리베이터에서 나온 전호영은 남 비서의 도움으로 문을 열고는 그녀에게 서프라이즈를 주려고 살금살금 들어갔다.“나가세요! 노크 다시 하고 들어와요!”고현의 낮고 차가운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전호영은 멈칫했다.고현의 청력이 정말 대단했다.“현이 씨...”고현은 고개를 들어 심각한 표정을 지었다.전호영은 즉시 항복했다.“네네네, 나가겠나이다. 노크하고 다시 들어오겠나이다.”서프라이즈를 해주고 싶었지만, 고현은 문 여는 소리를 듣더니 다시 노크하고 들어오라고 했다.전호영은 어쩔 수 없이 사무실에서 나갔다.남 비서는 그가 들어가자마자 다시 나오는 모습을 보고 무

  • 내 남편은 억만장자   제2778화

    “그래, 일 봐. 엄마가 지금 네 아빠 불러서 함께 드레스랑 하이힐을 사러 갈게.”진미리는 기쁜 마음으로 전화를 끊었다.귓가에서 휴대전화를 떼자마자 진미리가 소리쳤다.“여보! 여보!”고진호가 밖에서 대답했다.“왜 그래?”고진호가 곧 밖에서 뛰어 들어왔다.“무슨 일이에요? 너무 큰 소리로 외쳐서 허둥지둥 달려왔는데.”“가요. 당장 옷 갈아입고 나가서 치마 좀 사요. 제가 직접 우리 딸을 위해 드레스를 골라줘야겠어요. 드디어 예쁜 치마를 사서 우리 딸을 예쁘게 꾸밀 수 있게 됐어요.”고진호도 웃으며 말을 이었다.“우리 현이가 그렇게 말했다고요? 너무 좋은 일이네요. 그럼, 사람 시켜 패션 디자인 사진을 가져오게 해요. 문 나설 필요 없이 사진만 고르면 되잖아요. 우리 현이가 입을 건데 당연히 가장 좋은 옷을 주문해서 제작해야죠.”“그러기엔 너무 늦었어요. 내일 저녁에 입을 드레스라서 시간이 안 돼요. 저한테도 드레스가 많지만, 중년 드레스라서 젊은이가 입기에는 어울리지 않아요. 우리 백화점에 가서 먼저 현물을 사고 나중에 천천히 주문 제작해요.”고진호도 고개를 끄덕이면서 말했다.“우리 현이가 치마를 입고 싶어 하다니... 호영이에게 미리 웨딩드레스를 맞추라고 알려줘야 겠어요. 그럼 곧 결혼할 수도 있겠네요. 우리도 큰 걱정거리를 해결할 수 있겠네요.”그리고 나서 고진호 부부는 집중적으로 매일 시시덕거리고 껄렁껄렁한 고빈을 혼내줄 수 있을 것이다.서른이 다 되어가는 고빈 주위에는 예쁜 미인들이 많지만 여자 친구는 단 한 명도 없었다.장녀 고현이 있기 때문에 진미리 부부는 잠시 고현의 인생 대사에 몰두하고 있었다.고현의 일이 곧 결실을 보게 되면 이번에는 고빈의 차례로 될 것이다.두 아이는 같은 해, 같은 달, 같은 시각에 태어났다.“내일 저녁 현이가 드레스를 입고 연회에 참석하는 일은 당분간 호영에게 알리지 마세요. 제 생각에는 현이도 갑자기 치마를 입고 여성 신분을 모두에게 알리려는 것을 호영이가 모르는 것 같더라고요.”진미리는

  • 내 남편은 억만장자   제2777화

    “엄마, 사실 나도 좀 망설여져요.”고현의 말을 들은 진미리는 황급히 말을 이었다.“망설일 필요 없어. 너 원래 여자이고 원래 치마 입어도 되는 신분이야. 네가 20년 이상 남자 옷을 입었으니 진작 여자 옷을 입었어야 했어. 호영이도 네가 드레스를 입고 연회에 함께 참석하는 것을 알면 얼마나 기뻐하겠어. 그때 가서 다들 네가 여자라는 걸 알게 될 거고 너희 둘이 게이라고 수군대지도 않을 테고. 사실 사람들이 나한테 네가 그토록 훌륭한데 호영 때문에 삐뚤어진다는 말을 했거든. 네가 정상인데 호영 때문에 게이로 되었다는 말을 들을 때마다 난 사실을 그들에게 진실을 알려주고 싶었어. 그런데 넌 여자 신분을 되찾고 싶어 하지 않았기 때문에 엄마는 늘 참고 있었지. 그리고 그런 말 하는 사람들을 멀리할 수밖에 없었어.”진미리 부부도 사실 큰 스트레스를 이겨내고 있었다.다른 사람의 말들은 고진호 부부가 무시하고 멀리하면 그뿐이지만 친척과 친구들이 와서 설득할 때면 그들은 정말 어쩔 수 없었다.진미리는 결국 고현이 이제 성인이 되었으니 딸이 행복하면 그뿐이라면서 딸의 의사를 존중해 주겠다고 대답하는 수밖에 없었다.이 때문에 그 친척들은 몇 년 지나면 고현이 후회할 것이라고 화를 내면서 진미리가 고현을 그대로 내버려 두면 고빈도 따라서 게이로 될 것이고 따라서 손주를 안고 싶어 해도 기회가 없을 거라는 심한 말을 내뱉기도 했다.이는 진미리를 화나게 했지만 그렇다고 또 어쩔 수도 없었다.“엄마가 좀 이따가 드레스 몇 벌 골라줄게. 네 취향대로 골라봐. 액세서리는 새것으로 살래? 엄마가 몇 벌 골라줄까? 하이힐도 몇 켤게 사줄게. 다 신어 봐.”고현이 대답했다.“엄마가 결정해 주시면 돼요. 제가 내일 오후에 쉬니 집으로 돌아가서 드레스와 하이힐을 신어 볼게요. 하이힐을 신어 본 경험이 없으니 걷는 연습도 해야겠어요. 아니면 추태를 보일지도 모르니까요.”진미리가 웃으며 대답했다.“하긴, 걷는 연습을 좀 해야겠네. 익숙하지 않은 사람은 하이힐을 신고 몇 걸음도

  • 내 남편은 억만장자   제2776화

    전호영은 눈치채지 못했다. 고현도 일부러 그에게 명백하게 알려주지 않았다.내일 저녁에 그를 놀라게 해주고 싶었다.강성 전체 사람들도 분명 충격받을 것이다.고현은 이미 전호영에 대한 감정을 깨달았기 때문에 이변이 없다면 2년 안에 전호영에게 시집갈 것이다.그녀는 전호영을 사랑하기 때문에 더는 그가 동성애라자라는 누명을 쓰게 하고 싶지 않았다.전호영은 게이가 아니라 정상적인 남자였다.고현이 모든 사람을 속인 것이다.고현은 전호영을 위해 정정당당하게 여자로 되고 싶어 했다.그 또한 기뻐할 것이다.고현의 형상이 너무 남자다웠기 때문에 그녀가 아무리 여성 옷을 입고 연회에 참석한다고 해도 사람들은 그녀가 전호영의 마음을 사기 위해 여자 행세를 하는 것으로 여길 것이라는 점을 고현은 전혀 상상도 하지 못했을 것이다.전호영도 그녀를 기쁘게 하려고 여자로 분장한 적 있다.당시 고씨 그룹 직원들은 여자 분장을 한 전호영이 매우 눈에 익다고 생각했다.전호영의 자매인 줄 알았지만 전씨 가문에는 딸이 없고 전호영에게도 자매가 없었다는 것을 반응한 사람들은 그제야 전호영이 분장한 것이라는 사실을 깨달았다.그날 그 사실은 고씨 그룹에서 아주 큰 가십거리로 소문이 자자했다.전호영과 통화를 마친 고현은 진미리에게 전화를 걸었다.진미리가 전화를 받았지만 고현은 주저하며 말을 하지 않았다.“현아, 왜 그래?”고현이 여전히 말을 하지 않자 진미리는 놀라워하며 고현에게 무슨 사고라도 난 줄 알았다.고현은 어려서부터 철이 들어서 어떤 일이 있어도 당황하지 않고 침착했다.“엄마, 시간 있어요? ”“있지. 난 언제나 시간 있지. 왜? 내가 뭐 도울 거라도 있어? 말해봐. 내가 다 해줄게.”고현이 먼저 도움을 청하는 일이라면 분명 큰일일 것이다.한 가지 가능성을 생각해 낸 진미리는 관심 있게 물었다.“생리 왔어? 배 아파?”고현은 때때로 생리통을 앓곤 한다.진미리는 한동안 몰래 고현에게 한약을 지어주면서 그녀를 돌보았다.“아니요. 엄마. 저 내일 저녁 연회

  • 내 남편은 억만장자   제2775화

    “호영 씨.”고현이 기분이 좋은 듯 입가에 미소를 지으며 말하자, 휴대폰 너머에 있던 전호영도 덩달아 신이 나서 웃었다.“현이 씨, 뭐 좋은 일이 있나요? 제 이름을 부르면서까지 웃음기가 묻어나네요. 현이 씨를 오랫동안 알고 지냈지만, 이런 경우가 흔치 않은데.”고현이 전호영에게 감정이 있다고는 하나 성격이 워낙 무뚝뚝하다 보니 전호영을 대하는 태도는 항상 차가웠다.“제가 기분이 나빴으면 좋겠어요?”“그럴 리가요. 당연히 현이 씨가 날마다 즐겁고 행복하면 좋죠. 그렇지만 현이 씨는 짊어진 짐이 너무 무겁다 보니 하루 종일 웃지도 않잖아요. 시시덕거리는 고빈을 볼 때마다 테이프로 그의 주둥이를 틀어막고 싶은 적이 한두 번이 아니에요.”그가 사랑했던 여자는 고씨 그룹을 위해 매일 쉬지 않고 일하지만, 고빈은 틈만 나면 여자들을 만나느라 바빴다.그렇다고 해서 고빈이 결혼할 생각이 있는 것은 아니었다.고현이 웃으며 말했다.“얼른 가서 그 입 틀어막지 않고 뭐 해요? 솔직히 말해서 아무 근심 걱정 없는 그의 모습을 볼 때면 가끔 부럽기는 해요.”자신이 맏이기 때문에 동생을 대신해 모든 책임을 떠맡아야 한다는 고정관념이 그녀의 머릿속에 꽉 박혀있었다.줄곧 남장하고 있었지만, 여자로 살고 싶은 생각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었다.무거운 책임감을 안고 있다고는 하지만 동생을 즐겁고 행복하게 해주는 것만으로 그 가치가 있다고 생각했다.전호영이 나타난 후부터 고현은 점차 동생이 부러워지기 시작했다.물론 동생에게 말했던 것처럼 고씨 그룹이 언젠가는 동생의 손에 넘어갈 것을 생각하고 가끔 동생에게 일을 맡기곤 했었지만.평생을 이렇게 버틴다는 것은 말도 안 되는 일이란 것을 그녀도 잘 알고 있었다.그래서 기대하고 의지할 사람이 필요했는데 전호영이 딱 그런 존재였다.“나중 가면 현이 씨 동생이 현이 씨를 부러워할 것이니 동생을 부러워할 필요가 없어요. 현이 씨가 회사 일을 조금씩 그에게 맡긴다면 우리도 언젠가는 편안하게 살 수 있을 거예요. 아니면 저처럼 호

  • 내 남편은 억만장자   제2774화

    자신을 찾아온 사람이 이윤미가 아니라 다른 사람이었다면 고현은 거들떠보지도 않았을 것이다.엘리베이터를 타고 1층으로 내려온 후, 이윤미가 자신의 비서에게 말했다.“먼저 회사에 가 있어요. 요즘 가주가 시간 없다고 하니 제가 집안일 처리하러 집에 가야겠어요.”그녀의 어머니는 여전히 병원에서 아버지를 돌보고 있었다.이씨 가문에 일이 생겼다는 사실을 그녀의 비서 외에 회사 사람들은 다 모르고 있었다.이윤미만 회사에 나오고 가주와 그녀의 오빠들은 회사에 나오지 않는다는 사실만 회사 사람들은 알고 있었다.이 대표가 비록 능력이 부족한 이 부대표를 못마땅하게 여긴다고 해도 어찌 됐든 자기 친딸이니 무슨 일을 저지른다 해도 이 대표가 뒷수습을 다 할 것으로 회사 사람들은 뒤에서 수군거렸다.이윤미가 이 대표의 자리를 물려받는 것을 막으려는 사람들은 온갖 망발을 늘어놓으며 그녀를 헐뜯기에 바빴다.그렇지만 이윤미는 가만있지 않았다.중요한 직위를 갖고 있지 않으면서 설치고 다니는 사람들을 그녀는 직접 해고하여 이씨 그룹에서 쫓아냈다.그리고 직위가 높은 사람들은 강등시키거나 급여를 깎았다.게다가 해고된 사람들이 대기업에 들어가는 것을 막기 위해 블랙리스트에 올린 탓에 그들은 복지와 소득 면에서 이씨 그룹에 한참 미치지도 못하는 작은 회사만 전전해야 했다.조금의 손해를 볼지언정 이윤미는 그들을 용납할 수 없었다.이씨 그룹에서 쫓겨난 직원들을 보며 다른 직원들은 공포감을 느꼈다.모두가 부를 추구하고 부양해야 할 가족들이 있기 때문에 일자리를 잃을 수 없었다.누가 대표직에 오르든지 간에 모두 이씨 가문의 출신일 것이니 승급을 못 할 바에는 이씨 가문의 암투에 직원들은 끼어들 필요가 없었다.어차피 대우는 변하지 않으니 오히려 정직하게 일하는 것이 더 좋을지도 몰랐다.그렇게 한다면 해고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오히려 상사에게 더 주목받을 수도 있었다.“알았어요.”택시비를 보상해 주겠다며 말한 뒤 이윤미는 비서를 택시에 앉혀 보내고 자신은 차를 몰고 집으로 돌

  • 내 남편은 억만장자   제2773화

    그들은 이런저런 담소를 나누었다.“고 대표님, 저는 회사의 프로젝트 협력에 대해 논의하러 왔어요. 방안을 가져왔으니 한번 보도록 하세요.”이윤미는 말하면서 자신 비서의 손에서 서류를 건네받은 뒤 두 손으로 고현에게 건넸다.고현은 서류를 받아 들고 자세히 훑어보기 시작했다.한참 후에 다 훑어본 서류를 테이블 위에 올려놓은 그녀가 잠시 침묵을 지키다가 말을 꺼냈다.“윤미 씨의 방안이 괜찮아 보이지만 이씨 그룹의 실력이 부족해서 별로 협력하고 싶지 않네요.”고현은 직설적으로 말했다.협력업체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녀가 이윤미의 개인 회사와 협력하려 했던 것은 그냥 단순히 이윤미의 체면을 세워주려고 했던 것이었다.하예진의 회사도 설립되고 나면 고씨 그룹과 협력할 예정이었다.이윤미가 호탕하게 웃었다.“고 대표님, 우리 이씨 그룹이 귀사에 비해 조금 못하단 걸 잘 알고 있어요. 하지만 우리 이씨 그룹도 강성에서 백 년을 이어온 명문가라서 뿌리가 깊어요. 저도 일부 프로젝트를 책임졌으니 어느 정도 발언권이 있어요. 고 대표님이 저와 협력한다면 서로 윈윈할 수 있을 거예요. 당연히 대표님의 발목을 잡는 일은 없을 거고요.”이윤미와 그녀의 비서는 협상에 진전이 없을 거란 것을 잘 알고 있었지만 그래도 고현에게 잘 보이려고 최선을 다했다.이씨 그룹을 아무리 추켜세워도 고현이 마음을 바꾸지 않자, 이윤미가 말했다.“고 대표님, 협력하지 않더라도 저와의 인연은 끊지 말았으면 좋겠네요. 이번에 비록 우리 이씨 그룹이 대표님의 눈에 들지 못했지만, 나중에는 협력할 기회가 생길지도 몰라요.”고현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그렇게 될 거예요.”이씨 가문이 권력에서 물러난다면 가능성이 있었다.이씨 그룹의 권력을 쥐고 있는 이씨 가문이 고씨 그룹과의 협력을 이용해 힘을 키우는 것이 두려워 고현은 협력하기 싫었던 것이었다.만약 이씨 그룹의 세력이 커진다면 하예진의 앞날이 더욱 험난해질 것 같았다.이윤미가 웃으며 말했다.“우리 이씨 그룹이 열심히 노력해서 하루빨

Scan code to read on App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