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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화

한시간 뒤, 서씨 가문 본가 앞.

마세라티 안.

"당신 방금 전에는 좀 충동적이었어요. 한씨 가문은 이동근 권술사랑 친분이 깊으니 분명 이동근을 부를 거예요."

"이동근은 동강시의 최연소 권술사로 백전 연전불패의 기록을 가지고 있어요."

"그런 사람과 상대하기엔 당신에게는 아무런 승산이 없어요!" 서경아는 냉담한 말투로 마치 한 가지 사실을 이야기하듯 말했다.

"이동근 말하는 거야?" 진루안은 작게 중얼거렸다. 불현듯 3년 전, 한 사제가 스승님을 모시겠다고 찾아왔던 것이 떠올랐다.

스승님은 그들을 거두지 않고 그저 한 가지 기술만 가르쳐주었고, 그들은 기뻐하며 떠났었다.

그때 그 두 사람 중 제자 쪽이 이동근이었던가?

나름 괜찮은 자질을 가지고 있지만 그저 그뿐이었다.

"괜찮아, 내가 상대할 수 있어!" 진루안은 고개를 저으며 가벼운 말투로 말했다.

서경아는 진루안이 허세를 부린다고 생각했지만 별다른 말은 하지 않았다. 문제가 되면 나중에 그녀가 나서서 조정하면 그만이었다.

"내리죠."

서경아는 차에서 내려 서씨 가문의 본가를 바라봤다. 그 안에 차려진 영당을 보는 그녀의 얼굴에 울적한 기색이 드러났다.

진루안의 얼굴에도 슬픔이 깃들었다.

비록 이 어르신을 만난 적은 없지만, 그래도 스승님인 백 군신과 나이를 초월한 친구인 사람이었다. 그런데 이렇게 세상을 떠났을 줄이야.

진루안과 서경아는 안으로 걸음을 옮겼다. 안쪽의 영당은 몹시 성대했다.

서씨 가문 어르신도 보통 인물이 아닌 데다, 서씨 가문의 체면도 반드시 지켜야 했다.

복도 양측에는 흰 생화가 진열되어 있었고 영당 양측에는 더욱더 많은 화한들이 가지런히 진열되어 있었다.

그리고 전방에는 위패가 놓여 있었고 그 위에는 어르신의 영정 사진이 걸려 있었다.

"어르신, 저 진루안입니다. 어르신과 스승님께서 정하신 혼약, 반드시 지키겠습니다!"

"그러니까 마음 놓으세요. 반드시 경아 씨를 지키고 서씨 가문을 지켜내겠습니다."

진루안은 영당 앞에서 깊은 절을 올렸다.

"서경아, 너 당장 안 나와?!"

"너 네가 얼마나 큰 사고를 친 줄 아니? 감히 한준서를 건드리다니, 넌 서씨 가문이 망하길 바라는 거야?"

"그리고 그 뻔뻔한 개자식도 얼른 기어 나오지 못해?"

진루안이 막 몸을 일으키려는데 마당 밖에서 욕설을 퍼붓는 여자의 날카로운 목소리가 들려왔다. 귀를 찌르는 소리는 짜증이 불쑥 일게 만들었다.

"제 작은어머니예요." 서경아는 담담하게 해명한 뒤 이내 밖으로 나갔다.

작은어머니? 계모라는 말이었다.

진루안은 걱정이 돼 서경아의 뒤를 얼른 쫓아 나갔다.

"이것아, 날 화병으로 죽게 만들려고 작정한 거니? 한준서가 어디 네가 감히 대들 수 있는 사람이더냐?"

"얼른 가서 잘못했다고 사과해. 그리고 다음 달에 한준서랑 결혼할 준비나 해!"

마당 안에는 한 중년의 미인이 서 있었다. 몹시 세련된 차림의 중년의 미인은 진한 붉은색의 겉옷에 화려하게 꾸몄지만 까탈스럽고 야만적인 생김새였다. 그녀는 서경아를 향해 손가락질을 하며 인정사정없이 욕설을 퍼부었다.

그러다 뒤따라 나온 진루안을 보자 쥐덫에 발이 집히기라도 한 듯 아예 진루안에게 손가락질을 하며 사정없이 욕설을 뱉었다. "어디서 기어 나온 자식이야? 감히 도련님의 경호원을 다치게 하다니. 죽으려고 작정을 했구나!"

"썩 본가에서 꺼지지 못해? 당장 안 나가면 신고하는 수가 있어!"

"작은어머니, 이 사람은 할아버지가 정해준 제 약혼자예요. 저 꼭 이 사람과 결혼하고 말 거예요!" 차가운 말투로 대답한 서경아는 눈앞의 계모를 쳐다봤다.

어머니가 돌아가신 뒤로, 그녀는 늘 이 새어머니에게 트집이 잡혔다. 게다가 저 여자는 돈 때문에 그녀를 한준서에게 시집을 보내려고 하고 있었다.

밖에 나도는 소문도 전부 다 계모가 퍼트린 것으로, 그녀를 더더욱 물러설 길이 없게 했다.

짝!

"이게, 감히 내 말을 거역해?"

서경아의 말을 들은 중년의 여인은 분노가 치미는지 곧바로 손을 들어 서경아의 뺨을 세게 내리쳤다.

서경아 얼굴에 찍힌 붉은 손자국을 본 진루안은 속에서 분노와 살기가 차올랐다.

이 진루안의 여자를, 계모 주제에 손을 대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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