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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59화

그의 한 마디에 방은 순식간에 시간이 멈춘 듯 조용해졌다.

박씨 어르신과 유 원장은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 어느새 두 사람의 이마에서는 식은땀이 송골송골 맺혔다. 하지만 정강수는 오히려 거만한 표정으로 천도준을 아니꼽게 바라보고 있었다.

순간, 고청하는 눈앞이 컴컴해지는 것 같았다. 그녀의 갸냘픈 몸은 주체할 수 없을 정도로 떨려왔다.

부모님은 불같이 화를 낸다. 처음 부모님을 소개시켜드리는 자리는 이렇게 완전히 망해버렸다.

그럼 앞으로 두 사람의 사이는 어떻게 되는 걸까?

고청하는 힘겹게 천천히 입을 열었다.

“도준아……”

그녀가 막 말을 내뱉은 순간, 천도준은 갑자기 웃음을 터뜨렸다. 그의 미소는 봄바람처럼 따뜻했다.

당백호의 <전당행여도>는 이수용이 그에게 준 것이다. 그는 이수용이 고작 그림 한 점으로 수작을 부렸을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박씨 어르신에게 주는 선물이라 해도 절대 가짜일 리가 없었다.

그의 기분을 상하게 한 건 바로 정강수의 독단적인 태도였다. 그는 그림을 단 한 번만 보고 가짜라고 판단했다. 그건 아무리 전문가여도 너무 독단적이었다.

그의 이런 독단적인 행동 때문에 기쁨과 환희가 차 넘쳐야 할 자리는 순식간에 발칵 뒤집히고 말았다.

고청하의 목소리를 듣고, 천도준은 웃으며 말했다.

“청하야, 난 괜찮아. 난 이만 나가볼게.”

이미 상황이 이렇게 되어버렸으니 그가 계속 여기에 있는다면 고청하만 중간에서 곤란해질 뿐이었다.

고청하는 그가 가장 힘들었을 시기에 그의 곁으로 돌아왔다. 그는 어렵게 얻은 이 진실된 감정을 각별히 소중하게 여겼다.

하지만 지금, 난처해하는 고청하를 보고 있자니 천도준은 마음이 아파왔다.

말을 마친 천도준은 얼굴에 미소를 띄고 사람들을 향해 고개를 숙였다.

“도준아……”

고청하는 그를 잡으려고 했다.

하지만 고덕화가 그녀를 붙잡았다.

“청하야. 아직도 모르겠어?”

“아빠…… 아빠는 제가 무엇을 이해하기를 바라세요?”

고청하는 눈물을 흘리며 입술을 꽉 깨물었다.

“청하야, 천도준은 이 도시에서 젊은 인재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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