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긴 놈이 왕이다

이긴 놈이 왕이다

By:  마태  Completed
Language: Kore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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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모욕하려는 자, 나를 속이려는 자, 나를 해치려는 자에게는 열 배로 돌려준다!하룻강아지 범 무서운 줄 모른다? 난 단지 이기는 것이 왕이라는 것만 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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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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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권주
이긴놈이 왕이다. 재미있고 스릴있게 잘 읽고 있습니다.
2024-03-29 04:54:59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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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관
재미있게 보고 있어요
2024-02-13 15:12:42
0
262 Chapters
제1화
“죄송합니다. 어머님은 이미 간암말기라......”고개를 흔드는 장민호의 모습에 천도준은 현기증이 나더니 눈시울이 붉어졌다.어려서부터 그는 어머니와 단둘이 서로 의지하며 살아왔었고, 어머니는 천도준을 학교에 보내기 위해 한 평생을 고생만 했었다.그런데 복도 누리지 못하고 이 지경이 되다니.“박사님, 제발 우리 엄마 좀 살려주세요. 정말 다른 방법은 없을까요?”천도준은 갈라진 목소리로 울먹이며 애원했다.장민호는 잠시 멈칫하더니 입을 열었다.“마지막 방법이 하나 있긴 한데...... 바로 간이식입니다. 마침 병원에 알맞는 자원이 있어요.”말을 끝낸 장민호는 잠시 멈칫하더니 천도준을 위아래로 훑어보았다.장만호는 현재 천도준의 형편을 잘 알고 있다.“하지만 비용이...... 초기에 적어도 4,000만 원이 필요합니다.”4,000만 원?천도준은 눈을 반짝이더니 장민호의 손을 덥석 잡고 말했다.“살려주세요. 반드시 살려주세요. 저 4,000만 원 드릴 수 있어요.”돈이 없으면 다시 벌 수 있지만, 사람이 없으면 다시는 되돌릴 수 없다.“그렇다면 빨리 돈부터 마련하세요. 더 늦어지면 간이식도 할 수 없습니다.”장민호는 고개를 끄덕이며 짧게 한숨을 쉬더니 뒤돌아섰다.병원을 나서니 하늘에서 가랑비가 부슬부슬 내리고 있었다.천도준은 다급히 집으로 돌아갔고, 그의 아내인 오남미는 소파에 웅크린 채 TV를 보며 과자를 깨작이고 있었다.그녀는 천도준을 힐끔 보더니 입을 열었다.“더는 버티기 힘들대?”“의사 선생님이 그러시는데, 간이식만 하면 살릴 수 있대.”천도준은 마지막 지푸라기라도 잡은 듯 기쁨에 겨워 말했다.“4,000만 원이면 당장 수술 할 수 있어. 집에 마침 그만한 돈은 있으니 엄마부터 살리자.”말을 끝낸 천도준은 은행 카드를 찾기 위해 바로 방으로 들어갔고 오남미는 순식간에 표정이 변하더니 다급히 그를 불러세웠다.“천도준, 거기 서!”천도준은 뭔가 눈치챈 듯 미간을 찌푸리고 몸을 돌려 오남미를 바라봤다.“돈은 어딨어?”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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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화
“남미가 우리 부부에게 효도하려고 준 돈을 도로 가져가려고? 뻔뻔하기도 하지. 남준이 곧 결혼해. 그 돈은 남준이 집 사는 데 보탤 테니까 꿈도 꾸지 마. 한 푼도 못 줘!”뚜--통화는 그대로 종료되었다.천도준은 완전히 멍해졌다. 말귀를 못 알아듣는 건가?“너 미쳤어?”오남미는 미친 여자처럼 천도준의 멱살을 잡고 흔들어댔다.“네가 어떻게 이럴 수 있어. 내가 부모님께 돈 드린 게 죄라도 돼?”천도준은 눈시울을 붉힌 채 막연한 표정으로 오남미를 바라보며 말했다.“당신 동생의 집 사는 일이 우리 엄마 목숨보다 더 중요해?”“닥쳐!”오남미는 천도준의 몸에서 손을 떼더니 손에 잡히는 대로 물건을 집어 던지기 시작했다.눈 깜짝할 사이에 거실은 난장판이 되어버렸다.오남미는 눈물 콧물을 쥐어짜며 소파에 앉아 울부짖었다.“천도준 나쁜 자식, 난 왜 너 같은 자식과 결혼해서는. 당신 엄마한테 들어간 돈이 아직도 부족해? 여태 월셋집에서 살면서 고생했는데 넌 나한테 미안하지도 않아? 남준이 내 동생이지만 당신 동생이기도 해. 결혼한다는데 누나가 돼서 도와주지도 못해?”“도와줘?”천도준은 기가 막혔다.“우리가 결혼한 지 3년이야. 3년 동안 그 모자란 자식 적게 도와줬어? 아무짝에도 쓸모없게 된 건 다 당신 집안사람들 때문이야!”“내 동생 함부로 욕하지 마!”오남미는 얼굴이 잔뜩 일그러져서 고래고래 소리를 질렀고 천도준은 차갑게 웃으며 말했다.“왜 안 되는데? 대학교 동기 임신시켰을 때도 내가 내 돈으로 해결해 줬고, 차 사달라고 억지 부려서 결국 내가 사줬어. 3년 동안 내가 당신 집안에 가져다준 돈이 적어? 당신 남준이 그 자식 노예라도 돼? 당신이야말로 내 생각 한 적 있어?”“으악! 그 입 다물어!”오남미는 미친 듯이 뒹굴며 비명을 질렀다.“지금 뭐 하자는 거야? 이혼하고 싶어?”“우리 엄마 목숨값을 빼돌려서 그 모자란 자식한테 집을 사준다는 데 당신이야 말로 이혼하고 싶은 거야?”결국 천도준은 무표정한 얼굴로 말했다.“이혼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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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화
가는 내내 천도준은 정신을 차릴 수 없었다.눈앞의 모든 것은 마치 꿈만 같았다.그렇게 이수용을 따라 이율 병원의 중환자실에 도착했을 때, 유리창을 통해 안을 들여다보니 온 몸에 삽관한 채 수술을 마친 어머니를 보았고 그제야 그는 정신을 차릴 수 있었다.기쁨, 감격, 고마움 등 여러 가지 감정들이 강물처럼 밀려왔다.“어르신, 바라셨던 대로 이식 수술은 아주 성공적으로 마무리 되었습니다.”장민호가 다가와 공손하게 말했다.천도준은 멍해졌다.그의 어머니의 주치의인 장민호는 이율 병원의 유명한 닥터이자 의학계에서 유명한 인물이다.아까 간이식을 제안한 것도 역시 장민호이다.국회 의원들과도 편하게 담소를 나누던 장민호가 눈앞의 이 노인에게 이렇게 공손하다니?“고맙네, 장 박사.”이수용은 고개를 끄덕이며 고마움을 전했다.장민호는 움찔하더니 다급히 손을 내저으며 말했다.“그런 말씀은 하지 마십시오. 제가 어찌......”이수용이 자상한 미소를 짓자 그제야 장민호는 한숨을 내쉬었다.갑자기 장민호는 고개를 돌려 천도준을 바라보더니 의미심장한 표정으로 빙그레 웃으며 말했다.“천도준 씨, 효심이 지극하더니 이렇게 복을 받네요. 어머님은 적응기만 지나면 좋아지실 겁니다.”그 말에 천도준은 더는 참지 못하고 눈시울을 붉혔다.“고맙습니다, 박사님. 정말 고맙습니다.”천도준이 무릎을 꿇으려고 하니 장민호는 다급히 그를 말렸다.“이러지 마세요. 의사로서 당연히 해야 할 일을 한 것 뿐입니다.”장민호는 이수용의 신분을 너무나도 잘 알고 있다.그런데 이수용이 직접 나서서 천도준 어머니를 돕는 다는 건, 천도준도 평범한 신분이 아니라는 것을 의미한다.천도준도 바보는 아니다 보니 장민호가 왜 이런 반응을 보이는지 알 것 같았다.비록 의사로서 당연히 해야 할 일이라고 했고, 또한 장민호도 그들 모자에게 늘 잘해줬지만 그는 느낄 수 있었다.전에 그에게 했던 행동들이야말로 의사로서 해야 할 일이었고, 지금 이것은 마치 을이 갑에게 대하는 태도와도 같았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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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화
“그것은 두 분을 지키기 위한 어쩔 수 없는 선택입니다.”이수용이 계속 말했다.“부친께서는 늘 두 분을 그리워하셨습니다. 이젠 드디어 가문의 모든 권력을 손에 넣으셨고 저를 보내 두 분에게 지난 20여 년에 대해 보상을 해주라고 하셨습니다.”“보상요? 어떻게 보상한답니까?”눈물이 볼을 타고 흘러내렸다.“20여 년 동안, 저와 어머니가 어떻게 살아왔는지 아십니까? 전 늘 아버지도 없는 자식이라고 비난을 받았고, 제 어머니는 절 키우기 위해 하루 종일 일만 하시다가 결국 저렇게 되셨습니다!”툭!이수용은 자형화가 박힌 검은색 카드를 천도준의 손에 건네주며 말했다.“이건 부친의 작은 마음입니다.”손에 들린 카드를 보고 천도준은 정신을 차릴 수 없었다.이런 카드는 태어나서 처음 본다.순간 짙은 분노가 마치 화산이 폭발하듯 쏟아져 나왔다.20년 동안의 빚을 까짓 돈으로 해결하려고?하지만 이수용은 그에게 폭발할 수 있는 기회를 주지 않았다.“이 카드는 단지 작은 성의일 뿐입니다. 저를 이곳에 보낸 진짜 이유는 두 분을 당당하게 집으로 모시기 위한 것입니다.물론, 도련님도 가문 사람들이 입을 꾹 다물 수 있도록 충분한 실력을 갖추셔야 합니다. 하여 저는 도련님 옆에서 도련님이 하루빨리 실력을 향상해 부친의 권력을 물려받을 수 있도록 보좌할 것입니다. 그리고 어머님이 마땅히 누려야 할 부귀도 반드시 전부 드릴 겁니다.”천도준은 완전히 멍해졌다.이수용의 말은 마치 메아리처럼 그의 귓가에 맴돌았다.다시 정신을 차렸을 때, 이수용은 이미 사라지고 없었다.카드를 뒤집어보니 쪽지가 붙어있었는데 그곳에는 이수용의 연락처가 적혀있었다.얼굴을 벅벅 비비며 쓴웃음을 짓던 천도준은 중환자실의 어머니를 바라보았다.그에게 있어 어머니의 건강이야말로 가장 중요했다.다음날.아침부터 오남미에게서 전화가 걸려 와 날카로운 목소리로 천도준에게 당장이라도 이혼 절차를 밟자고 윽박질렀다.천도준은 짧게 대답한 후 병원을 나서 면사무소로 향했다.면사무소에 도착하니 오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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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화
은행에 들어선 그는 번호표를 뽑고 순서를 기다렸다.천도준의 순서가 되자 그는 지정된 창구로 가서 의자에 앉았다.얼핏 머리를 드는 순간, 그는 깜짝 놀랐다.임설아!이런 우연이.천도준은 눈을 가늘게 뜨고 상대를 찬찬히 바라보았다.확실히 오남준의 여자 친구 임설아가 맞았다.두 사람은 비록 만난 적이 없지만 그는 전에 오남미를 통해 임설아에 대해 들었고 사진도 본 적 있었다.그는 임설아에게 원한이 없다. 그저 얄밉다는 정도일 뿐이다.예쁘장한 은행원이 오남준에게 걸렸다는 것만으로도 기적이라 할 수 있다.그러니 상대가 예물을 얼마를 원하던, 그것은 그녀의 마음이다.천도준이 증오하는 건, 빌어먹을 오씨 집안 사람들이 그의 어머니 목숨값을 오남준에게 가져다주었다는 것이다.“고객님, 어떤 업무를 원하십니까?”임설아는 프로답게 미소를 지으며 말을 건넸다.천도준은 숨을 깊이 들이쉬며 울분을 가라앉히고 미소를 짓더니 카드를 내밀었다.“현금 인출할게요.”얼마를 인출할 거냐고 물으려는 순간, 자형화 카드를 확인한 임설아는 미간을 찌푸리고 물었다.“고객님, 이 카드 맞으십니까?”임설아는 자형화 카드를 자세히 들여다보았다.만약 진짜 은행카드라면 은행원인 그녀가 모를 리가 없었다.천도준은 멈칫했다.‘설마 그 어르신이 가짜 카드를 준 건 아니겠지?’하지만 거액의 수술비를 대신 내주고 굳이 가짜 카드를 줄 이유가 있을까?“맞아요.”천도준은 고개를 끄덕이고는 임설아를 훑어보았다.정확한 키는 알 수 없었지만 유니폼을 입었는데도 꽤 몸매가 드러났고 하얀 피부와 정교한 오관은 가녀리고 귀여운 느낌을 주었다.천도준은 한숨을 내쉬었다.‘이렇게 괜찮은 여자가 왜 굳이 그런 쓰레기한테 반한 거지?’임설아는 미간을 점점 더 찌푸렸지만 침착하게 카드를 확인했다.하지만 “삐-”하는 소리와 함께 컴퓨터에 에러가 뜨자 그녀는 인내심을 잃고 카드를 천도준 앞에 던지며 말했다.“고객님, 죄송합니다만 이 카드는 본 은행 시스템에서 읽을 수 없습니다.”‘헐, 설마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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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화
천도준은 어이가 없었다.조금 전까지만 해도 새침한 표정을 짓던 여자가 갑자기 여우가 되었다고?오남미에게서 들은 바로는 임설아는 아주 보수적이고 착한 여자라 오남준과 남녀 관계를 유지하면서도 손밖에 잡아보지 못했다고 했다.천도준은 시력도 정상이고 머리도 정상이다.그런데 이 모습이 보수적이라고? 중년 남자의 안색이 삽시에 굳어지더니 천도준을 향해 날카로운 눈빛을 보냈다.“고객님. 자중하세요. 여긴 은행입니다. 부장의 신분으로 정중히 부탁드립니다. 나가주세요. 아니면 경비를 불러 강제로 끌어낼 것입니다.”두 경비는 낄낄거리며 웃었다.이 은행에서 임설아가 부장의 여자라는 사실을 모르는 사람은 없었다.그런데 감히 부장의 여자에게 눈독을 들이다니?부장의 말에 임설아는 더 요염하게 몸을 비틀며 아양을 떨었다.“부장님, 저런 사람과는 길게 말하지 않아도 돼요. 바로 끌어내라고 하세요.”천도준은 화가 났지만 의자에서 몸을 일으키지 않았다.자형화 은행 카드는 어르신이 준 것이고 그는 돈을 인출하러 왔을 뿐이니 이런 무례함을 당할 이유가 없다.아까만 해도 임설아가 그저 얄밉기만 했는데 지금 꽈배기처럼 몸을 배배 꼬는 그녀를 보니 화가 솟구쳤다.“당장 끌어내!”천도준이 꼼짝도 하지 않으니 남자는 미간을 찌푸리더니 경비원에게 명령했다.은행 부장이라는 신분이 아니었다면, 천도준이 임설아를 힐끔거렸다고 했을 때 바로 끌어냈을 것이다.두 경비원은 천도준에게 다가갔고 구경꾼들은 점점 더 많아졌다.천도준은 뭐든 참는 성격이 아니고 닌자 거북이도 아니다.부정당한 대우에 그는 뚜껑이 열렸다.쿵!그는 자형화 카드를 올려놓고 큰 소리로 말했다.“난 정정당당하게 이 은행에 현금을 인출하러 온 겁니다. 그런데 고객을 이렇게 모욕하고 모함하다니, 이런 대우를 당하고도 내가 가만히 있을 거 같아요?”경비원은 갑자기 발걸음을 멈추었다.부장이라는 남자는 당장이라도 천도준을 잡아먹을 듯이 노려보다가 본능적으로 그가 올려놓은 자형화 카드를 힐끔 보았다.순간.쿵!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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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화
“고객님, 아까는 제 불찰입니다. 제가 귀하신 분도 알아보지 못하고 무례를 범했습니다. 용서하십시오.”사무실에 들어오자마자 남자는 연신 이마의 식은땀을 닦으며 사과하는데 등이 푹 젖어있었다.자형화 은행 카드는 워낙 희귀해서 일반 은행 직원은 전혀 알지 못했고 이 카드를 알아보는 사람은 적어도 직급이 부장 이상인 높은 사람들이며 이 카드를 소지한 사람이 나타나면 본점의 은행장도 직접 허리를 굽신거리며 접대해야 했다.남자는 당장이라도 피를 토할 것 같았다.이런 대단한 인물이 왜 이런 구석진 곳으로 찾아왔을까?심지어 번호표를 뽑고 순서를 기다렸다니?일부러 골탕을 먹이려고 이러는 걸까?천도준은 고개를 들어 평온한 표정으로 남자를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많이 긴장한가 보네요?”남자는 움찔하더니 어색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아니요, 아닙니다. 우선 차부터 따라드리겠습니다.”남자는 어떻게든 아까의 실수를 만회하고 싶었다. 무릎을 꿇어서 해결할 수 있다면 그렇게라도 하고 싶었다.아니면 임설아 뿐만 아니라 부장인 그도 영영 매장당할 수 있다.“아니에요. 현금이나 꺼내줘요.”천도준의 싸늘한 말에 남자는 자꾸만 맺히는 이마의 땀을 소매로 닦아냈다.이건 용서할 수 없다는 뜻인가?남자는 후회가 밀려왔다.부장이라는 직급에 오르기까지 그는 십여 년을 분투했다.하지만 눈앞의 이 사람으로 인해 그동안의 공든 탑이 이대로 무너진다면?털썩!남자는 주저 없이 천도준 앞에 무릎을 꿇고 애원했다.“고객님, 죄송합니다. 제발 용서해 주세요. 아까는 정말 오해입니다.”천도준은 덤덤한 표정으로 남자를 쳐다보았다.아까의 건방짐은 온데간데없이 사라져 버렸다.천도준은 피식 웃으며 말했다.“현금이 필요해서 왔으니 긴말은 하고 싶지 않아요. 빨리 처리해 주시죠.”남자는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억지로 웃으며 몸을 일으켰다.“네, 당장 해드리겠습니다.”남자는 천도준의 손에서 자형화 카드를 건네받고 물었다.“얼마나 인출하시겠습니까?”천도준은 은행의 부장이라는 사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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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화
이런 슈퍼 고객은 임설아 같은 작은 은행 직원이 감히 건드릴 수 없는 인물이다.아까 발생했던 일을 떠올리니 임설아는 후회가 밀려와 자기의 뺨이라도 갈기고 싶었다.그런 슈퍼 고객이 그런 눈빛으로 자기를 봤다는 건, 호박이 넝쿨째 굴러오는 것과 다름이 없었다.그런데 그것도 모르고 밀어냈다니, 게다가 기분까지 상하게 했다니.“부장님, 나 도와줄 거죠?”임설아는 몸을 배배 꼬며 남자의 목을 팔로 감았다.“도와줘?”남자는 짜증스럽게 머리를 박박 긁적였다.“나도 지금 누군가에게 도움을 받아야 할 처지야. 너도 너지만 만약 그 고객님께서 기분이 상하셨다면 나도 끝장이라고.”청천벽력이다.멈칫하던 남자는 이내 눈을 반짝이며 말했다.“맞다. 아까 널 훑어봤다는 말, 사실이야?”임설아는 입술을 삐죽이며 고개를 끄덕였다.남자는 무릎을 내리치며 흥분한 어조로 말했다.“아직 기회는 있어! 방법이 있다고! 임설아, 네가 직접 찾아가서 사과드려. 무슨 수를 써서라도 반드시 사과 받아들이게 해. 아니면 우리 둘 다 끝이야.”“하지만......”임설아는 눈물을 글썽이며 말을 잇지 못했다.남자의 말은 명백했다. 그녀가 은행원이 될 수 있었던 것도 남자의 덕분이다.그러니 남자의 요구에 그녀는 순응할 수밖에 없다.결국 임설아는 입술을 깨물고 고개를 끄덕이더니 몸을 돌려 사무실을 나갔다.사무실 문을 닫으려는 순간, 남자가 한마디 덧붙였다.“수단 방법 가리지 말라는 말, 반드시 기억해. 그래야 우리 둘 다 살 수 있어.”은행을 나선 후 천도준은 택시를 타고 바로 병원으로 향했다.차에서 그는 문자 한 통을 받았다.“천도준 고객님, 저는 업무를 도왔던 임설아입니다. 아까는 정말 죄송했습니다. 저의 무례를 용서하세요. 미안함의 의미로 저녁 식사를 함께하려고 합니다. 오늘 밤, 반드시 만족시켜 드리겠습니다.❤” 천도준은 어이가 없어 웃음이 나왔다.‘임설아 이 여자 생각보다 아주 노골적이네?’하지만 천도준은 아까 발생했던 일에 대해 따질 생각이 전혀 없었고 임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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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화
천도준의 답장을 받은 임설아는 다급히 부장이라는 남자에게 휴가를 내고 천도준과의 만남을 위해 준비했다.이는 그녀와 부장이라는 남자의 미래와 직접적인 영향이 있다.심지어 남자는 규정을 어기고 불법적으로 천도준의 연락처를 알아냈다.초조한 마음으로 은행을 나서는데 마침 차에서 내리는 오남준과 마주쳤다.하지만 오남준은 그녀의 표정을 전혀 눈치채지 못한 채 활짝 웃으며 말했다.“설아야, 벌써 퇴근했어?”“오남준?!”임설아는 깜짝 놀랐다.그제야 오남준과 데이트 약속을 잡았던 것이 떠올랐지만 애써 침착하게 말했다.“응, 그래. 몸이 안 좋아서 미리 나왔어.”“하핫, 다행이다. 일찍 퇴근했으니 조용한데 가서 게임이라도 하자. 오늘 내가 제대로 함께 놀아줄게.”오남준의 말에 임설아는 미간을 찌푸렸다.‘이 자식 말귀 못 알아듣는 거야?’히죽거리는 오남준의 면상을 보니 저도 몰래 화가 치밀어 올랐다.놀아주기는 개뿔!그녀는 오늘 다른 남자한테 몸을 바치게 되었는데 아직도 게임 타령이라니?임설아는 애써 화를 누르며 차분하게 말했다.“미안한데 남준아. 나 오늘 급한 일이 있으니 다음날 다시 만나자.”오남준은 멈칫하더니 입을 열었다.“밥 먹고 함께 게임하기로 약속했잖아.”임설아는 이가 갈렸다.‘오남준 이 모자란 자식, 모자라도 한참 모자라지.’시골 출신인 그녀는 도시에서 집을 마련하기가 쉽지 않았다. 아니, 불가능하다고 말할 수도 있다.아무리 가정이 있는 은행 상사와 불륜을 저질러도 그 남자는 절대 임설아를 위해 가정을 버릴 수 없다는 것을 그녀도 잘 알고 있다.하여 그녀는 미리 다음 남자를 물색했고 결국 오남준이 걸려들었다.하지만 이 순간 그녀는 오남준을 한대 패고 싶은 심정이다.결국 그녀는 숨을 깊이 들이쉬더니 애써 웃어 보이며 오남준의 볼을 꼬집었다.“미안해, 자기야. 근데 나 오늘 정말 급한 일이 생겼어. 게다가 지금 몸도 불편해. 우리 다음 날 다시 데이트하자.”“그래.”오남준은 풀이 죽어 대답했다.오남준은 그녀를 집에 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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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화
오남미는 자기의 물건은 하나도 남김없이 전부 털어갔고, 천도준과 그의 어머니의 물건은 바닥에 아무렇게나 헤집어 놓았다.바닥에 널브러져 있는 건 그와 오남미의 웨딩사진인데 찬찬히 보니 반쯤 찢겨 있었고 사진 속에는 천도준의 얼굴만 보였다.그리고 그와 어머니의 유일한 사진도 바닥에 떨어져 액자가 깨져있었으며 발자국이 선명하게 찍혀있었다.천도준은 사진을 집어 들더니 어금니를 꽉 깨물고 말했다.“당신 마음속에 나와 우리 엄마는 고작 이 정도였어?”그는 심호흡한 뒤 사진을 주머니에 넣고 이삿짐센터 직원을 불러 이사를 시작했다.모든 물건을 다 옮기고 정리하니 시간은 어느덧 저녁 6시가 되었고 마침 임설아에게서 문자가 왔다.천도준은 기지개를 켜고 일어나 임설아가 있는 호텔, 오스턴으로 향했다.5성급 호텔 펜트하우스의 스위트룸에서는 전 도시의 야경을 내려다볼 수 있다.임설아는 채 말리지 않은 머리카락을 뒤로 넘기고 샤워 가운을 입은 채 소파에 요염하게 기대앉아 손에 든 와인잔을 흔들었다.보아하니 취기가 제대로 오른 모양이다.그녀의 뺨은 붉게 물들었고 흔들리는 눈빛으로 창밖의 야경을 바라보며 눈물을 글썽였다.시골에서 도시로 올라와 도시 사람이 되려고 악착같이 애썼다.은행원이라는 직업은 그녀에게 조신한 껍데기를 선사했으며 그녀만의 우월감을 느끼게 했다.오남준의 여자 친구가 된 것도 그를 사랑해서 아니라 원하는 것이 있기 때문이다.1억이라는 예물, 아파트 한 채 그리고 육천만 원짜리 차 한 대는 그녀의 허영심을 한동안 만족시키기에 충분했다.비록 예물로 1억은 한참 적은 숫자이지만 최소한 그녀는 결혼 전에 그 돈으로 작은 집 한 채를 살 수 있고 그 집은 자기만의 혼전 재산이 될 수 있다. 그러다 나중에 더 좋은 표적이 생기면 오남준과 이혼하더라도 남는 장사이다.아쉽게도 충동적인 행동으로 도도한 껍데기를 벗고 끝없는 굴욕을 견뎌야 한다.다시 그때로 돌아간다면 그녀는 분명 더 좋은 방법을 택할 것이고 그녀가 꿈꾸던 상황을 만들어 낼 것이다.똑똑!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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