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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화

‘ 첫 번째 . 당신은 어떠한 것에도 면역력이 없습니다 . 1945 년도에는 겨우 몇 가지의 백신밖에 없습니다 . 대상포진 , 볼거리 , 디프테리아 . 특히 소아마비가 만연합니다 . 아마 당신은 천연두 예방주사를 맞을 수 있을 겁니다 . 기억하십시오 . 병자를 만지지 말고 손을 자주 씻으십시오 .’

소아마비 . 그래 , 나는 멜로디의 병이 이것이라고 확신해 .

‘ 두 번째 . 당신의 임무에 대해서 아무에게도 말하지 마십시오 . 사람들은 당신을 미쳤다고 여기고 정신병원에 가둘 것입니다 .’

임무라고 ? 무슨 임무 ?

‘ 세 번째 . 당신의 임무는 지구 온난화를 막는 것입니다 .’

오 , 단지 그게 다라고 ?

‘ 당신이 2019 년도를 떠나왔을 때 세계는 이미 한계점을 지났습니다 . 만년설은 녹고 있으며 해수면은 상승하고 지구 온난화는 가속화되고 있습니다 .

지금으로부터 200 년 후 지구는 이러한 것들을 바로잡기 시작할 것이지만 , 인류는 그보다 오래전에 이미 사라지고 없을 것입니다 .’

그건 좋지 않은걸 .

‘ 당신은 풍력과 태양열 등의 친환경 에너지로의 변화를 시작해야 합니다 .’

지금의 나는 단지 아이일 뿐인데 . 내가 뭘 할 수 있지 ?

‘ 당신은 열네 살의 소년일 뿐이지만 , 당신의 손끝으로 찾을 수 있는 인류의 모든 지식을 갖고 있습니다 . 당신이 해야 할 일은 풍력 원동기와 태양 전지판을 만드는 것입니다 .’

그래 , 알겠어 . 그런데 그게 십 대라면 누구나 할 수 있는 쉬운 일은 아니잖아 .

‘ 그리고 마지막으로 , 손을 씻는 것을 잊지 마십시오 .’

이게 전부라고 ? 그러니까 내가 할 일은 , 계속 살아서 50 년 뒤 미래의 기술을 발명해야 한다는 거야 ?

소아마비 . 나는 그것에 대해 잊고 있었다 . 내가 어렸을 때 다리 보호대를 찬 아이들을 많이 보았었다 . 1945 년도에는 소크 의사 선생님이 몇 살이셨을까 . 그가 소아마비 백신을 만들어야 해 .

난 철제 호흡 보조 장치를 사용하게 되고 싶지는 않단 말이야 .

나는 위키피디아를 열기 위해 아이패드에서 새 탭을 클릭했다 .

그리고 알베르트 아인슈타인 . 나는 그와도 이야기해야 해 .

나는 비만과 소아마비에 관한 자료들을 읽었다 . 하나의 링크는 다른 링크로 나를 이끌었다 . 원인과 결과 . 역사와 연구 . 치료와 치유 . 소아마비는 바이러스로 인한 것이고 , 비만을 일으키는 원인은 많았다 . 소아마비는 대단히 전염성이 높다 . 내가 미처 깨닫기도 전에 한 시간이 지나버렸다 .

“ 찰리 아이 ! 어디에 있니 ?”

오 이런 ! 어머니, 달걀들 !

“ 지금 가요 , 어머니 .”

“ 그 위에서 뭐 하고 있니 ?”

나는 아이패드의 전원을 눌러서 끈 다음 상자에 넣은 뒤 건초로 덮어두었다 .

“ 달걀을 찾고 있었어요 .”

“ 닭들은 그 위에 올라갈 수가 없잖니 .”

나는 사다리를 타고 내려갔다 . “ 가끔은 이곳까지 날아와요 .”

“ 그래 ? 저녁 식사 준비를 다 마칠 수 있도록 달걀을 몇 알 모아서 가져가자꾸나 . 너희 아버지께서 곧 집에 도착하실 거야 .”

* * * * *

점심시간에 경기장 관중석에서 팻시와 멜로디와 앉아 그날 함께 들었던 수업에 관해 이야기했다 . 멜로디와 나는 영어 수업을 같이 들었고 우리 셋은 다 같이 역사와 스페인어 수업을 들었다 . 그리고 팻시와 나는 과학 수업을 같이 들었다 .

“ 우리 방과 후에 같이 모여서 역사 공부를 할 수 있을까 ?” 내가 물었다 .

“ 물론이야 .” 멜로디가 차가운 바람을 맞으며 코트의 옷깃을 여몄다 .

“ 우리 셋이 함께 공부하면 훨씬 더 수월할 거야 .”

“ 맞아 , 나는 항상 이해 못 하는 단어를 맞닥뜨리거든 .” 팻시가 말했다 .

“ 알겠어 .” 내가 말했다 . “ 어디에서 만날까 ?”

“ 나와 팻시가 서로 옆집에 살고 있으니까 우리 둘 중 한 명의 집에서 만나는 게 어때 ?”

“ 그래 , 난 좋아 .” 내가 대답했다 .

“ 어머니께 우리 집에서 함께 공부해도 되는지 여쭤볼게 .” 팻시가 말했다 . “ 하지만 아마 분명히 허락해 주실 거야 .”

학교 건물 쪽으로 걸어갈 때 내가 말했다 . “ 이것 좀 봐봐 .”

나는 깃대로 달려가서 왼손으로 잡고 몸을 공중으로 들어서 움직였다 . 오른손으로 깃대의 더 높은 곳을 잡았다 . 그리고서 벽을 오르는 것처럼 공중에서 발을 움직이며 걸어 올라갔다 . 내 몸이 수직이 되자 나는 공중에서 걸어서 다시 내려오다가 뒤로 공중제비를 넘어서 땅으로 착지했다 .

“ 우와 !” 팻시가 감탄했다 . “ 그걸 어떻게 배운 거야 ?”

나는 몇 명의 다른 학생들이 멈추어서 구경하고 있는 것을 알아차렸다 . “ 음… . 이건 그냥 우리 집 마당에서 연습한 거야 .”

“ 그거 정말 멋있었어 .” 멜로디가 말했다 .

“ 거의 소름이 끼칠 정도로 멋졌어 .” 팻시가 말했다 .

우리는 웃으며 종이 울리자 서둘러 학교 문으로 향했다 .

* * * * *

다음날 점심시간에 나는 팻시와 멜로디와 관중석에 앉았다 .

“ 어머니께서 우리 집으로 와서 공부해도 된대 .” 팻시가 말했다 .

“ 내일 너와 멜로디에게 저녁을 먹으러 오라고 하셨어 . 그리고 우리는 식사 후에 주방 식탁에서 공부를 할 수 있어 .”

“ 정말 좋은걸 .” 내가 말했다 . “ 멜로디 , 너는 어때 ?”

“ 응 , 나도 갈게 . 우리 스페인어도 공부하면 안 될까 ?”

“ 물론이야 . 팻시 너희 집 주소가 뭐니 ?” 내가 물었다 .

“ 내가 아버지께 내일 저녁 아홉 시쯤 팻시와 나를 데리러 와 달라고 부탁할게 . 괜찮지 ?”

그녀는 집 주소를 알려주었고 , 나는 도시락 가방에 주소를 받아적었다 .

“ 내일 우리랑 같이 집으로 걸어갈래 ?” 팻시가 나에게 물었다 .

나는 주소를 읽으면서 그 질문에 대해 고민해보았다 . 걷는 것은 상관없었지만 , 학교 버스가 바로 그녀의 집 앞에서 세워주기 때문에 조금 아쉬운 일 같았다 .

“ 그래 .”

* * * * *

다음 날 학교가 끝나고 , 우리 셋은 팻시의 집 쪽을 향해서 길을 걸어 내려갔다 .

“ 잠깐만 기다려봐 .” 내가 말했다 .

팻시와 멜로디가 걸음을 멈추고 내 쪽을 바라보았다 .

“ 우리는 3 번 버스를 탈 거야 .”

“ 아니야 .” 팻시가 대답했다 . “ 나는 걷는 게 더 낫겠어 .”

“ 매일 네가 집으로 걸어간다면 , 그건 엠버가 이기는 거야 . 너도 그걸 알잖아 .”

“ 난 걔가 이기든 말든 상관없어 . 나는 그 애가 부르는 노래가 싫을 뿐이야 .”

“ 우리도 노래를 부르면 되잖아 .” 내가 말했다 .

멜로디가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

“ 그러니까 나는 -” 팻시가 말을 하려고 입을 열었다 .

“ 우리 이번에는 다른 노래를 불러보는 게 어때 ?”

“ 무슨 노래 ?”

나는 그 애들에게 내가 생각하고 있는 것을 말해주었다 . 그리고 우리는 줄을 서서 3 번 버스를 기다렸다 . 엠버는 우리들보다 앞에 서있었고 , 그녀의 친구들과 이야기하며 웃고 있었다 . 그녀는 우리가 있다는 것을 알아채지 못했다 .

버스가 도착했고 , 아이들이 줄지어 올라탔다 . 우리가 마지막으로 타는 학생들이었다 .

“ 어이 ,” 엠버가 소리쳤다 . “ 여기 누가 있는지 좀 봐 , 세 얼간이야 .” 녀의 말에 몇몇 아이들이 웃었다 . 시와 멜로디가 같이 앉았다 . 나는 그들의 앞 자리에 앉았다 . 버스가 출발하자마자 엠버가 우리를 놀리기 시작했다 .

“ 뒤뚱뒤뚱 걷는 팻시-“

그때 내가 노래를 시작했다 . 팻시와 멜로디도 함께 불렀다 .

“ 어젯밤은 아니고 그저께 밤에 , 스물네 명의 도둑들이 우리 집 문을 두드렸어요… .”

엠버는 그녀의 친구들과 함께 목소리를 높였다 .

우리는 계속해서 어릴 적 불렀던 줄넘기 노래를 큰 소리로 불렀다 . 몇몇 다른 아이들이 우리와 함께 부르고 있었다 .

엠버는 일어섰다 . “ 뒤뚱뒤뚱 걷는 팻시 ...”

우리도 일어서서 처음부터 노래를 불렀다 . 곧 , 절반의 학생들이 일어서서 우리와 함께 노래를 불렀다 . 엠버는 자리에 앉아 팔짱을 끼고 나를 쳐다보았다 . 십분 후에 버스가 팻시의 집 앞에 멈추어 섰고 , 나는 소녀들을 따라서 버스에서 내렸다 . 내가 버스 기사님을 지나쳤을 때 그는 미소를 짓고 있었다 .

* * * * *

“ 맥카시 아주머니 , 이 스튜 정말 맛있어요 .”

“ 고맙구나 , 찰리 .”

나는 빵이 담긴 접시를 팻시에게 전해주었고 그녀는 자신의 빵은 덜지 않은 채 멜로디에게 곧바로 전달했다 .

식사를 하는 동안에 나는 맥카시 아저씨에게 그의 직업에 대해서 물었다 .

“ 나는 사무실에서 일한단다 . 최근에 우체국장의 조수로 승진했지 .”

“ 잘되셨네요 .”

“ 그래 , 이것을 이루는데 10 년이 걸렸어 .”

“ 네덜란드로 우편물을 보내려면 얼마 정도가 드나요 ?”

“3 센트면 보낼 수 있고 , 도착하는 데는 한 달이 걸릴 거다 . 항공우편은 6 센트인 대신에 훨씬 빨라서 아마 나흘이면 도착할 거야 .”

“ 그럼 3 센트가 더 비싸군요 .”

“ 네덜란드에 아는 사람이라도 있어 ?” 팻시가 물었다 .

“ 아는 사람은 없지만 , 네덜린드의 벨링월드에 사는 루 오텐스씨에게 편지를 쓰고 싶어서 .”

“ 그가 누군데 ?” 멜로디가 그녀의 아이스티를 한 모금 마셨다 .

“ 그는 유명한 엔지니어야 . 나는 그가 나에게 답장을 해줄지 보고 싶어 .”

저녁 식사 후에 나는 사용한 접시들을 가지고 매카시 부인이 가스레인지를 청소하고 있는 부엌으로 가지고 갔다 .

“ 팻시가 오늘 저녁을 많이 먹지 않더라고요 .” 내가 말했다 .

“ 그 아이는 한 번도 많이 먹은 적이 없어 . 아침 식사 몇 입 먹고 , 점심에는 샌드위치 , 그리고 저녁도 별로 먹질 않아 .”

“ 가끔은 점심시간에 샌드위치도 다 먹질 않아요 .” 내가 말했다 .

“ 그 아이는 새처럼 조금 먹는데도 체구가 매우 크구나 .”

“ 그 아이가 항상 저랬나요 ?”

“3 살 때부터 그랬지 .” 매카시 부인이 답했다 .

“ 혹시 누군가 갑상선 기능 저하증이라는 말을 어머니께 해준 적이 없었나요 ?”

그녀는 손을 설거지물에 깊이 담근 채 멈추었다 . “ 뭐라고 ?”

“ 갑상선 기능 저하증이라는 병인데요 , 바로 여기 - 목에 있는 갑상샘 호르몬을 충분히 만들어내지 못하는 것이 음식을 많이 섭취하지 않아도 몸무게가 증가하게 만드는 원인이 돼요 .”

“ 그걸 네가 어떻게 아니 ?”

“ 학교 도서관에서 읽었어요 .”

“ 나는 한 번도 들어본 적이 없구나 .”

“ 저 아이는 의사 선생님을 만나야 해요 .” 내가 말했다 .

“ 갑상샘이 문제가 아닐 수도 있지만 , 만일 문제라면 레보티록신이라는 약으로 치료를 할 수 있어요 .”

부인은 나에게 접시의 물기를 닦으라고 건네주었다 . “ 그것에 대해서도 읽었니 ?”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 “1927 년도쯤 약이 나왔을 거예요 . 제 생각에는 주사를 통해서 약물을 투여하는 것 같아요 .”

                                제 5 장

사회학 수업을 들으러 가는 길에 음악실을 지나쳤다 . 나는 뒤를 돌아서 살짝 들여다보았다 . 교실 안에는 아무도 없었다 .

궁금하군 .

나는 서둘러 지나가는 아이들을 보고는 문을 열고 들어갔다 .

악기들이 각각의 악기 스탠드에 기대어져 있었다 . 더블베이스 , 트롬본 , 바이올린 , 기타 . 그리고 소형 그랜드 피아노가 교실의 중앙에 놓여 있었다 .

나는 피아노에 가서 건반들 위로 손가락을 움직여 본 다음 , 피아노 의자에 앉았다 .

내가 연주하는 방법을 알고 있다니 !

나는 교과서들을 바닥에 내려놓고 스카버러 페어 악보의 처음 열 마디를 연주했다 . 손가락이 기억하고 있었다 . 나는 손을 다시 건반 위에 올려서 내가 가장 좋아하는 곡 중 한 곡을 연주하기 시작했다 . 감미로운 선율이 공기를 감싸자 오래된 기억이 천천히 되살아났다 . 한 여자가 피아노 의자 위 , 내 옆에 앉아서 피아노 연주를 가르쳐주고 있었다 . 내가 실수를 하면 그녀의 손이 내 손 위로 부드럽게 느껴지면서 친절하게 바로잡아 주었다 .

어여쁜 하트 모양의 얼굴형에 어두운색의 눈동자와 아름다운 미소 . 더 이상 소형 그랜드 피아노가 아니었다 . 오래된 직립형의 피아노였다 . 또 건반 실수를 했다 . 그녀가 내 손을 가져가서 손가락에 입을 맞췄다 .

자 이제 얘네들이 잘할 거야 , 그녀가 속삭였다 .

리우데자네이루에서의 그 봄날처럼 내 심장이 다시 떨렸다 . 음악이 교실을 가득 채우며 , 구름같은 기 억들과 슬픔과 후회가 바다처럼 크게 파도치다가 썰물처럼 사라졌다 . 파도치던 기억들이 거대한 상실의 공허함 속으로 사라졌다 . 나는 마지막 음을 연주하였고 , 손가락을 건반 위에 한동안 그대로 두어 감미로운 소리가 서서히 사라지도록 했다 .

카타리나 ! 그녀의 이름은 카타리나였다 .

그때 나의 뒤에서 박수갈채가 들렸고 , 내 앞에 나타난 카타리나에 대한 새로운 기억으로부터 나를 갑자기 끌어당겼다 .

마드리드의 한 아파트 . 한여름 , 숨이 막힐듯한 열기 . 창문들이 열려있었지만 , 우리 사이의 공기는 그대로 머물러 있어서 , 그녀가 방금 나에게 한 말처럼 답답했다 . 그녀의 배낭이 발 옆에 놓여 있었다 .

나는 돌아서서 문틈에 모여있는 몇몇 학생들을 보았다 . 그들 뒤로 더 많은 학생들이 서서 나에게 손뼉을 치고 있었다 . 랜더스 선생님은 음악 선생님이셨는데 , 그가 아이들 사이를 가로질러 걸어 나왔다 .

“ 그건 베토벤이군 .” 그가 나에게 다가오며 말했다 .

“ 네 , 엘리제를 위하여 입니다 . 허락도 없이 죄송합니다 .”

“ 그 곡을 어디에서 배웠나 ?”

“ 저 , 저는 기억이 나지 않습니다 .” 엠버는 다른 학생들과 함께 서 있었다 . 나는 얼굴이 붉어지는 것이 느껴져서 바닥에 있는 내 교과서들을 집어들었다 .

“ 저는 스페인어 수업에 가야 해서요 .”

“ 수업이 다 끝나면 나를 보러오렴 .” 랜더스 선생님이 말했다 .

“ 네 , 선생님 .”

내게 문제를 일으킨 걸까 ?

학생들이 마치 홍해처럼 갈라졌다 . 나는 그들 사이를 황급히 빠져나와 복도를 내려갔다 .

카타리나는 어디로 간 거지 ? 나는 또 어떻게 된 거고 ?

* * * * *

마지막 수업이 끝나고 나는 랜더스 선생님을 뵈러 다시 음악실로 갔다 . 한 학생이 교실 안에 있었는데 그 소녀는 플루트를 연습하는 중이었다 .

“ 또 어떤 곡을 피아노로 연주할 수 있니 ?” 랜더스 선생님이 물었다 .

“ 음…… . 아마 저 곡이요 .” 나는 소녀가 있는 쪽을 향해서 턱으로 가리켰다 .

선생님이 소녀를 바라보았다 . “ 볼레로 말이니 ?”

“ 그런 것 같아요 .”

“ 알았다 . 한번 들어보자꾸나 .”

나는 앉아서 연주를 시작했다 .

그 소녀는 연습을 멈추고 그녀의 플루트를 내려놓고서 나를 보며 미소를 지었다 . 긴 적갈색의 구불구불한 곱슬머리가 그녀의 어깨 아래까지 내려와 있었다 . 그녀의 갈색 눈은 깊었고 , 마치 특별한 비밀이라도 간직한 듯 신비스러웠다 .

랜더스 선생님은 그녀에게 계속해서 연주하라는 신호를 보냈다 .

그녀는 플루트를 입술에 대고 멈추었던 부분에서부터 다시 연주를 시작했다 .

곧 우리의 연주는 어우러져 조화를 이루고 있었다 .

랜더스 선생님은 의자에 깊숙이 앉아 등을 기대고는 눈을 감았다 .

곡의 중간쯤 다다랐을 때 나는 멈추었다 .

선생님이 바로 앉았다 . “ 무슨 문제라도 있니 ?”

“ 버스를 타러 가야 해서요 .” 내가 대답했다 .

“ 어디에 사는데 ?”

“ 온 딜론 거리에 살아요 . 시내에서 약 12 마일 정도 떨어진 곳이에요 .”

“ 알고 있는 다른 곡들도 있니?”

“ 몇 곡 정도는요 .”

그는 시계를 쳐다보았다 . “ 돌리 , 오후 다섯 시가 되면 내가 너를 집으로 데려다주마 . 혹시 지금 ‘ 향수 어린 여행 ’ 곡의 악보를 지금 가지고 있을까 ?”

“ 네 , 선생님 .” 그 소녀는 악보집을 넘겨보며 대답했다 .

“ 그 곡을 아니 ?” 선생님이 나에게 물었다 .

“ 아마도요 . 먼저 돌리 애나가 연주를 시작하면 조금 후에 제가 함께 연주를 해볼게요 .”

그녀는 나를 잠깐 쳐다보았고 , 미소를 지어 보였다 .

그래 , 난 너의 중간이름을 알고 있지 , 돌리 애나 두보이스 .

그녀는 두 장의 악보를 보면대 위에 펼쳐놓고선 연주를 시작했다 .

이 곡, 기억이 나.

나는 그녀가 연주하고 있는 부분을 따라잡아서 함께 했다 .

잠시 후에 그녀는 플루트를 연주하면서 내 피아노 옆으로 걸어오더니 연주를 이어갔다 .

나는 노래를 불렀다 .

곡이 끝났을 때 돌리와 나는 서로를 바라보았다 .

2 년 . 그녀는 2 년 안에 죽게 될 거야 ! 자살로 말이야 . 내가 그녀를 막을 수 있을까 ? 만일 내가 개입한다면 , 그것이 미래를 크게 바꾸게 될까 ? 물론 그렇겠지 . 내가 바꾸는 모든 것들은 다른 사람의 미래에 영향을 미칠 거야 . 파란색 옷을 입은 의사는 나에게 지구 온난화를 막아달라고 요구했어 . 그것 또한 인류의 미래를 바꾸는 일이지 . 하지만 한 명의 생명을 구하는 일은 지금으로부터 50 년 이후에는 아무도 알아채지 못할 거야 .

돌리는 미소를 지었다 .

그녀는 아름답고 , 재능이 있어 . 내가 그녀에게 반하는 게 당연할 정도로 .

“ 너 발성훈련을 받았었구나 .”

“ 뭐라고요 ?” 랜더스 선생님이 내가 빠져있던 생각으로부터 나를 다시 불러왔다 .

“ 너 프로처럼 노래를 부르더구나 .” 그가 말했다 . “ 훈련을 받은 게 분명해 .”

“ 아닙니다 . 자연적으로 나온 거예요 .”

“ 네가 듣고 있는 다른 수업 중 하나를 내 음악 수업으로 변경하는 게 어떻겠니 ?”

나는 돌리를 바라보았다 . 그녀는 나에게 희망적인 미소를 띄어주었다 .

“ 잘 모르겠어요 , 아마도 그렇게 할 수 있을 거예요 .”

“ 나는 이제 가야 해 .” 돌리가 말했다 .

“ 그러자 .” 랜더스 선생님이 말했다 . “ 그리고 찰리 , 너도 집에 데려다주어야겠구나 . 괜찮지 돌리 ?”

“ 네 , 제 책을 챙겨올게요 .”

그녀는 플루트를 분해시키고 케이스 안에 넣은 후에 황급히 그녀의 사물함으로 갔다 .

* * * * *

나는 부엌 식탁에 앉아서 내 멜빵바지에 달린 가슴받이 부분을 잘라냈다 .

“ 엄마 , 이 멜빵에 벨트 고리를 바느질해 주실 수 있어요 ?” 나는 멜빵바지의 아랫부분을 들어 올려 보였다 .

“ 그럴 수 있을 것 같구나 . 그런데 왜 그러니 ?”

“ 벨트를 차고 싶어요 .”

“ 알겠다 . 갑자기 왜 ?”

“ 학교에 있는 그 아이들 때문에요 .” 어머니께서는 바느질 상자를 가져와 테이블 위에 놓았다 .

“ 너의 옷을 두고 그 아이들이 놀리는 모양이구나 .”

“ 네 , 이 옷도 그렇고 농구를 할 때도요 .”

“ 네가 농구를 한다고 ?”

고개를 끄덕인 후에 나는 다른 바지를 집어 들고 똑같이 윗부분을 잘라내기 시작했다 .

“ 너는 옷들을 못 쓰게 만들고 있구나 . 이리 주렴 . 농구 경기를 하는 다른 아이들은 무슨 옷을 입고 하니 ?”

“ 운동복 반바지요 .”

“ 버넌 !” 하고 어머니께서 어깨너머로 아버지의 이름을 불렀다 .

“ 왜요 ?” 아버지가 거실에서 대답했다 .

“ 당신의 가죽 벨트가 필요해요 . 그 갈색 벨트 말이에요 .”

아버지는 조금 후에 벨트를 가지고 다가오셨다 .

“ 내 생각에 이 아이가 이것으로 체벌을 받기에는 너무 자란 것 같은데 .” 아버지께서 나를 보며 환하게 웃으시며 말했다 .

“ 아 , 그렇군요 .” 어머니가 말했다 .

“ 아들아 , 다음에 네가 많은 장작을 팔게 되면 그때 너의 운동복 반바지를 사렴 .”

“ 여보, 과연 그런 날이 오긴 올까요 .”

“ 아버지 , 제발요 . 제가 이번 주말에 레오 삼촌과 함께 장작을 패는 것을 도울게요 .”

“ 반바지가 얼마 정도 하니 ? 그리고 그게 왜 필요한 거니 ?”

“ 시어스 로벅 카탈로그에서 1 달러 19 센트짜리 반바지를 보았어요 ,” 내가 답했다 . “ 농구 할 때 입을 거예요 .”

* * * * *

수요일에 나는 학교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오자마자 부엌 식탁에 놓인 흰색 운동복 반바지와 검은색 테니스 신발 한 켤레를 발견했다 . 어머니께서는 식탁 의자에 앉아 콩 껍질을 벗기고 있었다 .

“ 우와 운동화까지 . 감사해요 , 어머니 .”

어머니께서는 내게 웃어 보였다 . “ 아버지에게 감사하다고 말씀드리렴 . 어서 입어봐 . 어울리는지 보고 싶구나 .”

나는 몇 분 후에 새 옷과 흰색 티셔츠를 입고 부엌 식탁으로 돌아왔다 .

“ 이제야 제법 운동선수처럼 보이는구나 .”

“ 정말요 ?” 나는 점프슛으로 행주를 부엌 싱크대에 안으로 던져넣었다 . “2 점 슛입니다 !”

“ 네가 운동을 한다는 게 믿기질 않는구나 .”

“ 제 나이면 운동을 할 때가 되지 않았나요 ?” 내가 물었다 .

“ 그래 , 그렇구나 .”

* * * * *

금요일 늦은 오후 , 헛간에서 돌아오는 길에 나는 제임스 형을 마주쳤다 .

“ 이리 와 봐 .” 그가 내 팔을 잡았다 . “ 너에게 할 말이 있어 .”

오 이런 . 형이 아이패드에 대해서 알아차렸나 ? 건초 속에 잘 숨겨 두었는데 . 그래도 우연히 발견했는지도 모르지 .

“ 무슨 일인데 그래 ?” 내가 물었다 .

그가 나를 헛간 안으로 잡아끈 다음 목초가 있는 가로대 위에 넘어뜨렸다 . 나는 등을 대고 눕혀졌다 . “ 또 싸우고 있어 .”

“ 누구 말이야 ?”

“ 어머니랑 아버지 말이야 .”

“ 오 .” 부모님의 다툼은 주기적으로 일어나는 일이었고 , 제임스 형은 어머니 아버지께서 서로에게 화가 나 있는 모습을 내가 보지 못하게 하려 노력했다 .

“ 이번에도 돈 때문에 다투시는 거야 ?”

형이 고개를 끄덕였다 . “ 어머니는 전기 요금을 내고 싶어 하시는데 , 아버지는 트럭의 클러치판을 사고 싶어 하셔 .”

“ 전기가 안 들어와도 우리에게는 석유램프가 있잖아 .”

“ 그래도 어머니께선 우리 옷들을 다림질하고 라디오 프로그램을 듣고 싶어 하셔 .”

“ 그런데 나무를 나르려면 아버지는 트럭이 필요하시잖아 .”

“ 그렇지 .”

“ 전기 요금은 얼마인데 ?”

“ 거의 3 달러쯤 될 거야 .”

이런 , 제기랄 . 우리 집에 전기세를 낼 3 달러도 없단 말인가 ? 정말 애처로운걸 . 그 사람들이 나에게 아이패드 대신에 기타를 보내줬더라면 , 나는 그걸로 꽤 큰 돈을 벌 수 있었을 텐데 . 아니야 . 제기랄 . 기타도 전기를 사용하잖아 . 나는 증폭기가 필요해 .

어쿠스틱 기타를 어디에서 찾을 수 있을까 ? 전자 기타보다는 소리가 덜 좋겠지만 그래도 그 기타를 연주해서 돈을 벌면 곧 전기 요금을 낼 수 있을 거고 아버지께서도 트럭에 필요한 부품을 살 수 있으실 거야 . 열네 살 소년이 부르는 “ 아메리칸 파이 ” 라면 꽤 멋질 것 같은데 . 노래를 수준급으로 하는 사람이 주변에 있었다면 좋았을 텐데 . 아이패드를 사용해서 내가 어떻게 하면 돈을 만들 수 있을까 ?

* * * * *

나는 대수학 선생님이신 베이커 선생님께 수학 수업을 음악 수업으로 변경할 수 있는지 물어보았다 .

“ 내년에 네가 고등학교 2 학년으로 올라가기 위해서는 대수학 과목을 통과해야 해 .”

“ 수업을 변경하더라도 수학 과제를 다 제출하고 시험도 치를게요 .”

“ 네가 시험에 통과할 수 있다면 나도 괜찮구나 , 하지만 교장 선생님께 허락을 받아야 한다 .” 랜더스 선생님께서 교장 선생님에게 이야기해 주셨고 , 교장 선생님은 나의 과목 변경을 허락해 주셨다 . 나의 첫 음악 수업 시간에 랜더스 선생님은 ‘ 누군가가 당신을 사랑하기 전까지 당신은 아무것도 아닙니다 .’ 라는 곡을 기타로 연주하셨다 . 나는 피아노 의자에 앉아서 그 모습을 구경했다 . 선생님의 연주가 끝났을 때 내가 질문했다 . “ 그 곡은 배우기가 어려운가요 ?”

“ 그렇지 않아 . 연습이 필요할 뿐이지 .”

“ 선생님께서는 연주할 때 손가락을 보지도 않으시네요 .”

“ 삼십 년 동안 연주를 하다 보면 손가락이 저절로 연주법을 익히게 돼 .”

나도 알고 있다 . 그건 맞는 말이다 .

“ 선생님께서 왼손으로 다른 줄들도 함께 누르고 있는 걸 보았어요 .” 내가 말했다 .

“ 그것을 코드라고 한단다 , 네가 피아노에서 쳤던 것과 같은 거지 .”

“ 선생님께서는 제가 기타를 배울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세요 ?”

“ 물론이다 .”

“ 제가 해봐도 될까요 ?”

“ 그럼 .”

랜더스 선생님은 일어서서 의자를 가져가라는 몸짓을 하셨다 . 나는 의자를 내 쪽으로 당겨 앉아서 기타를 집어 들었다 .

아 , 기분이 너무 좋아 . 옛날로 돌아온 것처럼 – 과거가 아니라면 미래이던지 말이야 .

랜더스 선생님께서 내 왼손 손가락을 줄 위로 자리를 잡아주셨다 . “ 이 세 곳을 눌러보렴 .”

와 , 손가락 끝에 두꺼운 굳은살을 만들어야 하겠는걸 .

“ 이제 오른손 엄지손가락으로 기타 줄을 튕겨보렴 .”

나는 선생님께서 말하는 대로 했고 , 곧 감미로운 D 코드의 선율이 들렸다 . 그리고 교실 반대편에서 돌리가 나를 바라보고 있다는 것을 알아챘다 . 나는 그녀에게 웃어 보였고 , 그녀도 나를 보고 미소를 지었다 .

선생님께서 내 손가락의 위치를 옮겨주었다 . “ 이건 A 코드야 .”

나는 기타 줄을 튕겼다 .

“ 이제 , 다시 D 코드를 잡아보렴 . 그다음은 A 코드 그리고 다시 D 코드 .”

나는 선생님께서 시키는 데로 연주했다 .

“ 좋아 . 이것은 F 코드이고 네 손가락을 사용하지 .”

F 코드가 처음에는 어려웠지만 , 세 번째 시도 끝에 습득할 수 있었다 .

“A 코드 D 코드 F 코드 그리고 다시 A 코드 .”

나는 초보처럼 보이도록 일부러 두 번쯤 코드를 잘못 잡았고 , 다시 음정을 조금 더 정확하게 연주했다 .

제 6 장

내 위로 세 명의 형제들은 고등학교를 졸업했다 . D.L 형 은 나보다 세 살 많았지만 , 아직 2 학년생이었는데 , 작년에 낙제했기 때문이었다 . 그의 느린 학업으로 인해서 우리 둘은 같은 시기에 상급생이 될 것이었다 . 버넌 주니어 형이 가장 나이 많은 형으로 , 포드랜드의 제재소에서 일하고 있다 . 그 다음으로 둘째 형인 제임스는 낙농장에서 일했으며 , 나보다 다섯 살 위인 웨인 형은 철물점에서 일을 하고 있었다 . 제임스 형은 1939 년식 폰티액 차의 할부금을 내고 있었기 때문에 월급에서 그것을 제외하고 나면 휘발유를 살 수 있을 만큼의 돈만 남았다 . 버넌 주니어 형와 웨인 형은 스스로 차 계약금을 갚기 위해서 돈을 저축하고 있었다 . 주말 동안에 우리 다섯 형제는 아버지께서 파시는 장작을 패는 것을 도왔고 , 가을에는 검은 호두를 주우러 다녔다 .

아들이 다섯 명인 집의 한 가지 좋은 점은 다른 곳으로 떠나지 않는 일꾼들이 있다는 것이다 . 아버지와 레오 삼촌께서는 우리에게 일감을 주었는데 호두를 절반 가격에 모으도록 했다 . 그 말인즉슨 아버지께서 검은 호두나무 숲을 가지고 있는 사람을 찾아서 대신 수확한 다음 , 수확의 절반에 대한 값을 받는 것을 숲의 주인에게 제안하는 것이었다 . 이 계획은 굉장히 잘 성사되었는데 곧 우리의 뒤뜰에는 거대한 호두 더미가 쌓였다 . 아버지께서는 호두 1 파운드에 3 센트를 받고 팔 수 있었지만 , 껍질을 벗기면 1 파운드에 4 센트를 받을 수 있었다 . 손으로 껍질을 벗기는 것은 힘이 들었고 , 모두의 손과 옷에 검은 얼룩을 남겼는데 양잿물 비누로 씻어도 지워지지 않았다 . 어머니와 우리 형제들이 호두껍데기를 손으로 까는 동안 , 레오 삼촌과 아버지는 이 일을 자동화 할 수 있는 전략을 짜고 계셨다 . 트럭 뒷부분을 잭으로 들어 올려서 바퀴가 땅에서 들어 올려지도록 한 다음 , 쪼개어진 호두나무로 구유를 만들어서 구유의 앞쪽 끝부분이 들려지도록 뒷바퀴 중 하나의 바퀴 아래로 밀어 넣었다 .

저속기어로 둔 상태에서 트럭의 모터가 작동하며 구유의 2 인치 위의 지점에서 바퀴가 돌았다 . 그리고 아버지와 삼촌께서 호두를 껍질 채로 구유에 넣자 호두들이 돌면서 타이어 아래에서 구르다가 바퀴에 집혔고 , 그 후 껍질이 벗겨진 말끔한 호두가 바퀴의 뒤편으로 쏟아졌다 . 이 장치는 작동이 잘 되었기에 곧 우리는 스프링 필드에 있는 하몬스 호두 회사의 구매원에게 껍질을 깐 호두를 트럭 한 대 분량으로 가져갈 수가 있었다 .

아버지와 레오 삼촌께서 21 달러 50 센트를 받아들고 저녁에 집으로 돌아오셔서 황홀해하셨다 . 그리고 그 돈은 트럭에 들어간 21 갤런의 가스비를 내고 난 후의 금액이었다 .

다음 날 아침 일찍 우리는 호두를 더 모으러 나갔다 .

* * * * *

우리는 그날 저녁 식사로 빵가루를 씌워 기름에 튀긴 얇은 쇠고기 요리를 먹었다 . 세상에 , 어머니께서 음식을 이렇게 잘하셨다니 . 우리 가족이 아무도 뚱뚱하거나 통통하지 않다는 것이 의아한 일이었다 . D.L 형은 조금 통통했지만 다른 형제들은 모두 호리호리하면서도 힘이 셌다 . 나는 우리 형제들이 어릴 적에 집이 얼마나 가난했었는지 한 번도 눈치채지 못했었다 . 어머니는 우리의 셔츠와 어머니의 옷들을 동물의 먹이 자루로 만들어 입으셔야만 했다 . 그 옷들은 잘 맞았고 여러 가지 색감이 있었다 . 퓨리나사료 회사에서 나온 닭 사료와 밀가루 자루에 다양한 예쁜 무늬들이 인쇄되어있었다 . 우리는 일 년에 한 번 시어스 로벅 카탈로그에 나온 새 멜빵바지를 받았다 . 그러니까 , 큰형들만 새 멜빵바지를 받았고 , 내 옷들은 다 물려받은 옷이었다 . 아버지와 레오 삼촌은 돈을 많이 벌지 못했다 . 운 좋게 팔 수 있는 경우에만 장작 한 더미에 3 달러씩 벌었다 . 설탕 , 소금 , 밀가루를 제외한 우리의 모든 음식은 농장에서 나온 것들이었다 . 우리에게는 40 에이커의 옥수수 , 수수와 밀 농지가 있었다 . 네 마리의 젖소들 , 두 마리의 심술궂은 황소 , 스물다섯 마리의 돼지 , 두 마리의 멍청한 노새 , 열 마리의 칠면조 , 열두 마리의 거위 그리고 몇 마리인지 모를 닭들도 있었다 . 나는 거위알을 굉장히 좋아했다 . 그것을 스크램블로 요리하면 든든한 아침 식사가 되었다 . 어머니와 아버지는 농장을 실제로 소유하지는 않았는데 , 집 과 땅은 한 달에 23 달러를 내고 버스터 무어씨로부터 임대한 것이었다 .

* * * * *

우리의 저녁 식사 테이블은 조용했다 . 우리는 어머니와 아버지께서 다투셨을 때 말을 하지 않는 편이 낫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

“ 저녁 식사 후에는 ,” 어머니가 말을 꺼내셨다 . “ 너희 두 아이들은 숙제를 했으면 좋겠구나 .” 어머니께서는 D.L 형 과 나를 순서대로 쳐다보셨다 .

“D.L,” 아버지께서 부르셨다 . “ 이 안에 장작이 별로 없구나 .”

“ 아무도 장작을 패지 않았어요 .” D.L 형 이 대답했다 .

“ 버넌 주니어 ?” 아버지가 부르셨다 .

“ 이번 주는 제임스 형의 차례예요 .” 버넌 주니어 형이 대답했다 .

“ 장작을 팰 나무가 없어요 , 아버지 .” 제임스 형이 말했다 . “ 아버지께서 다 포드랜드로 가져가셨잖아요 .”

아버지는 난로를 바라본 후에 땔감 상자를 바라보셨다 . 우리는 모두 아버지의 시선을 따라갔다 .

“ 아바이스 , 아침까지는 장작이 충분한 것으로 보이는구려 .”

오 , 너무 추웠다 . 아버지께서는 어머니를 ‘ 여보 ’ 라고 부르는 대신 평소처럼 ‘ 아바이스 ’ 라는 이름으로 불렀다 . 어머니께서는 커피를 한 모금 마시면서 고개를 끄덕였다 .

“ 나는 숙제가 정말 싫어 .” D.L 형 이 투덜거렸다 .

“ 도와줄게 .” 내가 말했다 .

웨인 형이 웃음을 터뜨렸고 , 다른 가족들도 웃었다 . 나는 이것을 유도한 것이었었다 . 분위기를 조금 더 밝게 하는 것 . D.L 형 이 나를 향해 코웃음을 치며 그의 접시 모퉁이로 옥수수를 밀었다 .

* * * * *

저녁 식사 후에 제임스 형과 내가 설거지를 했다 .

모두가 부엌을 정리하는 것을 도왔지만 아버지께서는 레오 삼촌과 함께 라디오에서 나오는 뉴스를 듣기 위해 거실로 가셨다 .

식탁을 닦은 후 D.L 형 과 나는 숙제를 펼쳤고 , 다른 세 형제들은 앞방으로 갔다 . 어머니께서는 식탁에 앉아서 감자 껍질을 벗기고 계셨다 .

나는 대수학 과제를 마친 후에 역사 교과서의 세 단원을 읽었다 . 중세의 유럽 , 로마 제국의 몰락 , 이슬람의 부흥 , 십자군 전쟁… . 모두 매우 흥미로웠다 . 20 분쯤 후에 나는 기하학 문제로 고심하고 있는 어머니와 D.L 형을 뒤로 한 채 뉴스를 듣기 위해 앞방으로 건너갔다 .

* * * * *

그날 밤 나는 모든 가족이 다 잠든 것을 확인한 후에 헛간으로 몰래 빠져나갔다 . 나는 다락에 있는 등불을 밝혔다 . 그리고 아이패드로 풍력 터빈과 리튬이온 전지에 대해서 읽었다 . 그것들이 1970 년대까지 아직은 발명되지 않았을 텐데도 나는 원본의 설계 설명서와 함께 특허 정보를 찾을 수 있었다 . 또 나는 최신 건전지의 시방서와 함께 최근의 발견들에 대한 글을 읽었는데 , 건전지를 더 작은 크기이면서도 효율적으로 만드는 것에 대한 글이었다 . 나는 아이패드와 함께 있던 다른 상자들도 열어보았다 . 한 상자 안에는 태양 전지판들이 들어있었는데 , 컴퓨터를 충전하기 위해서 설치해야 했다 . 나는 세 번째 상자에서 프린터를 발견하고 놀랐다 .

이것들은 모든 일을 더 빠르게 해줄 것이었다 .

태양 전지판과 함께 110 볼트 인버터와 아이패드에 전력을 입력하는 연결 배선이 있었다 . 프린터의 배터리는 USB 포트를 통해서 충전할 수 있을 것이다 .

나는 태양 전지판들의 설명서들을 읽은 후 건초 다락의 문을 통해 올라가서 도르래 들보 위에 올라섰다 . 전지판들을 지붕 위로 던진 다음 , 나는 모서리를 잡고 내 몸을 들어 올렸다 . 자정이 넘은 시간이었고 달은 없었으며 꽤 어두웠다 . 지붕은 경사가 가팔랐지만 나는 맨발인 채로 지붕널 위에서 버티고 서있었기에 미끄러지지 않을 수 있었다 .

내가 전지판을 펼치는 동안 내 눈이 서서히 어둠에 적응하고 있었다 . 나는 인버터를 지시 사항을 따라서 펼친 후에 전지판들을 끈적한 풀 위에 두고 눌렀다 . 나는 입으로 선의 끝부분을 물고서 다락방 문을 통과해서 다시 내려갔다 . 나는 어댑터를 아이패드에 연결했다 . 내일 해가 뜨고서 몇 시간 후에 나는 이 충전 시스템이 작동하는지 알 수 있을 것이었다 . 헛간의 지붕 뒤편에 전지판을 설치했으므로 아무도 눈치채지 못할 것이다 .

사다리를 내려가기 전에 나 는 두 가지 사항을 더 인쇄하기로 했다 .

* * * * *

아침 식사 시간에 나는 전날 저녁에 인쇄해 둔 선 긋기 그림 연습 종이 위에 선을 몇 줄 스케치하면서 이미 그려져 있는 그림을 내가 그린 척했다 .

“ 찰리 아이 , 거기 뭘 하는 거니 ?” 제임스 형이 계란 스크램블을 한입 먹으며 물었다 . 나는 그림을 형에게 밀어서 전해주었다 .

“ 우와 정말 멋진 차네 .” 제임스 형이 말했다 . “ 나도 좀 보여줘 .” 버넌 주니어 형가 말했다 .

제임스 형이 그에게 종이를 건네주었다 .

“ 훌륭해 . 차종이 뭐야 ?”

“ 아무래도 나는 그 차를 무스탕이라고 부를 생각이야 .” 그것은 1964 년에 만들어진 포드사의 첫 무스탕 차량의 상세한 그림이었다 . “휘 발유 대신에 전기로 작동될 거야 .”

아버지께서 그림을 향해 손을 뻗었다 . 아버지께서는 그림을 잠시 들여다보았다 . “ 작동하지 않을 거다 .”

“ 왜요 ?” 내가 물었다 .

“ 자동차 배터리들이 너무 무거울 테고 , 그래서 차가 나갈 수 없을 거야 .”

“ 리튬 이온 배터리에요 , 아버지 . 그것은 크기가 작고 가벼우면서도 많은 전류를 저장할 수 있어요 . 85 파운드의 리튬 배터리가 납산 축전지 1,500 파운드보다 더 많은 전류를 제공한다고요 .”

“ 그런데 너는 이것을 어떻게 아는 거니 ?”

“ 과학책에서 읽었어요 .”

“ 오 , 그래 . “ 최근에 책을 많이 읽었구나 .” 아버지께서 말씀하셨다 .

나는 고개를 끄덕여 보였다 .

아무래도 내가 너무 빨리 움직이기 시작한 것 같아 . 사람들을 놀라게 하고 싶지는 않은데 .

“ 헤드라이트를 그려 넣는 것을 잊었구나 .” 아버지께서 말씀하셨다 .

“ 그건 여기에 숨겨져 있어요 . 이 전지판들이 보이시죠 ? 불을 켜면 전지판이 위로 젖혀지면서 헤드라이트가 제 자리로 이동하게 되죠 .”

“ 굉 - 장해 .” 제임스 형이 말했다 .

아버지께서는 식탁 건너편으로 손을 뻗어 내가 완성한 또 다른 그림을 가져가셨다 .

“ 멋진 풍차로구나 .”

“ 정확히는 풍력 터빈이에요 , 전력을 생산하는 거예요 .”

어머니께서 아버지 쪽으로 몸을 기울이고 그림을 보았다 . “ 이것을 어떻게 고안해냈니 ?”

“ 저는… . 그러니까 이것을 어디서 찾았느냐면은요… .”

그때 아버지께서 나의 대답을 가로막았다 . “ 그래 , 안다 . 학교 과학책에서 읽었다고 했지 .” 아버지께서 그림을 잠시동안 바라보며 물었다.

“이게 작동이 될까 ?”

“ 일단 만들어서 작동되는지 알아보아야 해요 .”

                                제 7 장

어릴적 나는 항상 교회를 싫어했었던 기억이 난다 . 그곳은 너무 지루했다 . 하지만 지금의 나는 그곳을 사랑했다 . 그곳의 모든 것들을 .

인생을 살아가는 것이 끝난다는 것 . 무엇이 더 감미로울 수 있으랴 ? 내 생명의 불이 꺼질 때 까지 .

“ 어머니 , 이번 주 수요일에는 왜 교회에 가나요 ?” 내가 물었다 .

“ 장례식이 있단다 .”

“ 오 , 저런 . 누군가가 돌아가셨나요 ?”

“ 랫치크로프트 부인이야 .”

“ 오 , 저는 랫치크로프트 부인을 좋아했어요 . 저에게 과일 파이를 만들어주시곤 하셨는데 .”

“ 그랬었지 .”

그 날 우리는 좋은 옷과 신발을 신었다 . 50 명 이상의 많은 사람이 참석했고 매우 엄숙한 분위기였다 . 목사님이 오랫동안 이야기를 하신 후 , 남편인 윌리엄 랫치크로프트 씨가 앞으로 나가서 그가 얼마나 아내를 사랑했는지 , 그리고 보고 싶은지 이야기했다 . 그러나 울음이 자꾸 나와서 말을 많이 할 수 없는 듯했다 . 곧 아저씨의 딸이 앞으로 나가서 손을 잡고 부축해서 자리로 데려다주었다 .

곧이어 한 여인이 앞으로 나가서 랫치크로프트 부인이 얼마나 퀼트를 잘 만들었는지 이야기했다 .

그녀가 다시 자리에 앉자 , 목사님께서 무엇이든지 이야기하고 싶은 사람이 있는지 물으셨다 . 나는 손을 들었다 . 아버지께서 나에게 냉엄한 표정을 지으셨지만 나는 계속해서 손을 들고 있었다 .

목사님께서 잠시 나를 바라보다가 고개를 끄덕이셨다 .

나는 자리에서 일어서서 말했다 . “ 랫치크로프트 부인께서 저에게 정말 맛있는 과일 파이를 만들어주셨었어요 .”

몇몇 사람들이 킥킥거리며 웃다가 손가락을 얼른 입에 가져다 대었다 .

우리가 앉은 자리에서 몇 줄 앞에 앉은 딜롱 학교에 다니는 중학교 2 학년인 모니카가 나에게 동조하듯이 고개를 끄덕이며 나를 향해 미소를 지어주었다 .

다른 사람이 이어서 이야기를 하기 전에 나는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다 . 이 행동으로 나는 곤란한 상황에 부닥치게 될 수도 있었고 아니면 사람들을 놀라게 할 수도 있었다 . 하지만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는 몰랐다 .

“ 놀라운 은혜 , 얼마나 감미로운 소리인지… .” 대부분 사람의 눈에 이미 눈물이 맺혀있었기 때문에 노래를 한다고 해도 큰 문제는 없을 것이었다 . 나는 목소리를 높였다 . “ … . 나와 같은 가엾은 사람을 구해주었다네 .” 내가 노래를 부르자 몇몇 사람들이 깜짝 놀라며 나를 바라보았고 , 그 후 몇몇 사람들은 코를 훌쩍였고 , 다른 몇 명은 미소를 지었다 .

나는 내 목소리에 옅은 바이브레이션을 넣었고 , 그 후에는 약간의 반복 악절을 추가했다 .

“ 나는 한때 길을 잃었으나 , 지금은 나를 찾았다네 .”

한 여인이 눈물을 닦았다 .

“ 나는 장님이었으나 , 지금 나는 볼 수 있다네 .”

더 많은 여인이 울기 시작했고 , 그중에 나의 어머니도 있었다 .

연세가 있으신 랫치크로프트씨 마저도 손수건을 꺼내어 들었다 .

그래 , 수월한 관객들이었어 . 나에게 기타가 있었다면 좋았을 텐데 .

노래의 마지막 부분에서는 거의 모든 사람이 눈물을 흘리고 있었다 .

목사님이 예배를 마치고 , 사람들이 나에게 와서 안아주었고 악수를 했다 .

“ 그건 내 인생에서 들었던 것 중 가장 아름다웠단다 .” 무어 부인께서 나를 껴안아 준 후에 말했다 .

“ 감사합니다 , 무어 부인 .”

“ 천사와 같았어 .” 한 여인이 말했다 . “ 아름다운 노래하는 천사 같았단다 .”

그것이 내가 의도했던 거였다 .

“ 감사합니다 , 아주머니 .”

랫치크로프트씨의 볼에 여전히 눈물이 흐르며 , 나의 손을 그의 크고 거친 손으로 잡았다 . “ 그건 정말… .” 그는 코를 훌쩍이며 침을 삼켰다 . “ 나는 도무지… .” 아저씨는 얼굴을 닦았다 .

“ 린다가 그 노래를 들었다면 정말 좋아했을 거야… .”

“ 감사합니다 , 아저씨 .”

모니카는 나에게 다가와서 악수를 하며 살짝 손을 꽉 잡았다 .

다음에는 목사님께서 나에게 다가오셨다 . “ 그런 노래를 어디서 배웠니 ?”

“ 이 곳 교회에서요.” 내가 대답했다.

“ 글쎄 나는 네가 경청하고 있는 줄 몰랐구나 . 네가 정말 자랑스럽구나 .”

* * * * *

나는 어머니와 아버지 사이의 트럭의 앞자리에 앉았다 . 다른 형제들은 뒤에 타야 했다 .

“ 처음에는 풍력 터빈이더니 , 이제는 나이팅게일처럼 노래를 부르는구나 .” 아버지가 말했다 . “ 대체 무슨 일이니 ?”

“ 저도 모르겠어요 .” 어머니께서 대답했다 . “ 하룻밤 사이에 이런 일이 생기다니요 .”

“ 또 무엇을 할 수가 있니 , 찰리 아이 ?” 아버지께서 물었다 .

“ 버드나무 막대기로 호루라기를 조각해 만들 수 있지요 . 지난번에 아버지께서 큰 주머니칼로 만드는 것을 보여주셨던 것처럼요 .”

아버지께서 발로 트럭의 시동 페달을 밟으셨다 . “ 하지만 우리가 모르는 것 중에서는 또 무엇을 할 수 있니 ?” 오래된 트럭에 시동이 걸리며 쉰 소리로 기침하듯 부릉거렸다 .

                                제 8장

나는 1945 년이면 어머니와 아버지가 헤어지시게 될 날이 일 년도 채 남지 않았음을 알고 있었다 . 이혼하자마자 나의 두 형인 버넌 주니어 형와 제임스 형은 아버지와 함께 살려고 따라갔다 . 결국 , 그 두 형은 새어머니인 마리와 캘리포니아에서 살게 되었다 .

어머니께서는 남은 우리 세 형제를 오클라호마의 외조부모의 댁으로 보내고 나와 D.L 형과 과 웨인 형의 생계를 책임지기 위해서 카페에서 웨이트리스로 일하실 계획이셨다 . 우리의 핵가족은 파열될 위기였고 , 이것이 우리 모두를 어떤 식으로든 상처입힐 것이었다 . 누군가는 다른 사람들보다 더 많이 아플 것이다 .

지시 사항에 따르면 나는 세상을 구해야 했지만 , 우선은 가족들을 구해야 했다 . 그러려면 기타가 필요했다 . 금요일 , 음악 시간이 끝난 후에 나는 랜더스 선생님께 주말 동안 기타를 빌릴 수 있는지 물었다 .

“ 물론이지 . 코드들을 연습하렴 . 그리고 월요일에 새로운 것을 연습하자꾸나 .”

* * * * *

“ 그 기타는 어디에서 났니 , 아들아 ?” 내가 학교를 마치고 돌아오자 아버지께서 물으셨다 . “ 저의 음악 선생님이신 랜더스 선생님이 몇 가지 코드를 알려주셨는데 주말동안 연습하라고 말씀하셨어요 .”

저녁 식사 후에 나는 기타를 튕기며 코드들을 모두 연습했다 . 나는 어서 진정으로 음악을 시작하고 싶었지만 , 천천히 신중하게 나아가기로 했는데 , 아마 끝없는 반복 연습으로 주변 사람들을 초조하게 만들었을 것이다 .

나는 뒷 베란다로 나가서 연습했다 . 때로는 연습하는 것이 나를 미칠 것 같이 만들기도 했는데 , 그렇지만 사람들은 그런 내 모습을 단지 연습하고 있는 것이라고 여겨야 했다 . 물론 내가 어리호박벌의 비행 이라는 곡을 하루아침에 능숙하게 연주할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 실력을 쌓는 동안 나는 오른손의 손톱을 기르기로 다짐했다 .

* * * * *

화요일 오후 , 제임슨 코치님이 나에게 풋볼을 해본 적이 있는지 물었다 .

“ 네 , 코치님 .”

“ 어디에서 ?”

베트남이요 , 라고 솔직하게 그에게 말하고 싶었다 .

다낭에서 출발한 제 6 해병사단의 제 2 대대에는 월남 최고의 풋볼팀이 있었다 . 우리는 순회를 돌거나 중요한 경기가 텔레비전에서 하지 않는 매주 일요일 오후에 경기를 했다 . 우리 팀은 박격포 공격을 받게 되었을 때조차도 경기장을 떠나는 것을 주저할 정도였다 .

우리가 일등팀은 아니었는데 , 왜냐하면 우리는 꽤 유쾌하고 친근한 경기를 했기 때문이었다 . 우리에게는 규칙도 , 보호대도 심판원도 없었다 . 점수를 매기는 공군 하사가 경기 시간도 주시했다 . 그는 우리에게 경기 중간 휴식 시간과 경기가 끝났을 때가 언제인지 , 그리고 언제 맥주를 마실 수 있는 휴식 시간을 가져도 되는지를 말해주었다 . 우리는 많은 득점을 하지는 않았지만 , 주먹싸움이 잦아서 선수들이 코피와 멍든 눈 그리고 치아를 잃는 일들이 꽤 많이 있었다 . 우리에게 그것은 큰일이 아니었다 . 우리가 순찰을 하거나 공격을 받을 때면 , 피 나는 상처들과 죽음은 우리와 계속 함께하는 동반자와도 같았다 .

군대의 101 번째 공수부대가 군용 헬멧을 쓰고 우리에게 결투 신청을 하려고 우리의 기지로 왔다 . 우리는 경기장 밖에서 그들을 비웃었다 . 그 군인들은 헬멧들을 옆으로 던지며 우리와 한판 붙으려고 했다 . 그리고 우리는 그들의 결투 경기신청을 받아들였고 , 우리가 2 년 동안 연속해서 그들을 이겼다 .

“ 우리 집 뒤뜰에서는요 ,” 내가 코치님에게 말했다 . “ 저의 네 형제와… .”

“ 알겠으니 네가 얼마나 잘하는지 보자꾸나 .”

코치는 우리에게 가죽 헬멧을 입도록 했고 , 다른 보호장비는 착용하는 것을 지시하지 않았다 . 크래머는 자신이 쿼터백 선수라고 생각했지만 , 내가 그에게서 세 번째로 공을 앗아가자 그는 코치님에게 불평을 토로했다 .

“ 코치님 , 쟤는 공평하게 경기를 하고 있지 않아요 .”

“ 찰리는 어떤 규율도 어기지 않았다 . 만일 너희 팀원들이 너를 보호할 수 없다면 너는 공을 빼앗기게 되는 거다 .”

“ 알았어요… .” 크래머가 나에게 공을 던졌다 . “ 이제 쟤가 어떻게 쿼터백으로 활약하는지 보자고 .”

우리 팀에는 공을 잘 받는 선수들이 있었다 . 나는 그 선수들의 팔 안으로 정확하게 몇 번의 짧은 패스를 했다 . 우리의 세 번째 경기에서 나는 3 야드 거리의 나선형 패스를 했다 . 크래머는 이미 공을 다른 선수가 받았을 때 , 안 보이는 쪽에서 나를 공격했다 . 그가 내 위로 덮치면서 나는 크게 넘어졌다 . 그를 밀어낸 후에 나는 일어서서 잔디에 미끄러진 척을 해 보였다 . 넘어지면서 내 무릎이 그의 배를 쳤다 . 그는 얼마간 일어나지 못했다 .

크래머가 벤치에 앉아서 나를 노려보는 동안에 몇 경기를 더 뛰었다 .

“ 알았다 , 얘들아 .” 코치님이 말했다 . “ 이제 샤워를 하렴 . 찰리 , 잘했다 . 마쉬필드 팀이랑 다음 주 수요일에 경기하고 싶니 ?”

“ 저도 그러고 싶습니다 . 코치님 , 그런데 아버지께서 장작 패는 것을 도와야 해요 .”

“ 알겠다 . 아마 올해 중에 다른 날 경기를 하자꾸나 .”

“ 네 , 좋아요 .”

코치님께서 내 어깨를 두드리며 말씀하셨다. “내일 보자.”

* * * * *

2 주 후에 어머니와 아버지께서는 우리의 이웃인 버스트 무어에게 생일파티를 열어주셨다 . 그날은 금요일 저녁이었는데 , 나는 평소처럼 랜더스 선생님의 기타를 집으로 가져왔다 . 저녁 식사 후에 아버지 친구분들이 거실에 앉아 담배를 피우고 계셨다 . 그리고 밀주 위스키병을 전달하면서 드셨다 . 내 형제들은 부엌 테이블에서 모노폴리를 하고 있었고 , 다른 네 명의 여인들은 우리와 같은 테이블에 앉아서 바느질하며 잡담을 하고 있었다 .

“ 어이 , 찰리 아이 ,” 제임스 형이 나에게 말했다 . “ 곡 좀 연주해봐 .”

드디어 때가 왔다 !

“ 모르겠어 , 형 . 나는 잘하지 못하는데 .” 내가 답했다 .

“ 형 잘해 .” 웨인이 말했다 . “ 전에 연주했던 용에 대한 곡을 해봐 .”

“ 글쎄 , 알겠어 .”

나는 기타 줄을 몇 번 튕긴 후에 마법의 용 퍼프 노래를 연주하면서 노래를 불렀다 .

반절쯤 연주했을 때 , 앞방에 있던 모든 사람이 조용해지는 걸 느꼈다 .

퍼프 노래를 마치고서 스카버러 페어 를 연주했다 .

아버지와 친구분들께서 부엌문 안쪽까지 나와 서 계셨다 .

“ 찰리 , 이쪽으로 나와서 해보렴 .” 버스터씨가 거실에서 말했다 . “ 우리가 들을 수 있게 말이다 .” 나는 거실로 들어가면서 계속해서 노래를 부르며 난로 앞에 섰다 .

곡이 끝나자 모든 사람이 손뼉을 쳤다 .

“ 어디에서 배웠니 ?” 어머니가 물으셨다 .

“ 음악 수업 시간에요 .”

“ 그런 연주를 더 해줄 수 있니 ?” 버스터씨가 요청했다 .

“ 음… . 어떤 곡을 연주할지 생각을 좀 해볼게요 .”

지금으로써는 쉬운 곡을 천천히 잘 생각해봐야 해 . 어른들은 로큰롤 음악은 좋아하시지 않을 테니까 말이야 .

나는 향수 어린 여행 과 당신은 나의 햇살 , 그다음으로 이 땅은 당신의 땅 을 불렀다 . 어른들은 마지막 노래를 다 함께 따라불렀다 .

저녁 늦은 시간이 되자 모두 좋은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 물론 아저씨들은 조금 취하셨지만 괜찮았다 . 나는 내 길을 향해 한 걸음 더 내딛고 있었다 .

“ 교회 자선 파티에서 연주해보지 그러니 ? 다음 주 토요일 밤에 있단다 .” 무어 부인이 제안했다 .

와 , 물론이죠 !

나는 어머니를 바라보았다 .

“ 찰리 아버지 어떻게 생각하세요 ?” 어머니께서 아버지께 물어보셨다 .

“ 그 공연을 위하여 건배하지 .” 아버지께서 잔을 들자 친구들이 웃으며 아버지를 따라서 건배를 했다 . 과일주가 든 쿼트 크기의 병이 곧 동이났다.

주말 동안 음악실에서 기타를 빌려오는 것은 괜찮았지만 나에게는 내 개인 기타가 필요했다 . 그렇지만 부모님께 사달라고 요청할 수는 없었다 . 우리에겐 돈이 없었다 , 적어도 아직은 . 그래서 나는 부모님께 내가 이것으로 돈을 벌 수 있다는 사실을 증명해 보여야만 했다 . 아버지께서는 많은 다양한 직업들을 시도하셨지만 하나도 숙달하진 못하셨다 . 아버지께서는 한 직업을 충분히 오래 하시지 않았기에 필요한 실력을 습득하지 못하여 승진하지 못하셨거나 , 단 지 쉽게 지루해지셨기 때문인지 정확한 이유는 몰랐다 . 나는 후자라고 생각했다 . 아버지께서는 서둘러 큰돈을 벌고 싶어 하셨다 .

만일 아버지의 열네 살짜리 아들에게 숙련된 음유시인같은 노래와 연주실력이 있다면 아버께서는 금새 아들의 금전적 가치를 알아차리실 수 있을 것이다 . 그리고 사실 나에게는 오클라호마에서 독일 , 그리고 사이공에서 알래스카에 이르기까지 여러 선술집과 여관 등에서 연주했던 30 년간의 경력이 있었다 . 내게 연기가 자욱한 무대만 주어진다면 내 세상인 양 멋진 연주를 선보일 수 있을 것이다 . 그리고 만일 그 술집에 당구대라도 있다면 8 번 공으로 몇 달러쯤 더 벌 수도 있을 것이다 .

둥그런 헛간의 다락에서 나는 땅콩버터와 잼 샌드위치를 먹으며 위키피디아를 열어서 1940 년대의 건강의 위험 요소에 대한 글을 읽었다 . 많은 요소들이 나와 있었는데 , 나는 이 시대의 사람들이 간단한 개인위생 관념에 대한 정보조차 부족하다는 것을 알고는 섬뜩했다 . 심지어는 매일 이를 닦아야 한다는 사실도 거의 알려지지 않았으며 , 상한 음식이나 더러운 식기 도구의 사용을 피해야 한다는 것도 몰랐다 . 그러니 마시는 물에는 무엇이 들어있을지 모를 일이었다 .

오 신이시여 , 이 사람들은 거의 원시적이군요 .

전염병의 예방접종의 수는 고작 몇 개밖에 되지 않았고 , 미주리 오자크 산맥의 오지에는 사실상 이러한 정보조차 알려지지도 않았다 . 나에게 보여주기 위해서 아이패드에 저장해준 몇천 권의 책들을 훑어보았고 , 한니발에 대한 글을 포함한 내 소설 열여덟 권을 발견하게 되어 기뻤다 . 나는 이것을 인쇄해서 애덤스 – 나의 역사 선생님께 보여드리고 싶었다 .

“ 찰리 아이 ! 너 어디에 있니 ?”

어머니 , 오 주여 ! 어머니께서 이곳에 있는 저를 발견해서는 안 되는데 .

나는 컴퓨터를 끄고 상자 안에 다시 넣은 후에 건초로 덮어놓았다 .

“ 저 지금 가요 .” 나는 사다리를 향해 달려갔다 .

“ 너 거기 위에서 뭐 하고 있니 ?”

“ 저는 그냥 , 그러니까… .”

“ 제임스가 네가 장작을 패는 것을 도와줘야 한다는데 어딨는지 모르겠다더구나 .”

“ 네 , 장작 패기로 한 것 기억하고 있었어요… .” 나는 사다리를 타고 내려왔다 .

“ 너 온종일 그 헛간 다락에 있었던거니 ?”

“ 온종일은 아니구요 .”

어머니께서는 팔짱을 끼고 나를 쳐다보며 최대한 화가 난 것처럼 보이려고 하셨다 .

나는 어머니를 껴안았다 . “ 사랑해요 , 어머니 .”

어머니는 나를 밀어 거리를 두고서 나를 올려다보았다 . 나는 어머니보다 몇 인치쯤 키가 더 컸다 . “ 최근 6 주 동안 네가 굉장히 이상하게 행동하는구나 .”

나는 고개를 끄덕였고 , 내가 어머니께 사랑한다고 말했을 때 어머니의 마음을 이미 내 편으로 움직였다는 것을 알았다 .

“ 제임스가 말하기론 네가 디자인한 전기 자동차가 정말로 작동할 거라는 구나 .”

“ 아마도요 .” 나는 맨발을 내려다보며 발로 흙 위에 원을 그렸다 .

어머니는 나를 끌어당겨 안아주셨다 . “ 너에게는 재능이 있어 , 하지만 나는 너의 그 재능을 어떻게 해야 할지를 모르겠구나 .”

나는 어머니께 이 재능은 어머니보다 훨씬 나이가 많은 아저씨의 정신과 경험에서 오는 것이라 말씀드리고 싶었지만 , 그 대신에 이렇게 대답했다 .

“ 저에게 무엇이든 가치 있는 것이 있다면 그건 어머니를 위한 것일 거예요 .”

* * * * *

월요일 음악 시간에 나는 기타를 연주하며 갤버스턴 이라는 노래를 불렀다 .

몇 명의 학생들과 두 명의 선생님들이 교실 안으로 비집고 들어와서 내 노래를 듣고 있었다 .

“ 그 노래는 어디에서 알게 된 거니 ?” 랜더스 선생님이 내가 노래를 끝마치자 물었다 .

“ 제 이웃이 주말 동안에 저에게 악보를 몇 개 빌려주었어요 . 어떻게 생각하세요 ?”

“ 나는 그 곡을 한 번도 들어보지 못했지만 , 멋지구나 .”

다음날 나는 샌프란시스코 를 연주했다 . 수요일에 랜더스 선생님은 음악실 대신에 구내식당에서 수업을 하셨고 , 다른 선생님들도 나의 연주를 들을 수 있었다 .

돌리와 나는 놀라운 은혜 와 나는 비오는 밤을 사랑해요 라는 곡을 같이 공연했다 .

누군가가 마법의 용 , 퍼프 라는 곡을 요청했기에 우리는 그 곡도 연주했으며 , 그 후에는 시골길 도 연주했다 .

* * * * *

과학 수업 시간에는 플랜더스 선생님께서 곧 다가오는 행사에 관해서 이야기하셨다 .

“ 과학 축제가 겨우 6 주밖에 남지 않았다 . 내 생각에는 시각적인 진열품을 만들어서 그 작품 안에 우리의 상상력을 발휘하는 것이 중요할 것 같구나 . 나는 2 인 1 팀으로 너희 학생들을 무작위로 짝을 지어줄 거다 . 너희들은 2 인 1 조가 되어 함께 현대과학의 최첨단 개발품의 모형을 만들게 될 거다 .”

나는 종이 한 장을 꺼내어 스케치를 시작했다 .

플랜더스 선생님이 뒷짐을 지고 교실 책상 사이의 통로를 걸어가며 말을 이었다 .

“ 올해에는 진부한 탄광 모형이라든지 화산폭발 모형인 밀가루 반죽과 베이킹소다를 더는 보고 싶지 않다 . 뭔가 새롭고 , 참신하고 독창적인 것을 만들어오렴 .”

선생님께서 교실 뒤편에서 뒤를 돌아서서 다시 책상들 사이로 걸어왔다 .

“ 전쟁 중에는 필요로 인하여 많은 것들이 발명되었다 . 그 당시에 우리에게 필요했던 장치는 적군들을 이기기 위한 것들이었지 . 오늘날에는…… .”

선생님께서 내 책상 옆에서 말을 멈추셨다 . 나는 선생님께서 내 옆에 서 계신다는 것을 알았지만 가까운 미래에 발명될 사물을 계속해서 그렸다 . 선생님께서 계속해서 지나쳐 걸어가셨다 .

“ 이제 나는 인류가 처한 상황을 향상할 만한 아이디어나 물건들을 보고 싶다 . 발명의 범위를 넓히도록 .” 교실 앞에서 선생님께서는 우리를 향해서 얼굴을 돌리셨다 .

“1 등 , 2 등 , 3 등 팀에게 주어지는 메달이 있을 거다 . 또 그다음 세 팀은 표창을 받게 될 것이다 .” 선생님께서 그의 책상 위에 있던 종이 한 장을 집어 올리셨다 .

“ 여기 정해진 짝을 부르겠다 . 패니 로즈와 오웬 브라운 , 라이언 포스터와 완다 호프맨 , 팻시 매카시와 저스틴 크래며 , 엠버 콜드스트림과 찰리 브린들리 ...”

나는 나를 향해서 웃고 있는 엠버를 보았다.

“ 멜로디 샌도발과 매튜 러셀 ...”

크래머는 팻시에게 조롱하는 듯한 웃음을 지어 보였다 . 팻시가 나를 무력한 표정으로 바라보았다 . 나는 웃으며 입 모양으로 말했다 . “ 너의 짝과 나의 짝을 바꿀 수 있다면 좋겠다 .” 그녀가 동의하면서 고개를 끄덕였다 .

“ 이 프로젝트에 대해서 깊이 생각을 좀 해보길 바란다 .” 플랜더스 선생님께서 말을 이어 나가셨다 . “ 이 프로젝트가 너희들 최종 과학 점수의 25% 가 될 것이니까 말이다 .”

* * * * *

수업이 끝난 후에 엠버는 나를 강당에서 불러 멈추어 세웠다 .

“ 우리 프로젝트 때 무얼 할 거니 ?” 그녀가 물었다 .

“DNA 모형 .”

“DNA 가 뭔데 ?”

“ 디옥시리보핵산이지 .”

그녀는 멍해 보였다 . “ 디옥시리… . 그게 뭐야 ?”

“ 모든 생물 안에 있는 미세 물질로 , 염색체를 구성하는 주요 요소야 .”

“ 염색체는 또 뭐야 ?”

나는 코로 한숨을 내뱉었다 . “ 내가 오늘 밤에 모형 그림을 그려서 내일 너에게 보여줄게 .”

“ 그냥 온실 안에서 콩나물 기르는 건 어때 ?”

“ 그건 너무 쉬워 .”

“ 태양계 모형을 만드는 건 ?”

“ 그건 사람들이 이전에 많이 했었잖아 .”

“ 네안데르탈인 남자가 그 여자친구의 머리를 끌고 가는 모습을 찰흙으로 모형을 만드는 건 ?”

“ 네안데르탈인이 여성의 머리를 잡고 끌었다는 사건은 신화일 뿐이야 .”

“ 알겠어 ,” 그녀가 말했다 . “DNA 로 하자 . 내가 뭘 하면 되니 ?”

“ 난 네가 무얼 하는 걸 원하지 않아 . 너는 방해만 하지 말아줘 .”

“ 플랜더스 선생님이 우리가 함께 협력해서 이 프로젝트를 해야 한다고 하셨잖아 . 나는 우리가 짝이 되었다는 사실이 너보다 더 싫지만 , 과학을 낙제하고 싶지는 않아 .”

“ 넌 그냥 남자친구랑 놀기나 하고 날 내버려 둬 .”

“ 나 남자친구 없는데 .”

“ 크래머는 어떻고 ?” 내가 물었다 .

그녀는 비웃었다 . “ 크래머 ? 그 뚱뚱한 시골아이 말이야 ? 나는 그를 견딜 수 없어 .”

“ 넌 왜 그 아이랑 많은 시간을 보내는 거야 ?”

“ 넌 나를 감시하니 ?” 엠버가 물었다 .

다음 수업을 알리는 종이 울렸다 .

“ 너는 완전히 멍청이야 .” 내가 말했다 . “ 너도 그걸 아니 ?”

그녀는 바닥을 내려다보며 손을 슬그머니 뒤로 했다 . “ 난 내가 완전히 멍청이라고는 생각하지 않… .” 그녀는 나를 올려다보며 말했다 . 눈이 젖어있었다 .

기억하자 . 이 아이는 엠버야 . 지금 날 놀리려는 거라고 .

“ 알았어 . 우리는 팅커토이 세트하고 여섯 가지 색의 물감이 필요해 .”

“ 팅커토이 장난감이라니 . 진심이야 ?”

내가 고개를 끄덕였다 . “ 난 이제 사회수업 가야해 .”

그녀가 내 팔을 잡았다 .

“ 왜 그래 ?”

“ 물감 붓도 필요하다고 ?”

“ 응 , 네가 팅커토이를 손가락으로 색칠할 게 아니라면 말이야 .”

엠버가 미소를 지었다 . “ 오늘은 구내식당에서 무슨 노래를 부를려고 ?”

“ 아직 모르겠어 .”

“ 스위트 알라바마 하고 시골길 노래는 어때 ?”

“ 그 두 노래는 좀 지겨워졌어 .” 그때 나는 팻시가 내 사물함 옆에서 기다리고 있는 것을 보았다 . “ 난 가봐야 해 .”

“ 세상에나 .” 내가 다가가자마자 팻시가 말했다 . “ 선생님이 일부러 우리를 이렇게 짝 지어주신 걸까 ?”

“ 플랜더스 선생님 말야 ?” 내가 물었다 .

“ 나는 선생님께서 누가 사이가 안 좋은지 누가 친구 사이인지 아시는 것 같다는 의심이 들어 .”

“ 글쎄 , 사이가 안 좋은 학생들끼리 일부러 짝을 지어주신게 분명해 .”

“ 맞아 , 그러신 거야 . 멜로디는 어딨지 ?”

“ 그 아이가 사회 수업 시간에 보자고 말했었어 .”

* * * * *

구내식당에서 45 분 동안 진행되는 음악 수업은 이제는 수업이라기보다 작은 콘서트에 가까워졌다 . 몇몇 아이들이 수업을 빼먹고 와서 음악을 들었고 , 몇몇 선생님들께서도 구내식당에 온 다른 학생들과 합류하셨다 . 나는 교실 뒤쪽에 서 있는 엠버를 쳐다본 후 스위트 알라바마 와 시골길 을 연주했다 . 자신이 제안했던 선곡을 연주하는 나를 보며 엠버가 미소를 지었다 .

* * * * *

월요일에 팻시는 사회 수업에 들어오지 않았다 . 수업이 끝난 후 나는 멜로디에게 팻시가 어디 있는지 물어보았다 .

“ 오늘 그 아이는 의사 선생님을 뵈러 간댔어 .”

“ 아 ,” 내가 말했다 . 잘됐어 . 아마 갑상선 기능 부전증 때문일 거야 .

“ 멜로디가 별문제 없이 괜찮았으면 좋겠다 .” 우리는 다음 수업을 들으러 함께 걸어갔다 .

“ 그냥 정기검진일 거야 .”

“ 응 .”

“ 음악실에 혹시 드럼 세트가 있나 ?” 멜로디가 물었다 .

“ 응 .” 나는 멈추어 서서 그녀의 팔을 잡았다 . “ 왜 묻는 거야 ?”

“ 우리 오빠가 드럼을 했거든 . 내가 어렸을 때 , 나는 항상 오빠에게 드럼을 쳐볼 수 있게 해달라고 부탁했었어 . 내가 여섯 살이 되었을 때 오빠는 내가 졸라대는 게 지겨워서 연주하는 법을 알려주었어 .”

“ 정말 ?” 우리는 계속해서 걸었다 .

“ 오빠가 1942 년도에 군대에 가서 북아프리카에 갔을 때 , 나는 오빠의 드럼을 온전히 차지할 수 있었지 .”

“ 우리 모든 수업이 끝나고 음악실에서 만날 수 있을까 ?”

“ 물론이지 .” 멜로디가 나를 올려다보며 미소 지었다 .

나는 그녀에게 미소로 화답했다 .

“ 난 네가 연주하는 것을 듣고 싶어 .”

그날 음악 수업이 끝나고 나는 랜더스 선생님께 멜로디가 방과 후에 음악실의 드럼을 잠시 연주해도 되는지 허락을 구했다 .

“ 지금껏 내가 아는 여자 중에서는 드럼을 연주할 수 있는 사람은 없었는데 .” 선생님께서 말했다 .

“ 저도요 .”

* * * * *

나는 멜로디가 영어 수업을 받는 교실 밖에서 그녀의 마지막 수업이 어서 끝나기를 기다렸다 . 우리는 서둘러 랜더스 선생님이 계시는 음악실로 발걸음을 옮겼다 . 음악실에서 돌리가 플루트를 연습하고 있었다 . 나는 멜로디를 두 사람에게 소개해주었다 . 랜더스 선생님은 멜로디에게 악수를 청하였지만 , 돌리는 그저 냉랭한 인사를 할 뿐이었다 .

“ 그런데 나 곧 학교 버스를 타러 가야 해 .” 멜로디가 말했다 .

“ 알겠어 .” 내가 말했다 . “ 그럼 오 분 정도만 드럼을 연주해줘 , 아무거나 원하는 곡을 말이야 .”

멜로디가 드럼 앞에 앉아서 베이스 드럼을 치기 위해서 발을 페달 위에 올렸고 , 심벌즈 세움대를 그녀 쪽으로 당긴 후에 다섯 개의 드럼을 전부 쳐보았다 . 내 생각에는 단순히 감각을 익히려는 행동인 듯 했다 . 그리고 나서 그녀가 드럼연주를 시작했다 .

굉장한 연주였다 .

랜더스 선생님께서 내 쪽으로 몸을 기울여 속삭이셨다 .

“ 저게 무슨 곡인 줄 아니 ?”

“ 전혀 모르겠어요 .” 내가 속삭이며 답했다 .

“ 진 쿠르파의 인도의 노래 란다 .”

멜로디가 빠른 부기 박자로 연주를 마무리하며 빠른 속도로 심벌즈를 몇 번 쳤다 . 그녀는 우리를 바라보며 심벌즈를 손으로 잡아서 소리가 멈추게 했다 .

랜더스 선생님과 나는 환호했다 .

돌리는 그녀의 플루트를 입술에서 뗀 후에 악기 케이스 안에 넣고서는 뚜껑을 쾅 하고 세게 닫았다 .

“ 랜더스 선생님 , 저 가야 해요 .”

“ 알겠구나 .” 선생님이 대답했다 . “ 내일 보자 .”

“ 안녕 , 돌리 ,” 내가 인사했다 .

그녀는 문을 활짝 열더니 곧장 시야에서 사라졌다 .

“ 난 이제 버스를 타러 가야 해 .” 멜로디가 말했다 .

“ 나도 같이 가 ,” 내가 말했다 . “ 랜더스 선생님 , 감사합니다 .”

“ 멜로디 , 내일 나와 이야기를 좀 하자꾸나 .” 랜더스 선생님께서 그녀에게 말했다 .

“ 네 , 랜더스 선생님 .”

복도 밖으로 나간 후에 나는 멜로디가 나의 주먹에 그녀의 주먹을 맞대며 인사하도록 그녀 쪽으로 나의 주먹을 내밀었다 .

“ 정말 아름다운 연주였어 .”

“ 정말이야 ?” 그녀가 내 주먹을 쳤다 .

구내식당에서 있었던 음악 수업 시간 동안에 멜로디는 나의 연주를 도와 드럼을 연주해주었고 , 정말 훌륭하게 협연해주었다 .

우리는 같이 댄싱 퀸 을 연주한 후 나의 특별한 천사 라는 곡을 연주했다 .

멜로디가 한 번도 들어보지 못했던 노래였지만 그녀는 박자를 곧바로 익혀서 내 보컬이 잠시 멈추는 몇 마디 동안에 차분한 드럼 소리를 더해주었다 .

* * * * *

엠버는 팅커토이 장난감 세트와 항공기 모형을 칠할 여섯 개의 작은 물감과 붓을 준비해서 우리가 프로젝트를 만들기로 한 장소인 자습실로 가져왔다 . 나는 종이가방 안에 나무로 만들어진 백 개의 작은 공들을 챙겨왔는데 , 잡화점에서 산 것이었다 . 그 공들에는 구멍이 뚫어져 있었는데 , 팅커토이 장난감 막대기의 끝부분과 그 구멍이 꼭 맞았다 .

“ 과학자들은 DNA 가 이중 나선 구조로 되어있다고 믿고 있어 .” 내가 말했다 .

“ 나선 구조가 뭔데 ?”

“ 그건 비틀어 돌린 사다리 같은 거야 .”

“ 그게 도대체 뭐냐는 말 -”

나는 그녀의 말을 끊었다 . “ 그러니까 이중 나선 구조는 두 개의 나선이 꼬여져 있는 거지 .”

“ 아 .”

“ 우리는 같은 수의 빨강 , 파랑 , 초록 , 노랑 그리고 흰색 공들이 필요해 .” 내가 말했다 .

그녀는 빨간 물감이 있는 통을 열어서 첫 번째 공을 칠하기 시작했다 .

“ 내 손가락에 물감이 묻고 있어 .”

“ 공을 팅커 조립식 장난감 막대기의 끝부분에 고정한 후에 칠하면 손으로 공을 직접 만지지 않고서 물감을 칠할 수 있을 거야 .”

“ 아하 , 좋은 생각이네 . 그런데 DNA 가 우리랑 도대체 무슨 상관이 있다는 거냐고 .”

“ 막대기에도 물감을 칠해야 해 .”

“ 내가 색칠을 다 해야 한다면 너는 뭘 할 건데 ?”

“ 회전하는 토대를 설치하고 숨겨진 환한 조명을 만들 거야 . 그리고 판지를 사용해서 삼중으로 접힌 배경을 만들려고 해 .”

“ 아 .” 그녀가 말했다 .

“DNA 는 개인의 유전적 암호에 대한 정보를 가지고 있는 청사진이라고 설명할 수 있어 . 그렇지만 인류만이 이것을 가지고 있는 건 아니야 . 대부분의 살아있는 생물을 이루는 일부분이야 . 우리 개개인을 고유하게 만드는 어떤 비법이라고 생각하면 될 거야 . 너의 완전한 DNA 를 게놈이라고 부르는데 여기에는 20 억 개가 넘는 배열과 2 만 2 천 개의 유전자 , 그리고 23 쌍의 염색체가 들어있어 . 염색체는 너의 눈동자와 머리카락의 색깔 같은 것들을 결정해 . 염색체는 DNA 와 단백질을 함께 감싸고 있는 포장 재료라고 생각하면 이해가 쉬울 거야 .”

그녀는 나를 바라보았다 . “ 청사진이 뭔데 ?”

“ 음… . 그 막대기들은 녹색 , 노랑 , 파란색으로 칠해야 할 거야 .”

나는 수학 교과서를 펼쳐보지도 않았는데도 여섯 째 주에 보았던 대수학 시험에서 A 를 받았다 . 이 성적은 베이커 선생님을 기쁘게 했다 .

우리는 멜로디의 집에서 숙제를 끝마친 후 , 나는 기타를 연주했고 멜로디는 오빠의 드럼을 연주했다 .

나는 금발의 아가씨 악보를 세 장 복사해 왔다 . 멜로디가 드럼을 연주하고 내가 기타연주와 노래를 하는 동안 팻시는 그녀의 복사본 악보에 적힌 가사를 읽었다 .

세 번의 연습 끝에 멜로디는 완벽하게 드럼의 박자를 숙지했다 . 우리가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자 팻시가 나와 함께 노래를 불렀다 .

교회 자선 파티가 열리는 동안 나는 세월이 가면 과 사과나무 아래에 앉지 마세요 라는 곡을 연주했다 . 내 손가락 끝에는 굳은살이 생기기 시작했는데 이것 때문에 기타 연주가 조금 수월해졌다 . 나는 내 오른손의 손톱들이 더 길게 자라도록 두었다 .

그날 밤의 연습이 끝날 무렵에 나는 컬드웰 선생님께 우리가 토요일 저녁에 작은 콘서트를 위해서 딜런 학교를 공연 장소로 사용해도 되는지 여쭈어보았다 . 컬드웰 선생님께서는 공연이 끝난 후에 청소하는 것을 돕고 전기세를 조금 부담해준다면 괜찮다고 하셨다 .

어머니와 무어 부인이 이 공연에 대해서 이웃 사람들에게 소문을 내주셨다 .

토요일 밤 , 여덟 명의 어른들과 열 명의 어린이들이 우리의 공연을 보러 왔다 .

나는 먼저 어린이 관객들을 위해서 마법의 용 퍼프 , 그의 손에 세상이 달려있어요 , 그리고 내게 망치가 있었더라면 을 연주했다 . 그러자 몇 명의 어른들이 공연장 안으로 들어오는 것을 알아차렸다 . 갤버스턴 을 연주할 때쯤에는 어른 열다섯 명이 있었다 .

첫 공연이라는 걸 감안했을 때 꽤 괜찮은 수의 관객인걸 .

갤버스턴 연주가 끝나고 나는 관객들에게 곡 요청을 받았다 .

아이들은 마법의 용 퍼프 를 한 번 더 듣고 싶어 했고 , 한 여성은 스카버러 페어 를 요청했다 .

그날 밤 공연이 끝나고 저녁 식사 시간에 우리는 공연에 관해서 이야기를 나누었다 . 몇몇 사람들이 다음 공연이 언제인지 물었고 , 어머니께서 다음 주 토요일 밤에 할 수도 있다고 말해주었다고 하셨다 .

“ 그렇게 대답했는데 , 괜찮니 ?” 어머니가 물으셨다 .

“ 물론이에요 .”

* * * * *

다음 주 토요일 밤의 관객들은 스무 명이었고 , 어머니와 아버지까지 합하면 스물두 명이었다 . 아버지는 모자를 돌려서 관객들로부터 동전을 받는 것을 전혀 부끄러워하지 않으셨다 . 그리고 사람들도 돈을 내는 것을 마다하지 않았다 . 1940 년대의 오자크 산지에서의 공연인 만큼 관객이 적었다 .

그날 저녁 식사 시간에 아버지께서 그날 수집한 동전을 세어보셨는데 총 3 달러 46 센트였다 . 어머니께서 돈을 집어서 유리병에 담으셨다 . “ 다음 달 전기세를 내고도 남는 금액이구나 , 찰리 아이 , 잘했구나 .”

“ 감사해요 , 어머니 . 그나저나 이 스파게티 정말 맛있어요 .”

* * * * *

엠버와 나는 과학실에서 DNA 프로젝트를 만들었다 . 나는 삼중으로 접힌 배경을 만든 다음에 그것을 흰색으로 칠했다 . 크기를 재보니 너비는 6 피트였고 높이는 3 피트였다 .

아이패드에서 수집했던 정보들을 엠버가 그녀의 멋진 글씨체로 적을 수 있도록 나는 배경을 바닥에 놓았다 . 다른 아이들은 구내식당에서 각자의 프로젝트를 만드는 데에 전념하고 있었다 . 라이언 포스터와 완다 호프맨은 지문 분석에 대한 프로젝트를 만들고 있었고 , 팻시와 저스틴 크래머는 네안데르탈인 커플을 찰흙 모형으로 만들고 있었다 .

엠버가 배를 깔고 엎드려서 배경 위에 글자들을 적는 동안 나는 동그란 토대의 아랫부분에 나선형의 태엽을 조립했다 . 마치 손목시계처럼 , 태엽이 감겼다가 풀어졌고 , 다시 태엽을 감을 때까지 최대한 한 시간 정도는 천천히 회전할 수 있을 것이었다 .

“ 우리 이것을 다른 곳에 두고 작업해도 될까 ?” 엠버가 물었다 . “ 바닥에서 하기가 너무 힘들어서 말이야 .”

“ 당연하지 . 어디로 옮길까 ?”

그녀는 세 개의 책상을 옮겨서 서로 붙였다 .

“ 이 위는 어때 ?”

나는 모형의 배경을 책상 위로 옮긴 후에 세 단면을 올바르게 자리를 잡아서 그것이 서 있을 수 있도록 했다 . 모형은 흔들렸지만 , 그녀는 의자에 앉거나 의자에서 무릎을 꿇은 채로 계속해서 작업할 수 있었다 .

“ 이렇게 하는 편이 훨씬 나은걸 .” 그녀가 치마 매무새를 단정히 정돈하고 배경의 중앙 부분에 글씨를 쓰기 시작했다 .

나무로 된 모형의 배경이 이제는 그녀와 과학실의 문 사이에 놓여 있었다 . 나는 그녀의 뒤쪽의 바닥에 앉아있었다 . 이제 두 개의 작은 전구를 달아서 모형이 회전하는 동안 측면에서 조명이 모형을 비춰주도록 만들 것이다 .

“ 내가 이것을 다시 옮기는 걸 도와주겠니 ?” 엠버가 물었다 .

“ 물론이야 .”

나는 모형 배경을 들어서 옆으로 옮겼다 .

“ 조금만 더 이쪽으로 .” 내 손위로 그녀의 손이 닿았다 .

“ 지금은 어때 ?” 나는 엠버를 보았고 , 그녀는 다정한 미소를 지어 보였다 .

“ 아주… . 좋아 .” 그녀가 내 쪽으로 기대서 자신의 입술을 한 번 핥더니 말했다 .

나는 침을 삼켰다 . “ 응 , 아주 좋다 .”

나는 그녀 쪽으로 기대었다 . 서로의 입술이 부딪혔다 . 위험하다는 신호가 내 머릿속의 곳곳에서 떠올랐다 . 멈추라는 신호 , 위험한 커브 도로가 앞에 있다는 신호 , 철도 건널목 표지판 , 멈춤 표지판 . 하지만 나는 그 어떠한 신호들도 외면한 채 엠버의 아름다운 푸른 눈과 젖어있는 입술만 보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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