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이혼 끝 연애 시작: Chapter 41 - Chapter 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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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1화 지워지지 않는 흉터
“이기태…….”영상 재생하자 마자 화면에 나타난 것은 그녀의 부친 이기태였다.케빈도 안 좋은 안색으로 조용히 옆에 서 있었다.이진은 치밀어 오르는 화를 억누르며 두 주먹을 부여잡고 충혈 된 눈으로 화면을 응시했다.이진은 영상을 확인하고 깊은 한숨을 쉬었다.이건 GN 그룹 정문에 설치 된 CCTV 영상 이었다. 영상 속에는 일반 직원과 마케팅 직원들의 정상 출입이 있었고그 외에 빈번히 드나든 사람은 이기태였다. 심지어 마케팅 직원보다도 더 높은 빈도였다.비록 이기태가 더 이상 GN 그룹 대표가 아니지만 여전히 주주 신분으로 있는 건 사실이다.주총이나 연말을 제외하고 평소에 주주들은 자주 만나지 않는다.가끔 나타나는 것도 보기 드문 일인데이기태의 이런 빈도는 분명히 문제가 있는 것이다.이진은 영상을 다시 한번 확인해봤다.사실 이 정도면 이미 암시장 거래 주자가 자신의 아버지 라는 것을 단정지을 수 있었다. 이는 생각만 해도 우스웠다. 이기태라는 인간이 가질 수 없다고 망가 뜨리려는 작정인 건가?지금의 GN 그룹은 당시 엄마가 혼자서 힘들게 일으킨 것인데 이 사람이 무슨 자격으로 망칠수 있나.이진은 생각 할수록 화가 나서 주먹을 불끈 쥐고 안색까지 창백해졌다.케빈은 입 다물고 한 발짝도 떠나지 않고 그녀 곁을 지켰다.그는 USB를 건네고 부터 쭉 침묵하고 있었다.다른 사람도 아니고 이기태라니.이건 이진의 상처에 소금을 뿌리는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보스…….”이진은 케빈의 말을 끊으며 고개를 저었다.“내가 분명히 잊지 않고 있는데 굳이 또 상기 시켜주면 나 또한 실망 시킬수 없지.”마지막 한마디는 이를 악물고 악에 받쳐 말하는 것임을 느낄 수 있었다.한편, YS 그룹.유연서가 윤이건의 비서직을 맡게 되면서 부터 윤이건의 곁에 붙어 있을 수 있는 명분이 생겼다. 유연서는 비서 실장도 막지 못할 정도로 자유자재로 대표 사무실을 드나들었다.이때, 윤이건은 영상 통화를 하고 있었다.상대방은 다름 아닌 그가 전에 파견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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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2화 흉터는 점차 희미해져야 한다
유연서는 눈물을 머금고 울먹이고 있었다.그녀는 너무 두려운 나머지 뒤로 두 발짝 물러섰다.윤이건은 그녀의 이런 격한 반응을 예상 치 못했다.반응이 격할 수록 그 사람의 마음이 불안하다는 것을 의미한다.당황함에 목소리가 높아지고 이 또한 타인의 믿음을 얻으려고 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윤이건은 전에 이진이 화상과 덴 상처의 구별을 얘기 해줬던게 기억나면서 저도 모르게 미간이 찌푸려 졌다. 그는 앞으로 성큼 다가가 별 다른 감정없이 담담하게 말했다.그러나 유연서는 윤이건의 이런 담담함이 왠지 모르게 오싹해났다.“내가 요즘 화상에 대해 알아보고 있는데 흉터를 완전히 지울수도 있대.”윤이건의 말은 유연서의 가식적인 울음을 단번에 멈추게 했다.그녀는 떨리는 입술을 깨물고 눈앞의 남자를 바라 보았다.“이렇게 큰 흉터가 있으면 안 예쁘니까 니가 원한다면 내가…….”“됐어! 필요 없어!”유연서는 정곡이 찔린 것 같았다. 그녀는 입을 틀어막고엄청난 상처를 받은 듯 윤이건을 밀치고 뛰쳐 나갔다.윤이건은 너무 갑자기 벌어진 일이라 더 깊게 생각할 겨를도 없었다.그는 의자에 앉아 손가락으로 미간을 주무르며 혼란스러운 마음을 가라 앉혔다.윤이건은 아직 김이 모락모락 나는 커피잔 옆의 설탕을 보고 피식 웃었다.내가 언제 설탕 넣은 커피를 마신 적이 있는가? 비서한테 커피 한잔 분부한 뒤, 그는 의자를 돌려 창밖을 내다보았다.창밖을 바라보는 윤이건의 눈빛은 한층 부드러워졌다.그러다 그는 지난번, 병원에서 이진의 허리춤에 드러난 흉악한 화상이 생각났다.윤이건은 차오르는 그리움에 참지 못하고 이진한테 전화를 걸었다.“무슨 일이에요?”상대방의 차가운 목소리가 들려오자 윤이건은 자기도 모르게 웃음이 나왔다.“물어볼 게 있어.”그는 확실히 물어보고 싶은 일이 있었다.그러나 그리운 마음은 끝내 이진한테 전달하지 못했다.“지난번 병원에서 어떤 흉터는 제거할 수 있다고 했었지? 할수 있어?”“오래 된 건가요?”“십여년 됐지.”윤이건의 대답에 이진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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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3화 시간이 다른가 봐?
이진은 거울 속에 비친 자신의 추악한 상처를 보며 저도 모르게 정신을 잃었다.그녀도 이 상처를 자세히 본지 오래되었기 때문이다.상처는 옆구리로부터 시작돼 허리를 가로 덮어 뒤로 뻗어졌다.이진은 입꼬리를 오므리고는 손가락으로 흉터를 가볍게 만져보았다. 이미 통증은 사라졌지만 그 당시 나이가 어려 피부가 타들어가며 신경을 건드렸다. 그래서 매번 상처를 만질 때마다 이상한 느낌이 들었는데 분명 신경이 아직 제대로 돌아오지 않은 것이다.그녀는 당시 반 혼수상태로 치료를 받으며 머리가 희끗희끗한 늙은 의사가 천천히 말하는 것을 들었다.“피부 겉면과 안쪽의 신경은 아마 몇 년은 걸려야 제대로 회복될 수 있을 겁니다.”지금 겨우 10여 년이 지났기에 아직도 이상한 느낌이 들 수도 있다.그러다가 그녀는 갑자기 윤이건한테서 걸려왔던 전화가 생각났다.이진은 핸드폰을 들고 잠시 망설이다가 의사로서의 직업 도덕을 지키는 셈으로 전화를 걸었다.윤이건은 예상치 못한 그녀의 전화를 보자 좀 놀랐다.회의를 하던 중이었는데 그는 회의를 중단시키고는 밖으로 나갔다.“자기야?”윤이건의 말에 이진은 어이가 없었지만 괜한 시간 낭비를 하고 싶진 않았다.그냥 소 귀에 경 읽기라고 생각하니 마음이 썩 편했다.“윤 대표님께서 말씀하신 상처에 대해 생각해 보았는데, 사실 상처가 나아지는 속도는 사람마다 다르더라고요.”“무슨 뜻이지?”윤이건은 이 일에 대해 신경을 쓸 수밖에 없었다.“쉽게 말하자면, 어떤 사람들은 시간에 따라 피부 겉면이 손상된 부분과 짙은 색소가 흡수되어 상처가 점점 사라질 수도 있어요.”이진은 말을 하며 손을 뻗어 자신의 옆구리를 만졌다.“하지만 심하게 다친 경우 오랜 시간이 지나도 그대로일 경우도 있기에 단념하긴 어려울 거예요.”사실 이진의 전화를 받기 전까지 윤이건은 한 번 믿어보기로 결정했다. 그녀가 갑자기 꺼낸 말에 그는 어리둥절해났다. 진실과 어느덧 가까워졌다고 생각했는데 모든 것이 다시 제자리로 돌아왔다.남은 며칠간 이진은 케빈을 시켜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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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4화 능력 있는 분한테 맡기다
이진의 한마디에 모두들 어리둥절해났다.그들은 문득 눈앞의 이 계집애가 인상과는 완전히 다르다는 것을 느꼈다.한쪽에 앉아 있던 이기태의 안색은 더 뭐라 할 것도 없이 어두워졌다.“오늘은 그룹 내의 급한 일로 이번 주주총회를 연 것이니 저도 긴 말은 하지 않도록 하겠습니다.”말을 하던 이진의 얼굴에 웃음기가 점차 사라지는 것이 보였다. 마지막에 그녀의 눈빛은 칼처럼 그들의 얼굴을 스쳐지났다.“하지만 지금은 제가 GN 그룹의 대표이기에 오직 저만이 이 주주총회를 열 권리가 있다는 것을 여러분들이 기억하시길 바랍니다.”이진은 말을 마치고는 시선을 지 이사에게 고정했다. 지 이사가 겸연쩍게 고개를 숙이는 것을 보자 그녀는 다시 미소를 되찾았다.케빈은 상황을 지켜보더니 얼른 의자를 그녀에게 넘겨 자리에 앉도록 했다.“자, 이제 회의를 시작하도록 하겠습니다.”담담한 한마디에 회의실의 분위기는 긴장감에 빠져 그들은 숨조차 제멋대로 쉬지 못했고 가시방석에 앉은 것만 같았다.“이 대표님, 콜록콜록…….”그중 한 이사가 갑자기 입을 열어 그녀를 대표라고 불렀는데 다소 어색해 보였다.그녀도 자연히 이해가 가 가볍게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이 대표님께서도 아시다시피, 지금 회사 상황이 심상치 않아 이렇게 급하게 주주총회를 열게 된 겁니다.”이에 대해 그는 비서를 시켜 그룹의 실시간 데이터를 화면을 통해 그녀에게 보여줬다.다들 상황을 보더니 저도 모르게 숨을 크게 들이켰다.“한 이사님께서 보아하니 줄곧 기업이 발전하는 상황에 관심을 가지셨나 봐요.”이진은 한 이사를 보며 미소를 지었는데 그녀의 표정은 한층 더 부드러워졌다.그녀는 한 이사에 대해 어느 정도 인상이 있다. 그는 GN 그룹의 최초 인원이라고 볼 수 있다. 따지고 보면 그는 어머니와 함께 분투해온 사람이다.그 당시, 그녀가 아직 어릴 때 어머니께서 항상 이 분과 일 얘기를 나누던 것이 기억난다. 눈 깜짝할 사이에 이렇게 많은 해가 지나 그녀는 이미 어른이 되어버렸고 눈앞의 이 분은 귀밑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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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5화 물갈이라고 쳐
비서의 말을 듣자 윤이건은 저도 모르게 이진의 현재 상황이 생각나 주먹을 꼭 쥐었다.“기술 부문을 동원해 GN 그룹의 자금 추세를 알아보도록 해.”비서는 그의 말을 듣자 기쁜 마음에 얼른 달려가 일을 처리했다.이때 GN 그룹의 주주총회는 여전히 진행되고 있었다,“이 대표님, 비록 이 말은 좀 듣기 거북하시겠지만 GN 그룹의 주식이 계속 이대로 하락한다면 이 대표님께서 반드시 책임지셔야 할 겁니다.”“맞아, 대표가 소꿉놀이도 아니고 개나 소나 다 대표하는 줄 아나 봐.”“이진아, 일이 더 커지기 전에 대표 자리를 내놓는 게 너한테 더 좋을 거야.”그러나 이진은 계속해서 손에 든 만년필을 가지고 놀며 입가에는 미소를 띠었다.사실 그녀는 이 상황에 대해 전혀 화가 나지 않았고 오히려 더 좋았다.그녀가 이기태가 벌인 짓을 먼저 밝히지 않은 원인이 바로 이거다. 이기태는 GN 그룹의 대표로 선임해온 동안 자신만을 따르는 인원들을 분명 남겼을 거다. 그들이 충성스럽든 담벼락이든 이진은 그들을 모조리 없애버릴 작전이다. 그러니 이참에 한 번 물갈이를 하는 것도 나쁘지 않았다.비록 그룹 내의 직원들과 지도자들도 제대로 뽑아야지만 먼저 맨 위에 있는 이기태의 세력들을 없애버려야 일이 제대로 풀릴 것이다.몇 분이 지나자 그들은 점차 입을 다물었고 이진은 회의실이 조용해지고 나서야 만년필을 내려놓았다.“다른 이사 분들도 같은 생각을 하고 계시나요? 정말로 제가 물러나야 된다고 생각하시나요?”회의실은 여전히 조용했다.이기태는 옆에서 몰래 웃고 있었고 이진은 방금 이기태한테 이용당한 그들을 불쌍하게 여겼다. 그러나 불쌍한 건 둘째치고 그들이 잘못된 결정을 내린 건 사실이니 그녀도 어쩔 수 없었다.“그래요…….”그녀는 깊은 한숨을 내쉬더니 자리에서 일어났는데 목소리는 더욱 숙연해졌다.“GN 그룹의 대표가 바뀌었어도 지분은 그대로인 거 아시죠?”그녀가 갑자기 꺼낸 말에 모두들 어리둥절해났고 그녀의 뜻을 알아차리지 못했다.“저 이진은 GN 그룹의 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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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6화 친구 할래?
이진은 앞으로 나아가 가방을 소파 위에 놓고는 윤이건의 맞은편에 앉았다.그녀한테서 뿜어져 나오는 카리스마는 많지도 적지도 않아 윤이건이 눈을 뗄 수 없게 했다.윤이건은 이진을 보더니 저도 모르게 가볍게 웃었다.“만약 GN 그룹에 정말로 내가 보낸 스파이가 있다면 우리 자기가 이렇게 차분하게 내 맞은편에 앉을 리가 없지.”자기라는 호칭을 듣자 이진은 입을 삐죽거리며 대답하지 않았다. 그녀는 오히려 핸드폰을 꺼내 방금 받은 파일을 윤이건한테 보여주었다.“고맙다는 인사를 하려고 여기까지 온 거야? 난 저녁 한 끼면 되는데.”윤이건은 말을 하면서도 계속 이진을 빤히 쳐다보았다. 그러나 이진은 그의 말을 못 들은척하더니 말했다.“또 알아내신 거라도 있나요?”이진이 가볍게 입을 열었는데 그녀의 착잡한 심정을 보아낼 수 있다.이기태는 분명 회사 내부에 먼저 손을 썼기에 그녀의 힘으로는 알아낼 수 없는 것들이 너무 많았고 빠른 시간 내에 알아낼 수 없는 것들이 있었다.그녀는 단 한 번도 윤이건을 이 일에 개입시킬 생각을 하지 않았는데 이제 보니 이것도 나쁘지 않은 방법인 것 같다.윤이건은 이진의 걱정 가득한 모습을 보자 저도 모르게 마음이 아팠다.그도 한 그룹의 대표로서 방금 열린 주주총회에서 어떤 일이 일어났을지 대충 짐작이 갔다. 한 여자애가 갑자기 낙하산으로 나타나 회사의 대표를 맡았으니 어느 정도 이의가 있기 마련이다.윤이건은 마음속으로 묵묵히 한숨을 내쉬고는 방금 조사해온 모든 자료들을 이진에게 건넸다.다시 입을 열었을 때 그는 표정이 엄숙해지더니 다들 익숙히 알고 있던 윤 대표의 모습을 하고 있었다.“이진 씨께서도 아시다시피 지금 GN 그룹은 예전의 GN 그룹과는 확연히 달라진 상태에요.”그의 말을 듣자 이진은 고개를 들어 윤이건을 쳐다보았다.이때 두 사람의 거리는 매우 가까웠는데 그녀는 심지어 그한테서 나는 향수 냄새까지 맡을 수 있었다. 진하지 않고 은은한 데다가 윤이건의 냄새까지 섞여 아주 좋았다.“지금 GN 그룹에 큰 문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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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7화 비참한 부엌
“좋아요, 약속해요.”‘만약 남녀 사이를 오가는 관계라면 거절할 생각이었지만 친구라면…….’이진은 생각을 하더니 고개를 들어 윤이건을 보았는데 별로 싫지는 않았다.그녀의 대답에 윤이건은 그제야 마음이 가라앉아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그럼 시간도 늦었으니 이만 돌아가자.”이진은 그가 돌아가자고 말한 곳이 어딘지 잘 알고 있었다.이미 몇 달 후에 이사 가기로 약속했으니 더 이상 소란을 피울 필요는 없다.물론 그 여우 같은 년이 없는 상황에서 말이다.돌아가는 길에 두 사람은 얘기를 몇 마디 간단하게 주고받았는데 거의 GN 그룹의 문제를 둘러싼 내용들이었다.비서는 차를 몰면서 수시로 백미러로 그들을 바라보았는데 꽤 조화로운 모습이었다.별장에 돌아오자 윤이건은 그제야 별장에 식사를 책임진 아주머니가 없다는 걸 깨달았다.비록 그 아줌마를 해고한 후 다른 하인들도 있었지만 그들은 모두 해야 할 일들이 명확했다.공교롭게도 해고된 그 아줌마가 평일에 저녁 식사를 책임진 하인이었다.윤이건은 눈살을 찌푸리더니 비서더러 5성급 셰프를 모셔오라고 하려고 했는데 이진에게 제지당했다.“저녁 한 끼일 뿐인데 한 대표님께서는 번거롭지도 않으신가 봐요.”이진은 말을 마치고는 그를 힐끗 쳐다보고는 스스로 부엌에 들어섰다.불과 몇 분 만에 윤이건은 부엌에서 요리하는 소리가 나는 걸 들을 수 있었다.그는 궁금해 몸을 돌려 바로 부엌으로 향했다. 하지만 그는 그녀 곁으로 가까이 다가가지 않은 채 벽에 기대어 입을 다문 채 이진의 뒷모습을 쳐다보고 있었다.채소를 씻고 써는 등 모습은 일사불란하게 진행되었지만 어딘가 바빠 보였다.윤이건은 갑자기 마음속 한편이 따뜻해진 느낌이 들었는데 점차 멍을 때리고 있었다.이런 여자가 3년 동안 자신의 곁에 있었는데 그가 이렇게 헛되이 놓쳐버리다니…….반쯤 준비를 마친 후 이진은 몸을 돌려 조미료들을 꺼냈는데 마침 뒤에 서있는 남자를 언뜻 보았다.그녀는 속으로 두어 마디 중얼거리더니 언짢은듯한 말투로 말했다.“윤 대표님께서 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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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8화 하인을 구하다
그런데 생선 가시를 발라낸 후, 이진은 갑자기 몇 가지 일이 생각났다.도대체 그녀가 이 집에 얼마나 더 있을 수 있을까?곧 떠날 그녀가 이런 집안일을 함부로 맡는 건 적합하지 않았다.원래 윤이건에게 뭔가를 말하려고 했는데 그녀는 차마 말을 꺼내진 못했다.그 순간 그녀의 마음속에 한 가닥 흐리멍덩한 기분이 스쳐 지나갔지만 그 기분은 한순간에 사라져버렸다.이진은 그 기분이 뭔지 깊이 파고들진 않았는데 아마 그와 함께 한 시간들이 습관 된 것일 거다.이진은 생각이 얼굴에 모조리 드러났지만 윤이건이 눈치채지 못했을 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윤이건의 젓가락질은 멈추지 않았지만 그의 시선은 계속 그녀를 향해 있었다. 그녀의 감정 변화가 너무 뚜렷해 보이자 윤이건도 마음이 혼란스러워 끝내 다시 입을 열지 않았다.이튿날, 윤이건이 기어코 이진을 데려다주겠다고 하자 그녀도 딱히 거절하진 않았다.‘공짜로 데려다준다는데 거절해서 뭐해?’AMC에 도착하자 이진은 윤이건에게 인사를 하고는 차에서 내려 건물로 들어섰다.윤이건은 잠시 고민을 하더니 고개를 들어 비서에게 당부했다.“오후에 시간 날 때 제대로 된 하인을 좀 구해봐.”사실 윤이건과 이진은 모두 하인을 찾는 일이 빌미에 불과하다는 것을 똑똑히 알고 있었다. 하지만 아무도 굳이 이 거짓말을 밝혀내진 않았다.그렇다면 약속을 두려워하거나 다른 걱정을 하는 것보단 지금 빨리 결정을 내리는 게 좋을 거다.AMC 대표 사무실.이진이 사무실에 들어서자 케빈도 바로 따라들어섰다.케빈의 손에 놓인 두꺼운 서류들을 보자 이진은 머리가 아파났다.“보스, 제가 밤을 새워 GN 그룹의 자금 흐름 방향을 알아냈어요.”케빈의 두 눈이 빨갛게 달아올라 있었는데 정말 밤새 자지 못한 모습이었다. 그는 한 무더기의 자료 중에서 두 장을 뽑아 이진의 앞에 놓았다.“내가 뭘 원하는지 잘 알고 있네.”이진과 케빈은 서로 마주 보며 웃었다.“보스, GN 그룹의 자금 흐름은 모두 모진호라는 관광지로 흘러들어갔어요.”“관광지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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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9화 사례금이 필요해
“윤 대표님, 별일 없으시다면 방으로 돌아가서 쉬셔도 됩니다.”이진은 윤이건이 옆에 없다면 더 일에 전념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그러자 윤이건은 하인들 앞에서 그녀를 향해 미소를 선보였다. 그 모습을 보자 그녀와 하인들 모두 깜짝 놀라고 말았다. 그들 중 나이가 어린 하인들도 있었는데 모두 윤이건의 모습을 보고 홀딱 넘어갈 뻔했다.“무슨 뜻인가요?”윤이건의 갑작스러운 행동에 이진은 전혀 갈피를 잡지 못했다.“우리 자기가 여기서 집안일을 돕고 있는데 내가 어떻게 편히 쉴 수 있겠어?”윤이건의 성격을 잘 알기에 이진은 그가 연기를 하는 게 아니라는 걸 알 수 있었다.하지만 그의 성격을 잘 알기에 그가 뭣 때문에 이러는 건지 전혀 알 수 없었다.다른 사람이 봤을 때엔 그들은 깨가 쏟아지는 신혼부부일 것이다.이진은 가능한 한 눈앞의 이 남자를 무시하고는 예비 하인들 앞에 가서 박수를 한번 쳤다.“자, 이제 다음 심사를 진행하겠습니다.”예비 하인들은 이 말을 듣고 즉시 정신을 차렸다.“여러분들도 아시다시피 이번 심사는 요리입니다.”이진은 말하면서 앞에 놓인 쇼핑백 안의 신선한 재료들을 보았는데 꽤 흥미로웠다.“지금부터 여러분들은 방금 구매한 재료들로 요리를 하시면 됩니다. 단 한 가지 요리만 준비하시면 됩니다.”기다리는 동안 이진은 이들의 주변을 맴돌며 요리하는 과정을 지켜봤다.윤이건은 부엌 입구에 서서 이진을 쳐다보았는데 그는 한순간도 그녀한테서 눈을 떼지 못했다.처음에는 그녀가 개성 있고 능력 있다는 것만 알고 있었지만 그녀와 알고 지낸 시간이 꽤 오래됐는데도 윤이건은 그녀가 여전히 매력이 넘친다고 느꼈다. 이점은 너무 치명적이고 매력적이었다.반 시간이 지난 후 부엌에는 향기가 흘러나왔고 식탁에는 여러 가지 향기를 풍기는 요리들이 놓여있었다.그러나 윤이건은 맛에 대해는 전혀 흥미가 없었다. 그가 흥미를 느꼈다고 할지라도 별 소용이 없었다.하인들은 윤이건이 시식하는 줄 알고 모두 그를 뚫어져라 쳐다보고 있었는데 이진이 젓가락을 들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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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0화 자금 묶을 준비
윤이건은 제대로 묻지도 않고 확인하지도 않은 채 흔쾌히 승낙했다.이진도 윤이건이 이렇게 시원스럽게 대답할 줄은 몰랐다.비록 그녀는 이것을 사례금이라고 말했지만 사실은 핑계에 불과했다.두 사람이 3년 동안 함께 지내온 데다가 그녀가 AMC 대표이기도 하기에 이진은 윤이건이 심각할 정도로 공과 사가 분명하다는 걸 잘 알고 있었다.그러기에 일부 소기업들은 YS 그룹의 이름을 듣자마자 공포에 빠지곤 했다. 심지어 윤이건을 언급할 때 그들은 인정사정없고 차가운 데다가 숨을 멎게 하는 이미지를 떠올린다.이런 사람이 이렇게 쉽게 자신의 제의를 받아들이다니.그녀도 의심은 갔지만 말을 꺼내지는 못했다. 이 사람이 자신을 도우려는 거니 그녀는 당연히 감사할 따름이다.그러나 몇 달이 지나면 그들 사이는 기껏해야 기업을 위해서만 연락이 오갈 것이다.윤이건이 일어나 2층 서재로 걸어가자 이진은 다소 당황하여 심장이 빨리 뛰기 시작했다.서재로 돌아온 윤이건은 직접 관광지 관련 부문에 전화를 걸었다.“윤 대표님?”윤이건의 갑작스러운 전화에 프로젝트 부문의 책임자들은 모두 다소 당황했다.그들 모두 자기가 뭔가를 잘못한 게 아닌가 싶었다.“네, 임대리님. 문의드릴 게 있어서 연락드렸습니다.”윤이건은 대외적으로 늘 예의를 차렸다. 그러기에 많은 분들도 모두 YS 그룹과 관계를 맺으려 했다.“말씀하세요.”“혹시 부서에서 모진호에 관한 새로운 프로젝트가 진행되고 있나요?”“모진호요? 네, 진행되고 있습니다.”“확실한 가요?”임대리가 바로 대답하자 윤이건은 다소 의아했다. 그의 신분과 지위를 보았을 때 그의 손엔 수없이 많은 관광 항목들이 있을 건데 모진호를 한번 조회해 보지도 않은 채 바로 대답할 수 있다니.“하하, 윤 대표님께서는 아실지 모르겠는데…….”임대리는 멋쩍게 웃으며 말했는데 목소리는 다소 흥분되어 있었다.“이 항목은 막 시작된데다가 투자금이 어마어마해 엄청 인상적이었거든요.”막 시작했는데 자금이 어마어마하다니.윤이건은 눈을 가늘게 떴는데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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