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섭정왕의 왕비로 환생하다: Chapter 2701 - Chapter 2710
2727 Chapters
제2701화
부진환은 미간을 살짝 찌푸렸다. “본왕은 술을 마시지 않는다.”심부설은 살짝 멍해 있더니 바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저도 마시지 않습니다. 그러나 이번이 왕야와의 마지막일 거 같아서 마시겠습니다.”이 말을 끝내더니 바로 머리를 뒤로 젖히고 한숨에 들이켰다.부진환은 눈살을 찌푸리며 눈앞에 놓인 잔을 쳐다보더니, 마지못해 잔을 들어 마셔버렸다.“또 볼일이 있느냐?”심부설은 웃더니 아쉬워하며 눈시울을 붉혔다. “왕야, 그동안 돌봐주셔서 감사합니다.”“만일 왕야가 없었더라면, 저는 이미 죽은 목숨입니다.”“인정합니다. 왕야께서 저를 살려준 그날부터 저의 마음은 이미 왕야의 것이 되었습니다.”“또한 천진난만하게 아름다운 꿈도 꿨지만, 어제서야 완전히 단념했습니다.”“다만 저는 여전히 너무 궁금합니다. 왕야, 낙운은 도대체 누구입니까?”심부설은 약간 억울했다.자신이 왜 이렇게 철저하게 패배했는지 알 수 없었다.만일 왕야와 낙운 사이에 옛정이 없었다면 왕야는 이 정도는 아니었을 것이다.하지만 부진환은 그저 담담한 어투로 말했다. “그녀가 누구든지 네가 신경 쓸 바 아니다.”“물어볼 필요 없다.”심부설은 웃으며 말했다. “대답을 못 들을 줄 알았습니다.”“왕야께서 어제 얘기한 조건을 저와 심녕은 이미 상의했습니다.”“왕야 덕분에 저와 동생은 지금까지 살아있을 수 있었습니다. 색다른 인생을 체험해 본 걸로 이미 만족합니다.”“태풍상사는 처음부터 왕야의 돈으로 설립한 것이고, 저와 동생은 당연히 해야 할 일을 했을 뿐입니다. 그러니 태풍상사를 독차지할 이유는 없습니다.”이 말을 하며 심부설은 일어나 궤짝 안에 넣어두었던 나무 상자를 가져와 책상 위에 올려놓았다.“이것은 태풍상사의 모든 장부 및 금고 열쇠와 전장의 은표입니다.”“모든 물건은 여기에 다 있습니다. 모두 정리되었습니다.”“요 며칠 심녕이 번 돈도 우리가 생활하기에 충분합니다. 그래서 태풍상사의 돈은 한 푼도 가져가지 않겠습니다.”“왕야께서 확인해 보십시오.”부진환은 이
Read more
제2702화
심부설은 괴로워하며 옷깃을 잡아당겼고 뺨은 붉어지기 시작했으며 눈빛도 흐려졌고 정신도 흐리멍덩했다.“왕야, 너무 괴롭습니다… 저 죽는 거 아닙니까… “그 순간 부지환도 뭔가 잘못됐다는 걸 알아차렸다.누군가 약을 먹인 것이다.부진환도 괴로웠지만, 정신은 차릴 수 있었다.하지만 심부설은 힘들었다.심부설이 그의 옷소매를 잡자, 그는 의식적으로 팔을 확 뺐다.심부설을 가까이 다가오지 못하게 했다.허약한 심부설은 이 힘에 곧바로 바닥에 넘어져 버렸다.“왕야… “심부설은 아파서 소리쳤다.부진환의 눈빛은 매서웠고 안색은 더욱 어두웠다. “스스로 잘 처신하거라.”이 말을 끝내고 바로 앞으로 다가가더니 한발로 방문을 걷어차려고 했다.하지만 방문은 열리지 않았다.하지만 심부설은 괴로워하며 또다시 땅 위에서 기어 일어나더니 뒤에서 부진환을 와락 껴안았다.“왕야, 도와주세요. 제발요.”심부설은 울먹이며 비열한 자태로 간절히 애원했다.그러나 부진환은 눈빛이 돌연 차가워지더니 그녀를 밀쳐버렸다.“또다시 나를 접근하면, 가만두지 않을 것이야.”“이 약은 네 짓이 아니면 네 동생 짓을 거다. 제때 해독하지 않으면 죽을 수도 있지만 본왕은 절대 너를 건드리지 않을 것이니 체념하거라.”이 말은 칼날처럼 심부설의 마음에 꽂혔다.그녀는 저도 몰래 눈시울을 붉히며 놀라운 표정으로 부진환을 쳐다보았다. “하지만 왕야 죽을 수도 있습니다.”부진환은 다소 역겨운 눈빛으로 말했다. “본왕이 죽든 살든 너와 무슨 상관이냐?”심부설은 마치 한 대야의 찬물을 맞은 듯 온몸이 흠뻑 젖었다.--궁에서 나와서부터 낙요는 마음이 줄곧 불안했다.다급히 섭정왕부로 돌아와 시위에게 묻자, 부진환이 일품루(壹品樓) 약속 장소로 갔다고 했다.그래서 다급히 일품루로 달려갔다.이곳에 와서 대문을 열자, 상 앞에 앉아 술을 마시는 심녕을 보았다.심녕 외에 아무도 없었다.두 사람의 눈길이 부딪히는 순간 심녕의 눈가에 약간의 살기가 생겼다.“너란 여자 정말 망령처럼 사라지지도 않는
Read more
제2703화
”정말 당신 말대로 왕야와 당신 언니가 지금 술을 마시며 즐기고 있다면 당신은 동생으로서 기뻐해야 하는 거 아니요? 한데 어찌하여 여기서 괴로움을 술로 달래고 있다는 말이오?”“넘볼 수 없는 걸 넘보는 당신의 그 하찮은 속셈은 욕망이고 영원히 실현될 수 없는 헛된 꿈일 뿐이요. 그래서 당신은 모든 걸 당신 언니에게 걸었소. 내 말이 맞소?”이에 관해 낙요는 일찍이 짐작했다.낙요는 심부설과 몇 차례 접촉했는데 그녀는 전혀 억지를 부리는 사람이 아니었다.하지만 심녕은 그랬다.그녀는 고집이 너무 세고 심지어 언니의 병이 낫지 않고 오래도록 아프게 했다.게다가 이 상 위에 가득한 술병을 더해 이미 낙요의 추측을 확실하게 증명했다.기쁘면 적당하게 마실 수 있지만 이 정도로 마신 걸 보면 분명 괴로움을 술로 달랜 것이다.심녕은 안색이 무척 좋지 않았다.원래 술에 취해 얼굴이 새빨갛게 되었는데 지금은 얼굴에 분노로 가득했으며 살기등등했고 유달리 흉악해 보였다.“당신이 무슨 말을 하는지 모르겠습니다.”“하지만 오늘 만약 당신이 언니의 좋은 일을 망친다면 당신을 산산조각 낼 것입니다.”낙요는 심녕이 이미 몹시 화났다는 걸 알고 있었다.그녀는 고개를 들고 그 불이 켜져 있는 방을 쳐다보았다.아무런 동정이 없으니, 약간 걱정됐다.“쳐들어갈 것이다. 너는 나를 막지 못한다.”낙요의 눈빛이 돌연 차가워지더니, 갑자기 걸상을 한 발로 걷어차 버렸다.걸상은 심녕을 향해 정면으로 날아갔다.심녕은 안색이 확 변하더니 즉시 몸을 피했다.걸상은 책상을 내리쳐 바로 두 동강이 났다.심녕도 즉시 낙요를 향해 공격해 왔다.몸놀림이 민첩했고 살기등등했다.하지만 두 사람은 치고받고 열 번을 넘기지 못하고 낙요는 심녕의 목을 졸랐다.“너!” 심녕은 온 힘을 다해 발버둥 쳤다.낙요는 날카로운 눈빛으로 그녀의 목을 꽉 조르며 말했다. “너는 내 상대가 아니야.”“헛수고하지 말거라.”“왕야가 너희들에게 살아갈 기회를 주지 않았다면 너는 아무것도 아니야.”이 말을
Read more
제2704화
얼마 지나지 않아 심부설은 해독환이 효과를 발하여 약간 정신이 들었다.낙요를 힐끗 쳐다보더니, 또 그녀 등 뒤의 부진환을 쳐다보더니 굴욕에 눈물이 왈칵 쏟아졌다.한순간 무너져 얼굴을 가리고 울기 시작했다.그 순간, 낙요는 심부설의 미간에서 한 줄기의 흑기를 보았다.죽음은 숨결이었다.“당신 독은 이미 해독했습니다. 오늘 일은 아무도 말하지 않을 것입니다.”“경도를 떠나면 당신의 삶을 살 수 있습니다.”“이 일은 당신 탓이 아닙니다. 남을 위해 자기 목숨을 포기하지 마십시오.”이 밖에 낙요는 어떻게 심부설을 위로해야 할지 몰랐다.심부설의 비통하고 수치스러워하는 모습을 보고 낙요는 이 약이 심부설 짓이 아니라는 것을 알아챘다.수치심 때문에 굴욕을 느껴 더 이상 살고 싶지 않은 사람은 약을 타는 그런 짓은 못한다.아마 심녕 짓일 것이다.심부설은 놀라운 표정으로 낙요를 쳐보았다.왜 자신이 자결하려는 던 것까지 낙운이 알고 있는지 알 수 없었다.“다만 내가 충고하는데 심녕과 왕래를 끊는 게 좋겠습니다. 그녀는 당신을 언니로 생각하지 않습니다.”이 말을 끝내고 낙요는 방 안에서 나왔다.고개를 돌리니 심녕이 이미 계단을 올라 복도까지 왔다.“왕야, 어찌 언니한테 이럴 수 있습니까?” 심녕은 눈시울을 붉히며 눈가에 눈물을 머금고 억울하다는 듯 부진환을 쳐다보았다.“언니에게 오직 왕야뿐입니다. 정녕 언니를 버린다는 말입니까? 언니를 남겨두십시오!”심녕은 이런 결과가 억울했다.이게 다 천박한 계집 낙운 탓이다.낙운이 나타나서 소란을 피우지 않았다면, 어쩌면 왕야와 언니는 이미 성사됐을 것이다!그런데 심녕의 말이 떨어지기 바쁘게 부진환이 살기가 가득한 두 눈으로 고개를 홱 돌렸다.그는 심녕의 목을 확 졸랐다.강렬한 질식감이 엄습해 오고, 심녕의 몸은 그대로 들렸으며 죽음의 공포가 덮쳐왔다.심녕은 발버둥 치며 말을 할 수 없었고, 절망의 눈빛으로 방안의 심부설을 쳐다볼 뿐이었다.심부설은 기어 일어나 비틀거리며 부진환에게 다가가 무릎을 꿇
Read more
제2705화
낙요는 사실의 자초지종을 설명했다.낙요의 말을 듣고 난 양행주는 미간을 찌푸렸다. “진작에 알았더라면 이 자매를 남겨두지 않았을 거요. 말썽만 피운다니까!”부진환의 어투는 담담했다. “됐소, 나는 괜찮으니 이 일은 더 이상 따지지 마시오.”“그녀들은 경도를 떠날 것이오”양행주는 고개를 끄덕일 뿐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왕부로 돌아온 후, 양행주는 부진환의 독을 없애고 있었기 때문에 낙요는 가까이 가지 않았다.지금 그녀는 양행주 앞에 적게 얼씬거리는 편이 좋다.혹여라도 그녀를 알아볼 수 있기 때문이다.다음날이 밝자마자 객잔 침상 위의 심녕이 서서히 눈을 떴다.어제 언제 잠들었지 알 수 없었다.억지로 몸을 일으켜 앉아, 괴로운 듯 가슴을 눌렀다. 상처를 치료하는 약을 사러 가야 한다.방안을 훑어보았지만, 언니가 보이지 않았다.“언니! 언니!”심녕은 다급히 일어나 밖으로 찾으러 나갔다.객잔을 전세 냈기 때문에 지금 이 시각 객잔은 여전히 어젯밤 모습을 유지하고 있었으며 아무도 들어온 적 없었다.“언니!” 심녕이 소리쳤다.아래층으로 내려가려는데 갑자기 옆방 문틈 사이로 피가 흘러나왔다.심녕의 미간이 흔들렸다.그녀는 즉시 방안으로 쳐들어갔다.문 뒤에 기대앉아 있던 심부설이 쓰러졌다.흰색 옷은 온통 선혈로 물들었고 창백한 안색으로 피바다 속에 쓰러져 있었다.심녕의 안색은 확 변했다. “언니!”그녀는 앞으로 달려가 심부설을 끌어안았다.심부설의 손목은 도자기 조각으로 손목을 그었다.심녕은 다급히 손수건을 꺼내 심부설의 손목을 감았다.몹시 애가 탔고 당황했다.“언니! 언니 왜 이러십니까?”“언니, 죽으면 안 됩니다!”심녕은 다급히 심부설을 안고 객잔에서 달려 나가 의관으로 달려갔다.의관에서 무려 반 시진이나 기다리자, 의원이 말했다. “제때 데려오셔서 다행입니다!”심녕의 그제야 한시름 놓았고 다급히 방안으로 달려 들어갔다.깨어난 심부설을 보고 그녀는 그 자리에 굳어버렸으며 감히 앞으로 다가가지 못했다.심부설의 가냘프게
Read more
제2706화
“왕야가 없어도, 태풍상사가 없어도 장사를 할 수 있지 않느냐. 네 재주로는 반드시 잘될 것이다.”“언니는 집에서 밥을 해주고, 잡일을 거들어줄게.”“다른 사람의 도움 없이도 우리는 살아갈 수 있다.”“세상은 넓으니 네 인연도 반드시 있는 법, 왕야보다 좋은 분이 계실 거다.”심녕은 눈물을 흘리며 미안한 듯 심부설의 손을 꽉 잡았다.“약속하겠습니다. 함께 경도를 떠납시다.”심부설의 창백한 얼굴에 마침내 기쁨의 미소가 보였다.심녕은 울먹이며 고개를 숙이고 자책했다.“언니, 죄송합니다.”“낙운의 말이 맞습니다. 제가 약을 바꿔서 지금껏 몸이 좋아지지 않은 겁니다.”“해칠 생각은 없었습니다. 그저 언니 병이 더디게 나으면 왕부에 더 오래 있을 수 있어 왕야의 마음을 얻을 수 있을 거라 생각했습니다.”말을 마친 심녕은 어두운 눈빛으로 입을 열었다.“하지만 영원히 얻을 수 없는 것도 있었습니다.”심부설은 탄식했다.“이제라도 깨달았으니 늦지 않았다.”“준비하고 바로 출성하자.”심녕은 의아했다.“이렇게 빨리요? 하지만 상처가…”“괜찮다. 천천히 가면 된다.”심부설은 기쁘면서도 불안했다.심부설은 서둘러 경도를 떠나고 싶었다. 한시라도 더 있으면 엊저녁의 굴욕적인 모습이 떠올랐기 때문이다.그렇게 체면을 구기고 남자에게 구걸하다니, 다시 떠올려도 고통스러운 기억이었다.심녕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알겠습니다. 마차를 준비하겠습니다.”심녕은 곧바로 마차를 준비해 심부설과 함께 성 밖으로 향했다.성문을 나선 후, 심부설은 문발을 열고 뒤를 돌아보며 복잡한 기분에 사로잡혔다.다시는 이곳에 돌아오지 못한다고 생각하자, 아쉬운 마음도 들었다.종일 바삐 움직이느라 경도성을 잘 돌아보지도 못했으니 말이다.심부설은 갑자기 심녕의 손을 덥석 잡았다.심녕은 고개를 돌리고 미소를 지었다.“걱정하지 마십시오, 다시는 돌아오지 않을 겁니다.”너무 큰 대가를 치른 일이라 다시는 시도조차 할 수가 없었다.-오후가 되어서야 양행주는 부에서 나갔다
Read more
제2707화
낙요는 이곳에 오자, 황상께서 여기에 있다는 게 믿기지 않았다.“황상.”류 공공이 공손하게 침궁 안에 대고 외쳤다.곧바로 부운주의 불쾌한 목소리가 들려왔다.“안 마신다.”류 공공은 어쩔 수 없다는 어투로 말했다.“태상황께서 보낸 의녀입니다. 그래도 한번 뵙는 게 어떻습니까? 태상황의 노여움을 사는 것보다 낫지 않습니까.”이 말을 듣자, 황상은 잠시 침묵하더니 입을 열었다.“들어와라.”낙요는 류 공공께 인사를 올린 후, 침궁 안으로 들어갔다.주위는 어두컴컴했다. 낙요는 아직 적응이 되지 않아 한참 있어서야 부운주가 어디에 있는지 알아보았다.“황상, 태상황께서 걱정이 많으십니다.”“이제는 약도 안 드신다고 하시던데…”부운주는 눈을 감고 서늘한 어투로 답했다.“태상황으로 짐을 협박하는 것이냐?”“짐이 약을 마시면 낫는 거냐?”부운주는 불만 가득한 어투로 눈을 떴다.그러나 낙요를 보자마자 깜짝 놀랐다.“너는…”“노옥도를 따라다니던 그 의녀구나.”“태상황께서 어찌 너를 보낸 것이냐?”낙요는 신중하게 문밖을 바라보았다.류 공공이 지키고 있어 낙요는 일부러 목소리를 높였다.“태상황께서 황상의 옥체가 걱정이 된다고 하지 않습니까.”“황상은 천궐국의 운명이 달린 몸이니, 옥체를 보존하셔야지요.”낙요는 겉치레로 말을 하면서 몰래 부운주에게 환약 하나를 건넸다.부운주는 멈칫하더니 환약을 받았다.그러고는 잠시 생각하다 입에 넣었다.“하지만 짐은 약을 먹기 싫구나. 약을 먹으라고 설득할 거라면 나가라.”낙요는 잠시 생각하다 다급히 말했다.“황상, 저는 침을 놓을 줄도 압니다. 혈 자리를 안마하면 피로가 풀릴 텐데, 한번 해보시겠습니까?”“그럼 해보자구나.”낙요는 곧바로 앞으로 다가가 부운주의 어깨와 머리를 눌러주었다.처음에는 아팠으나, 곧바로 매우 편안하고 시원했다.부운주는 시원함을 느끼며 눈을 감았다.“태상황이 널 보낸 건 다 이유가 있구나. 넌 확실히 다른 태의와 다르다.”낙요는 미소를 지었다.안마를 거의 다 하자
Read more
제2708화
낙요는 멈칫하더니 고개를 돌려 부운주를 바라보았다.부운주가 손을 들자, 소복자는 공손하게 물러가며 방문을 닫았다.낙요는 그제야 입을 열었다.“저, 낙청연입니다.”말을 내뱉은 순간, 부운주는 의자를 꽉 잡고 마음속의 흥분과 충격을 가라앉히려고 인간힘을 썼다.그러고는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눈앞의 사람을 뚫어져라 쳐다보았다.“얼굴을 좀 보자꾸나.”낙요는 덤덤하게 입을 열었다.“원래 모습이 아니라서 봐도 소용이 없습니다.”“이 가면을 벗으면 류 공공이 돌아올 때까지 수리할 수 없어 정체가 발각됩니다.”낙요의 덤덤한 어투를 듣자, 부운주는 더욱 확신했다.이 여인이 바로 낙청연이다!“정녕 너인 것이냐?”“어찌 돌아온 것이냐?”“짐을 위해 돌아온 것이냐?”부운주는 낮은 목소리로 떨림을 억눌렀다.낙요는 부운주가 오해할까 봐 직설적으로 말했다.“저는 부진환 때문에 돌아온 겁니다.”“천궐국의 일을 오랫동안 처리하지 못해 무슨 일이 생긴 건 아닌지 와본 겁니다.”“그리고 병을 너무 오래 끌어 입궁해 병을 치료해 주라고 하여 왔습니다.”이 말을 듣자, 부운주는 저도 모르게 손에 더 힘을 주었다.마음이 시큰하면서도 시샘이 났다.부운주는 쓴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그래.”“누구보다도 내 병은 마음의 병이라는 걸 잘 알 텐데 말이다.”부운주는 말을 하며 복잡한 눈빛으로 낙요를 바라보았다.“마음의 병은 그 사람만 풀 수 있는 법이지.”“아니냐?”“너를 이곳에 보낸 건 무슨 의미인지 생각해 보았느냐?”이 말을 들은 낙요는 저도 모르게 미간을 찌푸렸다.부운주의 말에는 다른 뜻이 숨어 있었다.“당연히 알죠. 하루빨리 몸이 좋아져서 책임을 다하길 바라는 겁니다.”“돌아오지 않아도 되는 사람이었지만, 천궐국을 그대로 둘 수 없어 돌아온 겁니다.”“대체 어찌 협조도 안 해주고 오히려 부진환을 경계하는 겁니까?”“이제 원하는 걸 다 얻은 거 아닙니까?”낙요는 이 말로 부운주가 정신을 차릴지 몰랐지만, 그래도 내뱉었다.모두가 부운주를
Read more
제2709화
“방비도 하지 않은 겁니까?”그러나 부운주는 고개를 돌려 낙요를 보며 말했다.“이번에 왔으니 다시 돌아갈 것이냐?”“여기에 남는 건 어떠냐.”“태의원 장원 자리를 넘겨주겠다.”“짐은 네 의술을 믿는다.”낙요는 차가운 목소리로 거절했다.“그딴 자리는 필요 없습니다.”“저는 가고 싶을 때 언제든지 떠날 겁니다.”“제때 치료를 하지 않으면 곧바로 눈앞에서 사라질 겁니다. 다시는 나타나지 않겠습니다.”낙요는 더이상 말씨름하기 싫어 요점을 말했다.부운주는 급히 말했다.“약을 마시면 될 거 아니냐.”“그렇다면 오늘은 어찌 밥을 적게 드신 겁니까? 반찬이 입맛에 맞지 않았습니까?”부운주는 웃으며 말했다.“짐이 밥을 먹는 것도 지켜봤구나.”“네가 와서 같이 먹으면 많이 먹을 수 있다.”낙요는 할 말을 잃었다.부운주의 목적은 분명 낙요를 궁에 남겨두는 것이었다.하지만 부운주의 몸을 치료해 주기 위해 낙요는 입을 열었다.“제가 매일 입궁하여 밥을 같이 먹겠습니다.”“어떻습니까?”부운주는 만족스러운 듯 고개를 끄덕였다.“그래.”약욕을 한 후, 부운주 체내의 독은 또 줄어들었다.부운주만 협조한다면 이 속도로 한두 달이면 충분히 나을 수 있었다.경도를 떠난 지 수일째지만, 심녕과 심부설은 멀리 떠나지 못했다.둘은 쉬엄쉬엄 길을 재촉했고, 이날은 어느 외진 농갓집에서 잠시 쉬었다.저녁이 되자, 정원에 돌아온 심녕은 심부설이 보이지 않자 손에 든 약 바구니를 떨어뜨리며 빠른 걸음으로 방에 들어갔다.“언니, 언니!”방에는 심부설이 보이지 않았다.심녕은 순간 안색이 어두워졌다.마침 탁자의 서신이 보이자, 심녕은 서신을 열어보았다.“근처 시내에 채소를 사러 갔다 올 테니 걱정하지 말아라.”이 서신을 본 심녕은 그제야 한시름 놓았다.그러고는 정원에 흩어진 약재를 줍기 시작했다.그러나 고개를 든 순간, 신발 하나가 시선에 놓였다.순간, 심녕은 가슴이 덜컥 내려앉았다.고개를 들어보니 익숙한 그림자가 보였다.“양 의관!”심녕은
Read more
제2710화
이 말을 들은 양행주는 망설이더니 곧바로 심녕을 풀어주었다.심녕은 창백한 안색으로 바닥에 주저앉았다.“말해보아라.”심녕은 깜짝 놀란 듯 고개를 들었다.“양 의관은 왕야를 항상 신경 쓰시니 왕야의 일도 모두 알고 싶어할 겁니다.”비록 지금까지 이유는 몰랐지만, 확실히 그랬다.양행주는 누구보다 왕야의 몸을 신경 썼고, 왕야의 생사를 신경 썼다.왕야에 관한 일이라면 절대 놓치지 않았다.“허튼소리 하지 말거라.”양행주는 차가운 눈빛으로 인내심이 바닥난 듯 말했다.심녕은 협상을 시도했다.“알려줄 테니 저희를 풀어주십시오!”“저희는 경도를 떠나 왕야께 어떤 피해도 위협도 끼치지 않을 겁니다.”양행주는 덤덤하게 말했다.“우선 무슨 비밀인지 말해보거라.”“듣고 풀어줄지 아닐지 결정하겠다.”감히 부진환에게 약을 타다니.이 둘을 남기면 반드시 화를 부를 것이다!하지만 이 비밀은 꼭 들어야 한다.심녕은 다른 선택지가 없어 서서히 입을 열었다.“왕야 옆에 있는 낙운, 그 여인의 신분을 의심해 본 적이 없습니까?”양행주는 미간을 찌푸렸다.“태의원에서 온 태상황의 사람 아니냐.”심녕은 콧방귀를 뀌며 말했다.“아닙니다!”“계양에 있을 때부터 만났습니다!”“처음부터 궁의 사람이 아닙니다.”“그리고 입궁 전에 왕야께 연락도 했는데, 서신을 제가 가로챘습니다.”“낙운은 이전부터 왕야와 아는 사이입니다!”“또한 며칠 부에 없는 사이에 왕야께서 낙운에게만 이상하게 행동하는 것도 보지 못했습니까? 왕야는 종래로 여색을 가까이 하지 않는데 유독 낙운만 가까이합니다.”“낙운이 대체 왜! 출신도 생김새도 출중하지 않고 의술을 아는 것뿐인데, 어찌 왕야를 그렇게 홀린 겁니까?”“저는 낙운의 신분이 가짜인 것 같습니다!”“왕야를 접근한 건 분명 음모가 있는 겁니다!”이 말을 들은 양행주는 생각에 잠긴 채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이건 추측일 뿐인데 너를 어찌 믿느냐?”심녕은 다급히 말했다.“조사해 보십시오!”“당신의 능력으로 낙운의 정체를 조
Read more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