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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05화

유남준의 사무실은 크지 않지만 벽에는 아이를 찾는 것부터 청각장애 아동 후원까지 다양한 소식들로 가득했다.

박민정이 들어가 주변을 둘러보니 시각장애인 전용 컴퓨터와 휴대폰도 있자 마음속에 있던 의구심은 잠시 사라졌다.

“그럼 일 해요. 난 방해 안 할게요.”

“그래, 배웅해 줄게.”

유남준은 자신을 믿는 그녀를 보며 가슴에 있던 돌덩이를 마침내 내려놓았다.

“됐어요. 그냥 일 해요.”

박민정은 혼자 그 자리를 떠났고 돌아오는 길에 조하랑에게 전화를 걸었다.

“하랑아, 나 유남준 씨 회사 갔어. 진짜 자선 기업이었어.”

전에도 조하랑과 사적으로 이야기를 나눈 적이 있었다.

“이제 그 정도가 된 거야?”

조하랑은 일하면서 물었다.

“사실 지금 하는 일 난 좋은 것 같아. 남을 도우면서 평범한 하루하루를 사니까.”

박민정은 늘 평화로운 삶을 살고 싶었다.

“민정아, 너 그 사람한테 마음 약해져서 용서하고 다시 시작하고 싶은 건 아니지? 지금은 앞을 못 보지만 언젠가 기억을 되찾고 눈이 좋아져서 예전의 모습으로 돌아간다면 어떡해?”

박민정은 잠시 어떻게 대답해야 할지 몰랐다.

세상에서 제일 변덕스러운 존재가 사람이라 누구도 한결같다고 보장할 수 없었다.

“하지만 지금 당장 이혼할 수도 없으니까 차근차근 한 걸음씩 나아가야지.”

“그래도 네 개인 재산은 꼭 지켜. 그 사람한테 속아 넘어가지 말고.”

조하랑이 당부했다.

이 말을 들은 박민정은 문득 집안의 요리사와 간병인 모두 유남준의 돈을 쓰고 있다는 사실을 떠올렸다.

빚이 그렇게 많은데 간병인과 요리사를 고용할 돈은 어디서 구한 걸까?

집으로 돌아온 박민정은 간병인과 요리사의 월급에 대해 물었고 같은 대답을 듣게 되었다.

간병인은 한 달에 120만 원, 요리사는 하루에 세 끼만 만들면 되니 60만 원을 받았다.

박민정은 앞으로 자신이 월급을 주겠다며 계좌 번호를 달라고 했고, 박민정이 나가자마자 그들은 곧바로 서다희에게 조용히 전화를 걸었다.

다행히 유남준은 이미 월급에 대해 생각을 하고 있었기 때문에 박민정에게 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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