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람의 마음이 혼란스러웠다. 성주의 별장으로 질주했다. 원래는 진주를 목표로 삼고 갔지만, 돌아오는 내내 경주에게 벽에 밀린 장면만 떠올랐다.경주는 불같은 강렬한 시선으로 아람을 바라보았다. 그 눈에 비친 자신의 모습은 어둡고 슬펐다. 경주의 무력하고 비참한 표정을 지울 수 없었고, 핸들을 잡은 손은 붉어지며 찌릿찌릿한 느낌이 들었다.그 눈빛이 너무 설레었다. 하지만 그것이 아무것도 설명할 수 없다. 그 시선이 송곳처럼 아람을 뚫는다고 해도 이소희와 바람을 피우고 있다는 사실을 숨질 수 없다.아람은 침울한 표정으로 차를 내리자 이미 별장 앞에서 기다리고 있는 구윤, 구도현, 임수해가 보였다.“아람아!”“오빠, 일곱째 오빠, 수해야. 다들 왜 여기 있어?”아람은 깜짝 놀라며 물었다.“도현한테 들었어. 너 혼자 신씨 가문으로 갔다고. 수해와도 같이 가지 않았다며. 왜 그러는 거야, 계집애야. 왜 혼자 간 거야?”구윤은 걱정스러운 듯 한숨을 쉬며 아람의 어깨를 감쌌다.“하지만 오늘 밤 신경주도 집에 있다고 들어서 마음이 노였어. 신경주가 있으면 네가 괴롭힘을 당하지 않을 거야.”“왜 신경주가 있으면 내가 괴롭힘을 안 당해?”아람은 눈썹을 찌푸리며 입을 오물거렸다.“신경주의 마음속에 네가 있어. 반드시 널 지켜줄 거야.”“허, 웃기지도 않아, 오빠.”아람은 가슴 끝이 떨리며 어조가 더욱 강해졌다.“내가 3년 동안 신경주의 와이프를 했어. 신씨 가문에서 괴롭힘을 당하고, 손해를 봐도 신경주는 한 마디도 하지 않았어. 낯선 사람보다도 못한데 왜 날 지켜주겠어?”“맞아, 형.”구도현은 바지 주머니에 손을 넣은 채 차갑게 웃었다.“신경주는 양심도 없고 의리도 없어. 그 당시 아람을 좋아하지 않더라도 결혼한 사이고, 아람은 신경주의 와이프야. 그럼 지켜줄 책임이 있어. 근데 무슨 짓을 했는지 봐봐. 제 버릇 개 못 준다는 말이 있잖아. 봐, 이제 아람에게 구애한지 얼마 되지 않았는데, 또 그 버릇이 나왔어.”“일곱째 도련님, 무슨 버릇이요?”
불빛을 통해 아람은 윤유성이 천천히 몸을 낮추고 정교한 얼굴을 팔에 묻고 아름답지만 쓸쓸한 눈동자를 보았다. 그 불쌍하고 외로운 눈빛은 15년 전 윤정용에게 벌을 받아 빗속에 서 있던 윤유성의 모습과 같았다.“헐, 언제 따라왔어? 아무런 인기척도 없네, 귀신이야?”구도현은 어깨를 으쓱하며 소름이 돋았다.구윤은 윤유성 쪽을 바라보다가 의미심장하게 표정이 복잡한 아람을 바라보았다.“널 따라 신씨 가문에 갔어?”“응.”이때, 스포츠카가 다시 시동을 걸고 급히 방향을 틀어 밤 속으로 사라졌다.“응? 바로 갔어?”구도현은 놀란 표정을 하며 눈썹을 찌푸렸다.“아람아, 널 좋아하는 사람들이 왜 다 이런 꼴이야? 나쁜 자식 아니면 스토커네. 오빠가 어떻게 네 걱정을 하지 않겠어?”“본론을 얘기하자.”아람은 더 이상 윤유성을 생각하기 싫어 침울한 표정으로 물었다.“일곱째 오빠, 홍영의 조사는 어떻게 됐어? 아직도 말을 안 해?”구도현은 짜증을 내며 한숨을 쉬었다.“시간이 좀 걸릴 것 같아, 그 자식이 생각보다 충성심이 강해. 진주에게 정말 진심이야. 모르는 사람들은 그들이 부부인 줄 알겠어!”“그럴 거 같았어. 진주를 위해 사람을 죽일 수 있는데, 당연히 쉽게 말하지 않을 거야.”아람은 팔을 꼬고 침울한 눈빛을 하며 안색이 차가웠다.“이번에 내가 시킨 대로 심문해라는 건 그 남자의 의지를 꺾기 위해서야. 멘탈이 약해질 때 치명적인 한 방을 날려야 해. 진주에 대한 감정이 완전히 무너지게 해야 해.”“아람아, 어떻게 할 생각이야? 우리가 협조할게!”구도현은 주먹을 불끈 쥐며 그들이 대가를 치르게 할 거라고 다짐했다.“진주의 죄를 밝히기 위해 홍영을 증인으로 세우는 것은 부족해.”아람은 주먹을 쥐고 눈을 부릅뜨며 분노에 찬 목소리로 말했다.“연서 이모가 진주 때문에 잃은 존엄과 입었던 상처들을 백 배로 갚게 할 거야!”“아람아, 도현아. 홍영과 진주의 사이에 대해 더 싶이 파고들어야 할 것 같아.”안색이 어두운 구윤의 눈빛에는 냉정한 빛
밤새 바빴던 이유희는 우울한 표정으로 신효정과의 사랑 둥지로 돌아왔다. 집에 도착하기 전 하늘에는 함박눈이 내렸다. 리무진이 별장 앞에 도착했을 때 정연이 이미 큰 우산을 들고 문 앞에서 한참 서성이며 이유희를 기다리고 있었다.“도련님, 오셨어요.”이유희가 차에서 내리자 정연은 급히 인사를 하며 우산을 씌워주었다. 그리고 정연은 우산 밖에 서서 눈을 맞고 있었다.“효정은? 자?”이유희는 급히 물었다.“아가씨가 기다리고 있어요. 몇 번이나 말했는데 잠을 자지 않아요.”정연은 힘없이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원망하지 마세요. 도련님을 걱정하셔서 그래요.”이유희는 마른침을 삼켰다. 가슴이 뭉클해져 별장 안으로 성큼성큼 걸어갔다. 몸에 있는 냉기를 신효정에게 옮길까 봐 두려워 정연에게 잠옷을 준비해달라고 했다. 그리고 살금살급 올라가 신효정에게 서프라이즈를 주려고 했다.이유희가 조심스럽게 문을 열었다. 침대 위의 램프는 켜져 있있고, 이불에 반쯤 읽은 책이 있었다. 하지만 신효정의 작고 생기 넘치는 모습은 사라졌다. 당황한 이유희는 신효정의 이름을 부르려는 순간, 욕실에서 바스락거리는 소리가 어렴풋이 들렸다. 이유희는 화장실을 향해 다가갔다. 화장실 안은 갑자기 조용해지며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효정아?”이유희가 사랑에 빠진 후, 신효정이 다칠까 봐 전전긍긍하며 지켜주고 있었다. 욕실에 인기척이 없는 것을 보자 무슨 일이 생겼을까 봐 무서웠다. 이유희는 긴 다리를 들고 문을 발로 찼다. 문짝이 날아갈 뻔했다.“아!”거울 앞에 서 있던 신효정은 당황하며 비명을 질렀다. 손으로 머리를 움켜쥐고 돌아서서 이유희를 바라보았다. 이유희는 깜짝 놀라 마른침을 삼켰다. 떨리는 뜨거운 시선이 조금씩 내려갔다. 신효정의 부드러운 얼굴을 지나 마침내 축축하고 부드러운 하얀 가슴에 떨어졌다. ‘허, 크지 않아 보이는데, 둥글고 꽉 찼네.’이유희의 머릿속이 텅 비었다. 눈시울이 붉어지며 저도 모르게 손을 움켜쥐었다. 마치 무엇을 환상하고 갈망하는 것 같았다
무거운 발걸음 소리를 들은 신효정은 뒤를 돌아볼 엄두가 없었다. 그저 부드럽고 동글란 어깨를 움켜쥐고 떨기만 했다. 마치 겁에 질린 토끼 같았다. 그 모습은 이유희를 정욕을 숨기고 있는 커다란 늑대처럼 보이게 했다.“효정아.”이유희는 마른침을 삼키며 눈시울을 붉혔다. 부들부들 손을 떨며 신효정의 비단 같은 피부를 만지려고 하였다. 그러나 이때 신효정은 갑자기 나지막하게 말했다.“저, 저 샤워했어요. 바디 로션을 바르고 싶어요. 다 발랐는데 등만 바를 수 없어요. 아니면, 아니면 씻고 누워서 기다렸을 거예요.”이유희는 조용히 신효정의 말을 들으며 얼굴을 붉혔다. 손끝까지 찌릿찌릿하며 모든 감각이 예민해졌다. 이유희는 수많은 여자들을 만났다. 눈앞에서 벌거벗은 채로 있는 여자도 있었고, 수천 가지 방법을 쓰며 몸을 던지는 여자도 있었다. 그러나 긴장되어 가슴이 두근거리게 한 여자는 아무도 없었다.“유, 유희 오빠. 바디 로션을 발라줄 수 있어요?”신효정은 가녀린 어깨를 움츠리며 부드럽게 물었다.“효정아, 그래도 돼?”‘그래도 돼?’이유희는 거칠게 훔을 쉬며 말에 강한 욕망이 담겨 있었다. 신효정은 입술을 깨물며 어깨를 감싸고 있던 손을 내리고 고개를 끄덕였다.이유희의 심장을 갈비뼈를 치고 있었다. 마음을 가다듬고 옆에 놓은 바디 로션을 집어 들고, 뜨겁고 젖은 손바닥에 하얀 로션을 자서 조심스럽게 신효정의 하얀 피부에 발랐다.‘아무것도 안 해, 난 아무것도 안 해. 이유희, 네가 짐승인지 아닌지 시험할 때가 왔어!’이유희는 손끝을 뜨며 주문을 반복해서 말하며 욕망을 억눌렀다. 하지만 신효정을 닿는 순간 모든 절제와 욕망이 주체할 수 없는 사랑으로 변해버렸다. 눈시울을 붉히며 신효정의 부드럽고 하얀 몸을 덥석 끌어안았다.“유희 오빠.”신효정은 나지막하게 부르며 얼굴을 붉혔다. 마치 술에 취한 것 같았다.“내 이름을 부르지 마.”이유희의 쉰 목소리는 가슴을 두근거리게 했다.“유희 오빠, 저...”“또 이름을 부르면 내가 무슨 짓을 할
신효정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러나 붉어진 귀와 사슴 같은 눈동자 담겨 있는 사랑과 가쁜 숨에서 이유희는 대답을 들었다.‘좋아요.’...밤새 이유희는 신효정을 안고 욕실에서 거실로, 다시 침대로 오며 쾌락을 느꼈다. 욕실로 돌아갈 때 참지 못하고 또 한 번 했다. 신효정의 부드러운 피부와 건드린 적이 없는 영역이 이유희를 죽이고 있다. 이유희의 몸과 마음은 그렇게 만족스러웠던 적이 없다.가느다란 허리는 결국 아파서 일어서지 못했다. 신효정은 이유희의 가슴에 누워 자비를 구걸하며 숨을 헐떡이더니 잠이 들었다.이유희는 마치 먹이를 먹은 사자처럼 나른하게 눈을 뜨고 품에 있는 애인을 다정하게 바라보았다. 이유희는 오른팔로 신효정을 감싸고 토닥이며 재워 주었다. 그리고 다른 한 손으로 조심스럽게 이불을 들어 올렸다. 하얗지만 지저분한 이불 위에 붉은 꽃 한 송이가 은은하게 피어 있었다. 이유희는 입꼬리를 올리고 사랑이 담긴 눈으로 보더니 다시 키스를 했다.“음, 간지러워요.”신효정은 깊은 잠에 빠졌다. 그래서 이유희가 건드려도 깨어나지 않았다.“효정아, 넌 이제 정말 내 거야.”이유희의 턱이 신효정의 머리에 기대고 손끝으로 팔을 쓰다듬으며 또박또박 말했다.“걱정 마, 앞으로 고생하는 날은 없어. 내가 평생 지켜줄게. 부인.”...경주의 따귀는 진주의 고막을 건드렸다. 그리고 이빨 하나도 흔들거렸다. 큰 증오감을 품고 있어 심하게 때릴 수 있는 것이다.신효린은 진주를 병원으로 급히 데려가 치료를 받게 했다. 진주는 귀를 막고 아람과 경주에게 욕설을 품었다. 욕할수록 화가 났고, 화날수록 귀와 얼굴이 아팠다. 기사는 어안이 벙벙해서 백미러를 들여다보았다. 평소 고귀하고 우아한 회장님 부인이 욕을 하면서 미친 모습을 보일 줄은 상상도 못했다.“뭘 봐?”신효린은 기사가 몰래 보는 것을 느껴 바로 엄격하게 말했다.“경고하는데, 엄마의 운전사가 되려면 입단속부터 잘 해! 차에서 한 얘기들이 한 글자라도 흘러나가면 네 가족은 더 이상 성주에서
그때가 되면 진주와 신효린은 정말 살 길이 없을 것이다. 진주는 3일 동안 병원에 입원했고, 신효린은 지루하게 3일 동안 곁에 있어 주었다. 3일째가 되어서야 부기가 빠졌다. 하지만 신광구는 끝내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그동안 신효린은 신광구에게 수없이 전화를 했다. 언제 진주를 보러 오냐는 질문에 신광구는 항상 대충 넘어갔다. 이 일을 알게 되면 진주가 대성통곡 할 줄 알았다. 결국 남편에게 사랑을 받고 싶지 않은 여자는 없다. 남편에게 무시를 당하면 그 누구든 화가 날 것이다. 그러나 뜻밖에도 진주는 매우 침착했다. 울며 불며 난동을 피우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밥도 제대로 먹고 요양도 잘했다. 너무 정상이어서 오히려 더 이상했다. 그 모습을 본 신효린은 어안이 벙벙했다. 신광구가 없는 진주는 살지 못할 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이 순간 신효린은 차갑고 무덤덤한 진주의 얼굴을 보니, 진주가 신광구를 사랑한 적이 없고 낯선 사람보다 더 낯선 느낌을 받았다.“엄마, 아빠가 사흘째 보러 오지도 않았는데, 화도 안 나?”신효린은 참지 못하고 물었다.“흥, 급하면 안 돼. 네 아빠는 신경주와 같아. 집착할수록 무시할 사람들이야. 네가 차가울수록 그들이 더 다가올 거야. 남자들은 모두 천한 놈들이야!”진주가 장난을 치며 욕을 하고 있지만 마음은 혼란스러웠다. 사흘 동안 신광구에게 연락하지 않은 건 다른 이유 때문이 아니라, 그저 용기가 없을 뿐이다. 지금 퇴원 기준에 도달했지만 신광구를 피하기 위해 부상을 핑계로 병원에 있어야 했다. 그날 밤 아람이 소란을 피운 후 신광구가 진주를 보는 눈빛이 이상하다고 생각했다. 마침 어떻게 신광구에게 해명하고 이미지를 되돌릴 수 있는지 생각할 시간이 생겼다. 이때, 병동 문이 열렸다.“밖에서 기다려, 내가 들어가서 사모님을 만날게.”“네, 회장님.”신광구의 목소리를 듣자 진주 모녀는 멍해졌다. 진주는 급히 베개 밑에 있던 파우더를 꺼내 입술을 하얗게 만들어 조금 더 초췌해 보이려고 했다. 신광구가 들어오자
병실의 분위기는 우울했다. 예전에 진주는 신광구의 총애를 받았고 잘 돌봐주기도 했다. 신광구는 신남준의 곁에서 효도를 하지 않아도 진주가 살짝 다쳐도 항상 걱정해 주고, 아무리 바빠도 시간을 내어 보러 왔다. 3일 동안 연락 없는 건, 과거에는 불가능한 일이다.“광구 오빠.”진주는 허약하게 침대에 기대어 하얗게 바른 입술을 떨며 눈물을 글썽이고 신광구를 바라보았다.“요즘 많이 바쁘지? 그룹 일 때문에 바쁜 거 알아. 난 괜찮아. 고막이 뚫렸을 뿐이야. 괜찮아, 이미 수술도 했어.”말이 끝나기도 전에 신광구는 진주의 말을 끊고 나지막하게 물었다.“진주야, 물어볼 것이 있어서 왔어. 그날 구아람이 한 말, 사실이야?”진주는 멍해지더니 동공이 흔들렸다.“광구 오빠, 지금 날 의심해? 난 오빠의 와이프야. 내가 평소에 어떤지 오빠가 잘 알잖아. 내가 딸 둘을 낳아줬어. 효정을 낳을 때 죽을 뻔했어. 내가 오빠를 위해 얼마나 많은 것들을 희생했는데, 어떻게 살인자와 그런 관계겠어? 광구 오빠, 더 이상 나를 사랑하지 않아? 사랑하지 않으면, 모든 것을 의심하고, 모든 것이 잘못으로 보이거든!”화낼수록 가슴이 움찔했다. 모든 분노에 찬 질문은 마음속의 당황함을 숨기기 위해서이다.“홍영이라는 남자를 말하는 게 아니야. 너희들 사이에 뭐가 있으면 내가 알아낼 거야.”신광구의 눈빛은 흔들림이 없었다.“내가 말한 건 초연서야. 초연서를 습격하라고 시킨 사람이 너야?”“아니, 아니야, 나 아니야!”진주는 쉭쉭거리며 미친 듯이 설명했다.“내가 왜 초연서를 해치겠어? 해치면 나한테 무슨 좋은 점이 있어? 내가 왜 위험을 감수하겠어!”신광구는 진주를 바라보며 이미 따뜻하게 데워진 핸드폰을 움켜쥐었다. 이 사흘 동안, 신광구는 비서를 보내 진주와 홍영의 사이를 몰래 조사하라고 했다. 아람의 주장대로 두 사람이 몰래 사랑에 빠지고, 진주가 목걸이를 사랑의 표시로 남자에게 준 건 아니었다. 하지만 진주는 홍영을 알고, 두 사람은 TS에 있을 때 모르는 사이는 아
진주는 멍해졌다.‘맑고 순수하다고? 날 말하는 게 맞아? 왜 신경주의 엄마인 정서연을 말하는 것 같지?’들으면 들을수록 가혹한 느낌이 들었다.“하지만 이제 너는 내 보호가 필요 없는 것 같아. 내가 없더라도 넌 무슨 수를 쓰든 원하는 것을 얻을 수 있고, 싫어하는 사람에게 복수할 수 있어.”신광구는 눈썹을 찌푸리며 안색이 어두워졌다.“이번이 마지막이야. 네가 얌전히 있었으면 좋겠어. 다시는 억울한 사람을 건드리지 마. 신씨 가문에 폐를 끼치지 마. 아니면 널 해외로 보낼 수밖에 없어. 성주를 떠나 숨어 살아야 해.”신광구가 자신을 해외로 보내겠다는 말을 듣자 진주는 화가 나고 소름이 돋았다.“신광구, 무슨 뜻이야? 날 버리겠다는 거야? 날 버림받은 여자로 만들 거야? 구아람의 말 때문에? 아니면 구만복의 여자에게 다른 마음이 있어? 그래서 날 화나게 하고 나와 헤어져서 다른 여자를 아내로 맞이하고 싶은 거야?”“무슨 헛소리를 하는 거야!”신광구는 화를 내며 눈썹을 찌푸렸다. 목소리도 쉬었다.“허, 내 말이 맞네. 그치? 찔렸지?”진주는 등을 뻣뻣하게 세우고 목이 터질 듯이 소리를 질렀다. 붉은 눈시울로 신광구를 째려보았다.“초연서가 TS 방송국에 있을 때부터 소문이 있었어. 네가 사적에서 챙겨주고 초연서를 키워주려고 했어.”신광구는 눈을 부릅뜨며 주먹을 움켜쥐었다.“초연서가 네 이상형이지? 난 그저 차등일 뿐이야.”이 말은 진주의 가슴에 너무 오랫동안 가슴 끝에 가시처럼 박혀 있었다. 이 순간 뿌리를 뽑아내고 화가 나며 속이 시원했다.“초연서가 마약을 하여 명예를 잃지 않았더라면 신씨 가문의 사모님이 됐겠지? 내 차례가 있겠어?”“말 다 했어?”신광구는 차갑게 물으며 이마에 칫줄이 튀어나왔다.“흥, 초연서를 좋아하니 도와주는 거잖아. 당시 무대에서 실금을 하여 품위를 잃었을 때 너도 있었잖아. 왜 구만복처럼 달려와서 초연서를 보호하지 않았어? 왜 초연서와 결혼하지 않았어? 네가 그럴 용기가 없어서 그래. 그런 여자에게 피해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