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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화

“원장님이 왜 갑자기 그런 질문을 하시는 거죠?”

송연아는 뭔가 불길한 예감이 들었다.

“이 업계에서 낙오된다는 게 어떤 의미인지 알고 있지... 의사로서의 직업을 그만둬야 할 수도 있어. 다른 병원에서도 널 채용하지 않을 거야.”

송연하는 갑작스러운 통보에 충격을 받아 주먹을 불끈 쥐고 물었다.

“원장님, 전 이 일을 정말 좋아하고 없으면 안 됩니다.”

“나도 잘 알지, 그런데 어쩔 수가 없어.”

원장은 그녀의 직업정신과 기술을 매우 존경하고 인정하는 사람이었기에 더욱 안타까움을 느꼈고 도와줄 수 없는 자신의 무능함을 자책했다.

“이 일을 계속하고 싶으면 네가 직접 강 대표를 만나서 사과해야 할 것 같아. 뭔 잘못을 했는지는 모르겠지만 어쨌든 일자리는 지켜야지.”

원장은 충고의 말을 건넸고 송연아는 말문이 막혔다.

“전...”

그녀에 대한 편견이 사과만으로 해결될 리 없다는 생각에 앞이 막막했다.

어젯밤 그 물건을 망가뜨릴 뻔한 것 외에, 아내가 되었다는 사실에도 불만을 품고 있는 게 분명했다.

이건 어젯밤 있었던 일에 복수하면서 이혼을 유도하려는 생각인 듯 했다.

“일단 알겠습니다.”

“어떡할지 잘 생각해 봐.”

송연아는 넋을 잃은 채 사무실에서 나왔다.

강세헌의 최종 목적은 이혼이었기에 찾아가서 사과한다고 한들 아무런 소용이 없을 게 뻔했다.

어젯밤 회장님 서류에 서명까지 했으니 지금 이혼하는 건 말도 안되는 일이다.

갑자기 헛구역질하면서 속이 안 좋아진 그녀는 잠깐 휴식을 취했다. 이내 자리에서 일어나 노트북을 열었고 다른 병원에 이력서를 넣으려다 이름만 보고 전부 거절한 걸 보고 업계에서 완전히 낙오됐다는 걸 뼈저리게 느꼈다!

이대로 일자리를 잃을 수 없었던 그녀는 지금 이 순간 생각나는 게 심재경밖에 없었고 한참을 망설이다 전화를 걸었다.

“연아야?”

전화기 너머로 심재경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잠깐 만나서 이야기하고 싶은데 시간 괜찮아요?”

그녀는 애써 밝은 척 자신의 감정을 억누르며 말했고 심재경은 바로 답했다.

“그래.”

둘은 레스토랑에서 만나기로 약속했고 송연아는 준비 마치고 병원을 나섰다.

먼저 도착한 송연아는 자리에서 그를 기다렸고 심장 얘기하려고 부른 줄 안 심재경은 자리에 앉자마자 입을 열었다.

“심장은 아직 못 찾았어.”

이 기회를 틈타 송연아는 좋은 소식을 알려줬다.

“어머니 수술 끝냈어요.”

“뭐라고?”

심재경은 깜짝 놀라 물었다.

“언제? 왜 난 모르고 있었지?”

“어젯밤이요. 미처 얘기하지 못했어요.”

심재경은 다행이라는 듯 말을 이었다.

“수술은 잘 끝난 거지?”

송연아는 고개를 끄덕였고 걱정거리가 가득한 그녀의 모습에 다시 물었다.

“너 무슨 일 있어?”

그녀는 마지못해 입을 열었다.

“저 의사 그만둬야 할지도 몰라요.”

심재경은 의아해하더니 분노하며 물었다.

“누가 그래? 원장님이 널 자르겠대?”

“제가 누군가한테 실수했어요.”

“누구? 내가 대신 싸워줄게!”

송연아는 두 사람이 서로 알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한참을 망설이다가 이름을 말했다.

“강세헌.”

심재경은 마시려던 물을 내뿜었다.

“강세헌 때문에 일자리를 잃게 생겼다고?”

그녀는 고개를 끄덕였다.

“무슨 실수를 했는데? 설마 최지현 때문이야?”

결혼식을 올린 것도 아니고 강세헌이 애초에 결혼을 반대했었기에 두 집안 사람들 제외하고 극소수의 몇몇 사람들만 결혼한 걸 알고 있다.

물론 심재경은 당연히 모르고 있다. 어차피 이혼하게 된다는 생각에 이 일에 대해 말한 적이 없었다.

송연아가 답하기도 전에 그는 혼잣말하며 말을 이었다.

“나도 세헌이가 여자를 이렇게까지 신경 쓰는 건 처음 봐. 걔 눈이 잘못된 거 아니야? 왜 최지현을 좋아하는 거지?”

강세헌이 누굴 좋아하는지는 송연아한테 중요하지 않았다. 사람마다 개인의 취향이 있기 때문에 어쩌면 마침 최지현 같은 스타일을 좋아하는지도 모른다.

그의 말에서 이미 강세헌과 잘 아는 사이라는걸 확인한 송연아는 조심스럽게 물었다.

“지난번에 선배가 치료해 주라던 사람 강세헌 맞죠?”

임지훈이 비서라는걸 알았을 때 이미 예상했고 자신의 추측이 맞는지 확인하고 싶었다.

“맞아, 다른 사람한테 얘기하지는 말고.”

심재경은 그녀를 믿고 있었다.

“내가 강세헌한테 부탁해 볼게.”

강세헌과의 관계를 밝히고 싶었지만 어떻게 말을 꺼내야 할지 몰라 끝내 말을 잇지 못했다.

“고마워요.”

심재영은 웃으며 답했다.

“됐어, 우리 사이에 무슨. 저번에 밥 산다고 했지?”

“네, 제가 살게요.”

...

그 시각 천주 그룹, 회의를 마친 강세헌이 사무실로 돌아왔다.

“대표님, 방금 송연아 씨와 심재경 씨가 같이 식사하는 걸 봤습니다.”

임지훈이 다가오며 말했고 강세헌은 믿기 힘들다는 듯 고개를 돌리더니 의아해하며 물었다.

“누구랑 누구? 재경이랑 어떻게 아는 사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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