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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90화

임상언은 빈정거리며 말했다. 그전에는 김서진을 믿을 수 있었고 그의 목소리를 차분하게 들을 수 있었지만, 오늘 대사관에서 일어난 일은 그를 조급하게 만들었다. 또한, 지금의 행동이 아들을 구할 수 있을지 의심이 되었다.

“임 대표님, 말을 가려서 하세요!”

서한은 참지 못하고 질책했다. 임상언은 화가 치밀어 누구의 말도 듣지 못하고는 서한을 흘겨보았다.

“당신은 또 무슨 자격으로 나를 지적해요? 내가 예전에 당신에게 숨긴 것이 있고 미안한 일을 했지만 당신들은 내가 그 안에서 어떤 날들을 보냈는지 전혀 모를 거예요! 한소은을 못 본 지 불과 며칠이지만 난 이미 몇 달째 아들을 못 봤어요. 심지어 살았는지 죽었는지도 몰라요...”

임상언은 천천히 주저앉아 두 손으로 머리를 꼭 감싸 안고 고통스러워했다.임상언은 임남이 이미 이 세상에 없다고 의심했지만 말이 씨앗이 될까 봐 감히 말하지 못했다.

서한은 욕을 몇 마디 하려고 했으나 김서진이 손을 들어서 막았다. 고통스러워하는 모습을 보니 일시에 많은 말이 목구멍에 걸려 욕을 할 수가 없었다.

사실, 김서진도 슬펐다. 힘들고 고통스러운 데다 스트레스까지 겹쳤기 때문에 심리적 방어선이 무너졌을 뿐이다. 귀에 거슬리는 말이지만 임상언의 심정도 헤아릴 수 있었다. 이렇게 큰 사내가 웅크리고 앉아 흐느끼며 울다가, 모든 감정이 다 풀린 듯 코를 훌쩍이며 일어나더니 힘이 빠진 모습으로 뒤쪽 테이블에 기대어 일어섰다.

“죄송해요.”

임상언은 고개를 떨구고는 담담하게 말했다.

“임 대표님, 우리는 당신의 마음을 이해하지만 방금 그렇게 말하지 말았어야 했어요. 어떻게 우리 대표님이 조급해하지 않는다고 말할 수 있어요? 저희 대표님과 사모님의 애정을 설마 모르세요? 우리 대표님이 어떤 사람인지 모르세요?”

서한은 못다 한 말을 연거푸 쏟아냈다. 임상언은 고개를 숙인 채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임상언도 자신이 한 말이 매우 부적절하다는 것을 알고 있고, 더욱이 자신의 말이 사람의 마음을 다치게 한다는 것을 알았지만 방금은 정말 통제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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