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2503화

작가: 고능비
여미란의 말을 듣고 있던 여운별이 당황하며 말했다.

“가본 적은 있는데 들어갈 수가 없었어요. 집안의 가정부들을 모두 바꿨더라고요. 가정부는 물론이고 집에 개도 네 마리를 키우고 있는데 들어가려고 하다가 개들에게 물릴 뻔해서 바로 도망쳤어요. 그런데 전과 다른 건 못 느꼈어요. 예전에도 집에서는 아무런 장애 없이 다녔으니 정말 안 보이는지 아니면 안 보이는 척하는지 알 수가 없죠. 들어가게 해달라고 했는데 눈이 보이지 않아서 안 된다고 했어요. 그런 걸 보면 아직 치료된 건 아닌 거 같았어요.”

여운별이 계속해서 말했다.

“작은고모가 10년 동안 그렇게 병원들을 돌아다녔어도 치료하지 못한 눈을 예씨 가문 넷째 며느리가 고칠 수 있을까요? 아무리 신의의 수석 제자라고 대단하다고 소문이 났어도 그건 다 사람들이 지어냈을 거예요. 신의가 정말 있다고 한들 그 역시 사람이지 신은 아니잖아요. 수많은 의사가 치료하지 못한 눈을 무슨 수로 치료하겠어요. 아마 영원히 회복할 수 없을 거예요. 그리고 전이진과 결혼한다고 해도 아이를 낳을 수 없다는데 눈을 회복하면 뭐 해요? 엄마가 그러는데 여운초는 절대 임신할 수 없대요. 그러니 재벌 집은 물론이고 일반 가정이라고 해도 아이를 낳을 수 없으면 결혼을 하더라도 결국 이혼당할 거예요.”

여미란과 여미정이 의아한 표정으로 서로 마주 보다가 여운별에게 물었다.

“너의 엄마는 운초가 임신할 수 없다는 걸 어떻게 알아?”

여운초는 아직 결혼도 안 했는데 어떻게 아이를 낳을 수 없다는 거지?

“그건 저도 잘 몰라요. 언젠가 여운초 때문에 화가 나서 엄마를 찾아가서 울었는데 그때 엄마가 얘기했어요. 그런데 여운초가 아이를 낳을 수 없는 걸 어떻게 알았는지는 얘기하지 않았어요. 다만 엄마가 아니라고 하면 그럴 거예요. 엄마가 낳은 자식인데 모를 리가 없잖아요?”

여미란이 말했다.

“만약 정말로 너의 엄마 말대로 여운초가 아이를 낳을 수 없다면 전이진과 결혼한다고 해도 나중에는 반드시 쫓겨날 거야. 하예정이 전씨 가문에 시집가서 1년 동안
잠긴 챕터
GoodNovel에서 계속 읽으려면
QR 코드를 스캔하여 앱을 다운로드하세요

관련 챕터

  • 내 남편은 억만장자   제2504화

    “너와 여운초의 전쟁은 어디까지나 자매지간의 다툼이고 가정사이기 때문에 하예정이 아무리 남의 일에 참견하는 것을 좋아한다고 해도 자매지간의 문제에는 끼어들지는 않을 거야.”여운별이 화를 냈다.“그럼 하예정을 저대로 가만히 놔두라고요? 그녀의 행복은 우리의 고통으로 바꾼 거예요!”“그래도 참아야 해. 지금 우리의 조건으로 하예정을 어떻게 할 수 있겠어? 너 지금 집에도 마음대로 들어갈 수 없는데 뭐로 전씨 가문의 큰 며느리를 상대할 거야?”여운별은 자기를 도와줄 사람을 찾았다고 말하고 싶었지만, 정현숙이 두 사람이 연합하기로 한 것을 다른 사람에게 절대 알리면 안 된다고 했던 것을 생각하고 참았다.여운별은 아직 정현숙의 신뢰를 얻지 못했다.정현숙은 여운별이 여씨 가문에 돌아간 후의 표현을 보고 연합을 결정하겠다고 했다.“운별아, 우리가 상대의 기세를 북돋우고 우리의 사기를 떨어뜨리는 것이 아니라 지금 현실이 그래. 그러니까 너 우선 여씨 가문을 되찾아야 해. 그리고 여씨 가문의 힘을 충분히 키운 다음, 복수를 해도 늦지 않아.”“그래 운별아, 군자의 복수는 10년이 지나도 늦지 않다고 하잖아.”여운별이 씁쓸한 표정으로 말했다.“큰고모, 둘째 고모, 알았어요. 저 예전처럼 충동적으로 행동하지 않을 거예요. 저 이제 예전에 충동적이고 오만하며 변덕스럽던 여운별이 아니에요. 근데 오빠와 동생들은 언제 돌아와요? 오빠와 동생들에게 저와 같이 집으로 가서 사냥개들을 죽여서 제가 집으로 들어갈 수 있게 도와달라고 부탁하러 왔어요. 저의 핸드폰, 은행카드 그리고 다른 중요한 물건들 모두 그 집에 있어서 반드시 들어가서 가져와야 해요. 여운초 옆에 아무리 전이진이 있다고 해도 저 꼭 앞을 못 보는 여운초를 이길 거예요.”여운초를 괴롭히는 건 항상 그녀였으니 말이다.만약 눈먼 여운초와 싸워서 이길 수 없다면 정현숙이 그녀와 연합하려 하지 않을 거고 그렇게 되면 외부의 세력이 없는 상황에서 혼자의 힘으로 관성에서 큰 일을 할 수 없기에 절대 그렇게 놔둘 수

  • 내 남편은 억만장자   제2505화

    잠시 침묵하던 여운별이 여미란과 여미정을 보고 말했다.“큰고모, 둘째 고모, 제가 일단은 갈 곳이 없으니, 여기에서 밥 먹고 오빠들이 올 때까지 기다릴게요. 오빠들이 여운초가 키운 사냥개들을 죽여서 제가 집으로 들어가는 걸 도와주면 반드시 보답할게요.”“여기 있는 거 당연히 돼. 우선 잠깐만 기다려 저녁을 바로 할 거니까 밥먹고 오빠들이 퇴근해서 돌아오면 같이 다녀오라고 할게.”여운별이 보답할 거라는 말에 여미란과 여미정은 아주 열정적으로 같이 식사하자고 했다.“운별아, 저녁에 먹고 싶은 거 있으면 이모한테 말해. 지금 가서 사다가 맛있게 해줄게. 그런데 고모 요리 실력은 너도 알다시피 마음에 안 들어도 봐줘.”여씨 가문이 아주 큰 재벌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부족한 것 없이 부유했기에 여미란은 태어나서부터 고생이라는 걸 해본 적이 없었다. 큰 다음에도 남편 가문이 그녀의 여씨 가문과 비슷했기에 큰 부자는 아니지만 작은 공장들을 운영하면서 보통 사람들보다는 부유하게 경제적으로 부족한 것 없이 살아왔다.그리고 집에 밥을 해주는 가정부가 계속 있어 직접 요리할 필요가 없었기에 요리 실력은 별로였다. 비록 가끔은 요리한다고는 하지만 그냥 먹어줄 만한 정도였다.그런데 이제 돈이 없어 가정부들 없이 스스로 자립 갱생해야 했기에 여미란과 여미정은 매일 식구들의 삼시세끼를 직접 책임져야 했는데 그 덕분에 요리 실력은 예전보다 조금 좋아진 듯했다.하지만 그녀들은 여운별의 입이 짧은 걸 알기에 설사 그녀들의 요리가 여운별의 입에 맞지 않아서 화낼까 봐 걱정되었다.여미란과 여미란은 조카인 여운별이 비록 회유하기 쉽지 않고 성질도 까탈스러웠지만 오빠와 언니가 제일 아끼고 예뻐하는 딸이었기에 그녀들은 줄곧 여운별에게 잘 보이려고 노력했었다.예전에도 여운별에게 잘 보여야 했는데 지금은 더 말할 것도 없었다. 지금 두 가족의 재기는 모두 여운별이 여운초의 손에서 여씨 가문을 뺏어 오는데 달려 있기 때문이다.여미란과 여미정의 오빠는 십여 년 형을 선고받았고 언니도 사형

  • 내 남편은 억만장자   제2506화

    여운초가 여씨 가문에 관한 이야기를 논하기 싫어한다면 여운별을 부추겨 여운초를 고소하라고 하면 될 것이다.“큰고모, 둘째 고모. 우리 아빠가 감옥에서 잘 표현하시면 감형받을 수 있으실 거예요. 따라서 일찍 나올 수 있을 거고요. 우리 엄마는... 나올 기회가 적은 것 같아요.”여미정이 말을 이었다.“네 어머니가 감옥 안에서도 잘 지내지 못했나 보더라. 지난번 천우가 네 어머니 보러 갔는데 말수도 적고 죽기만을 바라는 것 같다고 하던데.”“그럴 리가 없어요. 만약 살아갈 기회가 보이신다면 어머니께서는 분명 죽을 생각은 하지 않을 거예요. 천우를 위해서, 운초 언니가 여씨 가문을 차지하는 것을 보기 싫어서라도 잘 살아가실 거에요.”추미자를 잘 알고 있는 여운별은 그녀가 죽으려는 생각을 하지 않을 것으로 생각했다.다만 어머니가 중형을 선고받아 살아날 기회가 적었을 뿐이다.“천우가 그러던데 네 엄마가 몸이 많이 안 좋아져서 살이 엄청나게 빠졌다고. 멀쩡한 집안이 운초 때문에 산산조각이 났어. 그 애는 왜 그렇게 마음이 독한지 몰라. 아버지가 돌아가신 지 20년이 넘었는데. 네 엄마도 운초의 엄마잖아. 정말 독한 여자야.”여운별은 말을 잇지 않았다.그녀는 여운초가 그들을 얼마나 미워하고 있는지 잘 알고 있었다.그들이 여운초를 무척 괴롭혔기 때문이다.추미자 부부가 저지른 죄는 여운초의 친아버지를 죽인 것뿐만 아니라, 다른 불법적인 일, 특히 추미자와 관련된 범죄, 납치 및 고의 상해죄 등 여러 가지 죗값 때문에 중형을 받게 된 것이다.“천우는 어느 대학에 합격했어요?”여운별은 동생의 안부를 물었다.그녀가 감옥에 있을 때 동생은 단 한 번도 그녀를 보러 가지 않았다.남매가 평소에 사이가 좋지는 않았어도 부모님이 감옥으로 들어가신 후 여운별은 여천우와 가장 가까운 가족이었지만 여천우는 독하게도 여운별을 보러 가지 않았다.여천우의 이름이 언급되자 두 고모의 안색이 바로 변했다.“천우는 일류 대학에 합격했어. 외지에 있는 학교로 다녀야 했기 때문에

  • 내 남편은 억만장자   제2507화

    “제가 그 장님과 갈등이 생길 때마다 천우는 누가 옳든 그르든 항상 그 장님 곁에서 저를 탓했어요. 내가 너무 나쁘다면서 아빠께 고자질까지 한 거 있죠.”여천우에 대해서도 여운별은 불만이 가득했다.여미정이 입을 열었다.“천우는 마음씨가 착하고 집에 잘 있지도 않아서 운초가 생각하는 것만큼 좋지 않다는 것을 몰라. 운별아, 너 혼자서 운초를 이길 수 없을까 봐 걱정돼. 운초의 배후에는 지금 전씨 가문이 서 있거든. 네가 핸드폰과 은행 카드를 가져오면 그 학교에 가서 천우를 한 번 만나봐.”“천우는 이제 성인이야. 너희 남매가 손을 잡아야 운초를 이길 수 있을 텐데, 어쨌든 너희 둘은 같은 부모를 둔 친남매이기 때문에 너희들이 한마음이 되어야 해. 운초가 천우랑 사이가 가까워서 좀 망설일 수도 있을 거야. 이건 너한테도 유리해.”여운별이 말을 이었다.“천우가 저와 마음이 같아야 하는데. 큰고모의 생각처럼 여운초가 천우에게 무슨 수를 썼는지 어려서부터 운초를 도우면서 가깝게 지냈잖아요.”과거 여운별은 남동생이 여운초에게 무척 잘해 주는 것이 아주 못마땅했기 때문에 부모님께 남동생을 기숙학교에 보내라고 말하기 까지 했다.그렇게 되면 여천우와 여운초가 지내는 시간이 줄어들기 때문이다.“천우를 많이 달래 봐. 어쨌든 너희 두 사람이 마음이 같아야 성공할 수 있어. 아니면 운초를 이길 수 없어.”여미란은 돈을 가지러 일어나면서 여운별에게 물었다.“여기서 쉬고 있어. 나 장 보러 갔다 올게.”여운별은 여미란이 현재 사는 곳을 둘러보았다. 방 3개 달린 집이라고는 하지만 허름한 집이었다. 깨끗하게 청소를 해도 여전히 지저분한 느낌을 주고 있는데 여기에서 어떻게 잘 쉴 수 있겠는가!감옥에 있는 것도 아니고.하지만 그녀는 이젠 감옥에서 나왔다.자유를 되찾아 다시 여씨 가문의 둘째 아가씨로 되었다.하지만 여운별은 싫은 내색을 표현하지 않고 두 고모와 함께 여운초를 상대하려고 했다.“저도 함께 갈래요.”여운별도 몸을 일으키며 말했다.여미란은 거절하지

  • 내 남편은 억만장자   제2508화

    여운초는 시댁 식구들을 매우 좋아했다.명해은은 그녀에게 진심으로 잘해 주셨다.여운초의 친어머니는 그녀를 원수를 대하듯 했다.시어머니가 친어머니보다 몇 배 더 좋았다.예전에 여운초가 보이지 않았을 때부터 명해은은 여운초를 좋아했다.여운초의 두 고모가 전씨 가문에 와서 명해은을 만나 여운초와 전이진이 어울리지 않는다며 두 사람을 갈라놓으려다 명해은이 패기 넘치는 한마디를 내뱉었는데 여운초는 그 말을 듣고 무척 감동한 적 있었다.그 뒤로 시어머니를 어머니처럼 대하기 시작했다.명해은이 빙그레 웃으며 여운초의 엄마라는 말에 응했다.명해은은 며느리의 눈을 바라보며 물었다.“운초야, 이제 잘 보여? 얼마나 멀리 보여?”“우리 먼저 집 안으로 들어가고 나서 얘기 나누어요. 둘째 숙모께서 운초 씨가 돌아온다는 것을 알고 친구들과 하신 약속한 미루고 집에서 기다리셨어요. 할머니께서도 저녁 드시러 오신다고 하셨고요.”하예정은 여운초에게 웃으며 말을 건넸다.여운초와 전이진은 사촌 형수님과 인사를 나누고는 다시 리조트로 돌아가 쉬었다. 이때 하예정을 만났으니 친구가 생긴 셈이다.하예정과 전태윤은 관성에서 자가용으로 신혼여행을 떠났고 멀리 가지 않았기 때문에 집으로 돌아오기도 아주 편리했다.두 사람만의 생활을 살고 싶을 때 나가 놀다가 전태윤의 명의로 된 집에서 살면 되었다.전태윤은 엄숙하고 냉담해 보이지만 매우 향수할 줄 아는 사람이었다.그가 소유하고 있는 별장은 모두 좋은 곳에 있었기 때문에 나가서 논다고 해도 주위에 놀 곳도 많고 맛있는 음식들도 많았다.“이제 좀 멀리 보여요. 사실 지금도 너무 만족해요.”“예정 씨, 사촌 형수님 보러 가지 가셨어요? 아기가 너무 귀여워요. 저와 이진 씨가 방금 병원에서 보고 나오는 길이에요.”하예정이 웃으며 대답했다.“가보긴 했는데 너무 오래 머물러 있지 말라고 하셔서 나왔어요. 제가 임신해서 힘들어할까 봐 형수님 퇴원하면 다시 가보려고요. 아기가 너무 귀엽죠? 보고 있으면 정말 꽉 깨물고 싶을 정도라니까요.

  • 내 남편은 억만장자   제2509화

    전태윤은 생각지도 않고 바로 거절했다.“난 걸어갈게. 뒤에서 걸으면서 예정이를 지켜보다가 예정이가 지치면 내가 업고 가려고.”전이진이 바로 말을 이었다.“형수님을 너무 아끼는 거 아니야? 우리도 좀 살자. 너무 비교되잖아.”하예정은 무술을 할 줄 아는 사람으로서 임신했다고 해도 아직 배가 너무 나오지 않았고 입덧도 하지 않았다. 이 정도 거리쯤이야 업어줄 만큼 힘들지는 않을 것이다.전태윤은 억울한 표정으로 말했다.“난 단지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했을 뿐이야. 내 아내를 진심으로 생각해줘서 그런 거지 너희랑 비교하려고 그런 거 아니야.”전이진은 어이없는 표정으로 대충 대답했다.“네네네... 형은 우리와 비교하는 게 아니라 모범을 보여주시는 것이죠. 정말 안 탈래? 나 먼저 간다.”전태윤이 차에 올라타지 않은 것을 본 전이진은 혼자 차를 몰고 가는 수밖에 없었다.앞의 세 여자를 따라잡은 전이진은 차의 속도를 늦추면서 경적을 울렸다.명해은은 고개를 돌려 아들을 보더니 노려보며 말했다.“왜 경적을 울리고 난리야! 시끄러워. 우리 며느리 놀라게 좀 하지 마.”전이진은 환하게 웃으며 대답했다.“엄마, 타시겠어요? 운초 씨가 많은 물건을 사 왔어요. 저 혼자서는 그렇게 많은 것을 가질 수 없어서 별장 문 앞에 가서 멈추려고요.”“먼저 가. 우리는 풍경도 보면서 천천히 걸어갈 테니.”서원 리조트는 일 년 내내 경치가 아름답다.여운초는 서원 리조트 처음 온 것은 아니지만 예전에 눈이 보이지 않았기 때문에 전이진이 늘 그녀를 부축해 다니며 리조트에 무엇이 있는지 소개하면서 다녔다.시력이 회복된 후로 아직은 가까운 사물만 볼 수 있을 뿐 먼 곳은 여전히 흐릿하게 보였기에 천천히 걸어야 리조트의 아름다운 경치를 감상할 수 있었다.전이진이 약혼녀를 보았고 여운초는 그에게 미소를 지어 주었다.그는 싱글벙글 웃으며 차를 몰고 앞으로 갔다. 천천히 몰다가 여자들의 대화를 방해한다면서 또 어머니께 혼날까 봐 두려웠던 모양이다.차 경적을 몇 번이나 눌렀다

  • 내 남편은 억만장자   제2510화

    하예정은 걱정하는 눈빛으로 여운초에게 물었다.명해은도 여운초를 보고 있었다.명해은은 손주를 안고 싶어 했다. 만약 여운초 커플이 젊은 나이에 아이를 낳고 싶지 않거나 어려운 문제에 맞서 낳지 못한다면 명해은은 몇 년을 기다릴 수 있었는바 젊은이들이 딩크족만 아니면 다 좋다고 생각했다.정말로 아이를 낳고 싶지 않는다면 명해은 부부는 한동안 받아들이기 어렵겠지만 시간이 지나면 아마도 받아들일 수도 있을 것이다.자식들은 이미 다 컸고 그들만의 생각이 있기 때문에 젊은이들이 생활하고 싶은 방식대로 행복하게 살게 하면 그뿐이라고 생각했다.“피곤하지 않아?”정자에 도착하자 명해은이 여운초에게 물었다.“괜찮아요.”방금 도착했기에 여운초는 먼저 들어가서 모두에게 인사했다.집안에 들어서자마자 나가서 정자 아래에 앉아있는 것이 너무 타당하지 못하다고 생각했던 모양이다.“정 선생님께서 제가 지금 임신이 어려워서 한동안 약으로 몸조리를 해야 한다고 하셨어요. 제가 시력이 회복한 뒤에야 저의 몸을 조리해 줄 수 있다고 하셨어요.”여운초는 태연하게 모두에게 진실을 알려주었다.일찍 시댁 식구들에게 그 사실을 알려주어야 결혼 후 임신을 바로 하지 않아도 어른들이 걱정하시지 않기 때문이다.명해은은 관심을 보이며 물었다.“정 선생님께서 몸조리를 잘할 수 있다고 하셨어?”명해은은 여운초의 지난 삶들이 처참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기에 여운초가 망가진 몸을 조리해야 하는 것도 이해해 주었다.따라서 사돈을 무척 원망했다. 그녀는 추미자가 전남편을 사랑하지 않더라도 여운초가 배속에 10달을 품어 낳은 친자식인데도 너무 여운별만 편애한다고 추미자를 매우 원망했다.추미자는 여운별을 손에 떠받쳐 키웠고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정도로 아끼면서 키웠다.여운초를 예뻐하지 않으면 그뿐일 텐데 심지어 학대하면서 친딸의 목숨까지 앗아가려 했다.다행히도 여운초는 생명력이 강해 몇 번이나 구사일생으로 살아났지만 결국 10년 동안 시각장애인으로 지냈고 신체도 너무 손상되어 임신하기 어렵

  • 내 남편은 억만장자   제2511화

    여운초는 명해은을 물끄러미 바라보았다.명해은은 여운초가 이렇게 자신을 바라보는 이유를 알고 있었다. 그녀는 여운초의 이마를 톡 치며 말을 건넸다.“그렇게 날 보지 마. 네가 몸조리를 잘하지 못해도, 네가 임신하지 못해도 난 너를 싫어하지 않을 거야. 내가 널 싫어했다면 이진이가 너에게 구애하기 시작했을 때부터 내가 막아 나섰을 거야. 너희 두 사람이 약혼하기까지 내버려 두지 않았을 거라고.”“널 방금 만났을 때도 네가 앞이 보이지 않아 네 작은 고모랑 십 년 동안 의사 선생님을 찾아다녔잖아. 이진이가 널 좋아한다면 네가 어떤 모습이든 우린 모두 널 받아들이고 좋아했을 거야. 네가 남자라 해도 이진이가 널 좋아한다면 우린 널 받아들일 수 있는걸.”여운초는 감동한 눈빛으로 명해은을 바라보며 말했다.“어머님, 고마워요. 제 마음이 너무 따뜻하네요. 이렇게 엄마 사랑을 받아보네요.”명해은은 여운초를 친딸처럼 아꼈다.“내 며느리를 내가 아끼지 않으면 누가 아끼겠어? 운초야, 너무 부담 갖지 말고 정 선생님과 우리를 믿어.”여운초는 힘껏 고개를 끄덕였다.여운초는 굳게 믿었다.세 여자는 이야기를 나누며 중심 별장으로 돌아갔다.전이진이 문 앞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그는 사 온 선물들을 모두 집안에 두고 약혼녀를 기다렸다.“할머니는 집에 안 계셔?”여운초는 문 앞에 서 있는 약혼자를 보면서 물었다.그녀는 서원 리조트에 여러 번 와보았기에 전씨 가문의 손자들이 전씨 할머니와 사이가 매우 좋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전씨 할머니가 집에 계시는 한 그들은 일반적으로 집에서 할머니와 이야기를 나누곤 했다.“곧 오실 거라고 먼저 요리하면서 기다리라고 하셨어.”전이진은 자연스럽게 여운초의 손을 잡으며 웃었다.“내가 막노동을 하러 온 것 같아.”“도움이 필요하면 얼마든지 말씀하세요. 태윤 씨가 집에 있을 텐데 도와달라고 하세요.”하예정은 전이진의 말을 이었다.“아버지도 한가하시잖아. 큰아버지와 작은아버지 모두 할 일 없으실 텐데 가서 도와달라고 해.

최신 챕터

  • 내 남편은 억만장자   제2987화

    “이모! 아저씨!”우빈이가 달려 나왔다.그는 멀리서 하예정과 노동명을 보자마자 바로 선생님의 손을 뿌리치고 작은 가방을 멘 채로 빠르게 달려왔다.선생님은 깜짝 놀라 재빨리 그의 뒤를 쫓아왔다.“우빈아, 너무 빨리 뛰지 마. 넘어져! 조심해야지.”하예정이 몇 발짝 앞으로 나가며 소리쳤다.눈 깜짝할 사이에 우빈은 하예정의 곁으로 달려갔다.하예정은 쪼그리고 앉아 그를 안아 주었다. 그러다가 곧 몸부림치며 내려왔다.“이모 뱃속에는 제 동생이 있어요. 동생이 지금 자라는 중이라 이모가 저를 안아 주면 제가 이 동생을 누를지도 몰라요.”우빈은 가끔 이모의 배를 만지면서 하예정 배속의 동생과 인사 나누기도 했다.심지어 배속의 동생에게 왜 여동생이 아니고 남동생이냐고 묻기까지 했다.안타깝게도 그 동생은 아직 그에게 답을 줄 수가 없었다.하예정은 녀석에게 한 달 후, 동생에게 인사를 건네면 움직일 것이라고 말해 주었다.그때면 태아의 움직임이 확연히 드러나게 될 것이다.하예정이 웃으며 말을 건넸다.“괜찮아. 우리 우빈이 전혀 무겁지 않은걸. 동생을 누르지 않을 거야.”임신해도 우빈이 정도는 거뜬하게 안을 수 있었다.다만 다들 우빈이가 함부로 움직여 실수로 그녀의 배를 다치게 할까 봐 안게 하지 못했을 뿐이다.우빈도 철이 든 아이였다.하예진이 그에게 다시는 하예정 품에 안기지 말라고 한 말을 여전히 기억하고 있었다.아까는 너무 기뻐서 참지 못하고 하예정에게 안긴 것이다. 하하!“아저씨.“우빈은 즐겁게 노동명의 앞으로 뛰어갔다.그는 자연스레 노동명의 허벅지에 올라가 두 손으로 노동명의 목을 껴안으며 달콤하게 소리쳤다.“아저씨, 보고 싶었어요.”“아저씨도 우리 우빈 너무 보고 싶었어.”노동명은 어린 녀석을 껴안으며 마음이 따스해졌다.“어제 아저씨를 못 봤더니 태윤 이모부가 말씀하신 것처럼 하루 못 봤더니 일... 일...”우빈은 전태윤이 한 말이 갑자기 생각나지 않았다.그 뒷부분의 구절이 기억나지 않았다.“하루 못 보니 일 년이나

  • 내 남편은 억만장자   제2986화

    하예정의 차는 노씨 그룹 입구에 멈춰 서서 노동명이 나오기를 기다리고 있었다.노동명은 하예정을 오래 기다리게 하지 않고 2분도 채 되지 않아 차를 타고 나왔다.“예정 씨.”노동명은 차창을 내리누르고는 웃으며 말했다.“우빈의 여행용 가방은 저에게 맡기면 돼요.”하예정이 대답했다.“어차피 저도 바래다 드려야 해요. 오빠, 우빈이 물건들도 전부 제 차에 있으니 먼저 우빈이 데리러 유치원에 가보세요. 유치원에서 곧 하학해요.”“네.”그러자 노동명이 물었다.“태윤이는 안 왔어요?”“너무 바빠서 얘기도 안 꺼냈어요.”노동명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 친구는 정말 바쁜 친구였다.하예정이 먼저 차를 몰았고 노동명의 차도 곧 뒤를 따랐다.그런데 유치원에 도착하니 뜻밖에도 여운별을 만나게 되었다.여운별은 매일 유치원 입구에서 하예정과 우연히 만날 기회를 잡고 있었다.“사모님, 또 조카 데리러 오신 거예요?”여운별은 입가에 우아한 웃음을 머금으며 걸어오는 하예정에게 물었다.하예정과 함께 있는 노동명을 보는 여운별은 아름다운 눈을 반짝거렸다. 하예정이 가까이 오지 않았다면 여운별은 아마 노동명과 함께 사진을 찍고 싶었을 것이다.전태윤이 하예정을 미친 듯이 사랑하고 있는데, 그녀가 그의 좋은 형제와 함께 다니는 사실을 알고는 있는가!“네, 사모님도 시누이를 데리러 오신 거예요?”“네, 유치원에 다니는 동안만 매일 제가 데려다줘야 하거든요. 내일 주말이니까 이틀 쉬어도 되겠네요. 참, 쉬지도 못하겠네요. 애가 자꾸 놀이터에 가겠다고 조를 테니까요. 저희 시부모님께서는 집에서 쉬고는 계시지만 매일 수많은 사업을 해야 하거든요. 손님께 음식 대접도 해야 하고 고객과 함께 골프도 치러 가야 해서 너무 바쁘세요.”여운별은 거짓말을 점점 더 자연스럽게 했다.너무 잘해서 그런지 자신조차 사실 같다고 느껴졌다.마치 그녀가 정말로 용씨 사모님인 듯, 정말로 시누이와 시동생이 있는 것처럼 말이다.“우리 시누이도 시부모님과 함께 놀지 않고 매일 저에게 달라붙어서

  • 내 남편은 억만장자   제2985화

    여운초는 짧게 답장을 보냈다.“아주 꿀이 떨어지네요.”하예정의 입가에 미소가 번졌다. 그 웃음은 아무리 숨기려 해도 자꾸 새어 나왔다.그녀도 가볍게 답장을 보냈다.“운초 씨도 도련님 사랑 듬뿍 받으시잖아요.”둘은 마치 꿀단지에 잠긴 듯, 사랑의 달콤함에 흠뻑 젖어 있었다.여운초가 바빠 보였기에 하예정은 더는 메시지를 보내지 않았다.그녀가 천천히 제 차로 돌아와 막 차에 오르려는 찰나였다. 등 뒤에서 누군가가 그녀를 불렀다.고개를 돌리자 그곳에 주형인이 서 있었다.“처제.”주형인은 다가오며 그녀가 혼자인 것을 보고 물었다.“우빈이는 안에 데려다줬어?”“네. 우빈이 보고 싶으세요?”주형인은 씁쓸하게 웃으며 말했다.“손님 모시고 근처를 지나가다가 우빈이 얼굴이나 볼까 해서 왔어. 아직 안 왔을 줄 알았는데 이렇게 일찍일 줄이야.”“우빈이는 잘 지내요.”하예정은 전 형부에게 무심한 태도로 대꾸했다.주형인은 어색하게 웃으며 덧붙였다. “우빈이는 잘 지낼 거라 믿어. 네가 돌보고 있으니 나랑 너희 언니도 마음 놓고 있어. 우빈이한테 들었는데 너희 언니 출장 갔다며? 오래 걸린다고 하던데.”“그건 왜요?”“아, 별일은 아니고 그냥 물어봤어.”잠시 침묵하던 주형인이 다시 입을 열었다.“출장, 정말 오래 걸려?”“정확히는 몰라요.”“아, 그렇구나.”주형인의 얼굴엔 아쉬움이 스쳤다.하예정은 차갑게 말했다.“더 할 얘기 없으시면, 저 먼저 가볼게요.”“아, 그래.”주형인은 무언가 말하려다 끝내 삼켰다. 그저 그 자리에 서서 하예정이 차에 올라 떠나는 모습을 묵묵히 지켜보았다.그녀의 차가 시야에서 사라지자 그는 천천히 발길을 돌려 자신의 차로 향했다.주형인은 그때 이후로 다시 회사로 들어가지 않았다. 이젠 갈 곳도, 그를 받아줄 곳도 없었다. 변변한 일자리를 구할 수 없었다.관성시에서 그는 이미 유명했다. 나쁜 쪽으로 유명했다. 그 이름에 따라붙는 것은 조롱뿐이었다.사람들은 그를 두고 인과응보라며 혀를 찼다. 뿌린 대로 거

  • 내 남편은 억만장자   제2984화

    그래서 녀석의 짐은 미리 노동명에게 맡겨야 했다.하예정은 부드럽게 웃으며 대답했다. “알겠어.”우빈이가 선생님의 손을 잡고 점점 멀어지자 하예정은 그제야 주차해 둔 차 쪽으로 발걸음을 옮겼다.그때, 막 차에 오르는 용씨 가문 사모님이 눈에 들어왔다. 여전히 두 명의 경호원이 그녀의 곁을 바짝 지키고 있었다.한 경호원이 공손히 차 문을 열어주며 예의를 갖췄다.용씨 가문 사모님은 살짝 고개를 돌려 창밖을 내다보았다. 그러고는 하예정을 발견하자 미소를 머금고 손을 가볍게 흔들었다.예의상 하예정도 손을 흔들어 인사를 건넸다.잠시 후 여운별을 태운 고급 승용차는 부드럽게 하예정의 시야에서 멀어졌다.하예정은 시선을 거두며 휴대폰을 꺼내 여운초에게 음성 메시지를 보냈다.“운초 씨, 용 사모님을 또 만났어요. 그나저나 동생분께서 찾아와 귀찮게 굴지는 않으셨나요?”여운초는 아직 집을 나서지 않은 상태였다. 오전에는 화상 회의가 예정되어 있어, 꽃집에 들를 틈이 없었다.회사에도 처리할 일이 산처럼 쌓여 있었고 통화로 해결할 업무가 많이 남아 있었다.어쨌든 그녀는 눈코 뜰 새 없이 바빴다.저녁이 되면 남편과 함께 여유롭게 서원 리조트로 돌아갈 예정이었다.그렇게 또 주말이 다가왔다.주말에는 대체로 업무에서 손을 뗐다. 급한 일이 생기면 한동호가 대신 해결해 주곤 했다.꽃집도 믿음직한 직원들이 지키고 있으니 크게 신경 쓸 일이 없었다.그래서 그녀는 주말을 남편과 함께 오롯이 둘만의 시간으로 채울 수 있었다.내일 밤은 시어머니와 함께 연회에 참석할 계획이었다.“네, 괜찮아요. 곧 있다 올지도 모르겠네요.”여운초는 하예정에게 답장을 보냈다.“제 착각일 수도 있겠지만 그 용씨 가문 사모님과 여운별이 제 눈에 너무 겹쳐 보이더라고요. 목소리도 어쩜 그렇게 닮았는지…”“여운별은 지금 남자친구도 없고 경호원을 둘 형편도 안 돼요. 고급 승용차라니, 여운별이 타는 차는 제가 익히 알아요.”여운초는 잠시 생각에 잠기더니 말했다.“다음에 용씨 가문 사모님을

  • 내 남편은 억만장자   제2983화

    하지만 하예정은 아직 용씨 가문 사모님과 여운별이 한자리에 함께 있는 모습을 본 적이 없었다. 그러기에 그녀가 여운별일지도 모른다는 의심은 여전히 가시지 않았다.두 사람이 동시에 눈앞에 나타나기 전까지는 그 의혹을 완전히 떨쳐낼 수 없을 것이다.여운별은 애초에 하예정을 기다리지 않았다.지금 두 사람의 만남은 우연이어야 했다. 만약 그녀가 미리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면 너무 작위적으로 보였을 것이다.지나친 의도는 하예정의 의심을 부추겼을 것이다.하예정이 그녀를 조사하고 있다고 용태호가 알려준 적이 있었다.물론, 아무리 뒤져도 쓸 만한 정보는 나오지 않을 터였다.하예정은 이미 그녀가 여운별일 거라고 의심하고 있었다.여운별은 문득 가장 증오하는 얼굴이 떠올랐다. 언젠가 마주했던 언니의 목소리, 그 익숙한 울림이. 하예정의 의심을 부추긴 것은 분명 여운초의 말 때문일 것이다.하지만 다행히도 용태호는 능수능란한 사람이었다.하예정이 아무것도 알아낼 수 없도록 만들었기 때문이었다.그녀가 찾아낼 수 있는 건 모두 그의 손끝에서 빚어진 허상일 뿐이었다.그러나 하예정이 심효진과 친밀한 사이라는 점은 우려할 만했다. 심효진은 소씨 가문의 며느리였고, 소씨 가문은 정보망이 촘촘하기로 유명했다.하예정이 누구를 조사하려면 소씨 가문의 손이 필요할 수밖에 없었다.그러나, 하예정은 빈손이었다. 여운별이 여씨 가문의 둘째 딸이라는 증거는 어디에도 없었다. 여운별은 마음 한편이 가벼워짐을 느꼈다.그리고 그 여유는 곧 그녀의 표정에 스며들어 하예정을 마주할 때면 그녀는 점점 더 자연스럽게 행동할 수 있었다.마치 자신이 진짜 용씨 가문 사모님인 것처럼, 여운별이라는 사람과는 아무 상관이 없는 듯 말이다.용태호는 그녀한테 내일 밤에 있을 연회에 두 명의 경호원과 함께 참석하라고 말했다. 용씨 가문 사모님의 신분으로 참석하라는 것이었다.그 연회에는 관성시 상류 사회의 귀부인들이 모일 터였다.전씨 가문의 명해은도 내일 밤 연회에 참석할 예정이며 며느리인 여운초도 데려갈

  • 내 남편은 억만장자   제2982화

    하예정이 자주 타는 차는 이미 집 앞에 멈춰 서 있었다.경호원은 우빈에게 차 문을 열어주곤 그를 차에 태운 뒤 안전벨트를 매주었다.하예정은 차에 올라타자마자 하이힐을 벗고 편안한 신발을 갈아 신고는 말했다. “우빈이 안전벨트 다 맸어?”하예정이 고개를 돌려 물었다.“아저씨가 우빈이 도와서 안전벨트 다 매주셨어요. 작은이모, 이제 출발하셔도 돼요.”하예정은 웃으며 고개를 돌린 뒤 시동을 걸었다.20분 뒤 두 대의 차가 유치원 앞 주차장에 멈춰 섰다.하예정은 차에서 내렸다.우빈이는 이미 스스로 안전벨트를 풀고 작은 책가방을 메고 있었다. 하예정이 차 문을 열자 우빈은 차에서 내리며 말했다.“이모, 오후에 아저씨가 데리러 올 때 내 캐리어도 챙겨달라고 부탁해 주세요.”“집에 먼저 들르지 않을 거니?”하예정이 웃으며 장난스럽게 물었다. “집에 가서 밥부터 먼저 먹고 갈래?”우빈은 큰 눈을 반짝이며 잠시 고민하다가 대답했다.“아저씨는 절대 나를 배고프게 하지 않아요. 아저씨랑 가면 아무것도 걱정할 필요 없어요.”우빈에게 있어서 노동명은 이미 아버지와도 같은 존재였다. 아이에게 아버지는 언제나 거대한 나무와 같아서 그 곁에 있으면 세상 어떤 두려움도 사라지게 된다.하예정은 미소를 지으며 그를 바라보았다.우빈이 노동명에게 전적으로 믿음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이 하예정에게는 얼마나 다행스러웠는지 모른다.노동명과 하예진이 결혼을 한다면 세 사람은 분명히 행복한 가정을 이루게 될 것이다.하지만 이혼 후 아이를 홀로 키우며 재혼하는 여자가 가장 염려하는 것은 두 번째 남편 또는 그의 가족들이 아이를 받아들이지 않거나 받아들인다 해도 그 아이를 따뜻하게 대해주지 않을 수 있다는 점이었다.그럼에도 불구하고 노동명과 그의 가족들은 우빈을 진심으로 아끼고 사랑해 주고 있었다. 그 사실이 바로 하예진이 노동명에게 마음을 열게 된 이유였다.노씨 가문은 노동명이 평생토록 우빈만을 아들처럼 생각하며 지내도 괜찮다는 마음이었다.비록 우빈은 노동명의 친아들이

  • 내 남편은 억만장자   제2981화

    “잘 자요.”하예정은 남편에게 조용히 인사를 건넨 뒤, 문을 살며시 닫았다.전태윤은 문 앞에 서서 그 모습을 바라보았다.그가 먼저 서재에서 자겠다고 말했지만 아내에게 밀려 나가며 문이 닫히는 모습을 보니 왠지 모르게 쫓겨난 기분이 들었다.전태윤은 콧등을 문지르며 어쩔 수 없이 서재로 발걸음을 돌렸다.그날 밤은 그렇게 고요하게 보냈다.다음 날 아침, 전태윤이 일어났을 때 그의 아내는 이미 일어나 있었다. 그를 위한 꿀물도 준비해 놓았다.“여보, 좋은 아침이에요.”하예정은 조카 우빈이가 아침을 다 먹을 때까지 기다리고 있었다.우빈의 작은 책가방을 들고 우빈이와 부엌을 나오던 참에 막 내려온 전태윤을 마주쳤다.그녀는 다정하게 인사를 건넸다.“꿀물을 준비했어요. 마시는 거 잊지 마요.”전태윤은 어젯밤 술에 취하지 않았지만 독한 술을 마셨던 기억이 떠올랐다.숙취로 인한 두통을 걱정한 하예정은 그를 위해 세심하게 꿀물을 준비한 것이다.전태윤이 이렇게 다정하고 배려 깊은 아내를 만난 것은 크나큰 행운이었다.하예정은 그렇게 스스로를 자랑스러워했다.“알겠어, 좀 있다 마실게. 오늘 꽤 일찍 일어났네.”평소에는 항상 그가 먼저 일어났었다.“네, 우빈이가 일찍 일어나서요.”“이모부!”우빈은 맑은 목소리로 전태윤을 불렀다.전태윤은 다가가 그의 머리를 부드럽게 쓰다듬으며 말했다.“유치원에서 말 잘 들어야 해.”우빈은 대답했다.“저 말 잘 들어요. 아주 잘 듣고 있어요. 선생님과 친구들이 저를 엄청 좋아해요.”“그래, 그래, 모두가 너를 좋아하고말고.”전태윤은 웃으며 우빈의 작은 얼굴을 가볍게 꼬집었다.우빈은 자신만만하게 말했다.“그럼요, 남녀노소 누구나 다 저를 좋아해요. 관성에서 가장 잘나가는 어린이라고요.”하예정은 웃음을 터뜨리며 우빈의 머리를 가볍게 두드렸다.“그거, 지율 삼촌한테서 배운 거지?”전지율은“관성에서 내가 제일 잘 나가”를 늘 입에 달고 다녔다.우빈은 전지율과 자주 놀았기 때문에 그에게서 이런 말장난을 배운

  • 내 남편은 억만장자   제2980화

    “술 냄새도 별로 안 나요. 제가 잠들면 천둥이 쳐도 깨지 못할걸요. 이렇게 고생스레 서재에서 밤을 보낼 필요 없어요.”하예정은 그녀의 아랫배에 올려놓은 전태윤의 큰 손을 잡으며 말했다.“내가 샤워도 하고 따뜻한 물도 마시고 껌 두 알을 먹어서 술 냄새를 좀 없앴어... 창빈이가 그러는데 내 몸에 술 냄새가 심하다고 그러던데.”하예정은 작은 소리로 전창빈을 몇 마디 욕했다.전창빈은 진실만 말했을 뿐인데도 말이다. 전창빈은 전태윤이 입만 열면 술 냄새가 확 난다고 느꼈다. 그리고 전태윤 본인도 자신의 몸에서 술 냄새가 풍겨 하예정이 맡을까 봐 걱정한다고 생각했다.“창빈 도련님이 태윤 씨를 기다린다고 했는데. 만났어요?”하예정이 물었다.전태윤이 대답했다.“응. 원림성의 A시로 선우씨 가문에서 가정 요리사에 지원하겠다고 했어. 예정아, 할머니께서 창빈에게 골라주신 아내가 바로 선우씨 가문의 큰손녀 선우민아 씨라고 해.”“저도 알아요. 어머님이 이 사실을 얘기하자마자 우리 할머니가 창빈 도련님을 위해 아내를 정해주셨다는 사실을 눈치챘어요..”전태윤은 웃으며 말을 건넸다.“역시 내 아내답게 똑똑하네.”“저는 멍청하지 않거든요.”“그럼. 내 아내는 늘 똑똑하지.”만약 멍청하다면 전태윤의 마음에 들지도 않을 것이다.“우리 할머니께서 정해주신 사람은 전부 멀리에서 살고 있는 것 같아요.”하예정과 여운초만 관성 출신이었다.전태윤은 한참 생각하더니 말을 이었다.“그렇다면 할머니께서는 나와 이진이를 가장 아끼셨구나. 우리에게 관성의 아내를 골라주셨잖아.”그는 말하면서 또 하예정의 입술에 몇 번 뽀뽀했다.전태윤은 사랑하는 아내를 침대에 데려가고 싶었다.그러나 아기를 위해 그는 또 애써 참았다.“이혁 도련님과 전우 도련님의 아내는 어디 분이세요?”“몰라. 나에게 알려주지 않았어. 어차피 관성의 사람 아닐 거야. 요즘 두 사람 다 관성에 있는 걸 못 봤어.”전태윤은 하예정을 안고 밖으로 나갔다.그는 아내를 방으로 데려다주며 부드럽게 말을 건

  • 내 남편은 억만장자   제2979화

    “형, 너무 늦었어. 형도 힘들 텐데 그만 쉬어 나도 이만 돌아갈게.”전태윤과 얘기를 다 마친 전창빈은 집으로 돌아가려고 했다.전태윤이 말을 건넸다.“너무 늦었는데 여기서 하룻밤을 보내고 가. 묵을 곳이 없는 것도 아닌데.”전창빈이 말을 이었다.“안 멀어. 여기 방은 있지만 갈아입을 옷이 없어서 그래. 그리고 잠자리를 바꾸면 잠도 잘 안 오고.”전창빈은 장소를 옮기면 새로운 거주 환경에 적응하는 데 시간이 좀 걸렸다.침대를 가리는 사람이 잠자리를 바꾸면 늘 뒤척이며 잠을 이루지 못하곤 한다.전창빈의 개인 별장이 그리 멀지 않고 잠자리를 가리는 전창빈에 대해 잘 알고 있는 전태윤도 더는 전창빈을 만류하지 않았다. 다만 그에게 천천히 운전하고 집으로 돌아가 문자를 보내라고 당부했다.“그럼 얼른 쉬어.”전태윤은 배웅하러 일어나지 않았다.전창빈이 멀리 떠난 뒤 전태윤은 물을 반 잔 더 마시고는 다시 몸의 냄새를 맡았지만, 여전히 술 냄새가 났다.그는 하예정에게 영향을 줄까 봐, 그녀가 깨어날까 봐 서재에서 하룻밤을 보내기로 했다.그는 2층으로 올라가 자신의 방 입구로 돌아갔다. 그러나 문을 밀어 들어가지 않고 입구에서 잠시 안을 바라만 보다가 몸을 돌려 서재로 들어갔다.하예정은 한밤중까지 자고 일어나서 화장실에 가야 했다.자기 전에 우유 한 잔을 마시면 한밤중에 일어나곤 한다.화장실에 다녀온 하예정은 잠에서 깼다.그녀는 그제야 전태윤이 아직 돌아오지 않았다는 것을 발견했다.침대 앞으로 돌아와 앉아 침대 머리맡에서 휴대폰을 들어 시간을 보니 이미 새벽 세 시가 넘었다.전태윤이 아직 돌아오지 않았단 말인가!‘돌아오지 않은 건가? 언제 돌아오는지 문자도 없고.’하예정은 전태윤에게 전화를 걸었다.한참 후에야 전태윤이 전화를 받았다.“여보, 아직 안 왔어요? 많이 바빠요?”하예정은 관심 있게 물었다.그는 예전에 아무리 바빠도 새벽에는 반드시 집에 돌아왔다.그러나 지금 새벽 3시가 넘었는데도 돌아오지 않는 이유는 사업에 관한 일이

앱에서 읽으려면 QR 코드를 스캔하세요.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