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에 돌아가서 일하고 싶다고 엄마에게 말했는데 이윤미가 반대했어요. 회사는 게으른 사람을 필요하지 않는다면서요. 이윤미는 뭐 쓸모 있는 사람이라도 된다는 건가요? 걔도 할 일이 없는 건 마찬가지잖아요.”이윤정은 화가 나서 조윤에게 털어놓았다.집안의 부모님과 형제들 모두가 여전히 그녀를 편애했다.“어머님은 또 무슨 말씀을 하셨니?”조윤는 이윤정과 이윤미가 싸우는 것을 매우 재밌게 여겼다.“엄마께서는 이윤미가 자리 잡지 못하면 가주 자리를 이윤미에게 주지 않을 거라고 했어요. 그 말은 이윤미가 후계자로서 자리를 못 잡으면 나에게도 큰 기회가 있다는 거예요. 형수님, 큰 오빠에게 말씀 좀 해주세요. 엄마 앞에서 나 좀 도와달라고 해요. 회사에 다시 돌아가서 일하게 해주세요.”“난 이윤미와 끝까지 싸울 거예요. 어쨌든 저는 엄마가 직접 키운 후계자잖아요.”이윤정은 이윤미를 이길 자신이 있었다.조윤은 말했다.“우리는 모두 어머님 앞에서 너를 많이 밀어줬어. 너의 큰 오빠도 이윤미는 아직 아니라고 했어. 능력도 없으면서 네가 회사에 돌아가지 못하게 막잖아. 너랑 비교될까 봐 그런 거겠지.”“윤정아, 이 일은 너 스스로 해결해야 해. 어머니는 너를 가장 사랑하니까, 어머님 앞에서 잘 보이고 어머님을 기쁘게 하면 널 다시 회사에 보내주실 거야. 이씨 그룹은 여전히 어머님이 곧 권력이니까, 이윤미는 지금 아무것도 아니야.”“네, 이따가 엄마에게 새 옷 몇 벌과 보석 몇 세트를 사드리고 엄마를 기쁘게 해드릴 거예요. 저녁에는 제가 직접 요리해서 엄마가 좋아하는 음식을 몇 가지 만들게요.”이 대표를 기쁘게 하는 일이라면, 이윤정은 백 가지라도 할 수 있었다.그녀는 어릴 때부터 말을 잘 들었고 엄마는 그녀를 가장 사랑하고 애지중지했다.어렸을 때, 오빠들이 잘못을 저지르면 엄마는 가혹하게 벌을 내렸지만 그녀가 엄마에게 애교를 부리며 오빠들을 위해 사정하면 엄마는 오빠들을 용서해 주곤 했다.그래서 오빠들도 그녀를 매우 이뻐했다.또한 아빠도 더 많은 용돈
“이윤미, 이윤미, 이윤미가 뭔데? 비루먹은 개처럼 아무 쓸모 없는 사람이야. 엄마가 포기하면, 누가 이씨의 후계자인지 알게 될 거야. 나를 무시했던 사람들, 두고 봐!”“그리고 고현 씨는 내가 좋아하는 남자야. 언젠가는 나한테 반하게 만들 거야. 엄마도 나와 고현 씨의 사랑을 지지한다고.”이윤정은 생각했다. 지금은 후계자가 아니니까 고현을 먼저 손에 넣고 성공하면 후계자 자리를 다시 찾을 거라고 말이다. 그러면 고현도 얻고 신분과 지위도 갖게 될 거야.완벽해!조윤은 이윤정과 이윤미가 싸우기를 바랐고 그녀의 남편은 어부지리를 노리고 있었다.그래서 이윤정을 칭찬하며 자신이 세상에서 가장 뛰어난 여자라고 착각하게 했다.강성의 하예정은 소씨 가문의 세력을 통해 이씨 가문의 내분을 조용히 지켜보고 있었다.물론, 자신의 삶은 잘 살아야 한다. 먼 강성에 있는 이씨 가문의 내분 때문에 자신의 행복을 망칠 수는 없다.하지만 항상 하예정이 행복한 날들을 보내는 것을 못마땅하게 여기는 사람들이 있었다. 바로 그녀와 전태윤 사이의 결혼에 문제를 일으키려는 사람들이 있었다.금요일 아침, 그녀는 일부러 일찍 일어나 전태윤과 함께 우빈을 유치원에 데려다주고 오후에 유치원에 데리러 가겠다고 약속했다. 그래야 우빈은 선생님을 따라 유치원에 들어갔다.유치원을 떠난 후, 부부는 각자의 일로 바쁘게 움직였다. 하예정은 서점에 먼저 가는 것이 익숙했다.서점에 들어서자마자 심효진이 말했다.“예정아, 계산대 위에 큰 봉투가 하나 있어. 한 학생이 가져왔는데 그 학생은 낯선 사람이 자기를 붙잡고 그 봉투를 우리 가게에 전달해달라고 부탁했다고 해. 봉투 위에는 ‘하예정에게’ 라는 글이 쓰여 있어.”“만져보니까 사진인 것 같아.”심효진은 그렇게 말하며 부엌으로 들어가 냉장고에서 어제 남편이 가져다준 과일을 꺼냈다. 그리고 다 먹지 않고 냉장고에 넣어 두었다.과일을 씻고 나서 그녀는 과일 접시를 들고나와 하예정에게 말했다.“내 추측인데 그 사진들은 네 연적과 전태윤과 닮은 남
“효진이 임신하더니 예뻐졌어. 몸매도 아직 유지 잘하고 있고. 전보다 성숙미가 있어. 소 대표 혹시 널 보면 정신 못 차리는 거 아니야?”심효진이 피식 웃으며 말했다.“우리 시댁에서 내가 돼지인 줄 알아. 몸매가 좋긴. 배가 당장 불러올 것 같은데 이건 임신해서가 아니고 살이 쪄서야. 돼지처럼 먹이는데 살이 안 찌면 이상한 거지. 운동하고 싶은데 정남 씨 못 하게 해.”“내가 또 식탐이 맞잖아. 원래 먹는 거 좋아하는데 임신하고 나니 진짜 먹보 중의 먹보가 됐어. 토끼 입처럼 쉴 틈이 없어.”심효진이 말하면서 일어서더니 과자 두 통을 가져왔다.“내가 친정에서 가져온 거야. 집에 제과사가 새로 만든 건데 맛있더라고. 널 주려고 두 통 가져왔어.”하예정이 과자를 받으며 말했다.“너의 친정집 제과사 솜씨가 좋더라. 먹어보고 맛있으면 한 통 가져가서 별장에 있는 제과사에게 맛보게 하고 따라 해보라고 해야겠어.”“이번 주 별장 가서 주말 보내려고?”“어. 2주에 한 번씩 리조트에 가서 어르신들 뵙고 그리고 시어머님한테 물어볼 것도 많아.”장소민은 하예정이 하루빨리 업무를 익혀 자기가 편히 쉴 수 있기를 원했다.하지만 다음 달이 전태윤과 하예정의 결혼식이기에 하예정이 결혼식 준비도 해야 해서 시어머니한테서 업무를 인계받을 시간이 많지 않았다.“너도 갈래?”하예정이 절친에게 물었다. “좋아. 좀 있다 정남 씨한테 말하고 오후에 학생들 학교 끝나면 너희와 함께 리조트에 가서 주말 보낼 거야. 이렇게 더운 날씨에는 서원 리조트가 최고로 좋은 휴양지야.”서원 리조트가 환경이 아름다울 뿐만 아니라 수풀도 많아 리조트에서 걸어 다녀도 햇살이 뜨겁지 않고 가끔 불어오는 바람이 시원하기까지 했다.“시할머니 아직 안 돌아오셨어?”“할머니가 예진 별장에 이틀만 더 계시다가 친구 만나러 가신대. 지연이와 지호 백일 잔치도 참가하지 않으신대.”장난꾸러기 같은 할머니이시기에 하예정도 달리 방법 없었다. 하예정이 심효진에게 일부러 신비스럽게 말했다. “할머니가
전태윤은 회의 중이라 바로 답장하지 않았다.발언을 끝내고 테이블 위에 놓인 핸드폰을 잡아 카톡을 열었다.아내가 보낸 메시지인 것을 발견하고 전태윤의 잘생긴 얼굴이 저도 모르게 부드러워졌다.회의실에 있던 고위관리자들이 전 대표의 표정이 부드러워지는 것을 보고 대표 사모님이 보낸 메시지임을 눈치챘다.그러더니 보는 사람들의 입가에도 미소가 지어졌다.대표 부부가 혼인 신고를 한 지 1년이 넘었고 비록 아직 식은 올리지 않았지만, 결혼식이 다음 달로 당장 코앞이다. 젊은 부부는 여전히 사이가 좋았고 이제 나날이 더 좋아질 것이다.무뚝뚝하던 전 대표가 사모님 덕분에 점차 부드러워져 가는 것을 그들은 두 눈으로 직접 보았다. 아무리 굳센 강철도 용광로에 집어넣으면 녹기 마련이고 아무리 강한 남자도 사랑하는 여자 앞에서는 꼼짝달싹을 못 하기 마련이다.그런데 갑자기 전 대표의 얼굴색이 변하면서 자리를 박차고 벌떡 일어서더니 곧장 문을 향해 걸어갔다. 몇 걸음 못 가 아직 회의가 끝나지 않은 것을 감지하고 소정남에게 말했다.“정남아, 네가 마저 해줘.”소정남이 알았다고 대답하면서 또 무슨 일이 발생했을까 속으로 생각했다.전태윤이 당황하는 모습을 못 본지 오래됐다.전태윤이 급히 회의실에서 빠져나와 자신의 사무실로 돌아와 바로 하예정에게 전화를 걸었다.“여보, 이 사진 어디서 났어?”“방금 받은 거예요. 어떤 사람이 서점으로 보내온 걸 효진이가 받았어요.”전태윤이 낮은 소리로 심한 욕을 했다.“여보, 화내지 말아요. 사진 속 남자가 당신이 아니고 당신과 비슷하게 생겼을 뿐이에요. 아무리 다정한 사진이라 해도 당신과 상관없어요. 도차연이 대역 찾아 찍은 거예요.”“어떤 호사가가 한 짓인지 모르겠지만 나한테 사진을 보내는 이유가 내 속을 뒤집어 놓고 싶어서 그런 것 같은데 나는 절대 그들의 계략에 빠지지 않죠. 하지만 이런 사진을 자꾸 보면 눈병 생길까 봐 겁나요.”“걱정하지 마요. 절대 당신을 오해하는 거 아니에요. 내가 당신을 오해하면 그들의 뜻대
“장난 안 칠게요. 화내지 마요. 도차연은 우리가 혼낼 필요 없이 도 대표보고 혼내라고 해요. 도 대표는 성품이 괜찮은 분이시잖아요.”하예진은 도 대표에 대한 인상이 좋았지만 도차연에 대한 인상은 별로였다.도차연은 외동딸이며 도 대표가 한약을 먹어가며 어렵게 낳은 딸이라 어렸을 때부터 성격이 횡포했다.도차연이 점찍은 것이라면 사람이든 물건이든 반드시 손에 넣어야 성이 풀렸다.도 대표가 분명히 딸 도차연을 구슬려도 보고 욕도 해보고 경고도 했을 것이다.아니면 도차연이 조용히 자기 구역에서 벗어나지 않고 그저 가끔 대역을 찾아 사진을 찍어 보내 하예진의 속을 뒤집어놓는 것으로 끝나지 않을 것이다.전태윤이 말했다.“좀 있다 도 대표한테 연락해 사진을 도 대표에게 보여줄 거야. 그러면 도 대표가 알아서 처리하겠지.”두 회사에서 프로젝트 계약을 맺은 뒤 전태윤은 프로젝트에서 빠지고 다른 부하를 담당하게 했다.도 대표는 자기 딸이 그렇게 몰염치한 짓을 할 줄 몰랐다. 전태윤은 이미 결혼했고 아내와도 사이가 좋은데 딸이 막무가내로 전태윤에게 한눈에 반해버린 것이다.사랑이 공제가 안 된다는 것을 알기에 그 이유도 알 것 같았다.전태윤이 비록 기혼이긴 하지만 출중한 것만은 사실이다.하지만 자기 딸이 함부로 전태윤에게 집적거리고 공개적으로 전태윤에게 구애하는 행동이 도 대표를 화딱지 나게 하는 부분이었다. 도차연에게 경고한 뒤 도 대표가 전태윤에게 심심한 사과를 한 뒤로 전태윤은 먼저 도 대표에게 연락한 적 없었고 도 대표도 감히 전태윤을 귀찮게 하지 못했다.도 대표는 현재 해외 출장 중이고 그곳에 몇 개월 동안 머물러야 했다.도씨 그룹 일은 거의 도차연이 맡아 처리했고 도차연이 명의상으로는 도 대표의 비서이지만 회사 내부에서는 도차연이 도씨 그룹 상속자라는 것을 다 알고 있었다.도 대표가 부재중일 때 도차연이 회사 내 모든 일을 처리해도 반박하는 사람이 없었다.하지만 도 대표가 딸을 전혀 견제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 자기가 출장간 뒤 도차연이 통제
하예정이 전화를 끊고 나서 절친에게 말했다.“우리 남편이 나와 연기하기 싫다고 하네.”심효진이 하하 웃더니 말했다.“발가락으로 생각해도 태윤 씨가 널 협조해서 연기하지 않을 거란 걸 알 수 있어.”“태윤 씨가 껌딱지처럼 24시간 동안 네 몸에 붙어있고 싶어 하는데 그런 껌딱지가 왜 널 협조해서 연기하려 하겠어? 그러다 정말 서재에 쫓겨나면 어떡하려고?”“다리 부러진 노루가 한곳에 모인다고 했어. 네 남편도 껌딱지야.”심효진이 장난스럽게 어깨를 들썩이며 말했다.“그렇고 말고. 나 아직 오후에 너희들 부부와 함께 리조트에 가서 주말 보낸다는 말도 안 했어.”“점심 먹고 말할 거야.”지금 소정남에게 알렸다가 소정남이 허락 안 하면 소정남의 일에도 영향을 끼칠 것이다.전태윤이 아내와 통화를 끊은 뒤 바로 도 대표에게 전화하니 도 대표가 바로 전화를 받았다.“전 대표님.”“도 대표님, 미안합니다. 혹시 카톡 추가해도 될까요?”도 대표가 잠깐 멍해 있더니 바로 웃으며 말했다.“당연하죠.”“그럼 카톡으로 얘기하죠.”전태윤이 말하고 나서 전화를 끊었다.전화를 받은 도 대표가 무슨 일인지 몰라 마음이 불안했다.두 그룹에서 계약을 맺은 뒤 전태윤이 오랫동안 연락을 하지 않았다.도 대표도 섣불리 전태윤에게 전화를 못 하고 무슨 일이 있으면 소정남에게 연락했다.전태윤이 오늘 갑자기 전화해서 카톡으로 얘기하자고 하니 도 대표가 걱정부터 앞섰다. 혹시 자기가 국내에 없는 틈을 타 외동딸이 큰 사고를 친 게 아닌가 싶었다. 하지만 조카가 그와 말한 적이 없었다.도 대표가 이런저런 생각을 하고 있을 때 전태윤의 친구 추가요청이 들어왔고 그는 급히 수락을 눌렀다.친구 추가를 하고 나서 전태윤이 그에게 사진을 발송하기 시작했다.연이어 몇 장의 사진이 도착했다.전태윤이 사진을 보내고 난 뒤 음성메시지를 보내왔다. 도 대표가 먼저 음성메시지를 클릭하니 전태윤의 목소리가 흘러나왔다.“도 대표님. 이 사진은 따님이 찍은 거예요. 사진 속 남자는 제가 아
“도차연 씨 혼자 아니에요. 관성에 조수가 있어요.”도 대표는 반드시 이 일을 잘 처리하겠다고 몇 번이고 조태윤에게 강조했고 조태윤은 도 대표를 믿는다고 답장했다.도 대표를 이용해 도차연과 도차연을 도운 그 여자를 한꺼번에 처리하면 전태윤 부부는 직접 손쓸 필요가 없었다.전태윤이 더는 메시지를 보내오지 않자 도 대표가 그 자리서 큰 조카 도기범에게 전화를 걸었다.중요한 일은 도 대표의 확인을 받아야 했기에 삼촌과 조카는 거의 날마다 통화를 했다.비록 도차연이 결정했다 하더라도 신중한 도기범은 항상 둘째 삼촌한테 전화해 확인했다. 도기범의 신중함은 도 대표를 위해서이기에 도 대표는 도기범을 많이 신임했다. 도기범이 바로 도 대표의 전화를 받았다.“둘째 삼촌.”“기범아. 너 나한테 솔직하게 말해야 한다. 내가 국내에 없는 동안 차연이 뭐 했어? 차연이 혹시 남자 생겼어? 그것도 전 대표랑 체형이 아주 비슷한 남자야? 차연이와 그 남자 맨날 붙어 다녀?”도기범이 깜짝 놀랐다.‘이일이 벌써 둘째 삼촌 귀에까지 전해졌단 말인가?’전태윤이 참다못해 손을 쓴 모양이다.도기범의 사촌 동생 도차연은 절대 그를 실망하게 하지 않았다.관성 쪽 어떤 사람이 도차연 신변에 남자가 있다는 소식을 전해왔을 때 도기범은 사실 이 일을 알고 있었다. 부하를 시켜 도차연을 감시하도록 했기 때문이다.그리고 일부로 그 남자의 신상을 밖에 폭로하여 소정남 측에서 간단하게 임무를 완성하게끔 했다.도기범이 배후에서 조종하고 있다는 것을 소정남 측에서는 일찍부터 알고 있었지만 도기범은 누구도 이 사실을 모른다고 생각했다.전태윤이 도기범을 까발리지 않은 이유가 도차연이 한 짓이 너무나 악랄하고 하늘 높은 줄 모르고 날뛰기에 도기범과 도차연이 도씨 그룹 대권을 쟁탈하게끔 판을 짜 도차연이 전태윤을 건드린 대가를 맛보게 했다.전태윤을 사랑한 여자들은 대부분 광적이었고 성소현처럼 전태윤이 아내가 있다는 사실을 알고 바로 감정을 정리하는 여자들이 드물었다. 전태윤이 기혼이란 사실
도 대표가 말이 없는 것으로 봐서 이건 묵인이다.도기범이 많이 놀란척하며 낮은 소리로 말했다.“차연이 대체 무슨 생각을 하는 거예요? 전 대표를 사랑한다는 게 말이 돼요? 전 대표가 이미 결혼했고 그것도 이제 막 결혼 발표한 게 아니고 오래전에 결혼 발표했는데 차연이가...”“비록 전 대표가 우수하다고 하지만 이미 결혼한 몸이고 차연이가 전 대표를 사랑한다고 해서 전 대표 결혼 생활에 끼어들 순 없잖아요. 그리고 전 대표 결혼생활이 그렇게 쉽게 깨질 것 같아요?”도기범은 둘째 삼촌이 갑자기 전화한 이유가 전태윤이 둘째 삼촌에게 연락한 것이란 걸 이제야 눈치챘다.도차연 옆에 있는 남자는 대역이고 얼굴은 전태윤을 닮지 않았지만 체형이 전태윤과 흡사하기에 전태윤이 알았다고 해도 도차연에게 뭐라고 할 수 없었다.하지만 전태윤이 둘째 삼촌에게 이 사실을 알렸다면 이건 다른 일이다.둘째 삼촌은 어떻게 해야 할지 너무나도 잘 알고 있었다.도차연이 찾은 대역이 실은 배달원도 아니고 엄격히 말하면 그저 놀고먹는 백수이고 도차연에게 음식을 배달하게 한 것은 도기범이 계획하고 지시한 것이다.“내가 지금 당장 티켓 끊어 돌아갈 테니까 이일은 차연에게 비밀로 하고 가서 얘기해.”도 대표는 딸 옆에 있는 진짜 체형이 전태윤과 비슷한 남자가 있는지 두 눈으로 확인하고 싶은 모양이다.“삼촌, 당장 돌아오신다고요? 차연이 일은 아니면 둘째 숙모보고 처리하시라고 하면 안 돼요? 차연이보고 그 남자와 헤어지라고 하면 되잖아요. 딱 봐도 돈 아니겠어요? 우리 도씨 가문 돈이 탐나서 그러는 거겠죠.”상대가 도차연에게 접근한 목적이 돈인 건 사실이다.도기범이 이 일을 계획할 때 이미 그 남자의 모든 정보를 장악했고 그 남자가 도차연으로부터 돈을 얼마 받았는지 도기범이 정확하게 알고 있었다.“둘째 숙모는 이일을 처리 못 해. 차연이를 응석받이로 키운 사람이 바로 너의 둘째 숙모야. 안 그래도 일이 거의 끝나가 요즘 돌아가려고 생각하던 중인데 이런일이 생겼으니 내가 이곳에 더
전태윤은 저녁 12시에야 집에 도착했다.그는 술도 좀 마셨지만 취하지는 않았다.전태윤이 돌아오기를 기다리고 있던 전창빈은 밖에서 자동차 소리가 들리자 곧 일어나 밖으로 나갔다.전태윤의 차가 별장 입구에 도착하여 멈추었다.경호원이 차에서 내려 전창빈이 나오는 모습을 보고는 안부 인사를 전했다. 그리고 곧 전태윤의 차 문을 열어주어 그를 부축하려 했지만 거절당했다.“안 취했어.”전태윤이 나지막이 말했다.“형.”전창빈이 몇 걸음 앞으로 나아가 전태윤을 부축하려고 손을 내밀었지만, 전태윤은 거절했다.“창빈아, 어쩐 일이야?”친동생을 본 전태윤은 매우 놀랐다.“술 한 잔만 마셨어. 취하지 않았으니까 부축해주지 않아도 돼.”“형한테 할 말이 있어서 기다리고 있었어.”전창빈은 여전히 전태윤을 부축해주었다. 전태윤의 술 냄새를 맡은 전창빈이 말을 건넸다.“독한 술을 마셔서 술 냄새가 많이 나네.”“이야기가 잘 풀려서 좀 마셨어.”전태윤은 집 안으로 들어가면서 자신의 옷 냄새를 맡아보며 전창빈에게 물었다.“술 냄새가 많이 나? 네 형수님이 술 냄새를 맡을 수 있겠지?”전태윤은 오늘 밤 서재에서 자야 할지도 모른다.하예정은 그가 술과 담배를 하는 것을 좋아하지 않았다.때때로 그는 담배 한 대 피워도 껌을 씹어 담배 냄새를 제거한 후에야 집으로 돌아가곤 했다. 그의 아내가 냄새를 맡을까 봐 걱정했다.특히 하예정은 지금 그들의 사랑의 결실을 배속에 품고 있었다.그런 하예정에게 담배 냄새를 맡게 하면 더욱 안 된다.집에는 담배 냄새가 전혀 나지 않았다.그의 친구들도 그가 집에서 담배를 피울 수 없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전창빈은 말을 잇기 모호했다.그가 하예정도 아닌데 그 냄새를 맡을 수 있을지 잘 몰랐다.전태윤은 혼잣말처럼 중얼거렸다.“냄새가 나는데? 늦었는데 오늘 예정이를 방해하지 말고 서재에서 하룻밤 자야겠어.”전태윤은 문득 멈춰 서서 고개를 돌려 전창빈에게 물었다.“아까 우리 부모님 차를 본 것 같은데?”전태윤은 자신이 잘
우빈은 좀 더 놀고 싶었다.“예정아, 내가 우빈한테 이야기를 읽어줄게.”장소민은 하예정이 힘들어하는 것을 안타까워하며 조용히 말을 건넸다.하예정이 동의하기도 전에 장소민은 침대 머리맡에서 이야기책을 집어 들고 우빈에게 이야기를 읽어주려고 했다.하예정은 시어머니의 호의를 거절하지 않았다. 그녀는 장소민게 자리를 내주며 말했다.“우빈의 짐들을 확인하러 가볼게요.”녀석이 뭐 빠뜨린 거 없나 한 번 확인하려고 했다.장소민은 우빈에게 자기 전에 이야기를 들려주었고 하예정은 우빈의 여행 가방에 있는 물건을 검사하러 갔다.우빈은 가장 두꺼운 잠옷 한 벌을 챙겼다. 그는 어른들의 대화 내용을 통해 강성이 매우 춥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심지어 눈도 와서 엄청 춥다고 들어서 녀석은 자신에게 가장 두꺼운 잠옷을 챙겨놓았다.그리고 이틀 동안 가장 두꺼운 외투를 모두 챙겨놓았다. 모자와 목도리, 장갑, 그리고 일상 생활용품도 챙겼다.이 외에도 그는 여행 가방에 평소 좋아하는 장난감 두 개와 몇 가지 평소 즐겨 먹던 간식을 넣었다.조카의 여행 가방을 들여다본 하예정은 옷장을 열어 두꺼운 윗옷 두 벌을 더 가져와 여행 가방에 챙겨 넣어 가방 안을 가득 채워 넣었다.“이모, 제가 잘 챙겨놓았죠?”우빈은 침대에서 일어나 앉으며 하예정에게 물었다.하예정은 기뻐하며 칭찬했다.“우리 우빈이 잘 정리했네. 모두 잘 챙겨놓았어.”역시 그녀가 가르친 조카다웠다.장소민은 우빈을 살짝 눌러 침대에 누우라고 했다.“우빈아, 자. 눈 감고 이제 자야지.”우빈은 혀를 내밀며 장소민에게 애교를 부렸다.“할머니, 저에게 좋은 꿈을 꾸라고 뽀뽀해 주세요.”“그래.”장소민은 사랑스럽게 그의 이마를 톡 쳤다. 그녀는 우빈이 그녀에게 애교를 부리는 것을 매우 좋아했다.둘째 아들 전창빈이 어렸을 때처럼 말이다.전태윤은 어릴 때부터 진지하고 딱딱해서 그녀에게 애교를 부린 적 없었다.전창빈이 어렸을 때 그녀의 품에서 애교를 부리곤 했지만 애교부린 시간이 그리 길지 않았다. 전창빈은
하예정과 우빈이 위층으로 올라간 뒤로 전창빈은 장소민에게 다시 사과했다.장소민이 입을 열었다.“나 이제 화 풀렸어. 창빈아, 네 아빠와 형수님 말이 맞아. 다 큰 성인이라 자신이 무엇을 해야 하는지 알고 자기 행동에 책임을 질 수 있는 나이잖아. 엄마는 이제 어렸을 때처럼 이것저것 너에게 신경 쓸 필요가 없다고 생각해. 넌 태윤과 달리 전씨 가문의 무거운 짐을 질 필요 없기에 하고 싶은 대로 해. 훔치거나 빼앗거나 법을 어기는 일만 하지 않으면 돼.”돌아올 때 며느리만 데리고 오면 될 것으로 생각했다.그러나 장소민은 이런 말을 꺼내지 않았다.전창빈이 아내에게 구애하기 위해서라고 말하지 않았기에 그녀도 모른 척했다.일이 성공적으로 풀리게 되면 전창빈도 장소민에게 알려줄 것이다.며느리가 누구든 아들 전창빈이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다 받아들일 수 있었으니까.장소민은 하예정마저 받아들였다.미래의 둘째 며느리 집에서 개인 요리사를 고용할 수 있을 정도라면 가정 형편이 나쁘지 않을 것인데 그녀가 받아들이지 못할 것이 뭐가 있겠는가?“이해해 주셔서 감사해요.”전창빈은 장소민에게 감사의 인사를 드렸다.그리고 부모님께 물었다.“오늘 여기서 며칠 묵으실 예정이세요?”“네 할머니도 집에 안 계시는데 내가 여기서 예정이를 돌보아야지. 네 아빠는 가든지 말든지 마음대로 하겠지.”그러자 전현림이 바로 말을 이었다.“당신이 있는 곳에 내가 머물러야지.”“저는 당신 옷을 가지고 오지 않았어요.”전현림은 웃으며 말을 이었다.“우리가 하루 이틀 아들 집에서 자는 것도 아니고. 우리 방에 내 옷이 있을 거야.”장소민은 문득 목이 메었다. 이 방에 그의 옷이 있다는 사실을 깜빡했다.“창빈아, 먼저 집으로 돌아가. 외지로 가서 일하려면 관성에서의 업무는 확실하게 설명해 주어야 해. 태윤에게 말해서 사람을 시켜 네 업무를 맡도록 하게 해. 업무에 차질이 생기면 안 되니까.”전창빈이 고개를 끄덕였다.“알았어요. 여기에서 형을 기다려서 말하면 돼요.”전창빈은 원
“내 말이. 올때 날 버리고 왔잖아. 우린 부부인데 당연히 붙어 다니면서 다녀야지. 왜 나를 집에 두고 혼자 나온 거야? 내 생각을 해본 적 있어? 태윤이와 예정이가 보고 싶다면 나하고 말할 것이지. 그러면 내가 당신과 함께 여기로 왔을 텐데.”장소민의 허벅지에 앉아 있는 우빈을 힐끗 쳐다보던 전현림이 한마디 덧붙였다.“당신이 우빈을 보고 싶어 하는데 난들 안 보고 싶겠어?”우빈은 작은 얼굴을 쳐들고 장소민과 전현림을 번갈아 쳐다보다가 다시 전창빈과 하예정을 바라보았다. 녀석은 왜 자신이 이 화제에 끌려들어 가게 되었는지조차 몰랐다.그는 단지 장소민과 함께 애니메이션을 보고 있었을 뿐이다.그러다가 전현림이 들어왔고 전현림은 우빈의 앞에서 장소민의 손을 잡고 많은 얘기를 나누다가 장소민이 얼굴을 붉히며 우빈을 혼자 남겨두고 두 사람이 위층으로 올라갔다.그리고 지금 계단을 내려온 지 2분 만에 하예정과 전창빈이 들어온 것이다.“저도 할머니가 보고 싶었어요.”우빈은 큰 눈을 반짝이며 한마디 했다.사람들 전부 웃기 시작했다.우빈은 영문도 모른 채 따라서 웃기만 했다.하예정이 우빈에게 말을 건넸다.“우빈아, 위층으로 올라가서 샤워해야지. 내일 유치원에 가야 해.”“이모, 10분만 좀 더 볼 수 있을까요?”우빈은 하예정이 위층으로 올라가 씻고 자라고 재촉하는 소식을 듣자마자 흥정하기 시작했다.하예정은 녀석에게 주의를 시키었다.“내일 금요일이야. 내일 오후에 네가 유치원에서 나오면 동명 아저씨가 널 데리고 비행기를 타고 강성으로 가는 거 잊었어? 엄마가 우빈이와 동명 아저씨를 고대 기다리고 계셔.”하예정도 함께 강성에 가고 싶어 했다.하지만 아무도 허락하지 않았다.하예진은 그녀에게 전태윤의 말을 듣지 않으면 돌아와서 혼내주겠다고 경고했다.전태윤이 그녀를 통제할 수 없을까 봐, 그녀가 기어코 강성으로 가려고 할까 봐 하예진은 미리 경고했다.강성은 지금 하씨 자매에게는 조금 위험한 곳이었다.하예진은 아무리 큰 위험에 처해도 물러서지 않을
“태윤 씨에게 말해도 돼요?”전창빈은 고민 끝에 대답했다.“큰형은 상관없어요. 앞으로 제가 큰형의 도움이 필요하면 또 연락해야 하니까요. 알려주지 않으면 제가 도움 청하기도 곤란해요.”하예정은 낮은 소리로 웃으며 말했다.“업무적인 일은 태윤 씨가 도와줄 수 있지만, 감정적인 일은 태윤 씨를 찾아도 소용없어요. 앞으로 감정적인 문제는 저에게 물어보세요, 제가 태윤 씨보다 더 잘 아니까요.”전태윤은 여자에 대해 잘 알지 못했다. 그의 말에 따르면 그는 이성에 대한 지식을 전부 하예정에게 퍼부었기에 다른 여자들에게 신경 써줄 정력이 없다고 했다.여자마다 성격이 다르다.하여 여자에 관한 문제로 전태윤에게 묻는다면 헛수고일 것이다.전태윤은 하예정은 복제할 수가 없다고 말했다. 하예정과 비슷한 성격을 가진 사람이 있다고 해도 그 사람은 하예정이 아니기 때문에 전혀 다른 사람으로 봐야 한다고 했다.전태윤의 친동생으로서 전창빈은 자신 큰형의 성품을 잘 알고 있었다.지금 하예정이 먼저 도와주겠다고 약속했으니 그는 급히 정말 고맙다고 인사를 전했다.하예정이 돕는 것은 전태윤이 돕는 것과 마찬가지였다.전태윤이 하예정에게 푹 빠져있는 것을 누구나 다 아는 사살이다.예전에 관성 업계에서는 전태윤을 건드리면 안 된다는 소문이 돌고 있었다.그러나 지금은 그 소문이 바뀌었다.전씨 가문의 큰 사모님을 건드리는 것이 전태윤을 건드리는 것보다 더 엄중하다고 전해지고 있다.전태윤과 적을지언정 절대로 전씨 가문의 큰 사모님을 건드려서는 안 된다!“형수님, 제가 들어가서 엄마한테 사과드릴게요. 어쨌든 저 때문에 엄마가 아빠와 말다툼을 하게 된 거니까요.”“네.”하예정은 대답하며 전창빈과 함께 집 안으로 들어갔다.전현림은 진작에 아내를 달래는 데 성공했다.장소민도 너무 화가 난 건 아니지만 전현림이 밤늦게 서둘러 자기를 데리러 오는 것을 보고 오히려 약간 쑥스러워하며 자신이 소란을 피웠다고 느꼈다.전현림은 장소민에게 그녀가 진심으로 전창빈이 남의 가정에 가서 가
“형수님, 고마워요. 이렇게 말씀해 주시니 자신감이 생기네요. 하긴, 우리 큰형이 한 요리도 맛있지만 제가 우리 형보다 요리하는 것을 더 좋아해서 조금만 더 정성 들여 요리하면 분명 남들보다 더 잘할 거예요.”전창빈은 요식업에 투자하면서 자주 전국 각지의 음식을 맛보면서 여러 파벌의 요리를 배우러 다녔다.때로는 한 가지 요리를 반복해서 만들기도 하면서 최선을 다하려고 노력했다.물론 집밥도 너무 잘한다.그리고 다양한 맛있는 디저트도 할 줄 알고 있다.요컨대, 전창빈은 먹는 것과 관련된 모든 것에 발을 들여놓고 있다.선우 가문 딸의 위를 잡으면 반은 성공한 셈이다.“그러게요. 우리 전씨 가문의 사나이들은 자신감을 잃어서는 안 돼요. 자신을 믿고 할머니도 믿어보세요. 할머니께서 도련님을 위해 선우 아가씨를 선택하신 것으로 보면 도련님한테 분명 그녀를 잡을 능력이 있다는 것을 보여준 거예요. 보세요. 그녀는 먹는 것을 좋아하지만 입이 까다롭다고 하셨고 도련님은 마침 요리를 좋아하고 다양한 맛있는 요리를 만들 수 있으니 두 사람은 그야말로 천생연분 아닌가요? 그녀의 위는 아마 당신이 배불리 먹이기만을 기다리고 있을 거예요.”전창빈은 얼굴이 빨개졌다.“형수님, 아직 그런 말을 하기에는 좀 일러요. 저는 아직 그분을 잘 몰라요. 성격도 잘 모르거든요. 그녀의 사람 됨됨이와 일 처리 방면도 잘 봐야 하거든요.”외모만 보면 안 될 것이다.외모로 따지면 선우 가문의 딸은 절세미녀에 속하는 것은 아니지만 보면 볼수록 매력 있는 편이다.전창빈은 그녀의 사진을 보자마자 그녀의 초롱초롱한 큰 눈이 무척 마음에 들었다.“할머니를 믿으라고 했잖아요. 할머니께서 골라주신 여인은 분명 좋은 사람일 거예요. 잘 알아보시고 결정하셨을 거예요. 도련님도 잘 알아보셔야 해요. 어쨌든 도련님께서 평생 살아가야 할 사람이기 때문에 신중하셔야죠. 서로 잘 지내고 같은 화제에 대해서도 재미있게 이야기를 나누어야 평생 외롭지 않게 잘 살 수 있으니까요.”전창빈은 가정 요리사가 되는
전창빈은 얼굴마저 빨개졌다.그의 이런 모습을 본 하예정은 이내 눈치챘다.“성함이 어떻게 되세요? 어디 사람이에요?”전창빈은 먼저 집 안을 둘러보다가 장소민 부부가 나오지 않는 것을 확인한 후에야 대답했다.“원림성에 있는 A시 사람이에요. 성씨는 선우씨예요.”“원림성이라... 멀리 있네요.”하예정은 전씨 할머니가 손자며느리를 고르기 위해 원림성으로 달려갔다는 생각을 떠올리면서 혀를 내둘렀다.원림성의 A시는 H시에서 먼가요?”하예정이 물었다.“너무 멀지 않아요. A시는 잘 발전되어 있는 도시죠. 왜 H시에 관해 물어보세요? H시에 사는 친구가 있어요?”하예정은 웃으며 대답했다.“아니요. 제 가장 친한 친구가 효진인데 H시에 친구가 어디 있겠어요. 단지 누예씨 가문가 H시에 아주 오래된 가문이 있다고 들은 적 있어서요.”전창빈이 말을 건넸다.“그건 잘 모르겠어요. 제가 원림성의 A시에 가면 H시의 그 오래된 가문에 대해 알아봐 드릴게요.”“그럼 그 여자분은 만나보셨어요?”하예정이 이것저것 묻고 있었다.전창빈은 고개를 저었다.“할머니는 우리에게 사진만 주셨을 뿐 실제 사람과 만나게 해주지 않으셨어요. 실제 사람을 만나고 싶다면 우리가 직접 행동 하는 수밖에 없어요.”“우리 할머니께서 주신 자료에는 그 여자분의 최근 사진 외에도 몇 가지 사항이 들어있어요. 그분은 입맛이 특히 까다롭다고 해요. 먹는 것을 좋아해서 선우 가문에 있는 요리사 음식이 그녀의 입맛에 맞지 않는다고 들었어요. 그리고 지금 또 가정 요리사를 모집한다고 하길래 제가 시도해 보려고요.”전창빈은 전씨 할머니가 그에게 까다로운 아내를 골라주었다고 한탄했다.그녀는 먹는 것을 좋아하고 입이 짧으니 마침 전창빈의 뛰어난 요리 솜씨를 보여줄 기회를 준 것이란 말인가!상대방의 식욕을 먼저 잡으면 전창빈의 손바닥을 벗어나기 어려울 것이다.“그럼 한 번 시도해 보세요. 어머님께서 그러시는데 창빈 도련님이 요리를 가장 좋아하여 사업도 요식업과 관련이 있다면서요? 저는 도련님이 성
하예정과 전창빈은 바로 들어가지 않았다.전창빈이 하예정을 바라보며 조심스레 물었다.“형수님, 얘기 좀 나눌까요?”하예정은 웃으며 대답했다.“물론이죠. 저한테 하고 싶은 말이 있으면 얼마든지 하세요.”“이번에 우리 부모님께서 다투신 것도 전부 저 때문이에요. 제가 가정 요리사가 되고 싶다고 했는데 엄마가 허락하시지 않으셨거든요. 저는 저의 사업과 가정 요리사 일을 병행할 수 있는데... 저는 요리하기 좋아해요. 근데 엄마는 굳이 남의 집에 가서 가정 요리사를 해야겠냐며 걱정하시거든요. 요리사도 직업인데 우리 엄마는 좋아하지 않으세요. 우리 엄마는 제가 전씨 가문의 여섯째 도련님으로서 어찌 남의 집에 가서 요리사로 일할 수 있겠냐며 반대하시거든요.”전창빈은 좀 고민스럽다고 말했다.장소민의 반대 때문이었다.그리고 그로 인해 장소민 부부가 말다툼했기 때문이다.그는 전태윤과 전혀 달랐다.전태윤은 어릴 적부터 할아버지, 할머니와 함께 자랐기 때문에 할아버지, 할머니와의 관계가 가장 좋았다. 전창빈은 할아버지와 할머니의 가르침을 받은 적도 있었지만, 부모님과 더 많은 시간을 함께 보냈기 때문에 부모님의 지지에 대해 매우 신경을 쓰고 있었다.전창빈은 장남이 아니기 때문에 가족 사업을 이끌 필요가 없지만 올해부터 가족 사업을 돕고 있었고 동시에 자신의 사업도 운영하고 있었다.그는 큰 스트레스 없이 그가 하고 싶은 일을 마음껏 할 수 있다.전창빈은 가정 요리사로 되는 일을 부모님께 알려드리면 그들의 지지를 얻을 줄 알았다.그런데 장소민이 허락하지 않았고 전현림은 늘 그랬듯 전창빈을 지지했다. 그러다가 장소민이 전현림과 다투게 될 줄이야!그 뒤로 장소민이 위층으로 올라가자 전현림 부자는 그녀가 방에서 화내고 있는 줄로만 알았다.그러다가 장소민이 그 틈을 타 조용히 집을 떠나 하예정 부부의 집으로 오게 된 것이다!전현림 부자가 번갈아 올라가 장소민의 방문을 두드리며 사과했지만, 방에서는 아무런 소리도 들려오지 않았다.장소민이 그들에게 메시지를 보내지
장소민은 하예정과 한참을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기분이 훨씬 좋아졌다.그녀는 며느리의 말을 잘 들었다.하예정은 그녀에게 아들이 다 컸는데 그가 하고 싶은 대로 하라고 설득했다.전창빈 또한 진지하게 일하러 가려고 했다.게다가 전창빈의 사업도 안정적이어서 다른 사람의 가정 요리사로 되어도 그의 사업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다.전창빈이 미래의 아내에게 요리해줄 가능성이 크다고 생각하니 장소민도 막을 필요가 없다고 느꼈다.“예정아, 나 이제 기분이 풀렸어. 가자, 우리 내려가서 우빈이 보러 가자.”장소민이 몸을 일으켰다.하예정은 웃으며 장소민과 함께 계단을 내려갔다.박 집사는 우빈과 함께 애니메이션을 보고 있었는데 녀석은 아주 몰입해서 보고 있었다.발소리를 들은 박 집사가 바로 일어섰다.“이모!”우빈은 하예정이 아래층으로 내려오는 것을 보자 TV를 뒤로 한 체 하예정과 장소민에게 달려갔다. 그리고 장소민에 다시 다정하게 할머니라고 불렀다.장소민은 우빈을 안아주며 유치원에서 즐겁게 지냈는지 물어보았다.우빈은 하나하나 대답하며 장소민에 유치원의 재미있는 이야기를 많이 들려주어 장소민의 웃음을 자아냈다.한 시간 후, 전현림과 전창빈이 도착했다.시아버지와 시동생이 왔다는 박 집사의 말을 들은 하예정은 직접 집 밖으로 마중 나갔다.장소민은 우빈을 끌어안고 움직이지 않고 입으로 중얼거렸다.“황제도 아니고 왜 사람 마중 나가게 만들어...”하지만 하예정의 행동에 장소민은 매우 만족했다.하예정은 별장을 나서자마자 전현림과 전창빈이 차에서 내려 서둘러 걸어오는 것을 바라보았다.“아버님.”하예정이 인사했다.전현림은 마음이 초조했지만, 여전히 하예정에게 상냥한 얼굴로 인사했다.전창빈도 하예정에게 안부를 물었다전현림이 조용히 하예정에게 물었다.“예정아, 네 엄마가 안에 계시지?”하예정은 고개를 끄덕였다.“집에 계세요. 걱정하지 마세요. 엄마 이제 기분이 많이 풀렸어요.”“여기로 도망 온 것도 모르고 난 방에 있는 줄로만 알았어. 강제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