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날, 유나는 일찍 일어나 회사에 출근했다.시후는 윤우선이 만든 아침을 먹고, 오전 내내 은소리가 자신에게 전화 준 일에 대해서 생각했다. 사실 박상철 집사가 자신을 찾은 이후로 지금까지 그룹은 자신의 삶에 직접 나타난 적이 없었다. 그래서 시후는 LCS 그룹과 맞닥뜨릴 필요가 없는 이런 상황에 굉장히 만족했다. 하지만, 은소리는 이번에 자신과 LCS 그룹의 침묵을 깼고, 이는 LCS 그룹이 이미 자신을 끌어들이기 시작했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었다. 시후의 생각으로는 어떤 목적으로든 그룹은 이렇게 계속 유나의 곁에 머무르는 것을 원하지 않을 것이었다. 게다가 오늘 자신이 고모를 만나 그녀의 요구를 거절한다고 하더라도 LCS 그룹은 앞으로 오랜 골칫거리가 될 것이었다.......오후 5시 반, 시후는 장모 윤우선에게 인사를 하고 저녁에 일이 있어서 집에서 밥을 먹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리고는 혼자 집을 나서 택시를 타고 버킹엄 호텔로 향했다. 원래 안세진은 차로 그를 데리러 오려고 했지만, 시후에게 거절당했다. LCS 그룹은 안세진을 그들의 사람으로 알고 있었는데, 안세진이 자신에게 너무 친근하게 행동하면 LCS 그룹 가족이 이상 징후를 눈치챌 수 있기 때문이다.시후가 버킹엄 호텔의 레스토랑 입구에 도착했을 때, 안세진은 이미 직접 이곳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시후가 도착하자 안세진이 다가와 공손하게 물었다. "도련님 오셨습니까?”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우리 고모는? 도착했나요?"라고 물었다.“도착하셨습니다..” 안세진은 이마의 땀을 닦으며 속삭였다. "고모님께서 좀 피곤하다고 하셔서 스파로 모셔다 드렸는데, 한 30분 정도 걸릴 것 같습니다..!”시후는 싱긋 웃으며 "그래요? 그럼 먼저 룸으로 데려가 줘요."라고 말했다.그러자 안세진이 다급히 말했다. "오늘 밤 두 분.. 헤븐 스프링스의 스카이 가든에서 식사하기로 되었습니다.”이 말을 듣자 시후는 자신도 모르게 얼굴을 찡그렸다. 왜냐하면 시후는 스카이 가든을 기억하고
그리고 나서 시후는 안세진을 따라 호텔 내부로 들어갔다. 레스토랑과 케이터링 부서들은 다른 날과 다르게 확실히 텅 비어 있었다. 게다가 직원들도 오늘따라 많이 보이지 않았는데, 안세진에 따르면 종업원이 너무 많으면 은소리가 짜증을 낼까 봐 걱정이 되어서 일찍 퇴근시킨 것이라고 했다.시후는 외부의 레스토랑을 지나쳐 중앙에 위치한 스카이 가든으로 향했다. 스카이 가든에 있던 100개의 연회식 테이블은 완전히 철거되었고, 정중앙에 하나의 테이블만 남아 있었다. 시후는 묻지 않아도 알 수 있었다. 왜냐하면 100개의 연회석 테이블과 의자를 철거한 건 고모의 명령 때문일 테니까.. 그래서 시후는 이 상황을 맞닥뜨리자 불편한 기분이 들었다. 시후는 아직 고모의 얼굴을 보지 못했지만, 고모의 행세는 시후에게 반감을 불러 일으켰다. 지금 시후는 카드에 현금이 700억 정도가 들어 있었지만 허세를 부리고 싶지 않았다. 외식을 하는 것조차 번거롭다고 생각했고, 비용이 많이 들기에 차라리 길가에 있는 국밥집에 가서 소고기 국밥 한 그릇을 먹는 것이 훨씬 낫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고모는 자신과 밥 한 끼 먹기 위해 버킹엄 호텔 전체를 빌려다 쓰고, 스카이 가든을 이렇게 모두 비워 버린 건 오히려 시후에게 반감을 불러 일으킬 뿐이었다. 시후는 안세진과 함께 이 유일하게 세팅 된 테이블로 왔다. 테이블은 가로 약 2미터, 세로 약 1미터 폭으로 양 끝에 두 개의 의자가 놓여 있었다. 안세진은 직접 시후가 앉을 의자 하나를 끌어 내며 말했다. "도련님, 여기서 잠시 기다리셔야 합니다.”시후는 고개를 살짝 끄덕이며 말했다. "네, 가서 일 보세요. 저는 그냥 혼자 휴대폰을 좀 보면서 기다리면 되니까요.”"도련님, 먼저 마실 것 좀 드릴까요?""그럼 따뜻한 차 한 잔만 주세요.""네 도련님."시후는 테이블에 혼자 앉아 심심해서 휴대폰을 만지작거리다가 마침 이토 나나코에게서 카톡 한 통을 받았다. 시후는 그녀의 메시지를
안세진은 그녀의 곁을 따라다니며 매우 공손한 태도를 취하고 있었다. 시후와의 거리가 얼마 안 남았을 때 은소리는 웃음 지으며 말했다. "어머 시후야!! 너무 오랜만이다~~~!! 벌써 멋진 청년이 되었네~~~?”시후는 은소리를 바라보았고, 그녀의 얼굴에서 어린 시절의 기억이 떠오르는 걸 느꼈다. 그리고 시후는 웃으며 말했다. "이제 곧 28살이니 더 이상 총각은 아니죠.. 하하!”은소리는 다정하게 웃음지었다. "어머.. 그런데 너 진짜 아버지를 빼다 박았다~”“고모도 제가 어릴 때 본 후로 변한 게 없어 보이세요.”"호호호~ 눈 깜짝할 사이에 10~20년이 흘렀는데, 나도 벌써 50이 다 되어 간다 얘~ 그러니 내가 어떻게 예전과 똑같을 수 있겠어?”이때, 안세진은 이미 한발 앞서 은소리가 앉을 의자도 조심스럽게 꺼내 주었다.은소리는 자리에 앉은 뒤에 시후를 한 번 쳐다보았는데, 시후가 계속해서 의자에 앉아 있었고 자신이 앉기 전에 일어서지도 않자 속으로 불만을 느꼈다. 왜냐하면 은소리는 밥상머리에 앉아 있을 때는 어른들이 오실 때는 자리에서 일어나 예의를 차려야 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윗사람이 말을 하면 아랫사람은 이야기에 귀 기울여 들어야 하고, 윗사람이 자리에 앉아야 아랫사람은 주변을 살폈다가 자리를 앉아야 한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시후는 오히려 엉덩이가 의자에 붙어 있는 것처럼, 일어나는 것은 고사하고 아예 움직이지도 않았다. 그러자 은소리는 갑자기 화가 나기 시작했다..! 그녀는 사실 시후를 별로 좋아하지도 않았기 때문이다. 오히려 시후가 계속 실종된 채로 영원히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 것이 그녀에게는 더 좋은 일일 것이다. 그런데 이 자식이 실종된 지 이렇게 오래되었다가 갑자기 그룹의 재산을 쪼개는 원인 제공자가 될 줄이야..! 게다가 더더욱 그녀가 받아들일 수 없는 것은, 은 회장이 시후에게 엠그란드 그룹과 현금을 준 것도 모자라 이제 집안으로 돌아오기를 간절히 원하고 있다는 것이다!!평범한 옷차림에 무식하고, 예의
"그룹으로 돌아간다고요..?" 시후는 이 말을 듣고 저도 모르게 피식 웃음 지었다. 은소리는 시후의 가식적인 웃음을 보고 입을 열었다. "시후야, 원래 집 나가면 개고생이라는 말이 있잖아~ 어렸을 때 그룹에서 나간 뒤에 너도 이제 나이가 꽤 들었어~ 원래 너의 집을 떠난 지 이렇게 오랜 시간이 지났으니, 돌아가서 가족들도 만나고 해야지~”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고모의 말씀이 맞아요. 이렇게 오랫동안 떠나 있었으니 시간을 내서 그룹에 한 번 가 봐야죠.” 그리고 시후는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그럼, 제가 여유 있을 때 방문하는 걸로 할 게요 고모.” 지금 시후의 말은 마치 은소리의 제안에 동의한 것 같아 보였지만, 그저 시간을 미루기 위한 핑계에 불과했다. 시후는 일단 여유 있을 때 만나자는 핑계로 오늘을 이렇게 넘기고, 다시 시간을 정하자고 할 생각이었다. 이런 식으로 차일피일 미루는 것은 결국 만날 기약이 없는 것과 같았다. 은소리도 당연히 시후의 계획을 알아차리고 즉시 입을 뗐다. "어머 시후야~ 다시 집안으로 돌아오는 걸 너~무 부담스러워하지 마~~ 가족들이 얼마나 너에게 관심이 많은데~~ 그리고 네 할아버지 좀 봐?! 널 찾았다는 소식을 듣고 얼마나 빠르게 연락을 하셨니? 박상철 집사에게 엠그란드 그룹과 블랙 카드까지 보냈잖아~~ 그러니 너도 할아버지를 한 번 뵙고 인사는 드려야 하지 않겠니??”그러자 시후가 은소리에게 물었다. "음.. 고모.. 뭔가 간과하시는 게 있는 것 같은데.. 그냥 제가 그룹에 잠시 방문만 하면 이 일이 해결 될 거라고 생각하시나요..?”이 말을 듣자 은소리는 속에 점점 불만이 쌓이기 시작했다. 왜냐하면 그녀가 보기에 시후는 감사를 모르는 배은망덕한 녀석으로 보였기 때문이다. 사실 지금 LCS 그룹은 이렇게 자신을 보내서 이 녀석을 집안으로 초대했고, 이렇게 식사 자리까지 만들어 호의를 베풀고 있는데.. 이 녀석이 조금만 눈치가 빠르고 상식적으로 행동할 줄 알았다면 곧 바로 자신의 제안을 승낙하고,
은소리는 검지 손가락을 펴며 오만하게 말했다. "우선 엠그란드 그룹과 관련된 문제야. 사실 이건 이태리 부회장에게 계속 부탁해도 될 거야. 왜냐하면 우리가 보기에 이태리 부회장이 꽤 능력자거든~ 그리고 그동안 엠그란드 그룹은 이태리 부회장 밑에서 잘 크고 있어. 그러니까 넌 안심하고 모든 걸 맡겨도 돼.” 이어 은소리는 중지를 펴 V자 모양을 만들었다. "다음! 네 아내 김유나의 가족들 문제야. 우리가 WS 그룹에 대해서 조사를 좀 했지~ 그런데.. 솔직히 말해서 이런 수준 낮은 인간들이 어떻게 LCS 그룹의 사돈이 될 수 있을지 정말 이해가 안 되더라??” 은소리는 이미 혐오스러운 표정으로 입을 씰룩 대고 있었다. "그래서, 아무래도 난 네가 가능한 빨리 그 김유나라는 여자와 이혼하고 그 가족과는 인연을 끊을 것을 추천해. 뭐.. 그런 집안 인간들이라면 돈도 요구하겠지~ 그럼 넉넉하게 돈을 좀 쥐어 주고 영원히 바이바이 하도록 해~! 누구라도 그 인간들 때문에 우리 LCS를 조롱하지 않도록 말이야?”시후는 은소리의 선을 넘는 이야기를 듣자마자 안색이 안 좋아졌고, 목소리도 점점 싸늘하게 변했다..! "고모, 그런데 결혼과 관련된 건 제 사적인 일입니다. 그러니 고모를 비롯하여 LCS 그룹과는 아무 관계도 없어요. 그러니 그룹은 제 일에 간섭할 자격이 없다고요.”은소리는 한숨을 내쉬었다. "하아.. 시후야..? 그렇게 고자세로 굴지 말고, 너도 곰곰히 잘 생각해봐! 너는 LCS 그룹의 피가 흐른다고! 우리나라 재벌 2세들을 다 모아서 Top 10을 뽑는다고 하면, 그 중에 분명 네 자리가 있을 거야! 그런데 어떻게 그런 수준 떨어지는 여자애가 어떻게 너랑 어울려?? 그런 애라면 네 가정부조차 될 자격이 없어~!”그러자 시후는 약간 화난 듯한 목소리로 말했다. "고모, 유나씨는 제 아내이고 제가 인생의 바닥을 맛보고 있을 때 저와 결혼해 준 사람이에요. 그러니 저는 절대 그녀와 이혼할 생각이 없습니다. 그러니 이런 말은 더 이상 할 필요가 없으세요.”
은소리는 시후가 감히 자신에게 이렇게 말할 줄은 몰랐다..! 게다가, 시후가 말하길 자신이 그룹 재산의 4분의 1 정도는 상속받아야 한다고 말하자, 더욱 더 화가 치밀어 올랐다..! "야!! 너 너무 자신을 높게 평가하는 거 아니야?! LCS 그룹의 자산 4분의 1을 네가 물려 받는다고? 하!! 네가 뭔데?!""저요? 제 이름은 은시후.. 제 아버지는 은서준 상무라는 것만으로도 충분하지 않을까요?”"네 아버지가 돌아가신 지 얼마나 오래됐는데~?! 갑자기 어디서 튀어나와서 LCS 그룹의 재산을 상속 받겠다고??! 넌 그럴 자격 없을 걸?!"시후는 은소리를 보며 비웃었다. "제 아버지께서는 LCS 그룹을 위해 열심히 싸우셨어요. 그러니 제가 보기에 LCS 그룹의 주인이 될 정도의 자격이 충분했죠! 오히려 고모야 말로 상속을 받을 자격이 없지 않을까요? 사실 회장님께서도 딸이 시집가면 출가외인이라고 하시는 세대 아니세요??! 왜 제게 이래라저래라 하시는 건지..?”‘출가외인’이라는 말은 은소리가 평생 가장 싫어했던 말이다. 왜냐하면 그녀는 늘 그룹의 재산 상속에 대해서 온 신경을 집중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전남편과 헤어진 뒤 그녀는 자신의 미래 희망을 모두 LCS 그룹의 재산 상속에 걸고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LCS 그룹의 첫째 은정공, 셋째 은정운, 넷째 은정천은 은소리를 적대시해 왔고, 그들은 늘 은소리가 재산 상속을 받을 자격이 없다고 은근히 상기시켰다. 왜냐하면 은소리는 결국 누군가와 결혼 할 거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은소리는 당연히 이런 말들에 대해서 결코 수긍하지 않았다..! 이런 집안 분위기 때문에 은소리는 지금 유일하게 믿을 수 있는 사람은 은 회장뿐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니 어떻게든 어르신의 비위를 맞추어서 자신이 죽기 전에 평생 먹고 살 수 있는 유산을 물려주도록 하는 것이 바로 은소리가 필사적으로 얻고자 하는 목표였다..! 하지만, 그녀는 그룹을 떠난 지 20년 가까이 된 이 녀석이 감히 자기 앞에서 이런 건방진
은소리는 자신의 협박이 시후를 굴복시켰다고 생각했고 곧바로 시후를 비웃으며 말했다. "후훗! 먼저 네 그 천한 아내와 이혼한 후 그룹으로 돌아가 할아버지의 재혼 제안을 기다리는 거지~ 지금 Koreana 그룹의 고선우 회장은 이미 Koreana 그룹을 완전히 장악했고, 전례 없을 정도의 강한 힘을 가지고 있어! 고선우 회장의 딸은 네가 어릴 때 정략 결혼을 하겠다고 의사를 밝힌 걸로 알고 있고.. 그럼 그 딸과 결혼하면 우리 그룹에 큰 도움이 되겠지! 그리고 엘에이치 그룹의 손녀, 소수도의 딸 소민지 역시도 후보로써 적당해. 그녀는 엘에이치 그룹에서 매우 총애를 받고 있으며, 그녀의 어머니는 네 아버지가 결혼하기 전까지 죽어라 따라다녔으니까~ 그러니까, 만약에 네가 그 아이와 결혼하겠다고 알리기만 하면 아마 그녀의 어머니가 더 나서서 결혼을 승낙할 걸? 그러니 시후 너는 지금 아내와 이혼하고 먼저 소민지와 좋은 관계로 발전하려고 노력하도록 해. 만약 소민지와 결혼할 수 있다면 결혼하고, 만약 잘 안 된다면 고선우의 딸과 결혼을 하는 거지!”시후는 피식 웃었다. "큭크큭.. 고모의 말은 LCS 그룹을 위해 제가 몸을 팔라는 거네요..?”은소리는 냉담하게 말했다. "무슨 소리야? 이건 몸을 파는 것이 아니지! 결혼은 상류층에서 몸집을 불리거나 자신의 힘을 지키기 위한 하나의 수단이라고!”시후는 비꼬는 듯한 미소를 지으며 물었다. "고모, 그럼 결혼이 그렇게 좋은 수단이라면.. 고모께서도 이혼한 뒤에 고선우 회장님이나 소수도 대표와 엮일 수 있는지 시험해 보시지 그래요?? 그 두 명 중 한 명과 잘 엮인다면 LCS 그룹에게도 큰 도움이 되지 않겠어요..?”은소리는 이 말을 듣고, 시후에게 뺨을 몇 대 정도 맞은 것 같았고, 그녀는 그제서야 시후가 처음에는 굴복한 것처럼 보였지만, 사실은 자신을 모욕하기 위해서 기다리고 있던 것이라는 걸 깨달았다. 그녀는 갑자기 분노하며 이를 악물고 소리쳤다. "이 짐승 같은 자식! 난 네 고모야!!! 그런데 감히 나를
시후가 뒤도 돌지 않고 장소를 떠나 버리자, 테이블에 홀로 남겨진 은소리는 분노에 가득 차 고래고래 소리를 질렀다. "은시후! 이 자식아! 이 고모도 아직 자리를 안 떴는데 네가 무슨 자격으로 먼저 가?! 내가 너 보다 나이도 많고, 내가 네 고모야!!! 이 건방진 자식아!! 반드시 대가를 치르게 할 거야!!”하지만, 입구를 지나친 시후는 그녀의 목소리를 무시했다. 시후의 눈에 은소리는 완전히 그룹의 후광을 믿고 거들먹거리는 멍청이일 뿐이었다. 사람들 앞에서 거드름을 피우며 명령이나 해대는.. 분명히 은 회장의 이야기를 듣고 일을 처리하면서도 그저 자신의 체면만 생각하는 인간은 사실 LCS 그룹에서도 큰 능력이 없는 인간일 것이었다. 그래서 시후는 그녀와 계속 말다툼하며 시간을 낭비하는 게 귀찮았다. 입구를 나선 시후는 곧바로 스카이 가든에서 벗어났다. 안세진은 황급히 시후를 보고 달려와 긴장한 채 말했다. "도련님, 이렇게까지 하실 필요 있겠습니까? 만일 아가씨가 회장님께 가서 이 일을 일러바치면.. 그 때는 도련님께 불리해질 수도 있지 않겠습니까..?”“그래서요?” 시후는 코웃음 치며 말했다. "제 생각에 고모는 LCS 그룹의 구성원이 아니라 사실 은 회장의 개일 뿐이에요. 그리고 고모는 나를 물어 뜯고 싶어 하는 것 같은데.. 할아버지의 뜻이 어떤 지 궁금하네요. 만약 할아버지도 정말 날 공격하고 싶다고 한다면 받아 줄 준비가 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내가 지금 고모에게 몇 마디만 하고 때리거나 죽이지 않은 건 그들과 내가 같은 피가 흐르기 때문이에요. 하지만, 만약 그들이 먼저 손을 써서 내 주변 사람들에게 무슨 짓이라도 한다면! 같은 핏줄이건 상관없이 그 누구든 바로 죽여 버릴 겁니다..!” 지금 이 순간 시후의 주변에는 살기가 하늘을 찌르고 있었다..!옆에 있던 안세진은 힘 없는 듯 한숨을 내쉬었다. 왜냐하면 그는 사실 그룹이 앞으로 시후를 어떻게 할 것에 걱정이 되는 것이 아니라, 혹시라도 그룹이 시후를 화나게 만들면 시후가 LCS 그
킬러가 추락한 후, 공항 출구 밖의 인파 속에 숨어 있던 몇 명의 킬러들도 변장한 블랙 드래곤 대원들에게 순식간에 제압되었다. 차 안에 숨어 기회를 노리던 킬러들 역시 반응하기도 전에, 블랙 드래곤 대원들이 앞뒤에서 차량으로 포위하며 문을 부수고 침입해 그대로 끌려 가고 말았다. 그 때가 되어서야 킬러들은 자신들이 이미 블랙 드래곤 대원들에게 철저히 감시당하고 있었음을 깨달았다. 현상금 철회 명령을 받은 즉시 현장을 떠난 킬러들은 블랙 드래곤 대원들도 가만두었지만, 끝까지 떠나지 않은 자들은 결국 블랙 드래곤의 포로가 되고 말았다.이때, 공항 VIP 대기실에서 유가휘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시후에게 말했다. "은 선생님, 현상금 의뢰는 철회되었습니다. 킬러들도 분명 철회 소식을 접했을 테니, 이제 안심하셔도 됩니다...."하지만 시후는 유가휘의 말을 무시한 채, 성도민을 바라보며 물었다. "성도민 씨, 다 정리됐나요?"성도민은 공손하게 대답했다. "은 선생님, 현상금 의뢰는 확실히 철회되었습니다만 저희 측에서 감시하던 범위 내에 아직 떠나지 않은 킬러들이 몇 명 있었기에 직접 처리했습니다. 한 명은 사살했고, 일곱 명은 생포했습니다.""잘했군요." 시후는 가볍게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 일곱 명도 시리아로 보내도록 해요. 홍콩에서 장기적인 평화로움을 해치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하니까."성도민은 즉시 두 손을 모으며 답했다. "예 알겠습니다!"시후는 유가휘를 바라보며 담담하게 말했다. "유 회장님, 당신과 나, 그리고 중열 삼촌 간의 원한은 당신이 한국에 있는 구름산에서 돌아오면 완전히 끝날 겁니다. 더불어 TS Shipping과의 협력을 원한다면, 그때 전문 인력을 배정해 협상하도록 하죠. 앞으로 약속을 지키기만 하면, 나는 더 이상 당신을 곤란하게 하지 않을 겁니다."유가휘는 이 말을 듣고서야 비로소 완전히 안심하며 공손히 말했다. "은 선생님의 너그러움에 감사드립니다!" 그런 뒤 그는 곧바로 이중열을 향해 말했다. "중열 씨,
"좋습니다, 그렇다면 지금 바로 모든 사람들에게 소식을 전하고, 현상금을 철회하겠다고 통보할 겁니다. 달러는 24시간 이내에 원래 경로로 환불될 겁니다."....그 시각, 홍콩 국제공항 외부에는 이미 여러 명의 킬러들이 초조하게 기다리고 있었다. 이들은 서로를 알지 못했지만, 그들이 모두 공항 근처에 숨어 있는 이유는 단 하나였다. 현상금을 손에 넣고 평생 먹고 살기 위해서 이러한 선택을 한 것이다. 그래서 그들은 하나같이 참지 못하고 오직 이중열이 공항에서 나오는 순간을 틈타 즉시 공격을 개시할 생각이었다.그 중에서 어떤 킬러들은 이미 은밀한 장소에서 저격총으로 조준을 하고 있었고, 또 다른 킬러들은 관광객으로 위장해 공항 출구 밖에서 총을 숨긴 채 대기 중이었다. 심지어 어떤 킬러들은 차를 도로에 세워 두고, 이중열이 나오자마자 그대로 들이받을 작정이었다. 킬러들 모두가 각자의 방식으로 승리를 거머쥐려는 찰나, 갑자기 휴대전화로 짧은 메시지를 하나 받았다."젠장!" "뭐야, 이게!" "아오 씨, 장난하나!"마치 독사처럼 기회를 엿보던 킬러들은 일제히 욕설을 퍼부었다. 현상금이 철회되었다는 사실에 그들은 모두 분노를 금치 못했다. 이제 현상금은 사실상 사라졌고, 손에 잡힐 듯했던 부자가 될 기회는 순식간에 사라지고 말았다. 그러나 그들도 지금 불만을 터뜨려봤자 소용이 없다는 걸 잘 알고 있었다. 일단 현상금이 철회되면, 아무리 목표를 제거해도 돈을 받을 방법이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그래서 결국 대부분의 킬러들은 즉시 그 자리에서 철수하기 시작했다. 관광객으로 위장했던 킬러는 택시를 타고 떠났고, 길가에 차를 세웠던 킬러도 곧바로 차를 몰고 사라졌다. 숨어서 저격을 준비했던 자들도 총을 수납하고 호텔을 빠져나갔다. 하지만 아직 몇몇 킬러들은 자리를 뜨지 않았다. 그 중 한 명은 공항 맞은편 호텔 18층 객실에 숨어 있었다. 그는 저격총 조준경으로 공항 출구를 노리면서도 연신 욕설을 퍼부었다."아오 씨, 유
시후의 마지막 요구를 들은 유가휘는 순간적으로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지금 이 순간, 그는 구사일생이라는 말이 무엇인지 진심으로 깨닫게 되었다. 이것은 시후가 자신에게 요구한 마지막 한 가지 일이었기에, 그 말인즉슨 자신이 목숨을 부지하게 되었을 뿐만 아니라, 앞으로 10년 동안 200억 달러 상당의 재산도 지킬 수 있게 되었다는 뜻이기도 했다. 그에 비해, 자신이 이중열에게 지급해야 하는 보상금은 새 발의 피에 불과할 것이었다. 게다가 이중열에게 주어야 하는 별장 또한 별 것 아닌 존재일 뿐이었다. 비록 한국에서 3개월 동안 회개를 해야 하지만, 조금 전까지만 해도 생명의 위협을 받고 있던 그에게는 이 정도는 관대하고 너그러운 처분이라 할 수 있었다. 그러니, 그는 감히 마음 속으로 어떠한 불만도 품을 수 없었다. 오히려, 이제서야 비로소 마음을 놓을 수 있었을 뿐이다. 그래서 그는 즉시 시후에게 자신의 태도를 표현하며 공손하게 말했다. "은 선생님, 안심하십시오! 저는 다른 일들을 마무리한 후, 바로 한국으로 떠나겠습니다!"시후는 가볍게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참고로 한 가지 더 말해두지. 오늘부터 당신의 목숨과 재산은 이중열 삼촌과 운명을 함께하게 될 거야. 삼촌에게 문제가 생기지 않으면 당신에게도 문제가 없겠지만, 만약 삼촌에게 무슨 변이라도 생긴다면, 설령 그것이 단순한 사고일지라도 나는 당신이 반드시 연대책임을 지도록 할 겁니다. 이해했습니까?"유가휘처럼 머리가 빠른 사람이 시후의 말의 뜻을 이해하지 못할 리가 없었다.시후는 유가휘가 다시는 이중열에게 어떤 위협도 가하지 못하도록 하기 위해서 그의 신변 안전을 이중열의 생사와 묶어버린 것이었다. 따라서 이제부터 유가휘는 이중열을 해칠 생각은커녕, 오히려 그가 무사하기를 밤낮으로 기도해야 하는 신세가 되어버렸다.유가휘는 망설임 없이 말했다. "은 선생님, 이해했습니다....""좋아요." 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이제, 당신이 홍콩 전역에 퍼뜨린 ‘현상금’을 즉시 철회
진작에 이중열과 이웃이 되는 것도 억울한데, 매년 최소 200일을 반드시 시훈도에서 거주해야 한다니, 이건 정말 사람을 정신적으로 짓밟는 처사가 아닌가?이때 시후는 계속해서 말했다. "또한, 당신의 운전 기사를 다른 직책으로 옮기도록 해. 나는 블랙 드래곤에서 한 명의 대원을 보내 당신의 경호원 겸 운전기사로 삼을 거야. 동시에 그는 당신의 일정을 감시할 것이고 만약 당신이 일 년 중 시훈도에서 하루라도 덜 거주하기라도 한다면, 벌금 1억 달러를 내도록 할 생각이고."그러자 유가휘는 울상을 지으며 아무런 말도 할 수 없었다. 그는 정말로 시후가 그의 얼굴을 바닥에 눌러 반복해서 비벼댈 정도로 잔인할 줄은 예상하지 못했다. 그러나 속으로 아무리 억울해도 그는 감히 시후에게 반박할 용기가 없었다. 그래서 그는 어쩔 수 없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예, 은 선생님 걱정 마세요... 저는 말씀을 따를 겁니다... 반드시 따르겠습니다..."시후는 다시 말했다. "아 참, 그리고 블랙 드래곤 대원이 당신의 경호원 겸 운전기사가 되는 것도 비용이 들 겁니다. 나는 성도민 씨에게 네 명의 대원을 선발하게 할 것이며, 분기마다 교대하여 당신을 위해 근무하도록 할 겁니다. 그럼 당신은 반드시 매달 200만 달러의 급여를 지급해야 해. 이해했습니까?"유가휘는 얌전히 대답할 수밖에 없었다. "이해했습니다. 매달 200만 달러를 반드시 제때 지급하도록 하겠습니다!"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침착하게 말했다. "세 번째, 즉시 홍콩대 근처의 먹자골목 소유권을 현재 당신의 그룹에서 분리하여 독립된 회사로 만들도록 해. 이 회사의 주주는 오직 유미경 씨 한 명이어야 합니다!"유미경은 이 말을 듣고 깜짝 놀라며 시후를 바라보았다. 그녀는 왜 시후가 먹자골목을 언급하는지 전혀 이해할 수 없었다. 이때 시후는 계속해서 말했다. "이 먹자골목의 모든 결정권은 앞으로 미경 씨에게 있을 겁니다. 그런데 당신이 감히 허가 없이 임의로 개발하려 한다면, 내가 알게 되는 즉시 당
유가휘의 모든 정신과 의지는 이미 시후에 의해 완전히 꺾이고 말았다. 이제 그는 손익을 따질 겨를도 없이, 오직 살아남는 것만이 유일한 바람이었다. 그러니 시후가 어떤 조건을 내걸든, 그는 주저 없이 받아들일 의향이 있었다.시후는 유가휘가 완전히 굴복한 것을 확인하고, 목적을 달성했다고 판단하며 냉정하게 말했다. "유가휘, 잘 들어. 내가 당신에게 시킬 첫 번째 일은 바로 홍콩 최고 수준의 전문 경영인 연봉을 기준으로 삼촌에게 20년 치의 급여를 보상하는 것이다. 그리고 추가로 이중열 삼촌의 청춘을 빼앗은 것에 대한 보상금을, 또 이중열 삼촌의 가족의 정신적 피해 보상금을 지급해야 해." 그런 뒤 시후는 말을 이어갔다. "즉, 당신이 한 번에 홍콩 최고 전문 경영인의 연봉 60년 치를 한꺼번에 삼촌에게 지급해야 한다. 이의가 있나?""없습니다!" 유가휘는 거의 반사적으로 대답했다. 지금 상황에서 그가 감히 이의를 제기할 수 있겠는가? 시후의 요구대로라면, 고작 60~70억 홍콩달러, 미화로 따져보면 10억 달러도 되지 않는 금액이었다.옆에서 듣고 있던 이중열은 급히 말했다. "도련님, 이 돈은 받을 수 없습니다...."그러자 시후는 단호하게 말했다. "삼촌, 이 돈의 목적은 두 가지가 있습니다. 하나는 보상이고, 다른 하나는 처벌입니다. 설령 삼촌께서 이 돈이 필요 없다고 해도, 그는 반드시 이 대가를 치러야 합니다. 만약 돈을 받아서 삼촌이 원하는 곳에 기부하셔도 상관없습니다."그러자 이중열은 시후의 말에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시후는 다시 유가휘를 바라보며 말했다. "두 번째로 당신이 해야 할 일은, 당신이 소유한 시훈도의 럭셔리 저택 옆에 있는 G7 그룹의 별장을 매입해 이중열 삼촌에게 선물하는 것이다. 그리고 삼촌의 가족들을 찾아가 그곳으로 이사해달라고 요청해야 해. 이사를 할 때, 사회자를 초청해 가장 성대한 집들이 행사를 개최하도록 하고!"유가휘는 시후의 말에 충격을 받아 할 말을 잃었다. 그는 도저히 믿을 수 없었다. 시후
이에 그는 다시 한 번 시후 앞에 무릎을 꿇고 애원했다. "은 선생님! 미경이가 말한 대로 저는 정말 천인공노할 악행을 저지른 적은 없습니다. 아무리 제가 못난 인간이라도, 죽을 죄를 지을 정도까지는 아니지 않습니까? 그러니 제발 저를 살려주십시오! 돈을 원하신다면 한 푼도 빠짐없이 드리겠습니다!"이때, 유미경 역시 갑자기 무릎을 꿇고 고개를 숙인 채 간절히 말했다. "은 선생님, 돈이라는 건 결국 물건일 뿐입니다. 그러니 부디 제 아버지에게 한 번만 더 기회를 주세요. 어떤 금액이든, 저희는 망설이지 않고 지불하겠습니다!"시후는 유미경까지 자신에게 무릎을 꿇을 줄은 예상하지 못했다. 그래서 시후는 얼른 손을 뻗어 그녀를 부축하려 했다. 그러나 유미경은 시후의 거부하며, 무표정으로 말했다. "은 선생님, 당신이 허락하지 않는다면 저는 일어나지 않겠습니다. 만약 제 아버지의 목숨을 원하신다면, 저도 함께 죽이세요."시후는 유미경의 원망이 담긴 눈빛을 마주하고 가슴이 아릿했다. 그는 깊은 한숨을 쉬며, 냉정한 목소리로 유가휘를 바라보며 말했다. "유 회장님, 당신은 훌륭한 딸을 두셨군요." 그러고 나서 그는 이중열을 바라보며 물었다. "삼촌,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하는 것이 좋겠습니까?"이중열은 급히 공손한 태도로 대답했다. "도련님, 저는 그저 무사히 돌아가 지인들과 함께 생활을 하고 싶을 뿐입니다. 그 외의 것은 중요하지 않습니다...." 이렇게 말한 뒤 이중열은 혹시라도 자신의 뜻이 시후에게 제대로 전달되지 않았을까 걱정되어 다시 강조했다. "은 선생님, 유 회장님께서 암살 지시를 철회하기만 한다면, 저도 더 이상 다른 문제를 추궁하고 싶지 않습니다!"유가휘는 이 말을 듣고, 감격스러움과 부끄러움이 교차했다. 그는 이중열을 향해 거듭 머리를 조아리며 울먹였다. "중열 씨... 자네 덕분에 목숨을 건질 수 있을지도 모르겠군. 자네의 이 은혜는 평생 갚도록 하겠어!"이때, 시후는 유가휘를 바라보며 담담히 말했다. "유가휘, 삼촌과 미경
유미경의 추궁에 직면한 시후는 더 이상 숨기지 않고 그녀에게 물었다. "미경 씨, 당신은 당신의 아버지가 20여 년 전, '은서준'이라는 사람에게 더 이상 '이중열'이라는 청년을 괴롭히지 않겠다고 약속했던 사실을 알고 있습니까? 하지만 그 후 얼마 지나지 않아 은서준이 불의의 사고로 세상을 떠나자, 당신의 아버지는 즉시 약속을 어기고 이중열을 계속 몰아세웠고, 결국 그는 20년 넘게 한인 타운에서 숨어 지내야만 했습니다."유미경은 눈을 크게 뜨며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시후에게 물었다. "당... 당신은 그 두 사람과 어떤 관계인가요?"시후는 담담하게 대답했다. "은서준은 나의 아버지이고, 이중열은 내 아버지의 친구입니다."이 말을 듣는 순간, 유미경은 머리가 쭈뼛 서는 느낌을 받았다. 그녀는 눈을 크게 뜨고 시후를 뚫어지게 바라보며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그렇다면... 당신이 홍콩에 와서 우리 집에 머문 것도, 아버지와 사업과 관련된 협상을 하러 온 것이 아니라 처음부터 의도적으로 우리 가족에게 접근해 복수할 기회를 노리고 있었던 거네요..." 그러자 그녀의 눈에 눈물이 차올랐고, 유미경은 떨리는 목소리로 물었다. "그렇다면, 우리가 처음 만난 순간부터 오늘 점심에 헤어질 때까지, 당신은 내내 연기를 하고 있었던 건가요?"시후는 유미경의 애처로운 시선에 순간적으로 망설였지만, 이내 설명했다. "연기한 건 맞지만, 나는 유가휘 씨 앞에서만 연기를 했습니다."유미경은 눈물을 머금고 따져 물었다. "내 앞에서는 연기를 하지 않았다고요?! 만약 그렇다면, 왜 자신의 진짜 정체와 의도를 숨겼죠?!"시후는 곁에 서 있는 이중열을 바라보며 차분하게 말했다. "내가 신분과 의도를 숨긴 이유는 오늘까지 기다려 이 자리에서 삼촌에게 정당한 대가를 받아내기 위해서였습니다. 당신도 알다시피, 당신 아버지는 삼촌을 죽이려고 온갖 수단을 동원했어요. 내가 오지 않았다면, 삼촌은 공항 출구를 나서는 순간 암살당했을 겁니다!"유미경은 시후의 시선을 따라 이
"괜찮습니다." 시후는 손을 저으며 말했다. "먼저 가서 구입하시면 됩니다. 돈이 얼마나 들든 영수증을 챙기면 제가 비용을 지불하도록 하죠. 만약 결제할 돈이 없다고 하더라도 괜찮습니다. 물건을 골랐으면 저에게 전화하세요. 제가 사람을 보내 결제하도록 하죠."유가휘는 더욱더 공포에 질렸다. 그래서 그는 땅에 무릎을 꿇고, 깊이 뉘우치는 얼굴로 말했다. "은 선생님, 저는 진심으로 잘못을 뉘우치고 있습니다. 제발 한 번만 더 기회를 주십시오. 금액은 조정할 수도 있지 않습니까...."시후는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유 회장님, 이제 그런 말은 할 필요 없습니다. 나는 당신의 돈을 단 한 푼도 원하지 않습니다. 그냥 묵묵히 받아들이세요. 나머지는 더 이상 신경 쓸 필요 없습니다."유가휘는 그 자리에서 오열하기 시작했다. 그는 깨달았다. 시후가 정말로 자신의 목숨을 원한다면, 자신에게는 살아남을 기회조차 없다는 것을 말이다. 자신이 아무리 수십억 달러의 재산을 가지고 있다고 한들 무슨 소용인가? 성도민이 움직이기만 하면, 그는 하루 안에 자신을 죽일 수 있는 방법을 만 가지 정도 가지고 있을 것이다.그렇게 생각하자, 그의 생존 본능이 극에 달했다. 그래서 유가휘는 온몸으로 절망을 표현하며 애원했다. "은 선생님.... 받아들이겠습니다.... 받아들이면 되잖습니까? 10년에 200억 달러, 제가 가진 모든 것을 팔아서라도 반드시 마련하겠습니다!"시후는 흥미로운 표정으로 그를 바라보며 물었다. "유 회장님, 아까는 돈을 주느니 차라리 죽이라고 하지 않으셨습니까? 그런데 왜 이렇게 빨리 말을 바꾸시는 거죠?"유가휘는 울먹이며 말했다. "은 선생님, 저는 살고 싶습니다.... 제발 기회를 주십시오...."시후는 코웃음을 치며 말했다. "기회는 조금 전에 이미 내가 줬습니다. 하지만 당신이 그 기회를 붙잡지 못했을 뿐이죠."유가휘는 극도의 공포 속에서 오열하며 소리쳤다. "은 선생님.... 대체 제가 어떻게 해야 만족하시겠습니까.... 제발 말씀
시후의 한마디에 유가휘는 눈을 뒤집고 그대로 기절했다. 그러자 유가휘의 옆에 있던 방가흔은 급히 손을 내밀어 그를 부축하며, 그의 머리를 안고 흔들면서 절박한 목소리로 외쳤다. “가휘, 당신 왜 그래! 가휘, 제발 깨어나! 가휘, 날 걱정시키지 마...”방가흔의 몇 번의 비명에 유가휘는 갑자기 깨어났다. 그는 눈을 떴을 때 가장 먼저 시후를 바라보았다. 그리고 울면서 말했다. “은 선생님, 이게 제 목숨을 빼앗는 것과 뭐가 다릅니까? 10년 동안 200억 달러라니요, 어떻게 그 돈을 제가 낼 수 있겠습니까...” 그는 울며 절규했다. “그때의 일은 확실히 제 잘못이지만, 선생님도 이걸 기회로 삼아 이렇게 많은 돈을 요구하시면 안 됩니다. 이런 돈을 내는 것보다 차라리 저를 죽여주세요! 제가 죽으면 제 유산은 미경이에게 갈 것이고, 제 남은 자녀들도 받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만약 제가 선생님 요구에 응하게 되면, 저는 아무것도 남지 않고, 그 아이들의 미래도 빈곤해질 겁니다!”시후는 냉소적으로 웃으며,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 “하하, 유 회장님, 아이디어가 나쁘지 않네요.” 그리고는 진지하게 덧붙였다. “솔직히 말씀드리자면, 나는 이미 LCS 그룹의 회장입니다. 내 손에는 엠그란드 그룹, 구현 제약, TS Shipping, 블랙 드래곤까지 있습니다. 그러니 가진 돈이 많아 어디에 쓸지 모를 정도이고, 당신이 내는 돈도 사실 나에게는 큰 의미가 없습니다! 게다가, 만약 내가 당신의 돈을 받고 더 이상 당신을 추궁하지 않는다면, 그건 내 아버지에게 해를 끼친 아들이 되어버리겠죠. 대신 아버지의 존엄성을 돈으로 바꾸고 나면, 내가 죽은 후에 아버지에게 면목도 없을 겁니다. 그래서 이 문제를 해결할 가장 좋은 방법은, 당신이 죽음을 선택하는 것이겠네요. 그렇게 하면 내 아버지에게도 설명이 되고, 중열 삼촌에게도 할 말이 생기죠. 그리고 아까 말씀하신 대로, 당신이 죽으면 자산에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않으니, 자녀들에게 유산도 남겨줄 수 있죠. 모두가 만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