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are

제463화

Aвтор: 송언희
단지 협력일 뿐인데 일이 점점 이상하게 흘러가고 있었다.

안지영이 보기에 고은영처럼 성실한 아이를 이렇게 곤경에 빠뜨리는 건 너무 부도덕한 짓이었다.

그래서 안지영은 나태웅을 찾아가 확실히 물어봐야 했다!

나태웅은 오늘 막 천락그룹으로 돌아와서 오전 내내 회의했다. 그리고 지금 막 사무실을 나서자마자 자기를 기다리고 있는 안지영이 보였다.

“무슨 일이야?”

나태웅은 피곤한 듯 미간을 문지르며 말했다.

“저기, 은영이 일로 물어볼 게 있어요.”

“……”

그는 오전 내내 힘들게 일해서 피곤한 지금 그녀가 천락 직원의 신분으로 동영그룹 사람의 일을 물어보니 어이가 없었다.

나태웅은 날카로운 눈빛으로 안지영을 쳐다보며 말했다.

“지금 이게 맞다고 생각해?”

“지금은 그런 거 하나하나 따질 겨를 없어요!”

그러자 안지영은 다급하게 말했다.

그녀는 지금 목숨을 걸었고 오늘 반드시 똑똑히 물어봐야 했다.

이미 이성을 잃은 안지영의 행동에 나태웅의 눈빛이 더욱 날카로워졌다.

안지영은 그가 내뿜은 위험한 기운에서 위압감을 느꼈지만, 지금 그런 것들을 신경 쓸 겨를이 없었다.

“이게 지금 어떻게 된 거예요? 배 대표님은 왜 계약조차 인정하지 않는 거예요? 천의 프로젝트 끝나면 은영이 떠나도 된다고 하셨잖아요?”

“난 모르는 일이야!”

안지영의 질문에 나태웅은 차갑게 한마디 내뱉었다.

“...”

그러나 안지영은 그의 말을 이해할 수 없었다.

모른다는 건 말도 안 되는 소리였기 때문이다.

“아니... 이건 너무 부도덕한 행위 아닌가요?”

안지영도 다급해져서 물었다.

‘모른다’는 한마디가 주는 후과는 엄중하기 때문이다.

그녀의 말에 나태웅의 낯빛은 순식간에 어두워졌다.

“지영 씨, 지영 씨는 지금 천락그룹의 사람이란 걸 잊지 마. 지금 이 신분으로 동영그룹 사람을 관여하는 게 옳은 것 같아?”

“은영이가 저한테 한 말은 그냥 동영그룹 사람으로 간단하게 끝날 얘기가 아니에요. 그리고 애당초 쟤가 은영이를 회사에 데리고 들어갔는데 제가 책임을 지는 게 마땅하지 않나요?”

이런 생각에 안
Заблокированная глава
Continue Reading on GoodNovel
Scan code to download App

Related chapter

  • 그날밤, 상사의 아이를 임신했다   제464화

    안지영은 자기가 어떻게 나태웅의 사무실에서 나온 지조차 기억나지 않았다.전화기 속 그녀는 끊임없이 고은영을 위로했다.“우리 현실을 똑바로 보자. 지금 속은 거라고.”“..”“울지 마, 우리는 그 사람들을 이길 수가 없어. 그냥 재수 없었다고 치자!”“휴, 나도 지금 감히 널 도울 수가 없어. 전에 널 회사에 데리고 오지 말았어야 했는데. 그때 배 대표가 너처럼 업무 능력이 낮은 사람을 비서로 두겠다고 했을 때부터 네가 의지할 사람이 없으니 만만하게 보고 그랬던 것 같아!”“그때부터 계략을 세웠을지도 모르지.”안지영은 노파심에 거듭 충고했고 지금은 재수 없었다 치는 것 말고는 다른 방법이 없었기에 계속 고은영을 설득했다.그때 고은영이 말했다.“나 실장님은 또 기억 안 나신대?”“그냥 다 모른다고 했다니까!”이번에는 저번보다 더 지나쳤기에 안지영은 약간 견딜 수가 없었다.고은영은 말할 것도 없었다!지금은 안지영과 고은영 모두 멍해졌다.“모른다는 게 무슨 말이야?”“그게 바로 인정하지 않는다는 소리지!”그러니까 현실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다. 지금은 배준우나 나태웅이나 전혀 인정하지 않기 때문이다.그녀의 말에 고은영은 초조해 났다.“그럼 나 이제 어떡해?”“도망가면 안 돼?”안지영은 약간 망설이더니 물었고 그녀의 말에 고은영은 숨이 쉬어지지 않았다.“그 사람이 이혼을 해주지 않는데 내가 어떻게 도망가?”“그러니까 지금 너에게 억지를 부리는 거야?”안지영은 정말 미칠 것만 같았다.당당한 강성의 제일 명문가가 사기 결혼이라니!“……”고은영은 그녀의 말이 맞는 것 같았다.하지만 도대체 그녀에게 무슨 득을 보려고 억지를 부리는 건지 이해할 수 없었다.그녀에게는 아무것도 없었기에 아무리 억지를 부려도 얻는 건 없을 것이다.하지만 그녀는 배준우에게 쓸 시간이 많지 않았다.벌써 배가 불러오기 시작했고 계속 그의 곁에 있다가는 분명 들통날 것이다.고은영은 생각하면 할수록 머리가 아파왔고 애당초 배준우와 했던 계약이 너무 후회

  • 그날밤, 상사의 아이를 임신했다   제465화

    배준우는 감정에 대한 고은영의 둔감한 반응이 처음에는 어쩔 수 없다가도 이제는 화가 날 지경이었다!“그 여자를 놀릴 시간도 별로 없는데 제대로 놀려줘야지.”배준우는 차갑게 코웃음을 치며 말했다.“...”나태웅은 그의 말이 맞는 것 같기도 했다.이제 곧 고은영의 배가 불러올 테고, 더군다나 그들의 결혼식도 가까운 시일 내에 치러야 했다.“그런데 언제부터 이런 취미가 생긴 거야?”나태웅은 아무리 생각해도 이해할 수 없었다.그가 보기에 이전의 배준우는 차가운 돌직구를 날리는 사람이었고 무엇이든지 직설적으로 처리했다.그가 회사의 수많은 사람을 자른 것도 그의 한 입으로 두말하지 않은 차가운 성격 때문이다.그러나 고은영의 일에서는 그는 이미 며칠 동안 사람을 놀려왔다.배준우가 아무 말도 하지 않자, 나태웅이 덧붙였다.“경고하는데 그 여자는 견디지 못할 거야. 놀라서 도망가기 전에 적당히 해!”“그 여자가 어디로 도망갈 수 있겠어?”“정말 도망가면 찾기 힘들지도 몰라!”고은영의 그 머리로 찾기 힘든 곳으로 도망간다고?나태웅이 배준우와의 전화를 끊자마자 안지영이 다시 그의 사무실 문 앞에 나타났다.그녀는 방금 화가 나서 펄쩍펄쩍 뛰던 모습은 온데간데없이 망설이는 모습이었다.그때 나태웅이 말했다.“들어오기 싫어?”“들어가요, 들어가!”안지영은 얼른 사무실로 들어갔다.그녀는 자리에 앉지 않고 그저 두 손을 맞잡은 채 나태웅을 바라봤다.나태웅은 눈썹을 치켜올리며 망설이는 그녀의 눈빛과 마주했고, 이 사람이 정말 안진섭이 아끼는 안 씨 가문의 아가씨가 맞는지 의심스러웠다.아마 강성 전체가 안진섭이 이 외동딸을 어릴 때부터 애지중지 키웠다는 것을 알고 있을 것이었다.외동딸이 아니었다면 그는 아마도 경험을 쌓으라고 그녀를 밖으로 내보내지도 않았을 것이다.하지만 지금 그녀의 모습에서는 제멋대로인 아가씨의 모습을 조금도 찾을 수가 없었다.혹시 고은영과 오래 지내다 보니 바보의 영향을 받은 건 아닐까?“뭘 보는 거야?”나태웅은 일부러 어

  • 그날밤, 상사의 아이를 임신했다   제466화

    배준우가 폭로하고 싶어 하지 않는 일이니, 나태웅도 당연히 안지영에게 말하지 않을 것이다.그의 말에 안지영이 물었다.“정말 몰라요?”그녀는 현재 배준우가 매일 고은영과 함께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그리고 고은영의 신체 변화가 크지 않다고 해도 임신하지 않은 사람과는 큰 차이가 있을 것이다.그런데도 그는 조금도 눈치채지 못한 걸까?임신한 사실을 모르는데 지금 사흘이 멀다 하고 번복하는 것은 무슨 뜻일까?안지영은 정말 미칠 것만 같았고 지금 도대체 무슨 일을 겪고 있는지 알 수가 없었다.“지영 씨, 안 씨 가문이 왜 지금과 같은 위험에 빠졌는지 알아?”“왜요? 이유가 뭐죠?”“당신이 정탐꾼이라서.”“……”저, 정탐꾼?이건 또 대체 무슨 소리일까? 그녀가 얼마나 많이 참견했다고 나태웅에게 이런 이미지를 남긴 걸까?“지나친 호기심은 화를 부른다는 말이 있어. 계속 그렇게 고은영의 일에 관여하면 안 씨 가문은 해를 넘기지도 못하고 파산할 거야!”그의 말에 안지영은 저도 모르게 심장이 떨렸다.안 씨 가문이 파산하는 것은 정말 있어서는 안 되는 일이기 때문이다!그녀는 지금도 감히 아버지에게 이러한 일들을 말할 수가 없었다. 그녀가 밖에서 이렇게 많은 일을 저지른 것을 아버지가 알게 된다면 분명 가만두지 않을 것이다.“아직도 궁금해?”안지영이 말을 하지 않자, 나태웅의 말투는 조금 더 진지해졌고 그녀는 남자의 눈 밑에 어린 무서운 빛을 보니 순간 숨이 멎을 것 같았다!그녀는 바로 고개를 가로저으며 말했다.“아니요, 안 궁금해요!”하지만 그녀가 궁금해서 묻는 것도 아니었다.그러나 나태웅의 차가운 눈빛에 그녀는 더 이상 감히 아무것도 묻지 못했다.어떠한 일들은 정말 무섭고 두렵기 때문이다.결국 안지영은 이렇게 얌전히 나태웅의 사무실을 나갔다.그리고 몸을 돌리는 순간 이제부터 고은영의 일이라면 정말 그녀가 아무 도움도 줄 수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오늘만 해도 벌써 두 번이나 나태웅에게 억압당했는데 계속 관여할 수 있다는 건 말도

  • 그날밤, 상사의 아이를 임신했다   제467화

    안진섭 마음속의 자기 딸은 마음을 놓을 수 있는 아이가 아니었다.동영그룹에 둔 것도 배준우 그 살아있는 염라대왕 때문에 그녀가 많이 신중해질 거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설마 자기 목숨을 걸고 그 사람을 건드린 걸까? 그렇지 않고서야 왜 동영그룹을 그만두겠다고 했을까?전에 안지영이 필사적으로 동영그룹을 그만두겠다고 했던 일을 생각하니 안진섭은 점점 더 이상하게 느껴졌고 심장박동도 빨라지기 시작했다!안지영이 아무 말을 하지 않자, 안진섭의 말투는 더욱 진지해졌다.“얼른 말해, 무슨 사고를 친 거야?”“제가 배준우를 건드렸다고 하면 지켜주실 거예요?”“정말 그 사람을 건드린 거야? 아니, 너…”안지영이 정말 배준우를 건드렸다는 말에 안진섭의 얼굴은 절망적으로 변했다.이것을 어떻게 하면 좋단 말인가?안지영은 억울한 눈빛으로 새파랗게 질린 아버지를 바라봤고, 안진섭은 그녀의 눈 밑에 담긴 억울함에 이마를 짚으며 말했다.“바로 널 해외로 보낼 거야!”“그 사람이 정말 두려우세요?”“당연한 소리 아니야? 지금 바로 회사 처리할 테니 같이 해외로 가자!”아버지의 말에 안지영은 입꼬리를 움찔거렸다.아버지가 배준우를 이 정도로 무서워하다니, 만약 배준우가 애당초 그녀가 고은영과 함께 그를 함정에 빠뜨린 것을 알게 된다면 분명 하늘그룹을 부숴버릴 것이다.이러한 생각들에 안지영은 더 불안해졌다.“아니요, 제가 아니에요!”“아니라고? 네가 아닌데 뭘 무서워하는 거야?”“은영이요. 은영이가 배 대표를 건드렸어요.”“은영이?”그녀의 말에 안진섭은 깜짝 놀랐다!안지영의 절친한 친구가 고은영이라는 것을 그는 잘 알고 있었다.하지만 지금 고은영이 배준우를 건드렸다는 건 무슨 소리일까?그는 약간 이해할 수 없다는 듯 물었다.“은영이는 지금 배 대표의 아내잖아.”“그건 다 가짜예요!”안지영이 말했다.“……”그녀의 말에 안진섭은 혼란스러웠지만, 그래도 오랫동안 상업계에 몸을 담가 왔기에 바로 정신을 차리고 물었다.“그게 어떻게 가짜라는 거야?”

  • 그날밤, 상사의 아이를 임신했다   제468화

    “그럼 당장 배 대표 찾아가서 솔직하게 말해!”“소, 솔직하게 말하라고요?”아버지는 지금 가서 솔직하게 말하면 큰일이 없을 거라고 확신할 수 있는 걸까?“아님 은영이 배가 커질 때까지 기다릴 생각이야?”안진섭은 매섭게 그녀를 노려보며 말했다.전에 그는 이 딸이 꽤 영리하다고 생각했는데 지금은 회사를 정말 그녀에게 맡겨도 될지 걱정이었다.단 몇 달 사이에 이렇게 큰일을 일으켰기 때문이다.“아, 안 돼요!”안지영은 머뭇거리며 말했다.“너희 지금 또 무슨 속셈이야?”“은영이가 아이를 데리고 도망갈 거라고 했어요.”안지영의 목소리는 점점 작아졌다.전에 고은영과 의논했을 때는 이 길밖에 없는 것 같았는데 지금 아버지랑 상의해 보니 도망가는 것도 방법이 아닌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안진섭은 역시 경험이 많은 어른답게 따끔하게 한마디 했다.“배준우 아내의 신분으로 도망간다고? 정말 아무 일 없을 것 같아?”맞는 말이었다!지금 배준우와 이혼하는 것도 불가능한 일인데 그의 아내 신분으로는 그 어떤 곳으로도 도망갈 수 없을 것이다.비록 전에 고은영과도 이 문제에 대해 의논했지만, 지금 아버지가 이렇게 말하니 안지영은 문제의 심각성을 확실히 알 수 있었다.그녀는 멀뚱히 안진섭을 바라보며 말했다.“그럼 이제 어떡해요?”“일단 준비해!”“네?”“배 대표한테 가서 죄를 인정하고 용서를 빌어야지.”이것이 정녕 아버지와 상의한 결과인 걸까?이럴 줄 알았으면 이를 악물고 절대 인정하지 않았을 것이다!하지만 방금 한순간 그녀는 정말 견딜 수 없을 것만 같았다. 어쨌든 그녀는 이 비밀을 이렇게 오랜 시간 마음속에 간직하고 있었기 때문이다.전에 그녀도 아버지에게 사실대로 털어놓으면 어떤 후과를 낳을지 생각하고 있었지만, 방금 뭐가 그렇게 다급해서 아버지에게 다 털어놓았는지 자신이 이해되지 않았다.이제 어떻게 하면 좋단 말인가?“아니예요. 아버지, 그건 안 돼요!”“고은영도 당장 불러!”그러나 안진섭은 진지하게 말했다.이미 임신을 한 마당에

  • 그날밤, 상사의 아이를 임신했다   제469화

    차 안, 안지영은 떨리는 마음으로 고은영에게 전화를 걸었다. 하지만 몇 번이나 걸어도 받는 사람이 없었고 란완리조트에 거의 도착할 때까지도 고은영은 전화를 받지 않았다.안진섭은 매섭게 그녀를 노려보며 말했다.“그만해!”“왜 전화를 못 하게 하는 거예요? 어찌 됐든 먼저 당사자한테 말해 줘야 하는 거잖아요.”안지영은 다급해졌다.이 바보는 왜 이럴 때 전화를 받지 않는 걸까?그녀는 더 이상 안진섭 쪽에 반항할 수 없었다. 그녀는 그에게 말해봤자 좋은 결과가 없을 거란 걸 알고 있었다.전에 그를 속인 것이 옳은 선택이었다!그런데 오늘 귀신에게 홀린 건지 그녀는 어쩌면 안진섭을 설득할 수 있고 안진섭이 그녀들에게 다른 방법을 생각해 줄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하지만 지금 오히려 같이 그녀들을 함정에 빠뜨리고 있었다.……같은 시각 란완리조트는 이미 엉망진창이 되었다.배준우는 어두운 얼굴로 소파에 앉아 있었고 방금 고은영을 데려다준 기사는 전전긍긍하며 고은영을 잃어버리게 된 경위를 설명했다.당시 차가 막혔는데 고은영이 갑자기 차에서 내려 도망갔다고 했다. 그는 쫓아가려고 했으나 뒤에 길게 늘어선 차 대열의 위압감을 무시할 수 없었다고 했다.기사는 놀라서 온몸을 벌벌 떨었고 말을 마친 후 감히 더 이상 말을 하지 못했다!그때 라현일이 공손하게 다가와서 말했다.“하늘그룹의 안진섭 씨와 안지영 씨가 오셨습니다.”배준우는 온몸으로 포악한 기운을 내뿜고 있었고 차갑게 손에 들고 있던 담배를 피우더니 말했다.“들어오라고 하세요.”“네.”라현일은 고개를 끄덕이더니 바로 아래로 내려갔다.배준우는 휴대폰을 꺼내 습관적으로 나태웅에게 전화를 걸었고 상대방은 빠르게 전화를 받았다.“여보세요.”“그 여자 도망갔어! 당장 사람 시켜 잡아 오라고 해.”배준우는 차갑게 말했고 전파를 사이에 두고서도 전화기 너머의 나태웅은 그가 내뿜는 무서운 기운을 느낄 수 있었다.그리고 그는 약간 놀라며 물었다.“도, 도망갔다고?”그는 분명 배준우에게 이렇게 하면

  • 그날밤, 상사의 아이를 임신했다   제470화

    배준우는 수중의 담배꽁초를 재떨이에 눌러 버리고는 차갑게 눈을 치켜들며 말했다.“안 대표님, 여긴 무슨 일로 오셨습니까?”그의 말투는 너무 차가웠고 그 속에는 약간의 위험이 배어 있었다.그는 본론을 말하라는 것이었다!원래 안진섭의 생각은 고은영도 여기에 있으면 어른인 그가 나서서 그녀들을 도와 일을 분명하게 설명할 생각이었다.그런데 지금 고은영이 도망갔으니, 이야기를 어떻게 꺼내면 좋을지 몰랐다.하지만 어찌 됐든 여기까지 온 마당에 말하기 싫어도 해야 했다.안진섭은 모질게 안지영을 노려보며 말했다.“안지영, 무릎 꿇어!”“……”“……”그의 말에 안지영과 배준우는 어리둥절했다.특히 안지영은 아버지의 말에 놀라더니 이내 믿기지 않는다는 듯 아버지를 바라보며 작은 목소리로 물었다.“아버지, 이게 대체 뭐 하자는 거예요?”무릎을 꿇으라니, 그녀도 그가 그녀를 데리고 이곳에 잘못을 인정하고 용서를 빌러 온 것이란 걸 잘 알고 있었다.하지만 지금 시대에 무릎을 꿇고 잘못을 인정하는 건 말도 안 되는 소리였다.비록 배준우가 그녀보다 나이가 몇 살 더 많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녀보다 훨씬 어른은 아니었다.그녀가 배준우에게 무릎을 꿇는다면 웃음거리가 될 것이기에 그녀는 절대로 꿇지 않을 것이다.이것은 그녀의 체면을 구기는 일이기 때문이다!그러자 안진섭은 매섭게 그녀를 노려봤다.“빨리 가지 않고 뭐해?”“안 돼요, 아빠!”뭐가 안 된단 말인가, 안진섭은 그녀가 이렇게 거역하자 자기의 노력이 그녀의 손에 망할까 봐 더욱 걱정됐다.안진섭은 흉악하게 소리쳤다.“네가 싫다면 내가 꿇으마!”말을 마친 그는 몸을 일으켰고 그의 말에 깜짝 놀라 대경실색해서 안진섭의 옷소매를 덥석 잡았다.“아, 제가 꿇으면 되잖아요!”이게 도대체 무슨 짓이란 말인가?그는 그녀에게 반응할 기회조차 주지 않았다.그리고 이렇게 오랫동안 부녀 사이로 지내왔는데 지금은 쿵짝이 전혀 맞지 않았다.쿵짝은커녕 차 안에서는 끊임없이 그녀에게 싫은 소리를 했다.여기 오

  • 그날밤, 상사의 아이를 임신했다   제471화

    그녀의 말에 거실은 순식간에 고요해졌다.안지영은 온몸을 벌벌 떨며 사신이 오기를 기다렸다.소파에 앉아있던 배준우는 얇은 입술을 살짝 열었다.“그게 정말 다예요?”그 한마디에는 다른 깊은 의미가 담겨 있었고 사람을 공포로 몰아넣는 위험이 느껴졌다.“은, 은영이가 임신까지 했어요..”그 순간 그녀는 정말 자기 혀를 깨물고 죽고 싶은 심정이 들었다.그나마 고은영이 도망가서 다행이었다. 그 바보가 영원히 이 무서운 남자에게 잡히지 않고 멀리 도망가길 바랄 뿐이었다.이어서 안진섭은 끊임없이 굽신거리며 사죄했고 자기도 이 사실을 오늘 밤에서야 알게 됐다고 했다.진즉에 알았다면 벌써 안지영을 끌고 와서 배준우 앞에서 죄를 인정했을 것이다!전에 안지영은 이런 결과일 줄 알았지만, 오늘 밤에 너무 놀라서 도저히 견딜 수가 없었다.그렇게 바꿀 수 없는 결과를 맞이해 버렸다!……한편, 고은영은 버스 터미널에 도착했다.그녀는 두려워서 감히 비행기도 타지 못하고 기차도 탈 수 없었기에 결국에는 버스 터미널로 왔다.그녀의 인상 속에 버스는 주민등록증 검사를 피할 수 있는 유일한 교통수단이었다.그러나 그녀가 터미널에 도착했을 때 터미널은 이미 문을 닫은 뒤였다. 그래서 그녀는 다음 날 아침 첫차로 떠날 생각에 대기실 밖의 화단에 앉아 있었다.현재 강성의 저녁 기온은 그리 높지 않았고 배가 고팠던 그녀는 라면을 먹으려고 근처 편의점으로 향했다.그러나 라면을 먹으려던 순간 검은 옷을 입은 사람들이 갑자기 그녀에게로 몰려왔다!고은영은 놀라서 바로 손에 들고 있던 라면을 바닥에 떨어뜨렸다.이게 무슨 상황이지? 강도들인가?그녀는 겁에 질린 눈빛으로 양복과 구두 차림에 선글라스를 낀 흉악하게 생긴 사람들을 훑어보며 맥없이 말했다.“저 돈 없어요!”그때 검은 옷을 입은 사람들 뒤로 갑자기 스모크 그레이 양복을 입은 남자가 걸어 나왔다.남자는 휴대폰을 들고 화면을 힐끗 보다 다시 고은영을 보고는 진지한 얼굴로 말했다.“사모님?”그의 말에 고은영은 깜짝 놀

Latest chapter

  • 그날밤, 상사의 아이를 임신했다   제1228화

    “먼저 돌아가.”“그럼 안지영이 날 때린 건...”거기까지 말한 하주원은 말을 멈추고 갑자기 눈물을 흘렸다.그리고 입을 열었다가 다시 숨을 고르며 눈물을 쏟았다.하주원은 본인을 가녀린 피해자로 만들어 놓았다.하주원이 안지영과의 사건을 꺼내자 나태웅의 표정이 또다시 어두워졌다.“네가 먼저 찾아가서 안지영을 때린 거잖아. 아니야?”“아니야. 난 그저 오빠가 마음에 들어 하는 여자가 어떤 사람인지 보려고...”“...”“대화 좀 나누다가 안지영이 갑자기 나를 때린 거야!”하주원이 울면서 얘기했다.눈물을 흘리면서 하는 말은 거짓말 같지 않았다. 하주원의 모습을 본다면 모두가 그걸 진짜라고 믿을 것이다.나태웅이 미간을 찌푸렸다.“안지영이 먼저 때린 거야?”하주원은 고개를 끄덕이면서 울음을 그치지 못했다.“안지영이 먼저 나를 때린 거야. 그렇지 않으면 나도 반격하지 않았을 거야.”나태웅은 속에 화가 부글부글 끓었다.안지영이 먼저 손을 올린 것이라면...안지영의 성질을 생각해 보면 말이 안 되는 것도 아니다.안지영은 조금이라도 심기가 불편하면 성질을 부리니까 말이다.전형적인 강약약강이 아닌가.전에는 배준우가 복수할까 봐 두려워하더니, 하주원한테는 함부로 대하다니. 나태웅에게 있어서 안지영은 충분히 그럴 사람이었다.참지 않는 것도, 참지 못하고 폭발하는 것도 다 안지영이다.“먼저 돌아가.”“이모가 있을 때는 이런 일을 겪을 거라고 생각도 못 했어. 이모가 보고 싶어. 엉엉...”하주원은 또 나태웅의 어머니를 언급하면서 눈물을 흘렸다.나태웅은 머리가 아파서 한숨을 푹 쉬고 이마를 매만졌다.“먼저 돌아가. 안지영이 곧 사과할 거야.”“정말? 정말이야?”하주원이 울면서 물었다.“그래.”다 성인이니 본인이 한 짓에 대가를 치러야 하지 않겠는가.특히 안지영은 제대로 혼내주지 않으면 앞으로도 더 막 나갈 것이다.나태웅의 대답을 들은 하주원은 만족했다.하주원은 아까 나태범과 나태웅의 대화를 다 엿들었다.하지만 그래도 하주원

  • 그날밤, 상사의 아이를 임신했다   제1227화

    밖에서 금방 돌아온 진이훈은 나태웅이 온 힘을 다해 핸드폰을 탁상 위로 던지는 것을 보았다. 핸드폰 액정은 마치 거미줄처럼 금이 가 있었다.진이훈은 속으로 핸드폰 수리점에 연락해야겠다고 생각했다.“하주원 씨가 오셨습니다. 만나보실 겁니까?”진이훈이 낮은 소리로 물었다.하주원이라는 이름을 들은 나태웅은 그저 머리가 아팠다.미간을 누른 나태웅이 얘기했다.“들어오라고 해.”“네.”진이훈이 고개를 끄덕이고 밖으로 나가려고 했다.손잡이를 돌리려던 순간, 진이훈은 무언가를 떠올린 듯 물었다.“아까 어르신께서 꽃을 주문하라고 하셨습니다.”“무슨 꽃?”“장미꽃이요. 내일 대표님 이름으로 안지영 씨한테 보낼 예정입니다.“...”그 말을 들은 나태웅은 도저히 참을 수가 없었다.‘그년한테 꽃을 보낸다고? 이게 무슨 수단이지?’안지영이 다른 여자와 다르다는 것을 떠올린 나태웅은 숨을 깊이 들이쉬더니 얘기했다.“다른 방법을 알아보라고 해. 그년은 꽃을 좋아하지 않으니까.”진이훈은 그 말을 듣고 입꼬리를 억누르려고 애썼다.‘이런 상황에서도 그년이라고 부르시니...’“네.”진이훈은 아무 말도 하지 못하고 고개를 끄덕였다.원수 같은 두 사람을 보면서, 진이훈은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지금은 나태범까지 끼어들었으니 앞으로 무슨 일이 일어날지는 전혀 알 수 없었다. 진이훈이 나가고 얼마 되지 않아 하주원이 눈물을 닦으면서 들어왔다.표정이 좋지 않은 나태웅을 본 하주원이 억울한 듯 속삭였다.“태웅 오빠.”나태웅은 그저 차가운 눈빛으로 하주원을 쳐다볼 뿐,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그 눈빛을 마주한 하주원은 저도 모르게 겁을 먹었다.하지만 당당하게 얘기했다.“안지영과 헤어지면 안 돼? 안지영은 오빠한테 부족한 여자야.”“그럼 누가 나한테 어울리는데. 네가?”“태웅 오빠...”그 말을 들은 하주원은 얼굴을 붉혔다.그리고 아무 대답도 하지 않았다. 하주원에게 있어서는 대답을 하지 않는 것이 대답한 것과 같은 것이었다.“이모님이 얘기했었잖아

  • 그날밤, 상사의 아이를 임신했다   제1226화

    장선명은 바로 전화를 받아서 스피커폰으로 돌려놓았다.“나태웅, 설마 나한테 사과하라고 할 건 아니지?”장선명은 ‘사과’라는 두 글자에 힘을 주어 얘기했다.안지영은 그 두 글자를 듣고 표정이 굳어버렸다.나씨 가문은 사과를 받아내는 것 외에는 아무것도 할 줄 모르지 않나.나태웅이 요즘 안지영더러 계속해서 하주원에게 사과하라고 한 걸 떠올리니 안지영은 화가 치밀었다.전에는 나태웅이 이렇게 막무가내인 사람인 줄 몰랐지만 이제야 알게 되었다.정말 솔로인 것이 당연한 사람이다.“오늘 나씨 가문에서 일어난 일에 관해서 설명을 해줬으면 하는데.”안지영은 장선명 옆에 앉아 있다가 그 말을 듣고 하마터면 욕할 뻔했다.하지만 장선명은 그런 안지영을 품에 안고 따뜻한 손으로 안지영의 입을 막은 후 고개 숙여 웃으며 안지영을 바라보았다.안지영은 그런 장선명을 쳐다보면서도 나태웅을 향한 분노를 감추지 못했다.장선명은 가볍게 웃었다.“나태웅 씨가 원하는 게 어떤 걸까? 내 약혼녀랑 같이 너네 가문 경호원한테 가서 사과라도 해야하나?”“...”“...”장선명이 오늘 나씨 가문에서 사람을 때렸으니 사과를 해야하는 것은 당연하다.하지만 지금 장선명의 태도에서는 사과하려는 마음이 전혀 보이지 않았다.장선명이 약혼녀를 데리고 나씨 가문의 경호원한테 사과하러 간다니.“장선명, 지금 뭐 하자는 거야. 아니면 경호원은 사람으로 보지도 않는다는 건가?”“하.”장선명이 크게 웃었다.“반응은 빠르네. 여태까지 네가 바보인 줄 알았는데.”‘바보’라는 단어에 전화기 너머의 나태웅이 턱에 힘을 꽉 주었다.숨소리마저 기분 나빠진 것을 느낄 수 있었다.“장선명, 선 넘지 마.”나태웅이 이를 꽉 깨물고 장선명을 찢어 죽일 것처럼 말했다.“왜, 이 뜻이 아니었나?”틀린 건 아니었다.하지만 나태웅이 장선명더러 경호원을 찾아와 사과하라고 할 수도 없는 짓이었다.나태웅은 원래 장선명이 이렇게 하도록 할 생각이 없었지만 장선명이 그렇게 얘기하자 다른 방법이 떠오르지 않았다

  • 그날밤, 상사의 아이를 임신했다   제1225화

    안지영은 그런 장선명의 눈빛을 바라보면서 약간 난감해했다.“정말 못 맡은 거예요?”“맡았어.”장선명이 당당하게 얘기했다.하지만 장선명은 그게 썩은 냄새인 줄 몰랐다. 그저 날계란의 냄새인 줄로만 알았다. “...”안지영은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랐다.“도대체 요리할 줄 아는 거 맞아요?”“너무 잘하는 건 아닌데, 너한테 만들어주고 싶었으니까.”장선명이 당당하게 얘기했다.안지영은 자기 귀를 의심할 뻔했다.‘요리를 해주고 싶은 게 아니라 죽이고 싶은 게 아니었을까?’“앞으로 요리하지 말아요.”안지영이 얼른 말했다.‘난 아직 오래 살고 싶어. 아니, 저번에도 요리하지 않았던가? 그때는 이 정도 실력이 아니었는데, 왜 이번에는 계란이 썩은 것도 몰랐지?’하지만 안지영은 더 생각하고 싶지 않았다.아까 먹은 계란말이 때문에 트라우마가 생길 지경이었다. 앞으로는 절대 장선명의 요리를 먹지 않을 것이다.“알겠어. 안 할게.”“앞으로는 고용인들께 부탁드려요.”안지영은 얼른 장선명을 끌고 주방에서 나왔다. 그리고 집사에게 눈치를 줬다.고용인들은 얼른 주방에서 요리를 시작했다.안지영은 주방 쪽을 향해 외쳤다.“주방용품 여러 번 씻어주세요. 아니면 그냥 버려주세요.”고용인들은 안지영을 쳐다보면서 공손하게 고개를 끄덕였다.“네. 사모님.”“...”‘이런 오해를...’표정이 좋지 않던 장선명은 고용인의 말을 듣고 금세 미소를 지었다.안지영이 반박하려는데, 장선명이 안지영을 품에 그러안고 집사를 보며 얘기했다.“저 사람은 월급을 올려줘.”“네.”집사는 고개를 끄덕였다.그 고용인은 약간 멈칫했다가 장선명을 향해 허리를 숙였다.“감사합니다!”기뻐하는 장선명의 표정을 본 안지영은 장선명의 허리를 확 꼬집었다.장선명은 아파서 ‘습’하고 숨을 들이켰다.“이 여자 봐라? 남편을 죽이려고?”“우리 아직...”“어차피 곧 결혼할 거잖아. 웨딩드레스도 이미 정했는데.”장선명이 얘기했다.“...”웨딩드레스를 떠올린 안지영은 아무 말

  • 그날밤, 상사의 아이를 임신했다   제1224화

    장선명은 계속 토하는 안지영을 보고 다시 계란말이를 쳐다보더니 표정이 어두워졌다.‘그렇게 맛없는 거야? 토할 만큼?’흐뭇한 분위기는 얼마 가지 못했다.집사와 고용인들은 서로 난감해하면서 시선을 피했다.장선명은 안지영에게 물을 건네주었다. 안지영은 입을 헹구었지만 여전히 입에서 그 맛이 나는 것만 같았다.“우웩.”“...”‘또 토한다고? 그렇게나 맛이 없었어?’장선명은 믿을 수 없다는 듯 계란말이를 입에 넣었다. 도대체 얼마나 맛이 없기에 이런 반응이 나오는 것인지 이해가 되지 않았기 때문이다.하지만 계란말이를 씹는 그 순간, 장선명은 그대로 굳어버렸다.이건 맛이 없는 정도가 아니라...장선명도 쓰레기통 옆에서 연신 구역질을 했다.“우웩.”주방 밖에 서 있던 집사와 고용인들은 그 모습을 보고 서로 눈치를 보았다.자기가 만든 것을 먹고 토하는 경우라니... 얼마나 맛이 없길래 이런 일이 일어난 걸까.5분 정도 지난 후, 안지영은 입가를 닦으면서 몸을 일으켰다. 얼굴은 핏기 하나 없이 창백했다.장선명은 여전히 입을 헹구고 있었다. 입에 여전히 그 맛이 남아있는 것만 같았다.장선명은 안지영을 보면서 얘기했다.“미안해.”“그건 대체 뭐였어요?”안지영이 물었다. 이윽고 질문 공세가 이어졌다.“뭘 넣은 거예요?”“소금만 넣었을 뿐이야.”“그럴 리가요.”안지영이 바로 대답했다.소금을 많이 넣었으면 그저 짤 것이다. 하지만 계란말이에서는 아주 더러운 냄새가 났다.“...”장선명은 정말 소금만 넣었기에 억울했다.“그럼 계란이 썩은 건가?”장선명이 의아해하면서 중얼거렸다.“당연하죠. 계란이 썩은 건지도 몰라요?”아까 먹은 계란말이가 썩은 계란이라고 생각하니 더욱 메스꺼웠다. 장선명은 아까 계란말이를 할 때부터 냄새가 이상하다고 생각했다.하지만 그게 정상인 줄 알고 그대로 진행해 버렸다.그런데... 냉장고에 썩은 계란이 있다니. 이게 무슨 일인가.“안 집사.”“네, 도련님.”안 집사가 바로 앞으로 나와서 대답했다.

  • 그날밤, 상사의 아이를 임신했다   제1223화

    안지영은 킹덤 타운에서 물러나지 않았다. 하주원에게 사과도 하지 않았다.장선명은 안지영을 데리고 킹덤 타운에 도착했다.“먼저 씻어. 안 좋은 일들을 털어버려야지.”안지영이 고개를 끄덕였다.“네. 확실히 재수가 없긴 했어요.”오늘은 재수가 좋지 않은 날인 것이 분명하다. 그렇지 않고서는 이런 일들을 겪지 않을 것이다.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집에 가만히 있을 수는 없었다. 해야 할 일이 있으니까 말이다.그래도 오늘 강제로 나씨 가문에 다녀온 것을 생각하면 재수가 없어서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았다.샤워를 마친 후 안지영은 먼저 안열에게 전화를 걸었다.“안 대표님.”“부승호 씨와 시간 좀 잡아줘요. 만나봐야겠어요.”안지영은 머리카락의 물기를 닦으면서 전화기 너머의 안열에게 얘기했다.그 말을 들은 안열은 약간 멍해있다가 대답했다.“부승호 씨를 만나려고요? 그럴 필요 없다고 생각됩니다만.”안열이 보기에는 부승호는 안씨 가문과 안진섭에게 모든 충성을 다 했었다.주식을 나태웅에게 팔아넘기기 전까지만 해도 말이다.주식을 팔아버린 부승호는 안씨 가문을 완전히 배신한 것과 같다.배신자는 다시 만날 필요가 없다는 게 안열의 생각이었다.안지영이 한숨을 내쉬고 얘기했다.“당신이 몰라서 그래요.”부승호는 동지운과 달랐다. 부승호는 안진섭과 함께 모든 것을 일궈낸 사람이 아니겠는가.물론 동지운도 초창기 멤버지만 부승호는 동지운처럼 야망이 없고 선을 지킬 줄 아는 사람이었다.그런데 갑자기 주식을 나태웅에게 팔아넘긴 것은 분명 원인이 있었을 것이다.안지영은 부승호가 위험에 처했다고 생각했다.“그럼 언제가 편하실까요?”안지영이 뜻을 굽히지 않자 안열도 더는 말리지 않았다.“내일로 하죠.”“네.”전화를 마친 안지영의 눈이 빛났다.나태웅의 이름을 떠올린 안지영은 바로 나태웅을 갈기갈기 찢어 죽여버리고 싶었다.그 쓰레기는 정말 사람을 화나게 하는데 재능이 있다.아래층으로 내려온 안지영은 장선명이 주방에 서서 앞치마를 두르고 있는 모습을 보았다.

  • 그날밤, 상사의 아이를 임신했다   제1222화

    나태범은 종래로 이런 일을 당해본 적이 없었다. 하지만 이런 일을 제집에서 당하다니, 분노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마음대로 처리하세요.”말을 마친 나태웅이 바로 떠나려고 했다.나태범은 그런 나태웅을 불러세웠다.“거기 서.”“또 무슨 일입니까?”나태웅이 물었다.“무슨 일이냐고? 내가 너를 불러서 들을 말이 고작 그 한마디겠어?”“아니면요?”“아니면요? 하, 넌 네 형을 하나도 닮지 않았어. 그래도 역시 네 형이...”더 믿음직해.나태범은 그 말까지 하지 못했다. 요즘 나태현의 행실을 떠올린 나태범은 머리가 지끈거렸다.도대체 아들을 키운 건지 아니면 뱀을 키운 건지.두 아들 다 결혼 문제 때문에 전전긍긍하면서 나태범의 도움은 받지 않으려고 하고 있다.이제 어쩌다가 마음을 놓을까 했더니만 더욱 애만 타게 한다.“너 정말 안지영이랑 잘 되고 싶으면 앞으로는 내 말을 들어.”그 말을 들은 나태웅이 바로 고개를 돌려 차가운 눈빛으로 나태범을 쳐다보았다.나태범은 계속해서 얘기했다.“왜 안지영을 그렇게 부르는지는 모르겠지만 네가 안지영에게 관심이 없었다면 지금까지 꽉 붙잡고 있지는 않았겠지.”나태범은 그 누구보다 자기 아들을 잘 안다고 자부했다.멍청이 나태현에 비하면, 나태웅이 저지른 실수는 귀여운 수준이다.나태웅은 여전히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차갑게 나태범을 바라볼 뿐이다.나태범은 아무 말도 안 하는 나태웅을 확 발로 걷어차 버리고 싶었다.“정말 안지영을 손에 넣고 싶으면, 하주원한테 사과하라는 소리는 집어치워 버려.”나태범이 얘기했다. 그리고 대답하지 않는 나태웅을 보며 말을 이어 나갔다.“내 말을 들어. 그러면 안지영이 장선명과 결혼하기 전에 네 곁으로 돌아올 수 있도록 만들어 줄 테니까.”“...”그 말을 들은 나태웅은 미간을 좁혔다.“말을 들으라고요?”“그래, 난 누구보다도 네 속내를 잘 알아. 싫은 척하기는. 쯧.”나태범이 혀를 차면서 나태웅을 놀려주자 나태웅의 표정이 어두워졌다.그러자 나태범은 재미를 잃은

  • 그날밤, 상사의 아이를 임신했다   제1221화

    나씨 가문에 도착한 나태웅은 집안에 들어서기도 전에 나태범의 고함 소리를 들었다.나태웅은 눈을 질끈 감고 안으로 들어갔다.들어가자마자 나태웅은 무언가가 날아오는 것을 느꼈다. 무의식으로 몸을 움직였지만 완전히 피하지는 못해 이마에서 피가 철철 흘렀다. 그와 동시에 머리도 어지러워졌다.집사가 소스라치게 놀라면서 외쳤다.“대표님!”화를 내던 나태범은 집사의 목소리를 듣고 손의 재떨이를 꽉 움켜쥐었다.이마를 붉게 물들인 나태웅을 보면서, 나태범은 화가 나서 재떨이를 책상에 던져버렸다.나태웅의 모습을 보면서 나태범은 화를 참으려고 노력했지만 결국 참지 못하고 소리를 질렀다.“너, 너 때문에 내가 정말 화가 나서 죽을 지경이야. 이 쓸모없는 자식! 여자 하나 때문에 이렇게 돼?!”나태웅은 이마를 만져보았다. 손끝에 따뜻하고 진득한 액체가 묻어나왔다.그 모습을 본 집사는 얼른 사람을 시켜 구급상자를 가져오라고 했다.고용인은 얼른 가서 구급상자를 가져와 나태웅의 상처를 치료해 주었다.나씨 가문은 난장판이 되었다.화가 나 있던 나태범은 집사와 고용인이 나태웅을 싸고도는 모습을 보고 더욱 혈압이 올랐다.“다 물러가! 사내자식이 이 정도도 못 참아? 죽을 것도 아닌데! 차라리 확 죽어버렸으면 좋겠어! 이 못난 놈 같으니라고.”“어르신, 진정하세요.”집사가 나서서 얼른 나태범을 말렸다. 이러다가는 더 심한 말로 나태웅을 상처 줄 수도 있었기 때문이다.말은 거칠지만 속이 여린 사람은 이런 점이 좋지 않았다.화가 나면 비수 같은 말로 상대방의 심장을 후벼 파니까 말이다.나태범이 차갑게 얘기했다.“다 나가!”집사는 그런 나태범을 보고 아무 말도 하지 못한 채 나태웅의 이마에 반창고 하나 붙여주고 사람들을 데리고 나갔다.이제 나태범과 나태웅만 남았다.나태범은 나태웅을 노려보면서 물었다.“안지영더러, 하주원에게 사과하라고 한 거야?”그 질문에 나태웅은 이를 꽉 깨물었다.아버지인 나태범도 지켜보지 못할 정도라니.나태범은 안지영이 나태범의 앞에

  • 그날밤, 상사의 아이를 임신했다   제1220화

    결국 이를 꽉 깨물고 물었다.“왜 안지영을 데리고 나씨 가문에 간 거지?”“어르신도 대표님을 걱정해서 그런 겁니다. 대표님이...”거기까지 말한 집사는 문득 정신을 차리고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하지만 나태웅은 집사가 말하려는 것을 알아차렸다.“하, 나 때문이라고? 내가 그렇게 쓸모없어 보였나 보지?”“아, 아닙니다! 그저 대표님의 상태가 걱정되셨나 봅니다.”집사는 나태웅에게 나태범의 진심을 전달할 수 없었다. 나태범의 눈에, 나태웅은 정말 쓸모없는 인간이었다. 요즘 들어 나태범은 나태웅이 동영그룹에서 배운 것이 정말 하나 없다고 푸념했다.나태웅이 동영그룹의 결단력과 행동력은 하나도 배우지 못했다고 말이다.조금이라도 배웠다면 나태범은 지금 손자를 돌보고 있을지도 모른다.나태웅은 바로 전화를 끊었다.몸을 돌려 부승호를 쳐다보자 부승호는 차가운 눈빛으로 나태웅을 쳐다보고 있었다. 두 사람 사이는 마치 팽팽하게 당겨진 끈 같았다.나태웅이 앞으로 다가가 부승호의 맞은편에 앉아 얘기했다.“이번 일이 끝나면 내가 직접 데려오지.”“털끝 하나 건드리기만 하면...”“그럴 일은 없어.”부승호가 말을 다 하기 전에 나태웅이 말을 끊었다.나태웅은 몸을 일으킨 후 편지봉투를 건넸다. 그 안에는 부승호가 해야 할 일이 적혀있었다.부승호는 차갑게 나태웅을 올려다보았다. 부들거리는 주먹을 겨우 참으면서 말이다....장선명이 안지영을 데리고 나온 후, 장성현까지 차에 탔다.장성현은 얼른 안지영을 위로하면서 얘기했다.“지영아, 앞으로 무슨 일 있으면 바로 이 할아버지한테 얘기해. 내가 지켜줄 테니까.”“감사합니다.”장성현의 위로에도 안지영은 속이 편하지 않았다. 자꾸만 비바람이 몰아치는 것만 같았다.나태웅이 전화를 걸어도 바로 끊어버렸다.안지영은 나태웅만 생각하면 짜증이 나서 돌아버릴 것만 같았다.장선명은 먼저 장성현을 장씨 가문에 데려다주었다.“너희들도 돌아가.”“네.”“조심해. 나태범은 그야말로 정신병자니까!”장성현이 얘기했다.

Scan code to read on App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