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민혁과 오 씨 남매는 다음 날 오전 서명욱의 연락을 받았다.전화를 끊은 이민혁은 담담하게 말했다.“서명욱이 아직도 정신을 차리지 못한 것 같군요.”오동훈은 눈살을 찌푸렸다.“어제 현장에 있었던 사람들을 다시 소집하고 그쪽 집안 권위자도 직접 나선다고 하니 준비를 단단히 한 것 같은데요.”오선영도 한마디 거들었다.“설마 홍문연인가요?”“무슨 짓을 벌이려고 하는지 모르지만, 우리도 손 놓고 당할 수는 없죠.”오 씨 남매는 이민혁의 실력을 굳게 믿었기에 고개를 끄덕이고 약속 장소로 갈 준비했다....카이슨 호텔 주변은 실탄을 장착한 특별 경호부대들로 둘러싸여 경비가 삼엄했다.모든 기자와 업계 거물들은 서씨 가문의 접대원이 신원을 확인한 후에야 입장할 수 있었다.다들 엄격한 입장 절차에 불만이 있었지만, 서광은과 전임 권위자인 서호까지 등장한다는 소식에 모든 불만이 한순간에 사라졌다.두 가문이 동시에 공식 석상에 모습을 드러내는 것은 매우 드문 일이었다.어제 전국적으로 생중계가 되는 상황에서 서씨 가문이 오씨 가문에게 수모를 당했으니 오늘 그 수모를 무마하려고 열리는 행사였기에 더욱 흥미진진할 것이 분명했다.게다가 수행자인 서호까지 나선다고 하니 반응은 더 폭발적이었다.많은 사람은 서호가 수행자라는 허무맹랑한 말을 믿지 않았지만, 기사 타이틀로 쓰기에는 엄청나게 좋은 소재였다.하지만 일부 거물들은 서호의 실력이 사실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고 어젯밤에는 그가 이미 성역의 경지까지 오른 강자라는 소문이 비밀리에 돌았다.어느 가문이든 성역의 강자만 있다면 그 누구도 건드릴 수 없는데 서씨 가문은 중해 시에서의 뿌리가 깊은 데다가 성역의 강자까지 보유하고 있다고 하자, 일부 사람들은 벌써 오씨 가문의 안위를 걱정하기 시작했다.연회장은 어제보다 더 많은 사람으로 가득 찼다.현재 최고의 권위자인 서광은을 중심으로 서씨 가문의 핵심 인물들이 그의 옆에 앉았고 깁스를 한 서명욱은 멀리 구석 쪽에 자리 잡았다.정신을 차린 진희도 고상하게 차려입고
연회장 안에는 오씨 가문의 사람들과 서호만이 아직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일부 재계 거물들의 이목은 두 가문 사이의 갈등보다도 서호가 진짜로 성역에 입성했는지에 집중됐고 만약 사실이라면 앞으로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고민했다.12시가 되자 오 씨 남매가 연회장 안으로 들어왔다.“오동훈과 오선영이 왔습니다!”모든 사람의 시선은 두 사람에게 집중되었고 카메라 셔터 소리가 끊임없이 들렸다.오 씨 남매의 뒤로 이글거리는 눈빛을 한 이하늘이 있었고 세 사람은 담담한 표정으로 연회장 안으로 들어왔다.이때 서명욱이 먼저 시비를 걸었다.“이하늘! 오늘도 한번 어제처럼 난리 쳐보지!”진희도 옆에서 한마디 거들었다.“그러니까! 네가 감히 서씨 가문을 건드리다니! 오늘 이런 광경은 너도 처음이지?”이민혁은 고개를 가로저으며 말했다.“아직 어제의 흉터가 낫지도 않은 것 같은데 이렇게 나대는 건가요?”서명욱은 어제의 공포가 다시 떠올랐고 숨을 크게 몰아쉬며 서광은을 향해 말했다.“큰아버지, 저놈이 아직도 정신을 못 차리고 날뛰는데 본때를 보여줘야 합니다!”진희도 옆에서 계속 한마디씩 거들었다.“맞아요, 무조건 엄벌에 처해야 합니다!”서광은은 두 사람을 혐오스럽다는 표정으로 바라보고는 시선을 이민혁에게로 돌렸다.“이하늘, 반폭성역에 대해 들어본 적 있나?”이민혁은 담담하게 말했다.“모습을 드러내고 싶지 않을 뿐이죠.”서광은은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오씨 가문에서 자네를 내세운 건 참된 선택이라고 봐.”“억울한 일을 당했는데 당연히 도와줘야죠.”“어제 일은 더 이상 얘기하고 싶지 않아, 서명욱과 조강을 다치게 했으니 무슨 설명이라도 해야 하지 않겠어?”“설명이라, 당신들이 오동훈을 납치했을 때 오씨 가문에 설명이란 걸 했나요?”“그건 납치가 아니라 그냥 조용히 얘기하려고 한 거지.”이민혁은 코웃음을 쳤다.“역시 가문의 최고 권위자다운 발상이네요.”“말장난 하지 말고 어제 일은 반드시 우리 가문에 사과하고 배상해야 할 것이야, 그렇지 않으
사람들은 실내에서 이런 장면을 만들어 내는 서호의 실력에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서씨 가문의 사람들은 놀라는 사람들의 표정에 웃음을 감추지 못했다.서광은은 직접 등받이 의자를 무대 중앙에 가져다 놓고 서호에게 앉기를 권했다.그러고는 이민혁을 바라보며 천천히 말했다.“아직도 자기가 잘났다고 생각하는 건가?”이민혁은 서호를 한번 훑어보더니 괴이한 미소를 지었고 서호도 그의 시선에 아랑곳하지 않았다.서호는 산꼭대기 전투에서 소년에게 패한 후, 성역에 갓 입성했을 때의 호방했던 의지와 천하를 누비려던 웅대한 포부는 이미 사라진 뒤였다.하지만 서씨 가문의 평판이 나빠지는 것을 지켜볼 수 없었던 그는 가문의 명예 회복을 위해 나섰고 최선을 다해서 싸운 뒤 돌아가서 수련에 매진할 생각이었다.이민혁은 웃으면서 말했다.“성역이 그 정도로 대단하지도 않은 것 같은데요, 겁낼 필요가 없어 보이네요.”서광은은 귀를 의심하지 않을 수 없었다.‘감히 성역 앞에서 아직도 이렇게 건방지다니, 정신이 나간 거 아니야?’그는 믿을 수 없다는 듯 되물었다.“뭐라고?”“성역도 대단한 것은 아니라고요.”서명욱은 가만히 듣고 있다가 분노에 차서 고함을 질렀다.“이놈아, 정말 오만하기가 그지 없네! 어디 감히 우리 서씨 가문의 큰 어르신 앞에서 아무 말이나 지껄이는 거야! 큰할아버지, 어서 저놈을 무너뜨려 주세요.”진희도 옆에서 노발대발했다.“저놈은 서씨 가문의 실력을 너무 무시하잖아요, 더 이상 봐줘서는 안 돼요!”이민혁은 가소롭다는 듯 껄껄 웃으며 고개를 저었다.그러자 서광은은 서호에게 깍듯하게 말했다.“보시다시피 저놈은 멍청하게도 아버님의 실력 앞에서도 방자한 태도를 하고 있습니다. 얼른 나서서 미친놈을 처리해 주세요.”서호는 고개를 가로저으며 이민혁에게 말했다.“젊은이, 지금 정중히 사과만 한다면 보상금은 없던 일로 하지.”서명욱은 불만이 가득했지만, 아무 말도 하지 못하고 이민혁을 뚫어져라 노려보았다.진희는 옆에서 작은 소리로 투덜거렸다.“이게 무
서호는 이민혁의 건방진 말에 불만을 품을 수밖에 없었다.그는 자신의 신분으로 몇 마디만 하면 일을 쉽게 해결할 수 있을 거로 생각했다.하지만 그의 생각과는 다르게 이민혁은 그의 존재를 알면서도 움츠러들기는커녕 거만하게 행동했다.서호는 눈살을 약간 찌푸리고는 이민혁을 향해 말했다.“젊은이, 그냥 평화롭게 이 일을 마무리 지으려고 했지만 이렇게 나온다니 내가 할 수 없이 손을 써서 자네에게 교훈을 줘야겠네.”서씨 가문의 사람들은 기뻐하면서 힘없이 나가떨어질 이민혁을 안쓰럽게 쳐다봤다.‘성역의 경지에 오르면 천하무적이 아닌가! 그런 큰 어르신이 직접 나서는데 그 어떤 존재가 살아서 여기를 빠져나갈 수 있겠는가!’연회장 안의 모든 이목은 이민혁에게 쏠렸고 전국의 수많은 네티즌도 이민혁의 반응을 지켜봤다.서호는 자리에서 일어나더니 연회장 전체를 뒤덮을 정도의 영적 위압을 뿜어냈다.그의 위압적인 행동에 사람들은 성역의 무서움을 느끼면서 절세 고수의 존재를 인정할 수밖에 없었고 다들 마음속으로 이민혁을 동정하기에 바빴다.하지만 이민혁은 한 치의 흔들림 없이 말했다.“어르신, 며칠 전 밤 산꼭대기에서 있었던 일을 기억하십니까?”“뭐? 자네?”서호는 갑자기 머릿속이 하얘지더니 믿을 수 없다는 듯 이민혁을 바라보았다.이민혁은 웃으면서 담담하게 말을 이어 나갔다.“그날 저녁 어르신의 총 실력이 아주 인상적이었습니다.”“그날 그 선배님이라고요?”서호는 그제야 자기 앞에 있는 이하늘이 며칠 전날 밤 산꼭대기 전투에서 자기를 무참하게 짓밟았던 젊은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그는 달라진 이민혁의 얼굴에 당황했지만, 강한 능력을 갖고 있는 이민혁이 정체를 드러내지 않으려고 얼굴을 바꾸는 것쯤은 충분히 가능한 일이라고 생각했다.서호는 위풍당당했던 기세는 온데간데없고 허리를 굽혀 이민혁에게 인사했다.“선배님 앞에서 제가 멋도 모르고 무례한 짓을 했네요, 부디 용서해 주십시오!”생각지도 못한 서호의 행동과 말투에 사람들은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아버지, 지
서호는 서광은을 발로 걷어찬 뒤 이민혁을 향해 말했다.“선배님, 더 이상 속물들과 상대하지 마시고 제가 책임지고 이 일을 마무리 짓겠습니다.”서호는 어마어마한 실력을 갖춘 이민혁이 화를 낸다면 서광은은 고사하고 서씨 가문을 하룻밤 사이에 망하게 할 수도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그도 이민혁의 존재를 알지 못했더라면 천하에 자기가 다스릴 수 없는 존재가 있을 거라고는 상상도 하지 못했지만, 수행을 하면 할수록 이민혁의 무서운 실력을 파악할 수 있게 되어 이유 불문하고 사과하기에 급급했다.이민혁은 잠시 고민하더니 말했다.“기자들과 비관계자들은 이제 밖으로 내보내고 서명욱이 오 씨 남매에게 정식으로 사과만 한다면 그냥 없던 일로 넘어가도록 하겠습니다.”이민혁도 서호의 체면을 봐서라도 일을 크게 만들기도, 따지고도 싶지 않았다.“네, 선배님! 시키는 대로 하겠습니다.”그 사이 마침내 정신을 차린 서광은은 서호에게 큰 소리로 따졌다.“아버지! 저놈이 뭐길래 이렇게까지 예의를 지키시는 겁니까? 지금 아버지의 행동이 저희 서씨 가문의 명성에 먹칠을 하신다는 것을 모릅니까?”서광은은 사람들 앞에서 통쾌하게 복수를 하려던 것과는 달리 상황이 너무 허무하고 창피하게 흘러가는 것을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었다.게다가 그는 서호가 왜 이천책에게 이토록 공경을 표하는지 이해되지 않았다.서호는 크게 화내면서 서광은의 얼굴을 힘껏 내리쳤고 그 충격에 서광은은 선혈과 함께 이빨 몇 개를 토해냈다.“이놈아, 네가 저분이 누군지 알고 나대는 거냐! 네 아버지인 내가 존경하시는 분이라는데 네가 뭐라고 이렇게 큰소리치는 거냐!”서호는 서광은에게 이민혁은 쉽게 건드려서는 안 되는 존재라고 계속 일깨워줬지만, 서광은은 듣기는커녕 오히려 서호에게 화낼 뿐이었다. “아버지께서 나서기 싫으시다면 제가 직접 저놈을 처리하겠습니다! 팽 서장!”서광은의 외침에 남부 경찰청 서장인 팽전이 성큼성큼 다가왔다.“이하늘이 내 가족을 폭행한 것도 모자라 중해 그룹을 모독했어! 당장 구치소에
연회장 안의 기자들과 관중들은 생각지도 못한 진희의 폭로에 놀랐다.서씨 가문의 사람들에게는 조강이 어제의 충격으로 아직 의식불명 상태이니 이민혁이 사람들 죽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팽전은 다시 한번 이민혁에게 말했다.“지금 이 자리에 당신이 사람을 죽였다는 증언이 있으니 경찰서에 함께 갑시다. 제가 강제 집행까지는 하지 않을 테니 협조해 주십시오.”진희는 이민혁만 잡으면 남아있는 오 씨 남매는 쉽게 처리할 수 있다는 생각에 득의양양한 미소를 지었다.서명욱은 자기가 치른 혹독한 대가에도 이민혁과 오 씨 남매가 벌을 받지 않는다면 죽고 싶은 심정이었다.서광은은 무슨 수를 써서라도 사람들 앞에서 이민혁의 오만함을 꺾어야만 중해에서 머리를 들고 다닐 수 있을 거로 생각했다. 오동훈과 오선영도 경찰 서장의 등장에 따라서 긴장했다.‘설마 이대로 민혁 씨가 끌려가는 것을 보고만 있어야 하는가.’오 씨 남매는 서로를 한 번 쳐다보면서 팽전이 이민혁을 끌고 간다면 모든 재산을 털어서라도 구해내겠다고 마음먹었다.그러나 이민혁은 팽전에게 당당하게 말했다.“절 잡기에는 아직 자격이 없는 것 같습니다.”“젊은이, 아무리 싸움 실력이 뛰어나다고 해도 국가기관이랑 맞서 싸우면 결과가 매우 심각할 것입니다.”팽전이 말이 떨어지자, 특수요원들은 하나같이 이민혁을 향해 총을 겨눴고 평전은 주머니에서 수갑을 꺼냈다.연회장 안의 모든 사람은 숨을 죽이고 이민혁의 반응을 지켜보았다.서 씨 가문의 사람들의 얼굴에는 이미 승리의 미소가 번져 있었다.그들은 서광은이 평소 경찰서와 원만한 협력관계를 유지한 덕에 오늘 같은 결정적인 순간에 쉽게 해결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진희도 오선영이 아무리 발버둥 쳐도 승리의 여신은 언제나 자기 편이라는 생각에 기뻐서 웃음을 멈추지 못했다.바로 그때 이민혁이 손을 내미는 행동에 팽전을 포함한 모든 사람이 긴장했다.이민혁은 팽전에게 증명서를 건네며 말했다.“잘 보고 결정하시길 바랍니다.”증명서를 받은 팽전은 깜짝 놀랄 수밖에 없었
연회장 안은 쥐 죽은 듯이 조용해졌다.이민혁은 멍하니 서있는 서광은을 보면서 말했다.“날 상대할 다른 방법이 또 남아있습니까? 뭐든지 기꺼이 받아들이지요.”서씨 가문에 하나뿐인 성역 강자도 이민혁을 선배님이라고 칭하고 경찰 서장까지 그를 구속할 권한이 없다고 쩔쩔매는데 서광은에게 더 이상 상대할 방법이 남아있을 리가 없었다.서광은은 그제야 이민혁이 실력도 신분도 막강하고 신비로운 존재라는 것을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그는 가까스로 정신을 차리고 가문의 수장답게 더 이상 몸부림을 치지 않고 깔끔하게 패배를 인정했다.“우리 서씨 가문이 졌다는 것을 인정하니 선배님이 원하는 걸 얘기만 하십시오.”이민혁은 담담하게 답했다.“무슨 요구든 다 들어준다면 당신들 가문이 무너지는 건 어떻습니까?”서광은의 얼굴은 하얗게 질렸고 서씨 가문의 사람들도 덩달아 공포에 질렸다.그러자 옆에서 듣고 있던 서호가 나서서 말리기 시작했다.“선배님, 저희 불찰로 자손들이 오만하고 무식하게 선배님의 심기를 건드렸습니다. 제가 사죄하고 앞으로 기꺼이 선배님의 추종자가 되겠습니다.”연회장 안에 있던 나이 많은 사람들과 무인들은 서호의 말에 놀란 표정을 지었다.이른바 추종자라면 자기의 명예와 생명을 걸고 주인에게 충성을 다해야 하고 배신하면 모든 사람에게 버림받는 것은 둘째 치고 목숨까지 위태로워질 수도 있었다.이민혁은 눈살을 찌푸리면서 서호를 바라봤다.하지만 서호는 계속 말을 이어 나갔다.“제가 선배님의 추종자가 되겠다는 것은 진심입니다. 서씨 가문을 위해서라기보다도 선배님의 곁에서 수행을 배우면서 선배님을 위해 봉사하는 동시에 저의 수행 실력도 향상하고 싶습니다.”서호는 이민혁이 서씨 가문을 멸망시키겠다는 말은 절대 허황한 위협이 아니라는 것을 알았다. 이민혁은 가문의 멸망뿐만 아니라 서호를 단번에 죽일 수도 있는 존재였다.그러기에 서호가 어마어마한 실력을 갖춘 이민혁을 존경하는 마음에 그의 곁에서 수행 실력을 배우겠다는 마음은 진심에서 우러나온 것이었다.추종자
서씨 가문의 완패는 말할 것도 없고 경찰 서장까지 그의 명령에 복종하는 상황에 그의 신분을 추측할 수도 없었다.진희는 자기의 인생이 완전히 끝장났다는 것과 더 이상 의지할 곳이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그녀는 그제야 자기가 멋도 모르고 오선영을 괴롭히고 더군다나 이민혁에게 폭언한 것들을 후회하기 시작했다.‘이하늘과 오 씨 남매가 날 용서하지 않겠지?’그녀는 무기력, 절망, 두려움 등 온갖 감정이 복받쳐 의자에 털썩 주저앉았다.이때 이민혁은 서호를 향해 느긋하게 말했다.“네가 내 추종자가 되었으니 서씨 가문의 일은 더 이상 책임을 묻지 않겠다.”“감사합니다.”서호는 허리를 깊이 숙여 감사의 뜻을 표했다.서광은은 이민혁이 당연히 힘으로 서씨 가문 사람들에게 더없이 가혹한 처벌을 내릴 거로 생각했는데 책임을 묻지 않는다니 놀라서 두 귀를 의심하지 않을 수 없었다.그는 얼른 일어나 이민혁에게 감사함을 표했다.“선배님의 관대함에 감사드리며 저 서광은은 서씨 가문 전체를 대표하여 이번 일로 교훈을 얻어 과거의 잘못들을 깊이 반성하고 고치도록 하겠습니다.”“서씨 가문을 용서한다고 해도 서명욱과 진희는 용서할 수가 없네.”이민혁은 서씨 가문의 오만함은 용서할 수 있어도 서명욱과 진희가 오 씨 남매에게 한 일은 반드시 가혹한 처벌을 받아야 한다고 생각했다.그러자 서광은은 바로 답했다.“선배님 안심하세요, 지금 당장 서명욱을 모든 직책에서 해임하고 서씨 가문에서 쫓아낼 것이고 진희는 앞으로 다시 연예계에 발을 붙일 수 없도록 조치하겠습니다.”오 씨 남매는 그제야 그동안 받았던 모든 수모가 씻겨 내려가면서 속 시원해졌다.서명욱은 절망에 눈에 초점이 없었고 진희는 영혼을 빼앗긴 것처럼 안색이 창백했다.“그럼, 자네한테 맡기도록 하지, 하지만 내 돈은 돌려받아야겠네.”말을 마친 이민혁은 오 씨 남매를 데리고 연회장 밖으로 나갔고 서호도 마치 남겨진 자손들은 걱정되지 않는 듯 환하게 웃으면서 그들의 뒤를 따랐다.연회장 안은 계속 죽은 듯 고요했고 주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