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퍽퍽퍽______”당인준이 발로 몇 번 걷어 찼을 뿐인데 네 명의 태권도 고수들은 땅에 다 엎어졌다. “투자할 때가 있으면, 떠날 때도 있는거지!““너 정말 너희 상성재벌이 없어지면 우리 대하가 어떻게 될 거 같아?”“솔직히 말해 과거의 정이 있어서 봐준 거야. 그렇지 않았으면 너희 상성재벌은 진작에 깡그리 다 먹혔을 거야!”“북삼성의 폐물 몇 개로 너희들을 달래고 있을 뿐인데 너희들 아직도 정말 자신이 대단하다고 생각하는 거야?”당인준은 못마땅한 얼굴이었다. 상성재벌은 대단했지만 상성재벌의 권세가 가장 강한 곳은 북삼성이었다. 북삼성은 지리적 환경이 특수하고 자원이 많지 않기 때문에 최근 몇 년간 기본적으로 상성재벌의 지배하에 있었다. 그래서 그 구역에서 상성재벌이 위세를 떨칠 수 있었던 것이다. 하지만 연경과 대구, 대하의 다른 곳에서 상성재벌은 아무것도 아니었다. 이 말을 들은 이대성은 순간 화가 났다. “당인준, 내가 반드시 너를 고발할 거야!”“난 병부 대장로 앞에 가서 널 고발하겠어!”“고발?”당인준은 웅크리고 앉아 손을 뻗어 이대성의 얼굴을 툭툭 치며 차갑게 말했다. “네가 고발하면 소용이 있을 거 같아?”“너 3년전 유라시아 전투에서 너희 중국이 우리들에게 개처럼 맞았다는 것을 잊지마!”“네가 감히 병부 대장로 앞에 나서려고 하다니 너를 밟아 죽일까 무섭지도 않아?”“심지어 내가 중국에 전화 한 통만 걸면 네가 계속 대하 대표로 있을 수 있을 것 같아? 여전히 그럴 가치가 있을까?”이대성은 순간 얼굴빛이 급변했다. 그가 중국 상성재벌의 대하 대표인 것은 맞지만, 문제는 당인준이 한 말이 조금도 틀리지 않다는 것이다. 그가 병부 대장로 앞에서 소란을 피웠다가 대장로가 전화라도 걸었다간 그는 버려지게 될 것이다. 이 생각에 미치자 이대성은 비록 안색이 안 좋아졌지만 더 이상 쓸데없는 소리를 할 수 없었다. 당시 전투에서 패전한 것은 중국에서 가장 큰 악몽이었다.
백모용 일행은 표정이 급변했다. 당인준도 안색이 살짝 변했다. 그는 오늘 이 소식을 듣고 가장 먼저 왔다. 하현이 용문과 용옥 두 곳을 동시에 상대할까 봐 걱정이 되었기 때문이다. 그가 전설의 대장이라고 해도 큰 곤경에 처할 수 있었다. 하지만 하현의 태도를 보니 당인준은 대장은 대장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이런 소인배들은 그 앞에서는 아무런 의미가 없었다. “하씨! 시비를 가릴 줄 모르는 구나! 우리는 당인준의 체면을 봐서 너한테 따지지 않았던 거야!”“그냥 포기하는 게 제일 좋을 거야. 그렇지 않으면 백 도련님이 아무 거리낌 없이 손을 댈 거야. 내년 오늘이 네 기일이 될 거야!”“아직도 용옥 옥주인 척 하는 거야!?”“뻐기기는! 계속 뻐겨봐!”백모용이 입을 열기도 전에 옆에 있던 서희진이 냉랭한 얼굴로 입을 열었다. “좋게 말할 때 그냥 받아 들여. 굳이 힘들게 할 필요 없잖아. 그렇지 않으면 어떻게 죽게 될지 조차 모를게 될 거야.”서희진이 오늘 온 이유는 하현이 웃음거리가 되는 것을 보려고 했던 것이 틀림없었다. 하현은 이미 그녀의 체면을 여러 번 구겼다. 하지만 오늘 생각지도 못하게 당인준이 나타나 하현을 도와 용옥과 상성재벌을 막았을 뿐 아니라 그들을 때려 눕혀 땅에서 이빨까지 찾게 만들었다. 도도한 서희진에게는 절대 받아들일 수 없는 일이었다!그래서 하현이 백모용에게 도발했다는 것을 알았을 때 서희진이 가장 먼저 뛰어나온 것이다. 그녀가 보기에는 천일그룹 하 세자도 별 소용이 없었다. 천일그룹은 솔직히 말하면 아직 상장하지 않은 작은 그룹일 뿐이었다. 하 세자가 이렇게 많은 사람들에게 미움을 샀는데 그룹이 성공적으로 상장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하나? 아직도 꿈을 꾸고 있구나! 당인준이 뒤에서 밀어준다고 호가호위 하려고? 위세를 부리려고?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 거야?서희진의 생각 속에 하 세자는 그들 무리와 비교할 수 있는 자격이 없었다. “그냥 받아 들이라고?”하
하현은 무덤덤한 얼굴로 담담하게 말했다. “자, 그럼 내가 너희들에게 선택할 수 있는 기회를 줄게.”“나는 오늘 한 손만 쓸게. 한 손을 더 쓰면 내가 지는 걸로 하고 이 번 일은 여기서 끝내자.”“건방지게!”이 말을 듣자 하현이 자신을 모욕하는 것 같아 백모용은 얼굴빛이 차가워졌다. “네가 죽으려고 하니 그럼 내가 보내 주지!”다음 순간 백모용은 당인준에게 반응할 기회를 주지 않고 바로 다가갔다. 하현, 소위 세자가 조금 능력이 있다고 해도 그럼 뭐 어떤가?몇 번이나 시비를 걸다니 정말 죽고 사는 것을 모르는 구나! 서희진과 사람들은 가여워하는 눈빛으로 하현을 쳐다보았다. 이 하 세자는 정말 머리에 물이 찼구나! 그는 정말 이 세자의 신분이 그의 부적이라도 되는 줄로 생각하는 건가?당인준이 나서서 그를 위해 상황을 진정시켜줬는데 그 틈을 타서 물러날 줄도 모르고 용옥의 백모용과 싸우겠다는 거야?이게 스스로 죽음을 자초하는 게 아니면 뭔가?하지만 그도 그럴 것이 강남 3분의 1의 땅은 너무 작다. 하현은 여기에서만 상석에 앉아 있으니 그는 바깥 하늘이 얼마나 크고 높은지 전혀 알지 못할 것이다! 이런 사람은 황하 앞에 세워둬야만 비로소 단념이라는 두 글자를 어떻게 쓰는 지 알게 될 것이다!그에게 자신이 얼마나 약한지를 보게 해줘야 그제서야 그는 자신이 겪은 모든 것이 얼마나 무지하고 얼마나 우스운지 알게 될 것이다! 보잘것없는 세자, 몰락한 가문의 세자, 그들 같은 가문이 도발을 하려고 하다니?무슨 생각을 하는 거야?이대성은 이 광경을 보고 비웃는 듯한 표정을 지었다. 하현아 하현아!너 정말 네가 용옥의 사령관이랑 싸울 능력이 있다고 생각하는 거니?너 장사하는 사람인데 뭘 가지고 싸우려고?“쾅!”동시에 백모용은 펀치를 날리며 기세를 올렸다. 방금 당인준에게 몇 차례 발로 차여 땅에 쓰러져 그의 마음에는 노기가 끓어 올랐다. 이 주먹은 하현을 죽이지는 못하더라도 불구로
“이……이게 어떻게 된 일이지?”“하현이 어떻게 이런 솜씨를 가지고 있는 거지?”“그는 당인준한테 기대서 위세 부렸던 거 아니야?”“그가 어떻게 백모용을 이길 수 있지!?”이대성은 섬뜩해하면서 이 순간 깨달았다. 중국의 태권도 세 성인이든 그의 수하에 있던 8대 천왕이든 분명 하현의 손에 패했을 것이다. 이 순간 이대성은 자신이 태권도 1인자 박영진을 데리고 와서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그렇지 않았으면 이번에 정말 하현을 제압할 수 없었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 박영진이 곁에 없자 이대성은 자기도 모르게 뒤로 물러났다. 서희진은 눈가에 경련이 일었고 자신이 이 장면을 보고도 믿을 수가 없었다. 백모용은 지금 어리둥절한 표정이었다. 그는 원래 펀치 한 방으로 하현을 없애버리려고 했다. 하지만 눈 깜짝할 사이에 불구가 되어버렸다. 당인준은 한숨을 내쉬었고 기괴한 표정을 지었다. 이 백모용은 정말 스스로 죽음을 자초하고 있다. 만약 진작에 찌질함을 인정했더라면 어떻게 이런 결과가 나올 수 있었겠는가?“하씨, 나는 백모용이야. 나는 소항 백가 사람이야. 나는 용옥 사령관이야. 네 뒤에 누가 있든지 너 같은 사람이 나를 상대하려면 반드시 죽게 될 거야……”백모용은 힘겹게 이 한 마디를 내뱉었다. “퍽!”하현이 발로 걷어차자 백모용은 날아가 땅에 엎어졌다. 그는 피를 한 모금 내뿜으며 의식을 잃었다. “돌아가서 곽영진에게 전해……”하현은 손을 뻗어 서희진의 얼굴을 툭툭 쳤다. “오늘 일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고.”백모용 일행은 허겁지겁 떠났고 이대성 일행도 쏜살같이 달아났다. 당인준은 제일 먼저 당도대 군의관을 보내 우윤식과 사람들의 부상을 치료하도록 안배했다. 이들의 부상이 수습이 된 후에야 하현은 슬기를 쳐다보며 말했다. “며칠 후에 우리 천일그룹은 상장할 예정이니 이번 기회에 로비를 새롭게 단장하자.”슬기는 고개를 살짝 끄덕였다. 로비가 지금 심하게 훼손되어 요 며칠은 반드
상성재벌이 임시로 자리잡은 별원. 중국 태권도 1인자, 선풍도골의 박영진은 부들 방석 위에 앉아 귀를 기울여 듣고 있었다. 이대성은 비록 안색이 좋지 않았지만 그가 겪었던 모든 일들을 회상하며 이야기를 풀어 놓았다. 박영진 앞에서 그는 감히 어떠한 추측도 할 수 없었고 사실만을 말했다. 말 속에 어떠한 감정도 담아두지 않았다. 박영진은 흙으로 빚은 조각처럼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이대성의 인내심이 바닥나려는 순간 박영진은 눈을 가늘게 뜨고 말했다. “네 말대로라면 우리 하현 하 세자가 고수라는 말이지?”“맞습니다. 거기다 안재석이 모시고 온 태권도 세 성인도 그의 손에 넘어갔을 확률이 높습니다.”이대성은 잠시 머뭇거리다 이 말을 꺼냈다. “오, 그럴 가능성이 크다고? 시체가 모두 훼손된 게 아쉽네. 그렇지 않았으면 그 안에서 한두 가지 분석을 할 수 있었을 텐데……”“만약 진짜 그렇게 대단하다면 그는 진작에 세상에 이름을 날렸을 텐데 어떻게 본적도 없는 사람일 수가 있지……”박영진은 고수처럼 담담하게 입을 열었다. 박영진의 당당하면서도 차분한 말투에 이대성은 살짝 웃으며 말했다. “그럼 선생님의 말씀대로라면 그 녀석은 선생님의 상대가 될 수가 없다는 거죠?”박영진은 얼굴에 언짢은 빛이 역력했지만 담담하게 말했다. “그가 내 손에서 세 번의 공격을 막을 수 있다면 나 박영진은 내 이름 세 글자를 거꾸로 쓰겠어!”이 말을 듣고 이대성은 너무 기뻤다. “그럼 선생님, 앞으로 어떻게 하실 건지 알려주세요!”박영진은 담담하게 말했다. “네가 방금 천일그룹이 상장한다고 말하지 않았어?”“네!”이대성은 살짝 어리둥절했다. 이게 무슨 상관이지?박영진은 음흉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그룹상장이면 큰 일이겠네!”“너 이 좋은 날을 하현의 기일로 만드는 게 어때?”이대성은 입가에 미소가 번졌다. “역시 선생님은 생각이 깊으시네요. 그게 제일 재미있을 거 같아요.”박영진은 담담하게
곽영민은 웃으며 말했다. “백모용의 일은 확실히 내가 책임져야 하는데 소항 백가는 전혀 따질 뜻이 없어요. 용옥쪽에서도 나를 이해해 주니 골머리 썩을 필요가 없어요.” “그럼 하현은요?”용옥은 웃으며 말했다. 곽영민은 손을 뻗어 눈썹을 비비며 말했다. “우리 하 세자가 확실히 능력이 좀 있다는 것은 인정하지 않을 수가 없죠.”“적어도 현재로서는 우리 작은 수법이 그에게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할 거예요.”“그를 보내려면 큰 판을 펼쳐야 해요.” 곽영민의 눈동자에 장난기가 가득 떠올랐다. 하현이 그가 계획했던 모든 것들을 식은 죽 먹기로 다 망쳐놔 곽영민은 조금 골치가 아프긴 했지만 동시에 하현에 대한 관심도 짙어졌다. “그 놈은 확실히 좀 의외예요. 하민석 같은 사람이 그에게 패한 것은 사실 이미 그의 능력을 충분히 설명해 준 거예요.”정용은 담담하게 입을 열었다. “그 외에도 그는 실력이 꽤 괜찮아요. 게다가 당문까지 끌어들여 빽으로 삼았잖아요. 당인준까지 지지를 하다니… 상상을 초월해요!” “당인준 뒤에 당문이 있다는 거 말고도 큰 신이 있다는 걸 잊지 말아야 해요……”“강남에서 은둔하며 지낸다는 전설의 대장……”곽영민은 눈썹을 찡그리며 말했다. “내가 조사를 해봤는데 당인준이 그를 지지해 주는 것은 우리 하 세자가 대단해서가 아니라 그에게 우윤식이 있기 때문이에요.”“우윤식은 당도대에서 퇴역한 군사예요. 당도대가 얼마나 특별한지 정 세자도 아시잖아요.”“간단히 말해 당인준이 이번에 손을 쓴 것은 우윤식의 체면을 세워주기 위해서 그런 거예요.”“하현이 당인준을 그의 빽으로 삼기에는 아직 한참 멀었어요. 어쨌든 제가 조사한 바로는 하현이 전에 남원에 있는 한 병원에서 당문을 공격했었대요.”“대장과 같은 이런 인물이 어찌 함부로 나서서 하씨를 떠받을 수 있겠어요?”“그는 그럴 자격이 없어요!”곽영민은 대장이라는 말을 했을 때 눈동자에 흠모하는 빛이 스쳐 지나갔다. 그와 같은 부잣집
“협력관계가 있으면 협력관계를 종료해야 하고……”“협력관계가 없으면 외부에서 압력이……”“만약 관청 사람이라면 어느 계층에서 오든 한 명이라도 나서면 상성재벌 대하 지부는 이곳의 모든 투자를 철회할 겁니다!”“심지어 다른 외국 기업과 연락해 해당 지역 블랙리스트에 올릴 수도 있어요!”“일반 사람은 누구든 감히 그 자리에 가면 직장 잃을 준비를 해야 할 겁니다. 남은 평생은 일자리를 얻지 못할 거고요!”곽영민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원래 우리만 하현 하 세자에 대해 불만을 가지고 있는 줄 알았는데, 지금 보니 이대성도 하현을 정말 죽이려고 하는 모양이네요!”정용은 눈앞이 번뜩였다. 잠시 후 웃음을 머금고 말했다. “그럴 만도 하죠. 이대성의 두 아들이 하현의 손에 죽었는데……”“이대성은 북삼성에서 지하세계의 왕으로 알려져 있는데 이런 사람은 손을 쓰지 않고도 케이오 시킬 수 있을 겁니다.”“우리 존경하는 하 세자와 그의 천일그룹은 완전 끝장날 겁니다!”분명 다들 이 울타리 안에 있는 사람들이기 때문에 정용과 이대성은 서로 갈등이 있었다. 그는 땅딸막하고 사근사근해 보이는 이대표가 사실 얼마나 독한 존재인지 알고 있었다. 하지만 그도 그럴 것이 만약 이대성이 이런 수단과 이런 능력이 없었다면 그는 지금의 자리에 앉지 못했을 것이다. “보아하니 이번에 우리가 손을 쓸 필요가 없을 것 같습니다. 하현은 끝장 날 겁니다!”“풍택재단이 대하에서 쫓겨 나간 후 상성재벌은 모든 외국 기업들 중에서 손꼽히는 기업이 되었습니다. 이대성이 손을 들면 천일그룹은 쫄딱 망할 겁니다.”정용은 이미 하현의 결말을 본 듯 미소를 지었다. 곽영민은 계속해서 말했다. “그뿐만 아니라 제 쪽에서 정 세자가 관심을 가질만한 소식이 하나 더 있습니다.”“오?”정용은 호기심이 가득한 얼굴이었다. 무슨 소문이지?곽영민은 입가에 야릇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제가 입수한 바에 의하면 중국 태권도 1인자 박영진 선생이 현
오후 5시! 남원 전역에 파도가 세차게 일었다. 소식이 온 도시를 휩쓸고, 거리 곳곳으로 퍼졌다. 하현이 바로 하 세자다! 하현이 누군지는 모르겠지만 하 세자가 어떤 사람인지는 다들 잘 알고 있었다. 천일그룹의 하 세자, 강남의 하늘, 남원 1인자다!근데 하현은 누구지?설씨 집안의 데릴사위, 기둥서방의 대명사! 소식통에 따르면 하현이 천일그룹을 설립하고 첫 번째 세대의 세자가 될 수 있었던 것은 설씨 집안의 힘을 빌려 설씨 집안의 피를 충분히 빨아먹었기 때문이라고 한다. 이 소식이 전해졌을 때 다들 반신반의했다. 하지만 곧 상성재벌이 먼저 나서서 하현의 인품은 저급하고 권력과 부를 위해 외부인들과 연합해 강남 하씨 가문을 함정에 빠뜨려 무너뜨리고 천일그룹을 설립한 것이라 공표했다. 상성재벌은 이런 기업과는 협력하기를 꺼려 천일그룹을 전면 봉쇄하겠고 했다. 천일그룹 상장 당일, 하현이나 천일그룹에 발판을 제공하는 사람은 모두 상성배설의 적으로 간주될 것이다. 곧이어 항성 곽씨 집안은 항성 4대 가문을 대표하여 비슷한 성명을 발표했다. 하현을 봉쇄하고 천일그룹을 봉쇄하라! 이 외에도 항성 4대 가문에 기대어 있는 일부 가문들과 기업들과 외국계 기업들이 동시에 튀어나와 하현을 봉쇄하겠다고 밝혔다. 한 시간 만에 천일그룹은 도마 위에 오른 것이다. 원래 천일그룹을 좋게 보고 투자했던 주주들은 전부 더 없이 망설이고 있었다. 듣기로 주식시장은 이것 때문에 수만 명이 천일그룹에 대한 신규 주식 신청을 취소했다고 한다.인터넷에 많은 사람들이 천일그룹 같은 회사는 상장 자격이 없다고 글을 올리기 시작했다. 천일그룹을 도산하게 하고 하현을 남원에서 쫓아내라. 일시에 하현 하 세자는 주목 받은 이슈가 되었다. 원래 하현의 신분을 몰랐던 많은 사람들이 이번에 항성의 4대 가문과 상성재벌이 고의로 폭로한 소식 때문에 하현의 신분을 알게 되었다. 쉽게 말해 하현이 오랫동안 숨겨왔던 하 세자의 정체가 드
요염한 여인은 빙긋 웃으며 말했다.“우리 완연결 선생 뒤에 누가 있는지 당신은 상상도 하지 못할 거야.”“당신 같은 사람이 우리 완연결 선생을 상대할 자격이 된다고 생각해? 순진하기는!”“내 말은 그러니까, 순순히 운명을 받아들이란 거야. 발버둥치지 말고. 왜냐? 그래 봐야 아무 소용없으니까.”“당신을 도와줄 동료들이 지금 옆에 없는 걸 탓할 필요도 없어. 왜냐하면 간민효가 여기 있었다면 그녀도 무릎을 꿇었을 테니까.”말을 하면서 여자는 쭈그리고 앉아 엄도훈에게 주사를 놓으려고 했다.“꿈도 꾸지 마!”엄도훈은 버럭 소리를 질렀고 순간 바닥에 흩어져 있던 유리 파편을 얼른 집어 자신의 목을 향했다.다른 사람의 노예가 되느니 차라리 죽는 편이 훨씬 낫다!“퍽!”여자는 긴 다리를 휘둘러 유리 파편을 들고 있던 엄도훈의 손을 발로 차서 날려 버렸다.그런 다음 한 발을 엄도훈의 가슴에 짓누르며 주사기를 엄도훈의 몸에 찌르려고 했다.“아이 참...”그때 어디선가 한숨 소리가 들려왔다.하현은 두 손을 뒷짐지고 유유히 걸어 나왔다.이 일은 원래 그와 무관했지만 상대방이 하는 말에 이 일이 간민효와 장생전과도 연관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으니 그로서도 나서지 않을 수가 없었다.어쨌든 그가 금정에 있는 가장 큰 목적 중 하나이기도 했다.하현이 나오는 것을 보고 요염한 여자와 그녀의 일행들은 눈살을 찌푸리다 이내 굳어졌다.가장 중요한 순간에, 이런 흉가에 누군가 나타날 줄은 생각지도 못한 것이 분명했다.순간 그들은 총과 칼, 쇠몽둥이들을 들어 올려 하현을 겨냥했다.요염한 여인이 입을 열었다.“당신 누구야?”여자가 말을 하는 동안 그녀의 일행들은 빠르게 흩어져 하현의 퇴로를 막아서며 잡아먹을 듯 사나운 눈빛으로 하현을 노려보았다.엄도훈은 그제야 누가 왔는지 알아보았다.그도 처음에는 구원자가 나타난 줄 알고 기뻐했으나 이내 걱정스러운 얼굴로 소리쳤다.“형님, 어서 도망가세요! 이놈들은 보통 놈들
”생화학 무기?”이것을 보자마자 엄도훈은 숨을 헐떡이며 꿈틀거리는 것의 정체를 알아차렸다.“당신들이 미국과 한통속이 되어 이렇게 역겨운 짓까지 할 줄은 몰랐어!”“그러나 당신들이 이런 물건을 들이댄다고 해서 내가 눈 하나 깜빡할 줄 알아?”“당신들이 내 몸을 갈기갈기 찢고 뼈를 가루로 만든다고 해도 난 절대 두희랑을 배신하지 않을 거야!”“어서 단번에 날 죽여!”“그렇지 않으면 당신들 각오하는 게 좋을 거야. 만약 내가 살아 돌아간다면 당신들 하나하나 갈기갈기 찢어 버릴 테니까!”“오호! 그 당찬 기개 정말 마음에 들어!”요염한 눈매의 여자가 메이크업 파우치를 닫고 나서 주사기를 꺼내 집게손가락으로 툭툭 털었다.“다만 그런 당찬 기개도 우리 앞에선 아무 소용이 없어.”“당신은 이게 뭔지 잘 알 거야. 우리가 이걸 당신 몸에 넣기만 하면 1분 안에 아무리 기개가 강철 같은 사람도 무릎을 꿇고 용서를 빌게 될 거야!”“그렇게 되면 당신은 우리 말에 절대 복종하게 될 거야!”이 말을 듣고 엄도훈의 안색이 크게 일그러졌고 그의 이마에서는 식은땀이 뚝뚝 떨어졌다.이 바닥에 오랫동안 굴러먹은 그는 분명 주사기 안에 든 것이 무엇인지 아는 것임에 틀림없다.미국인들이 개발한 생화학 무기는 사람을 해치는 가장 사악한 술법인 묘강고술의 특성과도 깊이 결합되었다.일단 몸에 들어가면 사람이 절대 자신의 의지력으로 살아갈 수 없고 완전히 통제력을 잃게 된다.순간 엄도훈은 이를 악물고 말했다.“뻔뻔스러운 놈들!”요염한 여인은 빙긋이 웃으며 말했다.“여섯 은둔가들 사이에 균열을 만들어 두희랑을 죽이게 된다면 서남 천문채의 금정 지부는 수장이 없는 꼴이 돼.”“우리가 조금 비열하고 뻔뻔스럽다고 해서 그게 뭐 어때서?”엄도훈은 치를 떨며 내뱉었다.“그 당시 당신들을 내쫓은 사람은 금정 간 씨 가문 간민효였어!”“당신들은 사람도 아니야! 짐승만도 못한 것들이야! 지금 와서 두희랑에게 그 분풀이를 하려고 하다니!
회사 입구를 나온 하현은 아우디 A8 안으로 들어가 나박하에게 시동을 걸라고 손짓을 했다.나박하는 방금 그 장면을 목격했고 무슨 말을 하려다가 결국 입을 다물었다.지금 하현은 나박하의 눈앞에서 흉악한 발톱을 드러낸 셈이었다.이를 통해 나박하는 모든 것을 알아차렸다.하현이 결코 밥이나 축내는 데릴사위가 아니라는 것, 그렇게 쉬운 사람이 아니라는 것을 완전히 깨달았다.시동을 건 후 나박하는 백미러를 보며 물었다.“하현, 어디로 갈까요?”“엄도훈과 자금산에서 만나기로 하지 않았어요?”“그를 만나야죠.”“만나서 확실하게 얘기해야죠. 그가 이천억을 받아온다면 우린 한 푼도 가지지 않을 거라고.”“이천억. 그들 신사 상인 연합회가 십 년 동안 보호비를 걷어도 이렇게 많지는 않을 거예요.”“아마 그는 열심히 돈을 받아오려고 할 거예요.”하현은 의자에 기대어 앉아 찻잔을 들고 차를 한 모금 마셨다.그는 김탁우에 대해 너무 잘 알고 있었다.김탁우의 천성으로 봐서 그는 절대 이 돈을 갚지 않을 것이다.더군다나 오늘 금정 간 씨 가문 간소민이 함께 있었으니 김탁우는 이 사람 앞에서 절대 체면을 구길 수 없을 것이다.김준영을 몰아내는 가장 좋은 방법은 서남 천문채을 공범으로 만들어 구렁텅이에 빠뜨리는 것이다.여섯 은둔가 중 두 씨 가문이 이 일을 가장 좋아할 것이다.30분 후 나박하의 차는 짓다 말아 흉가가 된 별장 근처에 멈춰 섰다.이곳은 그들이 엄도훈과 만나기로 약속한 장소였다.하현은 이 기회를 틈타 엄도훈 뒤에 있는 서남 천문채 수장을 만나고 싶었다.그러나 눈앞을 보니 엄도훈의 차 이외에도 여러 대의 지프가 나타나 있었다.이 사람들은 여기저기서 엄도훈의 개조된 차량을 들이받았고 현장에는 칼자국과 탄환 자국이 흩어져 있었다.짐작컨대 이곳에서 방금 치열한 혈투가 벌어진 것이 틀림없었다.하현은 미간을 잔뜩 찌푸리며 차 문을 열고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나박하, 차를 구석으로 몰아요. 시동 끌지
”게다가 당신은 방금 모든 것이 공평하고 공명정대해야 한다고 했는데 왜 이제 와서 좋은 말할 때 그만하라는 거야?”“내가 오늘 고의로 이런 문제를 일으켰더라도 분명히 해야 해!”“어제 김탁우가 내 집복당을 봉쇄하려는 시도를 하지 않았더라면 오늘 이런 일도 없었을 거야!”“상대가 놀자고 하는데 놀아 줘야지!”“지면 인정하고 혼쭐이 나야지. 그래야 정신을 차리지!”하현은 한 걸음 앞으로 나서며 어두운 표정을 지었다.간소민은 기세를 수그리며 말했다.“하현, 그런 말도 안 되는 소리 하지 마!”“김탁우는 점잖고 교양 있는 사람이야. 당신이 말한 그런 사람이 아니야!”김탁우도 차갑게 얼굴이 가라앉았다.속으로 짚이는 데가 있다고 해서 함부로 발설해서는 절대로 안 된다.“하현, 함부로 남을 헐뜯지 마! 증거 있어?!”김나나는 의아한 표정으로 하현을 쳐다보았다.하현이 이처럼 기세 좋게 대드는 것을 보고 아직 이홍파 측이 하현에게 손을 쓰지 않은 모양이라고 생각했다.그래서 그녀는 조만간 있을 대역전극을 볼 기대로 차올랐던 것이다.하지만 이홍파는 이미 하현에게 손을 썼을 뿐만 아니라 무참히 짓밟힌 후였다.의기양양하게 하현을 찾아갔지만 결국 하현은 아무 일 없이 끝났고 오히려 이홍파와 황택호 두 사람은 단번에 고개를 숙였다.“김탁우, 함부로 남을 헐뜯는 사람인지 아닌지, 증거가 있는지 없는지는 당신이 이미 잘 알고 있을 거야.”“지금 이런 얘기하는 게 의미가 있어?”하현은 당당한 얼굴로 김탁우를 바라보았다.“설은아의 체면을 봐서 특별히 천억에 합의해 주는 거야. 내일 밤 어두워지기 전에 수표를 가져와야 할 거야.”하현이 조금도 물러서지 않고 밀어붙이자 간소민은 버럭 화를 냈다.“하 씨! 내가 모를 거라고 생각하지 마!”“당신이 금정에서 이렇게 함부로 날뛰는 건 우리 간 씨 가문 여자를 등에 업었기 때문이잖아!”“내 말 똑똑히 들어! 이 일은 여기서 끝내야 할 거야!”“그렇지 않으면 내가 간민
”비슷한 물건들이 항성과 도성 경매장에서 대략 이천억에 팔렸어!”“나도 방금 형 씨 가문에서 이천억에 샀어.”“봐. 여기 가격표가 있잖아?!”하현은 비닐봉지를 열어 바닥에 파편을 쏟으며 영수증을 한 장 꺼냈다.“내 아내한테 결혼기념일 선물로 주려고 산 거였어!”“그런데 어떻게 되었는지 잘 봐!”“당신 차에 부딪혀 완전히 부서졌어!”“이천억의 가치가 있는 물건들인데 당신들이 이천만 원을 준다고 해서 이게 해결될 거라고 생각해?”“지금 나 놀리는 거야?”“물론 당신들은 믿고 싶지 않겠지. 그렇다면 감정 요청을 해 봐! 그럼 진짜인지 아닌지 확인할 수 있어!”이천억?!김 씨 남매의 얼굴이 순식간에 굳어졌다가 이내 파랗게 질려 버렸다.두 경찰도 어안이 벙벙한 채 하현을 물끄러미 바라보고만 있었다.하현이 대단하다는 생각밖에 들지 않았다.이 일을 어떻게 조정해야 하는가?하현은 확실히 정당하게 횡단보도를 건너고 있었다.횡단보도에서는 보행자에게 양보하는 것이 도로교통법이었다.하현은 골동품 도자기 영수증도 가지고 있었다.완벽했다.간단히 말해서 이 사건의 모든 증거는 흠잡을 데가 없었다.하현이 사람을 함정에 빠뜨리려고 일부러 이런 일을 꾸민 것이 아닌가 의심이 들긴 했지만 두 경찰은 반발할 혐의점을 찾지 못했다.방금까지 의기양양해하던 간소민은 순식간에 눈이 휘둥그레지고 얼굴이 굳어졌다.하현이 너무 터무니없는 말을 쏟아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이천억이라니!김탁우가 도저히 어떻게 할 수 없는 액수였다!만약 김탁우가 죽는다고 해도 이렇게 많은 돈을 내놓을 수 있겠는가?“저희는 사고의 책임 소지만 밟힐 수 있습니다. 그 후 어떻게 처리할지는 양측이 서로 협의해야 합니다!”“협의가 안 되면 법정에서 해결하시면 됩니다!”두 경찰은 골치 아픈 일에 엮일까 봐 얼른 책임 소지를 밝힌 책임 인정서만 발급하고 줄행랑을 쳤다.이것은 도저히 자신들이 건드릴 사안이 아니라고 판단한 것이다.“김탁
”김탁우. 미안하지만 이번 사고를 전체적으로 조사한 결과 모든 책임은 당신한테 있습니다.”김탁우가 백일몽을 꾸고 있을 때 대머리 경찰이 현장을 자세히 살핀 후 침착한 얼굴로 입을 열었다.“도로법에 따라 당신은 하현에게 모든 손해 배상을 해야 합니다.”김탁우의 득의양양한 얼굴이 살짝 굳어졌다.분명 생각지도 못한 결과임에 틀림없었다.그는 하현이 경찰서 사람들과 내통했다고 말하고 싶었지만 이 경찰들은 순찰 중 무작위로 파견되었기 때문에 전혀 이해관계가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그가 쓸데없는 말을 내뱉기라도 한다면 자신의 처지가 더욱 곤란해질 것이 뻔했다.순간 그의 얼굴이 싸늘하게 식어갔다.별 볼 일 없는 사람 한 명 짓밟는 일이 이렇게 번거로울 줄은 몰랐다.“아니, 지금 뭐라고 하는 거예요?”“잘 들어요! 이 일은 우리와는 아무 상관없는 일이에요! 우리가 책임질 일이 아니라고요!”김나나는 화가 나서 얼굴이 울그락불그락해졌다.“이 사람은 그저 무책임한 인간일 뿐이에요. 여기저기 사기나 치고 다니는 인간이라고요! 경찰이라면 이런 사람을 잡아가서 취조를 해야지 우리한테 책임을 전가하다니요?”“당신들 머리가 어떻게 된 거 아니에요?”“아니면 머리가 아주 나쁜 거예요?”김나나가 강경한 얼굴로 몰아붙이자 경찰은 침착한 얼굴로 천천히 입을 열었다.“횡단보도에선 보행자에게 양보하는 것이 도로교통법입니다.”“불복한다면 소송을 하십시오.”“하지만 우리가 보기엔 전적으로 당신들 잘못입니다!”김나나는 이를 악물고 버럭 소리쳤다.“우리가 지나가는데 갑자기 나타났으니 당연히 이 사람 책임이죠!”경찰은 점잖고 예의 바르게 말했다.“우리가 CCTV를 확인했는데 사고 당시 차를 몰던 김탁우가 옆에 앉은 분과 이야기를 하고 있었어요. 분명히 전방 주시 의무를 소홀히 했어요.”“그래서 당신들 잘못이라고 하는 겁니다. 이건 어딜 가도 바뀌지 않아요.”또 다른 경찰이 영상을 꺼내 김 씨 남매에게 보여 주었다.방
의기양양한 김탁우를 보며 하현은 냉담한 얼굴로 말했다.“이건 사기를 치고 말고의 문제가 아니라 당신이 나한테 손해 배상을 해야 하는 일이야.”김탁우는 차가운 목소리로 대답했다.“손해 배상? 하현. 당신 머리가 어떻게 된 거 아니야?”김나나는 핸드폰을 꺼내들고 말했다.“아주 막무가내로 나오겠다 이거지?!”“좋아. 내가 지금 바로 경찰에 신고해서 처리하도록 하겠어!”“경찰들이 와서 어떻게 수습하는지 똑똑히 볼 거야!”“사기죄가 얼마나 무거운지 당해 봐야 알지!”말을 하면서 김나나는 흥분된 표정으로 전화를 걸었다.이 기회에 꼴사나운 데릴사위를 보내 버릴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관청에 신고하려면 얼른 해!”하현은 담담하게 입을 열었다.“횡단보도에서 사람을 쳤으면 책임을 져야지. 당신들이 나한테 모든 손해를 배상해야 해. 그것이 교통법규니까.”“이따가 경찰서 사람들이 오면 잘 가르쳐 주실 거라 믿어.”하현은 무덤덤한 표정으로 말을 했지만 강인한 카리스마를 지니고 있어서 그의 말을 듣는 김탁우의 눈 밑이 딱딱하게 굳어지고 호흡이 가빠왔다.마치 유람선에서 만난 그날로 돌아간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하지만 김탁우는 얼른 정신을 다잡았다.하현은 그저 여자한테 빌붙어 허세나 부리는 얼간이일 뿐이다.겉보기에는 그럴듯해 보이지만 사실 여자 덕에 먹고사는 한량이나 다름없는데 자신이 그를 두려워할 이유가 뭐 있겠는가?하현이 김탁우의 호의를 받아들이지 않고 뜻밖에도 김탁우와 실랑이를 벌이는 모습을 보고 간소민은 어이가 없어 웃음을 터뜨렸다.“하현, 망신살 뻗치는 일 좀 그만해!”“유람선에서 있었던 일도 아직 당신한테 되돌려 주지 못했어!”“오늘 우린 다른 일이 있어서 당신과 이런 말싸움하기도 귀찮아!”“우리가 정말로 당신을 상대하겠다고 마음먹으면 당신 절대 감당하지 못할 거야!”“그러니 그냥 썩 꺼져! 얼른!”“여기서 꺼지지 않으면 우린 정말로 경찰을 불러 처리할 수밖에 없어!”“그렇게
안타깝게도 지금 자신을 만났으니 이 일은 실패로 끝날 것이다.“아, 데릴사위? 당신이었어!”김나나도 분명 하현을 알아보았고 얼굴 가득 비아냥거림이 떠올랐다.“내가 방금 말했잖아? 요즘 사기치는 사람들은 정말 수법이 후지다니까!”“아유, 당신 같은 쓰레기가 뭘 알겠어. 우리도 다 이해해!”“하지만 잘 들어! 이런 후진 수법 우리한텐 안 통해!”“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은 당신 같은 무능력자가 우리를 상대로 사기를 치려고 했다는 거야! 후환이 두렵지도 않아?”하현은 담담하게 말했다.“내가 오늘 당신들을 상대로 사기를 치려고 했는지 아닌지는 제쳐두고, 아니 설령 그렇다고 쳐도 당신들이 날 어떻게 할 건지 보고 싶군그래.”“뭐?”김나나는 흰자위를 가득 드러내며 씩씩거렸다.화가 나서 그 자리에서 하현을 씹어 버리고 싶었다.이때까지 입을 열지 않던 김탁우는 흥미로운 시선으로 하현을 바라보다가 심드렁하게 내뱉었다.“하현? 참 공교롭군! 이런 데서 만나다니!”“왜? 내가 당신 아내한테 손을 댄다는 걸 알고 많이 불쾌했어? 그래서 날 찾아와 귀찮게 하고 싶었던 거야?”“안타깝게도 설은아는 단지 당신의 전 부인일 뿐이야.”“그리고 난 최근에 설은아에게 많은 사업을 소개해 줬어. 그래서 그녀는 나에게 감사함을 전했을 뿐이야. 아주 헌신적으로 말이지.”“왜? 말리고 싶어?”“말릴 수 있겠어? 당신이?”“아니 이런 유치한 수법이 나한테 먹힐 거라고 생각했어?”“다음에 날 상대할 때는 좀 더 세련된 방법으로 치밀하게 계획을 세우는 게 좋겠어.”“그렇지 않다면 거액으로 보상해야 할 거야!”“오늘은 당신이 너무 쫄아서 새파랗게 질린 것 같으니 이번 한 번은 용서해 주지.”“그렇지 않으면 피를 팔아서라도 갚아야 할 거야.”말을 마치며 김탁우는 원망 섞인 눈빛에 경멸 가득한 미소를 녹여 하현을 바라보았다.사실 김탁우는 오늘 간소민을 설은아에게 소개하는 일에 바빠서 이런 쓰레기 같은 사람을 상대할 시간이 없
왕인걸이 핸드폰을 꺼내며 말했다.“하현, 이 개자식이 요즘 형수님과 아주 가깝게 지낸다고 들었는데 내가 가서 거세라도 할까?”고명원은 담담하게 말했다.“내가 가서 그놈을 아무도 모르는 곳에 묻어버리는 게 낫겠어!”“당신들은 제대로 해내지 못할 거야!”하현은 한숨을 내쉬었다.“안타깝지만 난 비열한 소인배들이 쓰는 파렴치하고 비겁한 방법은 쓰고 싶지 않아.”“그를 잡으려면 공명정대하게 해야 해.”“아무도 반발할 구실이나 이유를 찾을 수 없을 만큼 완벽하게!”“그러니 이 일은 내가 나서는 게 나아.”여기까지 말하고 하현은 형나운에게 전화를 걸어 담담하게 말했다.“형나운, 내가 사고 싶은 물건이 있어. 내 수중에 마침 이천억이 있으니 좀 부탁해...”“아, 그리고 영수증 발급하는 거 잊지 말고.”...오후 6시 정각.대구 정 씨 가문 아홉 번째 집안 SL그룹 입구.이미 러시아워에 돌입한 시간이니만큼 고급차들의 왕래가 끊임없이 이어졌다.하현은 길가에 기대어 손에 삼색 비닐봉지를 들고 있었다.얼핏 보면 거리의 넝마주이와 다를 것이 없어 보였다.그는 눈을 가느다랗게 뜨고 눈앞에 있는 횡단보도를 바라보며 침묵에 빠졌다.약 10분 후, 하현의 시야에 마세라티 한 대가 나타났다.바람을 가르는 마세라티는 고급스러운 우아함의 절정을 이루고 있었다.바로 김탁우의 차였다.김탁우가 직접 차를 몰고 있었고 그의 여동생 김나나와 다소 낯익은 모습이 앉아 있었다.이때 김탁우가 마침 고개를 옆으로 돌려 조수석에 앉은 여자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이미 눈에서는 불꽃이 타오르고 있었다.노란 신호등임에도 김탁우는 신경 쓰지 않고 거리낌 없이 가속 페달을 밟았다.바로 그때 하현이 천천히 횡단보도에 발을 올려놓았다.“퉁!”그 순간 미처 브레이크를 밟지 못한 마세라티 차랑이 하현을 바로 덮쳐 쓰러뜨렸다.다만 그는 몸에 힘을 빼고 있었기 때문에 바닥에 주저앉았을 뿐 조금도 다친 곳은 없었다.하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