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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3 화

"큰 도련님?" 낯익은 목소리가 등 뒤에서 들려왔다.

강책이 천천히 고개를 들자 예전의 강씨 집안의 오래된 직원 정해 아저씨가 보였다.

“정 아저씨."

정해가 휘청휘청 다가와 꽃다발을 무덤 앞에 늘여 놓고서는 상자 속에서 돼지고기 요리 한그릇을 꺼냈다.

"둘째 도련님이 생전에 제일 좋아하셨던 게 바로 제가 만든 돼지고기 요리 였어요. 하지만 도련님이 이 늙은이 보다 한 발 앞서 갈 줄은 상상도 못했습니다."

"아직도 도련님이 떠났다는 게 믿기지 않고, 아직도 종종 도련님 꿈을 꿉니다."

"큰 도련님, 저는 도련님과 둘째 도련님이 함께 자라는 걸 봐왔습니다. 제 마음속에 도련님들은 저의 가족이나 마찬가지입니다, 전 정말 이 현실을 받아들이기가 어렵네요“

말을 하는 정하의 눈에서 눈물이 흘렀다.

강책은 하늘을 올려다보며 긴 한숨을 내쉬곤 말했다.

"강모의 죽음을 그냥 넘어가지 않을 거예요."

정해가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내려놓으세요, 도련님. 지금의 침몽하이테크는 하유룡의 것이예요. 그리고 그의 뒤에는 전 시에서5위 안에 드는 천정그룹이 그의 뒤를 봐주고 있는데, 뭘 가지고 그들과 싸우겠습니까?"

강책은 아무 말없이 조용히 강물만 바라보았다.

잠시 뒤 그가 입을 열었다.

“닷새 뒤면 강모의 생일입니다. 강모의 가는 길 체면을 살려줘야겠어요."

그러자 정해가 자리르 박차고 일어서며 말했다.

"어째서, 큰 도련님은 아직도 모르세요?“

"뭘 말이요?"

“닷새 뒤면 이곳이 전부 리모델링 될지도 모르는데 그때 가서 둘째 도련님이 편안하게 계시지 못하기 전에 빨리 무덤을 옮겨야 해요.”

강책이 미간을 찌푸렸다. 그는 정말 이 일을 알고 있지 않았다.

정해가 말을 이어 나갔다.

"당초 하유룡은 이곳에 묘를 정했습니다. 얼마 쓰지도 않고 질질 끌 걸 예상하고 있었죠. 그 사람이 마음을 곱게 먹지 못하고 둘째 도련님의 묘를 파버리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는 거예요."

"감히!!!"

"큰 도련님, 아직 시간이 있을 때 얼른 무덤을 옮겨야 합니다. 더 늦으면 정말 손을 쓸 수가 없어요 도련님도 둘째 도련님이 죽은 뒤 무덤이 파해 쳐져서 눈을 못 감는 모습을 보고 싶지는 않으실 것 아닙니까."

강책은 말끝을 흐리며 말했다

"묘는 절대 옮기지 않을 거야.”

그는 강을 바라보며 담담하게 말했다.

“저는 무덤을 옮기지 않을 뿐만 아니라 계속 가공을 해 강모의 무덤을 도시에서 가장 크고 아름답게 만들 거예요!”

"아......도련님, 그렇게 할 필요가 있겠습니까, 윗사람에게 화를 내면 무슨 좋은 결말이 있겠어요".

강책은 손을 내저었다.

"전 이미 마음을 정했어요. 더 이상 말하지 말아주세요."

정해는 강책의 성질을 잘 알고 있기에 더 이상 말을 해도 의미가 없다는 것을 알았다. 하지만 그는 이 일이 더 심각해 질 것 같아 한숨이 나오지 않을 수가 없었다.

"5일 뒤 강모의 생일에 예정대로 성대한 장례식을 치를겁니다. 정 아저씨도 올 수 있나요?“

그러자 정해가 힘차게 고개를 끄덕였다.

"도련님이 할 용기가 있다면 저도 올 용기가 있습니다. 나이도 다 찼는데 이젠 죽는 게 두렵지가않네요. 윗사람이 제 가죽도 벗겨냈는데 또 무슨 두려움이 있겠어요."

강책이 웃으며 말했다.

"안심하세요 정 아저씨. 제가 있으니 아무도 아저씨를 건드릴 수 없어요."

정해는 뒤돌아 술 두 잔을 따라 한 잔은 바닥에 흘리고 한 잔은 본인이 마셨다.

"둘째 도련님, 이 늙은이는 먼저 돌아가 보겠습니다. 닷새 후에 다시 찾아 뵐게요."

말을 마치고 그는 몸을 돌려 천천히 떠났다.

그가 떠난 지 얼마되지 않아 호화로운 검은색 아우디 한 대가 무덤에서 멀지 않은 곳에 멈춰섰다. 차 문이 열리고 목양일이 강책 곁으로 달려왔다.

"큰형님, 취임식 일은 다 처리했습니다."

"분부대로 처리하여 조동 그 늙은이는 평생 나올 생각도 못할 겁니다."

"누가 그를 꺼내려고 하면 그 꺼내려 하는 사람도 같이 잡겠습니다. 누가 감히 그 사람을 꺼내려고 하는지 보시죠."

강책은 고개를 끄덕이며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목양은 눈살을 찌푸리며 물었다.

“무슨 일이십니까 형님?”

"이번 이틀 동안 침몽 하이테크의 사람이 여기에 와서 절을 한 적이 있어?“

목양은 연거푸 고개를 가로저었다.

"하나도 없습니다, 그 자식들은 형님 말을 전혀 마음에 두지않고 매일을 의미없게 보냈습니다. 더욱이 제가 듣기로는 하유룡 그 개자식이 둘째 도련님 묘를 빨리 없애려고 계속 아부하고 있다고 합니다. 이 개자식은 완전히 못쓰게 되었으니, 당장 죽여버리고 싶습니다.“

강책은 손을 내저었다.

"급하지 않아. 닷새 뒤에 내가 알아서 할 거야."

목양은 다시 말했다.

"아 참 형님, 하나 더 말씀드릴 게 있습니다. 물고기, 염소, 천칭 셋이 먼저 돌아왔습니다. 다른 사람들도 돌아오는 길이라 조만간 모두 합류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서경에서 수라군신은 누구나 경외하는 이름이다.

수라군신의 휘하에는 누구나 두려워하는 군대 ‘황금십이궁’이 있다.

열두 개의 별자리를 따서 명명되었으며, 열두 명의 최정상급 전사를 대표한다.

그들은 모두 일당백의 충심으로 무장한 군인으로, 강책의 손에 의해 양성된 막강한 군단이며, 서경에서 가장 강력한 군단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알겠어.”

강책은 두 손을 뒤로 짊어졌다. 강가에 서서 멀리 바라보니 왕의 기운이 솟아올랐다.

......

명루호텔 3층 방.

침몽하이테크 현임 이사장 허유룡은 큰 상을 미리 차려놓고 조카와 함께 여유롭게 기다리고 있었다.

잠시 후, 문이 열리고 머리가 벗겨진 중년 남성 한 명이 걸어 들어왔다.

“왕 비서, 오셨군요”

왕민래, 이번 서강연안의 리모델링 사업을 책임지는 사람이다.

왕민래가 굉장히 편안하게 앉았다.

“하 회장, 이렇게 황급히 나를 불러낸 게 무슨 일 때문이지?"

"급하지 않아요, 먹으면서 이야기를 나눕시다."

하유룡은 하가명을 흘긋 바라보았고, 그러자 그는 곧장 일어나서 왕민래에게 술을 따라 준 후 손뼉을 치자 몇 명의 예쁜 여자들이 문을 열고 들어와 왕민래 곁에 바싹 다가앉았다.

왕민래는 요염한 몸매의 여자를 보자 숨조차 가빠졌다.

“하 회장, 이러지 않으면 내가 어떻게 너랑 밥먹는걸 좋아하겠어? 너 이사람 일처리를 아주 잘 해”

"왕비서님이 기뻐야 저도 기쁘지요.“

왕민래는 한편으로는 여자를 껴안고 한편으로는 술을 마시며 말했다.

"말해, 도대체 뭐 때문에 나를 찾았어?"

하유룡이 말했다.

"사실 아직 그 일 때문입니다, 서강연안의 진도를 좀 더 빠르게 할 수는 없겠습니까? 제일 좋은건 5일 내에 강모의 무덤을 저에게 파내어 주시는 겁니다.“

"허어, 난 또 무슨일이라고. 그것뿐이지? 안심해. 돌아가면 내가 주임에게 건의해주고, 아랫사람에게 진도를 좀 잡으라고 재촉해줄게. 닷새 안에 그 강모의 묘를 반드시 없애줄 테니 걱정말고.“

“그럼 잘 부탁 드리겠습니다.”

하유룡이 사악한 웃음을 지으며 속으로 웃으며 생각했다.

‘강책아, 너는 나보고 무덤 앞에 무릎을 꿇고 속죄하라고 하지 않았느냐? 지금 난 너 동생의 무덤을 파내고 있어, 네가 또 무슨 힘으로 까부는지 한번 보자. 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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