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 아파요, 괜찮아졌어요.”아람은 예쁜 새엄마에게 바싹 다가갔다.“그…… 먼저 얘기 나누고 있어, 내가 가서 간식 좀 만들어 올게.”말을 마치자 초연서는 두 손을 머리 위로 향해 뿔을 그으며 구회장님이 화가 났다는 신호를 보냈다.아람은 OK라는 손짓을 하며 그녀를 향해 윙크했다.초연서가 떠난 후, 지 비서도 눈치 있게 자리를 피했다.“아버지, 방금 연서 이모랑 하신 말씀을 밖에서 다 들었어.”아람은 아버지 곁에 붙어 앉아 형제처럼 구만복의 어깨를 감싸고 머리를 맞대었다.“날 너무 무시하네. 내가 나대는 건 그럴 자본이 있고 실력이 있다는 거야. 집에서 기르는 카나리아들이 어떻게 나와 같은 훌륭한 사람을 이기겠어.”“넌 확실히 훌륭해. 하지만 그 멍청한 녀석들이 계속 널 건드리는데, 힘들지도 않아?”구만복은 어이없다는 듯 고개를 가로저었다.“왜 그 사람들을 건드리고 소란스럽게 구는 거야, 늙은 나까지 조마조마하게 만드네.”“멍청한 녀석? 풉…… 신씨 가문을 말하는 거야?”아람은 참지 못하고 웃음을 터뜨렸고 소리는 꾀꼬리처럼 맑았다.“구회장이 나보다 더 독하게 말하네, 방금 내 말이 너무 심했어, 인정할게!”“계집애, 네가 손해 볼까 봐 걱정하는 거야, 네가 행복한 건 바라지도 않아!”구만복은 사랑스럽게 딸의 허리를 감싸더니 문득 무슨 생각이 난 듯 다시 눈썹을 찌푸렸다.“신씨 가문의 사람을 건드렸는데, 신경주 그 자식이 사장님으로서 널 난처하게 한 건 아니지?”아람은 가슴이 떨리더니 고개를 저었다.“아니, 이번 일은 신경주도 옆에서 부채질했어.”구만복은 눈썹을 치켜올렸다.“응? 무슨 말이야?”“신효린을 지목하러 나선 여기자가 정말 심한 혼수상태에 빠진 줄 알았는데, 신경주가 몰래 그 사람을 살리고 자선 행사장으로 데려온 거야.”아람의 눈빛이 반짝였다.“허, 겉과 속이 참 다르네, 네 자리를 빌려 자신의 문제를 수습하네. 그놈이 꾀가 많아, 어쩐지 요 몇 년 동안 꾸준히 사장 자리에 앉아 있네.”구만복은 냉소하더니 참
하룻밤 사이에 신효린은 다시 실검에 올랐고 매번 일을 일으킬 때마다 온 세상을 깜짝 놀라게 했다.뿐만 아니라, 다시 한번 자신의 힘으로 신씨 그룹 주식을 하루 만에 수백억 증발시켰다. 참으로 우수한 전적이다.사건 당일 밤, 안나 조는 기자들에게 신씨 호텔과 계약 해지하겠다고 공개적으로 밝혔다.사건 다음날, 여전히 실검에 있었고 신씨 그룹 주식이 폭락했으며 신효린에 대한 토론이 멈추지 않았다.[어떤 귀족 가문 아가씨는 봉황이지만 어떤 사람들은 동물보다도 못해. 구씨 가문 아가씨는 예쁘고 마음씨도 착하고 재능도 많을 뿐만 아니라 호텔 경영에 주얼리 디자인까지 할 줄 아네. 하지만 어떤 사람들은 간통하고 교활하여 신술 궂은 수단만 쓸 줄 알지. 안나가 처음으로 성주에 왔는데 참 창피하네.][신효린을 우리 귀여운 구 알렉스 아가씨와 비교하지 말지? 그럴 자격이 없거든!][신효린이 그런 짓을 한 건 전혀 놀랍지 않아, 윗물이 맑아야 아래 물이 맑지, 알 사람들은 다 알잖아.][참, 신씨 그룹에 좋은 사람이 있긴 해? 이게 무슨 사악한 집안이야, 관련 부서에서 조사해 볼 수 없나?]사건 발생 사흘째, 신경주는 신광구에게 알리지도 않은 채 사장 권한으로 긴급 고위층 회의를 소집했다.신효린의 자리는 비어있었다. 요 며칠 동안 계속 몸이 안 좋다고 했지만 아마 볼 낯 없어서 안 나오는 것 같았다.“짧게 말씀드리겠습니다.”경주는 우아한 몸매를 앞으로 숙이더니 깍지 낀 손을 책상 위에 올려놓았고 눈빛은 위압적이었다.“지난번 KS 호텔의 바자회에서 일어난 일은 이 자리에 계신 분들은 다 아실 겁니다.”사람들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제가 신씨 그룹을 대표해서 결과를 발표하겠습니다.”안색이 어두운 경주가 손짓을 하니 한무는 즉시 문건을 꺼내 큰소리로 읽었다.“신씨 그룹 이사인 신효린 씨가 그룹에 끼친 부정적인 영향에 대한 처벌 결과를 공시합니다. 이날부터 신효린 씨는 이사직을 해임하고 호텔 프로젝트 기획권을 회수하며 경찰 수사에 적극 협조하도록 명령했습
‘이건 분명 날 모욕하는 거야!’역시, 진주를 바라보는 사람들의 눈빛은 점점 변해갔고 경멸이 느껴졌다.“아무리 네가 사장이라고 해도 그룹의 이사를 함부로 처리하면 안 돼! 이 일은 회장이 결정해야 돼! 어떻게 먼저 선수를 쳐?”진주는 어쩔 수 없이 신광구를 내세워 제압하려 했다.경주는 입꼬리를 올리더니 무거운 질문을 가볍게 내던졌다.“그 말씀은, 회장님께서 신효린의 행위를 용서할 거란 말입니까? 설령 상업 절도, 사기를 저지르고 신씨 그룹의 주식을 하룻밤 사이에 백억 대를 증발했다 해도 회장님은 신효린의 이사 자리를 지켜주고 계속 높은 자리에 앉히겠다는 거예요? 고작 회장님의 딸이라서?”이 말들은 칼처럼 사람의 마음을 찔렀다.고위층들이 진주를 날카롭게 쳐다보았다.화가 난 그녀는 온몸을 부들부들 떨며 마치 옷을 벌거벗은 듯한 수치스러움에 두피가 저려났다.“직장에 절대적인 공평이 없다는 것을 알아요. 우리가 볼 수 있는 공평은 화려한 두루마기 같아요, 까보면 형편없거든요.”경주는 눈을 반짝이며 언성을 높였다.“하지만 제가 사장 자리에 있는 한, 절대 그런 일이 나타나게 하지 않을 겁니다.”진주를 단 한 마디도 욕하지 않았다.그러나 진주는 심한 욕설을 들은 것 같았다.말이 끝나자 갑자기 조용해졌다.곧 모든 고위층들의 눈이 밝아지더니 신 사장님의 당당한 발언에 감동하고 박수를 보냈다.……회의가 끝난 후, 진주가 고위층 회의에서 소란을 피웠다는 소식이 그룹을 휩쓸었고, 모두가 모여서 회장 부인의 어릿광대를 조롱했다.‘회의실에 들이닥치다니, 참 소질도 없네!’신효린의 면직 소식도 이메일로 모두에게 전달되었다.“드디어 신효린을 파면했네, 역시 하느님이 보고 있으셨어!”“하느님은 무슨, 신 사장님이 대단한 거지! 돌아가서 신 사장님의 사진에 대고 빌어보겠어, 이게 바로 정의의 힘이야!”“이게 친척을 모른 체하는 건가?”“퉤! 이건 대의멸친이라고 해! 더구나 친하지도 않잖아! 같은 배속에서 나온 것도 아닌데.”“하하하, 몰라. 아무튼
경주는 뻣뻣하게 입꼬리를 올렸고 눈빛은 슬퍼 보였다.“구아람 곁에 윤유성이 있잖아, 오빠들도 있고, 내가 갈 필요도 없는데 왜 가겠어. 내가 미쳤어?”경주는 가만히 있는데 오히려 한무가 엄청 급해났다.“사장님! 지금 사모님의 마음속에서 호감이 아예 없어요! 미친 짓을 하는 게 유일한 방법이에요! 그렇지 않으면 사모님을 되찾지 못할 거예요!”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경주는 날카로운 눈빛으로 한무를 째려보았다.겁에 질린 그는 침에 사레가 들어 기침을 했다.“이미 이혼했어, 한번 헤어진 부부는 다시 맺어지기 어려워. 구아람을 다시 되찾을 생각도 없어.”경주는 가슴이 답답해났고 목소리는 무겁고 쉬어서 세상 모든 고생을 다 한 느낌이었다.“인연이었다면 날 떠나지 않았을 거고, 인연이 아니었다면 쫓아다녀도 소용없어. 구아람을 놓아준 걸 단 한 번도 후회한 적이 없어…… 단 한 번도.”……진주는 울화가 치밀어 오르는 것을 참고 관해 정원으로 돌아갔다. 집에 들어서자마자 눈물을 터뜨리더니 서재로 가서 신광구를 끌어안고 울며불며 말했다.“오빠! 경주가 양심이 없어! 효린이가 친동생인데! 도와주기는커녕 면직해버려? 앞으로 효린이가 회사에서 어떻게 고개를 들고 다니겠어? 제 고집만 피우고 다른 사람들의 의견은 듣지도 않아…… 그저 권력을 잡고 싶어 하잖아, 사장으로 된 후 점점 더 당신을 안중에 두지 않고 있어!”“해직 명력은 내가 내린 거야.”신광구는 짜증이 나서 그녀를 천천히 밀어냈다.“내가 경주를 시켜 효린이를 파면하라고 한 거야.”예전에는 진주의 눈물을 보면 마음이 약해져 아무것도 할 수 없었지만, 지금 그녀가 우는 것을 보면 온몸이 불편하고 혼자 조용히 있고 싶어졌다.그때마다 신광구는 저도 모르게 경주의 어머니가 떠올랐다. 그 뼛속까지 차갑고 고집 센 여자 말이다.그녀는 신광구를 위해 단 한 번도 눈물을 흘린 적이 없었고, 진주처럼 애정이 가득하고 애교를 부린 적도 없었다.지금까지 살면서 제일 아쉬운 건 진정한 의미에서 경주의 어머니를 정복
신씨 가문은 난장판이었다.그러나 구아람은 신나게 해장원 뒤 정원에서 그네 의자에 앉아 햇볕을 쬐고 있었다.이 그네는 평소 그녀 말고는 아무도 타지 않았다.이건 구만복이 아람의 어머니를 위해 직접 만든 것이기 때문이다. 어머니가 한가하면 그 위에 앉아 순진무구한 소녀처럼 맨발로 어슬렁거리거나 아예 엎질러진 채 나른하게 햇볕을 쬐며 잠을 잤었다.구만복은 매번 와서 어머니에게 직접 그네를 밀어주었었다. 햇빛에 비친 예쁜 두 그림자가 겹쳐지고 갈라지다 또 겹쳐진다.혹은 아내의 곁에 앉아 말없이 서로에게 기댄 채 풍경을 감상하기도 했다.그 후 어머니는 돌아가셨다.하지만 구만복은 매일 집사에게 그네를 깨끗이 닦으라고 명령한다.마치 아람의 어머니가 그냥 놀러 나간 것처럼, 지치면 집으로 돌아올 것 같았다.“아가씨, 안나 조 씨가 이미 저희 쪽으로 이적했어요, 연회에 초대해 다시 한번 진심으로 사과드리고 싶다고 하네요.”임수해는 아람에게 그네를 부드럽게 밀어주었다.“아가씨가 연락이 되지 않는다고 해서 저에게 연락했어요. 요 며칠 제 핸드폰이 터지는 줄 알았어요.”“아, 영어 말하기 연습도 할 겸 좋은 기회네.”아람은 사과를 아삭아삭 깨물었다.“또 저를 놀리시네요.”수해는 쓴웃음을 지으며 그녀의 꿈틀거리는 붉은 입술을 바라보았다.통통하고 윤기 있고 부드러운 입술은 아람의 손에 있는 사과보다 더 유혹이 컸다.수해는 침을 마구 삼켰다.“예전의 구 사장은 호텔이 더 잘 되기 위해 진심을 굽히고 초대를 받았겠지.”아람은 사과를 씹으며 발끝으로 땅을 툭툭 쳤다.“하지만 난 지금 안나의 롤 모델이야, 난 알렉스잖아. 그 초대를 쉽게 받을 수 없어. 정체를 한 번만 들어내도 충분해. 아니면 신분이 가치가 없게 되잖아.”“그러네요. 전에 안나 조가 아가씨를 무례하게 대하셨는데, 이번에 한 수를 가르쳐 주셔야죠. 미움을 샀으면 대가를 치러야 해요.”“딱히 그런 건 아니야, 그냥 요즘 너무 피곤해서 가기 귀찮아.”아람은 하품을 하였다.“전에 ‘민트’
기락산 국가 삼림공원은 13년 전 구아람과 신경주가 처음 만났던 곳이다.바로 그곳에서 경주가 생명이 위태한 아람을 살려주었다.“오! 범 선생님의 제자예요? 선생님은 팀장을 안 하세요?”아람은 옛 친구의 얘기를 듣자 눈이 반짝거렸다.“네, 선생님께서 다음 달에 은퇴하시거든요. 이번 달에 마지막 순찰을 하고 저랑 업무를 인계하면 고향으로 돌아가실 겁니다.”하 팀장은 한숨을 내쉬었다.“선생님의 주소록에서 백소아 씨의 이름을 봐서 선생님에게 엄청 중요한 사람인 것 같았어요. 선생님께서는 담담하게 떠나고 싶어 해요. 하지만 이번 달에 시간을 내서 선생님을 뵙고 작별 인사를 할 수 있으면 좋겠어요. 선생님이 췌장암을 걸려서, 이번에 헤어지면 또 만날 수 있을지 모르겠어요.”“네? 선생님이…….”아람은 벌떡 일어서더니 심장이 쪼여났다.“검사를 할 때 이미 말기였어요. 아시다시피 췌장암은 빠르게 퍼져요.”하 팀장은 울컥했다.“알겠어요.”안색이 어두워진 아람은 나지막하게 말했다.“시간을 내서 선생님을 뵈러 갈게요.”“백소아 씨, 제가 얘기했다고 하지 마세요. 워낙 자존심이 강해서 약한 모습을 보여주기 싫어해요. 동정을 받기도 싫어하시고. 그러니…….”“알겠어요. 제가 선생님과 만난 지 13년이 지났어요. 성격을 잘 알고 있으니 걱정하지 마세요.”통화가 끝나자 아람은 멍하니 그네에 앉아있었다. 한참 지나니 붉어진 눈에는 눈물이 가득 고였다.“아가씨, 범 선생님은 누구예요? 왜…… 왜 그러시는데요?”수해는 급히 한쪽 무릎을 꿇고 품에서 하얀 손수건을 꺼내 그녀의 눈물을 가볍게 닦아주었다.“옛 친구야.”아람은 입술을 부들부들 떨더니 마음도 아파났다.“수해야, 성주와 해문에서 권위 있는 소화기내과 의사가 있는지 알아봐 줘, 최선을 다해서 친구를 도와주고 싶어.”“네, 오늘 바로 알아볼게요.”수해는 정색하며 대답했다. 아가씨가 주동적으로 말하지 않는 한 그녀의 사생활을 존중하기에 더 이상 묻지 않았다.전화가 끊긴 지 얼마 안 되어 또 전화 한
“결국 넌 적을 얕잡아 보고 김은주에게 당했잖아! 내가 빨리 대응해 주었기 망정이지. 아니면 지난번 영감 생일 때 네가 한 짓은 할아버지와 아버지의 미움을 사기엔 충분했어!”“난 아빠가 제일 사랑하는 딸인데, 왜 날 미워하겠어?”신효린은 말이 듣기 불편해 목을 빼고 말대꾸를 했다.팍-진주는 화가 치밀어 손을 들어 뺨을 날렸다.“내가 어렸을 때부터 어떻게 가르쳤어? 말대꾸를 하지 말라고 했지!”맞아서 멍해진 신효린은 얼굴을 감싸고 웅크리고 있었고 눈에는 원망이 가득 찼다.“지금 소희와 같이 놀더니, 또 그 순진한 척하는 계집애에게 쩔쩔매고 있네! 네가 뭘 더 할 수 있겠어? 남자가 아니라서 다행이네, 아니면 큰 가업을 네 손으로 망쳤겠어!”진주는 신씨 부자에게 당한 울화통을 신효린에게 화풀이하고 있었다.“이소희처럼 똑똑하지 않으면 네 동생처럼 얌전하게 있어야지! 다시는 구아람을 추켜 세우지 마! 네 동생이 아프지만 않았다면 자질이 너보다 훨씬 높았을 거야! 선택할 여지가 없어서 그러지, 아니면 내가 너에게 희망을 주었겠어? 쓸모없는 놈!”‘이 말은, 내가 신효정 그 바보만도 못하다는 거야?’신효린은 원망스러워서 이를 악물었지만 감히 반박할 수 없어 치욕적인 눈물을 줄줄 흘렀다.……진주는 울고 있는 신효린을 끌고 살벌하게 이씨 가문의 별장으로 들어갔다.오가는 집사들이 혀를 내두르며 실검에서 이름을 알린 신씨 가문 셋째 아가씨를 이상하게 쳐다보았다.“신씨 가문 셋째 아가씨가 도대체 왜 우는 걸까요? 설마 우리 도련님이…… 괴롭혔나요?”“설마…… 임신하게 했나?”“그럴 리가 없어요! 도련님은 바람둥이지만 여자들이 집에까지 찾아와서 사모님과 아가씨의 생황을 방해하지 못하게 할 거예요!”“더군다나, 도련님은 눈이 높아서……. 셋째 아가씨를 좋아하지 않을 거예요. 밖에서 평판도 안 좋던데.”신효린은 의론하는 소리가 은은히 들려오자 화가 나 콧구멍에서 불이 뿜어져 나올 지경이었다.하지만 하필 이씨 가문의 집사들이어서 욕 한 마디도 할 수
이씨 가문의 가정부들은 숨을 들이쉬더니 놀라서 입을 막았다.‘진주가 신 회장님의 사랑을 믿고 이씨 가문에서 난리 치려는 건가?’동시에 모든 사람들이 깜짝 놀란 이소희와 눈을 부릅 뜬 이씨 사모님을 바라보았다.“딸…… 신 사모님 말씀이 사실이야?”이소희는 급히 억울한 척하며 얼굴을 찌푸리며 변명했다.“엄마, 난 그런 적이 없어! 처음부터 안나 조에게 가짜 주얼리를 선물하여 마음을 사로잡으려는 아이디어는 효린 언니가 생각한 거야!”이 계집애가 대놓고 사실을 왜곡하는 것을 보자 신효린은 화가 치밀어 올라 눈을 부릅뜨고 그녀를 째려보았다.“이소희! 함부로 말하지 마! 네가 안나 조를 끌어들여 구아람을 완전히 망쳐버리겠다고 했잖아, 그래서 알렉스 주얼리를 모조하자는 아이디어를 냈어!”“구…… 아람? 구씨 가문의 아가씨? 그 사람과 무슨 관련이 있어?”이씨 사모님은 의아한 듯 눈을 부릅뜨고 물었다.“전…….”말문이 막힌 이소희는 이미에 땀이 맺혔다.‘이 생각이 없는 신효린이 구아람까지 말해? 싸우려고 마음먹었네!’“신 사모님, 여기가 어디라고 소리를 지르는 겁니까?”차가운 목소리가 들려오더니 신효린은 가슴이 칼에 찔린 듯 움찔했다.안색이 어두운 이유희가 입꼬리를 올리고 냉소하며 문밖에서 성큼성큼 걸어들어오고 있었다.“창피한 줄 모르는 건 상관없는데, 우리 이씨 가문의 품격까지 깎아내리지 마시죠.”“도련님!”집사와 가정부들은 일제히 허리를 굽혀 인사했다.“오빠!”이소희는 구세주를 만난 듯 눈물을 글썽이며 불쌍한 척했다.‘오빠가 예전부터 신효린을 싫어했고 어렸을 때부터 날 예뻐했으니 무작정 날 지켜줄 거야!’“이 도련님! 경주와 친형제처럼 정이 두텁고 두 가문도 친분이 있는데, 어떻게 어른인 저에게 이렇게 무례할 수 있어요?”진주는 화가 나서 혀를 내둘렀다.“저와 경주가 사이좋은 건 저희들 일인데, 사모님과 무슨 관계가 있나요? 경주를 낳고 키운 사람도 아닌데.”유희는 고개를 갸웃거리며 웃었다.“평소엔 경주에게 잘해주지도 않으면
그건 바로 아람과 경주였다. 명문가 출신으로 항상 오만하고 자존심이 강했던 억만장자 사장 경주가 자세를 낮추고 사랑하는 여자와 함께 포장마차에서 밥을 먹을 거라고 상상도 못 했다. 평소 탄수화물만 먹던 경주가 야식을 정신없이 먹고 있다. 아람이 경주에게 양꼬치를 먹여주며 기름진 음식을 먹고 있다. 누가 봐도 허황하고 터무니없다고 생각할 것이다.“맛있어?”아람은 꽃처럼 환한 미소를 지으며 냅킨을 들고 경주의 입술을 부드럽게 닦아주었다. 경주는 입을 닦자마자 참지 못하고 아람의 부드러운 입술에 키스를 한다.“맛있어. 너랑 뭘 먹든 다 맛있어.”키스 소리가 매우 커서 아람의 얼굴이 점점 붉어졌다. 라면을 만들고 있는 할머니마저 그 모습을 보자 흐뭇하게 웃었다. 선남선녀가 사랑을 나누는 모습을 보면 누구나 흐뭇한 미소를 짓게 될 것이다.“쳇, 내 체면을 봐서 맛있다고 하는 것 같아.”아람은 삐진 척하며 입술을 삐죽 내밀었다.“싫다면 말해. 네가 나한테 잘 보이기 위해 싫어하는 것을 하는 게 싫어. 다음부터 너랑 안 올 거야.”경주의 깃털 같은 속눈썹이 떨리더니 긴 팔로 아람을 가로질러 식탁 맨 왼쪽에서 조미료 병 두 개를 가져왔다. 하나는 후추고 하나는 식초였다. 그리고 아람의 라면에 정성껏 넣고 다시 비벼주며 다정하게 재촉했다.“빨리 먹어봐.”아람은 눈을 깜빡이며 젓가락을 들고 면을 먹고 숟가락으로 국물까지 마셨다. 순간 아람은 깜짝 놀라 눈을 부릅뜨며 경주를 바라보았다. 하얗고 작은 손이 허공에서 휘날렸다.“우와, 맛있어. 너무 맛있어. 간단한 조미료만 넣었을 뿐인데 맛이 완전히 새로운 차원으로 올라갔어. 너 왜 이렇게 재능이 있어?”경주는 깊이 바라보며 소년처럼 웃었다.“아람아, 내가 널 맞춰주기 위해서 맛있다고 한다고 생각하면, 네 생각이 틀렸어. 내가 신씨 가문에 가기 전에 이런 포장마차들은 나와 엄마한테 고급 레스토랑과 마찬가지였어.”아람은 순간 가슴이 찡하고 숨이 턱턱 막혔다. 오정숙한테서 경주의 알려지지 않은 과거에 대해
우 비서는 떠보듯이 물었다.“윤 사장님, 그 미친 여자가 협력할 의향이 있어요?”“내가 나서는데, 어떻게 안 될 수가 있겠어?”유성은 거만하게 눈썹을 치켜올렸다.“눈엣가시를 하나 더 제거한 것을 미리 축하드려요!”우 비서는 아첨하며 웃었다.“윤진수가 무너지면, 윤성우도 곧 무너질 거예요. 그때 늙은이가 쓸사람이 없으면 사장님께 희망을 걸 수밖에 없어요. 그럼 윤씨 가문 전체가 사장님의 손에 들어올 거예요.”“그러길 바라네.”유성은 눈을 가늘게 뜨고 손을 들어 어두컴컴한 하늘을 바라보았다. 그 눈빛에는 복잡한 감정이 치밀어 올랐다.“회장님은 나에게 새 생명을 준 은인이야. 난 그저 희망에 부응할 수 있기를 바라.”“참, 사장님. 방금 소식을 받았는데, 헬기가 이미 준비되었다고 해요.”“조금 오래 걸렸지만 기다린 보람이 있네.”유성은 손끝으로 금테 안경을 부드럽게 올리며 차갑게 바라보았다.“라이언에게 연락해서 알려줘. 모든 준비가 끝났다고. 언제든 라이언과 형제들을 보낼 준비가 되었다고.”...유성의 리무진은 천세당을 향해 쏜살같이 달려갔다. 유성은 앞으로 일어날 일련의 큰 사건들과, 웅장하고 위압적인 미래를 생각하자 은근한 흥분으로 웃음을 터뜨렸다. 이제 모든 것이 유성의 통제하에 있다. ‘오직 아람만이 없네.’이 생각을 하자 유성은 주먹을 불끈 쥐고 나지막하게 말했다.“구씨 가문을 감시하라고 했잖아. 최근에 무슨 소식이 있어?”우 비서는 이마를 치며 급히 보고했다.“우리의 사람한테서 소식을 받았는데, 구아람 씨가 구씨 가문에서 가출한 것 같아요. 지금 구 회장님께서 사람을 동원하여 구아람 씨를 찾기 위해 주변을 수색하고 있어요. 하지만 아직까지 구아람 씨를 찾지 못했어요!”“뭐? 아람이 가출했어? 왜 진작 말하지 않았어?”유성은 눈을 부릅뜨며 몸을 앞으로 기울였다.“사, 사장님, 진정하세요. 구씨 가문의 비밀 조치는 항상 극도로 엄격해요. 우리 사람들은 밤낮으로 잠도 자지 않고 지켜봐서 얻은 소식이에요!”우 비서는 가
윤민주의 표정이 점점 끔찍해지며 유성의 정교하고 악독한 얼굴을 노려보았다.“도와줘, 하하, 저들도 짐승인데, 윤유성 넌 다를 것 같아? 그래, 넌 달라. 넌 악독한 뱀이야. 아빠와 오빠들보다 더 독해!”유성은 조금도 화를 내지 않고 대신 미소를 지었다.“난 신사로 간주될 수는 없어. 하지만 짐승도 정이 있어. 가족한테는 잔인하게 손을 댈 수 없어. 그래서 누나를 도와주고 싶어.”“게다가 지금 나 말고 누가 누나를 생각해 주고 있어? 빛도 보지 못하는 캄캄한 감옥에 갔는데, 아직도 누나가 윤씨 가문 사람인 것 같아?”윤민주가 유성의 도움에 저항하는 것을 보자 유성은 치명적인 타격을 가했다.“누나, 잘 생각해 봐. 누나와 매형이 비참한 상황에 처하게 된 건 누구 탓일까?”윤민주는 화가 나서 소리를 질렀다.“구씨 가문이야. 구씨 가문이 날 복수하고 있어. 구아람 그 계집애 탓이야!”유성의 창백한 입술은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흔들었다.“네가 건드린 건 구만복의 친딸이야. 어르신께서 널 죽이지 않은 것도 두 가문의 몇십 년의 정을 봐서 그런 거야. 하지만 이 모든 일은 윤진수 때문에 일어난 거잖아?”“윤진수.”윤민주의 머릿속이 윙윙거렸다. 그동안 구씨 가문만 생각하느라 윤진수를 잊을 뻔했다.“모두 윤진수의 사주를 받아서 구씨 가문에게 보복을 당한 거잖아. 처음부터 쓰레기 짓을 하지 않고, 제멋대로 나서지 않았더라면 누나와 매형은 고귀한 생활을 누리고 있었을 거야.”“이제 윤진수가 모든 것을 망쳤어. 기자회견부터 누나가 감옥에 들어갈 때까지 윤진수가 누나 대신 나선 적이 있어? 그저 범죄를 누나한테 뒤집어씌워 책임을 떠넘겼잖아.”“윤진수는 윤씨 가문의 보호를 받아 무사하게 도련님 생활을 누리고 있어. 이 억울함을 참을 수 있어? 나도 더 이상 볼 수 없을 것 같아, 누나.”유성의 말이 일리가 있는 것 같아 마음이 흔들렸다. 윤민주는 조용해졌다. 이미 생각에 잠긴 것 같았지만 원망스러울수록 눈시울이 붉어졌다.“구체적으로 어떻게 하고 싶어?”
아람은 경주의 튼튼한 팔에 팔짱을 끼고 자신 있게 말했다.“우리가 움직이지 않고 자취를 감추면 윤유성은 분명 참지 못하고 온갖 방법을 생각해서 윤진수를 상대할 거야.”...다음 날 주식 시장이 개장했다. 윤씨 그룹 주가는 폭락했다. 마치 성주 사람들에게 큰 빛을 주던 주식이 초롱초롱하게 빛이 났다. 보는 사람마다 가슴이 내려앉았다. 윤민주와 주성택의 일이 점점 커져 윤씨 그룹의 명성도 떨어지며 그룹 전체가 불안정해지기 시작했다.셋째 날에도 윤정용은 여전히 아파서 입원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사장님인 윤성우도 검찰에 소환되었다. 넷째 날, 구만복이 회의에 참석했을 때 기자의 취재에 막혔다. 윤씨 그룹에 대한 견해를 발표하라는 질문을 피할 수 없었다.“구 선생, 윤 사장님과 개인적인 친분이 있다고 들었는데, 이번 윤씨 가문에 일어난 일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세요?”구만복의 안색이 차가워지면서 담담하게 입을 열었다.“저와 윤 회장님은 그저 비즈니스 파트너일 뿐이에요. 다른 기자들의 말에 오도되지 않았으면 좋겠네요. 제 생각을 물으면 실수는 인정하고 바로 서기 위해 벌을 받아야 한다고 대답할 수밖에 없네요. 윤씨 그룹이 이번 교훈을 통해 다시는 국민을 실망시키지 않기를 바라요.”병원에 입원 중이던 윤정용이 구만복의 인터뷰를 보고 너무 화가 나서 의자를 들어 TV를 부숴버렸다....하루하루가 지나고 경주와 아람은 더 이상 아무런 행동도 취하지 않았다. 역시 아람의 예상과 같았다. 담담하던 유성이 더 이상 참을 수 없었다. 원래 이 기회에 남을 이용하여 사람을 해치려 했다. 하지만 폭풍이 곧 지나갈 것 같았고, 더 이상 행동을 취하지 않으면 좋은 기회를 놓칠까 봐 두려웠다. 그래서 오늘 밤 우 비서와 함께 구치소에 와서 윤민주를 만났다. 한때 고귀하고 편안한 삶을 누리던 명문가 집안 아가씨가 감옥에 들어간 지 며칠밖에 되지 않았는데 이미 엉망진창으로 되어 귀신 같았다.그뿐만 아니라 얼굴도 멍이 들었다. 여성 죄수들도 성매매를 강요하는 악행을 참을
“윤정용이 지금 갑자기 병원에 입원한 건 진짜 아픈 게 아닐 수도 있어. 그냥 위험을 잠시 피하러 갔을 수도 있어.”경주는 깊은 생각에 고개를 끄덕였다.“검찰이 수사 절차를 시작하면 윤정용을 반드시 소환할 거야. 그럼 아프다는 핑계로 수사를 거부할 수 있어.”“젠장, 이 늙은이가 참 교활하네!”유희는 화를 내며 욕설을 퍼부었다.“유희 오빠, 성매매가 뭐야?”효정은 순진한 눈동자를 깜빡이며 물었다. 정말 포인트를 잘 잡는 것 같았다. 순간 경주, 아람, 유희 모두 그 질문에 침묵이 흘렀다. 유희는 어색하여 가볍게 기침을 하며 효정의 볼을 가볍게 꼬집었다.“켁, 이제 방에 들어가서 문을 닫으면 내가 천천히 말해줄게.”뉴스가 끝났다. 짧지 않은 시간을 차지했던 윤씨 가문의 문제는 화려하게 주목을 받고 싶어 하는 그들의 마음을 만족해 주었다.“정말 나쁜 사람들이야. 어떻게 감히 여자들에게 그런 짓을 강요할 수 있어!”뉴스를 다 본 효정은 화가 나서 눈시울이 붉어졌다.“경찰 아저씨들은 무조건 저 사람들을 다 체포해야 해. 피해자들에게 정의를 되찾아야 해!”“이미 잡혔어. 자기야, 걱정 마.”유희는 숨을 내쉬며 효정의 허리를 꼭 안았다. 거실이 갑자기 고요해졌다. 비록 윤민주가 잡혔지만 아린을 괴롭히고 용서받지 못할 범죄를 저지른 윤진수는 여전히 당당하게 지내고 있다. 그리고 독뱀 같은 유성도 마음 끝에 날카로운 가시처럼 박혀 있었다.그래서 현재 윤씨 가문에게 복수를 하는 일은 그저 3분의 1밖에 지나지 않았다. 경주는 아람의 심각한 표정을 알아채고 아람의 긴장된 어깨를 감싸안았다. 큰 손으로 둥근 어깨를 문지르며 다정하게 위로했다.“아람아, 넌 충분히 잘했어. 윤씨 그룹은 4대 가문 중 하나야. 세력이 엄청 커. 하룻밤 사이에 뿌리를 뽑아버리는 건 정말 쉬운 일이 아니야. 윤진수의 일은 걱정하지 마. 내가 해결해 줄게.”“아니, 누구도 움직일 필요가 없어.”아람의 눈에는 차가운 눈빛이 반짝이며 교활하게 입꼬리를 올려 웃었다.“누군
그날 밤, 별장에서 아람과 경주는 거실에 앉아 뉴스 채널에 고정된 TV를 열심히 바라보고 있었다. 몇 분 후 뉴스가 시작되었다. 오늘의 헤드라인은 많은 사람들이 기다리던 대형 뉴스였다. 바로 윤민주의 체포 소식이다. 뉴스에서 윤민주가 경찰에 의해 체포되는 코믹한 장면을 다시 반복했다. 그 장면을 보면 여전히 웃음이 터졌다.“응? 이 잘생긴 경찰 오빠가 너무 낯익어요. 어디서 본 것 같아요.”효정은 작은 손으로 턱을 괴고 보더니 순간 눈빛이 반짝였다.“아, 생각났어요! 구씨 가문 셋째 사모님의 생일 연회 때 제 옆에 앉았었어요. 오빠가 저랑 얘기도 나누었어요. 음!”말이 끝나기도 전에 유희의 안색이 어두워졌다. 참지 못하고 효정의 턱을 잡고 카리스마 넘치게 키스를 했다. 유희는 화나고 질투한 것 같았다. 아람과 경주가 뉴스를 집중해서 보고 있었는데, 부끄러운 소리가 들려오자 두 사람은 깜짝 놀랐다.순간, 경주는 훤칠한 몸을 기울이며 키스하는 두 사람의 모습을 막았다. 그러며 고개를 숙이고 아람의 입술에 가볍게 키스했다.“왜, 미성년자 관람 불가야? 왜 못 보게 해?”아람은 입을 삐죽 내밀었다.“내가 뭐든 다 목격한 여자야. 그저 키스잖아.”“아니, 네가 어색할까 봐 그랬어.”경주는 아람의 코를 가볍게 잡으며 씁쓸하게 웃었다.“흥, 내가 어색하지 않으면 다른 사람들이 어색해할 거야.”유희는 눈시울을 붉게 물들이며 효정의 입술을 떠났다. 키스에 효정의 눈이 초롱초롱해지며 호흡마저 흐트러졌다.“여보, 내 앞에서 다른 남자 얘기하는 건 일부러 화나게 하려는 거야?”유희는 손끝으로 효정의 입술을 반복해서 만지며 허스키한 목소리로 말했다.“잘생긴 오빠? 네 남편인 나보다도 잘생겼어? 응?”“음, 다, 다 멋있어.”효정의 얼굴은 복숭아처럼 빨갛게 달아올랐다. “응? 누가 멋있어??”유희는 효정을 간지럽혔다.“하하하, 유희 오빠가 멋있어, 유희 오빠가 제일 멋있어!”효정은 너무 간지러워 어깨를 움치리고 유희의 품에서 깔깔 웃었다. 아
“사장님, 저한테 뭘 보상해 주실 거예요?”[보상? 비서로서 네가 당연히 해야 할 일 아니야?]경주의 목소리는 배부른 사자처럼 나른하게 들렸다. 한무가 생각하자 얼굴이 순간 붉어졌다.“그, 그럼 사모님도 보상해 주셨는데, 부창부수라는 말을 모르세요? 사모님이 사장님을 쪼잔하다고 할 수 있잖아요!”[너 지금 누구를 협박하는 거야?]“아니요, 아니요! 제가 감히 그러겠어요!”한무는 즉시 허리를 곧추세우고 이마에 땀을 흘렸다.[오랫동안 쉬지 못했잖아. 연차를 열흘 더 줄게. 가고 싶은데 가서 재밌게 놀다 와.]“사장님, 모태 솔로에게 연차를 줘요? 출산 휴가를 줘도 제가 할 일이 없어요!”한무는 웃으며 말했다.“아니면 보너스를 조금 주시는 건 어때요? 이제 연차도 쓰지 않고 24시간 내내 사장님을 위해 목숨을 걸고, 사장님과 사모님의 노예가 될게요!”한무는 돈을 탐냈다. [수백만의 연봉도 만족하지 못해? 그룹 전체를 보면 주주 외에 너보다 연봉이 높은 사람이 몇 명이나 돼?]경주는 피식 웃었다.[네가 무슨 노예야, 참 뻔뻔하네.]“사장님, 비록 지금 아내가 없더라도, 장가갈 돈은 많이 모아두어야 하잖아요. 제가 매일 사장님을 위해 뛰어다니고, 수사하는 일까지 했어요.”“바빠서 지금 연애할 시간도 없어요. 제 청춘을 신씨 그룹에 바쳤어요. 사장님께서 넓은 마음으로 이 늙은 총각에게 친절과 배려를 베풀어주셔야죠!”한무는 경주가 지금 아람과 화해를 하여 행복한 사랑에 빠져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지금의 경주는 자상한 아버지와 같았다. 이때가 바로 월급 얘기를 하기에 좋은 타이밍이라고 생각했다. 경주가 입을 열기도 전에 아람의 다정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숨소리까지 자세하게 들려 두 사람은 가까이 붙어 있는 것 같았다.[신 사장님, 너무 쪼잔하게 굴지 마. 한 비서가 어렵게 말을 꺼내는데 그냥 들어줘.]‘세상에, 사모님이 지금 사장님께 애교를 부리는 거야?’아람의 말투를 듣자 온몸이 찌릿찌릿하며 애교에 녹을 것 같았다. 역시 경주의 호
윤씨 가문은 정말 구더기 떼를 키우는 가문 같았다.“아, 아니에요. 그런 게 아니에요!”윤민주는 순식간에 목 밑까지 붉어졌다. 마치 온몸의 피가 얼굴에 쏘인 듯 히스테리하게 외쳤다.“이 녹음은 가짜예요. 모두 가짜예요! 전 무당을 몰라요. 안에 말하는 건 제가 아니에요. 모두 가짜예요. 누군가가 저를 해치려는 거예요!”“해쳐요? 윤민주 씨 이거 보세요. 이건 또 어떻게 해명하실 건가요?”기자는 핸드폰을 높이 들었다.바로 이때, 자리에 있던 모든 기자들의 핸드폰이 울리고 진동했다. 모두 고개를 숙여 화면을 보았다. SNS에서 푸시한 뉴스이다. 이건 바로 윤민주가 사적으로 무당과 만나 돈을 주는 장면이었다. 비록 몰래 찍은 것이지만 윤민주의 악행이 완전히 폭로되었다.“아가씨!”이때 경호원이 달려와 온몸이 뻣뻣해진 윤민주를 무대 아래로 끌어당겼다.“저는 윤 사장님께서 보낸 경호원이에요. 상황이 안 좋아요. 빨리 가요!”말을 마치자 연회장의 문이 열렸다. 도현은 사복 경찰 몇 명을 이끌고 당당하게 들어왔다. 표정이 엄숙하며 카리스마가 넘쳐 사람들은 소리도 내지 못했다.“경찰이에요!”도현의 날카로운 눈빛으로 바라보며 사람들 앞에서 경찰 신분증을 보여주었다.“윤민주, 당신은 뇌물 수수, 성매매, 불법 구금으로 공식적으로 체포되었어요. 묵비권을 행사할 권리가 있지만, 당신이 말하는 모든 말은 법정에서 증거로 사용될 것이에요. 데려가!”뒤에 있던 경찰 두 명이 다가가 부들부들 떨고 있는 윤민주에게 차가운 수갑을 채웠다. 두 경찰은 양쪽 팔을 잡고 겁에 질려 멍해진 윤민주를 끌어나갔다. 현장에 있는 기자들은 모두 라이브를 켰다. 이 순간 라이브는 천만 명을 돌파하며 반응이 뜨거웠다.[세상에! 명문가 집안에서 살기 이렇게 힘들어? 명문가 집안 아가씨가 인간 관계를 끌어모으며 돈을 벌어야 해? 참 신기하네!][윤씨 가문이 명문가 가문이 아니지? 구씨 가문과 친한 척하더니, 참 잘난 척을 해!][하하하, 꼴 좋네. 보복이야. 윤민주의 물개 같은
눈 깜짝할 사이에 기자회견 당일이 되었다. 5시부터 호텔 연회장 모인 여러 기자들은 카메라를 설치하고 각도를 조정했다. 그리고 노트북을 꺼내 들고 윤민주가 나타나기를 기다렸다.“근데 저는 윤정용이나 윤성우가 나설 줄 알았어요. 윤민주일 줄은 생각도 못 했어요. 이 여자 참 대단하네요. 남편이 잡혀갔는데 잠이 오나요? 기자회견 할 힘도 있나 보네요.”“허, 윤씨 가문 남자들이 얼마나 똑똑해요. 이건 윤민주를 이용하여 내세우는 거예요!”“쯧, 명문가 집안은 참 인정이 없네요. 윤민주도 참 비참하게 사네요.”“비참하다고? 주 의원님이 사적으로 받은 뇌물만 수천억이에요. 평생 감옥에 있을 수 있는 금액이에요. 이런 더러운 돈이 윤민주의 손에 안 들어갔다고 하면 누가 믿어요? 그저 문제가 생기니 부부가 갈라서는 문제일 뿐이에요!”곧 시간이 7시가 되었다. 윤민주는 쌩얼로 나타났다. 검은 정장을 입고 고개를 숙인 채 비참한 표정을 지으며 가시덤불 같은 모습으로 마이크 앞 무대로 걸어들어왔다. 눈부신 플래시가 윤민주의 초췌한 얼굴을 뒤덮었고, 눈시울을 붉히며 카메라를 향해 고개를 숙였다. 기자들은 날카로운 질문을 쏟아냈다.“윤민주 씨. 주성택 씨의 갑작스러운 체포는 전국을 충격에 빠뜨렸어요. 결국 주성택 씨는 이번 성주 시장 선거에서 가장 유력한 후보였는데요. 주성택 씨가 한 모든 일에 대해 알고 있었나요?”“몰랐어요.”윤민주는 눈물을 흘리며 억울한 척했다. 무고하고 순진한 여성의 이미지를 최대한으로 연기했다.“전 그저 무지한 여성이에요. 집에서 매일 아이들을 키우는 것만 해요. 일에 대해 많이 묻지 않아요. 사적으로 어떤 사람을 만나서 횡령하는 지 아무것도 몰랐어요. 전 윤씨 그룹 출신이에요. 4대 가문 중 하나라고요. 제 혼수는 아주 값져요. 그런 사소한 돈 때문에 명예를 잃을 수 없잖아요!”“정말 주 의원님이 한 일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세요?”갑자기 한 남자 기자가 나타나 큰 목소리로 모든 사람의 관심을 끌었다.“이 바닥에서 모르는 사람이 없