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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73화

공혜리는 더는 참지 못하고 분노가 차올라 거친 숨을 몰아쉬었다.

“거짓말한 것도 이미 용서가 안 되는데! 무현 님은 무려 양씨 일가족을 살려준 은인이잖아요. 4년간의 옥살이를 마치고 보상해주지 못할망정 대체 무슨 짓을 한 거죠?!”

김범식도 화가 난 나머지 주먹을 불끈 쥐었고, 뼈마디가 하얗게 질릴 지경이었다.

“세상에 이토록 배은망덕한 사람이 있다니? 아가씨께서 짐승만도 못하다고 했지만 어떻게 보면 동물한테 모욕인데요? 제아무리 짐승이라고 할지언정 은혜에 보답할 줄 알잖아요.”

“무현 님, 전 당최 이해가 안 갑니다. 이런 짓을 어찌 할 수 있단 말입니까!”

염무현은 누가 봐도 평온한 모습이었다.

사실 남도훈이 술술 털어놓았을 때부터 그는 이미 어느 정도 믿었다.

왜냐하면 죽음이 두려운 사람인 만큼 절대 거짓말하지 않았을 거로 예상했기 때문이다.

서리안을 찾아온 것도 단지 형식에 불과했다.

“과한 호의는 되레 부담으로 다가오죠. 하물며 음모를 꾸며서 얻은 건 더 말할 필요도 없지 않겠어요? 이렇게 큰 은혜를 무슨 수로 갚겠어요?”

염무현이 씁쓸한 미소를 지었다.

“즉 은혜를 갚지 못하니까 날 대하는 방법도 모르는 거예요. 혹시라도 나중에 내가 출소하면 은인이라는 신분을 들먹여 어렵게 일궈 세운 비즈니스 제국을 빼앗아 갈까 봐 걱정하고 두려워하겠죠. 그러다 시간이 흘러 은혜는 원망으로 바뀌고, 사랑도 자연스럽게 증오가 되고...”

물론 인간은 체면을 중요시하는 존재인지라 스스로 저지른 잘못과 남이 저지른 잘못 중에서 당연히 후자가 용서하기 더욱 쉬었다.

그렇다면 변한 사람은 염무현이 되어야 하며, 이왕이면 빈털터리 신세가 딱이었다.

따라서 마음 편히 이혼을 요구할 수 있으며 마음속의 죄책감을 감추고 그야말로 일석이조였다.

“아빠와 난 보는 눈도 없어서, 원... 배은망덕한 일가족을 도와 성공까지 거두게 하다니!”

공혜리는 후회가 물 밀 듯이 밀려왔고, 이를 꽉 악물었다.

“지금 당장 양희지와 모든 거래를 취소할게요.”

“아니에요.”

염무현이 말했다.

“이건 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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