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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38화 유라가 잡혔다

여준재가 내려다보니 고다정의 눈에는 원한이 가득 차 있었다.

하지만 이게 나쁜 것은 아니다. 원한이 있으면 풀 수 있고, 모든 감정을 마음속에 담아 두지는 않을 것이다.

“이미 몇 가지 단서를 찾았어요. 인력을 늘려 추적하고 있으니 곧 소식이 있을 거예요. 잡으면 당신에게 넘길게요.”

“그 여자가 죽는 것보다 못한 삶을 살게 할 거예요!”

고다정이 이를 바득바득 갈았다.

그녀가 한 사람을 죽이고 싶다고 생각한 것은 태어나서 처음이다.

여준재는 주먹을 불끈 쥔 그녀의 손을 잡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당신이 뭘 하든 다 지지할게요.”

...

그날 점심부터 고다정과 친분이 있는 지인들이 찾아와 강말숙을 추모했다.

그들은 초췌한 얼굴로 빈소를 지키는 고다정을 보고 무슨 말로 위로해야 할지 몰랐고, 결국 너무 상심하지 말라는 말밖에 할 수 없었다.

저녁이 되어서야 점차 조문 행렬이 뜸해졌다.

여준재는 고다정과 함께 향에 불을 붙여 꽂은 뒤 그녀를 부축해 일으키며 나지막이 말했다.

“흰죽을 끓이라고 했으니 먹고 좀 쉬어요. 저녁에는 제가 지킬게요.”

하지만 고다정은 고개를 저으며 그의 제안을 거절했다.

“저녁은 제가 지킬게요. 외할머니가 가시는 마지막 길을 함께하고 싶어요.”

“우리도 외증조할머니와 좀 더 오래 같이 있고 싶어요.”

쌍둥이가 옆에서 쉰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그들의 고집스러운 눈빛을 보고 여준재는 결국 말리지 않았다. 다만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의사를 배치했다.

그 후 이틀 동안 고다정은 안간힘을 다해 빈소를 지켰다.

그녀가 나날이 야위어 가는 것을 지켜보며 여준재는 너무 마음이 아팠다.

하지만 외할머니를 안장하기 전까지 그가 무슨 말을 해도 듣지 않을 것을 안다.

그래서 그는 요 며칠 메뉴를 바꿔가며 고다정에게 밥을 조금이라도 더 먹이려고 애썼다.

쌍둥이도 오동통하던 볼이 쏙 들어갔다.

비가 3일 동안 계속 내렸다. 하느님도 고다정을 위해 슬퍼하는 건가?

눈 깜짝할 사이에 화장해 안장하는 날이 됐다.

고다정은 강말숙의 유골함을 들고 묵묵히 묘지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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