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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28화

작가: 금추
강솔이 말했다.

“좋아, 소희에게 전화해 볼게. 하지만 소희가 임씨 그룹의 사업에 크게 관여하지 않는 것 같아서, 너무 큰 기대는 하지 마.”

그러자 주예형은 즉시 말했다.

“소희가 임구택 사장님께 한마디만 해주면 문제없을 거야.”

소희는 임씨 그룹의 사모님이기 때문에 그 정도 권한은 있을 것이다. 게다가 King의 일로 봤을 때, 구택을 포함한 임씨 가족 모두가 소희를 매우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었다. 그러니, 협력 여부는 소희의 한마디에 달려 있었다. 그러자 강솔은 웃으며 말했다.

“한번 물어볼게!”

이에 예형은 기뻐하며 말했다.

“고마워, 강솔. 임씨 그룹과의 협력을 성사시키면 한동안 편해질 거야. 그때는 너와 함께 시간을 보내자.”

“좋아!”

강솔은 웃으며 말했다.

“하지만 자신에게 너무 큰 압박을 주지 마. 너는 이미 충분히 잘하고 있어.”

“아직 부족해. 난 더 노력해서 강성의 신흥 부자가 되어 너에게 큰 집을 사주고, 누구보다 행복하게 만들어줄 거야.”

“사실 난 너만 있으면 돼. 정말로, 너무 큰 압박을 느끼지 마. 지금 상태로도 난 만족해.”

“사업은 전쟁터와 같아. 앞으로 나아가지 않으면 남에게 짓밟힐 수밖에 없어!”

예형은 단호하게 말했다가 웃으면서 얘기했다.

“이제 그만 얘기하자. 나 전화 받으러 가야 해. 쉬어.”

“응.”

강솔은 전화를 끊고, 몸이 아주 불편하고 마음도 복잡했다. 예전에는 예형을 매우 리스펙했었다. 왜냐하면 예형이 정말로 열심히 일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이제는 걱정도 되었다. 그가 이렇게 한순간도 쉬지 않고, 스스로에게 큰 압박을 주는 것이 예형을 불안하게 만들까 봐.

강솔은 침대에 누워 몸이 차가워진 것을 느꼈다. 그리고 이마를 만져보았고, 아마도 다시 열이 난 것 같았다. 하지만 일어나서 약을 먹고 싶지 않았고 그냥 자고 싶었다.

‘잠들면 괜찮아질 거야.’

강솔은 스스로 그렇게 생각하며 몸을 웅크리고, 눈을 감고 다시 잠에 빠졌다. 얼마나 지났는지 모른 채, 누군가가 강솔을 부르는 소리를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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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진은 천사처럼 착하고 사랑스러운 사람이었다. 하늘도 그런 그녀를 그냥 내버려두진 않을 것이었다.서인은 온몸에 피를 뒤집어쓴 채, 고개를 살짝 떨군 채로 붉게 충혈된 눈을 번뜩였다.그러고는 쉰 목소리로 말했다.“걔가 잘못되면, 나도 그냥 죽어버릴게.”소희는 순간 눈시울이 붉어졌다. 그녀는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못한 채 서둘러 임구택을 찾으러 갔다.병원 복도에는 이미 가족들이 다 모여 있었다. 출장 중이던 임지언도 급히 강성으로 돌아오는 중이었다.모두가 조용히 응급실 문 앞에서 애타게 기다리고 있었다.임유민은 소희를 바라보며 창백한 얼굴로 조용히 물었다.“숙모, 우리 누나 괜찮겠죠?”소희는 단호하게 고개를 끄덕였다.“그럼, 물론이지.”유민은 고개를 숙이며 낮은 목소리로 속삭였다.“아침에 누나가 나갈 때, 내가 막았어야 했는데...”소희는 유민의 어깨를 다독이며 말했다.“유민아, 아무도 미래를 예측할 순 없어. 그러니까, 네가 스스로를 탓할 필요는 없어.”그때, 우정숙이 자리에서 일어나 소희를 조용히 안았다. 그녀의 어깨가 가늘게 떨리고 있었다. 그리고, 우정숙의 목소리에는 깊은 후회와 죄책감이 서려 있었다.“내가 잘못했어. 서인을 찾아가선 안 됐어. 내가 괜히 움직여서 이런 일이 벌어진 거야.”소희는 우정숙이 얼마나 불안해하고 있는지 느낄 수 있었다. 그녀는 우정숙의 등을 토닥이며 차분한 목소리로 말했다.“아니에요, 형님 탓이 아니에요. 그 누구의 잘못도 아니에요. 이건 그냥 단순한 사고일 뿐이에요.”사고를 낸 차량의 운전자는 원래 일반 도로로 합류하려 했지만, 빗길이라 행인이 적다는 이유로 보행자 도로를 질주했다.그리고 핸드폰을 보며 운전하다 뒤늦게 임유진을 발견한 순간, 이미 늦어버린 것이었다.운전자는 강성에서 꽤 배경이 있는 집안의 사람이었다. 처음에는 대리운전자를 내세워 책임을 회피하려 했지만, 상대가 임씨 가문이라는 사실을 알고는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응급실 앞의 공기는 한없이 무겁고 적막했고, 모두들 숨소리조

  • 대표님의 달달한 아내 사랑   제3118화

    유진은 그 말을 듣는 순간, 서인이 애옹이를 진수아에게 넘겨버렸다고 생각했다.유진의 심장이 순간적으로 철렁 내려앉았다. 그렇게 생각한 순간, 그녀는 망설임 없이 몸을 돌려 애옹이를 되찾으러 나섰다.밖에서는 보슬비가 내리고 있었다. 유진은 한 손에 우산을 쥐고 서둘러 가게 밖으로 뛰어나갔다.비 내리는 거리에서 두리번거리던 유진은, 앞쪽에서 우산을 쓴 사람들 사이로 어렴풋이 서인의 뒷모습을 발견했다.유진은 가슴이 터질 듯한 불안감을 안고 서인을 향해 달려갔다.빗줄기는 점점 더 촘촘해지고 있었고, 서인과 수아는 나란히 걸으며 점점 멀어져 가는 듯 보였다.유진은 필사적으로 뛰었지만, 아무리 달려도 그와의 거리는 좁혀지지 않았다.그 순간, 유진의 머릿속에 한 가지 생각이 스쳐 지나갔다.‘이제 사장님은 더 이상 내 것이 아니야. 아니, 애초에 한 번도 내 것이었던 적이 없었어.’잔잔했던 빗줄기는 거센 바람을 타고 칼날처럼 날카로운 바늘이 되어 유진의 온몸을 찌르기 시작했다.마치 온몸이 난도질당하는 듯한 고통. 하지만 유진은 여전히 서인의 뒷모습에서 눈을 떼지 못했다.서인은 우산을 쓰고 애옹이를 품에 안은 채 동물병원을 향해 걷고 있었다. 그때 갑자기 뒤에서 날카로운 비명이 들려왔다. 이에 서인은 반사적으로 고개를 돌렸다.그러자, 불법 개조된 스포츠카 한 대가 위험천만하게 보행자 도로 안으로 돌진하고 있었다.서인은 그 순간, 자신이 숨 쉬는 것도 잊어버릴 정도로 공포에 휩싸였다. 그리고 시야 끝에 보이는 익숙한 실루엣 유진이 있었다.서인은 얼굴이 하얗게 질리며 유진을 향해 광적으로 뛰기 시작했다.“임유진!”서인의 목소리는 공포와 절박함으로 뒤엉켜 있었다.“빨리 비켜! 임유진, 제발!!”우산을 쓰고 있던 유진은 그제야 뒤에서 들려오는 거친 엔진 소리를 들었다. 이에 유진은 본능적으로 뒤돌아보았지만, 이미 너무 늦어버렸다.차량 운전자는 핸드폰을 보고 있다가 정신을 차린 순간, 자기 차 앞에 서 있는 그녀를 발견했다.운전자의 얼굴이 새파랗게

  • 대표님의 달달한 아내 사랑   제3117화

    애옹이가 괴롭힘을 당하는 것을 본 야옹이가 곧바로 경계하며 짖기 시작했다.“멍! 멍! 멍!”깜짝 놀란 진수아는 뒷걸음질 치다가 뒤에 있던 화초에 발이 걸렸고, 그녀는 비명을 지르며 뒤로 넘어졌다.와장창! 넘어지는 충격으로 인해 청자 화분이 산산조각 났고,깨진 도자기 조각이 그녀의 팔꿈치를 긁었다.“꺅!”수아는 고통보다도 놀라서 소리를 질렀다고, 서인은 미간을 찌푸리며 다가가 수아의 팔을 잡고 일으켜 세웠다.수아는 다소 초라한 모습으로 일어섰다. 사실 팔꿈치에 살짝 긁힌 정도였지만, 아까의 비명은 단순히 놀람에서 비롯된 것이었다.하지만 수아가 품에 안고 있던 애옹이도 함께 떨어졌다. 애옹이의 배가 깨진 도자기 조각에 닿으면서 새하얀 털 위로 희미한 핏자국이 번졌다.애옹이는 깜짝 놀라 도망치듯 나무 위로 뛰어 올라갔다. 그러면서도 계속해서 앓는 소리를 내며 스스로 상처를 핥기 시작했다.서인은 한 걸음 다가가 애옹이를 살폈다. 애옹이는 억울한 듯한 눈빛으로 그를 바라보더니, 서인의 어깨 위로 뛰어올라 몸을 웅크렸다.“정말 깜짝 놀랐네!”수아는 옷에 묻은 먼지를 툭툭 털어내며 불만스럽게 말했다. 그리고 바닥에 널린 깨진 도자기 조각을 발로 차버렸다. 그러면서 자신을 이렇게 만든 야옹이를 향해 분한 듯한 눈길을 보냈다.야옹이는 목줄이 묶여 있어 그 자리에서 빙글빙글 돌며 계속해서 수아를 경계했다.“고양이도 다친 거예요?”수아는 애옹이의 배에서 피가 번진 것을 보고 매우 놀랐다. 서인은 애옹이의 상처를 가볍게 만져보았다.“네, 약을 좀 발라야겠어요.”수아는 즉시 말했다.“이렇게 작은 고양이가 다치면 위험할 수도 있어요. 병원에 데려가서 치료받게 하는 게 좋겠어요.”서인은 애옹이를 조심스럽게 들어 올렸고, 더 이상 망설이지 않고, 그대로 걸음을 옮겼다.“나도 같이 갈게요!”수아는 급히 그를 따라갔다.샤부샤부 가게가 있는 거리에는 작은 규모의 애완동물 병원이 하나 있었다. 그랬기에 서인은 그곳에서 간단한 치료를 받을 수 있는지 물어보았

  • 대표님의 달달한 아내 사랑   제3116화

    오현빈은 순간적으로 얼굴에서 미소가 사라졌다.“우리 사장님은 그냥 우리 사장님일 뿐입니다. 다른 신분이 있든 없든, 그건 우리랑 상관없는 일이죠.”“어떻게 상관이 없을 수가 있겠어요?”진수아는 부드러운 목소리로 속삭이듯 말했다.“잘 생각해 봐요. 만약 그 사람이 그냥 샤부샤부 가게의 사장이라면, 당신들은 단순한 직원일 뿐이겠죠.”“하지만 만약 대기업의 총수라면 어떨까요? 적어도 부장이나 팀장 정도의 직책은 받을 수 있을 텐데요. 그러면 인생이 완전히 달라지겠죠?”그 말에 현빈은 헛웃음을 지으며 말했다.“진수아 씨가 저희를 너무 과대평가하시네요. 우리는 몸으로 뛰는 일을 하는 사람들이라, 사무실에서 일할 수도 없고, 관리직도 맡을 수 없어요.”“사장님이 총수든 아니든, 우리는 여전히 잡일을 하는 사람일 뿐이에요. 결국엔 지금과 다를 게 없죠.”“대기업에서 잡일을 하는 것과, 샤부샤부 가게에서 잡일을 하는 건 완전히 다르죠.”수아는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으며 말을 이었다.“여기서는 누구도 당신들을 높이 평가하지 않겠지만, 만약 그룹에 들어가게 된다면 상황이 다를 거예요.”수아는 목소리를 낮추며 속삭였다.“그러니까, 당신이 사장님을 설득해서 집으로 돌아가게 해야죠. 그게 당신들을 위해서도, 사장님을 위해서도 가장 좋은 선택이니까요.”현빈의 얼굴이 굳어졌다.“우리 사장님이 어떻게 살든, 그건 전적으로 사장님의 자유죠. 그리고 저희는 그저 직원일 뿐이니, 사장님의 일을 결정할 권리는 없고요.”“진수아 씨, 저희한테 이야기해 봤자 소용없어요. 찾아올 사람을 잘못 찾으셨네요.”그 말을 끝으로, 현빈은 더 이상 상대하지 않고 후원으로 향했고, 수아는 혀를 차며 중얼거렸다.“쓸모없는 것들 같으니.”수아는 차 한 모금 마시려다, 찻잔을 보고는 인상을 찌푸리며 멀리 밀어버렸다.오현빈은 곧장 주방으로 가서 서인에게 보고했다.“형, 진수아 씨 왔어요.”서인은 한 손으로 칼을 쥐고 야채를 썰다가 무심하게 대답했다.“응.”현빈은 잠시 망설이다가

  • 대표님의 달달한 아내 사랑   제3115화

    유진은 고개를 돌려 동생을 바라보았다.“네 생각엔 그 사람이 정말 날 좋아하지 않는 걸까?”유민은 유진을 가만히 바라보다가 천천히 말했다.“누나, 그 사람이 누날 좋아하는지 안 하는지, 세상 누구보다도 누나가 가장 잘 알지 않아?”유진의 눈빛이 다시 흔들렸다.‘날 좋아하는 걸까?’유민은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그러더니 살짝 고개를 기울여 턱으로 자기 어깨를 가리켰다.“어깨 빌려줄게. 기대.”유진은 조심스럽게 동생의 어깨에 기댔다. 그리고 그 순간, 깨달았다.‘언제 이렇게 커버렸을까.’유민의 어깨는 생각보다 단단하고 넓었다. 이에 유진은 피식 웃으며 말했다.“임유민, 너 정말 다 컸구나.”유민은 코웃음을 쳤다.“누나만 계속 안 크는 거지.”예전에는 누나가 늘 동생을 데리고 다니며 놀아주었지만, 이제는 오히려 동생이 누나를 지켜주고 있었다.유진은 눈을 감았다.“어른이 된다는 게 별로 좋은 일은 아닌 것 같아. 나중에 네가 연애하게 되면, 꼭 널 진심으로 좋아해 주는 사람을 만나.”유민은 유진의 어깨를 가볍게 두드리며 말했다.“누나가 만난 남자가 너무 적어서 그래. 세상에는 괜찮은 남자들 많아. 주말에 좀 나가서 놀고, 사람들도 많이 만나 봐.”“잘생기고 젊고 능력 있는 남자들이 줄 서 있을걸? 누나만 원하면 언제든 결혼할 수 있어!”유진은 그 말에 피식 웃었다. 눈물이 속눈썹 끝에서 맺혀 떨어질 듯 흔들렸다.“오, 너 제법인데?”유민은 무심한 표정으로 말했다.“연애도 수학 문제랑 똑같아.문제를 많이 풀어 보면 익숙해지고, 어려운 문제도 해결할 수 있는 법이지.”유진은 고개를 갸웃했다.“그럼 사장님은 어려운 문제야?”이에 유민은 단호하게 말했다.“사장님은 올림피아드 수학 경시대회 최종 문제 같은 존재지.”유진은 잠시 멍하니 있다가 갑자기 웃음을 터뜨렸다. 속눈썹 끝에 맺혔던 눈물이 결국 뺨을 타고 흘러내렸다. 입술 위로 스며든 눈물은 짜고 씁쓸했다.다음 날유민이 계단을 내려가려다가, 문 앞에서 나갈 채비를 하는

  • 대표님의 달달한 아내 사랑   제3114화

    밤새 술을 많이 마셔, 머리가 지끈거리고 가슴도 아팠다. 그 순간 깨달았다. 사람이 정말로 극도로 슬퍼지면, 심장이 아플 수도 있다는 사실을.늦은 밤, 샤부샤부 가게에는 몇 명의 손님만이 식사를 마무리하고 있었다. 서인은 후원으로 나가 담배를 피웠다. 한 대를 다 피우기도 전에 휴대폰이 울렸다.그는 화면을 한 번 보더니 바로 받지 않았다. 그러나 벨소리는 끊이지 않고 계속 울렸다. 마치 상대가 서인이 전화를 받기 전까지는 포기하지 않을 것처럼.결국 서인은 화면을 보더니 전화를 받았다. 그러나 전화기 너머에서는 아무런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오직 조용한 숨소리만이 미세하게 들려올 뿐이었고, 서인은 아무 말 없이 기다렸다.한참 후, 핸드폰 너머에서 참을 수 없는 울음소리가 터져 나왔다. 유진은 아주 슬프게 울고 있었다. 마음이 무너지고, 실망하고, 애달픈 감정들이 전화기를 통해 고스란히 전해졌다.늘 밝고 긍정적인 아이였다. 이렇게 울 정도라면, 얼마나 깊은 슬픔에 빠진 걸까?서인의 가슴이 조여들었고, 휴대폰을 쥔 손에 힘이 들어갔다.“임유진.”서인은 낮은 목소리로 유진의 이름을 불렀다. 그러나 유진은 여전히 울고 있었다. 손으로 입을 막은 듯, 최대한 소리를 죽이려 애쓰고 있는 듯했다. 하지만 그 울음소리는 오히려 더 애달프게 느껴졌다.슬픔과 절망이 어두운 밤을 가로질러, 서인을 깊은 침묵 속으로 빠트렸다. 유진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러나 그 침묵 속에서, 유진의 모든 감정이 전달되는 듯했다.유진이 힘겹게 삼켜온 모든 아픔과 서러움이, 고스란히 전해졌다.“미안해요.”서인이 조용히 말하더니 몇 초 후, 전화는 뚝 끊겼다. 이에 서인은 멍하니 휴대폰을 바라보았고, 갑자기, 불안이 엄습했다.유진이 자신을 얼마나 깊이 사랑했는지, 서인은 어쩌면 지금까지도 제대로 알지 못했던 것 같다.여진구가 유진을 찾았을 때, 그녀는 의자에 몸을 기댄 채 거의 잠들어 있었다. 이미 얼굴에 흘렀던 눈물은 말라 있었지만, 붉어진 눈가가 그녀의 슬픔을 증명하고

  • 대표님의 달달한 아내 사랑   제3113화

    오현빈은 접시를 하나씩 내려놓으며 말했다.“그럼 두 분 먼저 드세요. 저는 주방에서 다른 요리 준비할게요.”소희는 고개를 끄덕였다. 현빈이 떠난 후, 소희는 뜨거운 육수에 채소와 고기를 넣으며 진지하게 식사를 시작했다. 고기가 다 익자, 그녀는 젓가락으로 들어 서인의 접시에 먼저 놓아주었다.“일단 먹어.”두 사람은 조용히 식사를 이어갔다. 거의 다 먹어갈 즈음, 서인이 먼저 입을 열었다.“유진이 일은 내가 제대로 처리하지 못한 게 맞아. 처음부터 더 단호하게 해야 했는데...”소희는 젓가락을 들고 있던 손을 잠시 멈췄다.“그렇게 신경 쓰는 문제들이 정말 그렇게까지 중요한가?”서인은 고개를 숙인 채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았다. 소희도 더 이상 설득하지 않기로 하고, 대신 담담하게 말했다.“네가 유진이의 미련을 끊게 하려고 여기에 못 오게 하는 건 이해할 수 있어.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본인이 좋아하지 않는 사람을 억지로 받아들이지는 마.”서인은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알아. 나도 내 감정 정도는 분별할 수 있으니까.”잠시 침묵이 흐른 후, 그는 한층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시간 될 때마다 유진이 좀 챙겨줘. 나 같은 놈은 빨리 잊어버리고, 자기 인생을 잘 살았으면 좋겠으니까.”소희는 안타까운 기색을 감추지 못하며 말했다.“알겠어. 하지만 스스로 다시 한번 생각해 보길 바라.”서인은 미소를 지으며 마치 별 의미 없는 일이라는 듯 넘겼다.일주일은 금방 지나갔다.유진은 평소처럼 출근했지만, 예전보다 한층 무기력해 보였다. 가족들에게 걱정을 끼치고 싶지 않아 집에서는 아무렇지 않은 척했지만, 혼자 방에 들어가면 사방에서 슬픔이 밀려왔다.밤이 되면 불면증에 시달렸다. 아무리 피곤해도 잠이 오지 않았고, 잠이 들었다 해도 자주 깼다.그런 모습을 본 여진구는 유진이 빨리 기운을 차리길 바라며 금요일 밤 부서 회식을 주선했다. 직원들을 모두 불러내 넘버 나인에서 모임을 가지기로 한 것이다.화려한 룸에서는 모두가 노래를 부르고 술을 마시

  • 대표님의 달달한 아내 사랑   제3112화

    홀의 좌석은 60%가 차 있었고, 손님들의 웅성거림과 음식 냄새가 가득했다. 하지만 그곳에 앉아 있는 소희는 단번에 눈에 띌 만큼 분위기가 남달랐다.그녀는 이제 임구택 와이프라고 불리는 몸이었지만, 여전히 그 특유의 차분하고 단정한 기품을 지니고 있었다.서인은 차와 과일을 들고 다가가 테이블 위에 내려놓았다. 낮고도 묵직한 목소리가 들렸다.“오늘은 안 바빠?”소희는 가볍게 미소 지으며 대답했다.“요즘 북극 스튜디오에서 일하고 있어. 가끔 아는 감독들이 의상 디자인을 맡기긴 하지만, 그래도 비교적 여유로운 편이지.”서인은 검은색 티셔츠 차림에 깊은 이목구비가 더욱 도드라졌다. 그는 차를 따라주며 물었다.“오늘은 주말도 아닌데, 바쁜 와중에 여기까지 올 시간이 있었어?”소희는 눈썹을 살짝 올리며 장난스럽게 웃었다.“샤부샤부 먹고 싶어서 왔지. 한 끼 얻어먹으려고. 안 돼?”서인은 가볍게 웃으며 날카로운 눈빛을 보냈다.“괜찮지. 그런데 사실은 유진이 때문이지?”소희는 가볍게 콧방귀를 뀌었다.“그걸 알고 있다는 건, 지금 조금 신경 쓰인다는 거 아닌가?”서인은 어이없다는 듯 코웃음을 쳤다. “내가 뭐가 신경 쓰이겠어?”소희는 천천히 고개를 끄덕이며, 의미심장한 톤으로 말했다.“맞아. 원래 의리도 중시하고, 정정당당하게 살아온 사람이지. 그동안 양심에 찔린 적도 없었을 테고.”“그러니, 누군가 당신을 몇 년 동안이나 좋아하고, 한낱 평범한 샤부샤부 가게에서 일하며 온갖 고생을 감수해도, 당신은 아무런 책임을 느끼지 않는 건 당연해.”“그리고 이제 와서 아무 여자나 붙잡고 연애를 시작해도, 그건 전적으로 유진의 착각이었으니까 당신은 아무런 잘못이 없겠네.”서인은 소희의 눈을 응시했다. 목구멍이 막힌 듯 말이 나오지 않았다. 한참 후, 그는 낮게 속삭였다.“난 유진이를 위해서 이런 결정을 한 거야.”소희는 전혀 주저하지 않고 날카롭게 반박했다.“유진이가 그게 좋다고 생각해야 진짜 좋은 거지. 제멋대로 유진을 위한 선택을 했다고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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