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후는 알겠다며 부엌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사실 냉장고 안에는 계란 한 통이 있었는데, 그는 윤우선에게 하나도 주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그는 달걀을 다 깨서 단숨에 하수구에 부었다. 좀 아깝기는 하지만 윤우선의 배에 들어가는 것이 더 아깝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뒤이어 그는 뜨거운 물을 좀 끓여서, 국수를 한 움큼 집어넣었다. 그가 적당히 면을 익히고 있을 때, 갑자기 카톡 한 통이 왔다. 카톡을 열어보니 에서 톡이 와 있었다. 이 그룹의 사람들은 모두 보육원 아주머니께서 직접 도와준 사람들이 모여 있었다. 모두가 보육원에서 자란 고아들이지만, 지금은 모두 사회에 진출한 지 여러 해가 되었고 많은 사람들은 전국 각지에 흩어져 있었기에 서로 간의 연결고리가 그리 끈끈하지는 않았다. 그런데, 시후가 채팅방에 다시 들어가자, 누군가 공지 메시지를 띄운 것을 알 수 있었다.메시지는 보육원의 이소분이라는 사람이 보낸 것으로 다음과 같은 내용이었다. 이소분은 시후가 보육원에 있을 때 알게 된 아이였다. 그녀는 태어난 지 얼마 되지 않아 부모에게 버림받아 이곳에 오게 되었다. 아주머니는 시후보다 두세 살 어린 소분과 시후를 함께 도와주었는데, 시후는 늘 그녀가 자신의 여동생 같다고 느꼈기에 그 누구보다 잘 대해주었다.이씨 아주머니는 소분의 성이 도대체 무엇인지 알 길이 없어서, 한국에서 가장 많은 성씨인 김, 이, 박 씨 중에 이씨를 골라 이소분이라고 이름을 지어 주었다.이소분은 성인이 된 후, 여사를 따라 보육원에서 함께 일했다. 그래서 많은 친구들 중 유일하게 복지관에 남아 있는 사람이었다. 그녀가 아주머니가 병이 다 나았다고 알림을 보내는 것을 보고, 시후는 급히 물었다. 그러자 이소분은 시후 오빠, 아주머니께서 괜히 이 일을 주변에게 알려서 폐를 끼치고 싶지 않다고 하더라
조강호라는 친구가 말했다.그러자 권민준은 이소분은 라며 민준을 말렸다.시후는 20여 년 동안 운영해 온 그 고기집을 생각하면 자신도 모르게 안도의 한숨이 나왔다. 18세 생일 때 아주머님은 아끼고 아껴 쓴 돈으로 시후를 비롯한 몇몇 친구들을 데리고 그 식당에서 식사를 했다. 케이크를 사서 생일을 축하해주었는데, 사실 이건 복지관의 규정에 맞지 않은 행위였기에 그녀는 이렇게 홀로 자신을 축하해 주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곳에서 했던 식사는 그가 평생 먹어본 것 중 가장 따뜻하고 맛있었던 식사였다. 그러자 시후는 권민준은 어이없다는 듯 카톡을 보냈다. 시후는 이 카톡을 보고 기분이 썩 유쾌하지 않았다. 권민준은 계속해서 시후에게 빈정댔다. 큭큭.. 내가 아직도 널 모를
아주머니를 만나 좋은 시간을 보낼 생각에 시후는 너무나 설레었다. 처음에 신 회장의 생신잔치에서 자신이 돈을 빌렸다가 많은 욕을 들은 후 그는 아주머니를 다시는 보지 못했다. 그리고 시후는 아주머니와 감정이 매우 깊었는데, 시후는 그녀를 거의 친어머니처럼 여겼다. 그래서 보육원에 있을 때도 그녀를 여사님이 아니라 그냥 아주머니라고도 불렀던 것이다. 그녀가 처음 아팠을 때, 시후는 필사적으로 돈을 구하려고 노력했다. 아주머니를 살리기 위해서는 사실 유나의 비상금도 많이 받았던 그였다. 만약 그가 이렇게 온 힘을 다해 아주머니의 치료비를 마련하지 않았더라면, 그녀는 애초에 박상철이 그녀를 병원으로 데려가기 전까지 기다리지 못했을 것이다. 하지만 시후는 이 모든 것이 모두 마땅히 자신이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했고, 자신을 키워준 큰 은혜에 10분의 1도 보답하지 못했다고 생각했다.시후의 아버지는 생전에 라고 가르치셨다. 그래서 그는 늘 도움을 받은 사람에게는 보답하는 것을 당연시 여겼다. 그래서 시후는 카톡들을 읽고 난 뒤 윤우선에게 줄 국수를 끓여 놓고는 바로 앞치마를 벗고, 주방에서 나왔다. 그리고는 유나에게 "여보, 급한 일이 있어서 보육원에 다녀올게요!”라고 말했다.그러자 윤우선은 "내 국수는 다 끓여 놨어? 내가 아직 젓가락도 안 들었는데 지금 밖에 나가고 싶어?”라며 짜증을 냈다.시후는 그녀를 혐오스럽게 쳐다보더니, 짜증을 내며 말했다. "지금 냄비에 끓여 놨으니까, 이따가 직접 퍼 드세요. 지금 저를 키워 주신 아주머니께서 병이 호전되었다고 하셔서, 직접 가서 축하 파티를 좀 열어 드려야겠어요!’윤우선은 이 말을 듣자마자 욕지거리를 해댔다. "어이 은 서방, 이 개 자식아! 지금 이게 무슨 건방진 태도야? 그런 늙은이를 위해서는 파티를 열어주고, 나한테는 이런 거지 같은 밥상을 차려 놔?! 너는 데릴사위면서 지금 누구 때문에 이렇게 사는지 몰라?? 넌 이 장모가 뒤져도 넌 아~무런 타
윤우선은 이 말을 듣자 갑자기 울적해졌다. 구치소에 들어갔다 왔을 뿐인데, 겨우 이틀 만에 가족들 모두가 자신을 대하는 태도에 큰 변화가 생긴 것이다. 남편은 자신을 무시하고 심지어 화를 내기도 했다. 사위도 예전과 같이 막 대할 수 있는 것이 아니었고, 심지어 자기 자신에게 화를 내면서 마음에 안 들면 예전 집으로 돌아 가라고 하기까지 했다. 그리고 자신이 유일하게 의지하는 딸조차도, 지금은 자신의 편을 들지 않았다. 그녀는 유나가 사위의 편을 들 것이라고는 생각지 못했다. 그래서 연극의 달인인 그녀는, 점점 더 권력이 적어지는 것 같다고 생각해 다시 연기를 시작했다. "난 이제 이 집에서 필요가 없는 존재인가 보지?? 네 아버지는 나에게 관심이 없고, 네 남편은 나를 쫓아내겠다고 협박하고, 이제는 너 마저도 내 편을 들지 않고...” 윤우선은 입을 삐죽거리더니 눈물을 흘렸다.유나는 어이없다는 듯 한숨을 내쉬었다. "엄마, 방금은 엄마가 잘못했잖아요. 언제나 엄마의 편을 들 수는 없어요." 유나는 속으로 어머니가 이렇게 고생하신 것을 안타깝게 생각하기는 했지만, 엄마가 남편에게 함부로 대할 수 있는 이유는 없다고 생각했다. 게다가 보육원의 이씨 아주머니를 모욕할 일은 더더욱 아니었다. 유나는 시후가 어릴 때부터 아주머니의 손에 자랐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게다가 시후는 어렸을 때부터 너무나 가난했기에 세상에 진정한 가족이 많지 않다는 것도 잘 알았다. 그러니 유나 자신을 제외하고 아주머니가 유일한 시후의 정신적 가족일 수도 있었다. 그러니 시후가 필사적으로 돈을 구해서 그녀의 병을 고친 이유도 이러한 이유일 것이다. 그녀는 시후가 아주머니를 친어머니처럼 여기고 있다는 걸 잘 알고 있었다. 그녀는 늘 시후가 자신이 받은 도움을 잊지 않고 보답하는 태도를 굉장히 높이 평가했다. 만약 자신이 그렇지 않았다면 유나는 자기가 모아둔 비상금을 다 털어 주지는 않았을 것이다. 그래서 유나는 오늘 엄마가 시후에게 선을 넘었다고 생각했고 그에 따라 엄마의 편을 들어주
그래서 유나는 윤우선에게 말했다. "알겠어요. 엄마, 그럼 혼자 집에서 곰곰이 생각해 보세요. 그럼 전 시후 씨와 먼저 나가요! 참, 시후 씨가 국수도 끓여줬으니 잊지 말고 드시고요." 그리고 시후에게 "우리 가요!"라고 말했다.시후는 고개를 끄덕이고 유나를 데리고 집을 나와 그녀를 차에 태워 보육원으로 향했다. 가는 길에 시후는 꽃다발과 과일 바구니를 샀고, 직접 카드를 써서 아주머니께 드릴 준비를 했다. 보육원 앞에 이르자 시후는 길가에 차를 세웠다. 여전히 낡아 보이는 보육원의 입구를 보고 있자니, 시후는 지금 이 순간 시간을 거슬러 자신의 기억 속 한 장면과 눈 앞의 풍경이 겹쳐 보이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그의 눈 앞에 펼쳐진 장면은, 마음 속 깊은 곳에서 가장 행복하고, 따뜻하며 가장 소중한 추억이라고 할 수 있었다. 그는 자신이 처음 이곳에 왔을 때를 결코 잊을 수 없었다.여덟 살 되던 해, 그는 양친을 잃은 채, 거리에서 고생하며 떠돌아다녔다. 그리고는 마치 천사와 같은 이씨 아주머니를 만나게 되었는데, 그녀는 시후의 한 손을 잡고 보육원으로 데려왔다. 그녀는 다른 한 손으로 대문을 가리키며 자상하게 설명했다. "얘야, 겁내지 마라. 이곳이 앞으로 네가 생활하게 될 집이라고 생각하면 돼~”시후는 이 더 없이 따뜻한 장면을 여전히 생생하게 기억하고 있었다. 시후는 이 추억을 떠올리자 입꼬리를 치켜 올렸다.유나는 그의 얼굴에 웃음기가 머금어진 것을 보자, "오늘 시후 씨 좀 즐거워 보이는 것 같네요?”라고 물었다.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하하.. 그런가요? 당신도 알다시피, 아주머니께서 아프신 이후로 계속 내가 걱정을 많이 했었잖아요. 그래서 여기저기서 돈을 구하려고 했지만, 충분한 수술비를 마련하지도 못했고.. 우연이 아니었다면 아마 아주머니께서는 세상을 떠나셨을지도 몰라요.”유나는 시후가 아주머니의 병원비를 마련하기 위해 할머니에게 돈을 빌려 달라고 나지막한 목소리로 부탁하던 때가 떠올랐다. 그 당시 유나는 어릴 적
시후를 만난 소분의 얼굴에는 기쁨과 놀라움이 교차하고 있었다. 그녀는 재빨리 시후에게 달려와 예전처럼 두 손으로 시후의 팔을 붙잡고 애교 섞인 목소리로 물었다. "시후 오빠아~~!! 왜 이렇게 오랫동안 보육원에 안 왔어어어!!”시후는 그녀에게 팔을 잡혔지만 전혀 불편해하지 않았고, 오히려 오빠처럼 그녀를 귀여워하며 말했다. "에이.. 내가 뭐 잘 사는 것도 아닌데.. 무슨 면목으로 찾아 가겠어!?”소분은 이 말을 듣자마자 눈이 빨갛게 변한 채 울먹거렸다. “아주머니께서 오빠가 나간 뒤에 다 설명해줬어!! 오빠가 건설현장에서 아르바이트를 해서 힘들게 번 돈을 모두 보육원에 줬다고! 아주머니가 그 돈을 받아서 우리 책도 사주고 옷도 사주고 먹을 것도 사주셨다며!!? 그렇게 좋은 일을 하고도 오빠는 우리를 보러 한 번도 오지 않았어.." 소분은 눈물을 뚝뚝 흘렸다. "아주머니가 아프셨을 때, 아주머니를 보러는 자주 왔다며~ 매번 우리가 돌아간 뒤에 왔던데!! 일부러 우리를 피한 거지?! 오빠는 우리가 오빠를 못 만나서 얼마나 마음이 아팠는지 알기나 해?!!”시후는 이 말을 듣고 저도 모르게 한숨을 쉬었다. 그가 보육원에서 나온 이후로 생활이 순탄치 못했고, 줄곧 공사장에서 일하며 1년 365일 연중무휴로 일을 했다. 그리고 번 돈은 자신의 배를 채우는 것 외에 모두 아주머니께 보냈다. 이렇게 많은 도움을 줬음에도 보육원에 방문하기를 꺼렸던 이유는, 자신이 너무 못 살았기에 아직 사회에 진출하지 못한 동생들에게 자신의 초라한 모습을 보이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다. 게다가 WS 그룹의 유명한 데릴사위가 되자, 그는 보육원에 동생들을 만나러 가는 것이 더욱 부끄러워졌다. 하지만 아주머니가 아프다는 것을 알고는 누구보다 걱정하고, 마음을 졸였고 그 누구보다 신경을 썼던 시후였다. 하지만 시후는 여전히 보육원 동생들을 만나는 것이 부끄러웠다. 비록 돈이 많이 생겼고, LCS 그룹으로부터 엠그란드 그룹까지 얻었지만 이 시기에는 아주머니가 보육원에 계시지 않아 시후가
그녀도 외모로는 자신이 없는 것은 아니었지만, 유나에 비하면 아직 턱없이 부족한 것 같았다. 자신은 부모도 없는 고아에다가, 현재 보육원에서 일하고 있기에 돈을 많이 버는 것도 아니었다. 게다가 시후와 마찬가지로 얼마 안 되는 월급을 받지만, 남은 돈은 모두 복지원에 기부를 하고 있기에 그녀는 가난할 수밖에 없었다. 이렇게 그녀는 유나처럼 직장인인 여성들에 비해서는 자신이 많이 부족하다고 생각했다. 소분은 부러운 마음에 긴장한 표정으로 인사를 건넸다. "아~ 언니 안녕하세요? 처음 뵙네요! 저는 이소분이라고 해요!”유나는 고개를 끄덕이며 웃었다. "안녕하세요, 저는 김유나예요. 반가워요~”소분은 유나를 보며 "언니.. 저는 언니가 너무 부러워요~ 시후 오빠처럼 이렇게 좋은 남자를 만나다니..” 시후는 갑자기 무안했다. 그는 소분이 유나의 아름다움이나 몸매 또는 성격에 대해 칭찬할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뜻밖에도 그녀는 시후와 결혼해서 부럽다는 말을 해주었다. 역시 어려서부터 자신의 꽁무니를 따라다니며 자란 동생답게 자신이 가난했던 걸 알면서도 소분은 자신을 좋은 사람이라고 치켜세워주었다. 시후는 그 칭찬을 듣고 기분이 매우 좋았다.유나는 이 말을 듣고 어떻게 반응해야 할 지 몰라 당황했다.그 때 소분은 이렇게 말했다. "언니, 시후 오빠는 제가 지금껏 봤던 남자 중에서 가장 좋은 남자라고 할 수 있어요. 그러니까 부디 잘해 주셔야 되는 거 잊지 마세요! 오빠는 어릴 때부터 우리를 엄청 잘 돌봐 주었고, 보육원을 떠난 뒤에도 계속 공사판에서 힘들게 일해서 번 돈을 전부 다 보육원에 주었어요! 그래서 우리가 공부를 잘 마무리 지을 수 있게 도와주었고 맛있는 것들도 먹을 수 있게 해준 거예요. 그 당시 보육원에는 아이들이 엄청 많았는데, 이렇게 자신을 키워준 은혜를 알고 갚은 사람은 시후 오빠 한 명 뿐이었어요! 그러니까 언니.. 우리 시후 오빠가 세상에서 가장 속 깊고 멋진 사람인 거예요!”유나는 이 말을 듣고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그녀는 시
시후는 여덟 살부터 10년 동안이라는 긴 시간 동안 이 보육원에서 생활했기에 이곳에 매우 애정이 깊었다. 다만 그동안 자신이 가난하게 살아왔기 때문에, 돌아올 면목이 없었다. 지금은 돈이 좀 생겼으니 보육원에 어떤 것들이 필요한지 보고 나중에 해결해줄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러자 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답했다. "그래, 그럼 들어가서 한 바퀴 돌아볼까?”그러자 소분은 기뻐하면서 급히 시후의 팔을 붙잡고 그를 끌고 보육원 안으로 들어갔다.시후는 그녀가 자신의 팔을 잡고 보육원 안으로 들어가자, 그와 동시에 아내 유나의 손을 더 꼭 쥐었다.유나는 이내 가슴이 두근거리기 시작했다. 유나는 그를 따라 보육원 안으로 들어갔다.진화 보육원은 50년 전에 세워진 것으로 이미 수십 년의 역사를 가지고 있으며, 이곳의 건물들은 모두 비교적 낮은 벽돌 건물로 되어 있었다. 시후는 이전에 생활하던 모습과 크게 다르지 않은 이곳을 보고 "지금까지 보육원을 증축하거나 리모델링 한 적은 없었어?”라고 물었다.그러자 소분은 안타까워했다. "뭐.. 확장이나 리모델링은 늘 생각하고 있었는데.. 경비가 계속 빠듯했고 아이들은 점점 늘어나서.... 원장님과 아주머니는 일단 나라에서 지원받는 돈들이나 기부금들은 일단 건물이 아니라 아이들에게 쓰는 것이 좋다고 생각하시니까.. 이런 외부적인 건 아낄 수 있으면 아껴야 한다고 늘 말씀하셨어..”시후는 앞 마당의 놀이터를 바라보았다. 녹슨 미끄럼틀, 삐걱대는 시소, 회전봉은 낯익었지만, 씁쓸함을 자아냈다. 왜냐하면 이것들은 모두 자신이 어렸을 때 가지고 놀았던 것들이었고, 색을 다시 칠하기는 했지만 또 다시 벗겨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즉 적어도 20년은 그대로 있었다는 건데.. 시후가 나간 뒤에 입소한 동생들이 지금도 가지고 놀기에는 굉장히 부족하고 낡아 있었다. 시후는 속으로 양심의 가책을 느끼지 않을 수 없었다. 박상철이 자신을 찾아오기 전까지, 그는 아주머니의 건강을 걱정했고, 그녀의 병을 고치려고 만전을 기울였다. 그리
어쨌든 오늘 오후, 이중열이 공항 세관에서 나오는 순간, 바로 자신과 유가휘가 대치하는 순간이 될 것이었다. 그래서 시후는 유가휘의 아내가 옆에서 이 상황을 목격하는 것은 별 문제가 없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시후는 유미경이 함께 오지 않기를 바랐다. 이틀 간 함께 지내는 동안, 시후는 유미경이라는 여성을 꽤 인정하게 되었다. 그래서 시후는 유미경이 자신과 그녀의 아버지가 충돌하는 모습을 보는 것을 원하지 않았다. 게다가 시후가 이번에 홍콩에 와서 유가휘와 가까워졌을 때 숨기고 싶은 부분이 있었기에, 유미경 앞에서는 자신의 가면을 벗고 싶지 않았다. 시후의 계획은 공항에서 모든 문제를 처리한 뒤, 더 이상 유가휘의 가족들과 접촉하지 않는 것이었고 유미경과의 관계도 그저 이번 식사를 마지막으로 끝낼 생각이었다.유미경은 시후의 마음속 의도를 알지 못했다. 그녀는 함께 공항에 가기를 원했다. 시후가 누굴 만나는지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시후와 함께 있고 싶었던 것이다. 하지만 시후가 자신이 함께 가는 것을 원하지 않자, 유미경은 그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저는 식사 후에 침사추이로 돌아가야 해서, 같이 갈 수 없어요.""알겠다." 유가휘는 별로 이상하다고 생각하지 않고 웃으며 대답했다. "그럼 은 비서님의 친구 분이 우리 집에 오고 싶어 하면, 우리 집에서 저녁 식사를 할 테니 그때는 오도록 해라.”유미경은 시후에게 물었다. "은 비서님, 저녁에 먹자 골목에 가실 건가요?" 그러자 시후는 명확하게 답하지 않고 말했다. "일단 오후 상황을 보고 결정해야 할 것 같아요.""네 알겠어요." 유미경은 시후와 함께 먹자 골목에 가려던 계획이 아마도 연기될 것 같다고 생각하며 말했다. "그럼 오후에 연락 주세요. 기다릴게요.""그래요."...오후 1시. 식사를 마친 후, 시후와 유가휘의 가족들은 함께 식당을 나섰다. 유가휘는 방가흔에게 말했다. "여보, 당신은 다른 차를 타. 나는 은 비서님과 함께 차를 탈게." 방가흔은 주저 없이 대
시후가 자신의 요청을 들어주자 유가휘는 내심 굉장한 기쁨을 느꼈다. 그는 지금까지 만난 사람들 중 가장 부유한 사람은 홍콩의 Lii 그룹이었다. 하지만, Lii 그룹은 페이셔스 그룹 앞에서는 전혀 아무것도 아니었다. 그래서 유가휘는 페이셔스 그룹과 인연을 맺을 기회가 생긴다면, 그것은 바로 자신에게 큰 도약이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그는 기쁜 마음으로 시후에게 말했다. "은 비서님, 조금 뒤 먼저 식당으로 가서 점심을 드시죠. 아내가 미리 가서 준비를 할 겁니다. 미경이도 함께 올 것이고요. 식사하신 뒤에, 저는 아내와 함께 은 비서님과 공항에서 배유현 회장을 맞이하러 가는 걸로 하겠습니다!"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좋은 계획입니다. 말씀하신 대로 하죠."유가휘는 웃으며 말했다. "그런데 은 비서님, 배유현 회장이 홍콩에 오는데, 어디에 묵으실 예정인지 궁금합니다. 홍콩에는 페이셔스 그룹의 소유물이 없어서, 배유현 회장이 호텔에 묵기 위해 이곳까지 오게 하는 건 너무 예의가 없는 것 같아서요. 괜찮으시다면, 배유현 회장을 저희 집으로 초대하는 건 어떻습니까? 저희 집에는 수십 개의 게스트룸이 있으니, 배유현 회장 일행이 충분히 머물 수 있을 겁니다."시후는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다. "글쎄요, 그건 제가 대신 결정할 수 없는 문제인 것 같습니다. 배유현 회장이 오면, 그때 상황을 보고 결정하는 게 좋겠네요."유가휘는 쉽게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알겠습니다! 은 비서님, 잠시만 기다리세요. 아내에게 전화를 걸어, 좀 더 격식 있게 준비를 하라고 해야겠습니다!"점심 시간이 되어 시후와 유가휘는 미리 예약한 고급 광동식 레스토랑에 도착했다. 그곳에서 방가흔은 이미 우아한 드레스를 입고 레스토랑 밖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시후와 유가휘가 탄 차량이 도착하자, 방가흔은 바로 차량으로 다가왔고, 차량이 멈추었을 때 시후가 타고 있는 오른쪽 차문을 열어주었다.시후는 약간 놀랐다. 그렇게 귀한 대접을 받는 방가흔이 자신을 위해 직접 차량
이야기를 나누던 중, 시후는 전화기 너머에서 흐릿하게 들려오는 비행기 엔진 소리를 듣고 물었다. "유현 씨, 지금 비행기에 타고 계신 건가요?"배유현은 서둘러 대답했다. "네, 맞아요. 지금 말씀드리려고 했는데.. 저는 원 선생님과 함께 홍콩으로 가고 있고 비행기는 2시 30분에 도착할 예정입니다. 다만, 이중열 씨가 입국 심사를 받아야 해서, 30분 늦었지만 세관을 통과하기 전에 저희가 먼저 나갈 수 있을 것 같아요."시후는 감탄을 금치 못하며 말했다. "유현 씨, 이미 많은 도움을 주셔서 이렇게까지 먼 길을 올 필요는 없었는데..”배유현은 주저 없이 말했다. "은 선생님, 그렇게 말씀하시지 마세요. 은 선생님께서는 저에게 정말 많은 은혜를 베풀어 주셨고, 저는 그저 할 수 있는 일만 했을 뿐이에요. 그게 뭐 힘든 일이겠어요." 사실 배유현은 알고 있었다. 시후가 홍콩에 있으니, 이중열의 안전은 확실히 보장할 수 있을 것이라는 사실을. 배유현은 이중열을 안전하게 데려오기 위해 홍콩에 왔다고 말했지만, 사실은 시후를 보고 싶어 온 것이었다. 결국 그는 자신의 은인이자, 또 밤낮으로 그리워하는 사람이었기에 그녀는 시후를 만날 수 있는 기회를 잡기를 바랐다. 그리고 그녀가 생각하기에 홍콩으로 오는 이번 일이 시후를 만나기에 가장 적절한 때였다.시후는 배유현이 홍콩까지 올 줄은 몰랐다. 하지만 생각해 보니, 그녀가 오면 이 일이 조금 더 극적으로 전개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자 시후는 유가휘를 보고, 일부러 웃으며 말했다. "그럼 유현 씨가 이렇게 멀리까지 오셨으니 저도 직접 공항에 나가서 맞이하도록 하죠. 오늘 오후에 공항에서 만나요."배유현은 자신의 갑작스러운 등장이 시후에게 문제를 일으켜 그를 귀찮게 하지 않을까 불안해했지만, 시후의 말을 듣고는 마음 속에 있던 큰 돌이 순식간에 흔적도 없이 사라지는 듯했다. 그녀는 매우 기뻐하며 시후가 자신을 마중 나올 필요는 없다고 말하고 싶었지만, 곰곰이 생각해보니 시후가 오후에 이
시후의 말에 유가휘의 표정이 굳어졌다. 그는 처음으로 이런 의견을 들었던 것이다. 만약 다른 사람이 이런 말을 했다면, 그는 분명 코웃음을 치며 상대가 단순히 위선적으로 자기 자신을 치켜세우려 드는 것이라고 생각했을 것이다. 엔터테인먼트 산업이 발달한 홍콩에서는 돈이 조금 있는 남자라면 누구나 연예계에 발을 들이고 싶어 하지 않는가? 심지어 연예인을 만나 결혼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그러나 시후는 엔터테인먼트계와 얽히는 것을 오히려 수치스러운 일로 여겼다. 이것은 분명 현실과는 일치하지 않았기 때문이다.하지만 유가휘는 곰곰이 생각해보다가 매우 놀라운 사실을 깨달았다. 바로 홍콩에서는 연예인과 얽히기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대부분 재벌 2세들이라는 것이었다. 반면 자수성가한 재벌 1세들은 대체로 엔터테인먼트계에 관심조차 두지 않았다.홍콩에서는 이런 일이 자주 벌어졌다. 아들은 연예계의 유명 여배우를 미친 듯이 쫓아다니며 심지어 결혼까지 꿈꾼다. 하지만 집안의 가장은 이러한 기회를 주지 않고, 철저히 연예인을 내쫓는다. 심지어 어떤 연예인은 재벌 2세의 아이까지 몇 명 낳았음에도 불구하고 끝내 명문가에 시집가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그 이유는 간단하다. 바로 자수성가한 재벌 1세들은 능력, 배포, 식견, 그리고 자기 위치에 대한 인식이 은수저를 물고 태어난 재벌 2세들과는 차원이 다르기 때문이었다. 재벌 2세들이 광적으로 집착하는 연예계 스타들은, 재벌 1세의 눈에는 결코 대단한 존재가 아니기 때문에 그런 사람을 며느리로 받아들이는 일은 생각조차 하지 않았다.따라서 유가휘는 조금 전 시후가 한 말에서, 시후의 위치가 재벌 2세들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높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재벌 2세들이 열광하는 연예계조차도, 시후에게는 하찮은 존재일 뿐이었기 때문이다. 이 사실을 깨달은 유가휘는 얼굴이 뜨거워지며 말했다. “은 비서님 말씀대로... 진정한 성공한 인물이라면 연예계와 너무 가까워서는 안 되는 것이 맞습니다...”시후는 가볍게 미소 지으며 말했
홍원산은 급히 허리를 숙이며 말했다. "은 선생님, 그럼 저는 이만 물러나겠습니다!" 그렇게 말한 뒤, 그는 양주성을 거칠게 잡아 일으켜 뒤에 있던 부하들에게 내던지듯 넘기고는 명령했다. "이 놈을 잘 감시해! 나중에 나갈 때, 함부로 입을 놀리지 못하게 하고."부하들은 공손히 대답했다. "예 알겠습니다, 형님!" 그 후 두 명의 부하는 양주성을 좌우에서 부축하듯 끌고 나가, 유가휘의 사무실을 떠났다.이때, 시후는 설수아와 함께 있던 또 다른 여성에게 말했다. "그럼 두 사람은 돌아가요. 오늘 본 것과 들은 것은, 절대 다른 사람에게 말하지 말고."설수아는 연신 고개를 끄덕였고, 옆에 있던 또 다른 여성도 마치 재빨리 고개를 끄덕였다. 설수아는 이미 시후에게 두 번이나 목숨을 구원받았기에 그에 대한 충성심이 커졌고, 함께 있던 또 다른 여성은 시후에 대한 공포심이 강했기 때문에 감히 그를 화나게 할 엄두를 내지 못했다.두 여성이 떠난 뒤, 유가휘는 속으로 감탄을 금치 못했다. ‘양주성은 오늘 나에게 신인을 소개해 주겠다고 했으니, 나름 호의적으로 왔을 텐데... 사무실에 올라왔다가 자기 회사를 홀랑 빼앗길 줄이야....’ 이렇게 생각하며 그는 한탄했다. ‘은 비서는 어제 블랙 드래곤의 리더인 성도민까지 클럽으로 불러냈고, 솔직히 홍원산 따위는 손쉽게 처단할 수도 있었어. 하지만 그를 살려둔 이유가 바로 이거였구나.... 홍원산이 죽을 고비를 넘기고 살아 돌아왔기에, 은 비서에게 절대적인 충성을 바치게 된 거야. 그리고 그는 이제 은 비서의 명령이라면 무조건 따르는 개가 되었지. 이런 자를 홍콩에 남겨둔다? 이제 은 비서는 홍콩에 강력한 기반을 확보한 것이나 다름없어....’유가휘는 다시 양주성을 떠올렸다. ‘양주성 저 놈도 정말... 진짜 앞뒤 분간을 못하고 스스로 장기말이 되겠다고 나서다니. 아무래도 앞으로 홍콩에서 계속 살아있고 싶다면, 조용히 몸을 사리는 수밖에 없을 거야....’이때 시후는 유가휘의 표정을 유심히 살펴보며, "유
시후는 자신이 어릴 적 많은 고생을 했던 경험이 있기에, 공부하고 싶어도 기회가 없는 사람들의 심정을 누구보다 잘 이해하고 있었다. 그래서 그는 설수아가 더 이상 공부를 하고 싶지 않을 때까지 원하는 만큼 공부를 할 수 있도록 돕고 싶었다. 설수아는 시후에게 한없이 감사한 마음이 들었다. 그래서 그녀는 깊은 감사를 표하며 말했다. “선생님, 안심하세요! 저는 열심히 공부해서 꼭 학업을 마치고, 당신을 실망시키지 않겠습니다.”하지만 시후는 진지한 표정으로 말했다. "나는 신경 쓰지 말아요. 중요한 건 자신을 실망시키지 않는 거니까."설수아는 이 말에 감명 깊은 표정으로 힘차게 고개를 끄덕였다. "알겠습니다!"시후는 그녀에게 물었다. "이제 학교로 돌아가겠다고 했으니, 더 이상 홍콩에 머물 필요는 없겠네요?"설수아는 대답했다. "네... 이미 도쿄대 입학 허가를 받았어요. 정해진 기간 내에 등록 절차만 마치면 되고, 일본으로 가기 전에 비자만 갱신하면 됩니다."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다시 물었다. "도쿄대에서 무슨 전공을 공부하고 있죠?"설수아는 서둘러 대답했다. "도쿄대학교 경제학부에서 경제학을 배우고 있습니다."시후는 놀란 표정으로 말했다. "경제학이구나. 그럼 이론 뿐만 아니라 실무 경험도 중요할 텐데.. 책만 파는 것보다는 직접 실전 경험을 쌓아야 하고요."설수아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원래는 집안에 문제가 생기지 않았다면, 인턴쉽을 할 회사를 찾으려 했어요."그러자 시후는 웃으며 말했다. "그럼 잘 됐네. 지금 당장 좋은 실습 기회가 있으니까." 그러고는 홍원산을 가리키며 말했다. "이분은 바로 홍 대표인데, 딱 봐도 공부를 많이 한 분은 아닌 것 같죠? 그런데 지금 그 양 대표님이 회사를 그에게 넘기려고 합니다. 내가 걱정되는 건, 홍 대표가 회사를 제대로 운영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는 거죠. 그래서 수아 씨가 개학하기 전까지 짧은 기간이라도 그를 도와 회사 경영을 맡아보는 게 어때요?"홍원산은 이 말을 듣고
하지만 오늘 이 상황을 보아하니, 자신은 이미 피할 길이 없는 것 같았다. 장운추 조차도 상대가 못 되는데, 자신은 어떻게 이곳에서 무사히 벗어날 수 있겠는가? 그러니 살아 남기 위해서는, 시후의 조건을 받아들이는 수밖에 없었다. 이에 그는 울먹이며 말했다. "선생님, 저... 받아들이겠습니다..."시후는 손을 휘저으며 말했다. "그 말은 나에게 할 필요 없어. 당신과 나는 아무런 관계도 없거든. 비록 당신이 오늘 나를 여러 번 모욕했지만, 난 당신에게 손끝 하나 댄 적 없고, 당신 돈도 한 푼도 요구한 적이 없어. 오늘 이 일은 전부 당신과 홍원산 간의 사적인 문제라고. 그를 직접 부른 건 당신이고, 당신을 때린 것도 내가 아닌 홍원산이지. 지금 내가 당신 엔터테인먼트 회사를 그에게 팔라고 한 것도, 어디까지나 당신 두 사람이 자발적으로 거래하는 거지, 나랑은 일절 상관이 없는 거야. 그러니 당신 두 사람이 따로 가서 이 문제를 해결하도록 해. 나는 이 일에 개입하고 싶지 않거든.”유가휘는 이 말을 듣고 깜짝 놀라며 속으로 이렇게 생각했다. ‘와 말도 안 돼. 은시후 이 놈은 정말 뻔뻔함의 극치잖아?! 고작 두 마디 말로 이 일에서 자신을 완벽하게 쏙 빼버리다니?’양주성도 말문이 막하기는 마찬가지였다. 그가 보기에 비록 시후가 뻔뻔하게 행동하기는 했지만 사실 조금 전 시후가 한 말은 흠잡을 구석이 없었다. 왜냐하면 애초에 오늘 이 모든 상황은 자신이 직접 초래한 일이었기 때문이다. 홍원산을 부른 것도, 자신이었고, 자신을 때린 것도 시후가 아닌 홍원산이었다. 게다가 자신의 회사를 매각하는 것 역시 자신과 홍원산 사이의 문제일 뿐, 시후와는 관계가 없는 일이었다.다시 말해, 오늘 이 고비를 넘기고 나서 후회하여 경찰에게 개입을 요청한다고 하더라도 시후를 잡을 수는 없을 것이고, 오직 홍원산 만을 체포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홍원산은 수천 명의 부하를 거느린 거물이었다. 그러니 그와 적이 된다면, 자신은 그야말로 죽음 밖에 남지 않는 셈이지 않
"예?" 유가휘는 시후의 질문에 순간 깜짝 놀라 무의식적으로 말했다. "그냥... 그냥 목숨만이라도 살려달라는 뜻입니다... 두 다리를 부러뜨려도 괜찮으니 말입니다..."시후는 코웃음을 치며 양주성을 바라보았다. 그러고는 말했다. "좋아, 직접 말해 봐. 내가 어떻게 목숨을 살려주길 바라나?"양주성은 망설임 없이 외쳤다. "이 개 같은 목숨이라도 살려주십시오! 제발, 은 선생님! 제 개 같은 목숨만이라도 살려주십시오!"시후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좋아, 회장님도 널 위해 나서주셨으니, 네가 원하는 대로 ‘개 같은 목숨’을 남겨줄 방법을 하나 제시해주지. 불가능한 건 아닐 거야. 지금 내가 기분이 좋으니 해결책을 알려주지." 이렇게 말한 시후는 덧붙여 말했다. "잘 들어. 이건 단 하나뿐인 해결책이다. 네가 받아들이면 이 일은 여기서 끝내겠지만, 거절한다면 모든 걸 홍원산이 알아서 처리할 거다.”양주성은 깜짝 놀라며 기쁨이 밀려왔다. 그는 급히 말했다. "선생님, 무조건 받아들이겠습니다!"그러나 시후는 손을 흔들며 태연하게 말했다. "섣불리 대답하지 마. 내 말을 다 듣고 난 뒤에 다시 결정하라고."양주성은 긴장하며 말했다. "부디 말씀하십시오!"시후는 그를 한 번 쳐다보더니, 홍원산을 가리키며 말했다. "지금 당장 문서를 작성해. 당신의 엔터테인먼트 회사를 단돈 1만 홍콩 달러에 홍원산에게 넘긴다고 말이야. 그리고 앞으로 다시는 연예계에 발을 들여놓지 않겠다고.""뭐라고요?!" 양주성은 즉시 무너져 내리며 외쳤다. "그건 내 반평생의 피땀 어린 결실입니다!"시후는 미간을 찌푸리며 말했다. "그래서 거절하겠다는 거야?"이때 유가휘가 다급하게 나섰다. "양 대표, 지금 죽게 생겼는데도 그까짓 재산이 그렇게 중요해? 은 선생님은 네가 가진 모든 걸 빼앗겠다는 것도 아니잖아. 그저 엔터테인먼트 회사 하나만 넘기면 되는 거라고! 도대체 뭐가 그렇게 고민이야?"시후는 유가휘를 바라보며 매우 진지하게 말했다. "회장님, 조금 전
시후는 냉소하며 말했다. "그가 이곳에서 나에게 그렇게 잘난 척을 해댔는데, 내가 그냥 봐주면 내가 어떻게 얼굴을 들고 다닐 수 있겠습니까?”유가휘는 급히 말했다. "은 비서님.... 제 말은 그저 그를 완전히 용서해 달라는 것이 아닙니다. 다만, 처벌 방식을 조금 바꿔 주셔서 최소한 목숨만 살려주셨으면 해서...."양주성도 황급히 고개를 끄덕이며 애원했다. "그렇습니다, 선생님! 제발 제 목숨만 살려주십시오! 그럼, 뭐든 선생님께서 시키는 대로 하겠습니다....!" 그러면서 그는 다급하게 덧붙였다. "선생님, 제가 원하시면 얼마든지 돈으로 사죄하겠습니다! 얼마를 원하시든 말씀만 하십시오!"시후는 비웃으며 말했다. "내가 당신을 얕보는 건 아닌데, 솔직히 말해서 관대한 처분을 바라며 그에 대한 대가로 돈을 주려는 사람들이 많지만.. 당신 수준은 나에게 조건을 걸 만한 깜냥이 안 돼." 그런 뒤 시후는 경멸스러운 목소리로 물었다. "회사 시가총액이 얼마지?"양주성은 머뭇거리며 대답했다. "대략 30억 홍콩 달러 정도입니다...."시후는 비웃으며 말했다. "미국 달러로 환산해 봐야 겨우 4억 달러 남짓이군. 솔직히 말해서, 그건 먼지 정도로 적어. 게다가 당신의 전 재산을 다 합쳐 봐야 10억 달러가 최대일 텐데, 홍원산에게 물어봐. 어제 장운추가 나에게 용서를 받기 위해 어떤 조건을 걸었는지.""장운추?!" 양주성은 경악하며 홍원산을 바라보았다.홍원산은 우월한 태도로 말했다. "잘 들어라, 양주성. 어제 장운추는 은 선생님께 용서를 구하기 위해 앞으로 10년 동안 총 100억 달러를 지불하기로 약속했다!""10년 동안 100억?! 그것도 미국 달러로?!" 양주성은 입을 떡 벌리고 경악했다. 그는 본능적으로 반박했다. "아니, 장운추도 총 자산이 100억 달러 남짓일 텐데.... 그가 어떻게 그런 거액을 내겠다고 약속했단 말이야....?"“짜악!” 홍원산은 양주성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양주성의 뺨을 후려쳤다.양주성은 눈앞이 번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