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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57화 물고기는 항상 입으로 낚이는 법

작가: 민아
이제는 최효원의 얼굴도 하얗게 질렸다. 갑작스레 들려온 차가운 목소리에 마치 뺨이라도 맞은 것 같았다.

“대표님...”

반승제는 최효원 너머에 있는 다른 직원들을 바라보며 말했다.

“입조심해요. 물고기는 항상 입으로 낚이는 법이니까요.”

최효원의 체면이라고는 한치도 봐주지 않은 말이었다.

“대표님, 저는 경헌 씨의 여자친구예요. 그러니까...”

반승제는 차가운 눈빛으로 최효원을 내려다봤다. 그러자 최효원은 몸을 흠칫 떨며 이 모든 일의 책임을 성혜인에게 돌렸다.

반승제는 더 이상 말하지 않고 나버렸다. 그리고 뒷일은 심인우가 남아서 마저 처리했다.

“유언비어를 퍼뜨리는 것은 범죄 행위이니 조심해요.”

심인우의 경고에 다른 직원들은 잔뜩 겁먹은 채로 머리를 끄덕였다. 그리고 심인우가 멀어진 다음에야 한 직원이 조심스럽게 말을 꺼냈다.

“대표님 오늘 퇴근이 이르시네...”

점심시간에 워커홀릭 반승제가 밖으로 나가는 것을 보는 것은 흔한 일이 아니었다.

반승제는 먼저 밖으로 나가서 차에 올라탔다. 뒤늦게 따라간 심인우는 그의 눈치를 살피며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차는 반씨 저택 앞으로 가서 멈춰 섰다. 가슴 졸이고 있던 백연서는 반승제가 돌아온 것을 확인하고 나서야 시름을 놓은 한숨 돌렸다.

“네가 하도 안 오길래 잊은 줄 알았어. 준비는 다 됐으니 이만 출발하자.”

반승제의 시선은 백연서가 들고 있는 하얀색 국화꽃으로 향했다.

백연서는 보기 드물게 축 처져 있었다. 두 사람 사이의 분위기도 유난히 어두웠다.

두 사람이 탄 차는 교외에 위치한 묘지 앞으로 가서 멈춰 섰다. 심인우는 차에서 기다리고 반승제와 백연서만 묘지 안으로 들어갔다.

두 사람은 산 정상에 위치한 깔끔한 묘지 앞으로 걸어갔다. 백연서는 하얀색 국화꽃을 내려놓으며 한숨을 쉬었다. 반승제는 여전히 차가운 표정으로 비석에 새겨져 있는 자신과 엇비슷한 얼굴을 바라봤다.

“승제야, 옛날 일은 내가 다 잘못했어. 그러니 다시 기회를...”

“어머니, 인간의 목숨은 하나뿐이에요. 그러니 형한테 하던 짓을 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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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지민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고 이마는 고통으로 인해 땀으로 뒤덮여 있었다.연승혁은 막대기를 던지고 담담하게 말했다.“네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아. 내가 널 죽일거라고 생각했지?”“그러려고 한 게 아니야?”지금 그녀를 죽이는 건 그가 그동안 쌓여왔던 원한을 풀고 해외로 도망칠 수 있는 최선의 선택이었다.연승혁은 그녀의 얼굴을 두드리며 말했다.“난 말이야. 경찰들이 정의로운 척 가식 떠는 게 그렇게 꼴 보기 싫어. 그래서 말인데 내가 너를 인질로 잡는 게 더 안전하지 않겠어?”그제야 공지민은 그가 자신을 죽이지 않은 이유가 그녀를 인질로 삼기 위해서란 걸 알았다.하지만 그는 1급 수배범이고 심지어 건드려서는 안 되는 조직까지 건드려서 인질을 잡고 있다고 해도 그를 쉽게 놓아주지 않았다.공지민은 그의 손에 이끌려 일어난 후 길을 계속 가는 수밖에 없었다.“꼼수 부리지 마.”그녀의 머릿속에는 그가 자신을 전에 본 적이 있냐고 물어본 질문이 떠올랐다.사실 방금 연승혁이 그녀를 찔렀던 사악한 행동이 그녀가 꿈에서 본 어린 소년의 행동과 똑같았다는 것 외에는 전에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전혀 기억나지 않았다.사방에서 연승혁한테 자수하라는 경찰 측의 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다.연승혁은 하늘로 중지를 치켜들고 환하게 웃으며 그녀를 더욱 꼭 껴안았다.주위의 총소리가 다시 울렸지만 그는 운이 좋게도 매번 피했다.아마도 경찰 측에서는 공지민을 염려하여 함부로 총을 쏘지 못했고 연승혁이 스스로 멈추기를 기다릴 수밖에 없었다.온시환은 경찰의 뒤를 따르면서 공지민이 바로 앞에 있다는 것을 알고는 다리의 상처도 개의치 않고 더 빨리 걸어가려고 했다.반승제는 그가 심하게 다친 것을 보고 화가 났다.“미친 거야? 다리에 통증도 안 느껴져? 여기에 사람이 이렇게 많은데 연승혁이 도망갈 수 있을 것 같아? 공지민이 살아있는 것도 직접 확인했잖아.”온시환의 눈앞이 캄캄해지기 시작했고 반승제를 밀치며 그가 말했다.“빨리 가야 해. 지금 살아 있다고 해서 안전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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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지민은 자신이 왜 이런 꿈을 꾸는지 몰랐고 이 꿈이 실제로 일어난 것인지도 몰랐지만 꿈속의 나쁜 소년은 연승혁과 매우 흡사했다.그녀가 깨어났을 때 주변에서 새들이 지저귀는 소리가 들렸고 모두가 지쳐서 한적한 곳에서 쉬고 있었다.연승혁은 그녀가 깨어난 것을 보고 비꼬기 시작했다.“돼지야? 이런 상황에서도 잠이 와?”공지민은 두 손으로 팔을 감싸면서 담담하게 말했다. “도망쳐야 할 사람들은 당신들이잖아. 나하고는 아무 상관이 없어.”연승혁은 너무 화가 난 나머지 헛웃음이 새어 나왔지만 지금은 상황이 긴박해서 더 이상 말을 꺼내고 싶지 않았다.공지민이 눈을 감고 잠시 쉬려고 했는데 주변에서 총소리가 들렸다.연승혁의 부하들은 신속하게 총을 꺼내 경계하기 시작했고 연승혁은 그녀를 끌고 계속 길을 떠났다.“더 이상 여기에 머물러 있으면 안 되고 서둘러 길을 떠나야 해. 국경을 넘으면 우리 쪽 사람들이 기다리고 있으니까 안전할 거야.”연승혁의 부하들은 이미 지쳐서 녹초가 되었음에도 자리에서 일어섰다.공지민은 지금 이 구역이 이미 포위된 상태이고 이들 중에 배신자가 존재할 것 같은 예감이 들었다.그녀의 시선은 버마어를 하는 남자에게로 향했고 그는 무표정한 얼굴로 조용히 뒤따라오고 있었다.몇 분을 걷다가 연승혁은 갑자기 단검을 집어 들고 그 남자를 향해 찔렀다.그 남자는 미리 대비하고 있어서 가슴의 상처는 깊지 않았고 그는 수 미터 높이의 제방에서 뛰어내려 도망쳤다.연승혁은 그 남자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입꼬리를 오므렸다.부하들이 서둘러 물었다.“형님, 무슨 일이에요?”“저 남자 몸에 추적기가 달려 있어.”그 남자가 처음부터 배신을 작심하고 접근한 게 아니라 중간에 배신하기로 한 후임시로 설치한 추적기로 보였다. 그래서 경찰이 그렇게 빨리 찾아 올 수 있었던 거고 또한 총소리가 간헐적으로 들리는 거 봐서 아마 주변은 이미 빈틈없이 포위된 듯했다.부하들은 초조해하기 시작했다.“그럼 이제 어떡해요? 아니면 저희가 여기서 막고 있을 테니까

  • 이혼했는데 전남편이 집착해요   제2308화 죽으면 안 되지

    공지민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고 버마어를 하는 남자가 욕설하면서 그녀를 정말 죽이려고 했지만 연승혁이 막아섰다.연승혁은 고개를 숙이고 그녀의 목에 걸려 있는 호루라기를 흘깃 쳐다본 후 아무 말도 하지 않은 채 계속 걸음을 재촉했다.공지민은 눈을 감았고 다시 눈을 떴을 때 이 사람들이 잡혔으면 좋겠다고 마음속으로바랐다.그녀는 자신이 지금의 상황에 대해 매우 걱정할 거라고 생각했는데 너무 피곤한 나머지 잠시 기대어 있다가 잠결에 살해당해도 모를 정도로 깊이 잠들었다. 공지민은 자신의 어린 시절의 꿈을 꾸기 시작했다.그녀는 어렸을 때 외딴 산골 마을에서 할머니와 함께 살았다. 그녀가 장작을 모으러 산에 올라갔을 때 멀지 않은 곳에 한 소년이 나타났고 그 소년의 옆에는 키 큰 남자들이 몇 명 있었는데 그들은 심각한 얘기를 하는 것 같았다.그녀는 등에 돼지풀이 가득한 바구니를 짊어지고 손에는 자신이 주운 막대기를 쥔 채 언덕에서 굴러떨어졌는데 마침 그 소년 앞에 절하는 자세로 엎드려 넘어졌다.그녀보다 몇 살은 많아 보이는 소년은 잠시 멍하니 있다가 흥미로운 듯 고개를 숙였다.옆에 있던 누군가가 말했다.“도련님, 간첩일지도 모르니 반드시 죽여야 합니다.”공지민은 그 당시에 그런 말을 처음 들어봤고 드라마에서나 나올 법한 시나리오라고 생각했다.하지만 도련님이라고 불리는 소년이 그녀의 손에 들려 있던 막대기를 가져가서 그녀의 얼굴과 어깨를 번갈아 찌르기 시작했다.공지민은 너무 아파서 바로 울음을 터뜨렸다.소년은 옆에 있던 남자에게 물었다.“이게 간첩이라고? 갓 태어난 새끼 돼지처럼 뽀얗네.”“도련님, 혹시 모르니 매사에 조심하셔야 합니다.”소년은 웃으며 손에 든 막대기로 공지민을 계속 찔렀다.공지민은 감히 한마디도 내뱉지 못한 채 숨을 헐떡이며 울기만 했다.“이 아이의 눈이 너무 예뻐서 파내서 소장하고 싶어.”그 말이 떨어지자마자 갑자기 하늘에서 헬리콥터 소리가 울려 퍼졌다.공지민은 우는 것도 잊은 채 TV에서도 본 적이 없는 헬리콥터가

  • 이혼했는데 전남편이 집착해요   제2307화 너 데리고 같이 죽을 거야

    그들이 분석을 마친 후 그녀는 다시 앞으로 나아가야 했다.비밀 터널을 빠져나왔을 때 먼 곳의 헬리콥터 소리가 들렸지만 연승혁 쪽인지 H국 정부 쪽인지 그녀는 알 수 없었다.연승혁의 부하들이 고개를 들어 올려다보고 안색이 변한 걸 보니 H국 정부 쪽인 것 같았다.공지민은 빠르게 깊은 숲으로 끌려들어 갔는데 이곳의 숲은 비교적 원시적이었고 H국 국경에 자리 잡고 있어서 앞으로 1km 더 나아가 국경에서 벗어나게 되면 H국 정부도 그들을 어찌할 수 없었다.버마어를 하는 남자가 한국어로 욕하는 소리가 공지민의 귀에 또렷하게 들렸다.“제기랄! 젠장!”그 남자는 몇 마디 욕설을 퍼부은 뒤 키 큰 나무가 우거진 울창한 숲속으로 재빨리 몸을 숨겼다.여기서는 헬리콥터가 그들이 보이지 않지만 방금 전에 그들이 터널에서 빠져나왔을때 이미 발견됐을 것이고 헬리콥터에 있는 사람이 다른 사람들한테 알리기만 하면 추적자들이 곧 올 거였다.버마어를 하는 남자가 앞에서 길을 안내했고 가끔 멈춰 서서 어느 쪽으로 가야 할지 생각했다.공지민은 연승혁에 이끌려 모두와 함께 빠르게 이동하다가 중간에 버마어를 하는 남자가 알 수 없는 말을 한 뒤 자리에 멈춰 섰다.그는 몸을 돌려 연승혁에게 무언가를 말하기 시작했다.연승혁의 표정은 처음에는 괜찮다가 갑자기 싹 바뀌면서 눈썹을 살짝 치켜올리고 공지민을 바라보았다.공지민은 버마어를 하는 남자가 또다시 자신을 노리고 있다는 것을 알았다.연승혁은 당분간 그의 도움을 받아 길을 나서야 했기에 이때 저 여자를 달라고 하면 연승혁은 분명히 동의할 거였다.하지만 연승혁은 단검을 꺼내 들어 빠른 속도로 남자의 팔을 향해 찔렀다.그 남자는 고통으로 얼굴이 창백해졌고 거의 쓰러질 뻔했다.연승혁은 그에게 버마어로 무언가를 말했고 상대방은 즉시 공손한 태도를 보이며 공지민을 더 이상 쳐다볼 엄두를 내지 못했고 전전긍긍하며 계속해서 길을 안내하기 시작했다.공지민은 연승혁이 정말 미친놈이라고 생각했다. 지금의 그한테 제일 필요한 사람을저렇게

  • 이혼했는데 전남편이 집착해요   제2306화 도망자면 뭐 어때

    공지민은 연승혁이 역겨움을 느끼고 멈출 줄 알았는데 갑자기 그가 힘을 더 세게 주기 시작했다.“계속해 봐. 네가 그 남자랑 있었던 일을 말할수록 난 더 흥분될 거야.”“이거 놔!”‘미친놈!'연승혁은 그냥 이대로 그녀를 죽이고 싶었다.공지민은 자신을 뒤에서 안고 있는 연승혁의 눈에 비친 상처를 보지 못한 채 그를 인간적인 감정이라고는 털끝만큼도 없는 짐승만도 못한 인간이라고 생각했다.설사 그녀가 그의 눈을 봤다고 해도 그저 비웃기만 할지도 모른다.그렇게 밤이 지나가고 이튿날 공지민은 누군가 부은 찬물에 의해 잠이 깼다.그녀는 눈을 뜨고 연승혁이 담배를 손에 쥔 채 얼굴에 반쯤 미소를 띠고 있는 것을 보았다.“깼어?”공지민은 갑자기 어젯밤에 그가 미친 듯이 그녀를 탐해서 온몸이 떨릴 정도의 고통스러움에 자신이 기절해 버렸던 게 떠올랐으며 지금도 찢어지는 듯한 아픔을 느꼈다.그는 호루라기를 손에 쥐고 놀면서 입꼬리를 살짝 올리며 말했다.“깼으면 얼른 일어나. 서둘러 떠나야 해.”공지민은 심리적 혐오감뿐만 아니라 육체적 피로와 고통으로 인해 온몸이 떨렸다.“나 지금 걸을 수가 없어.”한 발짝만 내딛어도 그녀는 무릎을 꿇을 것 같았고 더군다나 며칠간 제대로 쉬지도 못했다.연승혁이 다가와서 공지민의 턱을 잡고 호루라기로 그녀의 얼굴을 두드리며 말했다.“지금 나한테 애교 부리는 거야? 안타깝지만 난 구은우가 아니라서 안 넘어가.”공지민은 지금 이 상황에 왜 구은우를 언급하는지 이해가 안 가 눈살을 찌푸렸다. 그는 유독 구은우를 언급하는 걸 좋아하는 것 같았다.그녀는 여전히 침대에 앉아 일어날 생각이 없었고 심지어 이대로 죽는 것도 나쁘지 않다는 생각이 들면서 그가 아무리 괴롭히고 재촉해도 다시 걸음을 떼지 않기로 했다.하지만 다음 순간 그가 갑자기 그녀의 목에 호루라기를 걸어주었다.그녀가 의혹스러워하던 찰나 그가 입을 열었다.“이거 네가 가장 사랑하는 사람이 만들어 준 거잖아. 이제 걸을 힘이 생겼지?”심리적 작용인지는 모르겠지만

  • 이혼했는데 전남편이 집착해요   제2305화 구은우의 비교 상대조차 안 돼!

    ‘나 몰래 그런 짓까지 한 거야?’“온시환도 이 사실을 알아?”“알 필요 없어.”공지민의 단호한 대답에 연승혁은 낮게 비웃음을 터뜨렸다.그는 여전히 그녀의 위에 몸을 얹고 있었고 고개를 숙여 그녀의 목덜미를 물며 속삭이듯 말했다.“좋아. 나도 애를 좋아하진 않아. 이제 걱정 없이 여러 가지 방법으로 널 가지고 놀 수 있겠군.”하지만 그가 내뱉은 그 말에는 약간의 떨림이 섞여 있었다. 스스로도 의식하지 못한 그 떨림이 불안처럼 스며들었다.그는 무표정한 얼굴로 그녀를 밀어내며 허리띠를 채웠다. 그리고 더 이상 말을 잇지 않았다.공지민은 온몸이 풀린 채 바닥에 주저앉아 자기 몸을 닦았다. 배 안은 긴장감으로 가득했다.누구도 이 상황에 대해 입을 열지 않았고, 연승혁 역시 침묵을 유지했다....3시간 뒤, 배는 강을 빠져나와 육지에 도착했다.그들은 국경을 넘어야 했다. 그리고 H국 국경은 삼엄한 방어로 악명이 높았기에 탈출이 쉽지 않았다.그날 밤, 그들은 산 아래에 있는 한 집에서 머물기로 했다.공지민은 나무로 된 욕조 안에 거칠게 던져졌다. 연승혁은 그녀를 대충 씻긴 뒤 욕조 가장자리로 그녀를 끌어올렸다. 그러고 나서는 힘으로 그녀를 억누르며 자신이 원하는 대로 행동했다.그녀의 몸은 이미 한계에 다다라 있었지만, 연승혁은 그런 그녀의 상태에는 전혀 관심이 없었다. 그의 손길과 이빨 자국은 그녀의 피부 곳곳에 깊은 흔적을 남겼고, 멍과 상처로 얼룩지게 했다.그러나 공지민의 눈빛은 여전히 얼음처럼 차가웠다. 그녀의 냉정하고 무감한 눈빛은 그를 자극했고 더 불편하게 만들었다.그의 잔인함에도 불구하고 그녀의 눈에는 두려움이나 고통 대신 오직 차가운 거부감만이 가득했다.모든 것이 끝난 뒤, 연승혁은 그녀를 바닥으로 밀쳐냈다.강한 충격에 그녀는 바닥에 힘없이 쓰러졌다.연승혁은 욕조 옆에 앉아 무언가를 손에 들고 만지작거리기 시작했다. 공지민의 시선이 그 물건으로 향했다. 그것은 그녀가 너무도 잘 아는 물건이었다. 바로 구은우가 어린 시절 그

  • 이혼했는데 전남편이 집착해요   제2304화 자궁을 제거했어

    그 뜨거운 온기가 다가오자, 공지민은 참을 수 없는 불쾌감이 온몸을 휘감는 것을 느꼈다. 속이 뒤틀리듯 메스꺼워졌고 본능적으로 고개를 들었다.그 순간 연승혁의 눈과 마주쳤다. 그의 눈빛은 깊은 어둠 그 자체였다. 그를 둘러싼 기운이 아까와는 전혀 달라져 있었다.공지민의 가슴을 더듬고 있던 외국인 남자는 여전히 손을 멈추지 않았고 그녀는 연승혁의 의도를 단번에 알아차렸다.그는 기다리고 있었다. 그녀가 자신에게 구해달라고 애원하기를...연승혁은 무릎 위에서 손가락으로 천천히 박자를 맞추며 여유롭게 웃고 있었다. 그의 표정은 마치 게임을 즐기는 사냥꾼처럼 여유로웠다.처음 그가 공지민을 TV에서 봤을 때부터 그는 그녀를 망가뜨리고 싶었다. 그 맑고 깨끗한 눈동자가 너무나 순수했기에, 거기에 자신만의 색을 덧칠하고 싶다는 충동이 있었다.연승혁은 눈을 내리깔더니 갑자기 공지민을 자신의 품으로 잡아당겼다. 그녀의 몸이 미세하게 떨리는 것이 그의 손끝에 느껴졌다.외국인 남자는 잠시 멈칫하더니 입술을 훔치며 사과하는 듯 외국어로 중얼거렸다.하지만 공지민은 여전히 혐오감에 휩싸여 있었다. 심지어 연승혁의 품에서조차 조금 전 외국인 남자에게 느꼈던 것과 똑같은 불쾌감이 가시지 않았다.그녀의 눈빛이 이를 드러내자, 연승혁은 비웃으며 갑자기 허리띠를 풀며 그녀의 바지를 거칠게 잡아 내리며 낮게 말했다.“왜? 나랑 잤던 것도 그렇게 더럽게 느껴졌었어? 그땐 그렇게 좋아하더니 지금은 왜 이러는 건데?”그의 목소리는 서늘하게 낮아졌고 분노는 점점 더 격렬해졌다.연승혁은 그녀를 거칠게 다루며 무자비하게 밀어붙였다.공지민은 저항하려 했지만, 그는 이미 그녀를 완전히 제압한 상태였다.배 안에 있던 다른 사람들은 당혹스러운 눈빛으로 시선을 돌리거나, 차라리 아무 말도 없이 가만히 있었다. 연승혁의 분노와 집착 앞에서 누구도 감히 나설 수 없었다.통증이 그녀의 몸을 가르고 지나갔다.고통과 모멸감이 그녀의 온몸을 뒤덮었고, 그가 내뱉는 말 한마디 한마디가 그녀의 가슴을

  • 이혼했는데 전남편이 집착해요   제2303화 다른 남자에게로 밀어 넣다

    동굴 안에서.공지민은 이미 한참을 걸어 더는 힘이 남아 있지 않았다. 그 일행 중 그녀는 유일한 여자였다.동굴 벽에는 간간이 설치된 조명이 어두운 통로를 비췄고, 이는 이곳이 오래전부터 준비된 지하통로임을 암시했다.조금 넓은 공간에 도착하자 모두 자리에 앉아 휴식을 취하기 시작했다. 누군가 연승혁에게 물병을 건넸고, 그는 물을 몇 모금 마신 뒤 공지민 쪽으로 시선을 돌렸다.공지민은 말없이 그의 곁에 앉아 있었다. 그녀의 신발은 어느새 한 짝이 사라졌고, 맨발로 걸은 발바닥은 피로 물들어 있었다.그 참혹한 모습에도 그녀는 무표정한 얼굴로 바위에 기댄 채 조용히 쉬고 있을 뿐이었다.연승혁은 그런 그녀를 비웃듯 쳐다보다가 물병을 아무렇게나 던져버렸다.공지민은 목이 마른 듯했지만, 물을 달라고 하지 않고 그저 가만히 앉아 있었다.잠시 후, 모두가 다시 자리에서 일어났다. 공지민은 힘겹게 몸을 일으켰지만, 걸음을 뗄 때마다 비틀거렸다.연승혁은 그녀가 느리게 걸을 때마다 손목을 잡아당기며 억지로 걸음을 재촉했다.그들은 한 시간을 더 내려갔다. 계속되는 경사 길을 따라 걷다 보니 이 터널이 산 전체를 관통하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공지민은 문득 이 통로가 언제부터 존재했을지 떠올렸다. 아마 연승혁이 연씨 가문을 합법적으로 세탁하던 시절부터 이런 퇴로를 준비해 두었을 것 같았다. 그렇지 않으면 이렇게 신속하게 자금을 해외로 옮길 수는 없었을 테니까.더 이상 걸을 힘이 없어진 공지민은 마침내 크게 넘어지고 말았다.무릎이 바위에 긁혀 피가 흘렀지만, 연승혁은 아무렇지 않게 그녀의 손목을 잡아당겨 억지로 일으켰다.얼마나 더 걸었는지 모를 시간, 공지민은 이제 거의 의식이 흐려지고 있었다.몸은 본능적으로 걷고 있었지만, 더 이상 버틸 수 없는 상태였다.그녀가 거의 쓰러지려는 순간, 연승혁의 옆에 있던 남자가 그를 보고 외국어로 무언가 말했다. 그 말의 의미는 뻔했다. 그녀가 걸림돌이 될 것이 뻔하니 버리고 가자는 말이었다.연승혁은 대답 대신 공지민을

  • 이혼했는데 전남편이 집착해요   제2302화 그 미세한 설렘조차도

    연승혁을 구해준 젊은 여의사는 연승혁의 얼굴을 힐끗 보며 조심스레 입을 열었다.“그 여자분, 정말 당신에게 소중한 사람이었나 봐요. 이런 이야기를 들으면 가끔 가슴이 저려요. 어쩌면 이건 또 하나의 운명적인 러브스토리일지도 모르겠네요.”하지만 그녀는 연승혁의 창백한 얼굴이 점점 굳어가는 것을 눈치채지 못했다.그는 입술을 굳게 다문 채 속으로 비웃었다.‘공지민... 공지민...’그는 그 이름을 당장이라도 씹어 삼켜버리고 싶었다.여의사는 그의 상처를 다시 점검하며 말을 이었다.“솔직히 말해서 당신이 살아난 건 기적이에요. 총상이 심장을 빗나간 덕분에 살 수 있었던 거잖아요. 심장이 일반인과 다른 위치에 있었던 게 다행이었죠. 그렇지 않았다면 아무도 당신을 구하지 못했을 거예요. 도대체 누가 당신을 이렇게 만든 건가요? 정말 원수 같은 관계였던 거예요?”연승혁은 미간을 찌푸린 채 아무 대답도 하지 않았다.며칠간 이어진 고열로 그의 몸은 기운이 빠져있었고, 근육은 마치 녹아내리는 듯 무력했다.의사는 그의 상처에 약을 바르며 계속 말을 이어갔다.“바다에서 발견했을 때, 솔직히 죽은 줄 알았어요. 이 지역엔 상어가 많기로 유명한데, 상어가 당신을 건드리지 않은 것도 신기했죠. 잠시만 기다리면 죽 한 그릇 가져다드릴게요.”“감사합니다.”연승혁은 처음으로 입을 열었다. 목소리는 마른 나뭇가지처럼 거칠고 쉰 기운이 섞여 있었다.여의사는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이고 자리를 떠났다.연승혁은 천천히 주위를 둘러보았다.‘여기는 내가 있던 섬이 아니야. 아마 근처 다른 섬일 거야. 내 부하들은 원래 섬에 남아 있겠지? 그런데 공지민은… 지금 어떻게 된 거지?’그는 불안감이 스멀스멀 몰려오는 것을 느꼈다.‘빨리 부하들과 연락해서 공지민을 붙잡아야 해. 그녀를 내 손에 넣고 천천히, 철저히 갚아줄 거야.’연승혁은 이를 악물며 결심했다.그가 살아남아야 할 이유는 단 하나였다. 바로 공지민을 짓밟고 복수하는 것이었다.그는 온몸의 상처가 고통스러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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