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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1화

작가: 아이스커피
아침 햇살은 무척 따사로웠다.

구아람은 부드러운 큰 침대에서 깨어나 나른하게 이불 속에서 빳빳한 작은 엉덩이를 내밀고 가느다란 팔을 힘껏 뻗었다. 그 모습은 졸려서 눈이 거슴츠레한 작은 고양이와 똑같았다.

그녀는 새하얀 운동복을 입고 예전처럼 정원 뒤의 호수에 가서 1인용 카누를 탔다.

임수해는 벌써 일어나 다 씻은 다음 기슭에 서서 왼손에 물을 들고 오른손에 깨끗한 수건을 걸친 채 아가씨가 뭍에 오르기를 기다렸다.

“인터넷에서 신효린이 저희 호텔 직원을 모욕한 것에 관한 모든 동영상이 삭제되었고, 키워드도 전부 사라졌습니다.”

임수해는 흰 수건을 구아람에게 건네주며 또 자상하게 물병을 열어주었다.

“지금은 약간의 열기가 있지만 곧 눌릴 것 같은데, 아마 어떤 센세이션도 일으킬 수 없을 것입니다.”

“물론이지. 신씨 그룹의 홍보팀과 법무팀은 성주에서 으뜸가니까. 그리고 모두 신경주의 사람들이지.”

구아람은 탄력 있는 뺨을 따라 흐르는 땀방울을 닦으며 가볍게 숨을 헐떡였다.

“그래서, 이게 다 신경주가 지우라고 한 겁니까?”

임수해는 눈을 부릅떴다.

구아람은 아름다운 머리카락을 가볍게 날리며 고개를 들어 시원하게 물을 마셨지만 눈빛은 어두컴컴했다.

그녀의 희고 긴 목은 매혹적인 호선을 그려냈는데, 단지 물을 마셨을 뿐이지만 임수해의 마음을 떨리게 했다.

“이익은 좇아가고 해를 피하는 이기적인 사람, 이것이 바로 지금의 신경주야.”

구아람은 손등으로 입술에 묻은 물방울을 닦으며 자신을 비웃었다.

“만약 내가 회사를 통해 그를 알았다면, 죽어도 이 남자를 좋아할 수 없었을 텐데.”

‘틀린 시간에 만난 틀린 사람일뿐.’

그녀가 신경주를 사랑한 게 된 것도 정말 눈이 멀어서였다!

“그럼 이제 어떻게 반격할 계획입니까?”

구아람의 단순해 보이는 맑은 눈동자에 마치 천년이나 넘은 여우가 살고 있는 듯, 반짝반짝 빛나는 검은 눈동자는 교활함이 스치더니 즉시 좋은 생각이 떠올랐다.

“그 여자아이는 아직 퇴원하지 않았지? 난 먼저 호텔에 가서 회의를 할 테니까, 끝나면 나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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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람은 화를 내며 숨을 돌렸다. 증오에 찬 가슴을 잡고 숨을 헐떡였다.“지금 우선 아린을 찾아야 해. 아린이 미쳤어. 어떻게 라이브를 켜서 이 일을 폭로해? 이건 스스로 심연으로 밀어 넣는 거야!”경주도 긴장했다. 투쟁의 끝자락으로 몰리는 느낌은 경주와 아람이 잘 알고 있다. 조심하지 않으면 떨어져서 산산조각이 날 것이다.“아가씨!”수해는 아람의 곁으로 달려갔다. 분노에 목소리는 이미 쉬었다.“아린이 아직 라이브를 하고 있어요. 조회수가 벌써 200만을 넘었어요! 왜, 왜 이 문제를 폭로하는 거예요? 도현 도련님이 무슨 말을 하셨어요?”아람은 화면을 노려보았다. 그녀는 창백한 얼굴로 진지하게 카메라 앞에 앉아 있었다. 눈빛에는 두려움이 없는 빛을 반짝였다. 아람의 심장은 마치 큰 손에 의해 잔인하게 파괴되는 것 같아 너무 고통스러웠다. 라이브 방송 아래에는 어지러울 정도로 빠른 속도로 댓글이 달렸지만, 언뜻 보면 악플이 쏟아져 나왔다.[핫해지려고 선을 넘어? 이런 일로 사건화해?][나 이 사람 알아. 성주 예술영화대학교의 퀸카야. 윤진수의 이름으로 핫해지려고 그래?][성주 예술영화대학교 퀸카가 구씨 가문의 아가씨야? 윤진수에게 성추행을 당할 뻔했어? 이게 무슨 막장 드라마야. 다 헛소리지?][정말 사실이라면 가짜였으면 좋겠어. 정말 가짜라면 윤씨 가문 남자들에게 강간을 당했으면 좋겠어!][맞아, 윤진수에게 성추행을 당했다고? 증거 있어? 영상 있어? 돈 안내고 볼 수 있어?]조롱이 섞인 말은 칼과 같다. 그러나 소문이 퍼지며 귀청을 때렸다. “어떡해요, 아가씨, 지금 어떡해요?”수해는 화가 나서 눈시울이 붉어졌고 가슴이 찢어질 듯 아팠다.“아린을 멈추게 할 수 없어요? 라이브를 끊을 수 있어요? 아린이 겁도 없는데, 곁에 있어 주고 지지해 주는 사람이 없는데, 저 악플들을 보면 멘탈이 무너질 수 있어요!”이 순간에도 수해는 아린을 탓하지 않았다. 그저 아린을 찾아서 최대한 빨리 곁에 있고 싶었다.“수해야, 진정해. 적어도 아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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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아람이, 구아린의 친언니야?’소녀들은 입을 벌리며 멍해졌다. 울음을 터뜨리던 소녀도 뚝 멈췄다. 바닥에 주저앉은 파마머리 소녀도 겁에 질려 벌벌 떨었다. 호빵처럼 부은 얼굴을 가리며 두 다리에게 힘을 주며 뒤로 물러섰지만 이미 도망칠 곳이 없다.아린의 성도 구 씨이다. 하지만 아린은 평소 겸손하고 인상착의가 평범한 여자애들과 같았다. 그래서 해문 갑부의 딸이라고 생각하지 못했다. 그 장면을 보던 경주와 한무, 수해는 표정이 다르며 생각도 달랐다. 수해는 원래 매너를 내려놓고 입이 더러운 소녀들을 혼내려고 했다. 하지만 아람이 먼저 나서서 혼낼 줄은 생각도 못 했다. 경주의 단단한 주먹도 점점 풀렸다. 아람의 카리스마 넘치는 모습을 뚫어지게 쳐다보며 입꼬리를 올렸다. 하지만 반응이 느린 자신에게 살짝 화가 났다.“방금 전까지 신나게 얘기했잖아, 왜 벙어리로 됐어?”아람은 차갑게 웃으며 몸을 숙이고 파마머리 소녀를 노려보았다.“젊은 나이에 좋은 것을 배워야지, 그 더러운 말들만 내뱉으면 어떻게 해.”“빨, 빨리 녹화해! 다 찍어! 구씨 가문 아가씨가 무고한 여학생을 때렸어!”파마머리 소녀는 아무 생각이 없이 소리를 질렀다. 나약한 척, 억울한 척하며 도덕적으로 아람을 비판하려고 했다. 몇몇 여학생이 핸드폰을 손에 들고 있지만 아람의 위압적인 카리스마에 감히 핸드폰을 꺼내 촬영하지 못했다.“풋, 내가 무서울 것 같아? 나 구아람은 이제 악명이 자자해. 널 더해도 상관없거든.”아람은 장난기 어린 미소를 지으며 아름다움을 뽐냈다.“너희들은 윤씨 가문을 건드릴 용기도 없는데, 구씨 가문을 건드릴 용기가 있어? 네가 교문을 나서기도 전에 너의 연예계 꿈을 수포로 만들어줄까?”파마 소녀의 표정은 멍해지며 굳어졌다, 다른 여학생들도 핸드폰을 치워버렸다. 아예 겁을 먹었다. 아람은 팔짱을 끼며 혀를 내둘렀다.“25년 동안 살면서 정말 내 인지를 새로 고쳐주네. 감히 피해자인 척해? 악독하고 더러운 짓을 하는 강간범의 편을 서? 대학교에 도덕이라는

  • 이혼 후, 재벌로 변신한 나의 아내   제1378화

    “오빠, 정말 낙관적이라 놀랍네!”아람은 화가 나서 이마를 움켜쥐었다. 경주의 우월한 턱선이 팽팽해졌다. 머릿속이 번개처럼 돌아가며 방법을 생각할 때, 학교 뒷문에서 핸드폰을 만지작거리며 수다를 떠는 여학생 몇 명이 조롱을 하며 다가왔다.“세상에, 내가 제대로 봤어? 우리 학교 연기과 구아린이잖아. 라이브를 열어 윤진수에게 강간당했다고 고발했어!”이 말을 듣자 아람과 경주, 수해는 벼락을 맞은 듯했다. 수해의 얼굴이 순간 창백해지면서 몸을 떨며 뒤로 물러섰다.“이 구아린은 이미 우리 학교에서 이름을 날리고 있어. 졸업한 지 며칠 안 됐는데 외로움을 견디지 못하고 관심을 끄는 거야?”“아이고, 그게 똑똑한 거야. 유명해져서 셀럽이 되면 바로 라이브 커머스를 할 수 있어. 어쩌면 어떤 프로듀서가 보고 연예계에 진출시켜 줄 수 있어. 이런 걸 지름길이라고 하는 거야!”“흥, 지름길? 그냥 불장난하다가 화상 입을 것 같아!”그 중 파마를 한 소녀가 아린에 대한 질투와 경멸을 숨기지 않으며 입꼬리를 올렸다.“자기가 그럴 자격이 있는지 생각도 안 해? 감히 윤씨 그룹 둘째 도련님을 모함해? 지금 라이브에서 윤진수에게 성추행당했다는 건 핫해지기 위해서잖아.”“뭐? 이렇게 핫해진다고? 너무 뻔뻔하잖아!”“그러게, 구아린이 핫해지고 싶어서 미쳤나 봐. 여자의 명예가 얼마나 중요한데, 체면이 필요 없다는 거야?”소녀들은 차갑게 웃었다.“악플로 뜨는 것도 핫한 거야. 게다가 이런 가장 빠르게 유명해지는 방법이야. 라이브를 키고 이것을 말하면 바로 관심을 끌 수 있잖아. 윤씨 그룹이 구아린을 바로 죽일 것 같아. 풋, 비천한 년!”또 다른 여자도 비웃었다.“내가 보기에 구아린과 윤진수가 잤다고 해도 구아린이 다가갔겠지. 아마 만족스러운 돈을 못 받아서 라이브를 켜서 화풀이하는 거야! 하하하!”조롱의 소리가 극도로 모욕적이고 불쾌하게 들려왔다.“젠장, 입이 더러운 년들, 감히 아린 아가씨를 모욕해!”한무는 주먹을 꽉 쥐었다. 경주는 눈썹을 찌푸렸다.

  • 이혼 후, 재벌로 변신한 나의 아내   제1377화

    가로등 불이 서서히 켜졌다. 아람과 경주는 수해를 만난 후 최대한 빨리 성주로 돌아왔다. 가는 길에 수해는 아린에게 계속 전화를 했다. 결국 아린의 폰은 꺼졌다. “아린아, 왜 전화를 안 받아, 아린아!”수해의 가슴은 불안감에 불타고 있어 정신이 혼미한 듯 중얼거렸다.“수해야, 긴장하지 마.”경주는 백미러를 통해 수해의 충혈된 눈을 바라보며 다정하게 얘기했다.“이미 한 비서보고 아린의 학교에 가서 찾으라고 했어. 30분 후면 성주에 도착해. 바로 성주 영화예술대학교로 갈 거야.”아람은 옷깃을 꽉 움켜쥐고 불안감에 이마에 땀이 송골송골 맺혔다. 힘겹게 입을 열며 중얼거린다.“경주야, 지금 너무 후회돼. 아린에게 화를 내지 말았어야 했어.”“아람아, 무슨 소리야.”경주는 아람을 품에 안고 꼭 껴안았다.“아린은 변덕스러운 사람이 아니야. 어렸을 때부터 함께 자랐잖아. 네가 얼마나 아린을 예뻐하는지 아린이 모르겠어? 네가 걱정해서 이런다는 걸 이해할 거야.”“하지만 경주야, 그래도 무서워.”“괜찮아, 내가 있잖아. 우리 함께 아린을 찾자.”경주는 아람을 토닥여주며 마음이 다소 복잡했다. 한편으로는 갑자기 연락이 끊긴 아린이 걱정되었고, 한편으로는 자신을 기대고 의지하는 아람이 너무 좋았다. 나른하게 자신에게 기대는 느낌이 너무 좋았다. 몇몇 남자들보다도 아람이 더 강하다는 것을 알고 있다. 하지만 경주는 여전히 아람이 가끔 자신에게 기대기를 바랐다. 그는 자신의 업적을 숨기고 묵묵히 아람의 뒤에 있어줄 수 있다. 다른 사람들이 비웃어도 전혀 신경 쓰지 않는다. 오로지 아람에게 도움이 되고 싶었고, 남자로서 자신의 가치를 극대화할 수 있기를 바랐다.겸손하게 행동하기 위해 리무진은 대학교 뒷문에 주차되어 있었다. 곧 한무가 땀을 뻘뻘 흘리며 가장 먼저 뛰어나왔다.“사장님, 사모님. 학교 전체를 뒤졌고, 여학생 기숙사 사감님께도 부탁해서 직접 아린 아가씨의 숙소로 가셨는데 아린 아가씨를 찾지 못했어요.”세 세람의 가슴이 철렁 내려앉

  • 이혼 후, 재벌로 변신한 나의 아내   제1376화

    이 순간, 성주에서 아린은 동구 지부 앞에 홀로 서서 이를 악물고 걸어 들어갔다.“아가씨, 신고하러 오셨어요?”여경이 아린을 맞이했다. 아린은 힘껏 고개를 끄덕이며 나지막하게 물었다.“혹시 구도현, 구 팀장님 계신가요?”...도현은 이틀 밤낮으로 바빠서 지금 이 순간에도 당직실에서 자고 있다. 아린이 찾으러 왔다는 것을 알게 되자 도현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맞이했다. 사무실에서 아린과 도현과 마주 앉아 있었다. 아린은 손가락을 맞대고 주물자 손이 빨개졌다.“아림아, 갑자기 날 찾으러 온 건 무슨 일이야?”도현의 시선은 조심스럽게 아린을 살폈지만 말투는 매우 걱정스러웠다. 이복남매이고 아린은 다정하고 소심한 성격이다. 어렸을 때부터 아람의 뒤를 따르며 커다란 아우라에 있었다.하지만 도현은 늘 평등하게 대했고, 아린을 친동생처럼 예뻐해 주었다. 해외 출장을 다녀올 때도 아람과 아린에게 선물을 가져오곤 했다. 하지만 나이가 들면서 만나는 횟수가 줄어들고 항상 떨어져 있었다. 수줍음이 많고 내성적인 아린은 아람처럼 적극적으로 오빠들에게 연락하지 않았다. 그래서 사이가 그다지 좋지 않은 것 같아보인다. 하지만 아람이든 아린이든 둘 다 동생이다. 두 사람에 향한 마음은 똑같다. 한참 침묵하더니 아린은 천천히 눈을 들고 도현의 날카로운 눈빛과 마주했다.“오빠, 피해자의 신분으로 윤진수의 성폭행에 대해 증언하고 싶어요.”도현은 깜짝 놀라 눈을 부릅떴다.“아린아, 뭐라고?”“제가 윤진수를 성폭행으로 고소하고 싶어요.”이 말을 내뱉을 때 아린의 가슴은 피가 뚝뚝 떨어지는 것처럼 아팠다. 도현은 입술을 꽉 다물었다. 그는 훌륭한 형사이다. 전문적인 범죄 수사 기술과 뛰어난 정신력을 갖추고 있다. 하지만 가족에게 그런 일이 일어났을 때는 두려울 수밖에 없다. 도현은 누구보다도 윤진수를 처리하고 싶었다.“아린아, 여기 오는 걸 연서 이모한테 얘기했어? 아람은? 아람은 알아?”아린은 고개를 흔들며 나지막하게 말했다.“오빠, 만약 내가

  • 이혼 후, 재벌로 변신한 나의 아내   제1375화

    “우는 게 좋아, 참는 것보다 우는 게 나아.”경주는 아람의 촉촉한 얼굴을 꼬집었다.“두 자매는 오늘 밤에 감정을 진정시켜. 내일 시간을 내서 아린을 만나서 제대로 이야기해 봐. 분명 완벽한 방법이 있을 거야.”아람의 착한 의도를 온 세상이 이해하지 못한다고 해도 경주는 이해했다. 울보가 된 아람은 눈을 비비며 애교를 부렸다.“배고파, 밥 좀 해줘.”경주는 오른손을 가슴에 대고 왼손을 뒤로하며 인사를 했다. 순간 우아하고 잘생긴 집사로 변신했다.“네, 아가씨.”...다음 날, 경주와 아람은 해문으로 가서 아린을 찾았다. 하지만 아린이 집에 돌아오지 않았다고 했다. 아린은 초연서에게 연락했었다. 중요한 일이 있어서 학교로 돌아가고, 이틀 동안 기숙사에 머물 것이라고 말했다. 경주와 아람은 서로를 바라보며 의아했다.아린은 이미 졸업했고, 짐까지 집으로 옮겼는데, 학교에서 머물면서 해결할 일이 무엇인지 이해하지 못했다.“아람아, 아린이 왜 그래? 무슨 일 있어?”초연서는 긴장하며 물었다.“괜찮아요, 이모. 나랑 경주는 아린을 데리고 나가 놀고 싶었어요. 산책도 하면서 기분 풀어주려고 했는데 바쁜 줄 몰랐어요.”아람은 초연서가 걱정할까 봐 거짓말을 할 수밖에 없었다.“아람아, 네가 시간을 내서 아린과 있어 줘서 너무 고마워.”초연서는 걱정이 가득했다.“윤진수가 풀려난 후 아린은 계속 불면증에 시달렸어. 밥도 잘 먹지 않았어. 괜찮다고는 하지만 아린의 마음이 안 좋다는 거 알아.”그 말을 듣자 아람은 가슴이 아프며 자책했다. 어제 아린에게 한 말들이 후회되었다. 차분한 태도 속에 아린이 처음으로 고통을 겪고 있었다. 피해자로서 아린은 그 누구보다 위로와 보살핌이 필요했다. 하지만 오히려 아람을 걱정해 주었다. 생각을 하자 너무 가슴이 아팠다.“아람아, 아린을 만나면 좀 설득해 줘. 고집을 부리지 말라고.”초연서는 다정하게 말하면서도 절망의 기색이 역력했다. “과거는 과거일 뿐이야. 살아야 하니 앞을 내다봐야지.”해장원에서 나오

  • 이혼 후, 재벌로 변신한 나의 아내   제1374화

    “음, 왜 갑자기 이래. 아줌마랑 마주치면 너무 부끄럽잖아.”아람은 부끄러워 입술을 오물거렸다.“남극에서 뛰어내릴까 봐 걱정돼서 화 풀어주는 거야.”경주는 가쁜 숨을 몰아쉬며 허스키한 목소리로 말했다.“어때, 기분은 좀 나아졌어?”“괜찮아. 하지만 여전히 좀 억울하고 숨 막혀.”아람은 답답해 나서 눈시울을 붉히며 킁킁거렸다. 그 불쌍한 표정에 경주의 가슴이 아파 났다. 경주는 두 손으로 아람의 붉어진 얼굴을 어루만졌다. 손바닥은 아람의 체온처럼 뜨거웠다.“네가 화내니까 얼굴이 열난 것 같아. 두 자매가 사이도 좋은데, 윤씨 가문 그 자식들 때문에 싸우는 건 의미가 없어. 화 풀어, 응?”“내가 어떻게 아린과 싸우겠어.”아람은 답답하여 고개를 숙였다.“난 나한테 화내는 거야. 윤진수에게 복수도 못 하고, 숨 쉴 기회를 주었어. 내가 완벽하게 처리하지 못해서 생긴 문제야. 누구 탓을 하겠어. 그냥 내 탓이야.”경주는 가슴이 아파 눈썹을 찌푸렸다.“아람아, 그렇게 말하지 마. 너랑 상관없어.”“아린이 나보고 사심이 있다고 해. 맞아, 사심이 있어. 억울한 손녀들에게 정의를 찾아주고 싶고, 가족을 지켜주고 싶어.”“아린은 어렸을 때부터 아빠와 연서 이모의 보호를 받아서 학교를 다니고 공부하는 것 외에는 세상의 어둠과 인간의 사악한 본성을 본 적이 없어.”“아린은 구씨 가문 아가씨야. 고귀한 신분은 아린을 도와줄 수도 있고, 해칠 수도 있어.”아람은 숨을 헐떡였다. 심장 끝이 날카로운 핀셋에 꼬집힌 것처럼 느껴졌고 너무나 아팠다.“아린은 생각하지 못하겠지. 하지만 난 기억하고 있어. 아린의 꿈은 배우야. 만약 앞으로 연예계에 들어서면 강간은 치욕적인 문제가 될 거야. 평생 벗어날 수 없어.”“앞으로 구아린 이름을 언급하면 사람들은 이 문제를 떠올리겠지. 그럼 아린과 윤진수의 이름은 평생 엮일 거야.”“그럼 연예계에서 어떻게 살아남아? 어떻게 감당하겠어? 말로 사람을 죽일 수도 있어. 윤진수를 처리해도 아린은 평생 손가락질 받을 거야!”

  • 이혼 후, 재벌로 변신한 나의 아내   제1373화

    아린의 말 한마디가 분위기를 차갑게 했다. 아람은 눈을 부릅떴다. 순간 억울함이 가슴에 휘몰아쳤다.“아린아, 그게 무슨 뜻이야? 그 말은 난 그저 가족들만 걱정하고 다른 사람들을 신경 안 쓰는 이기적인 사람이라는 거야?”두 자매는 어렸을 때부터 서로에게 떨어지지 못할 정도로 친했다. 오늘 밤은 처음으로 싸운 것이다. 경주는 조마조마하여 가슴이 쿵쾅거렸다. 중간에서 어쩔 줄 몰라 씁쓸했다. 그저 아람의 옷깃을 가볍게 잡았다.“아람아, 아린이가 그렇게 생각하겠어? 너무 많이 생각하지 마.”“내가 생각이 많은 거야? 그럼 해명해 봐, 무슨 뜻인지.”아람은 경주의 애타는 손바닥에서 옷깃을 잡아당겼다. 경주는 가슴이 떨리며 씁쓸하게 입술을 오물거렸다. 외부인들이 악플을 달며 비아냥거려도 아람은 침착할 수 있었다. 하지만 이번에는 정말 화가 난 것 같았다. 아람이 제일 참지 못하는 건 가족 간의 오해이다. 그건 칼로 뼈를 긁어내는 것보다 더 고통스러운 일이다. 며칠 동안 엄청난 스트레스를 받으며 정신이 지쳐서 마침내 참지 못하고 사랑하는 동생 아람에게 화를 냈다.“언니, 아직 내 문제에 대답하지 않았어.”예상치 못한 아린 역시 포기를 할 줄 모르는 성격이다. 천천히 몸을 일으키더니 다 한번 또박또박 물었다. “만약, 내가 언니 동생이 아니라면 여전히 날 말렸어?”“만약 네 질문이 내가 이기적인 사람이라고 생각해서 묻는 거라면, 난 대답해 주지 않을 거야.”아람은 최선을 다해 화를 억누르며 목소리를 낮춰 경주에게 말했다.“경주야, 차 준비해서 아린을 데려다줘.”...두 자매는 안타깝게 헤어졌다. 아린이 떠난 후 아람은 부엌에 가서 냉장고를 열어 냉수 한 병을 원샷하며 화난 마음을 진정시켰다. 하지만 여전히 심장 끝에서 치밀어오는 불길은 꺼지지 않았고 혈압도 치솟고 있다.‘뭐야, 이유희 그 자식의 방법이 소용없잖아. 한 병 더 마셔 보자!’아람이 냉수 한 병을 더 마시려는 순간, 경주의 단단한 팔이 아람의 머리를 지나 쾅 하는 소리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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