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가 건물 안으로 돌진한 순간, 한지훈 앞에는 많은 사람들이 몸을 굽혀 입과 코를 가리고 달려 나오고 있었다. 모두가 비명을 지르고 있었고, 그들의 얼굴은 잿더미와 공포로 가득 덮여 있었다. 하지만 한지훈은 그들과 반대 방향으로 달려갔고, 붐비는 사람들을 헤치고 안전 계단을 통과해 옥상을 향해 끊임없이 돌진했다!건물 전체가 연기와 무서운 불길로 가득 차 있었다. 마침내 한지훈은 고운 그룹이 있는 층에 도착했고, 층 전체가 불길에 타올랐다.눈앞에는 짙은 검은 연기와 치솟는 불길만 보일 뿐이었으며, 열기 또한 엄청났다. 한지훈은 오기 전에 온몸을 물로 적셨고, 젖은 천으로 입과 코를 가리고 불길로 뛰어들어 고운 그룹으로 향했다.쾅! 그는 강우연의 사무실 문을 박차며 들어갔고, 둔탁한 소리와 함께 문 전체가 뜯겨 나가며 불길이 그의 얼굴을 향해 밀려왔다. 거센 불길이 한지훈을 몇 미터 떨어진 곳까지 날려버렸고, 한지훈은 한쪽에 있는 테이블과 의자에 세게 부딪히고 말았다.하지만 그는 등의 통증과 순식간에 생긴 상처도 신경 쓰지 않고 다시 사무실로 달려갔다."우연아! 우연아!!!"한지훈은 큰 소리로 강우연의 이름을 외쳤고, 방 안은 짙은 연기와 화염으로 가득 차 있었기에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그녀는 사무실에 없다, 그렇다면 어디 있는 거지?!그 순간, 한지훈은 극도로 불안해져서 재빨리 사무실을 나와 고운 그룹의 모든 사무실을 수색했다!마지막으로, 한지훈은 다용도실 문을 열려 했지만 열리지 않았다.그의 눈빛이 순식간에 바뀌며, 발을 들어 올려 세게 걷어차자 문 전체가 순식간에 부서졌다.불길이 그에게 번지자 한지훈은 팔을 들어 막았고, 그 뒤로 땅바닥에 쓰러져 있는 강우연을 발견했다!"여보!"한지훈은 고함을 지르며 앞으로 달려가 강우연을 땅에서 들어 올렸고, 그녀는 이미 의식을 잃은 상태였다. 손을 들어 그녀를 살펴보자, 강우연의 목덜미에서 핏자국을 발견했다.그녀는 분명 누군가에게 맞아서 기절한 것이다! 동시에 한지훈은 강우연의 목
이 말을 남기고 한지훈의 눈에서 검은 그림자가 순식간에 사라졌다!한지훈은 눈앞의 불바다를 바라보며 눈살을 찌푸린 뒤 재빨리 사무실 안으로 물러났다. 그런 다음 그는 창고로 달려가 물통에 남아 있던 물을 강우연에게 부었다. 그런 뒤 강우연을 껴안고 돌아서서 바닥에서 천장까지 이어지는 유리창의 전면을 바라보았다!그 순간, 그는 주저 없이 바닥에서 천장까지 이어지는 커다란 유리창으로 달려가 의식을 잃은 강우연을 품에 안고 유리창을 깨트렸고, 그대로 8층의 높이에서 뛰어내렸다!그 순간, 바깥 거리에서 지켜보던 행인들은 물론, 불을 진압하던 소방관들도 머리 위에서 들려오는 엄청난 소음에 충격을 받았다!눈을 들어보니, 사람을 껴안은 채 8층의 유리를 직접 부수고 뛰어내리는 남자를 발견했다! 뛰어내린 순간, 깨진 유리가 햇빛을 받아 다채로운 색상으로 굴절되어 보였고, 기류 때문에 불길이 두 사람의 그림자를 쫓아 돌진했다. 쾅!순식간에 한지훈은 강우연을 안은 채, 사람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높은 건물에서 뛰어내렸다! "꺄아악!"그 순간, 현장에 있던 모든 사람들이 입을 가리고 비명을 질렀다!보통 사람이 이런 높이에서 뛰어내리면 산산조각이 났을 것이다. ‘쾅’하는 소리와 함께 한지훈은 강우연을 껴안고 땅으로 추락했고, 그 순간 한지훈을 두 발로 땅을 굳게 딛고 서 있었으며 엄청난 충격으로 땅 전체가 산산조각이 나버렸다!"허억!"지켜보던 사람들은 경악을 금치 못하며 숨을 들이마셨다. 한지훈은 온몸에 살의를 띤 채 강우연을 팔에 안고 그대로 꼿꼿이 땅 위에 서 있었다. 뛰어내린 순간, 한지훈은 조용히 천생서문의 심법과 실전된 무술을 떠올렸고, 힘을 빌려 반동해 두 다리에 가해지는 충격을 완화한 것이다!순식간에 소방대원과 의료진이 그들을 향해 달려왔다. ...30분 후. 오군 대학병원. 병실 입구에 많은 사람들이 모여 있었다.오군의 시장인 소지성과, 오군의 경찰청장인 송호문, 이안그룹 회장인 이한승 등 크고 작은 고관과 귀인들이 한자리에 모였
그의 한마디에 병실 안의 분위기는 다시 얼음장처럼 차갑게 변했다.한지훈은 손을 들어 강우연의 얼굴을 어루만진 다음, 일어나 돌아서서 용린에게 말했다. "주군 본부에서 북양 병사 천 명을 동원해 병원을 지키도록!""예!"용린이 대답했다.그 후, 한지훈은 병실 밖으로 나왔다. 복도에는 오군 고위 인사 중 거의 절반이 불안한 표정을 지으며 문 앞에 서 있었다."한지훈 사령관님, 부인께서는 괜찮으십니까?"소지성이 가장 먼저 달려와 열정적으로 물었다.그 뒤로 이한승과 송호문도 빠르게 다가와 물었다."한지훈 사령관님, 상황이 어떻습니까?""한 선생님, 저 송호문이 필요하신 일이 있다면 즉시 명령을 내려 주십시오. 도시 전체에 계엄령을 내리는 것도 가능합니다!"한지훈은 앞에 있는 사람들을 바라보며 침착하게 말했다. "제 아내는 괜찮습니다, 잠시 의식을 잃은 것뿐입니다. 먼저 돌아가세요, 무슨 일이 생기면 알려드리겠습니다."그 후 한지훈은 무리를 헤치고 나와 병원 입구에 도착해 이미 대기하고 있던 군용 지프차에 올라탔다. 용일은 운전석에 앉아 있었고, 한지훈과 용린이 차에 타는 것을 본 후 엑셀을 밟았다. 부웅!순식간에 군용 지프차는 야생마처럼 포효하며 모두의 시야에서 사라졌다!병원 문 앞에 있던 소지성의 얼굴이 어두워졌고, 옆에 있던 송호문에게 말을 건넸다."송 청장님, 뭐라도 찾으셨습니까?"그러자 송호문은 고개를 저으며 대답했다."소지성 시장님, 아직 못 찾았습니다. 이번 일은 완전히 주군 본부로 인수되었습니다. 제 생각에는 한지훈 사령관이 이미 알아낸 듯하고, 직접 처리하러 간 것 같습니다."소지성은 눈살을 찌푸리고 이한승을 바라보며 물었다."이 회장님, 어떻게 생각하십니까?"그러자 이한승은 어두운 얼굴로 대답했다."소지성 시장님, 한지훈 사령관이 이번에 우리가 개입하는 걸 원하지 않으니 조용히 기다리면 됩니다. 이번에는 일이 그렇게 간단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직감이 듭니다. 시장님도 해결할 수 없는 수준에 도달할 수도
하지만 그의 손에는 수갑이 채워져 있어서 몸부림칠 수가 없었다!"이…이거 놔!"그 남자는 힘겹게 소리쳤다!그 순간 그는 곧 죽을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말해! 누가 시킨 짓인지, 배후에 누가 있는지 말하라고!"한지훈은 화를 내며 소리쳤고, 그의 눈에 담긴 분노는 취조실 전체를 불태울 것만 같았다. “허허..."남자는 쓴웃음을 지으며 대답했다."난 말하지 않아…… 당신이 날 죽여도 모를 거야…… 당신 아내는 이제 평생 식물인간으로 살 수밖에 없다고!"그러자, 한지훈은 눈살을 찌푸리며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죽고 싶은 건가?!!"퍽!그 순간, 한지훈은 그 남자를 벽에 밀어붙였고, 벽 전체가 순식간에 부서지며 남자는 벽에 그대로 박혀버렸다! 푸헉! 남자는 피를 몇 모금 토해내며 여전히 냉소적인 표정으로 분노에 찬 한지훈을 바라보며 말했다."그래! 네가 분노할수록, 난 더 기쁘다고! 북양왕을 이토록 화나게 할 수 있다면, 난 죽어도 그만이야! 하하하!"눈앞의 남자가 미친 듯이 웃고 있는 걸 본 한지훈의 눈은 한기로 번쩍였고, 순간적으로 손을 떼자 남자는 땅바닥에 쓰러졌다. 한지훈은 고개를 숙이고 쓰러진 남자를 바라보며 말했다."협조할 의지가 전혀 없는 것 같군."그 남자는 비틀거리며 일어나려고 했고, 냉소를 지으며 말했다."소용없다. 북양왕, 당신이 날 죽인다고 해도 난 절대 말하지 않아!""그래? 그렇다면 게임이나 하나 하지!"한지훈의 한마디에 취조실의 분위기는 얼음장처럼 차가워졌다.그 순간, 남자도 한지훈의 몸에서 살인적인 한기를 느낄 수 있었고, 그는 마치 사신의 표적이 된 것 같은 느낌이 들며 온몸이 떨리기 시작했다. "뭘 하고 싶은 거지?"남자는 마침내 한지훈의 살의를 이기지 못하고 벌벌 떨며 뒤로 몇 걸음 물러섰다.그러자 한지훈은 곧바로 발을 들어 남자를 걷어찼고, 그는 또다시 벽에 세게 부딪혀 땅바닥에 쓰러졌다."내가 네 입을 열게 해주지!"남자가 일어나려고 할 때, 한지훈은 이미 그의 앞으로 다가와 가
이 말을 들은 남자는 온몸을 떨었지만 여전히 큰 소리를 쳤다."아니! 당신이 날 죽인다고 해도 나한테서는 어떠한 정보도 얻을 수 없을 거다!""그래, 좋아!"한지훈은 큰 소리로 대답했고, 발을 들어 다시 ‘콰직’하는 소리와 함께 남자의 왼쪽 무릎을 밟아 부러뜨렸다!"아아악!"순식간에 취조실 전체가 비명소리로 가득 찼다!밖에서 근무하던 군인들은 비명소리를 듣고 화들짝 놀랐다. "이번이 마지막 기회다. 말해, 말하면 넌 살 수 있어."한지훈은 피투성이가 된 채 힘없이 쓰러져 있는 남자를 내려다보며 말했다.그 순간, 남자는 마치 삶의 한 줄기 희망이라도 본 듯 소리쳤다."……마, 말할게요… 부디 북양왕께서 용서해 주십시오, 저는 죽고 싶지 않습니다…"이것이 바로 인간의 본성이고, 타고난 생존 본능이었다! 특히 가장 절박한 순간, 삶의 희망을 보면 모든 것을 배신하게 된다! "원씨 가문입니다! 원문준이 시킨 짓입니다!"남자가 입을 열었다.‘원씨 가문의, 원문준이라고?!’이 이름을 듣자 한지훈의 살의가 하늘로 솟아올랐고, 오군 하늘 전체를 가득 채웠다.‘원문준, 감히 우연이에게 손을 대다니!’그 순간 한지훈의 분노는 마치 지옥에서 기어 나온 악마 같았고, 아무런 망설임 없이 몸을 돌려 취조실을 나갔다. 문 앞에는 용일과 용린이 공손히 그를 기다리고 있었다. "저 남자를 치료한 뒤 전선으로 보내도록. 죽더라도 국가를 위해 봉사하게 해!""예!"용일이 대답했고, 곧이어 한지훈이 계속해서 말했다."10만 북양 파용군을 소집해 즉시 용경으로 출발하고, 계속해서 전투태세를 유지하도록! 그리고 용린, 용운 쪽에 연락을 해 나와 같이 용경으로 향해 원씨 가문의 원문준을 처단한다!"그의 말에는 살의가 가득했고, 원문준이 죽음을 초래했기에 한지훈은 절대 자비 따위는 베풀지 않을 것이다! 원씨 가문이 숨은 4대 가문 중 하나면 어떠한가?! 건드려서는 안 될 사람을 건드렸으면, 대가를 치러야 하는 법! 이번에 한지훈은 반드시 원씨 가문에게
팽진국도 큰 소리로 말했다."이 얼마나 주제넘은 일입니까! 강우연은 용국 총사령관의 아내인데, 원 씨 가문이 감히 일국 총사령관의 아내를 불태워 죽이려 하다니! 정말 극악무도하기 그지없는 일이오!!! 원씨 가문의 눈에는 용국과, 국왕과, 국법이 없단 말인가?!""안 되겠군! 원씨 가문을 찾아가 따져야겠어!"몇몇 사람들은 화가 나서 고함을 지르며 즉시 원씨 가문을 찾아가 설명을 구하려 했다. 하지만 이때, 강만용이 큰 소리로 말했다."원로 세 분은 진정하도록! 우리 용각은 아직 4대 가문의 일에 간섭할 권리가 없다! 만약 당신들이 이렇게 간다면, 도움이 안 될 뿐만 아니라 심지어 원씨 가문의 함정에 빠질 수도 있다고! 원씨 가문이 용각의 위치를 염려하는 건 하루 이틀이 아니지 않은가!"이 말을 들은 신한국은 눈썹을 한껏 치켜올리며 화를 냈다."그럼 우리는 뭘 해야 하지? 그냥 앉아만 있어야 된단 말이야?""그래! 강씨, 반드시 방법을 강구해 원씨 가문을 엄중하게 처벌해야 하오! 그렇지 않으면 앞으로 누가 원씨 가문을 통제할 수 있겠소?!"팽진국이 화를 내며 말하자, 강만용은 눈살을 찌푸리며 어떻게 대처할지 고민했다.이때 갑자기 전화벨이 울렸고, 강만용이 바로 전화를 받으며 불안한 표정으로 말했다."뭐? 한지훈이 10만 북양군을 동원해 원씨 가문으로 향하고 있다고?!""아니, 이건 정말 말도 안 되는 소리다! 원씨 가문은 결코 만만하지 않다고! 적염왕은 말할 것도 없지! 여기는 관련된 이익들이 매우 많아서 조심하지 않으면 엄청난 연쇄 반응을 일으킬 거다! 그때가 되면, 한지훈 혼자서 감당할 수 없는 일이 될 거야! 즉시 한지훈에게 전화를 해서 북양군을 움직이지 못하도록 막아!"전화를 끊은 후, 회의실에는 침묵이 흘렀다!"강씨, 무슨 일이지? 한지훈이 이미 군대를 동원한 건가?"신한국이 묻자, 강만용은 조급한 말투로 말했다. "그래! 그 자식은 도저히 당해낼 수가 없어! 지금 원씨 가문을 공격한다면 그들의 함정에 빠져서 반역죄로 기소될
같은 시각, 용경 교외 천용산 안의 산장. 산장 전체는 수십만 헥타르에 달하는 천용산을 전부 차지하고 있었다. 산장 내부와 외부 모두 매우 고급스러웠고, 넓은 면적의 땅까지 보유하고 있어 야생 동물을 키우기도 했다. 천용산을 둘러싼 울창한 숲에는 총을 든 군인과 특수 경호원들이 24시간 순찰을 하고 있다!천용산으로 들어가는 두 산길에도 중무장한 군인들이 근무하고 있었고, 주차 검문소가 설치되어 있었다. 각 검문소 근처에는 두 개의 중기관총이 설치되어 있었고, 금지 구역에 감히 침입하려는 사람은 모두 손쉽게 제압을 당할 수밖에 없는 구조였다. 게다가 천용산 안팎에는 십여 곳의 초소와 탱크, 장갑차, 미사일 차량의 진지가 있었다. 천용산에서 50리 떨어진 군사 기지에는 세계 최고의 전투 능력과 호위기, 개인 헬리콥터가 가득했다. 천용산 전체가 철옹성처럼 보호되고 있다고 할 수 있었다. 한편, 산 중턱에 놓인 수천 제곱미터에 달하는 산장에는 원씨 가문의 핵심 구성원들로 가득 차 있었다.원씨 가문의 모든 크고 작은 일을 관리하는 원씨 가문의 장로 다섯 명이 있었고, 그 아래에는 원씨 가문의 산업 경영을 책임지고 있는 젊은 인재와 핵심 고위 임원들이 있었다. 황금빛 용과 봉황으로 장식된 화려한 홀 전체에는 원씨 가문의 대표 50여 명이 앉아 있다. 맨 앞 다섯 자리에 앉아 있는 노인들이 바로 원씨 가문 일대의 다섯 장로들이었다. 저마다 위풍당당하고 자존심이 강하며, 오랫동안 집권한 사람의 아우라를 담고 있어 저절로 고개를 숙이고 존경하게 만들었다. 이때 자리에 앉았던 한 남자가 갑자기 일어서며 공손히 말했다."다섯 장로님, 일은 이미 다 처리되었습니다. 북양왕의 본처는 아직도 오군 병원에 혼수상태에 있습니다. 만약 저희 원씨 가문의 해독제가 없으면, 그녀는 평생 식물인간으로 살아야 할 겁니다!"말하는 사람은 다름 아닌 원문준이었고, 그는 입가에 냉소를 머금고 있었다. 이 말을 들은 다섯 장로 중 세 번째 장로가 살짝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지금 홀에 앉아있는 원씨 가문 사람들도 모두 3등급 이상이었다!그리고 2등급과 1등급이 바로 원씨 가문의 핵심 인물들이라고 볼 수 있었다! 그들은 말하자면 황제의 친척에 해당되는 수준이었고, 다섯 장로들은 5등급에 속하지 않았다. 그들은 원씨 가문의 핵심이며, 원씨 가문의 규칙과 등급을 제정하는 사람들이었기 때문이다.그러니, 원문준이 어찌 흥분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일어나도록." 세 번째 장로가 침착하게 말하자, 원문준은 재빨리 일어나 맨 끝자리에 앉았다. 옆에 있던 원씨 가문 식구들도 손을 흔들며 웃었다. "문준아, 축하한다! 3등급이 됐으니 앞으로 더 많은 협력을 해야겠구나.""그래, 문준아. 오늘 파티를 열어서 함께 축하하도록 하자.""하하하! 문준이 이제 막 3등급이 되었으니 할 일이 많을 것도 같네, 다음번에 하는 것도 나쁘지 않겠어."몇 사람의 축하에 원문준도 웃으며 대꾸했다."여러분, 너무 치켜세워주지 마십시오. 여러분도 모두 제가 존경하는 선배들입니다.""하하하......"원씨 가문 식구들도 웃어 보였고, 이후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원문준은 설렘으로 가득 차 있었고, 오랫동안 평정심을 유지하지 못했다.그를 천대했던 사람들이 이제 자신이 3등급으로 오르자 그들은 지체 없이 호의를 표했다. 아마도 이것이 인간의 본성이고 현실일지도 모른다. "자, 이제 본론으로 들어가지." 이때, 세 번째 장로가 말을 꺼내자 홀은 금세 조용해졌다."유인혁, 북양 군구 쪽에 움직임은 없는가?"세 번째 장로는 옆에 앉은 중년 남자를 바라보며 차분하게 물었다.그러자 유인혁은 재빨리 일어나 공손히 대답했다. "예, 장로님. 밀고에 의하면 북양 군구에서 10만 북양 파용군을 파견해 용경으로 오고 있다고 합니다! 상황으로 볼 때 우리 원씨 가문을 목표로 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저희도 미리 준비를 해놓아야 하지 않겠습니까?"이 말을 듣자, 홀에 있던 원씨 가문 식구들 중 일부는 낯빛이 어두워지며 걱정스러운 표정을 지었고
“모욕이라니? 네가 모욕당할 자격이나 있다고 생각해?”한지훈은 오마르를 더 이상 거들떠보지도 않고 바로 무대 방향으로 향했다. 당장이라도 손을 뻗어 진왕검을 잡을 기세였다. “너... 나를 물리치게 되면 카일 가문으로부터 저 검을 손쉽게 뺏어낼 수 있을 것 같아?”오마르는 땅바닥에 웅크리고 있으면서도 크게 소리쳤다. 지금의 그는, 더 이상 한지훈의 적수가 아니었다. 하지만 한지훈은 엄연히 아직 천왕계 강자에 지나칠 뿐이었다. 그런 그가 아무리 강하다 하더라도 더 이상 어떻게 할 수는 없었다. 천신계 앞에서는 그저 땅강아지 같은 존재일 뿐이다. 그렇기에 한지훈이 아무리 강해도 천신계 강자와 견줄 수는 없었다. 그런데 그런 그가 방금 심상치 않은 저력을 보여줬다는 것은, 바로 이 배에 또 다른 천신계 강자가 존재한다는 것을 의미하고 있었다. 설사 일성 준천신이라 하더라도 그 실력은 한지훈이 절대 우러러볼 수 없을 정도였다. “뺏어내다니? 우리가 방금 말했듯이, 진왕검은 예로부터 용국 국왕의 패검이야. 너희 카일 가문이야말로 뻔뻔하기 그지없는 강도들이라고!”“그리고 방금 내가 한 말들 명심해! 카일 가문은 용국 국기를 반환해야 할 뿐만 아니라 용국 국왕에게 직접 사죄까지 해야 해! 그렇지 않으면, 나 유럽을 피바다로 만들어서라도 카일 가문을 짓밟아버릴 거야!”잔잔한 바다 위, 한지훈의 목소리는 오랫동안 메아리쳤다. 오마르는 여전히 땅에 떨어진 장검을 힘없이 쥐고 있었다. 그의 어깨뼈는 이미 한지훈에 의해 밟혀 깨져버려 더 이상 일어서지도 못했다. 그나저나 이 상황까지 돼서도, 자신의 스승이 왜 여전히 가만있는 건지 이해가 가지 않았다. 한지훈이 이렇게 날뛰는 것을, 그냥 빤히 보고 있겠다는 건가? “팍!”바로 이때, 한지훈은 손을 뻗어 나무상자를 손에 쥐고는 차가운 눈빛으로 백발의 노인을 힐끗 보았다. “가져가! 우리 카일 가문이 베푸는 아량이야!”노인의 눈빛 속에는 두려운 기색이 가득했지만, 말투는 여전히 날카로웠다. 이것이 바
“이... 이건 조석이잖아!”오마르의 얼굴에는 순간 식은땀이 흘러내렸다. 성신바다의 진법은 매우 강하긴 하지만, 조석만큼은 전혀 움직일 수 없었다. 조석은 자연계에서도 가장 신비롭고 통제하기 힘든 기운이었다. 그런데, 한지훈이 손을 들자 뜻밖에 조석을 불러일으키게 됐다. 무대 위에서 지켜보고 있던 백발노인은, 입을 벌름거리며 아무런 소리도 내지 못했다. 그렇게 한 갈래의 보이지 않는 힘은, 마치 크나큰 그물처럼 단번에 배 위의 모든 사람들을 덮쳐버렸다. 오마르는 눈앞의 이 장면을 멍하니 볼 수밖에 없었다. 장검을 든 그의 손은 끊임없이 떨려났다. 그 이유는 두려움 때문만이 아니라 지금 그는 비할 데 없이 강한 위압을 받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만약 그의 실력이 약했더라면, 아마 진작에 이 위압에 눌려 처참한 몰골이 되었을 것이다. 칼을 휘두르기는커녕 손에 든 장검을 꽉 쥐기도 벅찰 것이다. “이 진법은 어때?”그때, 한지훈은 얼굴이 창백해진 오마르를 향해 고개를 돌렸다. 한지훈의 말이 떨어지기도 바쁘게, 오마르는 마치 하늘이 자신의 몸을 짓누르는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 “다다닥!”이내 사람들은 오마르의 골격이 끊어지는 소리를 똑똑히 들어냈다. “안돼!”곧이어 오마르는 고개를 들어 노호하기 시작했고, 5성 용급 천왕계 기운을 뿜어내며 어떻게든 이 보이지 않는 위압에 저항하려 했다. 하지만 그의 노력은 결코 헛수고일 뿐이었다. 그가 들어 올린 두 팔은 곧바로 아래로 처지게 됐다. 지금 그는 마치 두 손으로 한 행성을 대처하고 있는 것처럼, 상대적인 두 개의 힘은 전혀 같은 차원이 아니었다. “푸!”결국 오마르는 갑판 위에서 털썩하고는 주저앉아 피를 뿜어냈다. 그는 두 눈을 동그랗게 뜬 채 깜짝 놀란 표정으로 갑판 바닥을 바라보았다. 지금 이 순간, 그는 자신의 보잘것없음을 느끼게 됐다. 이 힘은, 그가 일생 동안 마주한 적도 없고 들어본 적도 없는 힘이었다. “이럴 수가! 이럴 수가!”오마르는 중얼중얼 혼잣말을 했지
“하하! 정말 가소롭기 그지없네. 용국 무종 문파는 비록 많긴 하지만 그중 진정한 천왕계는 손에 꼽을 정도야! 너희 용인들은 그들의 진법이 과연 얼마나 대단할지 영원히 알 수도 없는 거라고!” “가소로운 용국인들, 설령 너희 용국의 조상들이 찾아온다 하더라도 내 앞에서는 그저 땅강아지처럼 비천한 목숨이야!”“오늘 나 오마르, 이 배 위에서 널 죽여버릴 거야!” 붉은 망토를 걸친 오마르의 은발은 바람에 가볍게 흩날리고 있었다. 한편 하늘의 천둥소리는 끝없는 천위를 띠고 있었다. 사실 그의 성신바다는 장 씨 집안의 삼절진과도 어느 정도 비슷한 점이 있었다. 그러나 곤륜 뇌해에 비하면 정말 언급할 가치도 없었다. 그 시각, 배 위의 사람들은 모두 더없이 놀란 표정으로 하늘을 찌를 듯한 굉음에 귀를 기울이며 온 하늘의 먹구름을 보고 있었다. 마치 이 거대한 유람선이 당장이라도 거대한 파도 속에 뒤집힐 것 같았다. 모든 사람들은, 죽음이 이미 자신의 지척까지 다가왔다는 것을 느끼게 됐다. “네가 방금 그랬지, 우리 용국의 진정한 천왕계는 손에 꼽을 정도라고. 그리고 용인들은 그 진법이 얼마나 강한지 전혀 모른다고.”한지훈은 입가에 차가운 웃음을 지었다. “내 말 맞지 않아? 너희 용국 무종 강자들은 힘만 강할 뿐이지 진정한 힘에 대해서는 잘 모르잖아. 진정한 힘은, 이 우주에서도 이 세상에서도 직접 보아낼 수도 없고 만질 수도 없는 거야!”“그 말은 즉, 너희 용국에는 진정한 강자란 없고 전부 쓰레기들이라는 거야!”오마르의 말에 진우는 저도 모르게 얼굴이 붉어졌다. 그의 말대로 여태까지 진우는 진법이 가장 쓸모없는 것이라고 여겼다. 그렇기에 절대적인 실력 앞에서 그는 전혀 일격을 가할 수 없었다. 그러나 그는 방금 한지훈과 오마르가 진법을 이용하여 비로소 천지를 뒤흔드는 모습에 그제야 자신이 보잘것없음을 깊이 느끼게 됐다. “그래? 정말 그렇게 생각해?”한지훈은 고개를 들어 사방의 뇌해를 바라보았다. 해수면에 떨어진 한 갈래의 필련은 마
이곳은 엄연히 카일 가문의 개인 영지이기에, 그들이 한지훈을 어떻게 처단하든 누구든지 비난할 수가 없었다. 설령 용국이라 할지라도 간섭할 권리는 없다. “죽어!”바로 이때, 한지훈은 머리도 돌리지 않고 손바닥을 툭 쳤다. “쾅!”그러자 한지훈의 손바닥을 중심으로 갑자기 기랑이 일었다. 기랑에 부딪힌 세 갈래의 기력은 점점 사라져 갔지만, 반면 기랑은 기세가 꺾이지 않았다. “푸! 푸! 푸!”이내 놈들은 연달아 피를 뿜어냈다. 그렇게 2성 천왕계 강자 세 명은 동시에 피를 흘리며, 저 멀리로 몸이 날아올라 갑판을 따라 바로 바다로 떨어졌다. 그 광경에 많은 사람들은 감탄하였다. 정말 강자 중 강자였다. 닥치는 대로 2성 현급 천왕계 강자 세 명을 격파하다니. 어쩐지 젊은 놈이 미쳐 날뛰더라니, 역시나 탄탄한 바탕이 있었구나. 한편 구원항 역시 깜짝 놀란 표정을 지었다. 그는 처음부터 지금까지 한 번도 한지훈을 고수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심지어 그는 진우의 작은 졸개일 뿐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방금 목격한 충격적인 장면에, 그는 비로소 한 사람을 외모로 판단해서는 안 된다는 이 말의 참뜻을 깨달았다. “가져와!”한지훈은 무대에서 5 보도 채 떨어지지 않은 곳까지 다가와 조용히 손을 내밀었다. 무대 위의 노인은 식은땀을 흘리며 다소 두려워하는 기색으로 한지훈을 바라보았다. 하지만, 카일 가문의 저력은 절대 이렇게 단순할 리가 없었다. “건방진 놈!”바로 그때, 선실에서는 우레와도 같은 우렁찬 소리가 들려왔다. 뒤이어 은발에 두 눈이 붉은 한 젊은 남자가 갑판으로 걸어 나왔다. 그의 등장에 모두들 깊이 숨을 들이마셨다. 진우조차도 예외는 아니었다. 그는 바로 오마르였다. 유럽에서, 유일하게 세속에 관여할 수 있는 천신계 강자인 안드레의 수제자다. 그는 5 성 용급 천왕계 실력을 지니고 있는 진천왕이다. 사실 5성 용급 천왕계 중, 진법이나 현기에 대해 잘 모르는 천왕계 강자들은 단지 반천왕이라고만 할 수 있다. 반
“가소롭네!”이내 얼음장같이 차가운 소리가 군중 속에서 들려왔다. 모두들 놀라서 영문도 모른 채 한지훈을 바라보았는데, 놀랍게도 그 네 글자는 바로 한지훈의 입에서 나온 것이었다. “지금 무슨 말을 하시는 거죠!”순간 노인의 얼굴에 띤 웃음은 수그러들었고, 그는 차가운 눈빛을 보이며 무대 아래의 한지훈을 주시하며 물었다. “지금 이 자리에 계신 사람들을 조롱하고 있는 겁니까, 아니면 카일 가문을 조롱하고 있는 겁니까!”노인의 말이 떨어지자마자, 2성 현급 천왕계 강자의 기운이 한지훈을 휩싸였다. 그저 평범한 애국 상인일뿐인 구원항은 이 기운을 감당하기가 어려웠다. 결국 털썩하고는 자리에서 몸이 떨어지게 됐다. 이내 한지훈이 가볍게 손을 들어 그의 어깨를 누르자, 그제야 구원항은 편안함 느낌을 받게 됐다. “조롱? 조롱이라 하면, 너희들이 용국을 조롱하고 용국의 천위를 무시하고 있는 게 더욱 크지!”곧이어 한지훈은 천천히 일어나 차가운 눈빛으로 노인을 뚫어져라 쳐다보았다. “진왕검은 예로부터 용국 국왕의 패검이야!”“백여 년 전, 만약 너 같은 유럽의 강도들이 용국의 수도에 쳐들어가 불태우고 사람들을 죽이고 약탈하지 않았더라면, 진왕검이 어떻게 너희들의 손에 들어갈 수 있었을까!”“그러고도 강도란 놈이, 이젠 나더러 돈을 내고 물건을 가져가라는 거야? 근 100년 동안 거듭하여 용국의 국기를 이런 식으로 되팔면서 너희들이 벌어낸 돈은 얼마나 돼? 너희들 설마 용국이 여전히 백여 년 전 그 빈약한 용국이라고 생각하는 거야!”“당장 진왕검을 내놓고, 용국 국왕에게 사죄의 뜻을 밝혀. 그럼 난 나는 용서해 주고 너희들을 죽이지도 않을 거야! 그렇지 않으면 난 반드시 유럽에 재앙을 안기고 카일 가문까지 평정할 거야!”우렁찬 한지훈의 목소리는, 현장에 있는 사람들의 고막을 진동시켰다. 일부 겁 많은 사람들은, 어느새 자신들이 이 배에 올라타 경매에 참가한 것을 후회하고 있었다. 지금 이들은 공해상에 놓여있었기에, 일단 쌍방이 맞붙게 되면
더 이상 가격을 올리는 사람도 갈수록 줄어들고 있었다. 그러자 구원항의 얼굴에는 희색이 나타났고 이내 가격을 7억까지 올렸다. 경쟁자들은 잇달아 탄식을 쏟아냈다. “7억 한 번 외칩니다!”“7억 두 번 외칩니다!” 망치를 든 노인이 단번에 경매를 종료하려는 순간, 구원항의 뒤에서 매우 낯선 소리가 들려왔다. “8억!”바로 그 몇 명의 부상인 들이었다. 저도 모르게 마음이 가라앉은 구원항이 다시 입을 열어 가격을 부르려 하자, 한지훈이 먼저 팻말을 들고는 말했다. “1000억!”그의 패기에 구원항은 기절할 뻔했다. 천억? 모든 사람들은 거의 동시에 고개를 돌려 한지훈을 바라보았다. 심지어 부상인들도 매우 보기 흉한 얼굴로 한지훈을 훑어보고 있었다. 그 누구든지 아무도 감히 카일 가문의 경매에서 함부로 가격을 부르지는 못한다. 만약 부른 가격대로 현금을 낼 수 없다면, 그때는 재앙을 맞이하게 될 거니까. 그리하여 부상인들도 망설이게 됐다. 그들이 더 높은 가격을 외쳤다가 한지훈이 더 이상 받지 않는다면, 그들은 감당하기 어려운 돈을 내야만 한다. “이 사람 누구야, 감히 카일 가문 유람선에서 이렇게 함부로 값이나 부르고. 죽고 싶어 환장한 건?”“그럴 리가. 카일 가문 경매 규칙에 대해 모르는 사람이 있겠어?”“아무리 그래도 천억에 검 한 자루를 사다니, 미친놈 아니냐고!” 주위 사람들은 한바탕 소곤소곤 속삭였다. 한지훈은 그렇게 순식간에 모든 사람들의 초점이 되었다. 동시에 주변에 서 있던 검은 정장의 사람들도 모두 한지훈에 눈을 고정시켰다. 혹시나 한지훈이 도망가기라도 할까 봐 다들 무거운 위압을 보였다. “한 선생님, 이... 이건 장난이 아니에요. 천억이라니, 그렇게 많은 돈을 가지고 있긴 하냐고요!” 구원항은 창백해진 얼굴로 물었다. “하도 급하게 와서 돈을 챙겨 오는 걸 잊어버렸네요!” 하지만 한지훈은 평온한 안색으로 말했다. “네?”그 말에 깜짝 놀란 구원항은 기절할 뻔했다. 한 푼도 없는데 천억을 외
진우와 한지훈은 일단 구석진 자리를 찾아 앉았다. 이내 진우는 손으로 그 나무상자를 가리키며 한지훈을 향해 말했다. “한지훈, 저기 봐, 저 나무상자 안에 있는 것이 바로 진왕검이야!”그 말에 한지훈은 고개를 끄덕이고는 눈빛은 여전히 주위를 수색하고 있었다. 이제 더 이상 진왕검은 중요하지 않았다. 한지훈이 오직 찾고 싶은 건 용칠이었다. 하지만 한지훈은 여전히 용칠의 종적을 찾지 못했다. 설마 용칠이 이 배에 없는 건 아니겠지? “한지훈, 뭐 찾아?”진우는 이리저리 두리번거리는 한지훈의 모습에 작은 소리로 물었다. “용칠이 이 배에 없는 건 아니겠지?” 한지훈은 답답한 말투로 말했다. “반드시 있을 거야. 그런데 이 배는 개조를 거쳐 우리가 아는 구조랑은 좀 달라. 게다가 카일 가문에는 본래 무도 고수들이 많아. 그래서 이런 무자들의 기운을 차단하기 위해 수를 썼을 수도 있어. 그러니 인내심 갖고 찾아보자!” 진우는 작은 목소리로 충고했다. 바로 이때 명품 양복을 걸친 10여 명의 사람들이 갑판에 올라왔다. 얼핏 보아도 모두 동아시아의 얼굴들이긴 하지만, 한눈에 봐도 그들은 부상인 들이었다. 왁자지껄 쉴 새 없이 지껄이는 사람들의 소리에, 한지훈 일행은 전혀 알아듣지 못했다. 하지만 그들의 손짓에서, 그들이 이야기하는 주제가 바로 진왕검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이내 부상인들이 자리에 앉고 나서야 무대 위 노인은 목소리를 가다듬고는 마이크를 향해 말했다. “여러분 조용히 하시길 바랍니다. 이제 곧 경매가 정식으로 시작됩니다!”“경매에 앞서, 몇 마디 주의점을 얘기드리겠습니다. 저희가 이번에 경매에 내놓을 물품 중에는 솔로몬 왕의 정복자의 검, 용국 대 진시황제의 진왕검 그리고 수많은 유럽 궁정의 진품들이 있습니다!”“그렇기에 여러분들 중 누가 이 국보들을 얻게 되든, 다들 꼭 비밀을 지키셨으면 합니다. 더욱이는 이번 경매의 일을 입 밖으로 내서는 안됩니다. 그렇지 않으면 카일 가문이 절대 가만있지 않을 테고, 그 결과는 여러
일찍이 한지훈을 따라 남북을 오고 가며 전투에 참여했던 용칠은 그동안 수없이 한지훈과 생사를 같이 하였다. 그렇기에 용칠의 상황을 한지훈은 당연히 그냥 넘어갈 수가 없었다.용칠이를 잡아둔 상대가 누구든지, 무조건 대가를 치르게 할 생각이었다. 곧이어 진우는 한지훈과 함께 무장 헬리콥터에 올라 동남 연해로 곧장 달려갔다. “우린 이번에 홍콩섬의 한 중개인을 통해 유람선에 올라야 해. 그렇지 않으면 설령 네 실력이 초연하다 하더라도 허무하게 당하게 될 거야. 그러다가 놈들을 놓칠 수는 없잖아!”진우는 말하면서 의자를 가볍게 두드리며, 기장더러 속도를 내라고 재촉했다. 반면 한지훈은 그저 잠잠할 뿐이다. 아무 말도 않는 한지훈의 모습에 진우는 다시 한번 유람선의 상황을 한지훈에게 이야기했다. 이내 그는 인피탈 한 장을 꺼내 한지훈에게 건네주었다. “한지훈, 이거 갖고 가. 다른 사람들이 너의 진짜 얼굴을 알아보지 못하도록!”한지훈은 가면을 받자마자 진우가 가르친 방법에 따라 탈을 썼고, 역시나 아무런 허점도 없이 완벽했다. “역시 흑병대의 위장술은 제일이야!”한지훈은 감탄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러자 진우는 웃음을 보였다. “우리 선조들이 물려준 이술이야. 전 세계에서도 오직 우리 흑병대만 할 줄 아는 거지.” 뒤이어 거울 하나를 들어 한지훈에게 건네주었다. 남들만 알아보지 못하는 게 아니라 한지훈 본인조차 자신의 위장을 꿰뚫어 볼 수 없었다. 이는 천신계 강자들의 눈을 속이기에는 최적이었다. 몇 시간 뒤 비행기는 홍콩섬의 한 군용 비행장에 착륙했다. 이때 명품 양복을 걸친 한 중년 남자가 기다리고 있었다. “구 선생님, 안녕하세요!”진우와 한지훈 두 사람은 곧바로 비행기에서 뛰어내렸고, 진우는 빠른 걸음으로 앞으로 나가 중년 남자와 악수를 했다. “진 선생님, 저희 빨리 가봐야 돼요. 그렇지 않으면 경매 시간을 놓칠 수 있어요. 일단 경매가 시작되면 누구도 더 이상 배에 오를 수가 없습니다. 이 기회를 놓치면 용칠 선생은 위험
크게 당황한 진우의 표정에 한지훈은 눈살을 찌푸렸다. “무슨 일이야?”진우는 흑병대를 관리해 온 거의 20년 동안, 그 어떤 큰 풍랑도 겪은 적이 없었다.엄청난 사고가 발생하지 않고서야 그는 절대로 이렇게 당황하지 않을 것이다. “용칠이 잡혔대. 그리고 지금은 공해의 유람선에 있대. 내가 알아본 바에 따르면, 그 유람선은 카일 경매장을 통해 얻은 가족 유람선이라고 하더라고. 게다가 그 배에는 고수들이 매우 많아서, 아마 무사히 구해내기도 어려울 거야!” “뭐?”그 말에 한지훈은 대경실색했다. 용칠이 잡혔다고? “어떻게 된 거야, 대체 용칠이가 어떻게 잡힌 건데? 그동안 계속 용경에 있었잖아?”한지훈이 의아하게 물었다. 진우는 마른 입술을 핥고는 난감한 표정으로 말했다. “얼마 전에 국기 몇 개의 행방을 알아내고는 국왕께서는 원래 나더러 직접 가보라고 명령을 하셨어. 그런데 그때, 마침 너랑 동방 가문의 충돌이 발생한 거야!”“그래서 난 용칠더러 나 대신 가보라고 한 건데, 그 결과… 지금까지 돌아오지 못한 거야!”“사실 며칠 전, 흑병대는 용칠이 이미 잡혔다는 소식을 듣게 됐어. 게다가 지금은 유람선에 압송됐지만 머지않아 유럽까지 압송될 거야. 그 말은 즉, 우리가 용칠을 구해낼 수 있는 시간은 3일도 안 돼!”그는 이리저리 생각을 굴려봤지만, 역시나 한지훈과 함께 가는 것이 가장 낫다고 생각한 것이다. 필경 한지훈은 현재 천신계 강자니까. 비록 아직 금지령이 있긴 하지만, 곧 그 금지령도 해제될 것이다. 때가 되면 그 누구도 감히 한지훈을 추궁하지는 못할 것이다. 하물며 이번에 한지훈은 또 다른 하나의 특별한 신분으로 사람들의 눈앞에 나타나려는 것이지, 더 이상 용국 북양 왕 한지훈의 신분으로 나타나는 것은 아니었다. 그렇게 여러 가지 상황을 고려하고 나서야 진우가 이곳까지 찾아온 것이다. “카일 경매장? 흑병대도 그 유럽 가문을 상대할 수 없다는 거야?”한지훈이 눈살을 찌푸리며 물었다. 진우는 머뭇거리며 고개를 끄덕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