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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693화

노점의 다양한 먹거리를 보자, 입맛이 돈 두 사람은 돌아다니면서 이것저것 샀다.

손을 잡고 시끌벅적한 인파 속을 누비며 두 사람은 순간의 행복을 느꼈다.

저녁을 다 먹고 나니 시간이 늦어 두 사람은 남은 것을 들고 예전의 그 가게로 향했다.

문을 열자, 바닥의 나뭇잎을 저녁 바람에 날렸다.

오랜만인지라 또 먼지가 쌓여 쓸쓸한 느낌이 들었다.

“정말 오랜만이구나.”

가게에 다시 오니 추억이 떠올라 부진환은 저도 모르게 감탄했다.

그러나 모든 게 변했다.

“제가 청소하고 차를 우리겠습니다.”

낙요는 급히 물건을 부진환 품에 맡기고 소매를 걷어 올린 다음 바삐 움직이기 시작했다.

부진환은 물건을 놓고 같이 청소하기 시작했다.

낙요가 지난번에 와서 청소한 덕분에 먼지와 낙엽을 청소하니 다시 깨끗해졌다.

어두컴컴한 정원에 달빛이 비쳤다.

낙요는 등불 두 개를 켠 다음 지붕에 걸려고 의자에 올라갔으나, 까치발을 들어도 닿지 않았다.

“내가 하마.”

부진환은 앞으로 다가가 낙요를 안고 내렸왔다.

등롱을 건네받은 부진환은 의자에 올라가 가볍게 등롱을 걸었다.

밝고 따뜻한 빛이 순간 퍼졌다.

정원의 나뭇가지에 돋은 잎사귀에도 순간 색이 입혀진 것 같았다.

등롱을 모두 건 후, 방에 촛불을 밝히자 어둡고 쓸쓸한 정원이 곧바로 따뜻해졌다.

정원의 나무 아래에서 물을 끓여 차를 우리자, 차의 향기까지 발산되니 매우 아늑했다.

두 사람은 마주 보고 앉아 차를 마시며 바둑을 뒀다.

차와 함께 떡을 먹고 쌀쌀한 저녁 바람을 맞았으나 따뜻함이 느껴졌다.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라면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매우 즐거웠다.

낮에 온종일 잤던 탓에 두 사람은 자시가 넘어서까지 정원에 누워 손을 잡고 달을 구경했다.

미풍에 나뭇가지가 흔들리고, 바닥에 그림자가 비쳤다.

그러나 얼마 지나지 않아, 달이 구름 사이로 숨어버렸다.

낙요는 차를 한입 마시고 탄식했다.

“비가 오네요.”

“돌아가는 게 어떻습니까?”

부진환은 실눈을 뜨고 밤하늘을 보며 말했다.

“종일 같이 있어 준다고 하지 않았냐. 아직 하루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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