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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2592화

손 왕비가 슬픈 눈빛으로 말했다. “난 동서들처럼 그렇게 배운 것도 많이 없으니까 그냥 이렇게 하는 게 정화자신을 힘들게 한다는 생각이 들었을 뿐이야. 어쩌면 태자비 말이 맞을지도 모르겠어, 정화가 기쁜 게 제일 중요하니깐. 태자비는 나랑 정화 사이를 잘 모르겠지만 난 정말 정화를 내 친 동생이라고 생각해. 근데 그런 정화를 셋째 아주버님께 빼앗겠지. 그렇게 조용하던 애가 온갖 악한 소문에 시달리면서도 다 참아내고 다소곳이 셋째와 부부의 연을 맺고 다른 사람들이 셋째 아주버님을 비난하지 못하도록 막았지. 원래 둘째와 셋째는 사이가 좋아서 나도 셋째 아주버님을 남동생처럼 여겼어. 셋째가 정화를 납치해서 장가든 것으로 벌을 받을 때 정화가 나서서 셋째를 감싸던 순간, 정화에게 잘 해줘야겠구나 결심 했어…… 지금도 정화를 아껴서 그런 거지, 정화를 인정하지 않아서 그런게 아니야.”

“네, 알아요. 두 분 사이 좋은 거. 형님이 정화 군주를 진심으로 아끼는 것도 당연히 알고요. 그러니 인정해 주기로 해요. 정화 군주는 형님의 인정이 너무도 필요해요!” 원경릉이 말했다.

“알았어.” 손 왕비가 말했다.

친왕이 위왕을 따로 데리고 가 얘기하다가 축전 연회가 시작되자 다시 돌아와서 참석했다. 하지만 위왕은 그들과 같이 들어가지 않고 밖에서 정화 군주와 최씨 집안 사람들이 있는 걸 하염없이 바라만 보고 있었다.

아홉째는 다른 친왕들과 같이 있지 않고 팔황자와 같이 놀다가 손잡고 연회 자리로 들어왔다.

그는 좀 전에 팔황자와 어화원에서 놀다가 정화 군주와 집안 사람들이 얘기하는 걸 들었는데 가슴이 답답하고 눈앞에 캄캄해진것 같았다. 그래서 연회 자리에서 우문호와 제왕, 회왕이 들어오기를 기다렸다가 위왕이 없는 것을 보고 얼른 우문호를 잡아 끌고는 다급하게 물었다. “정화 군주가 혼인을 한다고 들었는데… 정말 사실입니까?”

우문호가 누가 들을까 얼른 주위를 돌아보았는데 셋째는 이미 성큼성큼 들어오고 있었다. 바로 아홉째를 매섭게 노려보았다. “조용히 해. 아무 말도 하지 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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