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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04화

소이연은 보다가 지쳤는지 핸드폰을 내려다 놓았다. 그때 문밖의 육현경을 발견했다.

육현경은 정신을 차리고 차가운 표정을 지었다.

그 모습에 그녀는 미간을 찌푸렸다.

그가 일부러 자신과 거리를 두는 걸 느꼈지만 무시했다.

“돌아왔어요?”

소이연은 억지로 웃어 보였다.

“무슨 일이에요?”

“꼭 무슨 일이 있어야 오나요?”

육현경은 소이연에게 ‘우리 사이에 더 이상 보지 말자’는 말은 뱉을 수 없었다.

결국 그녀를 보내기 싫은 것이다.

지금이라도 그녀의 곁으로 돌아가고 싶었다.

“날 구해줬는데 감사의 인사도 못 하나요?”

“필요 없어요.”

“다른 사람이었다 해도 똑같이 행동 했을 거예요.”

“임아영은 옆에서 가만히 지켜봤어요.”

소이연의 가시 돋친 말에 육현경은 침묵하며 반박하지 않았다. 아니, 반박하고 싶지 않았다.

그는 소이연의 자신과 오래 함께 하길 바랐다.

“어떻게 감사를 표할지 알고 싶지 않아요?”

소이연은 분위기를 냉랭하게 만들고 싶지 않았다.

“어떻게요?”

“이리 와 봐요, 알려 줄게요.”

소이연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육현경은 경계 어린 시선으로 천천히 소이연에게 걸어갔다.

“조금 낮춰 봐요. 키가 너무 커서 내가 얼굴을 보려면 너무 힘들어요.”

소이연의 말에 육현경은 어이가 없었다.

그는 몸을 아래로 구부리며 그녀와 같은 높이를 유지했다.

“이러면 돼...”

육현경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그는 자신의 입술을 가로막았다.

소이연이 입술이 그의 손등에 찍혔다.

소이연은 자신이 이렇게 거절을 당하자 마음이 너무 아팠다.

이미 마음의 준비를 했지만 그래도 너무 아팠다.

두 사람은 그렇게 어색하게 서로를 바라봤다.

육현경은 몸을 일으켜 뒤로 한 걸음 후퇴해 그녀와 일정한 거리를 두었다.

“이렇게 할 필요 없어요.”

소이연은 그 때문에 자신의 원칙을 깨지 않았어야 했다.

그녀는 타인의 감정을 파괴하는 사람을 싫어했다.

자신의 엄마가 다른 사람에 의해 결혼 생활이 파괴당했고 그녀 또한 연애가 다른 사람에 의해 파괴당했다.

그 때문에 그녀 또한 그런 사람이 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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