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기까지 말한 뒤 노홍규는 뜸을 들였다가 말을 이어갔다.“선배님, 제가 너무 성급했습니다. 대체 어떤 상황인지 묻지도 않고 충동적으로 굴었습니다. 부디 용서해 주십시오!”이태호는 상대방이 이렇게까지 얘기하자 그들을 더 곤란하게 만들고 싶지 않아 그저 웃으며 말했다.“하하, 그래? 나도 이 늙은 놈은 죽어 마땅하다고 생각해. 우리는 생각이 비슷하네!”“그럼요, 그럼요. 옳은 말씀입니다!”임소요가 곧바로 멋쩍은 표정으로 말했다.이태호는 상대방을 보며 말했다.“이 사람이 잘못을 저지르긴 했지만. 당신들 탓은 아니야. 열 길 물속은 알아도 한 길 사람 속은 모른다잖아. 하지만 그래도 이 사람은 소요당의 호법이니 사람을 시켜 시체를 가져온 거야. 우리 사람이 처리하게 놔두지 않았지. 설명이라도 해야 할 것 같아서 말이야.”“옳은 말씀입니다. 임정군의 시체를 가져와 줘서 고맙습니다!”조금 전까지 거만을 떨던 장로도 곧바로 말했다.이태호는 살짝 웃으며 말했다.“그래. 그러면 이 일은 이렇게 넘어가지. 내가 오늘 이곳에 온 건 따로 볼일이 있어서야.”“다른 볼일이요?”임소요는 심장이 철렁했다. 그는 조금 걱정이 됐다.이태호는 웃으며 말했다.“한 당주 말을 들어 보니 우의당이 전에 소요당에서 2,000억을 빌리고 아직 안 갚았다면서? 난 오늘 대신 돈을 갚으러 온 거야. 빚을 졌으면 갚아야 하는 법이니까.”임소요는 진땀을 뺐다. 소요당의 호법이 한성연을 희롱해서 죽임당했다. 그러나 상대방은 그 일로 소요당을 탓하지 않았고 그것만으로도 다행이었다. 그런데 2,000억의 빚을 어떻게 갚게 한단 말인가?그리고 이태호가 그들을 떠보는 것인지 아닌지 누가 알겠는가? 혹시라도 그들이 돈을 받아서 이태호가 언짢아하면 어떡한단 말인가?“아뇨, 아뇨, 아닙니다. 그 돈은 갚지 않아도 됩니다. 저희 잘못이니 오히려 저희가 사죄해야죠!”대장로도 앞으로 나서며 말했다.“겨우 2,000억인데 괜찮습니다. 저희가 사죄의 의미로 드리는 거라 생각해주세요.”이태호는
이태호가 사람을 데리고 떠난 것을 확인하고 나서 한참 후에야 임소요는 비로소 식은땀을 흘리며 말했다.“젠장, 깜짝 놀랐네, 9급 무왕이라니, 상대방이 봐줘서 다행이야. 임정군의 일로 우리 소요당에 화를 내지 않아서 다행이야. 그렇지 않았다면 우리는 아마 세상에서 사라졌을 거야!”대장로 역시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상대방이 사리가 밝은 사람이라 다행이네요.”이때 이태호는 사람을 데리고 돌아가는 길이었다.어차피 시간도 이르니, 그는 다시 쇼핑하려고 했다.걸으면서 예전의 일을 떠올린 이태호는 입가에 미소가 번졌다.“아까 그 녀석들, 하나같이 나를 죽이려 들더니 결국 돈도 받지 않았군!”한성연은 쓴웃음을 지으며 말했다.“주인님의 내공이 너무 높아서 그래요. 오히려 주인님이 화내실까 걱정할 건데 돈을 달라고 어떻게 그래요?”잠시 뜸을 들이던 한성연은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휴, 내공이 높으니 정말 좋군요. 내공이 충분히 높으면 많은 일이 쉽게 풀려요.”이태호가 웃으며 말했다.“너희들은 요 며칠 동안 우의당의 일부 산업을 처리하고 나중에 남운시로 옮겨. 나와 지연이는 여기서 며칠 더 묵을 거야. 며칠 동안 기회를 잡아 내가 너희에게 준 단약을 먼저 정련하고, 내공을 좀 높여.”한성연은 고개를 끄덕였다“오늘 밤 그 단약을 사용할 생각이었어요. 우의당 사업에 대해서는 대장로와 나장로 그들에게 맡겼어요.”한성연은 생각 끝에 한마디 했다.“참, 그들에게 먼저 돌아가라고 할게요. 제가 일이 없을 때 두 분을 제대로 모실게요.”그 말을 들은 백지연은 순간 속으로 기뻐하며 말했다.“좋아요, 우리도 이쪽을 잘 몰라서 걱정이었는데 마침 잘됐네요.”한성연은 빙긋 웃으며 자신도 모르게 이태호를 슬쩍 쳐다보고는 붉은 입술을 지그시 깨물었다. 이태호는 연속 두 번이나 그녀를 구했기에 속으로 딴마음이 생기지 않을 리 없었다. 게다가, 그녀는 지금까지 많은 남자를 만났지만 믿을 만한 남자가 한 명도 없었다. 만날수록 그녀는 그 남자들이 모두 그녀의 예쁜 얼굴
한성연은 헤벌쭉 웃더니 얼굴에 수줍음이 더했다.다음 날 아침 천해시 공항, 홍서희와 임해윤, 임석구 등이 마침내 홍경훈을 맞이했다.홍경훈은 딸을 보고 자기도 모르게 웃으며 말했다.“하하, 서희야, 요즘 잘 지냈어? 기분이 좀 나아졌어?”그러자 홍서희가 애교를 부리며 말했다.“아빠, 저놈이 안 죽었는데 내 기분이 어떻게 좋아지겠어요? 그나마 위로가 되는 유일한 것은, 그 녀석이 아직 떠나지 않고 이 천해시에 있다는 거예요. 하하, 이건 정말 좋은 일이죠.”홍경훈은 이를 듣고 손을 내저으며 말했다.“걱정하지 마. 오늘 9급 무왕 세 명과 8급 무왕 여덟 명을 데리고 왔어. 게다가 나는 2급 무황 내공을 지닌 강자잖아. 그 녀석 하나쯤 손봐줄 수 없진 않을 거야.”홍경훈의 뒤를 이어 대머리의 사내가 머리를 만지더니 거칠게 말했다.“아가씨, 안심하십시오. 오늘 반드시 복수해 드리겠습니다. 그 녀석은 반드시 도망갈 수 없을 겁니다.”홍서희는 웃으며 대답했다.“여러분, 감사합니다. 잠시 후에 바로 가서 손봐주세요. 그러고 나서 호텔에 가서 축하합시다.”임석구가 다가와 홍경훈을 보고 웃으며 말했다.“홍 통령님, 호텔은 이미 예약해 놓았어요. 미리 대절하고 홍 통령님이 오시기만 기다리고 있었어요.”홍경훈은 마음속으로 매우 만족하면서도 겸손하게 말했다.“별말씀을요. 가시죠, 저놈은 어디에 있어요? 지금 바로 데려가 주세요!”곧 일행은 차를 몰고 우의당 본사로 향했고, 수십 명이 곧 우의당 입구에 도착했다.“이태호와 백지연은 당장 나와 죽음을 받아라!”대문 앞에 이르자 임석구가 큰 소리로 패기 넘치게 소리쳤다.경호원 몇 명이 힐끗 보더니 놀라서 다리가 나른해졌다.“여러분, 저희가 곧 들어가서 전해드리겠습니다!”경호원들은 눈을 마주치더니 이내 안으로 뛰어 들어갔다.그들은 이태호가 군주부의 사람들에게 미움을 사고, 군주부의 군주뿐만 아니라 홍 통령 같은 인물까지 올 줄은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다.“당주님, 당주님, 큰일 났습니다.”그들은 곧
“뭐, 주인님께서 군주의 미움을 샀다고? 그래서 통령까지 왔어? 그것도 강자들을 많이 거느리고?”대장로는 하마터면 기절할 뻔했다. 그는 잘못 들은 게 아닌가 의심했다.나장로는 자신의 뺨을 후려갈겼다.“맙소사, 꿈이 아니네, 나는 꿈을 꾸는 줄 알았네요. 이거 어떡하죠?”다장로 역시 당황하며 말했다.“망했어요, 그들이 우리 우의당까지 없애려는 게 아니에요? 이거 큰일인데요, 주인님께서 어쩌다가 이렇게 많은 거물을 건드린 거예요?”한성연 역시 깜짝 놀랐지만 당주였으니 당황하면 안 된다고 생각했다.그녀는 잠시 생각하다가 말했다.“다들 당황해하지 말아요. 당황해해도 소용없어요. 그들이 주인님을 찾아 왔으니, 주인님을 찾아가라고 해요. 주인님께서 도대체 무슨 내공을 지니고 있는지는 우리도 잘 몰라요. 대처할 수 있을지도 모르잖아요.”대장로는 쓴웃음을 지으며 대답했다.“주인님께서 무황은 아니시겠죠. 무황의 내공을 지닌 강자는 손에 꼽을 정도라 세상에 알려져 있는데 저는 이런 무황에 대해 들어본 적이 없어요.”그는 잠시 뜸을 들이다가 말을 이었다.“하지만 지금으로선 어쩔 수 없어요. 주인님께서 대처하실 수 있기를 바랄 뿐이죠.”곧 그들은 이태호와 백지연을 찾아갔는데 하나같이 얼굴에 걱정으로 가득 찼다.걱정하는 사람들을 바라보는 이태호의 표정은 오히려 담담했다.“괜찮아, 이따가 나한테서 떨어져 있어. 내가 먼저 가서 그들을 만날게. 홍경훈이 나를 괴롭힐 것 같다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이렇게 빨리 올 줄은 몰랐네.”말을 마친 후 이태호는 일행을 데리고 나갔다.100m 가까운 거리를 두고 한성연은 더는 앞으로 나갈 엄두를 내지 못하고 모두를 멈추게 했다.이태호는 혼자 미소를 지으며 느릿느릿 걸어가 맞은편 사람들을 향해 웃으며 말했다.“임석구, 임해윤, 우리가 이렇게 빨리 또 만날 줄은 몰랐네? 지난번에 너희들을 충분히 혼내지 못했나 봐? 감히 또 사람을 데려온 걸 보면?”옆에 있던 홍서희와 홍경훈 등은 순간 표정이 일그러졌다. 이태호에게 무
이태호는 그 말을 듣고 실망한 듯 고개를 저었다.“휴, 이성적으로 얘기를 하면 당신 딸이 나에게 사과하게 할 줄 알았는데, 보아하니 그럴 수 없을 것 같구나. 대가를 치르지 않으면 뛰는 놈 위에 나는 놈이 있다는 걸 알 수 없을 거야.”이때, 그 9급 무왕의 내공을 지닌 대머리 사나이가 곧장 앞으로 나와 차갑게 웃으며 말했다.“통령님, 이 녀석이 허세를 부리고 우리를 겁주려나 본데, 제가 좀 붙어보겠습니다.”이 말을 들은 이태호는 웃으면서 말했다.“확실해? 이따가 나한테 죽임을 당하면 후회하지 마!”“후회? 허허, 난 절대 후회하지 않아, 게다가, 난 네가 날 죽일 수 있다고 생각하지도 않아!”상대는 시큰둥하게 웃으며 곧장 공중으로 날아올라 이태호를 향해 손을 날렸다.“자식, 쓸데없는 말은 집어치우고 올라와 죽음을 받아라. 아래는 너무 좁아서 불편해!”“좋아!”이태호가 발을 내딛자 곧 상대편 맞은편에 나타났다.“마진태, 힘내, 이놈을 죽여, 하지만 너무 통쾌하게 죽이지는 마. 난 저자가 좀 아프게 죽어갔으면 좋겠어.”홍서희는 순간 흥분하며 대머리를 향해 소리쳤고 대머리는 웃으며 대답했다.“아가씨,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하지만 주먹과 발은 눈이 없습니다. 저는 이 자식의 실력이 어떤지 잘 모르는 데 힘을 조절하지 못하고 그를 죽일 수도 있어요. 하하!”“주제넘게!”이태호의 입가에 시큰둥한 미소가 번졌다.“하하, 웃기는 소리!”대머리 남자가 손을 흔들자, 그의 앞에 뜻밖에도 영기 비검이 여러 자루 나타났다. 이 영기가 응집된 비검은 놀랍게도 백 자루가 넘었는데 기세등등한 모습이었다.“이것이 바로 9급 무왕의 공격인가? 정신력이 너무 강한 거 아니야? 동시에 그렇게 많은 비검을 응집시키려면 영기가 풍부해야 할 뿐만 아니라 강한 정신력도 있어야 해. 그래야만 모든 비검을 동시에 정교하게 컨트롤할 수 있어!”한성연은 그 비검들을 바라보며 감탄했다.뒤에 있던 우의당 대장로는 얼굴을 찡그리며 한발 앞으로 나아가 한성연을 향해 말했다.“
“자식, 어때? 이젠 너의 실력을 보여줘 봐, 하하!”대머리 남자는 이태호를 안중에 두지도 않고 너털웃음을 터뜨렸다.“하하, 그래? 좀 이따 죽음을 두려워하지 마라!”이태호가 하하 웃으며 마음을 다잡자 영기가 솟구쳤다. 그가 손을 흔들자 그의 앞에서도 여러 자루의 비검이 응집되었다.이 영기비검들은 상대편보다 훨씬 더 진실해 보였는데, 단번에 300자루 이상이 응집된 것처럼 보였다.“이것만으로도 충분하겠지!”이태호는 빙긋 웃으며 앞을 향해 살짝 가리켰다.“가라!”“슉!”갑자기 그 영기비검들이 마치 비처럼 날아가 버렸고, 속도가 너무 빨라서 순식간에 상대편 앞에 나타났다.“뭐! 아니, 그럴 리가 없어. 어떻게 그렇게 많은 비검이 동시에 응집될 수 있어?”이태호를 전혀 안중에 두지 않던 대머리 남자의 표정이 순식간에 사라지고, 대신 공포의 빛이 떠올랐다.이태호의 이 비검들은 수적으로 그의 세 배일뿐만 아니라 전체적으로 더 단단해 보이고, 위의 파동도 더욱 강렬해 보여 그는 이미 죽음의 위협을 슬슬 느꼈다.“마준태, 조심해!”아래에 있던 홍경훈도 깜짝 놀랐다. 이런 공격은 9급 무왕이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적어도 일급 무황이라야 이런 공격을 할 수 있다.그는 돕고 싶었지만 지금은 분명 이미 늦었다.상황이 잘못되었다는 것을 눈치챈 마준태가 앞을 향해 가리키자 그의 앞에 있던 비검들이 날아갔다.“쾅쾅!”안타깝게도 이태호의 그 비검들은 곧 그의 비검을 파괴했고, 아직 많은 비검들이 그에게 달려왔다.“아니, 싫어, 죽고 싶지 않아!”마준태는 놀라서 등골이 서늘해졌고, 곧 몸 주위에 영기 보호막이 응집되었다.안타깝게도 이 9급 무왕이 자랑스럽게 생각하는 영기 보호막이 이태호의 공격 앞에서는 너무 약했다.겨우 다섯 자루의 영기비검이 그 위에 떨어졌을 때, 그 영기 보호막에 금이 한 줄 갔다.그리고 이 균열은 눈에 보이는 속도로 퍼졌고, 마침내 ‘펑’하고 부서지더니 다른 검들이 그의 몸에 연달아 떨어졌다.“펑!”약간 둔탁한 소리가
“보아하니, 우리 통령님이 나서야 이 자식을 항복시킬 수 있을 것 같구나!”홍경훈이 데려간 9급 무왕과 8급 무왕은 멍해졌다.그들은 마준태의 시체를 바라보며 하나같이 등골이 오싹해졌다. 방금 충동적으로 나가 이런 꼴이 되지 않은 게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그렇지 않았다면 지금 죽었을 가능성이 너무 크다.겨우 이 정도까지 수련했는데, 그들은 여기서 이대로 주저앉고 싶지 않았다.“이 자식, 우리가 너를 과소평가하고 있는 것 같으니, 내가 너랑 한번 붙어야겠다.”홍경훈은 입가를 몇 번 실룩이더니 한마디 뱉었다. 자기 수하의 유능한 장수가 이렇게 죽임을 당하다니, 너무 뜻밖이었다.그는 죽은 마진태를 생각하면 안타까워 마음이 아팠다.그는 지금 마음속으로 4대 군신이 도와주러 오지 않은 게 설마 그들이 이 자식의 전투력이 매우 강해서 상대되지 않을 수도 있다고 생각하는 건 아닐까 하고 추측했다.하지만 이렇게 창피한 일을 그가 말할 리는 없다.그가 발을 내딛자 순간 이태호 맞은편에 나타났다.“자식, 너 1급 무황이지? 오늘 내가 너를 손 좀 봐줘야겠어. 네가 얼마나 대단한지 좀 보자!”홍경훈이 말을 마치자 강한 기세가 풀렸고, 그 2급 무황의 압박감이 보는 사람들의 심장을 두근거리게 했다.하지만 그런 강자를 앞에 두고 서 있는 이태호의 눈빛은 여전히 가볍고 단순한 일처럼 느껴졌다.“이번이 관건입니다, 2급 무황인데 주인님께서 괜찮을지 모르겠습니다.”우의당의 다장로는 자신도 모르게 주먹을 쥐며 긴장한 기색이 역력했다.이태호가 앞을 향해 손을 흔들자, 수십 갈래의 거대한 영기가 손바닥이 나타났고, 그 위에는 옅은 황금빛이 어려 있었다.“이 공격은 3급 무황에 필적할 것인데 홍 통령, 받을 수 있을지 한번 도전해봐.”빙긋 웃으며 말하는 이태호는 자신의 실력 조절에 능숙해 보였다.어쨌든, 그는 이렇게 상대를 때려죽이고 싶지 않았다. 이렇게 강한 자를 잃는 것은 용성 연합국에도 좋은 일이 아닐 것이니 말이다.게다가 상대는 용성연합국을 위해 많은 공을
“망했다, 사촌 오빠, 우리 아빠가 상대가 안 될 리가 없잖아요? 우리 아빠는 2급 무황이에요. 그런데 저 녀석의 공격에서 그 황금빛 빛이 더 대단하다고 느껴져요.”이때 홍서희 역시 주먹을 불끈 쥐며 아버지를 걱정하기 시작했다.그동안 그녀의 마음속에서 그녀의 아버지는 무적의 존재였고, 누구도 그녀 아버지의 상대가 되지 못했다.임해윤은 얼굴을 찡그리며 의심스럽게 말했다.“저놈은 나이가 어려서 네 아빠의 상대가 안 될 거야. 상대의 금빛도 네 아빠보다 많지 않은 것 같은데 잘 보이지 않아. 그리고 가장 중요한 건 이 무기가 네 아빠보다 나을지도 몰라. 전력으로 볼 때 공격할 때 내뿜는 황금빛이 강할수록 더 강하다는 말이 아니야. 무기나 수련의 공격법 등을 봐야 해.”임해윤의 말을 들은 홍서희는 비로소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모두가 걱정하고 있는 사이, 두 강자의 공격은 이미 맞부딪쳤다.이때 한성연 등 앞에 선 백지연은 여전히 웃는 얼굴로 두 손으로 팔짱을 낀 채 걱정 없어 보였다.“지연 씨, 왜 조금도 걱정 안 해요? 주인님은 지연 씨 남자인데 걱정 안 돼요?”한성연은 백지연의 심상치 않은 모습을 발견하고는 이내 눈살을 찌푸리며 백지연에게 물었다.백지연은 그제야 의기양양하게 웃으며 대답했다.“성연 언니, 태호 오빠는 전에 7급 무황의 강자를 죽인 적이 있어요. 이 무슨 통령은 2급 무황일 뿐인데, 우리 태호 오빠가 그를 상대하려 한다면 식은 죽 먹기 아닐까요? 상대를 죽이려고 해도 손가락 까딱하면 되는 일이에요.”“뭐라고요?! 주인님께서 7급 무황을 죽였다고요?”몇몇 우의당 장로들은 놀라 멍해졌다.“쾅!”이때 두 사람의 공격이 부딪쳐 굉음을 내며 홍경훈의 공격은 그대로 무너졌다. 이태호의 영기 손바닥은 조금 흐릿해져서 전체적인 파동이 약해졌지만, 여전히 남은 위력을 가지고 상대에게 달려갔다.“젠장.”홍경훈은 보자마자 몸 주위에 영기 방패를 뭉쳤다.“아빠!”이 상황을 보고 있던 홍서희는 놀라서 소리를 질렀고, 처음으로 이렇게 쩔쩔맸
한편으로, 태일종에서 떠난 조정운의 안색이 공포스러울 정도로 어두워졌고 험상궂게 변했다.그는 목구멍까지 차오르는 분노를 꾹 참으면서 가슴이 오르락내리락하였다.이번에 조씨 가문의 성자급 장로가 대부분 출동했고 성왕 경지인 자기도 같이 왔는데 망신만 당하고 돌아갈 줄이야!여기까지 생각한 조정운의 가슴에 분노의 불길이 활활 타올랐다.그는 하늘을 향해 분노에 차고 날카로운 소리를 질렀다.“태일종!!! 선우정혁, 이 원한을 꼭 잊지 않고 언젠가 꼭 복수할 테다!”이때 조시환은 조정운의 옆으로 다가가서 어두운 안색으로 물었다.“가주님, 정말 이렇게 이태호를 놔두실 겁니까?”이번에 조씨 가문이 망신당한 것에 대해 가문의 대장로인 조시환도 분통이 터질 것 같았다.그러나 그는 어떻게 할 수가 없었다. 선우정혁은 성왕급 수사이고 태일종의 봉주들도 그처럼 9급 성자 경지의 내공을 갖고 있었다.오직 기대할 수 있는 건 조정운 밖에 없었다.그러나 조정운도 선우정혁의 상대가 되지 못해서 바로 밀리면서 철퇴할 수밖에 없었다.“놔준다고?” 조정운은 미간을 찌푸렸고 험상궂은 얼굴에 음침한 냉소를 지었다.“우리 조씨 가문의 천교와 장로가 헛되이 죽게 할 수 없지.”비록 그는 선우정혁의 실력이 두렵지만 그렇다고 이태호를 놔주라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자기 가문의 천교와 장로가 격살되었을 뿐만 아니라 이번에 또 태일종 앞에서 꽁무니를 뺐다. 아마 지금 이 일이 온 천남 지역으로 퍼졌을지도 모른다.조씨 가문이 이렇게 큰 망신을 당했는데 어떻게 쉽게 내려놓을 수 있겠는가?조정운은 냉랭한 말투로 말했다.“듣자 하니 신소문도 이태호와 원한이 있다고 하더군. 이번에 신소문으로 가서 육 문주의 도움을 청할 생각이네!”전에 창망산맥에서 보물을 쟁탈하는 과정에서 이태호는 신소문의 천교를 격살하여 신소문을 발칵 뒤집어 놓았다.선우정혁이 제때 나타나지 않았다면 이태호는 벌써 죽었다. 신소문은 절대로 이런 피맺힌 원한을 쉽게 내려놓지 못했을 것이다.여기까지 생각한 조정
“이번에 우리가 이 도우를 위해 그 조씨 가문과 완전히 원수가 되었네.”“...”이태호는 9대 봉주들을 차례대로 바라보면서 정중한 기색으로 말하였다.“봉주님들의 호의를 절대로 잊지 않고 명심하겠습니다.”같은 시각에 허공에 있는 선우정혁도 천천히 내려왔다.그는 이태호의 옆에 와서 덤덤하게 말했다.“됐어. 넌 다치지 않았다면 요광섬에 돌아가. 이곳의 일은 내가 마무리할게.”이제 성공 전장이 열릴 날이 보름도 남지 않았다. 그는 이태호가 최상의 상태로 참가하기를 바랐다. 이태호가 천교들이 가득 모인 성공 전장에서 높은 순위를 얻기를 바라지는 않았다. 그냥 무사히 돌아올 수 있다면 가장 좋은 결과였다.어쨌든 지금 이태호는 이미 태일성지의 예비 제자로 되었고 5급 성자 경지로 돌파하면 중주의 태일성지로 갈 수 있었다.이태호의 자질을 봐서 몇 년 후에 아마 중주에서 명성을 크게 얻을 것이다.“종주님의 관심에 감사드립니다.”선우정혁의 말을 들은 이태호는 웃음을 거두고 포권을 취하면서 정중하게 인사했다.이태호의 감사에 선우정혁은 가볍게 손을 흔들면서 말했다.“고맙긴. 넌 태일종의 제자이니 보호해 주는 거야. 설마 내가 조씨 가문의 편에 서겠어?”한 종문의 종주로서 당연히 자기의 제자를 보호해야 했다.그렇지 않으면 인심이 흩어지고 신망을 잃게 되며 사람들을 이끌기 어렵게 된다.게다가 조씨 가문은 그다지 강하지 않고 고작 천남의 이류 세력가인데 감히 이 선우정혁 앞에서 안하무인격으로 건방을 떨어?그래도 그는 천남의 으뜸 세력인 태일종의 종주이고 중주의 태일성지와 밀접한 관계가 있다.방금 조정운을 당장 죽이지 않는 것은 그가 인의를 다한 결과이다.이에 이태호는 속으로 무척 감동했다. 그는 고개를 가볍게 끄덕이고는 하늘로 날아올라 요광섬으로 돌아갔다.각 봉주와 장로들도 연달아 각자의 거처로 돌아갔다.저 멀리 낭패한 모습으로 떠나는 조씨 가문 수사들의 뒷모습을 보면서 현장의 많은 제자는 오늘의 일을 웃음거리로 생각했다.“쳇! 조씨 가문이 우리
조정운이 외친 소리에 원래 기세등등했던 조씨 가문의 수사들은 잇달아 제정신으로 돌아왔다.맹동석 등 세 사람과 싸우고 있던 조시환은 들고 있는 영보가 금빛을 발산하였고 거대한 기운이 사방으로 퍼지면서 보름달 모양의 기류를 형성하였다. 맹동석 등이 기류를 피한 틈을 타서 조시환은 재빨리 빠져나와서 조정운 옆으로 후퇴하였다.잠깐 싸우는 동안에, 원래 노기등등했던 수십 명의 조씨 가문 장로들은 모두 상처를 입었다. 특히 대지에 검기로 가득 찬 골짜기를 보자 조정운의 얼굴이 숯처럼 어두워졌고 음침해졌다.그는 이번에 총 80여 명의 조씨 가문에 있는 대부분의 장로를 데리고 왔다.내공이 가장 높은 조시환, 8급 성자급 장로 두 명 외에 나머지 장로들은 모두 크고 작은 상처를 입었다.더욱 조정운을 화나게 한 것은 방금 이태호가 또 조씨 가문의 성자급 장로 두 명을 격살하였다.이 두 장로는 내공이 그다지 높지 않고 3급 성자 경지이지만 그의 앞에서 죽인다는 것은 그의 체면을 구기는 것과 같았다.그러나 아무리 불쾌하더라도 지금 조정운은 아무것도 할 수 없고 이태호를 노려보기만 했다.선우정혁의 실력은 원래 그보다 많이 높았다. 계속 싸운다면 조씨 가문의 장로들은 물론이고 자기도 여기서 한을 품고 죽을 수 있다.여기까지 생각한 조정운은 음침하면서도 어쩔 수 없는 표정으로 하늘에 있는 선우정혁을 바라보면서 콧방귀를 뀌었다.그 전에 조정운은 자신이 직접 나섰으니 선우정혁은 성왕 경지인 자신의 체면을 봐서 이태호를 내줄 것이라고 생각했었다.그러나 뜻밖에도 선우정혁은 이태호를 감쌀 뿐만 아니라 이태호를 지키기 위해 조씨 가문과의 싸움도 불사했다.일이 이 지경으로 된 이상, 조정운은 선우정혁을 협박해서 이태호를 내놓으라는 것은 망상에 불과하다는 것을 깨달았다.그가 핏줄이 불끈 솟아오를 정도로 주먹을 꽉 쥐고는 힘을 풀었다.그러고 나서 고개를 돌려 옆에 있는 가문 사람들에게 말했다.“철퇴!”조정운은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바로 빛으로 변해서 하늘로 사라졌다.풀이
조씨 가문의 두 성자급 장로도 재빨리 상응한 방어 수단을 꺼내서 경상만 입었다.두 사람은 입가에 흐른 피를 닦은 후 다시 기운을 내서 이태호를 향해 덤볐다.“죽어라!”이를 본 이태호의 눈빛이 차갑게 변했고 기혈이 끓어오르면서 하늘로 치솟는 검의를 내뿜었다.다음 순간, 그의 단전 내에 있는 혼돈 검영이 불쑥 이태호의 손에 나타났다.그 작은 검이 나타나자마자 태일종문에 있는 제자들의 장검이 일제히 윙윙거렸고 스스로 칼집에서 나오면서 허공을 맴돌았다.손에 혼돈 검영을 쥔 이태호의 눈빛에 살기로 가득 찼고 주변의 수많은 천지의 힘은 빠르게 검 속에 들어갔다.천지의 힘이 검 속에 들어갈수록 작은 검이 내뿜은 기운도 점점 공포스러워졌고 혼돈 현황의 빛을 띠었으며 검의가 쩌렁쩌렁 굉음을 울렸다.“참하라!”이태호가 큰 소리를 지르면서 혼돈 검영을 날렸다.“촤르륵!”검이 빠르게 날아갔고 스쳐 지나가는 공간은 예리한 검빛에 의해 갈기갈기 찢어지면서 어두침침한 허무를 드러냈다.앞으로 나아갈 때마다 작은 검이 점점 허황해 보였다.숨을 한번 쉰 사이에, 혼돈 검영은 반달 모양의 아치형 황금빛 검빛으로 변해서 허공을 갈랐다.숨을 두 번 쉰 사이에, 아치형 황금빛 검빛이 점점 커지면서 순식간에 백 장이나 커졌다.숨을 세 번 쉰 사이에, 온 하늘이 검빛에 물들어 황금색으로 변했다. 검빛 아래에 있는 조씨 가문의 두 장로는 개미처럼 보잘것없이 보였고 도망치지도 못하고 순식간에 검빛에 의해 피안개로 되었다.“콰르릉!”자욱한 연기가 피어오르면서 길이가 만 장이나 된 골짜기가 대지에 나타났다.잔여 검의는 골짜기에서 솟아오르면서 주변의 모든 것을 날카롭게 잘라버렸다.고공에서 선우정혁과 싸우고 있는 조정운이 이태호가 자기 가문의 장로 두 명을 격살한 것을 보자 눈에는 살기로 가득 찼고 마치 시체 더미와 피바다에서 걸어 나온 것처럼 짙어 보였다.그는 험상궂은 표정으로 이를 부득부득 갈면서 소리쳤다.“이태호!”조정운이 한눈판 순간, 그의 귓가에 차가운 웃음소리가
제대로 선우정혁의 한방을 먹은 조정운은 평소와 다름이 없는 표정을 지었다.반대로 주변에 있는 수십 명 조씨 가문의 장로들은 광풍에 휘날려서 비틀거리면서 쓰러질 뻔했다.조정운은 몸이 움찔거렸고 손을 휘젓자 9척이나 긴 자금색 긴 창이 불쑥 그의 손에 나타났다.이 긴 창은 전체가 흰색 화염으로 불타올랐고 번갯불이 번쩍이면서 사람들에게 숨 막힌 느낌을 주었다.이것이 발산한 기운의 파동만으로도 주변의 공간이 뒤틀어지고 붕괴하게 할 수 있는 최상급 영보였다. 병기를 꺼낸 조정운의 기세가 더 높이 치솟아 올랐다. 조정운은 머리카락을 휘날리면서 선우정혁을 뚫어져라 쳐다보면서 냉랭한 목소리로 말했다.“선우 종주, 그럼 한 수 가르쳐 주십시오!”다음 순간, 조정운의 그림자가 번쩍거리면서 긴 창을 들고 반원 모양을 그리면서 선우정혁을 향해 거세게 내리찍었다.이를 본 순간 선우정혁은 여전히 태연자약하게 8급 성왕의 기운을 내뿜었고 손바닥에 현광을 모아서 덮쳐온 조정운을 향해 손을 내밀고 공격했다.그러자 조정운을 단번에 날려버렸다.이 공격에 형성한 충격파로 인해 땅바닥에 지름이 수 리나 되는 구덩이가 생겼다.조정운이 날아간 것을 보자 선우정혁은 눈썹을 치켜세우면서 냉소를 지었다.“4급 성왕인 주제에 감히 내 앞에서 건방을 떨어?”그는 말을 마치고 나서 눈 깜짝할 사이에 조정운 앞으로 다가갔다.조정운의 반응도 엄청나게 빨랐다. 그는 선우정혁이 앞에 오는 것을 보자 곧바로 손에 들고 있는 긴 창을 거세게 휘두르니 섬뜩한 빛줄기를 내뿜으면서 주변의 공간을 꿰뚫었다. 이와 동시에, 두 성왕급 수사가 이미 싸우기 시작한 것을 보자 조씨 가문의 조시환은 음침한 눈빛으로 인파 속에 있는 이태호를 바라보고 대갈일성하였다.“이태호 이놈아, 죽어라!”그러고 나서 그는 황금색 칼을 들고 무시무시한 기운을 내뿜으면서 살기등등하게 이태호를 향해 덮쳤다.기타 조씨 가문의 장로들도 연달아 각자의 영보를 들고 움직이기 시작했다.“태일종 제자들이어, 나를 따라서 진법을 보호하자!
제7봉주 맹동석이 가장 먼저 나서서 멀지 않은 곳에 있는 조시환을 가리키면서 욕설을 퍼부었다.“당당한 9급 성자 경지의 조씨 가문 대장로가 어린 후배를 괴롭히지 않나, 지금 또 성왕인 가주를 불러서 찾아오게 하다니 정말 뻔뻔하기 그지없네.”제6봉의 봉주 윤하영도 눈살을 찌푸리면서 대갈일성 하였다.“성왕급 수사가 성자 경지의 후배를 죽이기 위해 직접 찾아오다니. 조씨 가문도 별것 없네.”제8봉의 봉주 진남구, 제5봉 봉주 연태건 등도 모두 맞장구를 쳤다.멀지 않은 곳에 있는 이태호는 착잡한 표정을 지었다.자기가 어떻게 종주와 봉주들의 입에서 피해자가 됐지?한순간 그는 웃지도 울지도 못한 표정을 지었다. 그러나 선우정혁과 맹동석 등의 말에 그는 감동되었다.이와 동시에, 조정운이 각 봉주들의 당당한 말을 들은 후 태일종은 이태호를 순순해 내놓을 생각이 없다는 것을 알아챘다.얼굴이 굳어진 조정운은 선우정혁을 뚫어져라 바라보면서 냉소를 지었다.“그렇다면 한 판 해봅시다.”그의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온몸에서 공포스러운 기운이 뿜어져 나왔는데 구름을 뚫고 하늘 높이 치솟았다. 심지어 주변의 공간을 가르고 찢어서 많은 틈새를 만들었다.수많은 거센 지수풍화(地水風火)가 큰 기류를 휘몰아치면서 주변 수십 리의 대지에 거미줄 같은 균열을 만들었다.조정운의 몸에서 뿜어져 나오는 무시무시한 기운은 순식간에 태일종 전체를 뒤덮었다.지금 태일종 내의 제자들은 모두 어깨에 보이지 않는 큰 산에 짓눌러서 숨이 막히는 느낌이 들었다.내공이 약한 제자들은 바로 그 자리에서 쓰러져 인사불성이 되었다.“이... 이것이 바로 성왕급의 위압인가?”“아이고, 성왕이 노하니 천지가 변색하네!”“조씨 가문의 성왕이 진짜 화났나 봐. 이태호를 꼭 잡을 작정이네.”“...”수많은 태일종 제자가 고개를 들고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하늘에 있는 조정운을 보면서 두려운 표정으로 의논했다.성왕이 화나면 피가 천리까지 흘린다는 말이 있다.이번 조씨 가문이 노발대발해서 수십 명의 성
한편으로. 조정운이 이태호와 선우정혁의 대화를 들은 후 울화가 치밀어 올라서 얼굴이 시뻘겋게 되었고 두 눈이 혈안이 되었다.이태호를 위해 추궁하겠다고?우리 조씨 가문에서 천교와 성자급 장로들이 죽어서 천남 수사들의 웃음거리로 되었는데 우리 가문에게 추궁하겠다니!조정운은 화가 나서 온몸이 부들부들 떨었다. 이렇게 파렴치한 애송이는 난생처음 봤다.그는 어두운 표정으로 선우정혁을 보면서 무거운 말투로 말했다.“선우 종주, 고작 성자 경지의 애송이를 위해 우리 조씨 가문과 적이 되겠단 말입니까?”말을 마친 후 그는 섬뜩한 눈빛으로 멀지 않은 곳에 있는 이태호를 뚫어지게 쳐다보았다.이태호가 죽지 않으면 조씨 가문의 체면이 설 수가 없었다.조정운의 말을 들은 선우정혁은 표정이 변하지 않은 채 침착하게 말했다.“조정운, 조씨 가문과 적이 되겠다는 말이 무슨 뜻이지? 내가 자네 집에 찾아가기 전에 먼저 우리 태일종 앞에 와서 행패를 부려? 내가 만만해 보여?”여기까지 말한 선우정혁의 안색이 금세 어두워졌고 눈빛은 칼날처럼 날카로워졌으며 온몸에서 발산한 기운에 주변 공간이 뒤틀어진 것 같았다.조정운은 어두운 표정을 지으면서 어이없는 듯이 웃었다.“무슨 뜻이죠?”선우정혁은 귀를 후비면서 전혀 개의치 않는 듯이 말했다.“무슨 뜻이라고? 우리 태일종의 천교가 백수산맥에서 그쪽 조씨 가문의 천교와 장로들의 포위 공격을 받았고 후에 9급 성자 경지 장로의 습격을 받아서 요행히 도망쳤는데, 조씨 가문은 무슨 낯짝으로 사람들을 데리고 태일종에 와서 행패를 부려? 정말 뻔뻔하기 그지없군.”이 말을 들은 조정운은 분통이 터져서 피를 뿜을 뻔했다.그는 난생처음 이렇게 염치없고 적반하장한 사람을 봤다.죽은 것은 분명 조씨 가문의 천교와 장로들인데 이태호가 구사일생으로 목숨을 건진 것으로 되었다. 그럼 모두 조씨 가문의 잘못이란 말인가?조씨 가문이 백수산맥에 가야 하지 말아야 했고 이태호와 충돌하지 말아야 했으며 후에 또 9급 성자 경지의 조시환을 파견해서 이태
“그래서 조씨 가문의 성왕이 직접 나섰고 조씨 가문의 장로들도 기세등등한 태도이군.”권민정은 자신과 이태호 간의 격차가 점점 커졌다는 것을 다시 한번 느꼈다.이와 동시에 제5봉의 한 영도에서.한용운은 사건의 경위를 들은 후 어안이 벙벙해졌다.이태호가 종문에 들어온 지 1년 넘었다. 그동안 그는 종문 내에서 명성을 크게 얻었고 창망산맥에서 신소문의 천교를 죽였고 조씨 가문의 천교의 팔을 잘라버렸으며 지금은 9급 성왕의 손에서 도망치기까지 하였다. 한용운은 이 모든 것이 꿈만 같았다.종문 밖에 있는 사람이 조씨 가문의 성왕급 수사가 아니었다면, 이태호가 특별히 찾아온 바람잡이라고 생각했을지도 모른다.한용운은 씁쓸한 미소를 지으면서 중얼거렸다.“이태호야, 이태호. 조씨 가문의 장로들만 죽여도 되는데 왜 저쪽 천교까지 죽였냐?”지금 종문 밖에 있는 조정운의 모습을 보니 쉽게 포기할 것 같지 않았다.같은 시각에 제2봉의 한 영도에서.종문 겨루기 대회에서 3위를 차지한 여경구는 천천히 눈을 뜨고 믿기지 않은 표정으로 종문 밖의 하늘을 바라보았다.특히 이태호가 조씨 가문과 어떻게 원한을 맺게 된 자초지종을 들은 후 여경구는 입이 떡 벌어졌고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이번 겨루기 대회에서 이태호가 전력을 다하지 않았군...”검으로 조씨 가문의 천교를 죽이고 조씨 가문의 2급, 3급 성자 경지의 장로 3명을 격살했으며 심지어 조씨 가문 대장로 조시환의 손아귀에서 도망쳤다니.천남에서 상당히 큰 파장을 일으킬 수 있는 일들이었다.겨루기 대회에서 자신이 이태호와 원한을 맺지 않는 것 같아서 여경구는 속으로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고 다행이라고 생각했다.다른 한편으로. 자주색 빛이 흐르는 섬에서 방금 상처를 회복한 고준서는 고개를 들어 하늘을 쳐다보았다. 하늘에 나타난 기묘한 기운을 느낀 고준서는 속으러 매우 놀라워했다.잠깐의 충격에서 정신을 차린 후 고준서의 얼굴에 음침하고 섬뜩한 웃음을 지었고 이를 갈면서 말했다.“이태호! 이번에 어떻게 빠져나가는지
종문 앞.허공에 선 선우정혁은 온몸에서 기운이 들끓었고 그의 희끗희끗한 머리카락은 저절로 펄럭거리면서 휘날렸다. 그는 10리 밖에서 멈춰선 작은 산만한 은백색 비행선을 바라보았다.비행선에 있는 조정운은 선우정혁이 나타난 것을 보고 무덤덤한 표정으로 포권을 취하고 나서 말했다.“선우 도우를 뵙습니다.”조정운은 성왕 경지의 대능력자이지만 4급 성왕 경지라 선우정혁보다 한참 뒤떨어져서 예를 갖추고 먼저 인사했다.비행선에 있는 수십 명의 살기등등한 조씨 가문의 장로들을 보자 선우정혁은 그들이 찾아온 이유를 모른 척하면서 물었다.“어쩐 일로 왔지? 우리 태일종과 싸우러 왔는가?”조정운은 고개를 가로저으면서 이태호가 자기 가문의 천교와 장로를 죽인 사실을 곧이곧대로 말했다. 그러고 나서 조정운은 당연하듯이 말했다.“선우 도우, 저는 그냥 이태호 저놈만 원합니다. 저놈을 죽이지 않으면 한을 풀 수가 없습니다!”그의 말은 곧바로 태일종 내에서 커다란 파문을 일으켰다.특히 종문 제자들이 이태호가 조씨 가문의 천교와 몇몇 성자급 장로를 죽였고 마지막에 9급 성자 경지인 조시환의 손아귀에서 도망쳤다는 소식을 듣자 태일종이 발칵 뒤집어졌다.“헐! 이 장로의 실력이 대체 얼마나 강하신 거야?”“성자급 장로를 세 명이나 격살한 후 마지막에 내공이 9급 성자인 조시환의 손에서 도망쳤다고?”“와, 이 사형은 정말 괴물 따로 없네. 이제 얼마 지났다고 조씨 가문의 성자급 장로마저 그의 적수가 되지 못한 거지?”“조씨 가문의 성왕급 수사까지 찾아와서 2급 성자 경지인 이 사형을 처치하려고 하다니. 이건 천남 수행계에서도 전혀 없었던 일 거야.”“...”경악을 금치 못한 제자들에 의해 종문이 떠들썩해졌다.요광섬에서.신수민 등 여인들은 연공방에서 폐관 수련 중인 이태호를 바라본 다음 종문의 고공에 있는 사람들을 보면서 놀라움에 할 말을 잃었다.그녀들은 이태호가 며칠 전에 천지의 영화를 찾기 위해 백수산맥에 간 사실을 알고 있었다. 하지만 이렇게 큰 사건이 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