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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52화

보잘것없던 임유진이 지금은 강지혁의 비호 속에 있을 줄 누가 감히 상상이나 했을까.

...

유승호는 요 며칠 매일매일을 불안 속에서 살았다. 특히 소민영의 영상이 올라간 이후로 더더욱 그 증상은 심해졌다.

그날 그는 파티장에서 소민영이 임유진을 어떻게 모욕했는지 똑똑히 들었다.

그리고 바로 영상이 터졌다는 건 강지혁 짓일 게 분명했다.

소씨 가문은 재벌에 속하지만 유씨 가문은 그저 졸부 정도였다. 그러니 재력으로는 소씨 가문에 비할 것이 못 된다.

그런 소씨 가문의 장녀 소민영마저 이런 꼴이 되어버렸는데 그는 얼마나 더 비참해질까.

유승호는 그날 임유진을 당구대 옆에 오랫동안 서게 했다. 그리고 얼핏 스치는 기억으로 볼 일을 마치고 자리를 벗어날 때 임유진은 두 다리를 절뚝거리기도 했었다.

유승호는 순간 자신의 두 다리가 아예 절단되는 모습이 상상되기 시작했다.

그렇게 계속 불안에 떨던 그는 결국 비서에게 연락해 임유진의 사무실에 노란 장미를 보내라고 지시한 뒤 비싼 선물을 구매한 후 직접 사과하러 사무실로 향했다.

유승호의 등장에 사무실 사람들은 전부 입을 다물지 못했다.

그중 유일하게 그를 반기는 인물이 있었는데 그건 바로 정한나였다.

유승호가 직접 얼굴을 내비쳤다는 건 임유진이 정말 그를 꼬셨다는 뜻일 테니까.

정한나는 황급하게 휴대폰을 들어 유승호와 임유진이 함께 있는 영상을 몰래 찍었다. 그리고 거기서 그치지 않고 인터넷에 올리며 유승호의 여자친구 세레나까지 태그했다.

일련의 작업을 끝낸 정한나는 기분이 날아갈 듯했다. 이제 세레나가 임유진을 찾아내 그녀를 엉망진창으로 만들어주기를 기다리면 된다. 그리고 그런 소란이 일어나면 임유진은 바로 해고당할 것이다.

또한, 이번 일이 인터넷에서 뜨겁게 달아오르면 임유진을 받아주려는 로펌도 없을 것이다.

변호사라는 건 사람들에게 신임을 줘야 하는데 이러한 구설에 휘말리게 되면 의뢰 같은 건 들어오지 않을 테니까.

다만 지금 문제는 두 사람과 멀리 떨어져 있어 무슨 얘기가 오고 가는지 하나도 들리지 않는다는 것이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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