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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97화

언제부터인지 모르게 강유리의 감정은 전부 육시준이 파악하고 좋아하는 방법으로 플어 줄 수 있었다.

아까 병실에서도 진실을 알게 된 강유리가 자신의 할아버지에게 사실 한 번도 유강그룹을 신경 쓴 적 없지 않았냐 물었다.

강유리가 손에 넣고 지키고 싶었던 건 그들이 거들떠도 안 보는 것이라는 걸 깨달았기 때문이다.

그 순간 강유리는 자기가 트루먼쇼에 있는 것 같았다.

그리고 이 모든 게 다 무슨 의미가 있는지 생각했다.

하지만 이 감정마저도 눈치 채고 이런 식으로 위로해 줄 줄은 몰랐다...

가슴이 따뜻해지는 게 뭔가 따뜻한 물로 감싸진 것 같았다. 눈가도 뜨거워서 앞이 잘 보이지 않았다. 습기가 가득 차 눈앞의 모든 게 흐릿해졌다.

코를 훌쩍인 강유리가 웃음으로 보답하려는 순간 눈물이 주체 못하고 흘러내렸다.

다급히 손등으로 닦은 강유리가 일부러 귀여운 목소리로 질책했다.

“아 진짜. 또 유리 울게 하네! 오후에만 두 번 창피한 모습 보였잖아.”

앞으로 도도한 이미지 어떻게 지켜야 할지 감도 잡히지 않았다.

“왜 울어. 선물이 마음에 안 들어?”

육시준이 웃으며 손을 뻗어 눈물 자국을 닦아 주자 강유리가 고개를 저었다.

“아니, 너무 좋고 기뻐서.”

웃음기 가득한 육시준이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했다.

“우리 유리가 언제부터 이렇게 울보였지. 억울해도 울고, 기뻐도 울고?”

그에 강유리가 째려보며 위협했다.

“어디 말하기만 해!”

육시준의 깊은 눈이 강유리에게 고정된 채 답했다.

“그건 우리 강 대표님이 입을 어떻게 막는지에 달렸지.”

눈빛에 의아함이 깃든 강유리가 고개를 갸웃거리자 육시준이 일렁이는 눈동자와 함께 귓가에 낮게 속삭였다.

그 결과 강유리의 얼굴이 살짝 달아오르고 말았다.

동그란 눈으로 힘껏 노려보며 주먹으로는 가슴팍을 내리쳤다.

“장난해? 여긴 내 사무실이고 아직 야근 중인 사람도 있는데!”

그 주먹을 받아내며 육시준이 억울한 목소리를 냈다.

“난 그냥 네가 잘 운다고만 생각했는데, 어디까지 생각한 거야?”

“...”

남을 이상하게 생각하게 유도했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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