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똑바로 알려줘?!"스승을 존경하고 도리를 중히 여긴다고……이장공의 얼굴은 뜨겁게 달아올랐고, 속은 더더욱 화가 치밀어 올랐다. 게다가 패닉 상태에 완전히 빠져 버린 것이다! 염구준이 그를 때렸을 때 뺨이 아팠을 뿐만 아니라 그의 단전의 기 흐름에도 영향을 미쳤고, 착각인지는 모르겠지만 온몸의 힘이 급속도로 빠져나가는 것만 같았다. 이것이 바로 반보천인의 실력인 건가? 은둔이가에도 반보천인이 존재하지만, 그들은 결코 이러한 수단을 갖고 있지는 않았다."염구준!"이장공은 이를 악물고 목소리를 쥐어 짜내며 말했다."그런 식으로 남을 업신여기지 않는 게 좋을 거다, 비록 내가 남보다 못하지만, 난 절대 포기하지 않을 거라고! 나에게 3년의 시간을 더 준다면, 난 널 반드시 밟을 수 있을 거다!"이렇게 건방지게 군다고? 염구준은 무표정한 얼굴로 방금 떨궜던 손바닥을 다시 치켜올렸다. 짝, 짝, 짝……따귀를 때리는 소리가 연달아 울려 퍼졌다! 열몇 차례의 뺨 때리는 소리가 현장에 있던 모든 사람의 귀에 선명하게 들려왔고, 이장공의 뺨이 부어오르며 다섯 개의 새빨간 손가락 자국이 남겨졌다. "뛰는 놈 위에는 나는 놈이 있는 법이지."염구준은 때리는 것을 멈추고 이장공의 눈을 무관심한 얼굴로 바라보았다."이 따귀는 사람들을 우습게 보지 말라는 걸 일깨워주려는 거다, 이제 알겠나?!"이장공은 흠씬 두들겨 맞은 탓에 별이 보일 지경이었고, 수많은 사람들 앞에서 망신을 당하자 쥐구멍에라도 들어가고 싶었다. 이 씨 가문의 자제로서 이런 치욕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그는 염구준이 매우 강하고 반보천인의 존재가 얼마나 무서운지 알고 있었지만... 염구준이 이러한 힘을 가질 수 있었던 것은 그가 옥패의 신묘무학을 수행했기 때문이 아닌가! 옥패가 없었다면 염구준은 결코 이 정도로 횡포할 수는 없었을 거다. "아니, 난 절대 받아들일 수 없어!"이장공은 너무 부끄럽고 화가 나서 소리를 질러댔다. "염구준, 넌 나한테 교훈을 줄 명분이 없어
미운 것은, 왜 도천연 그놈이 옥패에 대한 소식을 다른 사람에게 말하지 않고 굳이 자신에게 말한 것이었다. 또 후회스러운 것은, 이 씨 가문의 훈육이 엄격해 그 가문의 자제들은 허가 없이 세상 사람들과 접촉해서는 안 되며, 천하의 영웅들을 경시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절대, 절대로 염구준을 향해 함부로 행동해서는 안 되며, 그가 얼마나 강력한지 진정으로 알아야만 숨은 고수가 어떤 의미인지, 위인을 몰라본다는 것이 뭘 의미하는지 알 수 있다! 많은 은세 집안 중에서 이장공은 이미 젊은 세대의 몇 안 되는 천재 중 한 명이지만, 염구준 앞에서는 나설 자격조차 없었다. 그가 이름을 날렸던 철권은 염구준 앞에서는 전혀 파란을 일으키지 못하며, 그저 유치하고 우스꽝스러운 모습밖에 되지 못했다. 심지어 그는 염구준의 옷자락도 스치지 못했으니, 염구준의 힘이 얼마나 무서운지 상상할 수도 없다.두 사람은 전혀 같은 수준에 있지 않았다! "젊은 세대 사이에서는 당신의 무술 재능이 평균 이상이라고 평가되고 있겠지."염구준은 이장공의 복잡한 표정을 바라보며 아무렇지도 않은 듯 말을 꺼냈다. "내가 당신을 원 선배의 기억에 남는 제자가 될 수 있는 기회를 주도록 하지, 이건 널 존중하니까 하는 거야.""만약 그렇지 않았다면, 나에게 주먹질을 했을 때 당신은 이미 시체가 됐을 거라고!"시체가 됐을 거라니…… 이장공은 이를 꽉 깨물며 얼굴은 불타올랐다! 은둔이가의 천재 소년이 언제 이런 멸시를 받았던 적이 있었나? 심지어 집안의 어른들조차 그를 높이 평가하고 편애와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그런데 도대체 염구준이 뭐길래? 비록 그가 반보천인이라 할지라도 그것은 그가 신무옥패의 무학을 수행했기 때문이 아닌가! 그렇지 않으면 그는 결코 현재의 수준에 도달하지 못했을 것이다."어이, 염 씨!"이장공은 생각을 하면 할수록 더욱 미쳐갔고, 이를 악물고 염구준에게 소리쳤다."옥패의 무술은 확실히 신기하군, 나도 인정을 하는 바다!""내 행동이 자극 요법이라고
“너, 너희들….”사람들이 아부하기 시작하자, 이장공은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었다. 그는 이렇게까지 자신을 낮추며 염구준에게 절절매는 사람들이 이해되지 않았다.‘염구준의 명성이 이렇게 높았단 말인가?청해 무관의 제왕… 과연 헛소문은 아니었군!’“모두들 진정하세요. 오늘은 신위무관에서 공개적으로 제자를 받는 날이니, 순서 상관없이 모두 참여하실 수 있어요.”염구준이 미소를 지으며 사람들을 향해 손을 흔들어 보였다. 그런 다음 이장공을 향해 고개를 돌리며 조용히 속삭였다.“이제 상황 판단 좀 돼? 내 쪽에서는 더 이상 널 받아줄 수 없어. 넌 저기 가서 무관 화장실 청소나 맡도록 해.”‘뭐, 뭐라고? 화장실 청소?’“염구준, 사람을 업신여겨도 정도가 있지!”결국 분노를 참지 못한 이장공이 남은 힘을 담아 염구준을 향해 주먹을 날렸다.“네놈이 아무리 강하다고 해도, 날 무시할 자격은 없어!”아직도 개길 용기가 있다니, 염구준은 헛웃음이 나왔다. 그는 담담히 웃으며 가볍게 주먹을 휘둘렀다.펑하고 공력이 어딘가에 부딪히는 소리가 울려퍼졌다. 동시에 이장공의 몸이 회전하며 몇 십 미터 밖에 있는 벽을 부수고 대강당 옆에 있는 화장실 안쪽으로 떨어졌다. “앞으로 이곳이 곧 너의 일터가 될 것이다.”염구준은 그 말과 함께 뻗었던 주먹을 내리며 익살스러운 미소를 지었다.“맡은 바를 잘 수행한다면, 3년 뒤쯤 너의 처우를 다시 고려해보마.”그렇다는 건 이장공이 합격했다는 말인가?“이 사형, 축하해요!”“그러니까요, 정말 축해해요. 제일 먼저 신위무관에 합격한 제자가 되었네요!”“비록 화장실 청소하는 임무를 맡게 되긴 했지만, 그래도 개산대제자가 되다니! 모두 다 같이 사형에게 인사하러 가자!”사람들이 시끄럽게 떠들기 시작했다. 몇몇 이들은 말한대로 이장에게 다가가 깍듯이 인사를 건네기까지 했다.“화장실 청소를 맡은 첫 제자라니….”이장공은 바닥에 누운 채 기가 막힌 표정을 지었다.이게 다 무슨 일이란 말인가?그는 은둔세가 중 최고로 인정
굴욕도 굴욕이지만, 이장공은 염구준의 실력에 놀랐다. 은둔세가를 나오면서 그는 이미 염구준이 옥패를 3개나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언질 받았었다. 그래서 상당한 실력을 가지고 있을 거란 예상은 했지만, 이정도일 줄은 정말 몰랐다. 처음 염구준의 공격을 받아냈을 때, 이장공은 그가 당연히 옥패의 무공을 썼을 거라 생각했었다. 옥패만 아니었어도 저 나이에 이 정도 실력은 불가능할 거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좀 전에 염구준이 한 말을 들은 이장공은 자신의 추측이 잘못되었음을 깨달았다. 염구준이 사용한 것은 옥패의 힘이 아닌 원씨 가문의 권법 신원통배권이었다. 그런데도 그는 전혀 대응할 수 없었다. 어쩌면 염구준의 경지는 단순 옥패만으로 얻은 것이 아닐지도 모르겠다는 싸한 예감이 들었다.“무책이 상책인가….”이장공은 같은 연력대에서 천재로 인정받고 있는 만큼 상황파악이 빨랐다. 그는 주변 소리가 들리지 않을 정도로 깊은 고민에 빠져들었다.그렇게 얼마나 지났을까? 누군가가 그를 건드렸다.“대사형.”이제 막 무관에 입문한 정식 제자 중 한 명이 이장공을 부하며 말했다.“축하해요, 대사형. 관주님께서 좀 전에 대사형을 공식적으로 신위무관의 개산대제자로 임명하셨어요. 하지만 화장실 청소는 대사형 업무이니, 반드시 직접 하셔야 한다고 말씀하셨어요.”이장공은 하나도 기쁘지 않았다. 개산대제자가 되는 건 전혀 그의 계획에 있지 않았다. 이장공은 이 말을 듣자마자 버럭 화를 내며 뒤도 돌아보지 않고 자리를 떠났다.신위무관, 염구준… 두고 봐!“내력이 심상치 않네요.”이장공이 떠나가는 모습을 지켜보던 원종이 조용히 중얼거렸다.“확실히 흑풍 존주와 뭔가 연관성이 있어 보이네요.”그의 말대로 염구준한테 옥패가 세 개나 있다는 것을 아는 사람은 아주 극소수였다. 특히 적대세력 중에는 흑풍 존주를 제외하면 그의 최측근인 도천연 정도밖에 없었다.이장공이 흑풍 존주와 어떤 관계인지는 알 수 없었지만, 깊게 얽혀 있는 것은 분명해보였다.그를 제자로 받아들인 데는
청해시, 손씨 그룹 본사.모든 직원이 한 마음 한 뜻으로 바쁘게 일하고 있었다.염구준이 봉황국으로 향하던 그 시기, 오샤나지 그룹에서 손씨 그룹의 해외 진출을 전적으로 지원할 거란 공식적인 발표가 있었다. 동시에 그룹 해외지사 총책임자로서 그룹 원로인 임명성이 임명되었다. 모든 준비가 완료되었고, 이제 행동으로 옮길 시기였다!손씨 그룹의 첫 시작은 의료 미용이었지만, 지금은 매우 빠르게 발전하여 다양한 분야를 아우르게 되었다. 그 중에 하나, 광물도 포함되어 있었다.서북 광구에서 대량의 그라펜이 발굴되었다. 손가을은 이 사업이 더 발전할 수 있도록 지속적인 투자를 진행하고 있었다. 그 덕에 각종 첨단 기술들이 투입되었고, 그라펜 사업은 나날이 발전하고 있었다.“염 부장님, 손 대표님.”회사 최고층에 있는 그룹 대표실, 임명성은 두툼한 보고서를 든 채 공손히 염구준과 손가을에게 인사를 건넸다.“해외 지사 쪽과 얘기해보니, 오샤나지 그룹에서 무상으로 지원을 해주고 있다네요. 하지만….”그는 걱정이 많았다. 사업을 하는 사람이라면 당연히 이익을 추구해야 마땅한데, 오샤나지 그룹에선 대가 없는 지원을 하고 있었다. 도대체 무슨 이유로 이런 호의를 베푸는 것일까?“오샤나지 그룹에서 딴 마음먹을까 봐, 걱정되시나요? 안심하세요. 그들은 감히 그러지 못할 거예요.”염구준이 확신에 찬 미소를 지어 보이며 임명성을 향해 말했다.“앞으로 해외 사업은 전적으로 이사님께서 맡게 되실 텐데, 혹시 어떤 계획을 가지고 계신지 얘기 좀 해볼까요?”임명성은 자세를 발로한 다음, 확신에 찬 목소리로 말했다.“화련상조회!”이 조직이라면 염구준도 들어본 바가 있었다.처음 화련상조회가 만들어졌을 때는 지금의 규모가 아니었다. 화련상조회가 처음 설립된 목적은 해외에 나가 있는 자국민들을 지키고 지원하는 역할을 하기 위함이었다. 하지만 시간에 따라 규모가 커지고, 점차 첫 목적을 뛰어넘는 영향력을 미치기 시작했다. 이제 용하국에서 해외를 진출하려면 화련상조회의 역할
그날 오후, 블랙호크국, 엘 가문 정원.엘 가문의 장녀 앨리스는 직접 작은 연회를 열어 블랙호크국의 기업 대표들을 초청했다. 연회에 초청받은 인원이 총 백명을 넘지 않았기 때문에 공간은 아주 넉넉했다.그들 중 앨리스가 가장 주목하는 인물은 화련상조회의 원로 회원중 하나인 진씨 가문이었다!“앨리스 씨가 용하국으로 넘어간 뒤로, 참 오랜만에 만나네요.”이때, 베르사체 맞춤 정장을 입은 한 젊은 남자가 칵테일을 들고 앨리스에게 다가왔다.“이번엔 언제 또 떠나실 계획이신가요? 듣기로는 오샤나지 그룹이 용하국에서 전면 철수했다고 하던데, 앞으로 용하국에 갈 일은 없으신 건가요?”앨리스는 레드 와인을 한 모금 마시며 씁쓸한 미소를 지었다.그때 김씨 가문과 합작하여 기업을 운영하다가 건드리지 말아야 할 존재를 건드린 탓에, 엘 가문은 블랙호크국 국주의 명령으로 어쩔 수 없이 용하국에서 철수해야만 했다.비록 지금은 그 상대와 화해했지만, 국주의 명령은 여전히 해제되지 않은 상태였다. 앨리스는 자세한 내막을 알지 못했지만, 분명 그것 또한 염구준과 모종의 관계가 있을 거라 추측했다.염구준은 정말 수수께끼 같은 남자였다!“먼저 물어보셨으니, 저도 솔직하게 말할게요.”하지만 앨리스는 이러한 사정을 외부에 드러내고 싶지 않았다. 그녀는 술잔을 든 채, 사람들을 둘러보며 눈부신 미소를 지었다.“오늘 여러분들을 초청한 것은 부탁드릴 것이 있기 때문이에요.”그 말을 들은 사람들이 하나 둘 앨리스의 말에 집중하기 시작했다. 천하의 엘 가문의 장녀 앨리스가 부탁할 일이란 무엇이란 말인가? 심지어 그녀는 화련상조회의 원로 회원 중 한 명이었다. 다른 사람도 아닌, 도무지 아쉬울 것이 없어 보이는 앨리스가 부탁이라니, 모두들 의아했다.“앨리스 씨, 말씀만 하세요.”“맞아요. 저희는 무엇이든 들어드릴 준비가 되어 있어요.”“그런 거라면 편하게 연락 주시지, 이렇게 거창하게 연회 열 필요까지 없었는데….”너도나도 열정적으로 입을 열기 시작했다. 모두들 이 상황이 매우
진서호가 들고 있던 와인잔을 가볍게 흔들며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었다.“앨리스 씨, 아무리 당신이라도 이건 좀 선을 넘는 부탁이 아닌가요? 뛰어난 기업이 어디 한둘이에요? 자질만 본다면, 너도나도 다 화련상조회에 들어왔겠죠. 하지만 우리가 봐야 하는 건 그것뿐만이 아니잖아요.”진서호가 반대하다니, 앨리스는 눈살을 찌푸린 채 알 수 없는 미소를 짓고 있는 그를 바라보았다.“너무 성급한 결정인 것 같네요. 제 말 아직 안 끝났어요. 제 친구는 기업인으로서 자질이 충분할 뿐만 아니라, 머리면 머리, 인품이면 인품, 외모까지 어느 하나 빠진 곳이 없는 용하국 최고 미녀예요. 진서호 씨, 다시 고려하실 생각 없으세요?”‘용하국 최고의 미녀?’ 그 말을 들은 진서호의 눈빛이 갑자기 밝아졌다. 하지만 이내 앨리스를 바라보며 고개를 흔들었다. 그의 눈엔 앨리스야말로 어디 하나 빠지지 않는 최고의 미녀였기 때문이다. 심지어 엘 가문의 장녀였다. 앨리스와 결혼하는 순간 엘 가문이라는 든든한 아군까지 생기는데, 진서호의 눈에 다른 여자가 들어올 리 없었다. 두 가문이 합친다면 세계 재벌 10위도 꿈이 아니었다!“진서호 씨께서는 모르고 계시군요.”그의 표정이 시시각각 변하는 것을 지켜보던 앨리스가 담담히 웃으며 말했다.“제 친구의 장점은 그 뿐만 아니에요. 많은 남자들이 그녀에게 구애를 했지만, 이어질 수 없었던 이유가 무엇인지 아세요? 바로 그녀의 배경 때문이에요. 제 친구는 엘 가문보다 더 뛰어난 출신을 가지고 있어요. 정말 흥미 없으신가요?”그 말에 비로서 진서호의 안색이 바뀌었다. 그토록 대단한 배경을 가진 여자라니, 심지어 엘 가문보다도 더 뛰어나다고? 진서호는 마음이 흔들릴 수밖에 없었다. 그는 이미 수년간 앨리스를 향해 마음을 표현해 왔었지만, 매번 돌아온 것은 거절이었다. 어쩌면 그녀보다는 그 친구를 공략하는 것이 더 효과적일 지도 몰랐다. 만약 성공한다면… 진서호는 달콤한 상상에 빠졌다.“그래요, 그럼!”잠시 저울질하던 진서호가 높이 잔을 들
세 사람이 점점 다가오는 모습을 본 안내데스크 직원이 무심한 표정으로 말했다.“여긴 아무나 함부로 발을 들일 수 있는 곳이 아니에요.”누가 봐도 그들을 무시하는 태도였다. 순간 울컥한 임명성이 따지려던 순간, 옆에 있던 염구준이 말리며 나섰다. 겨우 안내데스크 직원과 감정 소모할 필요성을 못 느꼈기 때문이다.“임 이사님.”염구준이 임명성을 부르며 눈짓했다. 그의 의도를 알아차린 임명성은 감정을 다스리며 손에 들고 있던 서류를 안내데스크 직원에게 내밀었다.“용하국 손씨 그룹 소속, 해외사업 대표 이사 임명성이라고 합니다. 그리고 이건….”“필요 없어요. 돌아가세요.”옆에 있던 다른 안내데스크 직원이 귀찮은 듯 손을 휘저으며 퉁명스럽게 말했다. “여긴 아무나 받아주지 않아요. 뭘 제대로 알고서 덤비세요. 이런 서류 가져와봤자 추천서 없이는 아무 쓸모 없어요. 괜한 시간 낭비하지 마시고 가세요.”추천서라니, 임명성은 당황해 말문이 막혔다. 앨리스가 손가을에게 전화할 때 그도 옆에 있었지만, 추천서 얘기가 나온 것 같지 않았다.“죄송하지만, 저희가 좀 특수한 경우라서요.”임명성이 자료를 다시 품에 넣으며 진지한 표정으로 말했다.“여기 오기 전에 이미 앨리스 씨와….”하지만 직원은 전혀 들은 체도 하지 않았다.“꺼지라면 꺼져!”이때, 어디선가 냉담한 남자의 목소리가 임명성의 말을 끊었다.“여긴 화련상조회야. 잡상인이 설칠 데가 아니라고! 경호원 어디 있어? 당장 안 쫓아내고 뭐해!”그러자 로비 입구에 서있던 우람한 경호원 열댓 명이 몰려와 임명성과 염구준 그리고 손가을을 에워쌌다.“오해예요. 오해!”예상치 못한 상황에 임명성의 얼굴이 딱딱하게 굳었다. 그러나 곧 중년 남자 가슴에 걸려 있는 사원명을 보고 환한 표정을 지었다.“오 주임이시죠? 반갑습니다! 저는 용하국 손씨 그룹 해외 사업을 맡고 있는 임명성이라고 합니다. 화련상조회에 가입하기 위해 일부러 용하국에서 여기까지 날아왔습니다. 그리고 여기 이분들은….”잠시 말을 멈춘 임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