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때, 화산구 부근의 가게에서 약 30명이 되는 양복을 입은 우락부락한 남자들이 손에몽둥이 혹은 비수를 들고 사방에서 재빨리 나와 신속하게 가게 옆으로 돌진해서 염구준 등 인을 겹겹이 에워쌌다. 주위의 관광객들은 놀라서 도망치며 아무도 접근하지 못했다. 심지어 구경하는 사람도 적었다. 눈앞의 광경을 본 사람들은 모두 고객에게 바가지를 씌우려는 걸 알 수 있었다. “3억 원으로 목숨을 부지한다는 건 괜찮은 거 아닌가?” 양복 입은 남자들이 현장에 도착하자 각 주인의 얼굴에 흉악한 웃음이 짙어졌다. 그는 손을 뻗어 목걸이를 들고 염구준을 향해 흔들며 비웃었다. “여기요. 당장 3억 원 내놔요.” ‘미치겠네…’ 염구준은 안색이 조금도 변하지 않고 양복 입은 남자들을 거들떠보지도 않고 말했다. “내가 사고 싶은 물건은 어떻게든 사야 하고, 사기 싫은 건 아무도 강요할 수 없어.” “외지도 그렇고, 염풍도도 마찬가지야!” “3억 원은 내 핸드폰에 있으니 가지고 싶으면 얼마든지 해봐!” ‘응?’ 가게 주인은 입꼬리를 올리더니 염구준을 훑어보더니 날카로운 눈빛으로 손가을을 쓸어보더니 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저 남자는 상관하지 말고 이 아가씨와 얘기하자!” “아가씨가 목걸이를 좋아하니까 이야기만 잘 끝나면 공짜로 줘도 괜찮아.” ‘공짜?’ 양복을 입은 남자들은 서로 눈을 마주치더니 웃음을 지었다. 그들은 사장님의 뜻을 이해했다. 그들은 눈앞에 있는 여자의 용모와 몸매를 보며 그녀를 가질 수 있다면 목걸이 따위는 상관없다고 생각했다. “아가씨, 실례합니다. 저희와 함께 가시죠!” 그중 양복 입은 남자가 손가을의 가슴을 뚫어지게 쳐다보며 뜨거운 눈빛으로 말했다. “걱정 말아요. 우리는 나쁜 사람이 아니에요. 그냥 얘기하고 차 좀 마시려는 거예요. 그리고 목걸이는 당신이 가져가요!”그들은 말하면서 재빨리 앞으로 나아가 손을 뻗어 손가을의 손목을 잡았다. 그의 손이 손가을에게 닿기 전……. 짝하는 소리와 함께 남자의 얼굴에 따귀가 떨어졌다.
가게 뒤에 있던 사장은 처음엔 멍하니 있다가 염구준의 코를 가리키며 큰 소리로 노호했다. “멍하니 있지 말고 다 같이 가서 두 여자는 남겨두고 남자는 형님에게 데려가서 처리해.” 말을 마치자 20여 명의 양복을 입은 남자들이 조금도 망설이지 않고 사방에서 동시에 달려들어 손에 든 막대기, 비수 등으로 염주군의 머리를 향해 미친 듯이 때렸다. 그리고 멀지 않은 사람들 중에서 몇 명의 양복을 입은 남자가 몰래 손가을과 진영주에게로 접근하며 그들을 잡으려고 했다. “주제도 모르는 것들.” 하지만 염구준은 아무렇지도 않게 옆으로 이동해서 손가을과 진영주의 앞을 막아서더니 두 손을 들고 허공에서 가볍게 흔들었다. 순간, 장면이 혼란스러워졌다. 양복을 입은 남자들은 같은 방향에 있는 것도 아니고 심지어 관광객들 사이에 섞여 있었다. 하지만 염구준의 기풍은 정확한 유도비탄처럼 손가을과 진영주에겐 아무런 상처를 가하지 않았다. 많은 관광객들도 얼굴에 바람이 스치는 정도로만 느꼈다. 그리고 그들 뒤에 있던 양복 입은 남자는 그의 힘에 의해 날아갔고 땅에 떨어진 후에도 피를 토하며 일어나지 못했다. “이…… 이게 무슨…….” 가게 뒤에 있던 사장은 놀라서 입술을 떨며 말했다. “너…… 너…….” 극도의 공포에 의해 그는 말을 잇지 못했다. 인정하기 싫지만 그의 신체반응은 성실해서 몸과 다리를 떨더니 바짓가랑이가 젖기 시작했다. “걱정 마, 난 널 죽이지 않을 거야. 그러면 내 손만 더러워지거든.” 염구준은 앞으로 나아가 차가운 눈빛으로 가게 주인을 주시하며 말했다. “방금 네가 고가를 요구할 때 눈빛이 흔들렸어. 그리고 내가 목걸이를 구매하지 않겠다고 할 때도 당신은 눈을 돌려 우리 여행사의 가이드와 눈빛 교환을 했지. 그러니까 너희들 한패인 거지?” 가게 주인은 머릿속이 어지러워지더니 무의식적으로 관광객 사이에 있는 이성과를 한 눈 보더니 우물쭈물했다. “아… 아니, 나는…….”염구준은 안색이 차가워지더니 제자리에서 갑자기 사라져 이성과의 앞
“야, 너 너무 나대지 마.” 이성과는 땅에서 한참 발버둥 치다가 가까스로 일어나 손을 뻗어 염구준 등 인을 가리키더니 이를 갈며 말했다. “네가 싸움을 잘해봤자 이 두 여자를 지킬 수 없어. 왜냐하면 염풍도에 모두 우리 사람이거든!” “우리 춘휘여행사의 사장 계춘휘가 지금 바로 섬에 있거든. 그는 용하국 청해시의 지하세력이 가장 강한 형님이야. 예전에 홍 어르신 밑에서 있다가 지금 손씨그룹에 가입했어.” ‘뭐?’ 염구준의 뒤에 있던 손가을은 멍하니 진영주를 바라보며 뭔가를 깨달은 표정을 지었다. ‘이제야 알겠다.’ 이번 염풍도 여행은 진영주의 이름으로 예약했고 여행사도 진영주가 연락한 것이었다. 진씨 가문의 아가씨가 돈이 부족하지 않을 테니 자연스레 청해시에서 가장 큰 춘휘여행사에 연락을 한 건데, 그곳의 사장 계춘휘가 뜻밖에도 홍 어르신과 인연이 있을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 ‘계춘휘? 그런 사람 기억나지 않는데… 하지만 괜찮아!’ “너 방금 그 사람 염풍도에 있다고 했어?” 염구준은 차가운 얼굴로 날뛰는 이성과를 주시하며 입을 열었다. “십 분 내에 계춘휘보고 날 만나러 오라고 해. 그렇지 않으면 내가 손을 더럽혀도 직접 널 죽일 테니. 그 사람 지시든 네 단독 행동이든 넌 오늘 관광객들에게 설명해야 해. 지금부터 십 분이야.” ‘십… 십분?’ 이성과는 염구준의 눈빛을 보더니 온몸을 떨며 더는 망설이지 못하고 재빨리 휴대전화를 꺼내 계춘휘에게 전화를 걸었다. “계 사장님? 저 이성과예요! 방금 청해시에서 온 염씨 성을 가진 사람이 저희 여행사에서 소동을 일으키고 함부로 저희의 버스를 운전했어요…” 그는 전에 발생한 일을 과장해서 말한 후 울며 말했다.“계 사장님, 빨리 와보세요. 저희는 지금 화산구 기슭의 상업지역에서 기다리고 있어요.” “10분 내에… 아니, 9분 내에 오지 않으면 그들이 절 죽일 거예요. 개를 때려도 주인을 봐야 하는 판에 이건 계 사장님을 안중에 두지 않는 거예요.” ‘뭐?’ 핸드폰 너머의 계춘휘는 낮
계춘휘는 실눈을 뜨고 이성과가 가리키는 방향을 따라 염구준을 보더니 처음엔 약간 멍해졌다가 동공이 점차 확대되며 심장박동이 격렬하게 빨라졌다. “염… 염 선생님?” 이성과가 말한 혼자서 30여 명을 때려눕힌 남자가 그가 가장 존경하는 사람인 보안팀 부장 염구준이라니!! 게다가 염 선생님 옆에 있는 아름다운 여인은 손씨그룹의 실권자이자 청해시의 제일미녀인 손씨 아가씨였다. “이 망할 놈!” 순간, 계춘휘는 망설이지 않고 손을 들어 이성과의 뺨을 후려쳐 그를 바닥에 넘어뜨린 후 빠른 걸음으로 염구준 앞으로 달려가 90도로 허리를 굽혀 인사를 하며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염 선생님, 손 대표님. 저는 홍어르신의 수하 계춘휘라고 합니다. 정말 죄송합니다.” ‘뭐… 뭐라고?’ 뒤쪽에서 간신히 바닥에서 일어난 이성과와 가게 앞쪽의 중년 사장, 그리고 주위를 에워싸고 구경하는 많은 관광객들은 어안이 벙벙해서 눈앞의 장면을 바라보았다. 계춘휘까지 그들에게 허리를 굽혀 이렇게 공손하게 인사하다니. ‘염 선생님, 손 대표님이 대체 누군데?’ “홍 어르신께서 불행하게 목숨을 잃으신 후 크라운 노래방을 나한테 맡겼는데 나는 받아들이지 않았어.” 염구준은 담담하게 계춘휘를 바라보며 작은 소리로 입을 열었다. “홍 어르신의 따님 홍천기가 지금은 가을이 옆에서 비서로 일하고 있지만 경험이 충분히 쌓이면 크라운 노래방을 그녀에게 돌려줄 거야.” “내가 알고 싶은 건, 네가 손씨그룹에 의탁한 게 홍천기와 상관있는 일이야?” 그게 바로 계춘휘의 가장 큰 의지였다! “염 선생님!” 계춘휘는 여전히 몸을 굽힌 상태로 부끄러운 말투로 말했다. “홍 어르신께서 돌아가신 후부터 저희들은 우두머리가 없는 군룡이 된 느낌이에요. 그래서 천기 아가씨께서 염 선생님에게 의탁을 했기 때문에 저희도 자연스레 손씨가문의 일원이 되었다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그는 말을 하며 갑자기 몸을 돌려 뒤에 있는 이성과를 쳐다보며 격노한 표정을 지었다. “이성과, 이리 와! 염 선생님
상인과 결탁해서 강제적으로 매매를 진행하다니……. 계춘휘는 안색이 붉어지더니 고개를 돌려 붉은 눈으로 이성과를 째려보았다. 망할 자식! 계춘휘는 손씨그룹 산하에 이름을 걸고 춘휘여행사를 설립하고 예전의 부하들을 데리고 사업을 시작한 것이었다. 그는 작은 가이드가 그를 기만하고 이런 가증스러운 위법 행위를 할 줄은 몰랐다. 더 가증스러운 건 이 빌어먹을 나쁜 놈이 뜻밖에도 미움을 사서는 안 되는 염구준에게 강제로 물건을 판 것이었다. “춘휘여행사의 사장으로서 오늘 발생한 일은 제 책임입니다.” 계춘휘는 고개를 숙이고 두 손을 들어 자신의 뺨을 때리기 시작했다. 그리고 몸을 돌려 관광객들을 향해 미안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여러분, 저에게 한 번만 기회를 더 주신다면 내부를 정돈해서 가이드 교육을 제대로 시키겠습니다.” “그리고, 이성과가 인솔하는 여행단에게는 새로운 가이드를 바꿔드리고, 이번 여행에서 발생되는 모든 비용은 모두 춘휘여행사에서 책임지겠습니다. 여러분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끼친 것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드립니다. 부디 용서해 주세요!” 그는 말을 마치고 세 번 연속 허리를 굽혀 인사했다. ‘내부정리와 무료 관광, 그리고 진심 어린 사과… 이거면 됐어.’ “계 사장님, 사장님도 몰랐으니 죄가 없어요. 우리는 당신을 탓하지 않을 거예요.” 관광객들도 모두 이해하며 멀리서 소리쳤다. “우린 사장님의 이런 태도만 있으면 됩니다. 우리도 그냥 좀 놀랐을 뿐 아무런 손실도 없으니까요.” “그러게요, 가장 중요한 건 염 선생과 손 아가씨께 감사드려요. 두 분이 이번에 염풍도로 놀러 오지 않았으면 어떤 바가지를 쓸지 모를 테니까!” “아니지, 아직 한 가지 일이 남은 거 아니에요? 이성과는 어떻게 처리하는 거죠?” ‘이성과?’계춘휘는 주먹을 불끈 쥐고 이성과를 째려보며 살기가 가득한 목소리로 말했다. “이성과, 네가 말해봐. 회사 규정을 위반했을 뿐만 아니라 염 선생님과 손 아가씨까지 불쾌하게 했으니 어떻게 할 거야?” 이성과는
이성과는 마치 면죄를 받은 것처럼 손가을과 염구준을 향해 미친 듯이 울면서 절했다. “감사합니다. 전 반드시 지난날의 잘못을 철저히 고쳐 더 이상 이런 짓을 범하지 않겠습니다. 손 대표님, 정말 감사합니다.” “염 선생님, 손 대표님 감사합니다.” ‘가을이가 마음이 약해졌구나.’ 염구준은 고개를 끄덕이더니 손가을의 손을 잡고 낮은 목소리로 이성과에게 말했다. “오늘 일은 여기에서 끝낼 테니 꺼져!” 이성과는 감히 1초도 지체하지 못하고 다시 몇 번 절하고 일어나 떠났다. 그가 떠나자 주변에서 관광객들이 관호 하며 박수갈채를 보냈다. “염 선생님, 손 대표님의 인심과 인덕에 감사드립니다. 저희도 모두 진심으로 탄복합니다.” “맞아요. 두 분께 감사해야 해요.” “염 선생과 손 아가씨가 아니었다면 우리는 얼마나 많은 돈을 허비해야 했는지 모르죠. 섬의 가이드가 가게와 결탁해서 그렇게 많은 싸움꾼까지 찾았다니……” ‘싸움꾼?’ 염구준은 실눈으로 주위에 쓰러진 30여 명의 검은 옷을 입은 남자를 훑어보더니 계춘휘를 보며 물었다. “쟤들도 당신처럼 홍 어르신의 수하인가?” “아… 아니에요.” 계춘휘는 머리를 굴리더니 연신 고개를 저으며 재빨리 염구준의 곁으로 가서 중상을 입고 울부짖는 검은 옷을 입은 남자들을 보며 말했다. “저 사람들은 여행사와 상관없는 염풍도의 지역 깡패예요. 많은 여행사와 상인들이 결탁하려면 그들에게 돈을 납부해야 하는데, 저희 여행사에서도 매달에 적어도 1600만은 내야 해요. 그렇지 않으면 관관객들을 데리고 섬으로 올라오지 못하게 하니까요.” 염구준은 미간을 찌푸리며 웃음기가 가득한 눈빛으로 물었다. “지역 깡패?” “네, 맞아요.” 계춘휘의 목소리는 여전히 낮고 얼굴에 두려움이 가득했다. “그들 형님은 운종호라고 하는 사람인데, 무도 실력이 놀랍고 섬에서 위세를 떨치기 위해 많은 관광객들 앞에서 한 주먹으로 반 미터 이상의 화산암을 폭파시켰었죠.” “그의 진짜 이름은 염풍도에서 아무도 몰라요. 하지만 전
“염 선생님, 다시 생각해 보세요.” 계춘휘는 두려워서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운종호가 염풍도에 도사리고 있는 시간은 길지 않지만 수단이 악랄해서 눈 하나 깜빡하지 않고 사람을 죽일 수 있어요. 염 선생의 무력이 남보다 뛰어나서 왕년의 홍 어르신보다 약하진 않다는 것도 알고 있지만 운종호의 실력은 홍 어르신보다 훨씬 높아요. 게다가 염 선생이 방금 운종호의 사람을 건드려서 염 선생이 찾아가지 않아도 운종호는 틀림없이 가만히 있지 않을 것이에요. 전 염 선생님과 손 대표님이 얼른 염풍도를 떠나는 게 좋을 것 같아요. 그렇지 않으면…….” 계춘휘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염구준은 몸을 돌려 손가을의 손을 잡고 진영주와 함께 공공 주차장으로 성큼성큼 걸어갔다. “원래 계획대로 우리는 오늘 밤 염풍호텔에서 묵을 거니까 운종호가 보복하고 싶으면 오라고 해.” 당일 오후 6시, 염풍호텔. 이곳은 춘휘여행사의 고정 장소로서 국내에서 염풍도를 관광하려 온 관광객의 절대다수가 이곳에 입주하고 있었다. 염풍도가 개발한 지 두 달밖에 되지 않아 호텔건설 시간이 제한되어 있어서 규모가 기껏해야 3성급이었다. “드디어 푹 쉴 수 있겠어요.” 호텔 꼭대기 층은 계춘휘가 특별히 배치한 호화로운 스위트룸이었다. 진영주는 부드러운 큰 침대에 뛰어올라 뒹굴더니 창가로 달려가 바깥의 자연 풍경을 보며 쾌적한 표정을 지었다. “계춘휘가 우리 사람인 줄 알았으면 돈 쓰지 않아도 될 뻔했는데. 여행사에서 400만 원을 썼으니 언니가 결산해 줘.” 손가을은 염구준과 거실 소파에 앉아 진영주의 뒷모습을 보더니 마주 보고 웃었다. 사촌동생은 다 좋은데 하는 일이 좀 믿을 수 없었다. 손씨그룹 업무부를 통해서 연락할 수 있는 여행사가 그렇게 많은데 하필이면 계춘휘와 엮여서는…하지만 차라리 잘 된 것 같았다. 계춘휘가 주동적으로 보고하지 않았다면 염풍도의 일에 대해서 이렇게 투철하게 알지 못했을 거니까.이때 문 밖에서 노크하는 소리가 나더니 듣기 좋은 여자의 목소리가 들려왔다.“염
여 종업원의 얼굴색이 약간 변하더니 바로 정상으로 회복하고 미안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죄송합니다. 저희 호텔은 엄격한 규정이 있어서 절대로 손님의 음식을 먹을 수 없습니다. 그러니 양해 부탁드립니다.” 그녀는 말하면서 카트를 밀고 들어오려고 했다. “안 먹는 거예요? 아님 감히 먹지 못하는 거예요?” 염구준은 문 앞에 서서 웃는 듯한 표정으로 여 종업원을 바라보며 말했다. “내가 생각한 게 틀린 게 아니라면 이 요리에 뭔가 들어있겠죠? 독일까요 아니면 수면제일까요? 당신 연기는 괜찮은 편이였어요. 하지만 내진은 속일 수 없죠. 일반 종업원은 걸을 때 조금이라도 소리가 나거든요. 내 말이 틀렸어요?” ‘틀린 말은 아니지.’ 복도에 카펫이 있더라도 일반인의 발걸음 소리가 들리기 마련인데 눈앞의 여 종업원은 발자국소리가 거의 들리지 않았다. 그러니 내진이 있고 몸놀림이 강한 게 분명했다. ‘이렇게 강한 사람이 어떻게 호텔의 일반 종업원일 수가 있겠어?’ “염 선생님?” 여 종업원은 마음속으로 두려웠지만 여전히 인정하지 않고 가까스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염 선생님, 저는 당신이 대체 무슨 말을 하는지 모르겠어요. 식사가 배달되었으니 저는 이만 돌아가겠습니다, 교대해야 해서요.” 말을 마친 여 종업원은 몸을 돌려 떠나려 했다. “돌아가서 운종호에게 전해요.” 염구준은 여 종업원의 뒷모습을 보고 작은 소리로 말했다. “복수할 용기가 있으면 직접 오라고 해요. 이런 야비한 수법을 사용하지 말고. 당신은 명령대로 일하는 거니까 죽이진 않을 게요. 하지만 벌은 받아야 하겠죠?” 그는 말을 마치고 손을 가볍게 쥐었다. 탁 하는 소리와 함께 약 5미터 거리에 있는 여 종업원이 휘청대더니, 체내의 모든 내공이 경맥을 따라 세차게 흘러 온몸의 모공으로 쏟아져 나와 순식간에 깨끗하게 사라진 것 같았다. “당신……당신 내 내진을 없앴어?” 그녀는 자기도 모르게 몇 번 비틀거리더니 귀신을 본 눈빛으로 염구준을 보며 말했다. “당신 종사지상… 아
“게다가 쇄룡산맥의 진씨는 20년 전에 멸망했어요. 너무 많은 것을 바라지 마세요.”염구준은 모두의 망상을 단념시키고 거록 존주에 대해 말을 꺼내려 했다.그런데 뺨을 맞은 젊은 남자가 참지 못하고 격분하며 말했다.“용의 기운을 돌려주지 않으면 당신도 도둑놈이야. 세력을 믿고 약자를 괴롭히는 거라고!”이런 도덕적인 유괴를 능숙하게 사용하다니 처음은 아닌 것 같았다.염구준은 이해되지 않았다.“그렇다고 치자. 나를 어쩔 건데?”“너…”젊은 남자는 말문이 막혀 어떻게 해야 할지 몰랐다.염구준이 스스로 자신의 명성을 망가트릴 줄은 몰랐다.실력이 되지 않으니 무능한 분노만 남았다.옆에 젊은이들은 얕잡아 보이지 않으려고 끼어들었다.“흥, 그래도 체신이 있는 분인데 내가 나가서 당신이 저지른 악행들을 죄다 알릴 거예요.”“게다가 방금 대화를 전부 녹음했어요. 인터넷에 올리면 다들 당신을 공격할 거라고요.”도덕적인 유괴가 통하지 않자 사이버폭력을 내세웠다.수법이 아주 혁신적이었다.사이버폭력 앞에서 강력한 염구준도 함부로 맞서지 못했다.하지만 그 전에 소문을 퍼트린 사람은 해결할 수 있었다.“어르신, 이것이 진씨 가문의 뜻입니까?”염구준이 직설적으로 물었다.“당연히 아닙니다. 하지만 모든 사람은 본인 의지대로 행사할 권력이 있어요. 안 그렇습니까?”“아, 그럼 됐어요.”염구준은 더는 논쟁을 벌이지 않고 좋은 구경거리를 기다렸다.퍽! 퍽!갑자기 호찬이 움직이더니 젊은이들을 전부 바닥에 쓰러뜨렸다.그러나 거기서 그만둘 생각이 없었다.이러다가 사람을 죽일 것 같았다.염구준과 꽤 오랫동안 함께 있어서 그의 눈빛만 보아도 무엇을 원하는지 알 수 있었다.“염 선생님, 말이 통하지 않는다고 사람을 죽이는 겁니까?”진강은 똥줄이 탔다.전신지상 실력으로 감히 나서서 말리지 못했다.“하, 어르신 말처럼 호찬이 하는 일은 나랑 상관없어요. 진씨 가문을 멸망시켜도 호찬의 일이지 않나요?”염구준은 상대방이 말하는 도리로 따졌다.사람이 착하면
한창 시끄러울 때 염구준이 도착했다.“당신들이 진씨 가문이에요?”밖에서 소리를 들었을 때 열댓 명이 온 줄 알았는데 다섯 사람이 말하고 있었다.“당신이 염구준이에요? 왜 이제 왔어요?”젊은 남자가 일어서서 짜증스럽게 물었다.“그럼 내가 언제 와야 됩니까?”염구준이 되물었다.이것은 사정하는 것이 아니라 빚을 독촉하는 것 같았다.“당연히 우리가 왔을 때 바로 왔어야죠.”젊은 남자가 당당하게 말했다.“여기는 청해 손씨 그룹이에요. 당신들 집인 줄 아세요?”염구준이 의자를 끌어 앉으며 병신들을 보듯 쳐다보았다.이런 인간들은 먼저 기세를 꺽어야지 아니면 답이 없었다.“이게 손님을 대하는 태도입니까?”젊은 남자가 버럭 화를 냈다.“할 말이 없으면 가세요. 당신들과 시간 낭비하고 싶지 않아요. 그리고 손님은 아니죠.”염구준은 전혀 봐주지 않았다.“무례하구나. 당장 사과해.”촤아악!젊은 남자는 말이 떨어지기 바쁘게 뺨을 맞았다.하늘이 빙글빙글 도는 것 같았다.호찬의 소리가 들렸다.“감히 염 선생님한테 무례하게 굴다니 쳐 맞아야 정신 차리지.”뺨을 맞은 젊은 남자가 얌전해지자 나머지 사람들도 더는 말을 꺼내지 못했다.노인은 일이 틀어지자 속으로 안절부절했다.“염 선생, 좋게 얘기합시다. 후배들이 아직 철이 없어서 그래요.”이제 나서서 만회해 보려고 해도 이미 늦었다.염구준이 노인을 힐끗 쳐다봤다.“그쪽은 또 누구세요?”겁을 주려는 것이었다.그가 진짜 가지 않는다는 것을 알지만 참을 수밖에 없었다.이 나이가 되도록 아직도 가문에 처리할 일이 남아 있었다.“진강이라고 합니다. 방금 후배들이 무례를 범했으니 대신 사과할게요.”그제야 상대방은 자세를 낮췄다.염구준은 손을 흔들며 말했다.“요점만 말했으면 나도 덜렁이들과 신경전을 벌이지 않았어요.”‘덜렁이?’그 말에 젊은이들이 발끈하려다가 방금 일행이 뺨을 맞은 것이 떠올랐다.어쩔 수 없이 참아야 했다.진강은 그들이 일을 망칠까 봐 재빨리 나섰다.“염 선생님, 우리
“또 맞선다면 문씨 가문을 멸망시킬 수 있어.”염구준은 바로 무시했다.공격이 점점 더 맹렬해져서 초식마다 치명상을 날렸다.광풍이 몰아치는 것처럼 문수풍에게 공격을 퍼부었다.감히 가족을 인질로 협박하면서 허울 좋은 말을 하다니 죽음을 자초하는 것이나 다름없었다.문수풍은 문씨 가문을 의지하고 있지만 염구준에게 언급할 가치도 없었다.매서운 공격 앞에서 그는 마치 외줄타기에 오른 것처럼 겁에 지른 비명소리를 냈다.“안 돼. 나 죽으면…”하지만 말을 끝내기 전에 염구준이 심장에 일격을 가하여 목숨을 끊어버렸다.모든 것이 그렇게 쉬웠다.염구준은 주먹을 거두고 나머지 세 가문을 쳐다보았다.“싸우고 싶으면 지금 덤벼. 각자 찾아가서 공격할 때 기회를 주지 않았다고 불평하지 말고.”지금 염구준의 실력이라면 그들이 전부 달려들어도 두렵지 않았다.“염 선생, 무슨 말을 합니까? 우리는 평화를 추구하는 사람들이라 나설 리가 없습니다.”누군가 나서서 상황을 설명했다.방금 싸우는 것을 보고 염구준의 전력이 얼마나 공포스러운지 잘 알았다.그러니 모든 사람이 힘을 합쳐서 공격해도 상대가 될 것 같지 않았다.왜냐면 문수풍의 실력은 5대 은세가문에서 경지가 가장 높은데 어쩌지도 못하고 죽임을 당했기 때문이다.“싸우기 싫다면 문씨 가문 소재지를 알려줘.”염구준은 사전에 방비하려 했다.문씨 가문에서 정말 문수풍 말처럼 염구준의 가족을 겨냥한다면 가차 없이 멸망시킬 것이다.“문씨 가문은 여기 있습니다.”굳이 힘들게 조사할 필요 없이 누군가 나서서 위치를 알려줬다.며칠 사이에 문씨 가문의 반보천인은 두 명이 죽고 한 사람은 중상을 입었다.참담한 손해로 가문의 기반이 휘청거렸다.하지만 염구준이 염려했던 일은 발생하지 않았다.왜냐면 그가 나서기 전에 몇몇 은세가문에서 삼켜버렸기 때문이다.양육강식은 여전히 세상에서 살아남는 생존 법칙이었다.문수풍의 위협은 정말 우습기 그지없었다.아무리 10년을 머리를 굴려도 생각하지 못했을 것이다.동생 문수찬에 비해
용의 기운을 얻으려고 그를 포위하는 것은 괜찮지만 가족들을 건드린다면 선을 넘었다.“너희들이 내 가족들 습격했어?”염구준이 일행을 둘러보더니 마지막에 문수풍에게 시선을 고정했다.그가 협박하자마자 가족들이 습격을 당했기 때문이다.“맞아. 내가 부하들을 보냈다. 분개하지 마라. 내가 죽으면 문씨 가문에서 미친듯이 네 가문을 공격할 것이다.”문수풍은 두려워하지 않고 솔직하게 인정했다.그는 염구준이 함부로 공격하지 않는다고 믿었다.‘미친놈.’나머지 가주들이 속으로 욕을 했다.문수풍이 이런 짓을 벌이기 전에 그들과 상의하지 않은 것이 원망스러웠다.갑작스러운 습격에 그들까지 공범이 되어버렸다.염구준이 발광하는 모습이 얼마나 공포스러운지 도망친 부하에게서 들었었다.“당신들도 한패야?”염구준이 다른 가문을 쳐다봤다.“우리는 모르는 일입니다. 문수풍이 혼자서 벌인 일이에요. 우리는 용의 기운 때문에 오긴 했지만 그렇다고 싸울 생각은 없습니다.”한 사람이 나서서 설명했다.그러자 세 가문은 참여하지 않으려고 옆으로 물러났다.“겁쟁이들!”문수풍이 경멸하면서 욕했다.마지막에 와서 마음을 바꾸다니 정말 개탄할 일이었다“강호의 일은 강호 방식으로 해결하지. 당신은 선을 넘었어.”그때 염구준이 고함을 지르며 강력한 기운을 발사하더니 단번에 제이든을 왕구혼에게 던져버렸다.상대방의 위협은 그에게 쥐뿔도 통하지 않았다.문씨 가문이 엄청난 가문인 줄 착각하는 모양이었다.염구준이 몸을 번쩍 들어 곧바로 문수풍에게 돌진했다.“문씨 장병들! 나랑 같이 싸우자!”문수풍은 깜짝 놀라며 소리를 질렀다.염구준이 이렇게 나올 줄은 생각도 못했다.문씨 가문에 반보천인 세 명이 있었는데 한 명은 진씨 저택에서 죽고 한 사람은 임무로 파견 중이고 나머지는 문수풍이었다.1 대 1과 싸운다면 전혀 승산이 없었다.쿵!염구준은 돌진하면서 전신 경지 고수를 두 명 살해하고는 숨도 돌리지 않고 문수풍에게 달려들었다.분노의 필살기를 펼친 것이다.‘황금빛 기운? 용의 기
“돌려달라고? 그렇게 말한다면 용의 기운을 진씨 가문에 돌려줘야 규칙에 부합되지.”염구준은 이 사람들이 말한 규칙에 어처구니가 없었다.지금도 용의 기운을 포기하지 않은 것이다.그 당시 이들이 한 짓은 도둑놈이나 다름없는데 이제 와서 저들의 물건인 것처럼 당당하게 굴었다.이익 앞에서 모두 뻔뻔한 놈들이었다.“돌려주지 않겠다는 건가?”문수풍의 목소리가 싸늘해졌다.방금 염구준의 말투를 통해 자신들에게 도발한다는 것을 알아챘다.4대 가문은 속에서 열불이 났지만 감히 나서서 싸울 엄두가 나지 않았다.염구준의 실력은 그들도 꺼리게 만들었다.쿵!염구준이 몸을 흔들어 기운을 폭발시키면서 앞을 가로막은 사람들을 물리쳤다.“뭘 자꾸 물어? 내 말 뜻이 충분히 전달되지 않았나? 용의 기운은 내 몸에 있어. 원하면 실력으로 얘기해.”손에 넣은 보물을 다시 내놓는 법이 어디 있단 말인가.진씨 저택에서 대결은 초상비가 늦게 도착하여 염구준이 위험한 상황에 처했었다.그러니 목숨으로 용의 기운을 바꿨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염구준, 그럼 내 동생을 죽인 복수는 어떻게 갚아야 하냐?”문수풍이 매섭게 소리쳤다.문씨 가문에서 20명 넘는 정예병을 보냈는데 결국 3명이 돌아오고 반보천인 고수까지 잃어버려서 속에서 천불이 났다.아주 큰 손해를 본 것이다.문수풍의 말은 몇몇 가문을 끌어들여 함께 염구준을 상대하려는 뜻이었다.문씨 가문의 실력으로 그럴 용기가 없었기 때문이다.“웃겨. 그놈들이 나를 죽이려 해서 정당방위로 죽인 것인데 어떻게 갚겠다는 거야? 특히 문수찬은 나랑 손을 잡자면서 결국 배신했어. 죽어 마땅해.”염구준은 언성을 높이며 기운으로 문수풍을 제압했다.두 사람은 말이 통하지 않자 바로 일촉즉발의 상황에 처했다.염구준은 두렵지 않았다.이곳은 청해, 그의 영역이니 외부인을 두려워할 필요가 없었다.기세로 제압하자 왕구혼이 다급하게 나서서 말렸다.“두 분, 여기까지 하고 나중에 다시 상의합시다.”염구준은 그가 초대한 것인데 정말 싸운다면
실은 5대 은세가문에서 이미 청해에 도착했었다. 다만 각자 움직여서 연락하지 않았을 뿐, 왕구혼이 움직였을 때 네 가문에서 손을 잡은 것이었다.“썩을 놈들, 우리 왕씨 가문이 안중에도 없어?”왕구혼이 버럭 화를 내며 일어섰다.그러면서 염구준의 눈치를 살폈다.저들은 왕씨 가문을 찾으러 왔지 염구준을 찾아온 것은 아니었다.그러니 염구준이 나서서 왕씨 가문을 도울 필요가 없었다.그는 밥을 먹고 갈 생각이었다.“가자. 뭐 하러 왔는지 봐야겠다.”왕구혼은 시선을 돌리며 나지막하게 말했다.염구준이 움직이지 않자 그의 의도를 알고 강요하지 않았다.쿵!왕구혼이 자리에서 일어나자 한 그림자가 집안으로 날아들어오더니 쿵 하며 벽에 부딪쳤다.왕씨 부하들이 당하고 있었다.왕구혼이 말하기 전에 인파에서 한 노인이 나서며 꾸짖었다.“왕 가주님, 단독으로 염구준을 만나다니 우리를 배신하는 겁니까?”다섯 가문에서 각자 속셈이 있지만 지금은 동맹을 맺은 사이였다.그러니 이 일을 쉽게 넘어갈 수 없었다.왕구혼은 피식 웃으면서 되물었다.“그냥 밥을 먹고 있었는데 이게 배신하는 겁니까? 당신들이 우리 애들을 해친 것은 어떻게 설명할 겁니까?”방금 얻어맞은 왕씨네 부하는 생사도 알지 못한 채 아직도 벽에 걸려 있었다.각자 한마디 하면서 시비를 가리지 못했다.그러나 목적은 모두 용의 기운이었다.쌍방이 싸울 때 염구준이 일어서서 제이든을 보았다.“배불렀어? 여기 너무 시끄러워서 오래 있으면 안 되겠다.”“배불렀어요.”제이든은 화약 냄새가 풍기는 현장에서 빨리 떠나고 싶었다.전에 건방진 소리를 하면서 도전장을 던지더니 연속 패배를 하자 이제 많이 고분고분해졌다.“가자.”염구준은 제이든의 손을 잡고 입구로 향하면서 왕구혼에게 말했다.“왕 가주님, 환대에 감사했습니다.”상대방이 예의를 갖춰 대했으니 그도 예의 바르게 대했다.왕구혼이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다.“마음에 드셨다니 다행이군요. 시간이 되면 제가 직접 만나러 가겠습니다.”이번 만남으로 상대
“하하하, 내가 뜬금없었군요.”왕구혼은 낚시를 거두며 사과를 표했다.초대장도 없이 여기로 사람을 부른 것은 확실히 적절하지 않은 처사였다.하지만 이미 온 이상 염구준은 그런 세세한 것에 신경 쓰지 않고 오히려 재촉했다.“할 말 있으면 하세요. 시간이 별로 없어서요. 게다가 여기 호수에 물고기도 없잖아요.”‘물고기가 없다고?’그제야 왕구혼은 떨떠름한 표정을 지었다.반나절이나 낚시를 했는데 괜한 짓을 한 것이 되었다.“흠흠, 나도 알아요. 그냥 시간을 때우려고 낚시하는 겁니다.”그는 체면을 위해 어색한 분위기를 만회하려고 염구준을 초대한 이유를 말했다.“듣자니 진씨 저택에서 내 동생을 죽였다던데 사실입니까? 어찌 됐든, 우리 왕씨 가문의 대장로이니 설명을 해 주셨으면 합니다.”‘죄를 묻는 건가? 아니야. 그런 것도 같지 않아.’염구준은 상대방의 언행을 보고 어리둥절했다.“그날, 다섯 반보천인이 저를 죽이려고 했는데 그들 수법을 간파하는 사이에 네 명이나 도망갔어요. 어르신 동생은 치매인지 반응이 조금 느려서 제 검에 죽은 겁니다.”전부 사실이었다.왕구혼은 그 말을 듣고 하얀 수염을 쓰다듬더니 애써 웃었다.“그때 상황을 설명해 줘서 고마워요. 나도 집에 돌아가서 설명할 수 있겠어요.”그제야 염구준은 반응했다.상대방은 어떻게 된 일인지 설명만 요구할 뿐 복수할 뜻은 없었다.모든 은세가문의 내부는 워낙 깊었다.“이제 얘기 끝났으면 이만 갈게요.”염구준은 일어섰다.별것도 아닌 일 때문에 이곳까지 불러서 애먼 시간만 낭비했다.“잠시만요. 용의 기운에 대해 더 얘기하고 싶어요. 가격을 부르면 얼마든지 드릴게요.”왕구혼이 재빨리 부른 목적을 얘기했다.진씨 저택에서 다섯 반보천인이 요절했으니 혼자서 감히 덤비지 못했다.염구준의 실력은 다섯 가문의 간담을 서늘하게 했다.“팔지 않습니다. 이것은 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보물이에요.”염구준은 상의할 여지도 주지 않고 단호하게 대답했다.게다가 용의 기운은 이미 손가을의 체내에 주입했다
“용하의 무술인들은 모두 강해요?”말투가 전처럼 건방지지 않고 공손했다.권법을 배워서 용하에 오면 한바탕 자랑하려고 했는데 오히려 망신을 당했다.그것도 두 번씩이나.“다는 아니야. 하지만 너를 바닥에 짓누를 사람들은 많지.”염구준이 웃으면서 대답했다.용하의 자손이라면 조상들이 남긴 것에 경외해야 한다.“그래요. 앞으로 함부로 덤비지 말아야겠어요.”제이든은 고개를 끄덕였지만 속으로 부끄러웠다.어린 녀석이 잘못을 인정하자 염구준이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그들이 호텔에서 나왔을 때 누군가 다가오며 공손하게 말했다.“염 선생님, 저희 주인님께서 뵙자고 하시는데 저랑 같이 가줄 수 있습니까?”그런데 이런 사람은 한 번도 본 적이 없었다.“그쪽 주인은 누굽니까?”염구준이 힐끗 보면서 상대방의 속내를 떠봤다.“은세가문의 왕씨 가주 왕구혼입니다. 진심으로 염 선생님을 모십니다.”남자는 가문을 자랑스럽게 말하면서도 공손한 태도를 보였다.이런 신사는 완벽하게 합격이었다.“왕씨 가문? 앞장서세요.”전에 접촉한 적이 없어서 한번 만나보고 싶었다.올 것은 언젠가 오기 마련이다.그러다 진씨 저택에서 그의 검에 죽은 재수없는 놈도 왕 씨라는 것이 떠올랐다.청해시 외곽의 어느 산, 이곳은 풍경이 아름다워 인위적으로 장원으로 개발하였다.그 덕에 찾아오는 여행객들의 발길이 끊기지 않았다.하지만 오늘은 유난히 조용했다.끼익!차 두 대가 멈추자 염구준이 제이든을 데리고 차에서 내렸다.신사가 빠른 걸음으로 달려와 앞을 가리키며 말했다.“가주님이 저기 안에서 기다리고 계십니다.”“알겠어요.”염구준은 고개를 끄덕이며 느리지도 그렇다고 빠르지도 않게 뒤를 따랐다.장원 내부와 호숫가에 수양버들이 축 늘어져서 경치가 유난히 아름다웠다.한 노인이 대나무로 낚시를 하고 있었다.눈꺼풀이 쳐져 눈동자를 가리고 있어 자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가주님, 염 선생님을 모셔왔습니다.”수양버들이 흔들거리면서 한 그림자가 뛰쳐나와 노인의 앞에 무릎을 꿇었다.“알
“위천인은 들어봤지만 극한 반보천인은 처음이야. 어떤 건지 설명해 봐.”염구준은 새로운 경지에 대해 흥미가 생겼다.옆에 있던 제이든은 두 사람의 대화가 이해되지 않아 멍한 표정을 지었다.그의 세계에는 종사 경지가 이미 대단한 고수였다.예를 들면 그의 사부가 종사 경지였다.반보천인이라는 말은 아예 들어보지도 못했다.고대영이 고개를 끄덕이더니 차를 한 모금 마시고 이야기를 시작했다.“극한 반보천인의 중점은 ‘극한’에 있어. 즉 각 방면에 반보천인의 극치에 도달했다는 것을 설명하지. 그리고 네가 손에 넣은 용의 기운으로 기운을 연마하면 점점 순수해지거든. 그래서 특별히 알리러 온 거야.”…고대영은 본인이 알고 있는 것을 전부 말했다.한마디로 말할 수 없는 정도로 정보량이 많았다.솔직히 염구준이 그 기운을 낭비하는 것을 바라지 않는 마음에서 주구장창 늘어놓은 것이었다.이렇게 귀한 물건은 아무 곳에서나 얻을 수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하지만 염구준이 이미 사용한 이상 도로 내놓지 않을 것이다.“극한 반보천인은 얼마나 강하지?”염구준이 궁금해서 물었다.“전설에 의하면 천인을 죽일 수 있다고 했어.”고대영은 엄숙하게 검지로 하늘을 가리키더니 이내 해맑게 웃었다.“물론 다 전설일 뿐이야. 실제로 기록되지는 않았어.”극한 반보천인이든 천인이든 직접 눈으로 확인하지 않았으니 싸우는 것은 생각조차 하지 않았다.“그건 좀 과장이라 생각해.”염구준이 본인 생각을 말했다.천인 경지와 싸운 것은 한 순간이었지만 그 힘은 이해할 수 없을 정도로 강했다.하지만 극한 반보천인이 되는 조건은 극히 까다로워서 현실적이지 않았다.“비록 전설이라고 하지만 네 손에 용의 기운이 있으니 기운을 순수의 극치로 연마할 수 있을지 시도해 보는 것도 나쁘지 않아.”손대영이 권고했다.두 사람은 한 편이라서 염구준의 실력이 강해지면 그에게 큰 도움이 될 것이다.“거록 존주를 잡고 다시 얘기하자.”염구준이 핑계를 댔다.그래도 속으로는 은근 기뻤다.용의 기운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