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도광산 제9광구에서 새롭게 고순도의 흑연광을 발견했다. 즉시 구매팀을 파견해 항도광산 업무팀과 연락해 대량으로 광산을 구입해 군부의 고정밀 칩 생산에 쓴다.]받는 이, 전신전 후방 근무 총책임자 현무 전존!문자를 보낸 염구준은 전화를 끄고 환기창을 통해 멀리 청원시를 바라보며 웃음을 보였다.‘항도광산의 판로를 끊겠다고? 이게 우씨 가문의 수작이야?아쉽지만 너희들이 꿈에서도 생각지 못한 일이 있어. 너희 앞에 서있는 나는 누구나 건드릴 수 있는 만만한 데릴사위가 아니라 진정한 고수지. 바로 세상에 둘도 없는 전신전 전주라고!’...시간은 빠르게 흘러갔다.서북광업업동맹이 설립된 후 항도광산에 대한 봉쇄는 점점 심각해졌다. 심지어 평정시에 광물 운송 차량도 눈에 보이는 속도로 급격히 줄어들었다.절정기때는 매일 평정시를 지나는 운송 차량이 거의 만대가 넘었지만 지금은 20대도 채 되지 않았다. 그야말로 엄청난 차이다!“하하!”청원시 우씨광업그룹, 우경은 회전의자에 앉아 부하들이 전해준 정보를 들으며 미친 듯이웃었다.“염구준이 실력자라며? 손가을도 잘난 척하더니 지금은 어떻게 됐어?”“그들 광산 재고는 넘쳐나고 매출은 폭락했지. 자금줄이 끊겨서 손씨 그룹에서 그 구멍을 메꿔준다지!”“시간이 지날수록 손해는 커질 거야. 손씨 그룹에서 언제까지 버티겠어? 일주일도 안 돼서 흑연광을 내놓을 게 분명해!”그는 득의양양했다.우씨 가문이야말로 서북의 영원한 패자라는 걸 증명했다. 아무리 청해를 손에 넣은 손씨그룹이라도 보건 제품과 화장품 업계에서만 두각을 나타낸 정도다. 광산업에서는 절대 우씨 가문을 넘어서지 못한다!“큰일났어!”우경이 축하연을 열려고 할 때, 누군가 밖에서 사무실 문을 밀고 들어왔다. 발을 절룩거리는 만동이 당황한 얼굴을 하며 말했다.“방금 들은 소식인데 항도광산을 찾는 새로운 고객이 나타났대!”“업무팀들이 직접 만나서 얘기를 했는데 그 자리에서 이백만 톤이 넘는 오더를 내렸다나...게다가 흑연광 채굴도 시작했대. 그 새로운
우씨그룹 업무팀, 매니저부터 보통 사원까지 모두 100명이 넘는 사람이 20여 대의 차를 몰고 청원시에서 출발해 평정시로 달려갔다.“처남?”만동과 우경은 방탄 벤츠의 뒷좌석에 앉아 긴장한 얼굴을 하고 있었다.“우리 지금 왜 평정시로 가는 거야? 이렇게 큰 고객을 낚았으니 염구준이랑 손가을이 얼마나 득의양양해하겠어? 지금 가서 무슨 망신을 당하려고?”염구준과 손가을, 너무 일찍 득의양양해하는 거야!“하늘이 높고 땅이 넓어도 서북에서는 우리 우씨 가문이 제일 커!”우경은 담배에 불을 붙이고 평정시 방향을 노려봤다. 그의 눈은 독기가 차올랐다.“큰 고객? 그래, 크면 클수록 좋은 거지!”“고객이면 광석을 사러 온 거지. 우리 우씨 가문에 넘쳐나는 게 광석이다!”“염구준이랑 손가을이 창고에 쌓아둔 광석을 파는 건 쉽지 않을 거야! 우리가 그 고객 빼앗으면 되니까!”평정시, 항도광산 제9광구.웅성웅성!최근 3일간 광부들은 근심이 많았다. 창고에 쌓이는 광석은 날이 갈수록 많아지는데 항도광산과 사업을 중단한다는 소식은 끊이지 않았기 때문이다.월급날이 아직 남아있지만 그렇다고 월급날에 예정대로 월급을 받을 수 있다는 보증도 없었다. 비록 손씨 그룹이 뒷받침하고 있지만 본사에서 이 구멍을 메꿔줄지 말지도 모르는 일이다.장기적이고 안정적인 사업관계는 하루 이틀 만에 이뤄지는 게 아니다. 예전에도 손해를 보는 광업 기업들이 있었는데 모두 헐값에 기업을 팔아버렸고 광부들은 오랫동안 공백기를 맞이해야 했다.지금 상황에서 가장 좋은 해결책은 작업을 멈추고 월급 지급을 늦추는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손해는 점점 커질 것이고 나중에는 이 광구도 손해를 보며 팔아야 한다!하지만 모든 사람이 예상치 못한 일이 벌어졌다. 이 상황은 오직 3일 지속됐다.3일 만에 모든 게 끝이 났다! 4일째 되는 날 오후 2시 신비로운 고객이 나타나 보지도 못했던 초대형 운송기를 몰고 와서 수천 톤의 광석을 날라갔다. 창고에 쌓여있던 광석은 빠르게 줄어들었다.광석 판매가 정상
임영철은 깜짝 놀라더니 고개를 돌려 멀리 항도광산 빌딩을 바라봤다. 그의 눈에는 전에 없던 존경이 가득했다.참으로 염 부장답다!밀린 월급을 해결한 후 그는 염구준을 볼 기회가 많지 않았다. 염구준의 실력이 강하고 무예가 높은 줄만 알았는데 이제 보니 인맥도 놀라웠다. 보안이 필요한 기업이랑도 연락하고 있었다니!“아, 죄송합니다. 제가 잠깐 다른 데 정신이 팔렸습니다!”잠시 다른 생각을 하다 임영철은 바로 고개를 돌려 진휘에게 사과했다. “진 선생님, 잠깐만요. 바로 등록...”“등록? 등록은 무슨!”임영철이 몸을 돌리려던 순간, 비웃음 소리가 들려왔다. 광구 입구에서 누군가가 소리쳤다.“너희들 주제에 판을 갈아엎겠다고? 정말 염구준이 못 하는 게 없는 줄 아나 보지?”“내가 알려줄게, 염구준, 손가을, 심지어 발 절룩대는 손태석이 와도 절대 광석을 팔 수 없을 거야!”쏴쏴쏴!광부들이 자연스레 고개를 돌려 멀리 입구에 서 있는 두 중년 남자를 바라봤다. 그들은 모두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우씨 가문의 사람이다!한 명은 뚱뚱하고 다른 한 명은 날씬했다. 한 명은 정장을 입었고 다른 사람은 얼굴에 붕대를 감고 있었다. 그의 얼굴에는 아직 멍이 나 있었다. 그들은 바로 우씨 가문의 큰 도련님 우경과 데릴사위 만동이었다!“개자식!”만동은 욕설을 퍼부으며 임영철과 광부들을 향해 침을 뱉었다. 그는 거들먹거리며 진휘 앞으로 다가가 웃으며 말했다.“이보세요. 그쪽이 염구준과 손을 잡고 흑연광을 사려는 거요?”“흑연광은 우리 우씨 가문에도 있는데 우리를 찾지 그래요!”그는 말을 하며 뒤에 있는 우경과 영업팀 차대를 가리켰다. 그가 자랑스럽게 말했다.“저 사람이 내 처남, 우씨 가문의 도련님이요. 우씨 가문의 모든 광산은 내 처남이 결정하거든!”“저기 봤어요? 저기 사람들이 모두 우리 가문의 영업팀이죠. 협업 문서는 이미 차에 준비해 뒀으니 언제든 계약서 사인이 가능하다는 뜻이에요!”무슨 우씨 가문?주군과 주모의 이름을 부르다니, 살기 싫은
우씨 가문의 어르신이 멀리 앞을 내다보고 집안을 이끌고 서북으로 갔다. 온 재산을 털어 2대에 걸쳐 고생한 끝에 마침내 서북에서 으뜸가는 가문이 되었다.하지만 우씨 가문 어르신의 소원은 다시 북방으로 돌아가 일류명문이 되어 10대 명문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것이다!“북방 세력이 크게 변해 판이 바뀌면서 정씨 가문이 4대 세가에 이름을 올렸다. 그래서 어르신이 암암리에 정소룡에게 충성을 맹세했다...”우경은 얼굴빛이 변했다. 그는 고개를 숙이고 만동 곁으로 걸어가 낮은 소리로 말했다. “이 일은 철저하게 비밀을 유지해 나도 어르신한테서 들었는데, 염구준이 어떻게 이 일을 알아?”정말 믿기 힘든 일이다!“염구준!”만동은 우경처럼 복잡하게 생각하지 않고 염구준을 노려보며 흉악한 표정을 지었다.“우리랑 정씨 가문의 관계를 알았는데 감히 우리더러 꺼지라고 하다니!”“오늘 난 혼자가 아니야! 내 곁에 있는 이 사람이...어, 아까 네 입으로 말했잖아? 그 사람이 바로 내 처남, 우씨 가문의 큰 도련님 우경이야!”만동, 참 어리석은 녀석이구나...염구준은 우스워하며 만동을 향해 고개를 저었다. “나도 안다. 우씨 가문의 큰 도련님이 뭐 어때서?”“아는 사람이 아직 무릎도 안 꿇고 뭐 하는 거야?”만동은 가슴을 쫙 펴고 미친 듯이 소리쳤다. “사실대로 말해줄게. 우리 가문이 바로 서북 광업 패자야. 방금 설립된 서북광업동맹의 맹주가 바로 내 처남이라고!”“그리고 북방 4대 명문인 정씨 가문이 바로 우리 백이다! 우씨 가문을 건드리는 건 바로 정씨 가문이랑 적이 된다는 뜻이야. 4대 명문의 적이 되는 거라고!”“지금의 4대 명문은 아주 단결하지. 영광과 실패를 같이 하는 사이야. 4대 명문을 건드렸다가는 네 목숨이 10개라도 부족해. 그러니 당장 무릎 꿇고 용서를 빌어. 내가 처남한테 잘 말해서 네 목숨 하나는 살려줄 수 있어!”염구준은 더 이상 참지 못하고 웃어버렸다!북방 세력의 판이 바뀐 후 북방의 상황은 완전히 달라졌다. 정소룡이 충성을
참아야 하는 일이 있듯이 참으면 안 되는 일도 있다. 몇 분도 안 되는 사이에 그들의 체면은 광부들 앞에서 바닥에 떨어지고 말았다. 당당했던 우씨 가문 도련님의 명성은 대서북에 자자하였고 이러한 굴욕을 당해본 적이 없었다.“용기가 있으면 여기에서 나를 기다려!”우경은 갑자기 손을 들더니 염구준의 얼굴을 가리키며 목소리에는 지독한 원한이 묻혀있었다. “두고봐! 너의 염씨가 센지 아니면 우리 우씨가 더 강대한지! 오늘은 네가 죽지 않으면 내가 죽을 테니까!”말하고 나서 만동을 데리고 기세등등하게 차대로 돌아가더니 자동차의 울부짖는 엔진소리와 함께 청원시 방향으로 질주하였다. “염 부장님!”차대가 사라지고 나서야 임영철은 한 무리의 광부 중에서 황급히 달려 나오더니 저도 모르게 떨리는 목소리로 “어찌 우경을 건드리셨습니까? 그들 우씨가문은 대서북 본지 방의 악질 불량배들입니다! 정말로 지독하기 그지없는 놈들입니다!”“빨리 몸을 피하시지요! 염 부장님과 손 대표님이 빨리 몸을 피하셔야 합니다. 우경은 반드시 돌아가 사람들을 끌어모을 것입니다. 지금 도망가기에는 아직 시간이 있습니다. 우경이 사람들을 데리고 오고 나면 도망가려고 해도 불가능할 겁니다!”도망?이는 임영철 한 사람만의 생각은 아니었다. “염 부장님, 이번엔 큰 사고를 쳤습니다!”임영철의 말이 끝나기 바쁘게 광부들은 우르르 몰려오더니 낯빛은 걱정과 조급함이 넘쳐났다. “염 부장님, 저희는 부장님이 싸움 잘하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두 주먹으로 어찌 네 손을 대적할 수 있겠습니까? 아무리 강해도 많은 사람을 상대하기에는 무리입니다!”“주호연이 사장으로 있을 때 말하는 걸 들었거든요! 우씨가문에 여러 명의 무도 공양 자가 있는데 그중에서 가장 사람은 화연종사급이라고 했습니다!”“저희는 비록 화연종사가 무슨 의미인지는 모르지만, 주호연의 말로는 이런 사람은 한주먹만으로도 바위를 부숴버릴 수 있고 반 미터에 달하는 철판도 뚫어버릴 수 있다고 하였어요!”화연종사가 강하다는 말인가?
비천한 광부들앞에서 체면을 잃었으니 자신을 죽이는것보다도 힘들었다. 염구준과 자기 얼굴에 뺨을 날린 남자는 반드시 죽여야 했고 그 광부들마저 한명도 살려두고 싶지 않았다. “응?”이때 청원시 우씨정원, 우씨 가문 가주 우원도는 정원의 구식 팔걸이의자에 누워있었는데 손에는 플라스틱 휴대폰을 들고 있었으며 혼탁한 두 눈에는 그 어떤 흔들림이 없었다. “경아, 급해 하지 말고 천천히 말해. 이 할배는 당연히 너의 편이야!”그는 우씨 가문의 버팀목이고 마음가짐은 산처럼 무게 있고 희노를 얼굴에 나타내지 않는다. 우씨 가문의 친가족들만 알고 있는 사실은 어르신이 침착할수록 마음속의 분노는 더욱 놀라우며 그는 유일한 손자에 대해서도 더없이 총애하였는데 친아들보다 더 아꼈다. “어르신, 제가 사람한테 맞았어요!”우경의 목소리는 쉬었고 분노의 불길은 불타고 있었다. “조금 전에 항도 광산 제9광구에서 손씨그룹의 데릴사위 염구준이…”조금 전에 발생한 일들을 낱낱이 말하고 나서 미친 듯이 소리 질렀다.“어르신, 저는 염구준을 죽여야만 하겠어요! 그더러 피의 대가를 치르도록 해야겠어요!”“우씨 가문을 욕보게 하여서는 안 됩니다! 저희야말로 대서북의 주인입니다! 저희는 정씨가문이 뒤를 봐주고 있기에 언젠가는 북방으로 돌아가야 합니다! 지금은 저희가 대서북에서의 가장 중요한 시기이니 반드시 항도 광산의 흑연광을 빼앗아 와야 합니다!”정씨가문…우원도는 몸을 일으켜 천천히 의자에 앉더니 우경이 말한 내용의 정보를 자세히 되새기더니 눈을 가늘게 뜨고 “경아, 네가 방금 말하기를 그가 북방의 국세에 대해서 아주 잘 알고 있으며 정씨가문에 대해서도 매우 익숙하다고 하였더냐?”“그리고 … 그가 염씨라고?”염씨? 이게 무슨 관련이 있다는 말인가?방탄 벤치리무진안에 우경은 이를 악물고 발광하듯 “어르신, 그의 성이 무엇이든 오늘은 반드시 그를 없애버려야 합니다! 저는 이 치욕을 삼킬 수 없습니다! 그가 때린 것은 제 얼굴이 아니라 저희 우씨 가문의 얼굴입니다!”우원도는
…같은 시각.“정 가주님!”우씨 정원에서 우원도는 구식 휴대전화를 들고서 정소룡에게 전화를 걸었다. 주름살이 가득한 얼굴에는 공경함이 물씬했다. “노부가 송구스럽게 폐를 끼치게 되었습니다. 정 가주님의 양해를 구합니다. 대서북측에 작은 일이 발생하여 확인차 정 가주님께 문의드리려고 연락드렸습니다.”작은 일?수천 킬로미터 밖, 북방 정씨가문, 정소룡은 정원별장의 객실 소파에 앉아서 우원도의 보고를 듣더니 갑자기 미간을 찌푸렸다. '용건이 없으면 삼보전에 오르지 않는다'라고 작은 일땜에 전화할 우원도가 아니었다.우씨가문이 정씨가문에 충성을 맹세한 후로부터 이제 며칠이 지났던가? 우원도가 이 나이에 어떤 일을 경험하지 못했겠는가? 확인차 전화하다니?입으로는 ‘작은 일’이라지만 사실 우씨 가문의 생사와 관련되는 큰일일 것이다. “말씀하세요!”정소룡의 찌푸렸던 미간은 천천히 펼쳐졌고 자신감이 넘치는 웃음을 지었다. “큰일이든 작은 일이든 위법과 범죄가 아니라면 저희 정씨가문은 당연히 나서줄 거예요!”“저희 정씨가문이 힘이 부족하다면 기타 3대 명문도 있고 위에 계시는 염 보스가 계십니다. 누구든지 의심할 수 있지만 염 보스는 영원히 믿어도 됩니다.”“우리 용하국에서 심지어 세계 곳곳에서 염 보스가 할 수 없는 일이 없습니다!”염 보스…도 염씨다!“정 가주님!”우원도의 마음은 철렁 내려앉더니 탐색하듯 “노부가 감히 부탁드립니다. 정 가주님께서 혹시 이 염 보스의 신분과 4대 명문 중의 염씨 가문사이의 관계에 대해서 설명해줄수 있으신지요?”‘우씨 가주의 능력은 클지 모르겠으나 호기심은 하늘을 찌르네..’정소룡은 고개를 저으며 웃더니 목소리는 점차 엄숙해졌다. “당신 우씨 가문은 우리 정씨가문에 귀속을 맹세하였으니 당연히 염 보스의 휘하에 속해있는 거예요. 명확히 알려줄 거니까 기억해 둬요. 염 보스의 신분은 반드시 엄격하게 비밀로 간주하고 그 누구한테도 노출하여서는 안 돼요.”우원도의 마음은 졸여졌고 휴대폰을 잡고 연신 고개를 끄덕이었다.
우원도는 울고 싶은 심정이었다. “정 가주님, 이번엔 반드시 우씨가문을 구해주시길 바랍니다!”그는 부들부들 떨면서 휴대전화를 잡고 있었는데 목소리에는 울음이 섞여 있었고 70세에 달한 이 노인의 얼굴은 새하얗게 질렸다. “바로 방금 전에…”우경이 염구준에게 미움을 산 사실을 낱낱이 말하더니 통곡하면서 “정 가주님, 모두 저의 그 손자 녀석 잘못입니다. 어른을 알아보지 못하고 염 보스에게 덤볐으니…”“만약에라도 염 보스께서 탓하시면… 정 가주님은 염 보스님 앞에 인기 있는 사람이니 오직 정 가주님만이 저희 우씨 가문을 구원할 수가 있습니다. 노부가 여기에서 절을 올리겠습니다.”말하면서 무릎을 꿇더니 휴대전화를 향하여 ‘쾅쾅’ 머리를 조아렸고 이마에는 삽시간에 피로 물들었다. “젠장, 젠장!”정씨가문의 객실에서 정소룡은 휴대전화를 꼭 잡고 이를 부드득부드득 갈았다. 얼어 죽을! 우씨가문은 정씨가문에 종속하고 있어 그는 며칠 전에야 이 소식을 염구준에게 보고드렸었다. 그 당시 전화로 보고드릴 때 염구준은 단지 담담하게 웃더니 아무런 태도도 표시하지 않았었다. 지금 보면 염 보스는 정씨가문의 체면을 봐서 우씨가문을 제거하지 않은 것이었다. 결과적으로는 우씨가문은 신중하게 처사하지 않았을뿐더러 반대로 한술 더 떠서 염구준을 다시 한번 건드렸다. “우원도, 너희 우씨가문은 자기 무덤을 판 거야!”정소룡은 생각할수록 화가 났고 다섯 손가락으로 휴대폰을 부숴버릴 것만 같아 또박또박 말했다. “염 보스가 어떤 신분인지도 모르고 당신 손자가 한번도 모자라 몇 번이고 되풀이하며 염 보스를 괴롭혀? 그리고 지금 나더러 당신 우씨가문을 대신하여 나서서 말하라고?”“꿈 깨!”“당신 우씨가문을 지키려면 그에 맞는 성의를 보여줘야지! 직접 염 보스께 사죄하고 염 보스께서 너그럽게 용서하시기를 빌어야지! 그 외에는 아무런 방법도 없어!”말하고 나서 ‘팍’하는 소리와 함께 휴대전화를 끊어버렸다. 성의를 보여주고 직접 사죄하라…우씨가문 정원의 앞마당에 우원도는
“돌려달라고? 그렇게 말한다면 용의 기운을 진씨 가문에 돌려줘야 규칙에 부합되지.”염구준은 이 사람들이 말한 규칙에 어처구니가 없었다.지금도 용의 기운을 포기하지 않은 것이다.그 당시 이들이 한 짓은 도둑놈이나 다름없는데 이제 와서 저들의 물건인 것처럼 당당하게 굴었다.이익 앞에서 모두 뻔뻔한 놈들이었다.“돌려주지 않겠다는 건가?”문수풍의 목소리가 싸늘해졌다.방금 염구준의 말투를 통해 자신들에게 도발한다는 것을 알아챘다.4대 가문은 속에서 열불이 났지만 감히 나서서 싸울 엄두가 나지 않았다.염구준의 실력은 그들도 꺼리게 만들었다.쿵!염구준이 몸을 흔들어 기운을 폭발시키면서 앞을 가로막은 사람들을 물리쳤다.“뭘 자꾸 물어? 내 말 뜻이 충분히 전달되지 않았나? 용의 기운은 내 몸에 있어. 원하면 실력으로 얘기해.”손에 넣은 보물을 다시 내놓는 법이 어디 있단 말인가.진씨 저택에서 대결은 초상비가 늦게 도착하여 염구준이 위험한 상황에 처했었다.그러니 목숨으로 용의 기운을 바꿨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염구준, 그럼 내 동생을 죽인 복수는 어떻게 갚아야 하냐?”문수풍이 매섭게 소리쳤다.문씨 가문에서 20명 넘는 정예병을 보냈는데 결국 3명이 돌아오고 반보천인 고수까지 잃어버려서 속에서 천불이 났다.아주 큰 손해를 본 것이다.문수풍의 말은 몇몇 가문을 끌어들여 함께 염구준을 상대하려는 뜻이었다.문씨 가문의 실력으로 그럴 용기가 없었기 때문이다.“웃겨. 그놈들이 나를 죽이려 해서 정당방위로 죽인 것인데 어떻게 갚겠다는 거야? 특히 문수찬은 나랑 손을 잡자면서 결국 배신했어. 죽어 마땅해.”염구준은 언성을 높이며 기운으로 문수풍을 제압했다.두 사람은 말이 통하지 않자 바로 일촉즉발의 상황에 처했다.염구준은 두렵지 않았다.이곳은 청해, 그의 영역이니 외부인을 두려워할 필요가 없었다.기세로 제압하자 왕구혼이 다급하게 나서서 말렸다.“두 분, 여기까지 하고 나중에 다시 상의합시다.”염구준은 그가 초대한 것인데 정말 싸운다면
실은 5대 은세가문에서 이미 청해에 도착했었다. 다만 각자 움직여서 연락하지 않았을 뿐, 왕구혼이 움직였을 때 네 가문에서 손을 잡은 것이었다.“썩을 놈들, 우리 왕씨 가문이 안중에도 없어?”왕구혼이 버럭 화를 내며 일어섰다.그러면서 염구준의 눈치를 살폈다.저들은 왕씨 가문을 찾으러 왔지 염구준을 찾아온 것은 아니었다.그러니 염구준이 나서서 왕씨 가문을 도울 필요가 없었다.그는 밥을 먹고 갈 생각이었다.“가자. 뭐 하러 왔는지 봐야겠다.”왕구혼은 시선을 돌리며 나지막하게 말했다.염구준이 움직이지 않자 그의 의도를 알고 강요하지 않았다.쿵!왕구혼이 자리에서 일어나자 한 그림자가 집안으로 날아들어오더니 쿵 하며 벽에 부딪쳤다.왕씨 부하들이 당하고 있었다.왕구혼이 말하기 전에 인파에서 한 노인이 나서며 꾸짖었다.“왕 가주님, 단독으로 염구준을 만나다니 우리를 배신하는 겁니까?”다섯 가문에서 각자 속셈이 있지만 지금은 동맹을 맺은 사이였다.그러니 이 일을 쉽게 넘어갈 수 없었다.왕구혼은 피식 웃으면서 되물었다.“그냥 밥을 먹고 있었는데 이게 배신하는 겁니까? 당신들이 우리 애들을 해친 것은 어떻게 설명할 겁니까?”방금 얻어맞은 왕씨네 부하는 생사도 알지 못한 채 아직도 벽에 걸려 있었다.각자 한마디 하면서 시비를 가리지 못했다.그러나 목적은 모두 용의 기운이었다.쌍방이 싸울 때 염구준이 일어서서 제이든을 보았다.“배불렀어? 여기 너무 시끄러워서 오래 있으면 안 되겠다.”“배불렀어요.”제이든은 화약 냄새가 풍기는 현장에서 빨리 떠나고 싶었다.전에 건방진 소리를 하면서 도전장을 던지더니 연속 패배를 하자 이제 많이 고분고분해졌다.“가자.”염구준은 제이든의 손을 잡고 입구로 향하면서 왕구혼에게 말했다.“왕 가주님, 환대에 감사했습니다.”상대방이 예의를 갖춰 대했으니 그도 예의 바르게 대했다.왕구혼이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다.“마음에 드셨다니 다행이군요. 시간이 되면 제가 직접 만나러 가겠습니다.”이번 만남으로 상대
“하하하, 내가 뜬금없었군요.”왕구혼은 낚시를 거두며 사과를 표했다.초대장도 없이 여기로 사람을 부른 것은 확실히 적절하지 않은 처사였다.하지만 이미 온 이상 염구준은 그런 세세한 것에 신경 쓰지 않고 오히려 재촉했다.“할 말 있으면 하세요. 시간이 별로 없어서요. 게다가 여기 호수에 물고기도 없잖아요.”‘물고기가 없다고?’그제야 왕구혼은 떨떠름한 표정을 지었다.반나절이나 낚시를 했는데 괜한 짓을 한 것이 되었다.“흠흠, 나도 알아요. 그냥 시간을 때우려고 낚시하는 겁니다.”그는 체면을 위해 어색한 분위기를 만회하려고 염구준을 초대한 이유를 말했다.“듣자니 진씨 저택에서 내 동생을 죽였다던데 사실입니까? 어찌 됐든, 우리 왕씨 가문의 대장로이니 설명을 해 주셨으면 합니다.”‘죄를 묻는 건가? 아니야. 그런 것도 같지 않아.’염구준은 상대방의 언행을 보고 어리둥절했다.“그날, 다섯 반보천인이 저를 죽이려고 했는데 그들 수법을 간파하는 사이에 네 명이나 도망갔어요. 어르신 동생은 치매인지 반응이 조금 느려서 제 검에 죽은 겁니다.”전부 사실이었다.왕구혼은 그 말을 듣고 하얀 수염을 쓰다듬더니 애써 웃었다.“그때 상황을 설명해 줘서 고마워요. 나도 집에 돌아가서 설명할 수 있겠어요.”그제야 염구준은 반응했다.상대방은 어떻게 된 일인지 설명만 요구할 뿐 복수할 뜻은 없었다.모든 은세가문의 내부는 워낙 깊었다.“이제 얘기 끝났으면 이만 갈게요.”염구준은 일어섰다.별것도 아닌 일 때문에 이곳까지 불러서 애먼 시간만 낭비했다.“잠시만요. 용의 기운에 대해 더 얘기하고 싶어요. 가격을 부르면 얼마든지 드릴게요.”왕구혼이 재빨리 부른 목적을 얘기했다.진씨 저택에서 다섯 반보천인이 요절했으니 혼자서 감히 덤비지 못했다.염구준의 실력은 다섯 가문의 간담을 서늘하게 했다.“팔지 않습니다. 이것은 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보물이에요.”염구준은 상의할 여지도 주지 않고 단호하게 대답했다.게다가 용의 기운은 이미 손가을의 체내에 주입했다
“용하의 무술인들은 모두 강해요?”말투가 전처럼 건방지지 않고 공손했다.권법을 배워서 용하에 오면 한바탕 자랑하려고 했는데 오히려 망신을 당했다.그것도 두 번씩이나.“다는 아니야. 하지만 너를 바닥에 짓누를 사람들은 많지.”염구준이 웃으면서 대답했다.용하의 자손이라면 조상들이 남긴 것에 경외해야 한다.“그래요. 앞으로 함부로 덤비지 말아야겠어요.”제이든은 고개를 끄덕였지만 속으로 부끄러웠다.어린 녀석이 잘못을 인정하자 염구준이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그들이 호텔에서 나왔을 때 누군가 다가오며 공손하게 말했다.“염 선생님, 저희 주인님께서 뵙자고 하시는데 저랑 같이 가줄 수 있습니까?”그런데 이런 사람은 한 번도 본 적이 없었다.“그쪽 주인은 누굽니까?”염구준이 힐끗 보면서 상대방의 속내를 떠봤다.“은세가문의 왕씨 가주 왕구혼입니다. 진심으로 염 선생님을 모십니다.”남자는 가문을 자랑스럽게 말하면서도 공손한 태도를 보였다.이런 신사는 완벽하게 합격이었다.“왕씨 가문? 앞장서세요.”전에 접촉한 적이 없어서 한번 만나보고 싶었다.올 것은 언젠가 오기 마련이다.그러다 진씨 저택에서 그의 검에 죽은 재수없는 놈도 왕 씨라는 것이 떠올랐다.청해시 외곽의 어느 산, 이곳은 풍경이 아름다워 인위적으로 장원으로 개발하였다.그 덕에 찾아오는 여행객들의 발길이 끊기지 않았다.하지만 오늘은 유난히 조용했다.끼익!차 두 대가 멈추자 염구준이 제이든을 데리고 차에서 내렸다.신사가 빠른 걸음으로 달려와 앞을 가리키며 말했다.“가주님이 저기 안에서 기다리고 계십니다.”“알겠어요.”염구준은 고개를 끄덕이며 느리지도 그렇다고 빠르지도 않게 뒤를 따랐다.장원 내부와 호숫가에 수양버들이 축 늘어져서 경치가 유난히 아름다웠다.한 노인이 대나무로 낚시를 하고 있었다.눈꺼풀이 쳐져 눈동자를 가리고 있어 자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가주님, 염 선생님을 모셔왔습니다.”수양버들이 흔들거리면서 한 그림자가 뛰쳐나와 노인의 앞에 무릎을 꿇었다.“알
“위천인은 들어봤지만 극한 반보천인은 처음이야. 어떤 건지 설명해 봐.”염구준은 새로운 경지에 대해 흥미가 생겼다.옆에 있던 제이든은 두 사람의 대화가 이해되지 않아 멍한 표정을 지었다.그의 세계에는 종사 경지가 이미 대단한 고수였다.예를 들면 그의 사부가 종사 경지였다.반보천인이라는 말은 아예 들어보지도 못했다.고대영이 고개를 끄덕이더니 차를 한 모금 마시고 이야기를 시작했다.“극한 반보천인의 중점은 ‘극한’에 있어. 즉 각 방면에 반보천인의 극치에 도달했다는 것을 설명하지. 그리고 네가 손에 넣은 용의 기운으로 기운을 연마하면 점점 순수해지거든. 그래서 특별히 알리러 온 거야.”…고대영은 본인이 알고 있는 것을 전부 말했다.한마디로 말할 수 없는 정도로 정보량이 많았다.솔직히 염구준이 그 기운을 낭비하는 것을 바라지 않는 마음에서 주구장창 늘어놓은 것이었다.이렇게 귀한 물건은 아무 곳에서나 얻을 수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하지만 염구준이 이미 사용한 이상 도로 내놓지 않을 것이다.“극한 반보천인은 얼마나 강하지?”염구준이 궁금해서 물었다.“전설에 의하면 천인을 죽일 수 있다고 했어.”고대영은 엄숙하게 검지로 하늘을 가리키더니 이내 해맑게 웃었다.“물론 다 전설일 뿐이야. 실제로 기록되지는 않았어.”극한 반보천인이든 천인이든 직접 눈으로 확인하지 않았으니 싸우는 것은 생각조차 하지 않았다.“그건 좀 과장이라 생각해.”염구준이 본인 생각을 말했다.천인 경지와 싸운 것은 한 순간이었지만 그 힘은 이해할 수 없을 정도로 강했다.하지만 극한 반보천인이 되는 조건은 극히 까다로워서 현실적이지 않았다.“비록 전설이라고 하지만 네 손에 용의 기운이 있으니 기운을 순수의 극치로 연마할 수 있을지 시도해 보는 것도 나쁘지 않아.”손대영이 권고했다.두 사람은 한 편이라서 염구준의 실력이 강해지면 그에게 큰 도움이 될 것이다.“거록 존주를 잡고 다시 얘기하자.”염구준이 핑계를 댔다.그래도 속으로는 은근 기뻤다.용의 기운은
염구준도 아주 조심스럽게 용의 기운을 주입했다.얼마 남지 않은 폭력을 제거했으니 아주 안전했다.만약 은세가문에서 용의 기운이 전부 사용되었다는 것을 알게 된다면 어떤 표정을 지을까?그가 던진 미끼가 모두 거짓이라고 할 것이다.두 사람은 천천히 진행하여 새벽이 되어서야 비소로 완성했다.다 끝났을 때 이미 기진맥진한 상태였다.“구준 씨는 정말 좋은 사람이야.”손가을은 한마디만 하고 꿈나라로 들어갔다.그녀의 기운도 종사 절정까지 이르렀다.염구준은 사랑스러운 눈빛으로 보면서 이불을 덮어주었다.최근, 강호인사들이 활발하게 움직이고 각 은세가문들도 속세에서 소란을 피웠다.앞으로 일은 누구도 장담할 수 없으니 아내가 자신을 보호할 정도로 강해지길 바랬다.이튿날 아침, 모든 것이 평소와 다름없었다.하지만 어떤 강호인들은 몰래 청해에 잠복하여 염구준의 체내에 있는 용의 기운을 노렸다.우두머리는 바로 진씨 저택에서 손해를 본 5대 가문이었다.오랫동안 계획했는데 결국 타인이 좋은 노릇을 했으니 억울하기 그지없었다.거록 존주는 지금도 행방이 나타나지 않았다.그러나 전국에서 발생한 인구 실종 사건이 그와 관련이 있었다.그는 사악한 기운을 수련하는 길에서 점점 더 멀리 가버렸다.염구준은 모든 일을 처리하고 용의 기운과 관련된 지인을 만나러 갔다.그런데 제이든이 계속 뒤를 따라다니며 아무리 핫한 관광지도 가지 않았다.속으로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 수 없었다.“너를 잃어버리면 안 되니까 일단 차에 타.”염구준이 농담소리를 했다.제이든은 한마디도 하지 않고 알아서 차에 올라탔다.염구준의 차는 빠른 속도로 질주하여 글로리 호텔 입구에 도착하고는 익숙하게 한 룸으로 들어갔다.“딸을 등교시키느라 늦었어.”염구준이 시계를 보면서 말했다.“괜찮아. 나도 이제 도착했어.”고대영이 일어나더니 손을 내저으며 말했다.어제 용의 기운에 대한 소식을 듣자마자 바로 염구준에게 연락했다.그리고 중요한 일로 직접 만나서 얘기하자고 했다.“사양하지 말고 앉아.
각자 분주하게 바삐 움직이기 시작했다.하지만 제이든은 계속 그 자리에 서 있었다.염구준이 자신을 무시했다고 엄청 화가 난 것이다.“용하는 무술의 고향이라고 했는데 난 믿지 않아요. 서양권법이야말로 최고예요. 그러니까 우리 대결해요.”비록 녀석은 혼혈인이지만 몸속에 용하의 피가 흐르고 있었다.이렇게 조상들을 모욕하다니 정말 슬픈 일이 아닐 수 없었다.듣다 못한 염희주가 염구준에게 뛰어갔다.“너는 학교에서 어린 애들은 싸우면 안 된다고 교육받지 않았어?”“나보다 고작 2살 많으면서 누굴 어린 애라는 거야?”두 아이는 지지 않고 입씨름을 벌였다.염구준은 딸을 번쩍 들면서 제이든을 쳐다봤다.정말 웃지도 울지도 못할 노릇이었다.“너 정말 용하의 무술을 보고 싶어?”“얼마든지 덤벼요.”제이든은 아주 정확하게 서양권법 자세를 취했다.윙!염구준이 살짝 기운을 끌어올려 그가 꼼짝 못하게 몸을 감쌌다.그냥 녀석이 물러서게 하는 것이 목적이라 힘을 크게 사용하지 않았다.“구준 씨, 어린 애라도 손님이야.”손가을은 남편의 옷자락을 가볍게 잡아당겼다.“됐어. 이제 요리하러 가자.”염구준은 기운을 거두고 주방으로 갔다.“휴.”기운이 풀리자 제이든은 철퍽 주저 앉아 가쁜 숨을 몰아쉬었다.그리고 염구준의 뒷모습을 보면서 몸을 벌벌 떨었다.사부님의 실력보다 백 배는 강한 것 같았다.염구준은 주방에 돌아와 앞치마를 걸치더니 음식을 준비하기 시작했다.염진과 한설이 도착할 때, 요리가 한상 가득 차려져 있었다.다들 즐겁게 식사를 했다.염진과 손태석은 거하게 취해 염구준을 잡고 셋이서 의형제를 맺자고 다그쳤다.얼마나 취했으면 저럴까?술상에는 원래 기이하고 재미있는 일들이 많았다.그렇게 식사는 늦은 밤까지 계속 진행되었다.제이든은 한마디도 하지 않고 계속 염구준을 힐끗 쳐다봤다.표정이 조금 이상했지만 그에 대해 무척이나 궁금한 모양이었다.염구준은 계속 녀석을 무시했다.그는 식사를 마친 후, 부모님들을 각자 방에 모셔다 드린 다음 자기
그는 자신의 죄에서 벗어나려고 변명하였다.양심의 가책을 피하기 위해서였다.“됐어.”염구준은 손을 들어 초상비에게 멈추라는 제스처를 보냈다.그리고 한 줄기 기운으로 대장의 이마를 관통하여 죄악을 저지른 삶을 끝내버렸다.“어쩌다 이렇게 됐을까.”그동안 이연은 수많은 일을 겪어서 도저히 받아들이지 못했다.결국 울다가 기절해버렸다.만약 초상비랑 같이 염구준을 찾아가지 않았다면 진작에 싸늘한 시체로 되어버렸을 것이다.“여기 시체들은 어떻게 처리할 거야?”초상비가 물었다.“좋은 일한다 셈치고 유골들은 가져가자.”염구준은 손가락에 화염을 일으키더니 시체에 뿌렸다.빠르게 타오른 시체는 얼마되지 않아 하얀 가루로 변했다.깊은 산속에서 시체를 업고 나가는 것은 현실적이지 않기 때문이다.아침.이연은 혼수상태에서 겨우 깨어났다.세 사람은 짐을 챙기고 산 밖으로 나갔다.충격을 받은 이연은 가는 내내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청해에 돌아간 후, 염구준은 유골과 촬영한 영상을 이연에게 건네고 집으로 돌아갔다.8명이 탐험하러 갔는데 이연이 혼자서 돌아왔으니 확실한 증거가 필요할 것이다.염구준은 집에 가는 길에 거록 존주 때문에 주작에게 연락했다.“강호와 은세가문에게 용의 기운이 내 체내에 있고, 보름 후에 연화한다는 소식을 퍼트려.”집에 도착했을 때 벌써 오후였다.두 노인도 여행을 마치고 돌아왔기에 간만에 집이 떠들썩했다.하지만 금발에 황색 피부인 낯선 남자아이가 눈에 띄었다.혼혈이었다.“구준아, 돌아왔어?”“아빠, 또 혼자서 놀러 갔어요?”염구준이 들어오자 가족들이 반갑게 맞이했다.화목한 가정에 돌아온 것이었다.“네, 갑자기 일이 생겨서 며칠 지체했어요.”염구준은 환하게 웃으면서 가족들을 보았다.집에 돌아온 느낌이 너무 좋았다.“돌아왔으면 됐어. 다치지는 않았어?”손가을이 다가가 염구준의 몸을 살펴보았다.전에 초상비가 검갑을 가지러 왔을 때 걱정했었다.“괜찮아. 팔다리 다 붙어 있어.”그는 아내가 안심할 수 있도록 몸을 움
그제야 이연은 이해했다.염구준의 말은 대장이 다른 일행을 죽였다는 뜻이었다.그녀는 너무 놀라서 말도 나오지 않았다.대장은 그녀의 선배이자 여기까지 오면서 일행을 알뜰하게 보살핀 착한 사람이었다.이런 사람을 어떻게 살인자와 연상하겠는가?아무리 추운 밤도 대장의 식은땀을 억제하지 못했다.“염구준, 다 죽었어.”한참 뒤, 텐트에서 초상비의 목소리가 들렸다.대장은 본인이 한 짓이 들통나자 한 손에 비수를 꺼내면서 눈앞의 이연을 붙잡으려 했다.인질로 가장 약한 사람을 찾은 것이었다.이렇게 악랄하고 결단력 있는 수법은 처음 같지 않았다.퍽!하지만 대장의 손이 이연의 팔에 닿기 전에 보는 앞에서 비수가 멀리 날아갔다.염구준이 검기로 비수를 날려버린 것이다.“아아악!”너무 갑작스럽게 발생한 탓에 한참 뒤에야 대장은 참을 수 없는 통증에 바닥에서 뒹굴며 비명소리를 질렀다.손목이 잘려 나갔다.염구준은 허공에서 대장의 몇몇 혈자리를 찍었다.일단 목숨을 살려주려고 피가 흐르는 것을 막아 주었다.“초상비, 영상 찍어.”그 말에 초상비는 휴대폰을 들고 옆에서 영상을 찍었다.이미 겁에 질려 넋이 나간 이연은 옆으로 털썩 주저앉았다.“말해. 왜 죽였어? 솔직하게 말하면 확실하게 보내줄게.”염구준은 이유를 알고 싶었다.비록 일행은 죽었지만 진실은 남아있을 것이다.대장은 피가 멎자, 통증을 느끼지 못했다.그는 섬뜩한 눈빛으로 염구준을 노려봤다.“오늘 들켰으니 어쩔 수 없지. 하지만 너희들은 다 죽어야 해.”“오설희 그 천한 년은 본인이 예쁘다고 내 프러포즈를 받아주지 않았어. 그리고 대영은 집에 돈이 좀 있다고 매일 큰소리나 치잖아. 죽어 마땅한 놈이야.”…대장은 모든 사람이 죽어 마땅한 이유를 내세웠다.대부분 하찮은 일에 불과하다는 것을 본인도 알고 있었다.“선배, 어떻게 그럴 수 있어?”이연은 정말 믿기지 않았다.매일 웃던 얼굴 뒤에 이런 악마가 숨겨져 있다는 것을 몰랐다.“너도 똑같아. 비록 같은 학교는 아니지만 손 대표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