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공을 친 공격은 일정한 거리를 가다가 사라졌다.신자들은 신선의 싸움을 직접 보았지만 아무런 에너지 파동도 느끼지 못했다.마치 영화를 보듯 편히 감상했다.한편, 수십 킬로미터 떨어진 곳에서 천지를 뒤흔드는 듯한 싸움이 일어났다.그것도 쌍방 모두 반천인 경지에 도달한 고수였다.바로 염구준과 도명욱이다.이쪽 배치는 조금 특별했다.노천인데도 수많은 도구들이 놓여 있어 촬영장을 연상하게 했다.하늘색 천이 특별히 이목을 끌었다.전에 염구준은 수많은 정보를 입수하여 상대방의 수법을 눈치챘다.모션 캡쳐로 새로운 형상을 만들고 또 소공성상, 거울 반사 원리를 이용해 사람을 확대한 후 소봉산에 반사한 것이었다.그렇게 하면 신자들은 눈앞에 신이 강림하는 것을 볼 수 있다.염구준은 이 기회를 기다렸다.바로 신이 강림하는 시기를 빌어 벼락 같은 공격을 퍼부었다.모두가 보는 앞에서 삼선 클럽의 수작을 폭로할 생각이었다.한 편, 용준영은 특수효과팀을 이끌고 땀을 흘리며 뛰고 있었다.처음에 작은 문제가 발생하여 염구준이 어쩔 수 없이 얼굴을 가리자 용준영은 방심할 수 없어 정신을 똑바로 차렸다.두 사람이 싸우는 장소는 소봉산 하늘에 비해 훨씬 소박했다.“제법 실력이 뛰어나구나. 자네 선궁에 가입하여 무공에 더 많은 깨달음을 얻고 싶지 않은가?”도명욱은 신선처럼 느릿하게 말했다.사실 싸울 때 연기하는 것을 좋아하지 않았다.하지만 멀리서 신자들이 지켜보고 있기 때문에 마지막까지 연기해야 했다.“하하하. 사악한 악마들이 선궁이라 자칭한다니 오늘 정의를 대신해 너희들을 소멸하겠다.”염구준은 소봉산에 있는 신자들이 들으라고 일부러 이렇게 말했다.이번에 진숙영을 수렁이에서 구할 뿐만 아니라 모든 사람들까지 구하고, 삼선 클럽이 용하에 미치는 영향력을 송두리째 뽑아버릴 것이다.만약 청해 지부만 처리한다면 다른 것을 고려하지 않고 바로 움직였다.“건방지구나. 네 실력으로 나를 소명할 수 없다.”도명욱은 염구준과 수백 번을 치고 박아도 밀리지 않자 자신감
그는 절대적인 우세로 일격에 소멸할 생각이었다.강력한 기운이 다가오자 위험을 감지한 도명욱은 온몸의 기운을 끌어서 공격을 막았다.소봉산에 수많은 사람들이 신의 강림을 지켜보고 있으니 도망갈 수 없었다.도망가면 삼선 클럽의 평판이 이로서 망가지게 된다.‘죽는 한이 있어도 끝까지 버티자!’염구준은 입꼬리를 올리며 도명욱에게 검을 휘둘렀다.남극 빙원에서 돌아오는 도중에 한 검법을 터득했는데 이 참에 위력을 시험해 보고 싶었다.“구자검법, 검일참공.”이 검법은 쇄산에서 비롯되고 검기의 에너지를 압축한 것으로 위력이 얼마나 강력한지 곧 알게 될 것이다.촤아악!힘을 축적하는 시간은 쇄산의 절반 시간도 들지 않았다.전신의 검기가 검에 흡수되어도 전혀 흩어지지 않았다.염구준은 힘을 통제하는 능력이 또 한 단계 상승했다.‘기운이 약해졌어.’도명욱은 이해가 되지 않았다.강력한 기운은 여전히 있는데 에너지가 그렇게 강하지 않은 것 같았다.그가 망설이는 사이에 염구준의 구자검이 가슴을 찔렀다.“젠장!”도명욱은 어디가 잘못됐는지 몰랐다.하지만 더는 참지 않고 토 원소의 힘을 끝까지 끌어올렸다.쿵! 쿵!토 원소의 힘이 급속이 응집되면서 6면의 벽이 바닥에서 솟아올랐다.하지만 과도하게 기운을 사용한 탓에, 몸이 버티지 못하여 입과 코에서 피가 흘렀다.목숨을 건 싸움이 되어버린 것이다.“파괴!”염구준이 한마디 하자 검 끝에서 두꺼운 벽이 마치 두부를 자르는 것처럼 쉽게 부서졌다.순식간에 6개 벽이 와르르 무너졌다.도명욱은 팔을 교차하여 청동색 방패를 만들고 자신을 보호했다.매서운 공세 앞에서 바보처럼 당하는 것보다 자신을 보호하는 것이 훨씬 나았다.다시 말해서 청동색 방패는 보호 효과가 있었다.윙!그때 검명이 울리더니 구자검이 서늘한 빛을 발산하면서 도명욱의 두 팔을 가볍게 잘라버렸다.검 끝이 그의 가슴에 닿았을 때 무언가에 저지당하여 멈추었다.‘연내갑이군.’퍽!검광이 번쩍이며 도명욱의 가슴을 뚫고 들어갔다.하지만 상처가 깊
“너희들은 모두 악당의 유혹에 넘어가 억울하게 돈을 착취당했다. 어서 돌아가거라.”말을 많을수록 실수할 확률이 크기에 더는 쓸데없는 말을 늘어놓지 않았다.이미 최선을 다했으니 정신을 차릴 수 있는지는 모두 본인들에게 달렸다.모든 것을 해결한 염구준은 용준영에게 장비를 끄라는 지시를 하고 차를 타고 소봉산으로 향했다.그의 장모 진숙영을 마중하러 가는 것이다.차에서 염구준이 반복해서 당부했다.“이번에 잘했어. 하지만 누구도 알면 안 돼. 아니면 헛수고만 하게 될 거야.”연기하려면 끝까지 완벽하게 하고 절대 허점을 드러내면 안 되었다.“형님, 걱정 마세요. 제가 엄선해서 뽑은 사람들이라 입이 무겁습니다.”용준영이 장담하자 염구준이 고개를 끄덕였다.“그럼 됐어.”그가 하는 일이라면 믿을 수 있었다.이번 작전에서 전반적으로 순조로웠고 전에 작전에 비해 크게 다르지 않았다.하지만 얼마나 효과가 있을지는 진숙영의 반응을 살펴보고 결정을 내려야 했다.“형님, 이번 작전은 신의 한수였어요.”용준영이 웃으면서 칭찬했다.그는 무술에 소홀하지만 머리를 똑똑했다.“제법이야. 많은 걸 배웠나 보지.”염구준은 제법 성장한 용준영이 기특하여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삼선 클럽에서 뿌린 씨를 이용해서 내막을 알게 되었으니 어느 정도 단서를 찾은 셈이었다.그래도 끈은 맺은 사람이 풀어야 하는 법, 그들이 소봉산에 왔을 때 현장은 이미 아수라장이 되었다.전혀 명승지라는 이름에 어울리지 않았다.오늘 신선이 연대를 타고 강림했는데 화인에게 살해되어 한 마리 여우가 되었다고 떠들었다.모든 것이 꿈 같고 소설을 보는 것 같았다.여기서 중점은 신선이 여우로 변했고 화인이 삼선 클럽은 모두 악당이라 믿지 말라는 것이었다.청해에서 어렵게 세력을 키운 삼선 클럽의 평판은 철저히 무너졌고 빠른 속도로 용하에 퍼졌다.그들이 몇 년 동안 세운 계획은 염구준의 똑같은 수법으로 물거품이 되었다.“도로에 차를 세워. 장모님을 모셔와야겠어.”염구준이 진숙영을 발견한 것이다.
전에 가족들이 계속 설득한 것을 생각하면 정말 마음이 착잡했다.모두 마음이 착해서 그녀가 수렁이에 빠져도 계속 곁을 지키고 설득했다.“안 돼요. 어디도 못 가요. 무조건 우리랑 같이 가야 해요.”노인은 발끈하며 진숙영의 손목을 잡고 놓지 않았다.진숙영의 지원이 없으면 청해시를 나가서 고생만 하게 될 것이다.“그 손 놓으세요!”그때 염구준이 싸늘하게 말하며 그녀의 옆에 나타났다.노인이 아니었다면 진작에 싸대기를 날렸다.“구준아, 말로 하고 손을 대지 마.”진숙영이 설득했다.다들 알고 지낸 지 오래되어서 서로 얼굴을 붉히기 싫었다.하지만 지금 참는다면 상대방에게 호구로 보일 것이다.“안 놓으면 어쩔 건데?”노인이 급기야 생떼를 부리기 시작했다다른 사람 혹은 다른 지역에서 염구준 앞에서 이런 태도로 말했다면 바로 죽임을 당했다.하지만 노인도 삼선 클럽에 속은 불쌍한 사람이었다.“난 노인을 때리지 않아요!”염구준은 목소리를 올리며 기운을 발사했다.무서운 살의를 느낀 노인은 깜짝 놀라 얼어붙고 말았다.옆에서 기운의 영향을 받은 사람들도 숨이 쉬어지지 않았다.“장모님, 이제 가시죠.”염구준은 두 손가락으로 노인의 손을 튕겨 버리고 진숙영에게 웃는 얼굴로 말했다.“구준아, 나…”그 모습에 진숙영은 목이 메어서 말을 잊지 못했다.그동안 본인이 한 행동을 생각하면 부끄럽지 그지없었다.“장모닌, 일단 집에 돌아가요. 할 말이 있으면 차에서 얘기해요.”염구준은 저쪽에 주차한 차를 가리켰다.”“그러자.”진숙영은 고개를 끄덕이며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그녀의 사위는 너무나 훌륭하고 가족이든 회사든 더 말할 것도 없이 따뜻하게 대했다.두 사람이 차가 있는 방향으로 가고 있을 때 뒤에서 욕하는 소리가 들렸다.“배신자, 중도에서 포기하면 삼선님이 절대 가만두지 않을 거야!”실력이 부족하면 목소리가 커진다.탁!염구준은 걸음을 멈추고 돌아서서 산턱에 있는 삼선신을 쳐다보았다.“하마터면 잊을 뻔했네.”삼선 클럽 회원들은 모두 건물
“빨리 삼선상 조각을 모아서 붙여요.”이미 산산조각이 나거나 가루가 된 석상을 어떻게 모아서 붙인다는 말인지, 그저 심리적 위안을 찾기 위함일 뿐이다.염구준은 이미 최선을 다했으니 나머지는 본인의 의지에 달렸다.그가 인내심을 갖고 진숙영을 천천히 인도한 덕에 마음을 돌려서 다행이었다.만약 삼선 클럽에 찾아가 파괴하고 도명욱을 살해해도 진숙영은 빠져나올 수 없을 것이다.차에 탄 후, 염구준은 더는 소봉산에 관여하지 않고 떠났다.그때 멀리 떨어진 곳에 한 그림자가 빠른 속도로 뒤를 따르고 있었다.이상한 것을 감지한 염구준이 뒤를 힐끗 쳐다보더니 신경 쓰지 않았다.얼마 지나지 않아 집에 도착했다.집에서 손가을과 손태석이 안절부절하며 기다리고 있었다.염구준이 진숙영을 꼭 데려올 테니 안심하라고 하지 않았다면 당장 나가서 찾아다녔을 것이다.끼익!부녀가 초조해할 때, 문이 열리면서 염구준과 진숙영이 들어갔다.“엄마, 다시는 거기 가지 마. 얼마나 걱정했는지 몰라.”손가을은 어머니를 부둥켜안고 통곡했다.“여보, 오늘 아침에 갑자기 사라지고 휴대폰도 두고 나가서 얼마나 걱정했는지 알아?”손태석은 말하면서 눈물을 글썽거렸다.오늘 아침 같은 상황에 무슨 일이 발생하지 않았나 싶어 정말 두려웠었다.“미안해. 그동안 내가 꼬임에 넘어가서 돈을 함부로 쓰고 걱정을 끼쳤어.”진숙영은 딸을 꼭 끌어안고 연신 미안하다고 사과했다.이틀 전에 삼선 클럽의 간부와 딸을 협박했던 일을 생각하면 너무 괴로웠다.손가을은 어머니가 각성한 것을 느끼고 환하게 웃었다.오늘 같은 날이 오기를 오랫동안 기다렸다.손태석도 깜짝 놀라 기쁜 마음을 어떤 말로 표현할지 몰랐다.“됐어. 장모님은 다시 클럽에 가지 않을 거야. 그리고 청해 지부도 이미 철저히 망했어.”염구준도 가족이 화목한 모습을 보자 그동안 초조했던 마음이 사라졌다.무슨 영문인지 모르는 부녀는 얼떨떨한 표정으로 그를 쳐다봤다.신선대전의 영상이 세상에 퍼졌지만 이미 마음이 떠난 진숙영은 쳐다보지도 않았다
방금 도명욱과 한참이나 싸우면서 새로운 초식을 시도했더니 에너지 소모가 장난이 아니었다.“하하하.”가족들이 폭소를 터트리며 그를 쳐다봤다.조금 남은 어색함도 모두 사라졌다.집안일을 해결했으니 염구준도 한동안 안심할 수 있을 것이다.“번거롭게 음식 만들지 마세요. 오랜만에 가족이 모였는데 이따가 희주 오면 외식하러 가요.”염구준이 제안했다.지금은 떠들썩한 장소에서 얘기 나누어야 한다고 생각했다.“그래, 네 말대로 하자.”세 사람이 이구동성으로 대답했다.그 순간, 염구준은 집안에서 자신의 지위가 높다는 것을 깨달았다.“알았어요. 그럼 먼저 차에서 기다리세요. 저는 잠깐 할 일이 있어서, 끝나면 나갈게요.”염구준은 말하지 않았지만 가족들은 그가 무엇을 하려는지 알고 있었다.삼선의 석상이 계속 집에 있고 향불이 켜져 있었다.쾅!진숙영은 단걸음에 다가가 두 손으로 신단 위의 물건을 와르륵 쓸어버렸다.석상, 공물, 향초가 전부 바닥에 떨어졌다.이런 행동으로 완전히 삼선 클럽에서 벗어났다는 결심을 보여주었다.앞으로 다시는 삼선과 엮이지 않을 것이다.“장모님, 먼저 나가세요. 제가 청소할게요.”염구준은 진숙영이 슬퍼하는 모습을 보고 손가을에게 눈짓을 했다.이젠 삼선 클럽을 믿지 않지만 전에 어리석은 짓을 한 것을 생각할 때마다 자책할 것이다.이런 상처는 짧은 시간에 치유할 수 없으니 천천히 일깨워야 했다.염구준은 빠르게 청소를 마치고 가족들과 함께 고급 레스토랑에 갔다.오늘 그들에게 아주 중요한 날이다.“고객님, 지금 식사 시간이라 번호표를 뽑고 대기해야 합니다.”레스토랑 카운터에서 직원이 예의 바르게 말하며 번호표를 건넸다.“얼마나 기다려야 하죠?”염구준도 예의를 갖춰 물었다.오는 말이 고우면 가는 말도 고운 법.“15분 정도요. 정말 죄송해요.”직원은 고개까지 숙이며 대답했다.“감사합니다.”염구준은 가족들을 데리고 한쪽 의자에 앉아 기다렸다.갑작스러운 외식에 미리 예약을 하지 않았으니 어쩔 수 없이 기다려야 했
미행자가 그를 본 순간 외진 골목으로 도망쳤다.염구준은 어처구니가 없었다.여기까지 따라온 것을 보면 분명 할 말이 있는 것 같았는데 보자마자 도망쳐버렸다.‘대체 목적이 뭐야?’염구준은 뒤따라 가다가 마주치게 되면 물어볼 생각이었다.한 사람은 도망치고, 한 사람은 뒤쫓다가 막다른 골목에 들어섰다.그제야 미행자의 정체가 드러났다. 바로 호찬이었다.“죽으러 왔어?”염구준이 나지막하게 물었다.“염구준 씨, 저를 부하로 받아주세요.”호찬은 두 무릎을 꿇으며 간청했다.믿을만한 사람에게 의지하러 온 것이다.적이었던 사람이 갑자기 이러니 염구준은 어찌할 바를 몰랐다.“간첩이야?”염구준은 상대방의 일거수일투족을 매섭게 쳐다보며 허점을 찾았다.“아닙니다. 주인이 죽었으니 갈 길이 없습니다. 그래서 의지할 곳을 찾으러 온 겁니다.”호찬은 진지하게 말했다.“하지만 삼선 클럽은 아직 존재하잖아. 굳이 날 찾아올 필요가 있을까?”염구준이 이어서 말했다.그는 한 지부만 제거했을 뿐, 용하에 수많은 지부가 존재하니 얼마든지 찾아가도 된다고 생각했다.아무리 부하라도 반천인 고수를 쉽게 버리지 않을 것이다.“조직에서 저를 도명욱의 부하로 안배했습니다. 다시는 그런 곳에 가고 싶지 않아요.”호찬의 말투에 증오가 섞여 있었다.그 말을 들은 염구준은 상대방이 뭔가 알고 있는 것 같았다.“삼선 클럽에 대해 아는 걸 전부 말해.”굴러서 들어온 소식이 진짜든 가짜든 일단 듣고 판단하기로 했다.호찬은 슬픈 눈을 하더니 돌이킬 수 없는 옛일을 회상하며 천천히 말했다.“삼선 클럽의 배후는 막강한 조직인 삼선도입니다. 도운홍 부자는 거기 출신이고 저는 고아였어요. 어려서부터 삼선도에 수용되어 용하에서 노예로 가혹한 환경에서 자랐어요.”“저와 함께 훈련을 받은 사람은 총 12명, 부하로서 실력은 강하지만 개와 다름없는 삶을 살았어요. 제가 아는 건 이게 다예요.”삼선도, 이것은 아주 중요한 단서다.한 번도 들어보지 못한 조직이 어디서 튀어나왔는지 알 수 없지
레스토랑 안에서 가족들의 얼굴에 웃음이 가시지 않았다.건배하고 잔을 기울이며 정말 시끌벅적한 분위기 속에서 저녁을 먹었다.그에 비해 소봉산에서 도망친 삼선 클럽의 회원들은 주인을 잃은 신세가 되어 초라하기 그지없었다.“도련님, 앞에 길이 없습니다.”차가 멈추더니 운전 기사가 조수석에 앉은 도운홍에게 이렇게 말했다.도명욱이 전사한 장면을 본 순간, 그는 회원들을 이끌고 지하 도로로 도망쳤다.그가 불효한 것이 아니라 목숨을 너무 아꼈던 것이다.헤드라이트를 통해 주변 환경을 살펴보았지만 여기가 어딘지 알 수 없었다.아스팔트 도로가 사라진 것이 진짜 길을 잃은 것 같았다.도운홍은 미간을 잔뜩 찌푸렸다.다른 사람이 알게 되면 분명 웃음거리가 되고 폐물 도련님이라는 별명에서 평생 벗어날 수 없을 것이다.“도련님, 길 잃은 거 맞죠?”운전 기사가 기어들어가는 소리로 물었다.촤아악!도운홍은 버력 화를 내며 운전 기사의 얼굴을 후려쳤다.“미쳤어? 내가 안내한 길인데 잘못 갈 리가 없어. 내려서 길을 찾아.”일부러 약점을 들추어서 난처하게 하니 참을 수가 없었다.얻어 맞은 기사는 감히 반격하지 못하고 무전기에 대고 화풀이했다.“뭐 하냐? 당장 내려서 길을 찾아!”어두컴컴한 곳에서 길을 찾으라니 다른 사람은 어처구니없었다.하지만 상사가 시킨 일을 거절할 수 없어 지시를 따라야 했다.부하들이 우르르 차에서 내리고는 황폐한 외곽에서 길을 찾기 시작했다.“아아아악!”그때 갑자기 비명소리가 들리자 부하들이 잔뜩 경계했다.소봉산에서 도망친 후, 이미 잔뜩 긴장되어서 신경이 극도로 예민했다.“쫓아왔어?”겁을 먹은 도운홍은 그만 바지에 지리고 말았다.너무 놀라서 오줌을 싼 것이다.평소 집안에서만 행패를 부리고 강적 앞에서 감히 나대지 못했다.“삼선의 구역에서 관련 없는 자들은 속히 떠나라!”우렁찬 목소리에 도운홍은 그제야 안도했다.우왕좌왕하면서 도착한 곳이 그가 찾으려는 곳이 맞았다.“아저씨, 나 도운홍이에요.”흥분한 도운홍은 바로
“사양하지 말고 가져가세요. 중요한 문서들은 복사본이 있습니다.”민현은 딴 소리하지 않고 흔쾌히 허락했다.“감사합니다. 그럼 갈게요. 시간이 되시면 청해에 놀러오세요”염구준은 나온 지 하루 만에 모든 일을 해결했으니 집에 돌아갈 때가 되었다.그의 태도가 단호하여 민현은 억지로 남기지 않았다.이번에 민씨 가문에 오면서 거록 존주의 행적을 찾지 못했지만 사술을 수련한 민씨 가문의 대장로를 처단하고 옥패에 관한 서책도 얻었으니 꽤 수확이 큰 편이었다.염구준은 민현과 작별 인사를 하고 가파른 길을 스쳐지나 주차한 곳에 도착했다.그리고 빠른 속도로 청해를 향해 달렸다.이 속도로 질주한다면 저녁에 도착할 것 같았다.바로 그때 붉은 장미에게서 연락이 왔다.“염 선생님, 좋은 소식입니다.”휴대폰 너머로 붉은 장미가 마치 경품에 당첨된 것처럼 격동하며 말했다.“무슨 일이예요? 거록 존주가 죽었습니까?”염구준은 추측한 것을 말했다.그러자 붉은 장미가 침묵하며 더는 흥분하지 않았다.“그놈이 쉽게 죽을 리가 없죠. 하지만 전국이 연합하여 거록 존주에게 현상금을 내렸어요. 그때면 어디도 도망칠 수 없어요.”“어쩌면 효과가 있겠죠.”염구준은 이런 방식은 별로 찬성하지 않았다.왜냐면 어떤 일은 돈으로 해결할 수 없기 때문이다.“말투를 들으니까 별로 찬성하지 않네요.”붉은 장미는 별다른 문제가 없다고 생각했다.“꼭 그렇지는 않아요. 다만 그럴 가치가 있나 싶네요. 거록 존주를 찾으려면 상대방이 흘리고 다녔는지 따져봐야 하거든요.”염구준은 공동 현상금이라는 것이 우스웠다.“그렇군요. 제가 오늘 한 가지 발견한 것이 있는데 현상금 차트 1위가 누군지 아세요?”붉은 장미는 재미있는 일이 생각났는지 웃으면서 물었다.“내가 아닌가요? 내가 전신전의 주상이 될 때 현상금이 탑이었어요.”염구준은 어떤 감정 기복도 없이 태연하게 말했다.1위를 차지한 지 오래되어서 이미 습관이 되었다.“알면서 왜 철회하지 않아요?”붉은 장미는 의아했다.염구준이 세상에
두 사람이 마지막에 폭발한 기운은 지진이 일어난 것처럼 큰 소동을 일으켰다.그래도 어쩔 수 없었다.기운을 겨루다 갑작스럽게 거둔다면 오히려 반격하게 되니 힘을 발사해야 했다.한편 민현은 난감했다.염구준이 관문을 통과하러 들어간 것을 알고 있지만 다른 족인들은 모르고 있으니 가서 해명해야 했다.지하에서 두 사람은 기운을 거둔 후, 다시 공격하지 않았다.“어르신 기운은 나보다 순수하네요. 혹시 어르신의 기운이 이미 극치에 도달했습니까?”염구준이 공수하며 물었다.극한 반보천인에 도달하는 것은 매우 어려웠기 때문이다.신체와 기운 그리고 의경 세 가지에서 한 가지라도 극치에 도달하는 것도 쉽지 않았다.“하하하, 극한은 그렇게 쉽게 도달할 수 없어. 아직 갈 길이 멀어. 그보다 자네 기운이 참 독특하구먼.”민철은 손을 흔들며 방금 염구준이 보여준 옅은 황금색 기운을 회상하며 칭찬을 늘어놓았다.“용의 기운을 융합하여 독특할 뿐입니다. 하지만 순도는 조금 떨어지죠.”염구준이 설명했다.두 사람의 기운은 막상막하라 같은 수준에 놓여 있었다.그러나 염구준의 수단은 워낙 많아서 전력으로 임한다면 민철을 쉽게 제압할 자신이 있었다.“역시 대단해. 그럼 편한대로 둘러보고 난 계속 폐관하러 가겠네. 참, 나를 만난 일을 누구한테도 말하지 마.”민철은 말을 마치고 휠체어에 앉아 나왔던 곳으로 돌아갔다.만약 그의 측근이 염구준의 실력이 강한 것을 말하지 않았다면 나와서 겨루지도 않았을 것이다.“어르신, 옥패 8개에 대해 알고 계십니까?”염구준이 기회를 잡고 바로 물었다.“내가 아는 것은 전부 서책에 있어. 자네가 모르는 것은 나도 모르네.”제꺼덕, 제꺼덕.민철이 동굴안으로 들어가자 벽이 천천히 닫히며 마치 나타나지 않은 것처럼 사라졌다.그제야 깨달았다.방금 체스를 통과한 다음 기관은 민철이 제거한 것이었다.염구준의 실력으로 그 기관들은 장식물에 불과하니 파괴하면 다시 고치는 비용이 만만치 않았다.지하 공간이 다시 조용해지고 염구준 혼자 남아
염구준은 추측하면서 앞으로 걸어갔다.그러다 민씨 가문에서 서적을 보관한 곳에 도착했다.한눈에 봐도 만 권, 적어도 팔천 권은 되는 것 같았다.그러나 모두 가지런히 진열되어서 별로 눈에 띄는 책은 없었다.오기 전에 누구에게도 묻지 않았고 민현도 특별히 주의할 점을 설명하지 않았다.“찾아보지 뭐.”그는 방향 없이 마구잡이로 찾기 시작했다.민씨 가문에서 보관한 책들은 여러 가지가 있었다.의학, 별자리, 지리에 관련된 책들도 있어서 아무 책이나 들고 나가서 팔아도 큰 돈을 받을 수 있었다.하지만 염구준은 돈이 부족하지 않아 그런 비열한 짓은 하지 않았다.“뭐야?”그때 책을 펼쳐보던 염구준은 이상한 낌새를 발견하고 돌아서서 벽을 바라보았다.끼익!벽 너머로 기척이 들리더니 천천히 열렸다.거기서 백발의 노인이 휠체어에 앉아 나타난 것이다.기운을 감지하니 절대 고수 틀림없었다.노인을 보는 염구준의 안색이 굳어졌다.여기에 사람이 숨어 있을 줄은 생각도 못했었다.하지만 이렇게 큰일을 민현은 언급하지도 않았다.어쩌면 그도 모를 수도 있을 것이다.노인은 가까이 오더니 해맑게 웃으면서 먼저 입을 열었다.“하하하, 자네 염구준 맞지? 난 민천이야. 악의는 없어. 이미 민씨 가문의 일에 손을 뗀 지 오래되었어.”염구준은 지하에 내려오기 전에 위패에 적혔던 ‘민철’이라는 이름이 떠올랐다.민철은 죽은 척하고 여기에 숨어 있었던 것이다.“어르신, 왜 지금 나타나는 겁니까?”염구준이 직설적으로 물었다.“민씨 가문의 위협을 제거해줘서 고마움을 전하기 위해 자네가 원하는 물건을 가져왔어.”민철의 말에서, 비록 민씨 가문의 일에 간섭하지 않지만 항상 주시하고 있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민씨 가문이 멸망할 위기에 처했다면 당연히 나서서 도와줄 것이다.“당연한 일입니다. 게다가 대장로를 살해한 것은 민씨 가문을 위해서가 아니라 건드리지 말아야 할 것을 건드렸기 때문이지요.”염구준은 태연하게 대답했다.원래 사실이니 굳이 노인에게 거짓말할 필요가 없
“그럼 앞장서세요.”민현은 설득하지 못하자 어쩔 수 없이 길을 안내했다.두 사람은 어느덧 민씨 가문의 종묘 사당에 도착했다.민현이 기관을 돌리자 위패가 놓인 선반이 서서히 움직이면서 지하 통로가 나타났다.“가주님은 부상을 입었으니까 여기서 기다려요.”염구준은 한마디하고 혼자 지하로 내려갔다.아래에서 어떤 위험이 닥친다 해도 맞서야 했다.“네. 염 선생님, 조심하세요.”민현은 따라가도 도움이 되지 않으니 여기서 기다리려 했다.가는 길에 염구준은 작은 기관들을 가볍게 해결하고 곧바로 지하에 도착했다.펑!그는 전방을 보다 손바닥에 작은 불꽃을 피워 주변을 비추었다.지하공간은 민가진의 절반만큼 크고 금속으로 만든 체스들이 바닥에 놓여 있었다.이것들 중 하나가 기관일 것이다.“민현도 참 어이가 없네. 어떻게 해야 통관하는지 알려주지도 않고.”염구준은 혼잣말로 중얼거렸다.그때 붉은 체스 장군 위치가 비어 있는 것을 보고 가볍게 그 자리에 발을 딛었다.그러자 기관을 건드렸는지 모든 체스판은 살아 있는 것처럼 움직였다.“폭탄.”그가 다음 수를 놓으려고 할 때 양쪽으로 사병이 이상할 정도로 빠른 속도로 공격해 왔다.쿵!염구준은 두 손바닥을 벌여 다가오는 체스를 움직이지 못하게 억눌렀다.그 힘을 통해 그들의 충격력을 판단했다.제꺼덕, 제꺼덕.지하의 톱니바퀴가 계속 움직이자 쌍사의 힘도 따라서 증가하며 가운데 있는 염구준을 제압했다.“아직 힘이 남아 있네.”그는 어느 정도 힘을 모아 버텼지만 아무런 압력도 가하지 못했다.이러고 보니 민씨 가문의 기관은 참 엉터리였다.자기 주인을 치는 사병이 어디 있는가, 체스를 둘 줄 아는지 의심될 정도였다.바로 그때 중병마저 움직이더니 발바닥에 불꽃을 튕기며 염구준을 향해 돌진했다.세 체스가 공격해도 염구준은 힘만 더 사용했을 뿐, 꿈쩍도 하지 않았다.제꺼덕, 제꺼덕.장애물이 나타나자 체스는 미친듯이 톱니바퀴를 돌리며 염구준을 고기 전병으로 만들 기세로 돌진했다.“이제 한계에 도달했을
“미친, 철기둥 미궁이 이지경이 됐다고?”민씨 가문의 사람들은 여기저기 쓰러져 있는 철기둥들을 보며 감탄을 금치 못했다.철기둥 미궁은 대장로의 비장의 카드로, 가문의 최강자인 민현조차도 이 미궁 안에서는 한 번도 승리한 적이 없었다.다만 단점이 있다면 너무 무거워서 어디든 들고 다닐 수 없다는 것이었다.“염 선생님, 혹시 어디 다친 곳은 없으십니까?”민현은 서둘러 염구준에게 다가갔다.“별일 없습니다. 다만 민씨 가문의 이런 별난 수법들이 꽤 성가시더군요.”염구준은 진기를 풀며 담담하게 대답했다.만약 마술과 기문술이 아니었다면 대장로의 실력으로는 그와 이렇게 오랫동안 싸울 수 없었을 것이다.“그렇다면 다행입니다. 민가진 내의 문제는 이미 해결되었습니다. 모두 염 선생님 덕분입니다.”“염 선생님께서 민가진에 방문해 주신다면, 감사의 뜻을 제대로 전하고 싶습니다.”민현은 염구준의 실력을 완전히 인정했기 때문에 진심 어린 태도로 말했다.“그러죠. 마침 저도 물어볼 일이 좀 있습니다.”염구준은 말하며 앞으로 걸어갔다.옥패에 관한 일을 그는 계속 신경 쓰고 있었다.‘물어볼 일이 있다고?’이 말을 들은 민현은 순간 어리둥절했다. 일이 다 해결됐는데, 물어볼게 남았다고 하니까 말이다.그러나 주변에 사람들이 많았기 때문에 그는 더 이상 묻지 않고, 일족에게 대장로의 시신을 수습하라고 지시한 뒤 염구준을 따라갔다.대장로라는 악성 종양이 제거되어 민씨 가문 사람들은 모두 기뻐했지만, 대장로파에 있던 사람들은 풀이 죽어 있었다.물론 대장로의 죽음에 슬퍼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잘못된 편에 섰다는 사실이 후회되었기 때문이었다.악마 같은 대장로를 맹목적으로 따르다가 하마터면 죽을 뻔했던 걸 떠올리면 그들은 등골이 오싹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대장로가 사라지자, 가문의 유일한 반보천인인 민현이 자연스럽게 새로운 가주가 되었다.염구준과 민현은 저녁 연회 후 밀실에서 중요한 대화를 나누었다.“이 물건, 본 적 있으시죠?”염구준은 손을 들어 네 개의
기문술이 깨지고 은폐물이 사라지자, 대장로는 더 이상 도망칠 곳이 없었다.외부 도구가 파괴되었으니 이제 남은 건 그의 본연의 실력뿐이었다.“내 전력을 보여주마.”대장로는 더는 도망칠 수 없음을 깨닫고, 숨기고 있던 힘을 전부 끌어냈다. 그의 진기는 전보다 더욱 붉어졌는데, 이는 염구준의 혐오감을 불러일으켰다.염구준은 대장로가 또 무슨 술수를 부릴까 봐 얼른 두 주먹을 꽉 쥐고 전력을 다해 공격하기 시작했다. ‘빠르다!’대장로는 염구준의 속도에 놀라며 필살기를 보일 시간 없이 급히 상대방의 공격을 막았다.쾅!두 사람의 첫 충돌에서, 대장로는 두 손으로 염구준의 주먹을 막았으나 팔이 떨려와 온전히 막을 수가 없었다.그가 자랑스럽게 여기던 붉은 진기는 겉만 번지르르하고 그가 기대하던 것처럼 강한 힘을 내지 못했다.“이게 네가 전력을 다 한 거냐?”대장로는 몇 걸음 밀려나서야 염구준의 공격을 완전히 막을 수가 있었다. 그러나 그의 진기는 이미 절반 이상이 소진된 상태였다.“전력은 아니야. 난 아직 검도 쓰지 않았으니까.”염구준은 대답한 뒤, 오른팔에 진기를 모아 대장로를 강하게 밀어내고는 빠르게 달려가 두 손으로 주먹을 날렸다.이번 공격은 전과 달리, 더 강하고 더 빨랐다.대장로는 최선을 다해 막긴 했으나 속도가 따라가지 못해 결국 몇 번 얻어맞게 되었다.“커헉!”이 맹렬한 공격을 대장로의 몸은 더 이상 버티지 못했다. 대장로 몸의 모든 구멍에서는 피가 흘러나왔다. 그는 검붉은 피를 토해내면서 뒤에 있는 산벽에 부딪혀 금이 가게 만들었다.전투에서 치명상을 입은 대장로는 숨 쉬기도 어려울 정도로 허약해졌다. 더 이상 도망치기는 글렀다는 거다.“거록 존주의 은신처는 어디지?”염구준은 한 걸음씩 다가가며 싸늘하게 물었다.“내가 말하면, 살려줄 건가?”대장로는 조건을 걸기 시작했다. 푸욱.염구준은 손가락으로 검결을 만들어 검기로 상대방의 오른쪽 어깨를 꿰뚫었다.“당신 따위가 지금 나와 협상할 자격이 있다고 생각해?”목숨을 위협
“하하, 염구준, 넌 오늘 이곳에서 죽게 될 거다!”대장로의 웃음소리가 주위에서 메아리쳤다. 그는 고생 끝에 만든 이 기문술에서 누구도 자신을 이기지 못 할 것이라고 생각했다.“덤벼!”그러나 염구준은 물러서지 않고 오히려 땅을 강하게 차서 철기둥의 꼭대기로 뛰어올랐다.높은 곳에 올라가면 전체를 조망할 수 있을 줄 알았지만, 철기둥의 높이와 독특한 배열이 시야를 완벽히 차단하여 멀리 볼 수가 없었다. ‘이 기문술, 간단하지 않잖아?’염구준은 생각을 마친 뒤, 기둥 꼭대기를 따라 고속으로 이동하며 모든 기둥을 훑었지만 결과는 허탕이었다.‘설마 도망쳤나?’주위가 너무 조용했기 때문에 염구준은 그가 자신을 붙잡아두고 도망간 건 아닌가하는 의심이 들었다.“헛된 짓은 이제 그만둬라! 넌 날 찾을 수 없어!”그러나 이때, 대장로의 목소리가 사방에서 울려 퍼졌다. ‘아직 이곳에 있다는 건 내가 아래에 내려가서 싸우길 바라는 건가?’진법 안에 있어야만 기문술이 그 효과를 발휘할 수 있고, 그래야만 이 싸움에서 이길 수 있기 때문에 대장로는 염구준이 얼른 내려오기를 바랐다.휙.생각을 마친 염구준은 말없이 철기둥에서 뛰어내려 진법 안으로 들어섰다.상대방을 쓰러뜨리려면 조금 손해를 보더라도 상대방이 원하는 장소에서 붙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었다.쾅!그가 제대로 착지하기도 전에 검은 그림자와 함께 마술천이 공격해왔다.이 마술천은 상황에 따라 부드러울 수도, 단단할 수도 있었는데, 매우 특별한 도구였다.기습에도 불구하고 이미 준비가 되어 있었던 염구준은 주먹을 내질러 공격을 막아냈다.이에 마술천이 갑자기 부드러워지더니, 그 뒤에서 대장로가 모습을 드러내며 연달아 공격을 퍼부었다.그러나 정면 대결에서 대장로는 염구준의 상대가 될 수 없었기 때문에 얼마 지나지 않아 그는 곧바로 열세에 처했다.쾅!염구준은 빈틈을 놓치지 않고 대장로를 향해 연속으로 주먹을 날렸으나 주먹은 대장로가 아닌 철기둥에 부딪혔다.‘사라진 걸 보면 또 마술을 부린 건가?’염구
대장로는 심란한 눈빛으로 손자를 바라보았다.소년은 깊게 숨을 들이쉰 뒤, 대장로를 바라보며 슬픈 목소리로 말했다.“제 할아버지는 미쳤습니다. 일족의 정혈을 사용해 수련을 했어요. 악마나 다름없죠.”“심지어는 저조차도 가만두지 않았습니다.”소년은 자신이 가장 믿고 존경하던 사람에게 상처를 입은 게 제일 고통스러웠다.지하 감옥에 갇혀 있던 동안, 그는 몇 번이나 목숨을 끊으려고 했지만 자신이 죽고 나면 부모님도 할아버지에게 이용당할까 봐 두려워 자살하려는 생각을 그만 두었다.소년의 말이 끝나자, 다른 피해자들도 하나둘 씩 앞으로 나와 대장로의 죄악을 고발했다. 짧은 몇 분 만에 대장로의 이미지는 완전히 무너졌다. 이제 그는 민씨 가문 사람들의 마음속에 더 이상 자애로운 노인이 아닌 악마로 자리잡혔다.피해자들의 말을 들은 뒤, 적지 않은 사람들이 겁에 질린 눈빛으로 그를 바라보며 옆으로 몸을 피했다.“아버지, 이게 정말인가요?”이때, 소년의 아버지가 참지 못하고 물었다.“흥! 너희가 뭘 안다고! 가문의 부흥을 위해서 누군가는 희생해야 하는 법이야.”대장로는 자신의 논리를 펼쳐 보였으나 도가 지나칠 정도로 잔인한 수단을 사용한 그의 말에 동의할 사람은 거의 없었다.그의 말은 오히려 소년의 말이 사실임을 증명했다.“이제 당신은 더 이상 제 아버지가 아닙니다.”“당신 같은 악마는 저희 가문의 가주가 될 자격이 더욱 없고요.”“모두 함께 저 악마를 없앱시다!”민씨 가문의 사람들은 대장로를 에워싸고 공격 태세를 취했다. 그의 행위가 이미 용서를 받을 수 없을 정도로 지나쳤기 때문이었다.“좋다, 그렇다면 너희 모두를 죽여주마.”“전부 덤벼라!”대장로는 더 이상 변명하지 않고 큰 소리로 외치며 신호를 보냈다.순식간에 사람들 틈에서 수십 명이 움직이더니 옆에 있던 민씨 가문의 사람들을 공격하기 시작했다.그들은 모두 대장로의 측근으로, 대장로가 어린 시절부터 키운 사사들이었다.그렇게 민씨 가문의 사람들은 서로를 공격하기 시작했고, 내부도
“조심해!”민현은 대장로의 공격 궤적을 보고 큰 소리로 외치며 입구쪽으로 달려갔으나 이미 늦었음을 직감했다.대장로의 목표는 염구준이 아니라 잡혔다가 나온 민씨 가문 사람들이었다.“하, 내 눈앞에서 증인들을 죽이려고 해? 너무 순진하네.”염구준은 말을 하면서 주먹을 쳐내 대장로의 장풍을 막아냈고, 두 공격이 충돌해 생긴 기운에 사당 안의 사람들 대부분이 제대로 서 있지 못 하고 휘청거렸다.대장로의 계획은 치밀했다. 증인들을 죽인 뒤, 거짓말을 지어내려고 했으니까 말이다.민씨 가문의 사람들은 당연히 그를 믿을 테니 증인들만 없으면 어떻게 말을 지어내도 의심을 살 일이 없었다.“흥, 그렇다면 먼저 너부터 죽여주마!”대장로는 마술 천을 꺼낸 뒤, 가장 강한 진기를 내뿜으면서 염구준을 향해 달려들었다.상대방이 공무적을 중상을 입힌 사람이라는 걸 알고 있었기에 그는 조금도 방심하지 않았다.“바로 사술을 쓰는 걸 보니, 목숨 걸고 덤벼볼 작정인가 보네.”염구준은 붉은 빛이 맴도는 기운을 보며 마찬가지로 진기를 내뿜으면서 정면으로 돌진했다.대장로가 뿜어내는 진기는 사술을 익힌 사람만이 쓸 수 있는 거였지만 민씨 가문의 사람들은 이를 모르기 때문에 그저 대장로가 신기한 무공을 익혔을 거라고 여겼다.쾅! 쾅!두 사람의 격돌이 몇 차례 이어지며 강렬한 에너지가 터져나왔고, 사당 안에 있던 사람들 중, 무공이 약한 사람들은 이에 중상을 입게 되었다.“모두 사당 밖으로 물러나!”이를 본 민현은 고함을 치며 중상을 입고 쓰러진 사람 몇을 밖으로 던져낸 뒤, 자신도 사당 밖으로 뛰어나갔다.중상을 입은 몸이라 가까이에서 관전할 담이 없어서였다.기운을 통해 염구준의 전력이 자신과 싸웠을 때보다 더 강해졌음을 깨달은 그는 저도 모르게 중얼거렸다. “도대체 저 남자의 한계는 어디까지인 거야? 게다가 아직 병기도 사용하지 않았잖아.”전투는 점점 치열해졌고, 몇 번 되지 않는 공방 끝에 대장로는 열세에 몰렸다.염구준은 조금도 봐주지 않고 전력을 다해 날카롭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