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are

제75화

Author: 라오
병원.

안시연은 의자에 기대 의사의 진료를 기다렸다.

테이블에 놓인 각종 보고서는 모두 아까 진행한 검사 결과였다.

이승우가 옆에서 여유롭게 다리를 꼬고는 의사의 판단도 듣기 전에 맞은편에 앉은 부부에게 물었다.

“거기 두 분, 제 친구가 심각한 부상을 당했는데 뭐라고 말씀 좀 해보세요.”

이씨 가문 일곱째라는 신분이 있는데 누가 감히 그의 말에 반박할 수 있을까.

차시훈의 ‘와이프’는 성질을 내려 했지만 차시훈이 이를 억지로 잡아 눌렀다.

“이승우 씨,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차시훈이 난처하게 웃으며 말했다.

이승우는 안시연 옆으로 다가가더니 말했다.

“여신님, 배상은 얼마나 받으면 될까요?”

안시연은 어안이 벙벙했다.

하지만 약값을 생각해 그나마 합리한 금액을 말했다.

“육...(십만 원)”

이승우가 손가락을 튕기며 말했다.

“육천만 원이요.”

안시연은 화들짝 놀랐다.

차시훈은 금액을 듣고 많이 쓰리긴 했지만 그래도 한시름 놓았다.

돈으로 다른 수모를 막을 수만 있다면 좋은 일이다. 만약 안시연이 이승우와 썸씽이 있다는 걸 미리 알았으면 안시연을 어떻게 해보겠다는 생각은 하지 않았을 것이다.

젊은 여자가 아직도 분이 풀리지 않는지 더 난리를 피우려 했지만 차시훈은 아예 욕설을 퍼부으며 쫓아내 버렸다. 그러더니 그 자리에서 안시연에게 수표를 건네주었다.

한번 당한 걸로 6,000만 원을 번 안시연은 멍해졌다.

돈을 받은 걸 확인한 이승우는 손을 저으며 그 두 ‘부부’에게 꺼지라고 했다.

검사실이 다시 조용해졌다.

안시연은 그제야 마음이 놓였다.

그녀는 이승우를 바라보며 말했다.

“이승우 씨, 감사합니다.”

“이게 뭐라고, 별말씀을요.”

이승우가 자리에서 일어나더니 의사에게 자세한 상황을 확인했다.

“뼈는 문제없어요. 근데 멍은 좀 들 것 같네요. 약 잘 먹고 파스 잘 붙여요.”

“별문제 없다니 다행이네요.”

이승우는 사람을 시켜 약을 가져오라고 하고는 안시연의 퇴원을 도왔다.

주차장으로 가는 길 내내 안시연은 연신 감사 인사를 전했다.

이승우가 물었다.

Locked Chapter
Continue Reading on GoodNovel
Scan code to download App

Related chapters

  • 교수님의 독점적 사랑   제76화

    차는 한 개인 별장 앞에서 멈췄다. 이승우는 물을 한 모금 마시더니 말을 이어갔다.“외국으로 연수 가라고 했는데 거절했다면서요?”“네...”“그럼 기대해요. 앞으로 많은 일이 일어날 거예요.”이승우는 안전벨트를 풀더니 편한 자세로 고쳐 앉고는 선글라스를 낀 채 나른하게 안시연을 바라보며 말했다.“어떻게 대처할 거예요?”안시연이 말했다.“닥치는 대로 해결해야죠 뭐.”이승우가 고개를 저었다.“그런 생각으로 응하면 안 돼요. 내가 방법 알려줄게요. 단번에 해결할 방법.”안시연은 진지한 표정으로 대답을 기다렸다.“방법이라면 오늘 밤 바로 정훈이랑 잠자리를 가지는 거예요.”안시연은 말문이 막혔다.안시연의 어이없다는 표정을 확인한 이승우는 계속 그녀를 부추겼다.“임유정이 당신을 괴롭히면 당신은 임유정이 좋아하는 남자를 괴롭히는 거예요. 말 되죠?”안시연은 울지도 웃지도 못했다.“임유정이 안시연 씨를 그렇게 괴롭히는 데 그냥 참고만 있을 거예요?”“사람이 참고만 살면 안 돼요. 다혈질로 살 필요도 있다니까요.”“내가 안시연 씨면 지금 당장 정훈이를 찾아서 잠자리를 가질 거예요. 그것도 모르는 사람이 없게, 엄청 시끌벅적하게요. 다른 건 몰라도 임유정에게 크게 한 방 먹일 수 있으니까요.”이 말에 안시연이 풉하고 웃음을 터트렸다.이승우는 어여쁜 그녀의 얼굴을 보며 자기도 모르게 입꼬리가 올라갔다.“내 말 틀려요?”“모르겠어요. 근데 자꾸만 나쁜 짓 하게 부추기는 것 같아요.”“그럴 리가요. 저는 다 시연 씨를 위해서 그러는 거죠.”창밖에서 누군가 지나가더니 도어를 두드렸다.이승우가 도어를 열더니 그 사람과 몇 마디 너스레를 떨었다.“그래. 먼저 들어가. 금방 갈게.”이승우는 이렇게 말하더니 안시연을 돌아봤다.“내려서 같이 밥이나 먹을래요?”안시연은 차시훈을 얼버무리기 위해 점심에 대강 샐러드만 먹었더니 지금 배고파 현기증이 날 지경이었다.“저는 다시 회사로 들어가 봐야 해요...”“다시 들어가기는, 지각하든 안 하든 임

  • 교수님의 독점적 사랑   제77화

    안시연은 아직 벙찐 상태였다. 하지만 이승우는 그녀를 끌고 사람들 앞으로 다가갔다.그녀는 심장이 덜컹했다. 자기도 모르게 고개를 돌려 연정훈의 시선을 피했다.연정훈 옆에 선 젠틀해 보이는 남자가 웃으며 농담을 던졌다.“정훈 씨가 자기라고 부르는 사람이 한둘이어야지. 처음 보는 이분은 누구세요?”이승우는 연정훈을 한번 쓱 훑더니 일부러 안시연의 어깨에 손을 올렸다.안시연은 숨을 들이마시더니 놀란 토끼 눈으로 이승우를 쳐다봤다.하지만 이승우는 이를 무시한 채 오버하며 말했다.“자기 중에서도 제일 아끼는 자기죠. 일반적인 장소에는 아까워서 부르지도 않아요.”질문을 던진 남자는 분칠하지 않아도 빼어난 안시연의 미모를 보고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그럴만하네요.”“그렇죠?”이승우는 입을 샐쭉거리더니 연정훈을 향해 턱을 빼 들며 말했다.“연 대표는 어떻게 생각해?”연정훈은 와인잔을 테이블에 내려놓았다. 안시연에게는 아예 시선도 주지 않았다. 그러고는 대수롭지 않게 말했다.“괜찮네.”사람들이 놀랐다.연정훈이 여자를 칭찬하는 건 드물었기 때문이다.이승우는 속으로 그런 연정훈에게 콧방귀를 뀌었다.‘괜찮네? 좋아 죽으면서.’이승우가 입을 열려는데 연정훈이 그를 쳐다보며 유유히 입을 열었다.“너랑 있기엔 아깝다.”연정훈의 허를 찌르는 공격에 이승우는 잠시 정신을 차리지 못했다.사람들이 웃음을 터트렸다.화제의 중심에 있는 안시연은 말할 틈이 없었다.이 자리가 너무 불편해 살짝 몸을 돌려 이승우에게서 벗어나려 했다.그때 위층에서 소리가 들려왔다.“무슨 말 하는데 이렇게 즐거워요?”여자 목소리였다.그 소리를 들은 안시연은 순간 얼굴이 굳었다.여느 사람들처럼 위로 시선을 돌리니 아니나 다를까 임유정이 2층에 서있었다.임유정도 안시연을 보고 멈칫하더니 이내 긴장한 듯한 기색이 스쳤다.안시연은 당하지 않아도 될 변을 당한 걸 생각하니 속에서 화가 치밀어 올랐다.이승우가 그녀의 귓가에 속삭였다.“지금이에요. 한 방 제대로 먹어야죠.

  • 교수님의 독점적 사랑   제78화

    “뼈는 안 다쳤대요. 큰 문제 아닙니다.”안시연이 대답했다.연정훈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비용은 회사에 청구해요.”“감사합니다. 대표님.”무미건조한 대화였다.이승우는 성에 차지 않는 듯 앞으로 걸어와 말했다.“비용만 처리해 주면 끝인가? 연 대표, 별로 신경을 안 쓰는 것 같은데? 우리 자기 다친 거 안 보여? 심각한 문제 아니라 이거지?”이승우는 이렇게 말하며 손을 뻗어 안시연의 옷깃에 갖다 대더니 단추를 풀려는 시늉을 했다.안시연이 화들짝 놀랐다.맞은편에 있던 연정훈의 얼굴이 살짝 굳었다.옆에 선 사람도 이를 말렸다.이승우는 중도에서 동작을 멈췄다. 그는 주위를 빙 둘러보더니 장난기 가득한 눈빛으로 연정훈을 바라봤다.“무슨 생각하는 거예요? 진짜 보여주기라도 할까 봐요? 그러기엔 너무 아깝지.”이승우는 혀를 끌끌 차더니 말했다.“참 꿈도 야무져.”구경하던 사람들이 웃음을 터트렸다.안시연은 그제야 한시름 놓을 수 있었다.그녀는 고개를 들어 연정훈 쪽을 힐끔 쳐다봤다. 하지만 연정훈은 이미 다른 사람과 얘기를 나누고 있었다. 그녀에게는 시선도 주지 않은 채 말이다.“이리 와 앉아요.”이승우는 그제야 장난을 멈추고는 그녀를 소파로 데려가 음식을 이것저것 적지 않게 집어줬다.안시연이 자리에 앉자마자 임유정은 그녀의 곁으로 다가와 앉더니 친절하게 다친 상황에 대해 물었다.“약은 받았어요?”안시연은 덤덤한 태도로 대꾸했다.임유정도 딱히 신경 쓰지는 않았다.“안색이 별로인데 다른 불편한 데는 없어요? 약은 함부로 먹으면 안 돼요. 아는 한의사가 한 분 계시는 데 조금 있다 같이 가볼래요?”“의사가 준 약인데 왜 먹으면 안 된다는 거예요?”이승우가 유령처럼 나타나 웃는 듯 마는 듯한 표정으로 말했다.“임신한 것도 아닌데.”임신이라는 두 글자에 임유정은 가슴이 조여왔다. 하여 얼른 안시연을 뚫어져라 쳐다봤다.안시연은 고개를 들더니 이승우를 힐끔 쳐다보며 말했다.“장난이 짓궂으시네요.”그 말은 임신을 부정하는 것과

  • 교수님의 독점적 사랑   제79화

    이승우가 말하면 할수록 상황은 이상하게 흘러갔고 분위기도 야릇해졌다.남자들끼리 모여있으면 평소에 얼마나 점잖든 간에 살짝만 긴장을 풀어도 화제가 이상한 쪽으로 튀게 된다.안시연은 화제가 계속 연정훈의 입에 난 상처를 둘러싸고 점점 이상한 쪽으로 흘러가자 핑계를 찾아 자리를 비켰다.“야야, 그만해. 아가씨가 부끄러워하잖아.”누군가 이렇게 말했다.그러면서 임유정을 쳐다봤다.“임유정 씨야 뭐 우리랑 하도 오래 봐서 표정 하나 변하지 않지만 말이야.”임유정은 허를 찌르는 그 말에 숨이 턱 막혔다.수줍어하는 안시연과 다르다는 건 임유정의 낯이 두껍다는 말과도 같았다.임유정은 입을 앙다물고는 말했다.“어쩔 수 없죠. 어떤 사람인지 다 아니까 습관이 된 거지.”이승우는 입을 샐쭉거렸다. 임유정의 민낯을 까밝히기 귀찮은 듯한 눈치였다.그의 앞으로 연정훈이 그를 등진 채 살짝 고개를 돌리고 창문 쪽을 바라봤다. 그 각도에서 마침 떠나가는 안시연을 관찰할 수 있었다.안시연은 화장실에서 나왔지만 그렇게 빨리 돌아가고 싶지는 않았다.이승우가 그렇게 쉽게 보내줄 것 같지 않았다. 이승우는 나쁜 마음은 없어 보였지만 장난기가 너무 심했다.이렇게 생각한 안시연은 주방으로 들어가 직접 야채 과일 주스를 한잔 만들려고 했다.과일을 잘 썰어 믹서기에 넣었다.그러고는 싱크대에 기대 가볍게 한숨을 내쉬었다.그때 갑자기 뒤에서 발소리가 들렸다.돌아보니 연정훈이었다.안시연은 약간 안절부절못했다. 하지만 이내 연정훈의 태도가 이상함을 눈치챘다. 아까 밖에서 봤을 때와 별반 다를 바 없었다.왠지 모를 실망감이 그녀를 덮쳤지만 이내 다시 차분해졌다.그녀가 먼저 입을 열었다.“물 뜨러 왔어요?”“커피.”안시연은 고개를 끄덕이며 자연스럽게 원두를 찾았다.하지만 몸을 돌리자마자 아까 연정훈이 술을 마셨던 게 떠올랐다.그녀는 잠깐 고민하더니 말했다.“금방 술 마셔놓고 또 커피 마시게요?”연정훈은 대답하지 않았다.안시연은 믹서기를 가리키며 말했다.“야채 과일

  • 교수님의 독점적 사랑   제80화

    주방에는 잠깐의 정적이 흘렀다.잠시 후 연정훈이 덤덤하게 말했다.“그냥 머리띠 돌려주려고 간 거였어.안시연은 그제야 한시름 놓았다.그녀의 추측이 맞았다.어디서부터 잘못되었는지를 알면 문제를 해결하기가 쉬워진다.그녀는 인내심 있게 설명했다.“약속을 잡은 건 아니에요. 그냥 일방적으로 찾아온 거지. 나를 외국으로 연수 보내고 싶어 하더라고요.”연정훈은 손가락으로 싱크대를 톡톡 두드리며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안시연이 말을 이었다.“하지만 내가 거절했어요.”단도직입적으로 설명했다.얼어붙은 분위기를 아주 쉬운 방법으로 풀어주자 알아서 잘 흘러가기 시작했다.연정훈이 끝내 대꾸했다.‘입술을 깨문 건 이렇게 얼렁뚱땅 넘어갈 수 있겠네.’안시연이 이렇게 생각했다.하지만 빚진 건 아직 갚지 못했다.오늘 전까지만 해도 그녀는 연정훈이 하루라도 빨리 빚진 걸 갚으라고 재촉하기를 바랐다. 그러면 얼른 갚고 정리하려고 했다.하지만 임유정이 너무 쪼아서 그런지 아니면 이승우의 시답잖은 농담에 동한 건지 잘 참았다가 임유정에게 크게 한방 먹이고 싶다는 생각이 스멀스멀 기어올랐다.연정훈이 대꾸하자 그녀는 어떻게 말을 이어갈지 고민했다.하지만 생각이 끝나기도 전에 하이힐 소리가 점점 가까워졌다.안시연은 이미 누군지 알아챘다. 하여 입꼬리를 내리고 천천히 몸을 돌렸다.연정훈은 안시연의 정서가 나타나는 제스처를 보고는 티 나지 않게 눈썹을 추켜세웠다.임유정이 그쪽으로 걸어갔다.둘만 있는 걸 발견하고는 몰래 이를 악물었지만 이내 환하게 웃으며 연정훈에게 물었다.“전에 내가 도와달라고 한 건 어떻게 됐어?”연정훈은 야채 과일 주스를 다시 집어 들더니 한 모금 들이켰다.“요 며칠 다시 전화해서 확인해 볼게.”임유정은 잘 알고 있었다. 그녀가 부탁한 일이 연정훈에겐 작은 일이라는 걸 말이다. 하지만 며칠이 지났는데도 해결이 되지 않았다는 건 그냥 얼렁뚱땅 흘려넘기겠다는 뜻이었다.하지만 임유정은 안시연 앞에서 체면이 구겨지는 건 싫어 흠잡을 데 없이

  • 교수님의 독점적 사랑   제81화

    별장 밖.이승우 등 사람은 장난기 가득한 말투로 별장 안에서 있은 일을 토론했다.“승우 씨, 자기라면서 저렇게 양보해도 되는 거예요?”“별 수 있나요? 형제는 가족과도 같고 여자는 옷과도 같다는데. 우리 연 대표가 점 찍어둔 여자를 내가 양보해야지.”이승우가 입만 열면 헛소리를 퍼부었다.“역시 승우 씨는 의리 넘친다니까.”“그럼요. 당연하죠.”계단 아래 가방을 들고 있는 임유정은 낯빛이 하얘졌다.이승우가 마침 이를 발견하고는 유유히 1층으로 내려가 잔뜩 기를 채웠다.“아이고, 임유정 씨. 왜? 옆집이라도 같이 갈래요?”임유정은 지금 이 순간 정말 이승우를 목 졸라 죽이고 싶은 생각이 들었지만 달리 어쩔 방법이 없었다.그녀는 고개를 돌려 억지로 웃음을 지어 보였다.“아니요. 아직 처리할 일이 남아서요.”“아, 바쁘구나?”이승우는 양손을 주머니에 찔러놓고 그런 임유정이 불쌍하다는 듯 말했다.“아이고, 얼굴이 반쪽이 됐네요?”그는 혀를 끌끌 차더니 말했다.“피부 관리 잘해요. 나이도 적은 건 아닌데.”임유정은 두손 두발 다 들었다. -거실에 있던 사람들이 전부 빠져나갔다. 안시연은 뒷마당 행랑에 서 있었다. 정원 한가운데에 인조 온천이 하나 있었다.여자 도우미가 다가와 그녀에게 준비한 옷을 건네줬다.“대표님께서 필요한 물품 준비해서 가져다드리라고 지시했습니다. 일단 들어가서 반신욕을 좀 즐기세요.”안시연은 사색을 멈추고 인사를 건넸다.도우미가 물러갔다.텅 빈 주위를 보고 그녀는 잠깐 넋을 잃었다.연정훈은 아까 그렇게 많은 사람 앞에서 안시연에게 남으라고 했다. 안시연은 감히 몸을 돌려 문어구에 서 있는 사람들과 시선을 마주하기 두려웠다.임유정은 옆으로 지나가며 죽일듯한 표정으로 안시연을 노려봤다.안시연은 한숨을 내쉬었다.가슴에 난 상처가 은근히 아팠다. 의사에게 전화해 확인해 보니 확실히 온천에 몸을 담그면 통증이 완화된다고 했다.연정훈은 없었다. 안시연은 잠깐 망설이다가 안으로 들어가 옷을 갈아입었다.한창

  • 교수님의 독점적 사랑   제82화

    안시연은 구체적으로 설명했다.연정훈은 한참 침묵을 지켰다.이승우도 숨겨진 꼼수를 눈치챘는데 그가 모를 리 없었다.하지만 그는 임유정 얘기를 하는 대신 이렇게 말했다.“참 너는 운명이 기구해.”“...”“직접 새 직장을 찾더니 꽤 위험해 보이는데?”안시연은 말문이 막혔다. 그러더니 연정훈을 뚫어져라 쳐다봤다.“교수님, 설마 지금 복수라도 하는 거예요?”연정훈이 그녀를 힐끔 쳐다봤다.안시연이 덤덤하게 말했다.“요즘 진짜 재수 없어요. 얼마나 많은 사람이 나를 못 잡아먹어서 안달인데요.”그러니 연정훈까지 거들지 말라는 소리였다.연정훈은 옆에 피워둔 향에서 피어오르는 연기를 힐끔 쳐다보더니 유유히 말했다.“안전한 길을 알려줬는데 네가 거절했잖아.”“내가요?”안시연은 대수롭지 않다는 듯한 표정의 연정훈을 바라보며 최근에 자기가 겪은 일련의 일들을 떠올렸다. 그러더니 그런 자신을 비웃었다.“어떤 길을 선택하든 다 나를 괴롭힐 사람은 있어요. 그냥 상대만 다를 뿐이지.”연정훈이 입을 열었다.“내 제안에 그럴 사람이 누군데?”안시연은 할말을 잃었다.물을 잔뜩 머금은 손을 온천탕 변두리에 올려놓더니 가볍게 움켜쥐었다.한참 후 그녀가 다시 입을 열었다.“괴롭힐 사람은 없죠. 근데 너무 도움을 많이 받아서 미안해요. 마음도 불편하고.”“가식적이긴.”연정훈이 이렇게 평가했다.안시연은 말문이 막혔다.“그냥 너는 내가 괴롭힐 거라고 생각해서 내 제안을 받아들이려 하지 않는 거지.”안시연은 고개를 숙인 채 대꾸하지 않았다.“다른 길은 너를 괴롭히려는 사람이 많을 테지만 내가 제안한 길은 너를 괴롭힐 사람이 나뿐이야.”연정훈이 그녀를 바라보며 부드럽지만 매혹적인 목소리로 말했다.“두 갈래 길인데 그렇게 어렵나?”안시연이 대답했다.“괴롭힘을 당하지 않는 길을 선택하고 싶어요.”“그거야 쉽지.”그는 큰 문제 아니라는 듯 대수롭지 않게 말했다. 그러면서 무슨 좋은 수라도 대주듯 말을 이어갔다.“내가 좋아서 정신을 못 차리게 잘 홀

  • 교수님의 독점적 사랑   제83화

    연정훈은 손가락으로 차가운 연고를 짜서는 멍이 든 자리에 꾹 눌렀다. 그 손짓이 약했다 강했다를 반복할 때마다 안시연은 작은 탄식을 뱉어냈다.“조금만 참아. 멍은 펴주면 빨리 나아.”또 이런 입에 발린 소리로 안시연을 홀렸다.안시연은 입을 앙다문 채 최대한 아무 소리도 내지 않으려 했다.하지만 그래도 아픈 건 어쩔 수 없었다.그녀는 몸을 잔뜩 움츠렸다. 상반신은 움직이지 않았지만 다리는 점점 꽉 조여졌다.처음엔 괜찮았지만 시간이 조금 흐를수록 그녀는 연정훈의 몸에서 느껴지는 변화를 감지했다.그녀는 더 꼼짝달싹할 수 없었다.연정훈의 미간이 점점 구겨졌다. 그러면서도 연고를 다 바를 때까지 동작은 멈추지 않았다.그는 아무렇게나 연고를 내려놓고 안시연을 돌아보더니 자세를 똑바로 고쳐 앉았다.연정훈의 숨결이 가까워지자 안시연은 얼른 고개를 숙였다.순간 그는 그녀의 다리를 가볍게 다독이더니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했다.“꽉 조이지 말고 편하게 앉아.”그는 마치 아무 일도 아니라는 듯 가벼운 말투로 이렇게 말했다.순간 안시연은 머리에서 쿵 하고 소리가 나는 것 같았다.얼굴이 빨개진 안시연은 어쩔 줄 몰라 하며 다리에 준 힘을 풀었다. 이것만으로도 그녀는 중심을 잃었다.연정훈이 제때 그녀를 부드럽게 받쳐줬다.그의 체온이 얇디얇은 옷감을 통해 전해졌다. 남녀 간의 은밀한 암호가 뭉게뭉게 피어오르는 향과 함께 뇌를 자극했다.안시연은 연정훈과의 관계를 떠올렸다.그녀는 지금 연정훈에게 빚진 상태였다.하지만 그녀는 연정훈이 지금 하고 싶다는 건지 가늠이 되지 않았다.그녀는 말캉한 손으로 남자의 어깨에 손을 올리며 가벼운 목소리로 말했다.“외할머니 보러 가겠다고 약속했어요...”그가 하고 싶다고 해도 시간이 없었다.연정훈은 여기서 뭔가를 하고 싶은 생각은 없었지만 그녀의 말에 장난기가 발동해 일부러 이렇게 물었다.“아직 4시도 안 됐어.”안시연은 말문이 막혔다.역시 연정훈은 하고 싶었던 것이다.그녀는 주위를 빙 둘러봤지만 아무도 없었다.

Latest chapter

  • 교수님의 독점적 사랑   제976화

    11월의 겨울 새벽은 원래 쌀쌀하기 마련인데 이미 푹 젖은 이승우는 더 말할 필요가 없었다.부승희가 속 시원하게 복수를 하도록 내버려둔 이승우는 여전히 얼굴의 미소를 잃지 않았다.그러자 부승희를 혀를 차며 재미없다는 표정을 지었다.그래서 아래층을 향해 이렇게 말했다.“다음에 또 그럴 거야?”이승우는 고개를 숙여 작게 웃음을 터뜨렸다. 다음에도 또 그럴 거라고 말한다면 부승희는 화가 나서 펄쩍 뛸 것이다.그래서 고민하다가 고개를 저었다.“아니. 안 그럴게.”부승희는 이승우가 진심이 아니라는 걸 눈치챘고 또 입을 삐죽였다.그래서 또 어떻게 제대로 한 방 먹일지 생각하고 있는데 이승우가 갑자기 이런 질문을 했다.“그 호스 들고 있는 손 안 시려?”“...”‘그게 뭐람. 본인은 이미 온몸이 젖었는데 무슨 생뚱 같은 소리를.’‘멍청하긴.’부승희는 호스를 바닥에 던지고 달빛 아래에서 스트레칭을 했다.이어 이승우가 물었다.“술은 깼어?”“왜?”“안 깼으면 우리 야식 먹으러 가지 않을래? 먹고 푹 자는 거야.”“정말 왜 그렇게 멍청해? 이젠 잠을 잘 시간이잖아. 벌써 몇 신데.”부승희는 이승우를 노려보며 말했다.“무슨 잠을 잔다고 그래. 우린 아직 젊으니까 밤새 놀 수 있어.”“놀긴 뭘 놀아! 오빠도 벌써 서른이야. 급사하고 싶지 않으면 몸 사려.”“절대 네 탓 하지 않을 게. 죽으면 내 재산 너 줄게.”“...”‘누가 재산 달라고 했나? 웃겨.’부승희는 이승우를 무시한 채로 방으로 돌아가려 등을 돌려 섰다.이승우는 부승희가 앞문을 지나쳐야 한다는 생각에 빠르게 발걸음을 옮겼다.그런데 갑자기 외마디 비명이 들려왔다.부승희는 다시 등을 돌려 아래층을 살폈다.‘뭐야? 어디 간 거야?’‘귀신이 잡아가기라도 한 건가? 그렇게 고마운 귀신이 다 있어?’부승희는 베란다 끝에서 서서 아래층을 향해 외쳤다.“오빠! 이승우!”그러나 대답이 없었다.이어 휘파람을 불며 또 외쳤다.“멍청이?”그러나 주변은 온통 조용했고 바람에 나

  • 교수님의 독점적 사랑   제975화

    태양이 분유를 모두 비웠으나 양시연은 다시 표세연에게 넘겨주기 아쉬웠다. 비록 하룻밤뿐이었으나 태어난 뒤로 한 번도 떨어져서 지내지 않았기에 마음이 불안했다.“잠이 들었으니 아기 침대로 눕혀요.”양시연이 연정훈을 향해 말했다.연정훈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행동에 옮겼다.그리고 얼마 뒤, 두 사람은 다시 아까 끝내지 못한 거사를 이어가려는데 울음소리가 들려왔다.침대에 누운 두 사람은 그대로 얼음이 되었다가 두 눈을 꼭 감았다.양시연은 두 볼이 붉어진 채로 말했다.“정, 정훈 씨 빨리 아기부터 데리고 와요. 내가 달래줄게요.”“우리 태양이 낮과 밤이 바뀌어서 한번 달래면 계속 달래줘야 해.”“그래도 어떻게 모르는 척 내버려둬요...”양시연이 연정훈의 볼에 뽀뽀를 하며 말했다.‘저 어린 녀석이 눈치도 없이.’‘낮엔 쿨쿨 잘 자던 녀석이 밤만 되면 자꾸 좋은 일을 망치네.’연정훈은 이를 악물고 침대에서 내려갔다.불만이 가득한 연정훈을 보며 양시연이 잠옷 끝을 살짝 잡아당겼다.연정훈이 고개를 돌리자 양시연이 말을 이었다.“이번만 달래주고 어머님께 아이 보내요.”양시연이 미소를 지은 채로 말하자 연정훈은 불만이 눈 녹듯 사라졌고 다시 분위기가 후끈 달아올랐다.연정훈은 빠르게 양시연의 이마에 키스를 하며 말했다.“금방 올게.”‘뭐지?’양시연은 이해가 가지 않는다는 표정을 지었으나 연정훈은 외투를 챙겨 입고 태양을 품에 안은 채로 밖으로 향했다.태양은 울먹이다가 왜 달래주지 않는지 의아해했다.양시연은 침대에서 몸을 일으키며 외쳤다.“내가 달래주기로 했잖아요.”연정훈은 고개도 돌리지 않았다.“아이 할머니가 잘 달래줄 거야.”“...”‘정말. 무슨 아빠가 이래?’하지만 양시연은 슬며시 미소를 지었고 양손으로 무릎을 꼭 껴안은 채로 연정훈을 기다렸다.새벽이 되고 마지막 손님들도 파티를 끝냈다. 그 사람들은 연정훈 무리와 술을 마시다가 또 다른 사람들과 2차를 했고 새벽까지 끝내주는 파티를 즐겼다.이승우는 부승희에게 쫓겨 도망

  • 교수님의 독점적 사랑   제974화

    양시연이 신음을 흘리자 연정훈이 손으로 입을 막았고 거친 호흡을 내쉬며 양시연의 귓가에 대고 말했다.“조용히 해. 우리 잠자리 가진다고 광고할래?”‘쳇, 방음이 뭐 그렇게 나쁘겠어?’‘지레 겁을 먹고... 음...’익숙한 기분이 찾아오고 양시연은 발가락 끝까지 짜릿한 기분이 들었다.겨우 연정훈의 품에 안겨 숨을 돌리는데 연정훈이 또 키스를 해왔다.그러자 마치 드넓은 바다에 홀로 떠 있는 작은 쪽배가 파도에 치여 이리저리 휘청이는 기분이 들었다.얼굴이 창백해진 양시연이 참지 못하고 칭얼거리며 연정훈더러 조금만 더 천천히 해달라고 말했다.연정훈은 알겠다고 대답했으나 움직임을 멈추지 않았다.그러다가 연정훈이 양시연의 귓가에 대고 이런 말을 했다.“시연아, 너 전보다 더 음탕해진 것 같아.”양시연은 머리가 펑 터지는 기분이 들었고 연정훈의 어깨를 꽉 깨물었다.‘변태!’11시가 넘어서고 저택은 평화를 되찾았다.양시연은 땀을 흠뻑 흘렸고 연정훈의 품에 기대 작게 숨을 헐떡였다.연정훈은 입으로 양시연에게 물을 먹이고 또 짧게 키스했다.다시 호흡을 빼앗긴 양시연은 저도 모르게 고개를 쳐들었다.연정훈은 또 스멀스멀 침대 안으로 손을 움직였고 양시연은 얼굴이 시뻘게진 채로 무기력해진 팔을 들어 살짝 밀었다.“그만해요. 조금만 쉬어요.”연정훈은 양시연의 볼에 얼굴을 비비고 허리를 꾹꾹 눌러 마사지하며 말했다.“겨우 한 번만 했잖아.”양시연이 입술을 꽉 깨물고 목에 팔을 걸었다.“이제 아기 보러 가야죠. 걱정도 안 돼요?”“아기 봐주는 사람 있잖아.”“그래도 우리가 데리고 와야죠...”“오늘은 괜찮아. 어머니가 자기 방에 따로 아기 침대도 마련했으니 오늘 밤만 봐달라고 부탁하자.”연정훈은 말을 하는 내내 손놀림을 멈추지 않았다.양시연은 머릿속이 엉망진창이 되었고 더 이상 말로 설득이 되지 않자 애교를 부리기 시작했다.“그럼 보고만 올래? 아기가 무사한 걸 확인하고 그다음엔 네 마음대로 해도 좋아.”연정훈은 그 말을 하고도 한참 양

  • 교수님의 독점적 사랑   제973화

    큰 공간에는 소파에 몸을 숨긴 두 사람이 내는 소리를 제외하면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그러나 한참이 지나도록 두 사람은 멈출 생각이 없었다.부승희와 이승우는 몰라도 다른 사람들은 점점 민망해졌다.양시연은 귓불을 붉힌 채로 연정훈의 품에 꼭 안겨 있었다.그러다가 참다못한 연정훈이 양시연을 끌어당기며 사람들을 향해 말했다.“우린 아이 보러 가봐야 하니까 먼저 가볼 게.”그리고 빠르게 자리에서 벗어났다.남은 사람들은 당연하게도 눈치를 챘다.아이 보러 가는 게 아니라 아이 만들러 가는 것임을.그리고 그 뒤를 따라나선 건 한우빈과 한우빈의 파트너였다. 그 여자는 다정하게 한우빈에게 물었다.“우빈 씨 아까 먹던 감자칩 아직도 매워요?”‘당연히 맵지. 매워 죽겠어.’한우빈을 술을 입에 털어 넣더니 여자와 함께 자리에서 일어섰다.“머리가 아파서 먼저 올라가서 쉴게.”“...”그리고 양혁수는 그 상황에 관심이 없었기에 어린 친구나 책임져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변여름의 헤드셋을 똑똑 두드리며 이만 자리에서 일어나라고 했다.그러자 변여름은 얌전히 그 뒤를 따랐다.그다음으로는 변백호였다. 변백호가 자리에서 일어서자 노지혜는 꼬리처럼 그 뒤를 졸졸 따랐다.부승원은 마지막까지 자리에 남았으며 친오빠로서 모른 척할 수는 없었다. 그래서 잔을 세게 테이블에 쾅 하고 내려놓았다.그 소리에 소파의 움직임이 조금 멈췄다.“승희야.”“오빠, 난 괜찮으니까 먼저 가봐!”부승희는 숨을 헐떡이며 말했다.“...”‘정말 어이가 없네.’부승원은 숨을 길게 내쉬며 의미심장한 표정을 짓고 있는 반우희를 잡아당겼다.“이만 가자.”반우희는 고개를 끄덕이며 그 뒤를 따라갔다.불과 1분 안으로 방은 비워졌다.부승희는 제 위를 올라탄 이승우를 보며 너무 화가 나 머리를 세게 내리칠까 했다.그리고 이러한 상황을 먼저 예상 한 이승우는 빠르게 자리에서 일어섰다.부승희도 소파를 잡고 몸을 일으켰다.이승우는 빠르게 도망갔고 부승희는 놓치지 않고 뒤를 쫓았다.

  • 교수님의 독점적 사랑   제972화

    “생각해 봤는데 고작 야식은 조금 억울한 것 같아.”“이 손 놓고 말해!”“대화는 여기까지. 말로는 내가 너한테 상대도 되지 못하잖아.”“오빠 정말... 읍!”부승희는 두 눈을 동그랗게 떴다.소파 뒤의 사람들은 두 사람의 움직임에 집중하느라 모두 조용해졌다.양혁수는 고개를 돌려 고양이처럼 두 눈을 반짝이는 변여름을 바라봤다.그리고 몰래 혀를 쯧쯧 하며 말했다.“여름아?”변여름은 빠르게 고개를 돌렸고 양혁수는 변여름을 향해 미소를 지어 보였다.그 의미를 알아차린 변여름은 빠르게 고개를 숙이고 두 손으로 헤드셋을 움켜쥐었다.‘아무것도 안 들린다... 아무것도 안 들려...”“...”이어서 또 찰싹 손을 내리치는 소리가 들려왔다.‘세상에 너무 아프겠다.’부승원은 미간을 꾹꾹 누르다가 말했다.“이승우.”소파에서 입을 맞추던 두 사람은 드디어 행동을 멈췄다. 부승희는 이승우의 품에 안겨 꼼짝도 하지 못했고 두 손도 잡혀 아예 움직이지 못했다.부승원의 경고에 이승우는 하던 행동을 멈추고 거친 숨을 몰아쉬었다.두 사람의 거친 호흡 소리가 들려오고 부승희는 시선으로 사람을 잡아먹을 것처럼 이승우를 노려보았다.이승우는 침을 꿀꺽 삼키면서 입술을 매만졌다.지금 쿵쿵 뛰는 심장 소리만 들려왔고 입술 끝엔 옅은 알코올 향이 남아 있었다. 이승우는 평소에 위스키도 단맛만 골라 마셨고 부승희는 그 단 향이 사라지지 않아 여러 번 침을 삼켜도 여운이 남았다.‘젠장! 감히 어떻게 나한테!’부승희가 자리에서 일어서려고 버둥거리자 이승우는 아예 부승희를 소파에 눕혀 버렸다.부승희는 깜짝 놀라 손을 빼내 이승우의 가슴을 밀쳤다.‘정말 미친 거 아니야?’이승우는 양손으로 지탱한 채로 부승희를 내려다보았고 턱을 살짝 세우더니 부승희더러 제 입술을 보라고 시늉했다.“네가 물어뜯었나 봐 너무 아파.”부승희는 두 눈을 꼭 감고 속으로 욕을 읊조렸다.“오빠가 자초한 거잖아.”이승우는 술기운이 확 올라왔고 방금 상황을 떠올리며 점점 더 용기가 생겼다.

  • 교수님의 독점적 사랑   제971화

    이승우가 말을 마치자마자 부승희는 손을 휙 빼냈고 손등으로 이승우의 뺨을 찰싹 때렸다.쨕!너무 높지 않은 소리였지만 주변 모든 사람이 그 소리를 들었다.한우빈이 고개를 돌리며 말했다.“뭐야, 왜 손찌검까지 하는 거야?”“손찌검인지 다른 건지는 모르지.”양혁수가 농담 섞인 목소리가 들려오자, 부승희는 이를 꽉 깨물고 소파 등받이에 몸을 푹 기대 얼굴이 보이지 않게 가렸다.이승우도 이런 부승희를 따라 추욱 몸을 늘어뜨리더니 부승희의 옆으로 찰싹 달라붙었다.부승희는 이승우를 아니꼬운 눈빛으로 바라보며 옆으로 살짝 움직였다.그러자 이승우도 그 옆으로 움직였다.부승희는 차가운 시선으로 경고를 날렸지만 이승우는 당황하지도 않고 얼굴을 들이밀더니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술을 많이 마셔서 그런가 손놀림이 예전 같지 않네?”“오빠 정말 내 손에 죽어볼래?”‘정말 물에 빠져도 입만 동동 뜰 사람이야.’이승우는 웃음을 터뜨렸다. 소파 쿠션으로 둘 사이를 갈라놓은 부승희는 애써 꾹꾹 참으며 말했다.“할 일이 남아 이만 가볼게. 함부로 그 입 놀리면 알지?”그리고 부승희는 자리에서 일어섰다.이승우는 두 눈을 감고 있었지만 정확하게 부승희의 손목을 잡아당겼다.다시 원위치로 돌아온 부승희는 짜증 섞인 말투로 말했다.“뭐 하자는 거야?”“널 위해 거짓말하는 거면 나도 이득이 있어야 하지 않겠어?”“이득은 무슨.”‘양심이라는 게 있긴 한 건가?’이승우는 고개를 돌려 부승희와 시선을 마주했다.“내가 너한테 호감이 있다고 해서 이렇게 함부로 대하는 건 아니지. 나도 한성격 하는 사람인데 결국 참지 못하고 많은 사람들 앞에서 네 체면 구기면 어떡해?”“그러기만 해봐.”“나도 그러고 싶지 않아. 그러니까 괜히 오기 부리지 말고 우리 좋게 말로 하자.”부승희는 이승우에게 잡힌 손목에서 벗어날 수 없었고, 얼굴이 시뻘게진 이승우를 보며 술을 적지 않게 마셨다는 게 떠올랐다.그러니 술주정뱅이한테 무슨 말을 하겠는가? 양시연 무리만 있었으면 몰라도 다른

  • 교수님의 독점적 사랑   제970화

    양시연은 노지혜가 카드를 나누는 모습을 보며 부승희에게 눈빛으로 신호를 주려 했지만 부승희가 너무 술을 마셔서 경계심이 떨어져 그녀의 눈빛을 놓쳤다.결국 마지막 판에서 부승희가 걸렸고 이승우가 카드를 던졌을 때 부승희는 순간 멍해졌다.노지혜는 왕으로서 웃으며 종이 한 장을 뽑더니 원래 3겹으로 되어 있던 종이를 풀어 얇은 한 장을 꺼냈다. 그리고 그들에게 종이로 입맞춤하라고 했지만 종이는 절대로 찢어지면 안 된다고 요구했다.그 종이는 나비의 날개처럼 얇아서 조금만 다쳐도 찢어질 정도였다.노지혜가 말했다.“입맞춤해서 종이가 찢어지면 그때는 두 번 입맞춤하고 종이가 찢어지지 않을 때까지 해야 해요.”그녀는 세 장의 나비 날개처럼 얇은 종이를 펼쳐 보이며 부승희에게 충분히 할 수 있다는 신뢰를 주려 했다.부승희는 침을 삼켰고 술기운이 확 사라졌다.모두가 그녀와 이승우를 주목했고 이승우는 무덤덤하게 술잔을 내려놓고 손으로 머리를 받치며 고개를 들고 그녀를 바라봤다.‘어떻게 해야 하지?’‘뭘 어떻게 하긴.’부승희는 그를 한 대 때리고 싶은 마음이었다.‘정말 재수 없네. 마지막 판에서 이렇게 걸리다니.’부승희가 말했다.“우리 진 거니까 고마 주스를 마시며 벌칙을 받을게요.”변여름은 이번엔 직접 주스를 주지 않고 게임 규칙을 읽기 시작했다.“언니, 게임 시작할 때 혁수 형이 말했잖아요. 결혼한 사람을 제외하고 다른 사람은 벌칙을 자진해서 요청할 수 없다고.”부승희는 어이없었다.“...”‘뭐야. 양혁수는 너의 조상이라도 돼? 양혁수의 말을 다 기억하고 있네.’부승희는 입만 뻐끔거렸고 그때 노지혜가 말을 이었다.“언니, 혹시 게임을 할 엄두가 없는 거예요?”‘엄두가 없다고? 내 사전에는 그런 단어가 있을 리가 없어. 그건 불가능해.’부승희는 발이 묶인 듯한 상황에서 더 이상 빠져나갈 수 없었다. 그녀는 이승우와 불편한 상황이 되지 않으려 했고 어쩔 수 없이 새로운 친구인 변백호에게 눈길을 보냈다.변백호는 부승희와 노래를 부른 뒤 그녀

  • 교수님의 독점적 사랑   제969화

    게임이 계속되는 동안 몇 차례 실패를 거듭하자 양혁수는 졸음이 싹 달아나더니 결국 포기한 듯 변백호의 허리를 단단히 감싸 안았다.“가만히 있어요. 내가 할게요.”변백호는 당황하며 욕설을 내뱉었다.“양혁수 씨, 대체 어디를 만지는 거예요?”“내가 어디를 만질 수 있겠어요?”양시연과 주변 사람들은 폭소를 터뜨렸고 남자들은 차마 그 장면을 직시할 수 없었다.우여곡절 끝에 탁구공을 배까지 운반하자 반우희가 가장 먼저 박수를 쳤다.“와 두 분 생각보다 잘 어울리는데요?”부승희도 맞장구치며 고개를 끄덕였다.“맞아요. 두 분 다 훈훈하니까 보기 좋아요.”그 순간 부승원의 시선이 반우희에게 잠시 머물렀다.양시연은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사실 나 예전부터 변백호 씨가 양혁수를 짝사랑하는 게 아닌지 의심했어요. 뭔 일만 있으면 도와주잖아요?”양혁수는 능글맞게 웃으며 변백호를 바라봤다.“방금 나랑 그렇게 오랫동안 붙어 있었는데 아주 좋았겠네요?”변백호는 질색하며 단호하게 말했다.“꺼져요.”‘진짜 뻔뻔하네.’양혁수와 변백호의 티격태격하는 모습에 방 안은 다시 웃음으로 가득 찼다.다음 라운드에서 양시연이 왕을 뽑았다. 혹시라도 자신이 걸릴까 봐 조마조마했던 그녀는 비교적 쉬운 벌칙을 정했다.“2번과 4번이 듀엣으로 러브송을 부르기!”뜻밖에도 2번과 4번은 변백호와 부승희였고 별로 어려운 미션도 아니라 두 사람은 가볍게 자리에서 일어나 노래를 골랐다.부승희는 편곡된 ‘사랑’이라는 곡을 선택했는데 뜻밖에도 변백호도 그 노래를 알고 있었다.“서로가 함께 잠이 들고 나비처럼 함께 날아가네. 온 정원에 봄빛 내려 우릴 감싸안았지. 가만히 스님에게 여인이 예쁜지 물어보았네.”두 사람의 목소리는 모두 듣기 좋았고 함께 부르니 더 매력적이었다.방 안에는 부드러운 분위기가 감돌았고 사람들은 노래를 들으며 조용히 대화를 나눴다.그중에서도 노지혜만이 턱을 괴고 보석처럼 반짝이는 눈으로 변백호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미소를 지었다.‘나쁜 놈. 지난번

  • 교수님의 독점적 사랑   제968화

    부승원은 체면을 중요시하는 사람이라 공개적인 자리에서는 그런 행동을 하지 않겠지만 만약 그가 공개된 자리에서 규칙을 어기라고 한다면, 그것 역시 따르지 않을 것이다.모두가 연정훈이 어떻게 반응할지 궁금해하며 지켜보고 있었고 이승우는 계속해서 그를 압박했다.부승원이 조용히 술을 마시며 움직이지 않자 반우희는 손을 들었다.부승희가 물었다.“우희 씨, 무슨 일이에요?”반우희가 대답했다.“부승원 씨에게 강제로 입맞춤을 신청할게요.”모두가 침묵했다.“...”방 안은 웃음소리로 가득 찼고 부승원은 잠시 침묵했다. 그의 정직한 표정이 잠시 억지로 유지되는 듯했다.‘순진하구나.’반우희는 한우빈에게 물었다.“한우빈 씨, 저 해도 될까요?”한우빈은 진지한 표정으로 대답했다.“안 돼요.”“네?”한우빈은 반우희를 놀리듯 말했다.“우희 씨, 규칙을 어기려고 하는 거죠? 내가 동의하려면 먼저 세 잔의 고마 주스를 마셔야 해요.”“너무 잔인하네요.”노지혜는 어깨를 떨며 그 기회를 틈타 변백호의 품에 파고들었다.변여름은 입술을 삐죽이며 생각했다.‘애교쟁이.’양혁수는 거의 잠이 들었지만 그녀의 행동을 보고 웃으며 말했다.“곧 눈을 가려야 할 거야.”결국 반우희는 머뭇거리며 대답했다.“좋아요. 마실게요.”변여름은 그녀에게 고마 주스를 건넸고 반우희는 고개를 끄덕이며 빨대 3개를 달라고 했다. 한 번에 다 마실 생각이었다.모두가 속으로 카운트다운을 시작했다.‘3 2...’반우희가 빨대를 입에 물려는 순간 옆에 앉아 있던 사람이 갑자기 그녀를 끌어당겼다.그녀는 반응할 새도 없이 큰 손이 반우희의 얼굴을 돌려 따뜻한 입술이 그녀의 입술에 닿았다.반우희는 눈을 크게 뜨며 놀랐다.그 순간 부승원은 진심으로 사람들의 예상과 달리 입술을 반우희에게 완전히 맞췄다. 단순히 살짝 닿은 것이 아니라 진지하고 깊은 키스였다.연정훈은 잠시 양시연을 바라보았고 양시연은 그의 품에 기대어 평온을 가장했다.부승희와 이승우는 가까이 가서 구경하며 플래시가 계속

Scan code to read on App
DMCA.com Protection Status